한국 현대사 산책 1940년대편 2 - 8.15 해방에서 6.25 전야까지, 개정판 한국 현대사 산책 2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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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호남선 열차 안에서 미군 4명이 일반 객실에 들어와 다른 승객들을 내쫓고 조선 여인 3명을 강간했다. 2명은 젖먹이까지 거느린 가정주부였다. 미군정 재판부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결하였다.

 

(463월엔 4명의 미군에게 한 부녀자가 집단윤간 당했다. 4833일엔 두 명의 미군이 15세 소년을 윤간하려다 반항하자 목을 졸라 질식시키고 달리는 열차 창밖으로 내던져 살해했다. )

 

구국의 미군? 한국 정치 지도자들은 입을 다물었다.

 

214~ 17, 김구는 국민의회를 결성한다.

 

221, 22일 북한에선 김일성을 위원장으로 하는 새로운 북조선인민위원회를 구성한다.

 

31, 3.1 절 기념식은 46년과 마찬가지로 우파와 좌파 따로따로 치러졌다. 기념식을 마치고 행진을 벌이던 두 세력은 남대문 근처에서 충돌했다. 정체불명의 총기 발포로 2명이 사망했다.

 

31, 제주에선 3.1 기념 제주도대회가 제주북국민학교에서 열렸다. 3만 명의 군중이 몰려들었다. 행사가 끝나고 기마 경관이 탄 말에 어린이가 채어 작은 소란이 발생한다. 아이가 채인 사실을 몰랐던지 기마 경관이 그대로 가려고 하자 군중들이 몰려들었다. 경찰은 경찰서를 습격하려는 줄 오인, 발포하여 6명이 숨지고 6명이 중상을 입었다.

 

310일 경찰에 항의하여 민관 총파업이 시작된다. 경찰의 20%마저 파업에 동참한다. 충원은 서북청년단 단원들로 이루어진다. 이 사건이 다음 해에 일어난 제주 4. 3 항쟁의 씨앗이 되었다.

 

322, 좌익은 전평 주도하, 24시간 총파업을 벌인다. 29일 까지 2천여 명이 검거되었는데, 이 때 독립투사이자 임정 2인자 김원봉도 검거된다. 김원봉은 친일 악질 경찰 노덕술에게 고문 당한다.

 

312, 미국에선 트루먼이 트루먼 독트린을 선언한다. 트루먼은 미국의 목적은 소수파가 독재정치를 강요하는 공산 침략주의에 대항해 자유민주주의 제도와 영토보전을 위해 투쟁하는 세계의 모든 국민을 원조하는 것이라 선언한다. 이승만은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고.

 

419,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서윤복이 2시간 2539초 대회신기록으로 우승한다.

 

65일 하버드 대학에서 국무장관 조지 마셜이 이른바 마샬 플랜을 선언한다. 미국의 대소 봉쇄정책이 가시화된다.

 

623, 김구와 이승만은 반탁시위를 주도한다.

 

710, 2차 미소공위도 결렬된다.

 

미군정은 63일 남조선과도정부를 공식 출범시킨다. 과도입법위원은 313부일협력자, 민족반역자, 전범, 간상배 처단 특별법을 본회의에 상정한다. 72일에 통과된다. 극우 진영 및 경찰이 곧장 반격을 가한다.

 

73일부터 김규식과 안재홍을 용공분자로 모는 삐리가 나돈다. 경찰들과 우익 청년들의 방해로 1127일 러치 군정장관은 친일파처벌법을 폐기시킨다.

 

719, 여운형이 암살당한다. 45818일부터 시작된 테러로부터 11번째 테러에 목숨을 잃었다. 암살범은 백의사멤버 한지근이었다. 이 시기 미국은 냉전의 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더 이상 소련의 눈치를 볼 이유가 없어졌다. 미군정으로선 좌우 합작위의 여운형이 이제는 부담스러워 졌겠지. 테러는 극우 청년 단체가 실행했지만 사주는 미군정과 이승만에 의한 것이었다


대다수 사학자들은 김구보다 여운형의 치적을 더 높이 평가한다.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누구보다 힘쓴 정치인이었다.

여운형을 기억하자.  





 

122일엔 장덕수가 암살 당한다. 김구가 배후로 지목된다. 김구는 이승만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이승만이 어디 그럴 놈인가. 이 일을 계기로 김구와 이승만의 밀월 관계는 깨진다.

 

47년 최고의 히트 가요는 현인의 <신라의 달밤>이었다. <베사메무쵸> 역시 인기를 끌었다. 한복남의 <빈대떡 신사>도 히트곡이었다.

 

47년엔 다방 붐이 일었다. 문인들의 아지트로 <마돈나>가 유명했다. 당대의 명가수들이 애용한 <모나리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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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6-07-13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 읽으니 좌절이.....

시이소오 2016-07-13 14:29   좋아요 0 | URL
이 다음 해 48년은 실로 제 정신으로 읽기 힘들 정도에요.

이승만의 민간인 학살의 원년이랄까요. 419 혁명으로 물러나기까지 12년동안 거의 백만명을 학살합니다. 625를 포함하면 이승만 때문에 죽은 국민이 오백만명이네요. 히틀러 같은 악마를 국부로 미화하는 것들과 같은 공기를 마신다는게 수치스럽네요 ^^;

진짜역사 2016-08-15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미군정과 이승만이 여운형을 죽였다? 미군정을 거기 집어 넣는건 무슨 황당한 소설인가요? 미군정의 하지중장은 이승만,김구,이범석등 우익을 극독로 싫어했습니다. 파시스트와 같이 생각했구요. 여운형이 암살당하기 직전까지 여운형의 좌.우 합작을 밀었고, 빨리 좌.우 합작 정부 탄생시키고 손 땔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승만이 미국가서 반공여론 일으키고 미국 정부의 여론을 등에 엎고 돌아 오닌까 하지중장은 열받아서 이승만 집도 빼앗아 버렸어요.

그리고 백의사는 이승만 보다 김구쪽에 더 가깝습니다. 김구가 백의사 단원들 시켜서 북한가서 김일성 테러시도 한거 아시죠?

시이소오 2016-08-15 12:12   좋아요 0 | URL
여운형 암살에 미군정은 모르는 일이다? 그럴수도 있겠네요.
 
레비스트로스의 말 - 원시와 현대 예술에 관한 인터뷰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조르주 샤르보니에 지음, 류재화 옮김 / 마음산책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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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한 일이 아님에도 민음사에서 나오는 < 누구누구의 말 씨리즈>를 다 읽게 된다. 부끄럽게도 아직 레비스트로스 책을 읽어 본 적이 없다. 수전 손택, 한나 아렌트, 보르헤스 와 달리, <레비스트로스의 말>은 그다지 친절하지도 않고, 레비스트로스 사상의 정수를 엿보았다, 라는 느낌 따위도 없다. 그럼에도 <레비스트로스의 말>은 충분히 매혹적이다.

 

인류학자의 연구 대상이 되는 사회와 우리가 사는 사회 사이의 기능과 구조를 말할 수 있는가? 레비스트로스에 따르면 너무나 어려운 문제다. 사회를 외부에서 보느냐, 내부에서 보느냐는, 차원이 전혀 다른 문제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외부에서 볼 때 하나의 죽음은 진부할 수 있다. 그러나, 가족과 친척들에게는 하나의 세계가 완전히 무너지는 경험일 수도 있다.

 

속도와 위치, 두 가지 모두를 알 수 없는 물리학자의 입장이랄까. 인류학자 역시 가능한 방식은 외부에서 다른 사회와 비교, 분류하는 것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레비스트로스는 서구 사회가 원시 사회보다 더 뛰어나다는 관점을 수용하지 않는다. 아니, 그는 오히려 원시 사회를 더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원시는 문화에 비해 질서를 더 적게 만듭니다. 우리는 오늘날 그것을 미개발 민족이라고 부르지요. 그러나 이들은 사회에서 훨씬 적은 엔트로피를 생산합니다. 대략적으로 보면 이런 사회는 평등해요.....문명화의 가장 큰 문제는 격차를 유지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식민주의, 제국주의, 다시 말해 끊임없이 사회 한가운데서 혹은 정복한 민족을 예속시키면서 지배 집단과 피지배 집단 사이의 격차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 p 57.

 


예술에서도 중요한 것은 합리적 사유가 아니라 야생적 사고다. 현대 미술이 미술의 진보가 아니듯 현대 사회는 원시 사회에서의 진보가 아니다.

 

초현실주의에 대한 레비스트로스의 말을 통해 그의 사상의 단초를 찾을 수 있을 듯 하기도. 뒤샹의 을 예로 들어, 레비스트로는 이렇게 말한다.

 

말하자면 어떤 오브제든 상관없고 어떻게 하든 상관없어요. 오브제 자체가 반드시 이런 잠재 가능성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는 건 아닙니다. 어떤 맥락에 어떤 오브제가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그렇다고 오브제 자체가 예술 작품이 되는 건 아니다.

 

오브제 자체가 예술 작품이 아니에요. 오브제들 간의 어떤 배치, 배열, 서로 가까이 놓음으로써 대조와 조화를 만들어내고 어떤 연관성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게 예술 작품이죠. 언어에서 단어들 같은 거예요. .....단어는 문장 안에 있을 때만 그 의미가 가득 합니다.”


레비스트로스는 예술가에 대해 중요한 것은 그들이 하는 것이지, 그들이 한다고 믿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가 그것을 생각하건 생각하지 않건 중요하지 않아요. 미적 창조 행위를 분석하는 심리학자에게는 중요하겠지요. 그러나 진짜 문제는 이겁니다. 실제로 무엇을 하는가?......제가 보기에 가장 위험한 것은 나는 새로운 기호 체계를 만든다’, ‘나는 새로운 코드를 만든다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사실은 아무것도 만든 게 아니고, 아마 유사 코드를 만든 거겠지요. 고백하자면 저는 추상주의, 이른바 추상적이라고 불리는 회화 앞에서 흔히 이런 느낌을 받습니다. ” 아마 추상화에는 기호 체계가 있을 겁니다. 이 기호 체계는 오브제에 비해 임의적이지요.

 

- p 142


레비스트로스의 말에 동의한다. 한마디로 추상회화는 쓰레기라는 것. 현대의 팝 아트는 두말하면 잔소리. 현대 미술 시장에서 가장 비싼 값에 거래된다는 제프 쿤스의 작품을 보고 기절할 뻔했다. 이런 걸 예술이라고?? 현대 미술의 천박함이 극에 달했다. 막스 에른스트는 이렇게 말했다지. “추상화 애호가가 많다면 그건 대단한 재산이 가진 계층이 나섰기 때문이다. 이것이 추상화의 영향력이다.” 5초에 한 명 씩 아이들이 굶어 죽어가는 마당에, 소수의 자본가들은 돈을 주체할 수 없어 쓰레기 같은 오브제에 터무니없는 돈을 지불하며 자신의 재력을 과시한다.

 

레비스트로스의 일차적 관심은 예술이라기보다는 언어가 아닐까. 언어에 대한 인터뷰 내용은 그리 많지가 않다.

 

저는 모든 문제가 언어에서 온다고 생각해요. 예술에 대해서도 말하지만 그것 역시나 언어 체계입니다. 언어는 나에게 가장 탁월한 문화적 실체로 보입니다. 여러 호칭을 가지고 있을 뿐이지요. 우선 언어는 문화의 일부분이고, 우리가 외부 전통으로부터 받아들인 능력 혹은 습관의 하나입니다. 언어는 본질적인 도구이며, 우리가 집단 문화에 동화될 수 있게 해주는 특별한 수단입니다.

 

- P 183

 

아무래도 레비스트로스에 대한 이해보다는 호기심을 자극 하는 책이다. 무지를 까발리는. 레비스트로스를 향해 핸들을 한 번 꺽어야겠다. ‘신비한 결속을 느끼고파.파, 파~~ 

 

 

p11. 레비스트로스는 용어는 음악 용어든 미술 용어든 그것 자체로는 가치가 없다. 중요한 것은 오로지 관계들이라고 말한다.

 

레비스트로스 사유의 한 키가 이 말에서 엿보인다. 명사화, 범주화, 분류화, 서열화보다는 일종의 자유 연합이다. 레비스트로스가 강조한 관계들은 논리적, 인과적 관계가 아니라 세분을 거부하거나 초월해버리는 원시인의 야생적 사고에 가까운 신비한 결속이다. 그것은 환유적 연상 작용이다. 비현실적이며 신화적인 세계, 그러나 바로 그곳에 생이 있다.

 

p14. 연언적으로만 존재한다고 했던 자연 실재계의 단절된, 불연속적인 것들을 가로 연산적 통합축으로, 세로 층위 승수적 계열축으로 사고하여 논리적 건축물을 지어내는 것이 인간의 사고 구조라고 보고 그러한 방법론으로 수많은 분석을 시도한다. 그러나 레비스트로스는 이 분석 체계의 축조물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이 축조물을 통해 차이가 아닌 닮은 차이, 즉 다르나 결국 같은것을 환기하는 것이 목표다.

 

가령 토테미즘이 종교라는 신성 체계가 아니라 환유법에 가까운 인간의 정신 작용과 그 소산에 불과한 이유가 이런 식으로 설명된다. “곰은 내 보족이다라고 말할 때 내 부족의 등가 관계는 등치가 아니라 대등으로 설명되어야 한다. 이라는 종과 혹은 나의 부족이라는 사회집단이 유사적 연쇄의 통합축으로 묶이는 것이 아니라 대체나 치환이 가능한 근접성의 환유 관계, ‘계열축에 각각의 층으로 놓이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곰과 나는 a=b의 관계가 아니라 a:b의 관계다. 이것이 바로 닮은 차이. 서로 다른 층위에 놓여 있으면 다르면서 같고, 같으면서 다를 수 있다. 만물은 이런 식으로 실제한다.

 

우리는 합리주의적 사고를 하기보다 야생적 사고를 한다. 주술적, 신화적 사고를 한다. 끊임없이 은유, 환유 관계를 연상함으로써 몽상을 하고 예술을 한다. 예술은 느닷없는 난입이며 교란이다. 예측 불가능한 것을 증가시키면서 허무라는 구멍을 끊임없이 파는 일이다. 이미 실재라는 거대한 허무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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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7-11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픈 열대>를 한 번도 읽어봤습니다. 뭣도 모르고 덤비다가 포기한 적 있습니다. ㅎㅎㅎ

추상회화가 한때 유행했고, 그림이 비싼 가격이 거래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비평가들의 전폭적인 지원이었습니다.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현대미술 편에 보면 추상회회에 관한 내용이 있어요.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린버그라는 비평가는 잭슨 폴록을 띄워줬는데, 폴록이 죽은 뒤에는 로스코에 관심을 가졌어요. 그리고 당시 유행하던 팝 아트를 대놓고 무시했죠.

시이소오 2016-07-11 15:25   좋아요 0 | URL
슬픈 열대 어렵나보군요.
다른 입문서를 봐야겧어요^^

cyrus 2016-07-11 15:39   좋아요 0 | URL
내용이 어렵다기 보다는 주제나 책의 분량이 잠을 부르게 합니다. 조금만 더 두꺼웠으면 베개로 안성맞춤이었을 거예요. ^^

시이소오 2016-07-11 15:52   좋아요 0 | URL
잠자기전에 읽어야 겠어요 ^^
 
미움받을 용기 (반양장)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1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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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책이 베스트셀러 1위가 됐을까.

 

책을 다 읽고서 일단은 판단중지(에포크)를 내렸다책의 내용과 구성이 내 예상과는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우선 마치 신나이를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목소리를 따라 받아 썼다는 신나이 류의 책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면 개소리라고 생각한다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으로 사기에 불과할 뿐이다그러나, <미움받을용기>에 그런 혐의를 지울 수는 없다둘째로 예상과 달리 이 책은 심리학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었다나는 아들러 심리학에 대해선 무지하다예전에 심리 상담사 자격증을 따기위해 심리학 공부를 하면서 이름만 대충 들어봤을 뿐이다. (자격증을 따긴 했는데 그걸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인간은 변할 수 있다세계는 단순하다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 이런 류의 언급들 때문에 아마도 신나이를 연상했던 것 같다미안하지만 이런 류의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아들러의 트라우마에 대한 비판은 가장 통괘한 순간이었다단어는 사유를 조장하는 경향이 있다. ‘트라우마라는 단어가 일반적으로 쓰이면서 사람들은 트라우마를 마치 방패처럼 사용한다우리는 경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을 결정하는 것이다

 

불행을 인간 스스로 선택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다아들러 심리학을 흔히 용기의 심리학이라고 말한다아들러는 인간이 변할 수 있고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음이 가능한 이유가 용기라고 말한다즉 우리는 지금 당장 용기만 있다면 행복해 질 수 있다하지만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인간의 모든 고민이 인간관계에서만 비롯된다는 주장도 선뜻 받아들일 수가 없다아들러 입장에서 개인에 국한되는 고민내면의 고민이라는 주장은 존재할 수 없다만일 내가 있다는 것은 무엇일까왜 나는 없지 않고 있는 것일까를 고민한다면 나는 인간이 아닌 셈이다.

 

아들러는 인간의 일반적인 심리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인다단지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아들러는 인간의 인정욕구를 부정한다. ‘인정욕구를 지니지 않은 인간도 있을까인정욕구는 성욕만큼이나 근본적이고 보편적인 감정이 아닐까아들러의 주장대로 우리는 타인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태어난 것은 아닐 것이다자유란 타인에게 미움을 받는 것이다.

 

남이 나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든 마음에 두지 않고,

남이 나를 싫어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인정받지 못한다는 대가를 치르지 않는 한 자신의 뜻대로 살 수 없어.

자유롭게 살 수 없지.“

 

아들러가 보기에 인간관계의 목표는 공동체 감각을 향한 것이다각자의 나는 세계의 중심이 아니다우리는 이 사람은 내게 무엇을 해줄까?’가 아니라 내가 이 사람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한다그것이 공동체에 공헌하는 길이다.

 

과도한 낙관주의는 위험하다아들러는 자기긍정이 아닌 자기 수용을 말한다자기 긍정이란 하지도 못하면서 나는 할 수있다”, “나는 강하다라고 스스로 주문을 거는 행위다이는 거짓이고 우월 콤플렉스에 빠지거나 아니면 반대로 극단적인 비관에 다다를 수도 있다이에 반해 자기 수용이란 하지 못하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할 수 있을 때까지 앞으로 나아가는 행위다.

 

목적지에 도달하려는 삶은 키네시스적 인생(kinesis)임에 반해 춤을 추는 인생은 에네르게이아energeia적 인생이다키네시스에는 시점과 종점이 있다반면 에네르게이아란 지금 하고 있는것이 그대로 이루어진’ 상태가 된 운동을 말한다달리 말하면 과정 자체를 결과로 보는 운동이다춤을 추는 것이나 여행처럼.

 

춤을 추듯 살아라지금여기를 충실히 살아라라는 가르침은 니체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한편으론 에크하르트 톨레나 신나이혹은 사이비 종교를 떠올리게 한다.

 

타인에게 공헌한다는 길잡이 별을 말할땐 타자에 대한 환대를 중요시했던 레비나스를 연상시킨다.

 

한마디로 아들러 심리학은 심리학이기 보다는 당위의 철학이다우리는 더 이상 타인에게 인정받으려는 욕망을 멈추고자신만을 생각할 게 아니라 타인에게 공헌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용기를 내면 가능할 일이고분명 감동적이고 존경할만한 가르침임에는 분명하나거기에 이르는 길은 희붐하다이렇게 말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있을까.

 

누군가가 시작하지 않으면 안됩니다다른 사람이 협력하지 않더라도 그것은 당신과는 관계없습니다내 조언은 이래요당신부터 시작하세요다른 사람이 협력하든 안 하든 상관하지 말고.”

 

나는 용기를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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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6-07-10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시이소오님은 별점이 후하다고 하셨던게 생각납니다!
리뷰만 읽고 보면 두어개 정도 주셨을 것 같은데 곱배기를 쏘셨네요^-^

시이소오 2016-07-10 09:17   좋아요 0 | URL
과보단 공이 더 많다고 할까요,?
^^

alummii 2016-07-10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인기는 제목도 한 몫 한것같아요 ㅋ

시이소오 2016-07-10 09:33   좋아요 0 | URL
한국인들의 무의식을 쿡 찔렀기 때문일까요?ㅎ ㅎ

마음대로대왕 2016-07-10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좋게 본 책입니다. 처음에는 이 것봐라 하는 마음에 봤고 두번째 읽을때는 제 오류를 수정하는 피드백도 받았구요. 하지만 시이소오님 리뷰를 보니까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이야기는 아닐수도 있겠네요. 복잡한 사회생활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기에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자기계발서가 그렇듯 행동으로 얼마나 이어지느냐죠.

시이소오 2016-07-10 10:42   좋아요 0 | URL
저도 좋게본 책입니다. ㅎ 마음대로대왕님 말씀
처럼 행동이 관건이겠네요 ^^

북다이제스터 2016-07-10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시이소오 님이 별 하나 주실 것으로 예상했는데, 제겐 의외입니다. ^^
제가 뭔가 잘못 읽은 거 같습니다.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제가 책 내용 중 넘 지엽적인 부분에만 집중한거 같습니다.

시이소오 2016-07-10 19:50   좋아요 0 | URL
ㅋ 다이제스터님의 평가를 믿으세용 ^^

stella.K 2016-07-10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담사 자격증이 있으시군요.
저는 예전에 한 때 심리학이 좋아서 자격증 말고
상담사 수료증이 있어요.ㅋ
그때 아들러를 좋아했지요. 프로이드나 융은 넘 어렵고
만만해 보이더라구요.
근데 언제부턴가 심리학에 별 흥미를 못 느끼겠더군요.
그래서 이 책도 당연히 안 읽었는데 의외로 평들이 좋아 관심이 가더군요.
그런데 님이 이렇게 쓰시니 안 읽어 볼 수가 없겠군요.^^

시이소오 2016-07-10 21:26   좋아요 0 | URL
상담사 자격증 가지고는 아무것도 못하더라구요.
심리학과를 다녔어야 했는데 ㅋ. 예전부터 아들러 를 좋아하시다니, 대단하시네요. 기시미 이치로 전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

호호야날다 2016-07-12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긍정이 아닌 자기수용~~제가 찾아다니던 말인데 여기서 보게 되네요.

시이소오 2016-07-12 01:19   좋아요 0 | URL
좋은 표현 같아요. 할수없는 나조차도 수용하는거잖아요 ㅎ ㅎ
 

<종이달>로 만난 듣보잡 작가, 가쿠타 미쓰요. 일본에서는 작가로서 뿐만 아니라, 서평가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가쿠타 미쓰요는 1990<행복한 유희>로 제 9회 가이엔 신인 문학상을 수상하며 23살에 등단했다. 당시 편집자는 가쿠타 미쓰요에게 무슨 책을 읽었는지 연신 물었다지. 그녀는 솔직하게 안 읽었다고 대답했다. 당시의 편집자들은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계속 쓰고 싶다면 읽지 않으면 안 됩니다. 더 많이 읽어야 합니다.”

 

이 대목에서 작가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대부분의 한국 신인 작가라면 아마도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너나 잘 하세요, 읽던 말던 무슨 상관이야, 노땅들이. ’

 

가쿠다 미쓰요는 이렇게 생각했다.

 

처음 잡지에 감상문을 쓴 것은 그 직후였다. 신인상을 준 출판사의 잡지에서 서평 일을 의뢰해 왔다. 서평이라는 일이 있다는 걸 처음 의식하고, 이때 나는 수상식날 밤에 일어난 일을 또렷이 떠올리며 결심했다. 서평, 감상문, 북 리뷰, 신간 소개, 부르는 말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책을 읽고 무언가 쓰는 일이라면 앞으로 절대 거절하지 않겠다고 말이다. 그게 소설이든 논픽션이든, 다큐멘터리든 그림책이든 만화든, 하여튼 쓸 수 있다면 뭐든지 썼다.”

 

역시, <종이달>을 쓸 정도의 내공은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2010년 까지, 지난 20년 간 써온 가쿠다 미쓰요의 감상문을 모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서평이기 때문일까, 해가 넘어 갈수록 글의 온도가 점점 더 가열되는 느낌이 든다. 초반부가 다소 밋밋하지만 점점 달아오른다. 3부에 접어들면 가쿠타 미쓰요의 펜은 작두를 탄다. 언어는 풍성해지고 깊어지고 넓어진다. 감상이 아니라 어엿한 문학이라 부르고 싶다. 그녀가 서평을 쓴 수 백편의 책 중 내가 읽은 건 고작 몇 십권. 책은 읽어도 읽어도 끝이 없구나.

 

1. 책이 있는 세상이라 다행이야

 

책은 사람을 부른다

 

어릴 때부터 가쿠다 미쓰요는 그랬다지. “옷은 필요없어. 책을 사 줘.” 온갖 책들을 다 재밌게 읽었는데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재미없는 책을 읽었다고. 고등학교 2학때 때, 친구가 준 책을 그녀는 재밌게 읽는다. 그런데, 어디선가 읽었던 느낌이 나서, 기억 해보니 9년 전에 재미없다고 팽개친 책이었다. 그 책은 셍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였다고. 그 이후로 그녀는 재미없는 책을 읽게 되더라도 시시하다고 단정하지 않게 되었다고. 시시하다고 치워버리는 것은 책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왜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시한 책이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건지.

 

가쿠다 미쓰요는 문학부 문예과 출신인지라 지인들과 언제나 책 이야기를 하게 되었나 보다. 대학 졸업 후에 만난 편집자들 뿐만 아니라, 만나는 사람마다 엄청난 문화적 충격을 받게 되었단다. 자신보다 오백 배 정도 책을 더 많이 읽은 사람이 수두룩했다고.

 

지금 나는 이야기를 따라잡기 위해, 순수하게 지식을 쌓기 위해 책을 읽지는 않는다. 15년을 걸려 깨달았다. 세상에는 나보다 오백 배, 천 배 책을 읽은 사람이 있고, 그런 사람을 따라잡으려고 하는 건 소용없다. 그렇게 뒤만 좇을 바에야 지식 따위 없어도 상관없다. 나를 부르는 책을 한 권 한 권 읽는 편이 낫다.

그렇다. 책은 사람을 부른다.

 

그렇다. 자신을 부르는 책과 만나면 충분한 것 아닐까. 어떤 책을 읽을 때면 마치 그런 느낌이 든다

그래, 나는 이 책을 읽기로 예정되어 졌어.’ (안 그런가요?)

 

미의 신앙자 가와바타 야스나리

 

고등학교 때 가쿠타 미쓰요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이즈의 무희>를 엄청 재미없다고 생각했다. 15년 후 그녀는 스리랑카로 떠나는 길에 편집자로부터 야스나리의 문고판 <호수>를 선물받아 읽는다. <호수>에서 에 관한 묘사에 꽂힌 가쿠타 미쓰요는 여행에서 돌아와 다시 <이즈의 무희>를 펼쳐본다. 고등학생 때 재미없다고 생각했던 대사는 이제 감정의 움직임을 툭 하고 어린애처럼 내던지듯이 보여 주는대사로 다가온다.

 

어른이 되지 않으면 가와바타 야스나리를 읽을 수 없다. 성숙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이 세상에는 추악한 것이나 번잡한 것, 절망과 불안과 질투와 체념 같은 것들이 소용돌이친다. 그러한 것들, 혹은 그러한 낌새를 머리가 아닌 몸이 알지 못하면 그의 소설은 읽을 수 없다. ”


- P 26.

 

동감이다. 뭐랄까. 나이에 어울리는 책들이 있는 것 같다. 10, 20대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소설을 좋아한다? 왠지 있을 수 없는 일처럼 느껴진다. 야스나리의 책을 읽고 싶다. ‘에 흠뻑 취하고 싶어.




























 

강한 소설, 다자이 오사무

 

가쿠타 미쓰요는 중고등학생 시절 다자이 오사무에 푹 빠져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몰입이 안 되는 소설이 있었으니 <사양>이었다고. 삼십대에 <사양>을 읽고 가쿠타 미쓰요는 푹 빠져든다. 그리고 다자이에 대한 기존의 인상을 전면 수정한다. 그녀가 보기에 다자이는 더 이상 계집애 같은 응석받이가 아니었다.

 

언어의 새로움, 스토리의 치밀함, 치말하게 공들인 소거, 그리고 인간이 가진 역겨움, 날것의 냄새에 대한 온화한 긍정. 삶에 얽히는 번거로움, 모순, 잔혹함, 여의치 않음, 패배할 것을 알면서도 그것과 싸우거나 나약해지는 모습을 나는 이 작가의 언어에서 본다. 다시 읽지 않았다면 아마 쭉 볼 수 없었을 모습이다.

 

몇 년 전에 다자이 오사무의 단편집을 읽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를 소재로 한 단편이었는데 매 문장마다 포복절도 할 만큼 너무 너무 웃긴 거다. , 다자이가 웃기다니. 다자이 오사무 전집 출간을 기회로 전작을 다짐했건만 아직 못 읽고 있다. 읽을 책은 끝이 없다. 얼마나 다행인지.



 





































지루한 틈의, 겹겹의 현실 / 오사키 미도리.

 

오사키 미도리? 생전 처음 듣는 작가다. 주로 연애 소설을 쓰는 작가인 듯. <지하실 안톤의 하룻밤>의 주인공 쓰치다 규사쿠는 말한다.

 

올챙이에 대한 시를 쓰려고 할 때 실물인 올챙이를 보면 시 따윈 쓸 수 없게 돼 버립니다.”

 

과연 그런가? 시인들은 그럴까? 가쿠타 미쓰요는 약간의 왜곡된 기억이야말로 오사키 미도리적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궁금하네. 아직 한국에는 미 번역된 작가인 듯.

 

읽고 있는 동안 쭉 기묘한 감각에 사로잡혔다. 내 방에 있든, 전철 안에 있든, 대강의실 구석에 있든 그녀가 쓴 문장을 한 줄 읽는 것만으로 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여행하는 느낌이라는 건 독서라는 행위에 크든 작든 존재하지만, 여행지 장소가 그녀의 작품일 경우 그곳은 좀 더 불가사의하다. 마치 반석의 현실에 숨겨져 있던 위장된 문을 뚫고 지나가는 느낌. 그 위장된 문 너머에는 아주 조금 초점이 어긋난 현실이 존재하고 있다. ....한 작품을 다 읽고 강의실이나 내 방에 돌아오면 현실은 아주 조금 모습을 바꾸고 있다.”

 

- p 41

 

인간의, 날 것의 냄새 / 하야시 후미코 <뜬 구름>

 

역시나 금시초문의 작가.

 

산다는 게 이런 거잖아 하고 소설 자체가 위협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그 힘에 나도 모르게 빨려 들어가 버린다. 한심한 유키코와 도미오카의 모습이 다 읽고 나면 무척 가깝게 느껴진다. 자신의 손톱 밑 때 냄새만큼

 

생활의 저력, 일기의 위대함/ 다케다 유리코 <후지일기>

 

작가의 남편이 죽고 나서 출간된 일기라고 한다. 역시 한국에선 미번역된 작가인 듯.

 

이 책이 주는 것은 훔쳐 읽는 재미가 결코 아니다. 나는 늘 다케다 유리코라는 사람은 작가가 되기 전부터 이미 작가였다고 생각한다. 무구한 시선, 자유로운 정신, 독자적인 감성, 원래 갖고 있던 이러한 보물 같은 것들을 모두 잃지 않고 언어로 옮겨내는 기술을 이 작가는 체득하고 있다. 나는 재능이라는 말에는 언제나 회의적이지만, 이 작가에 한해서는 그 말을 쓰고 싶어진다. 위대한 재능이란 이런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

 

쇼와의 색기 / 무코다 구니코

 

무코다 구니코의 소설에는 어떤 여자가 잘린 손톱을 밟고선 남자들의 손톱은 단단하다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남자와 여자의 다름이다. 남자의 손톱은 단단하고, 여자의 팔뚝은 차갑고 말랑하다. ”

 

p 50

 

()라는 자유/ 오사다 히로시 <고양이에게 미래는 없다>

 

가쿠타 미쓰요는 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단다. 오사다 히로시의 에세이 <고양이에게 미래는 없다>를 읽고 나서는 왠지 이 책이 결혼의 본질을 담은 것 같아 결혼하는 친구에게 선물했다고. 어느 추운 날, 술을 거나하게 마신 가쿠타 미쓰요는 작업실로 돌아와 고타쓰 위의 종이 뭉치를 읽었단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울고 있었다고. 오사다 히로시의 시집이었다. 마치 자신만을 위해 쓰인 것 같았다고. 러시아의 에르미타주 미술관에서도 가쿠다 미쓰요는 비슷한 경험을 한다. 마티스의 <>을 보았을 때. 그녀의 말처럼 아아, 이건 틀림없이 나를 위해 여기에 있는 거야라는 행복한 착각을 전해주는 경험은 그리 흔하지 않다. (이웃님들은 어떤 책이 그런가요?)

 

나도 얼른 나만을 위해 쓰여진 듯한 시와 만나고 싶다.

 

풍족함이라는 것 / <작은 아씨들>

 

<작은 아씨들>을 읽었을까. 아마 안 읽지 않았을까. 1868년에 출간되어 폭발적으로 판매되었다고 하는데.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푹 빠져 읽었다고. 가쿠타 미쓰요는 네 자매의 매력 뿐만 아니라 어머니의 역할이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네 자매의 어머니는 걸핏하면 가난한 현실을 부정하려고 하는 아이들을 부드럽게 타이르고, 과거로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과 맞서는 법을 가르친다. 풍족함이라는 것은 물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몇 번이고 가르친다. ‘인생에 가짜 따위는 없다’, ‘우리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생활을 힘껏 살 수밖에 없다’, ‘풍족함이라는 것은 약간의 궁리로 손에 넣을 수 있다’....어머니의 가르침은 그대로 소설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

 

p. 62

 

홀든과 나/ <호밀밭의 파수꾼>

 

가쿠타 미쓰요는 <호밀밭의 파수꾼>은 어릴 때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홀든을 어릴 때 그냥 남겨두고 온다. 나이가 들어 가쿠타 미쓰요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번역한 <캐쳐 인 더라이>를 읽는다. 그녀는 홀든이 죽지 않고 여전히 살아있음을 느낀다. 하루키가 번역한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 싶네.

 

더티 올드맨의 거대한 그림자 / 찰스 부코스키

 

, 여자들이 부코스키를 이렇게 좋아할 줄이야.

 

왜일까, 나는 그의 작품 중 단편소설을 가장 좋아하는데, 무척 짧고, 사건이랄 사건이 없고 때론 엉망진창인 그 작품을 읽고 있다 보면 기묘하게 마음이 술렁거리는 감각, 평소 그다지 바깥으로 드러내지 않는 내 안의 가장 말랑한 부분을 직접 건드리는 듯한 감촉을 느낀다. 그런 작가는 부코스키가 유일하기 때문에 역시 읽을 수밖에 없다.”

 

가쿠타 미쓰요는 부코스키 작품 전부가 드러냄의 본질을 지닌다고 말한다. 사람은 이데올로기, 경력, 지위, 돈을 갑옷처럼 몸에 두르지만, 부코스키는 그런 무장을 완전히 거부한 작가라고.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부코스기 문장은 이렇다.

 

시인으로서 나는 나 이외의 누구에게도 책임을 지우지 않는다. 정치도 종교도 관계없다. 글에 여러 이데올로기를 갖다 붙이려고 하니까 어설픈 농담이 되는 것이다. 특정 지위에 속하지 않는 것, 그것이 전부다. ”

 

내가 천재이든 그렇지 않든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저 나는 무언가의 일부만큼은 되고 싶지 않았다.”

(부코스키, <주정뱅이 전설>)

 

나는 부코스키에 동의하지 않지만, 부코스키가 부럽다.



 









































2부 책 읽는 방, 2003 ~ 2006


일상에 녹아든 만화경 세계, 나가시마 유, <탄노이 에딘버러>

 

가장 눈길을 끄는 단편은 <바르셀로나의 인상>이라고. 호텔의 더블 룸과 싱글룸을 예약한 세 사람은 매일 밤 교대로 싱글룸을 사용한다. 구제불능의 인물들이 많은데, 다 읽고 나면 격렬를 받는 느낌이라고















 

증식하는 가 일그러질 때, 기리노 나쓰오, <그로테스크>

 

정말 징글징글한 소설이다. 카쿠다 미쓰요는 이 소설의 핵심을 정확히 짚는다.

 

타인을 이기고 싶다,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고 싶다, 그런 점을 많은 이에게 인정받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존재하는 의미가 없다. 그들이 미칠 듯이 그렇게 생각하는 원인이 된 가혹한 학교 생활은 이 나라의 교육 혹은 사회와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개인을 키우고, 개인을 존중한다는 명목으로 정작 중요하게 키워진 것은 라는 아집이었던 것은 아닌가. 그렇게 증식한 나는 이렇게도 무르고, 일그러지기 쉽다.”

 

언제나 손 끝에서 떨어질지 모르는 점액질의 소설. 아직 기리노 나쓰오의 읽지 않은 책들이 있다니, 위로가 된다.








































































향기가 풍부한, 아름다운 소설 ,가와카미 히로미, <빛나 보이는 것, 그것은>

 

향기가 풍부한 소설이라. 바나나 소설 풍일까? 앗, 읽었다. <고 만물상>의 작가

 






























행동과 의지의 틈새, 후지노 지야, <그녀의 방>

 

뭔가 안 읽었어도 알 것 같은 느낌.

 

사람과 엮이지 않는다면 이 공백은 생기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과 엮이지 않고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우리들이 엮이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은 때로는 이해를 뛰어넘어 의미를 찾을 수 없는 존재다. 선의도 악의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정의한다.”

 


세계는 거대한 미로다.폴 오스터, <빨간 공책>

 

폴 오스터 미로의 도착지는 절대적인 희망이라? 그랬던가. 폴 오스터가 말하는 만남이나 인연은 과연 사실에 기반한 걸까? 구라일까? 무턱대고 믿자니, 너무 황당무계한 일들이 많아서.



 







































죽음과 삶은 연동되고 있다, 요코야마 히데오, <종신 검시관>

 

나는 요코야마 히데오의 <64><사라진 이틀>을 읽었다. 계속 읽고 싶은 작가

가쿠타 미쓰요의 소개를 믿자면, 이 작품도 재미있을 듯. 다행히 번역되었다.

 

한 여성의 혁명, 가모이 요코, <가모이 요코 컬렉션 1~3>

 

가모이 요코는 멀쩡히 다니던 신문사를 때려치우고 여성 속옷을 만들었다고. 그 속옷이 궁금하다.

 

바람직한 연애가 파괴하는 것, 미우라 시온, <내가 이야기하기 시작한 그는>

 

<배를 엮다>의 미우라 시온. 작중 주인공인 무라카와는 중년이 되어도 끊임없이 연애를 한다니. 부러워.



 



























익숙한 곳에 있는 사랑, 나쓰이시 스즈코, <애정일지>

 

역시나 국내 미번역 작가.

 

에로를 다루든 좀스러운 일상의 자질구레한 일들을 다루든 이 저자가 쓴 글에는 언제나 품격이 있다. 저자가 그려내는 사랑은 어딘가 머나먼, 손에 닿지 않는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식기장 안과 같은 익숙한 곳에 있다. 저자는 부풀리거나 미화하지 않고 그것을 빈틈없이 실물 그대로 그린다. 작품의 의연한 품격은 아마 그러한 점에서 나오는 것일 게다.”

 

여백에서 스며 나오는 감정, 가타야마 가즈히로 편저, <편지의 힘>

 

마쓰모토 세이초와 같은 유명인들의 편지를 소개한 책이라고.

 

옅게 흐르는 불온한 공기, 패트리샤 하이스미스, <회전하는 세계의 정지점>

 

끊임없이 긴장감이 넘쳐 흐른다니. 올해 <캐롤>을 읽고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에 실망했다. 영화도 그렇고 소설도 그렇고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아직 이 작품은 국내 미 번역 같은데, 하이스미시의 다른 소설에 도전해 봐야겠다.



 








































단절과 연결의 틈 사이에서, 나가시마 유, <울지 않는 여자는 없다>

 

단편집. 표제작 <울지 않는 여자는 없다>의 무쓰미가 일하는 회사는 공장가에 있어서 전철에서 내린 모든 사람들이 같은 방향으로만 걷는다고 한다. 대화도 없이 홀로, 줄지어. 무쓰미는 비오는 날 이런 생각을 한다고. ‘우리들은 연결되어 있으면서 단절되어 있다엄기호가 말했잖은가. ‘단속사회라고.

 

천천히 졸음을 부르는 듯한 이야기, 구리타 유키, <오테르 몰>

 

불가사의한 소설이라고. 어린 시절 어른이 머리맡에서 읽어주던 동화책 이야기 같다고. 읽다보면 잠드는 책일까.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같은? 한동안 페소아의 <불안의 서>를 읽다 잠들곤 했는데. 반납했당. , 왜 난 불안하지 않은 것이냐.


행의 시간은 꿈의 시간, 나카지마 교코, <이토의 사랑>

 

증조부의 수기를 찾아 나선 여행이라고. 증조부는 여성 탐험가 이자벨라 L 버드의 통역을 맡았던 소년이었다. 소년은 영국인 여성을 짝사랑하고.....














 

아버지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 모리 에토, <언젠가 파라솔 아래에서>

 

세 남매가 아버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파헤치는 소설.















 
























영원보다 더 단단한 것, 후지노 지야, <베지터블하이츠 이야기>

 

연립주택에 사는 주민들 이야기라고 한다.

 

전쟁으로 황폐화된 마을에서 살아간 여성의 인생사, 우베 팀, <카레소세지>

 

재밌을 듯. 2차 세계 대전 종전 직전, 레나는 젊은 해군 탈주병을 숨겨주게 된다. 전쟁이 끝났는데도, 레나는 그 사실을 탈주병에게 말하지 못한다.

 

정확한 기록만이 전쟁의 기억을 전하는 수단은 아니다. 그것을 얼마나 잘게 씹어 소화해 자기 나름대로 이해하는가. ‘즐거운 시기였다고 노파가 회상하는 모습을 통해 저자는 전쟁으로 인한 변화를 자기 나름의 방법으로 소화했던 그 시대를 도려냈다.”

 














모두 연애에 발버둥치고 있다, 히라타 도시코, <2인승>

 

중년의 연애 이야기.

 

다들 제대로 발버둥치고 있다. 연애에 비틀거리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그리는 그들의 연애는 미화되지 않았고 그렇다고해서 질척거리지도 않는, 일상에 바짝 다가가 있는 무언가이다. 부엌에서 나는 냄새나 봉투에 담긴 단팥빵 같은, 불단에 놓은 꽃이나 끈질기에 시작을 알려주는 고장난 시계와 같은 계열의, 사람이 사는 곳에 있는 것. 결코 그림이 될 수 없고 아름답지도 않지만, 그들이 발버둥치는 모습은 프라이팬이나 다리미가 있어야 할 곳에 늘 있는 그런 안도감을 전해 준다.”

 


그들을 가족으로 만들어 주는 것, 미츠바 쇼고, <아빠는 가출중>

 

아빠가 가출하고 가출한 장남이 돌아온다. 가쿠타 미쓰요는 이 책의 4장을 좋아해서 다시 읽곤 한단다.



 

터진 부분을 읽게 만드는 이야기, 리처드 브라우티건, <불운한 여자>

 

아직 브라우티건을 읽지 않았다니!

 

약 이십 년 전에 숨진 작가의 이십 년도 더 전에 쓰인 소설이다. 놀라운 것은 이십 년 따위를 한순간에 날려버릴 정도로 이 작가의 언어는 지금 더욱 새롭고, 따끈따끈하고, 포근하다는 점이다.”

 















이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 이사카 고타로, <마왕>

 

한국에도 팬덤 층이 있는 작가 아닌가. <골든 슬럼버>, <목 부러뜨리는 남자를 위한 협주곡>을 읽고, 더 이상 안 읽어도 되는 작가로 분류했다. 가쿠타 미쓰요의 서평을 읽었지만, 생각을 바꾸고 싶은 생각은 안 드넹.

 

쇼와사를 산 여성을 그린 큰 소설’, 히메노 가오루코, <하루카 에이티>

 

1920생인 모치마루 하루카의 반생을 다룬 소설이라고 한다. 너무 재밌어서 정신없이 읽었다고.
















 

예술의 신은 존재하는가, 이이다 조지, 아즈사 가와토, <도작>

 

재밌는 내러티브. 시골 마을에 사는 평범한 여고생 아야코는 어느날 영감에 의해 한 장의 그림을 완성한다. 그림이 일본 전역에 널리 알려지지만, 완전히 똑같은 그림이 이미 존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아야코는 도작자로 몰린다. 그런 아야코에게 이제 음악의 신이 내린다. 곡을 만들지만 이번에도 똑같은 곡이 이미 만들어져 발표되었다.

 

언어는 하나밖에 없다, 아고타 크리스토프, <문맹, 아고타 크리스토프 자서전>

 

가쿠타 미쓰요의 말처럼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은 충격이었다. 헝가리 태생인 아고타는 어린 시절 독일어를 사용했다. 1년 후 러시아에 점령되어 사람들은 러시아 어를 써야만 했다. 스물 한 살 오스트리아로 망명한 그녀는 또 다시 독일어를 쓴다. 그후 스위스로 가게 되어 프랑스어를 쓴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은 알려진대로 불어로 씌였다.

 

열한 명의 선택받지 못한여자들, 요시다 슈이치, <여자는 두 번 떠난다>

 

요시다 슈이치의 <분노><사랑에 난폭>을 읽었다. 나한테는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인 작가

<여자는 두 번 떠난다>엔 열한명의 여자가 등장하는데 매력적인 여성은 단 한 명도 없다고.

 

다 읽고 난 후 열한 명의 뒷모습을 배웅하는 듯한 착각에 휩싸인다. 덧없기도 하고 듬직하기도 한 그 뒷모습은 매력적이지는 않지만 눈에 강렬하게 새겨진다.”

 

세상과 접촉하는 건 불가능한가, 고카미 쇼지, <헬멧을 쓴 너를 만나고 싶어>

 

전공투 세대의 운동권 후일담?

 

미래라는 희망을 지키는 소녀의 이야기, 신시아 카도하타, <풀꽃이라 불린 소녀>

 

2차 세계대전 직전의 캘리포니아. 주인공 소녀 스미코는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한 이후, 강제 수용소에서 생활하게 된다.
















 

여든 살의 연애를 초월한 삶, 로렌초 리카르치, <그대가 나에게 준 별이 빛나는 밤>

 

노인의 연애 이야기. 여든 살의 사랑은 단지 연애 이야기일 수는 없겠지.


 

시대를 영양분으로 살아온 여자의 일대기, 모로타 레이코, <게이코>

 

스토리가 왠지 <빙점>을 떠올리게 한다.


환상적인 여행 속에 떠오르는 아름다움, 쓰카사 오사무, <브론즈의 지중해>

 

프랑스를 사랑한다면.


저자는 후지타 쓰구하루와 보부아르가 본 파리, 벤야민이 본 마르세유를 인용하면서 엿보여주고, 세잔느가 살았던 엑상프로방스, 달 리가 사랑한 페르피냥 역, 마티스가 생활했던 니스를 선명하게 재현한다. 전쟁이, 아니 시대가 무엇을 빼앗았으며 무엇을 빼앗지 못했는지가 환상적인 여행 속에서 나타난다. ”

 


정론은 아니지만 통괘한 진실, 사노 요코, <기억 나지 않아>

 

사노 요코의 에세이는 일본에서도 인기인 듯. 사노 요코 에세이를 읽다보면 가쿠타 미쓰요의 말처럼 통쾌하다

한편 찔리기도.

 

사람은 모두, 톱니바퀴인가, 이케이도 준, <하늘을 나는 타이어>

 

오호, 대단하다. 대형 트레일러의 타이어가 갑자기 빠져 아이를 데리고 보도를 걷던 주부를 덮친다. 주부는 사망. 호프 자동차 회사는 책임을 외면한다. 읽고 싶다.

 

아카마쓰는 결국 모든 인간은 톱니바퀴다라고 중얼거린다. 기업과 사회에서 톱니바퀴에 불과한 우리들이 어떻게 자기 자신을 획득하는가, 그 과정이 쓰여 있다. 실로 흡인력 있는 엔터테인먼트 소설이고, 동시에 인간성을 의심할 만한 사건이 빈번히 일어나는 현재를 향한 통렬한 비판이기도 하다.”

 



























진심을 담아 말하는 대화집과 이름없는 위인 열전

모리야마 다이도, <낮의 학교 밤의 학교> / 무카이 도시, <와세다 헌책방 거리>

 

사진학교 학생들의 질문에 사진가 모리야마 다이도 씨가 답하는 형식의 대화집이라고.

<와세다 헌책방 거리>는 와세다 헌책방의 역사를 담았단다.

 

우정보다 훨씬 아름다운 것, 오시마 마스미, <무지개빛 여우비>

 

수상쩍은 일상과 바싹 마른 고독

이노우에 아레노, <볼품없는 아침의 말>

나카지마 교코, <긴 짱의 실종>


 

3부 책 읽는 방, 2007 ~ 2009.

 

강하고 열려있는 소설과 명석함을 뛰어 넘은 문장

오시마 마스미, <파란 리본>

오타케 신로, <네온과 화구가방>

 

이전 소설 <날개의 소리><슬픔의 장소> 등에서는 등장인물과 공간이 어딘가 번진 수채화철머 옅은 느낌이었는데, 요즘 작품에서는 갑자기 그들의 윤곽이 마치 유화처럼 강한 색채가 되었다. 그리고 독자를 향해, 혹은 현실 세계를 향해 크게 열렸다.”

 

오타케 신로의 문장은 직접적이고 시각적이며, 명석하다는 단어보다 더 명석하다. 그리고 독특하다. 이런 문장은 문필가들은 쓸 수 없다고 두 손 들고 말게 된다. ”

 


산다는 것은 이처럼 모순적이다, 가모시다 유타카, <술이 깨면 집에 가자>

 

알코올 중독 때문에 병동에 입원하게 된 와 병동에 입원한 사람들의 이야기. 권여선의 <안녕, 주정뱅이>가 떠오른다.

 

사람이 죽어도 살아남는 의 힘, 가토 유키코, <집의 로맨스>

 

오백 평이 넘는 정원이 딸린 대 저택의 이야기.


 





























티 없는 선의 앞에 놓인 것, 소노 아야코, <빈곤의 광경>

 

저자 소노 아야코가 빈곤에 허덕이는 지역을 실제로 방문해 빈곤의 정체를 파헤쳐 간다고.

 

시간과 공간을 오고가는 기억과 쇼와라는 광경

야스오카 쇼타로, <칼라일의 집>

가와모토 사부로, <명작사진과 걷는, 쇼와의 도로>

 

읽다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문장은 흔치 않다. 투명하고 맑아 잡스러운 맛이나 찌르는 듯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 목마를 때 마시는 물처럼 술술 몸에 들어온다.”

 

모든 사진이 흑백 사진이라 오히려 더욱 많은 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진에 곁들여진 짧은 저자의 말은 날카로운 단편소설처럼 인상 깊다. (<로버트 카파의 도쿄>의 문장을 읽고는 울어 버렸다.)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불온함, 이노우에 아레노, <학원의 퍼시먼>

 

퍼시먼 레드는 오렌지빛이 나는 빨강색이라고 한다. 왠지 온다 리쿠의 소설이 연상되는 이야기.

 

생각하고 싶다’ ‘알고 싶다라는 것의 깊이

우치자와 준코, <세계 도축 기행>

하시구치 조지, <Couple>, <Father>

 

우치자와 준코는 동물이 어떻게 음식이 되는지를 파헤친다고. 전 세계의 도축장을 취재하다니

가쿠타 미쓰요는 사진집에 대한 서평도 꽤나 남겼다.


 

책과 사람이 뜨겁게 연결되던 행복한 시대, 하세가와 이쿠오, <예문 왕래>

 

말 그대로의 교유도 있다면, 서적을 통한 교유도 있다. 출판사 교유서가는 그런 뜻이었군.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인생을 그린 두 타이 작가

랏타웃 라프챠룬삽, <관광>

마낫 짠용, <아내 잡아먹는 남자>

 

가쿠타 미쓰요는 랏타웃 라프챠룬샵의 <관광>빛이 흘러넘친다고 말한다.

 

빛은 난반사하듯 흩어져 그 빛의 입자의 아름다움에 눈을 크게 뜰 수 없다.”

 

마낫 짠용은 태국의 대표적인 소설가인 듯. 그러고보면 한국엔 태국 작가의 소설이 얼마나 번역되어 있을지.

 

사진과 문장이 호응하는 생의 단편

호시노 히로미, <미아의 자유>

사나이 마사후미 사진, 요시다 슈이치 글, <우리즌>

 

사진 책인 듯. 유레카 님이 좋아하실 듯. 가쿠타 미쓰요는 요시다 슈이치가 평범함을 그려내는 것에 빼어나다고 말한다. 그러한가? 사진과 소설이 결합된 책이라. 재밌는 시도일 듯.



 

























농밀한 시간을 내포한 재생의 이야기.

기리노 나쓰오, <메타볼라>

존 어빙, <일 년 동안의 과부>

 

<일 년 동안의 과부>는 읽었고, 올 여름엔 <메타볼라>를 읽어볼까. 가쿠타 미쓰요는 <메타볼라>는 읽는 동안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고.

 

열에 들뜨며 읽은 관계 소설

후지노 지야, <중등부초능력전쟁>

에쿠니 가오리, <잡동사니>

미우라 시온, <그대는 폴라리스>

 

후지노 지야의 <중등부초능력전쟁>의 스토리를 읽으니 정세랑 작가의 <재인, 재욱, 재훈>이 떠오른다. 언제부턴가 에쿠니 가오리와 요시모토 바나나 소설을 안 읽게 되었다. 너무 읽어서 겠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읽어볼까.



























 

보잘 것 없는 리얼한 세계와 몽상적이고 기묘한 장소

토니 애보트, <제시카와 함께한 날들>

마쓰야마 이와오, <고양이 풍선>

 

토니 애보트의 <제시카와 함께한 날들>서서히 마음에 스며드는 훌륭한 소설이라고.

 

산다는 것의 무서움과 우스움과 강건함

 

이노우에 아레노, <즈무 데이즈>

사이바라 리에코, <매일 엄마 4 : 소박데기 편>

 

사이바라 리에코의 만화엔 사람과 사람이 진정한 의미의 가족이 되는 순간이 그려져 있다고 한다. 가쿠타 미쓰요는 큰 소리로 울었다고.

 

인간의 삶의 행위로서의 다이어트

가타노 유카, <다이어트를 그만둘 수 없는 일본인 몸을 추적하다>

 

다이어트를 비판하는 책이 아니란다. 그러고보면 참 이상하다. 왜 수십 가지 다이어트 방법이 생기는 걸까. 시대마다 유행하는 다이어트 방법은 왜 달라지는 걸까.

 

모어와는 다른 언어로 쓰인 훌륭한 소설

이윤 리, <천년의 기도>

샨사, <측천무후>

 

둘 다 72년생 중국 작가.

 

모든 단편이 숨이 멎을 정도로 결말이 훌륭하다. 영리하게 거리를 둔 시선으로 모순과 부조리, 고독이 담긴 새을 그리면서도 마지막 문장에서 이 작가는 독자에게 생의 풍성함과 아름다움을 해방하듯 보여준다.”

 

<측천무후>도 너무 재미있어 어디에나 책을 가지고 다녔다고.


























 

읽는 거리, 보는 거리, 줌파 라히리, <이름 뒤에 숨은 사랑>

 

줌파 라히리의 <이름 뒤에 숨은 사랑>을 아직 못 읽었다.

 

줌파 라히리의 이 소설이 많은 호응을 얻은 이유는 그녀의 글이 이국간의 아이덴티티라는 국지적인 테마가 아니라 장소와 시대를 넘는 보편적인 것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범함이라는 개성과 시의 힘

후지노 지야, <사야카의 계절>

엘리자베스 스파이어스, <에밀리 디킨슨 가의 생쥐>

 

디킨슨 가에 살던 생쥐 에머라인은 어느날 에밀리의 시를 읽고 충격을 받는다. 에머라인도 시를 쓰기 시작하면서 에밀리와 서신 교류가 시작된다고. 재밌을 듯.



커다란 체험과 개인적 체험

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 <숨통>

야마다 다이치 글, 구로이 겐 그림 <릴리언>

 

아디치에의 소설을 읽고 싶다.

 

“ <사적인 행위>가 수작이었다. 이모네 집을 방문한 여대생이 시장에서 폭동에 휘말린다. 도망치다 들어간 폐가에서 다른 종교를 가진 다른 민족 여성과 만나게 되고 몇 시간을 함께 지낸다. 폭동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만나지 않았을 사람, 나눌 수 없었던 말이 진중할 정도의 고요함 속에서 그려진다.”

 

 















빛이 아닌 그늘에 있는 청춘

니시무라 겐타, <다시는 가지 못할 마을의 지도>

가이코 다케시, <푸른 월요일>

 

이 책을 읽으며 떠오른 책이 가이코 다케시의 <푸른 월요일>이었다. ”나에게 있어 소년시대와 청년시대는 늘 끝없는 숙취였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전쟁 중, 후에 소년기와 청년기를 보냈던 저자의 말하자면 청춘의 책이다.”

 

일상이 이미, 기묘한 선생이다.

이토 히로미, <그 시절, 선생님이 있었다?

미우라 시온, <기절 스파이럴>

 

가쿠타 미쓰요는 너무 재밌어서 외출할 때는 절대 미우라 시온의 에세이를 갖고 나가지 않는다고.

 

저자의 일상은 언뜻 특별할 게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특별할 게 없는 것’의 재미랄까 무시무시함이랄가, 독특함 같은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뮤지션이 육성으로 말하는 삶이라는 싸움

요시이 가즈야, <잃어버린 사랑을 찾아서>

요코야마 겐, <마이 스탠더드>

 

이 책이 재밌는 이유는 글쓴이가 성공한 뮤지션이기 때문이 아니다. 사람은 인생과 격투할 수밖에 없다는 걸 꾸미지 않은 말로 쓰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이다.”

 

두 권의 책을 읽고 생각했던 건 개인은 슬플 정도로 개인인 채로 머문다는 것이다. 개성은 존중의 대상이긴 하지만, 그 사람의 아무리 해도 바꿀 수 없는 핵심이란 결코 독창성이나 창조력 같은 것이 아니라 좀 더 투박하고 때묻지 않은 그 무엇이고, 산다는 것은 나와 다른 것과의 싸움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핵심과의 싸움인 게 아닐까. ”

 

용서 받고, 용서 하다.

사노 요코, <나의 엄마 시즈코 상>

 

리베카 솔닛의 <멀고도 가까운>이 떠오른다. 사노 요코와 리베카 솔닛의 어머니는 치매를 앓았다. 두 엄마 모두 딸에게 인자하지 않았다. 치매를 통해 딸들은 엄마와 화해한다.

 

특수하지 않으면 개성이 아닌가

하시구치 조지, <172001~ 2006>

다카다 유, <페이보릿>

 

하시구치 조지의 책은 17살 아이들만 찍은 사진집이다. 다카다 유의 <페이보릿>은 미스테리 소설만 쓰던 작가의 첫 연애 소설이라고. 마치 빛을 두른 듯한 소설이었단다.

 

비합리와 합리의 틈 사이에서

호시노 히로미, <바보, 중국을 가다>

가와카미 히로미, <풍화>

 

사진작가 호시노 히로미의 중국 여행 이야기.

 

눈과 코와 입과, 손과 발과 머리와

가이코 다케시, <일언반구의 전장 : 더 썼다! 더 말했다!>

 

역시나 듣보잡 작가이거늘, 가쿠다 미쓰요가 경애하는 작가라고.

 

이 작가의 가장 큰 특색은 본질을 맨손으로 붙잡아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무엇도 놓치지 않고 쓴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이러한 것이라고 딱 잘라 정의한다. 거기서 우리들은 사물의 본질을 본다. 그렇다면 이 작가는 어떻게 본질을 파악하는가. 자신의 육체를 사용한 경험으로부터다. ......인간을 혐오하는 면, 하지만 인간을 속수무책으로 사랑하고 있는 면, 장난기 많은 면, 비장한 면, 약한 면, 모두를 포함해 너무나 짙은 사람 냄새가 풍긴다. 마치 독자 한 명 한 명에게 직접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이 든다......단언할 때에는 아닐지도 모른다라는 생각도 있었을 게다. 하지만 어쨌든 말로 끼워 맞춰 버린다. ”

 

성가신 세상을 긍정한다는 것

모리 에토, <>

나가시마 유, <나는 침착하지 못해>

 

고아인 다마키, 어느날 우연히 마라톤 팀에 들어간다. 열정도 없는 팀원들이 풀마라톤을 목표로 좌충우돌 연습을 시작한다. 가쿠타 미쓰요는 스포츠를 소재로 한 소설 임에도 필사적인 모습이 전혀 없어 좋다고 말한다. 땀 냄새 대신 뒤풀이의 술 냄새가 더 강하다나.


 

인간의 행위 끝에 있는 심원

나카무라 사토시, <위대한 간호>

오바 미나코, <칠리호>

 

노숙자가 되어버린 사람들이 마지막 머무는 희망의 집에 관한 취재기.

 

<칠리호>에 대해 가쿠타 미쓰요는 인간의 모든 행태의 끝에 있는 헤아릴 수 없이 깊은 호수에서 우리들에게 보내온 메시지라고 생각한다고.


 

세계의 폭과 여운

테스 갤러거, <부엉이 여인의 미용실>

사노 요코, <사는 게 뭐라고>


레이먼드 카버의 두 번째 아내인 테스 갤러거. 아직 한국에는 미번역이다. 시인인줄만 알았다.

 

나에게 있어 좋은 단편 소설이란 마지막 한 문장을 다 읽은 후 갑자기 팟 하고 미지의 세계가 열리는 듯한 소설이다. 바꿔 말하자면 깊은 여운이 남는 소설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이 단편집에는 분명히 그러한 종류의 소설들만이 수록되어 있다.”

 

나 역시 사노 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를 얼마나 낄낄대며 읽었던가. 가쿠타 미쓰요는 역시나 핵심을 찌르는 적확한 감상을 남긴다.

 

모든 사람의 나날은 쓸모없다. 우리들은 무언가 희망을 갖거나 엄청난 걸 생각하면서, 하지만 하루하루의 자질구레한 일을 좀스럽게 처리하면서 지내고 있다. 저자의 아무럴 것도 없는 매일을 읽고 있으면 어마어마한 무언가를 접한 듯한 기분이 든다. 그 어마어마함은 나를 안심시키고, 이와 동시에 경건하게 한다. 매일은 좀스러울지라도 그것이 연속되면 이라는 어마어마한 무언가로 변화하는 것이다.”

 


























삶의 고요한 출렁임

줌파 라히리, <그저 좋은 사람>

 

그려지는 것은 점이 아닌 선이다. 삶의 고요한 출렁임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탓에 나는 운명에 대해 읽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모든 소설이 슬픈 결말을 맞지만 읽고 나서 깔끔할 정도로 시원시원한 느낌이 드는 까닭은 그러한 엄청난 것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에게 좋은 단편 소설이란 실제 페이지 수의 몇 배로 세계가 부풀어 오르는 소설이다. 한창 읽고 있는 동안 팽팽하게 부풀어 오르는 소설도 있고, 다 읽자마자 왈칵하고 세계가 넓게 퍼지는 소설도 있다. 라히리의 소설 <그저 좋은 사람>에 수록된 모든 단편은 그 넓이를 맛보게 해준다.”

 

 















보통 내기가 아닌 사람들

구리타 유키, <귀뚜라미>

가노 슌 , <고엔지 헌책 술집 이야기>

 

헌책도 파는 술집이라. 술 마실 수 있는 서점에 가고 싶다.

 

보통환상과 멀리 떨어져

나쓰이시 레이코, <오늘도 역시 처녀였습니다>

아가와 사와코, <남는 건 식욕>

 

아가와 씨의 식에 관한 에세이라.

 

인연이나 운명이나

오자와 세이라, <시즈카의 아침>

 

나는 나라는 인생

이토 히로미, <여자의 절망>

호사카 가즈시, <소설, 세계를 연주하는 음악>

 

프로야구 선수가 집에 돌아와 하는 맨손 투구 오백 번 등의 연습은 소설가에게 있어서 무엇에 해당하는지 묻는다면 나에게 그것은 소설에 대해 생각하는것이다라고 썼듯이, 글쓴이는 무의식이 짠 틀과 전제를 신중하게 배제하면서 성실한 사고와 언어로 소설의 주변을 빙글빙글 걷는다. 가만히 한곳에 앉아 생각하기보다는 걷는 듯한 동작이 있는 사고다. 독자인 나도 그래서 함께 생각하게 된다. ..다만 생각한다는 것이 이렇게나 움직임이 있는 행위이며, 읽기 시작하기 전과 후에는 다른 지점에 도달하게 된다고는 생각지 못했다. 타인의 머리를 빌려 생각하는 듯한, 다른 책에서는 맛볼 수 없는 자극도 있다.”

 

삶의 시간

에쿠니 가오리, <좌안>

우치자와 준코, <아저씨 설명서>

 

언뜻 보면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개성 없는 아저씨들이지만 머리 벗겨진 모양도 다르고 귀밑털도 다르게 생겼다. 자유로운 만큼 그들은 개성이 넘친다. 그 부분을 간파해 그린 우치자와 씨의 통찰력이 대단하다.”

 

나의 세계로 덮쳐오는 또 다른 세계

사쿠라바 가즈키, <패밀리 포트레이트>

요시모토 바나나, <그녀에 대하여>

 

현실감이 느껴지는 소설이란 우리들이 보고 있는 것과 무척 닮은 세계가 소설 안에서 전개되어 나도 모르는 새에 내가 있는 현실과 소설의 현실이 뒤섞여 버리는 것이라고 늘 생각해왔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사쿠라바 가즈키 씨의 소설은 모조리 깨부숴 준다. 내가 아는 현실과 전혀 다른 세계라 하더라도 그것이 색다른 힘을 갖고 있다면 내가 보고 있는 현실로 침식해 온다는 것을 나는 이 작가의 저작을 읽으며 깨달았다.....이 터무니없고 거대한 세계를 가진 소설은 모든 책을 향한, 책을 펼요로 하는 사람들을 향한 장대한 러브레터가 아닐까 하고. 그렇게 생각하면 이 작가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해냈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바나나의 소설을 다시 읽어볼까.

 

사는 것과 죽는 것, 빛과 어둠, 구원과 절망에 대해 다루면서도 결코 무겁고 답답하게 짓누르는 듯한 소설은 아니다. 결말을 향해 가면서 놀랄 만큼 슬픈 사실을 알게 되지만, 다 읽은 후에 남는 것은 슬픔도 절망도 아닌 삶에 대한 깊은 신뢰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이 포개지며 영원을 향해 퍼져간다

마이클 온다체, <디비사데로 거리>

무라야마 유카, <더블 판타지>

 

마이클 온다체도 내겐 미지의 영역.

 

한 사람이 사는 인생의 시간은 유한하다. 우리들은 절대적인 영원이라는 것을 스스로는 체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다보면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이 겹쳐지며 연결되었던 누군가의 시간이 꿰매어져 무한으로, 영원으로 확장되는 모습을 체험할 수 있다. 돌이킬 수 없을 것철머 보이는 실패마저 유한을 무한으로 바꾸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다 읽은 후 소설이나 언어를 초월한 끝없이 광대한 곳에 서 있는 기분을 느꼈다. ”

 

미지의 광대한 재미

존 어빙, <호텔 뉴햄프셔>

 

아직 안 읽었는데, 재밌단다. ‘이렇게 재밌는 것이 세상에 있다니하고 생각할 정도로. ‘러너스 하이와 비슷한 독서 하이를 느꼈다고.




























 

터무니없는 시간의 흐름

나가시마 유, <잠든 후에>

샨사, <바둑 두는 여자>

 

나가시마 유의 <잠든 후에>는 등장 인물들이 기묘한 놀이를 하는 게 이야기의 전부일 뿐인데도 재밌단다. 샨사의 <바둑 두는 여자>는 화자 두 명이 계속 바둑만 두는 이야기란다. 그런데 재밌단다.

 

잔혹하고 긴박한 나날 속, 두 사람이 아무 말 없이 마주하는 바둑 두는 시간만이 완벽한 무음처럼 느껴진다. 그 무음이 무음 그대로 점점 고조되어 마지막, 격렬한 음으로 폭발한다. 완벽하다고밖에는 말할 수가 없다. 줄거리만으로 보자면 흔한 비극이지만 시적이고 단단한 문장이 놀랄 만큼 아름다운 광경과 순수한 사랑의 형태를 수줍어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도 당당히 보여 준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도 살아갈수밖에 없는 행복

시마모토 리오, <네가 내리는 날>

하치카이 미미, <느릿느릿 양과 빨랑빨랑 양>

 

두 마리 양의 캐릭터가 무척 매력적이라 읽어나가면서 일러스트의 양이 나타나기를 고대하게 된다. 하지만 어른인 나에게는 그저 귀여운 양 이야기로만 보이지는 않았다. 다 읽고 나서 시마모토 씨의 <네가 내리는 날>을 다 읽었을 때와 같은 기분을 맛보았다. 우리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도 우리들의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지만 그건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읽기를 멈출 수 없는 소설을 가지고 혼자 밥을 먹으러 가자

히라마쓰 요코, <여자 혼자 밥 먹기>

메리 윌리스 워커, <신의 이름으로>

 

무엇보다 놀란 것은 이 저자의 음식에 대한 묘사력이다. ‘음식에 대해 미세하게 쓰는 작가는 많지만 이렇게 부드럽고 따뜻하게, 하지만 서서히 압도하듯 식욕을 자극하는 묘사는 처음 읽은 것 같다. 애쓰지 않는데도 그 요리의 김까지 보이고, 냄새에마저 도달하게 된다. 게다가 주인공 여성이 그것을 먹을 때, 그녀들과 같은 행복을 독자인 나도 맛볼 수 있다. 그 순간 이 짧은 소설 세계가 훌쩍 넓어진다. 마법처럼. ”

 

<신의 이름으로>는 너무나 재밌어서 읽는 걸 멈출 수가 없었다고.


 

인생의 변환점이 응축되고 있다.

미야시타 나쓰, <먼 곳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이이지마 나미, < LIFE 1 : 카모메 식당 그들의 따뜻한 식탁>

 

이 레시피 대로 만들면 평범한 요리도 엄청 맛있어진다고.

 

상쾌한 느낌의 기묘한 색기

우노 아키라, <오쿠노유코미치>

니시 가나코, <미키 다쿠마시>

 

꾸밈없는 언어는 친한 친구와 닮아 책을 읽다보면 친구 얘기를 듣고 있는 듯 웃고 울고 끄덕이게 된다.













 

모두, 사랑스러워, 사노 요코, <문제가 있습니다>

 

가쿠다 미쓰요는 사노 요코의 에세이는 중독적이라고 말한다. 사노 요코는 진심만을 쓰므로. 진심은 낡지 않는다.

 

흩어져 있는 진심의 말들을 읽으며, 살아가는 것도 그렇게 나쁘진 않다고 느낄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하다. 사는 것에 얽힌 추잡한 것 모두가 사랑스럽게 느껴진다니, 정말 대단한 마술이다.”

 

순수하게 욕망을 그리다

야마다 에이미, <학문>

아라카와 요지, <러브신의 말>

 

진정한 재능을 느낄 때

시노다 세쓰코, <황혼>

와시다 기요카즈, <잘라낼 수 없는 기억>

 

가쿠타 미쓰요는 <황혼>을 읽으며 단숨에 읽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고 천천히, 천천히 읽었다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쩐지 소중한 것을 놓쳐 버릴 것 같았다나.

 

철학자 와시다 기요카즈 씨의 문장을 읽으면 눈에서 비늘이 떨어진다는 표현을 체감할 때가 자주 있는데, <잘라낼 수 없는 기억> 또한 그랬다. 요즘 들어 생각한다는 행위를 하지 않았구나 하고 비늘을 몇 장이고 떼어내면서 생각했다.”














 

천재가 만들어낸 뒤틀림

이사카 고타로, <왕을 위한 펜클럽은 없다>

호무라 히로시, <뇨뇻기>

 

처음엔 글쓴이의 감각이 너무 초현실적이라 그 감각이 도려내는 세계가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때로는 무섭고, 때로는 불안정하고 때로는 일그러진 것처럼 느껴지지만 읽어나감에 따라 공감이 가기 시작한다....그렇다고 해도 너무 웃어서 배가 아프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의 무서움

사토 쇼고, <신상 이야기>

제인 오스틴, <이성과 감성>

 

사토 쇼고의 <신상 이야기>는 너무 무서워서 읽기를 멈출 수 밖에 없었다고.


















옮긴이의 말처럼 이 책을 읽고 가쿠타 미쓰요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 그녀의 다른 소설도 다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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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6-07-09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걸 언제 다..... 읽을 책이 무수히 많다는 건 즐거우면서도 어쩐지 서글픈 일이네요.

시이소오 2016-07-09 10:12   좋아요 1 | URL
ㅎ 서글프실것 까지야
인연이 닿는 책으로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요 ^^

syo 2016-07-09 10:16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제가 아직 아랫길이라 욕심만 그득그득한가봐요. 시이소오님처럼 초탈하는 게 요원한 일입니다

시이소오 2016-07-09 10:36   좋아요 0 | URL
저도 아직 책 욕심에서 자유로운건 아니죠.
초탈할 날이 올것 같지도 않구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6-07-09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양질의 리뷰를 올려주시는군요.
야스나리..는 정말 탐미주의자 같더군요. 집요한 탐미주의자.
다자이 오사무에 부코스키, 야스나리... 뭐, 진수성찬이네요. 제가 다 좋아하는 것들..

시이소오 2016-07-09 10:38   좋아요 0 | URL
질은 잘 모르겠고
양은 많네요 ㅎ

진수성찬 이란 말씀에 동감입니다 ㅋ

2016-07-09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작가들은 읽는 사람도 야사시이하게 만든다니까요 ㅎㅎ 어조도 생각도 판단도 추측도 모두요. 다만 어느 지점, 꼭 아이고 의미없다 야사시이는, 하게 되지 모에요 ^^;;

시이소오 2016-07-09 10:54   좋아요 0 | URL
야사시이 ㅋ 알듯 모를듯 하네요
ㅎ ㅎ

2016-07-09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 시이소오님 어조가 야사시이한 느낌이 들어서요. ㅋ 일본 소설에서 조사 하나 하나까지 알맞게, 정성을 다해 꼭꼭 눌러 쓴 느낌이 들 때 전 야사시이라고 해요 ㅋ

시이소오 2016-07-09 12:03   좋아요 0 | URL
야사시이를 야시시와 혼동했네요.
새로운 표현을 배우네요^^

꿈꾸는섬 2016-07-12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이 글은 전에 읽다가 애들이 성가시게 굴어서 (하도 길어서) 읽다말았었는데 다시 찾아 읽었는데 좋네요.^^.

시이소오 2016-07-12 08:51   좋아요 0 | URL
너무 길죠ㅎ ㅎ 저야 요약만 했습죠 ^^

꿈꾸는섬 2016-07-12 08:56   좋아요 0 | URL
ㅎㅎ제가 지금 시이소오님 글 못 읽었던 것 찾아 읽는 중인데 오늘 오전이 다 갈 것 같아요.ㅎㅎ할 일이 쌓였는데ㅎㅎ 재밌는 글 읽으며 여유 부려요.

시이소오 2016-07-12 09:04   좋아요 0 | URL
글이 꽤 될텐데요. 하루가 다 가실수도. ㅎㅎ

꿈꾸는섬 2016-07-12 09:06   좋아요 0 | URL
ㅎㅎㅎ그래서 곡성 글 올리신 것까지 보고 쌓인 설거지와 청소를 후다닥하고 돌아와 다시 읽어야겠어요.ㅎㅎ 오늘 하루 시이소오님 서재에서 놀아야겠어요.^^

시이소오 2016-07-12 09:08   좋아요 0 | URL
제 서재에서 노니시면 저야 기쁩니다만, 꿈꾸는섬님도 즐거우셔야할텐데요 ^^

꿈꾸는섬 2016-07-12 09:11   좋아요 0 | URL
ㅎㅎㅎ즐거워요ㅎㅎㅎ
제 웃음소리를 보냅니다.

시이소오 2016-07-12 09:22   좋아요 0 | URL
ㅋ 즐거이 소요하시길 ^^

ryoungs 2022-10-15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듣보잡‘의 뜻을 명확히 아시고 서두에 그런 표현을 쓰신 걸까요? ‘듣도 보도 못한 잡것‘ 이 듣보잡입니다.
가쿠타 마츠요 정도의 작가에게 듣보잡 표현은 매우 실례라고 생각합니다.

gydhrg 2023-03-18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나 책을 평가하는 사람들 보는 건 참 재밌어
 
한국 현대사 산책 1940년대편 1 - 8.15 해방에서 6.25 전야까지, 개정판 한국 현대사 산책 1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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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조선공산당은 민족통일 자주독립촉성 서울 시민대회를 개최한다. 반탁 집회로 알려져 있었지만, 지도부에서 갑자기 찬탁지지를 결의한다.

 

115, ‘미국의 소리샌프란시스코 방송은 박헌영이 <뉴욕타임스> 특파원 리차드 존스턴에게 소련일국에 의한 신탁통치를 지지하며 장래에 조선이 소연방의 하나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발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민당 등 51개 우익단체들은 박헌영 타토국민대회를 개최하고, 박헌영 목에 30만 엔의 현상금까지 내건다.

 

117, <서울 신문>은 로버트 콘월의 증언을 보도했다. 콘월은 박헌영이 조선인이 조선인을 위해 다스리는 조선을 원한다고 말했을 뿐 다른 말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군정의 내부보고서도 박헌영은 즉각적인 독립을 주장했으며, 박헌영 발언은 완전히 왜곡되어 보도되었다고 기록했다.

 박헌영 발언은 미군정의 여론공작이었다.

 

125, 소련은 타스통신을 통해 오랫동안 조선의 신탁통치를 주장한 것은 미국이고, 조선의 신속한 독립을 주장한 것은 소련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는 남한 신문들이 타스 통신 보도를 못하도록 검열했다.

 

신탁통치 문제를 둘러싼 전쟁은 우익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한홍구는 이렇게 말한다.

 

즉 사회주의자들은 그들이 사회주의자였기 때문에 대중적 지지를 받았다기 보다는 민족해방운동에 좀더 충실했던 세력이었으며 자주독립의 옹호자였기 때문에 대중적 지지를 받았던 것이다. 그러나 신탁통치 논쟁을 계기로 친일파를 포함한 우익은 민족 대 반민족의 구도로 전개되어 온 식민지 시기 이래의 정치지형을 좌익 대 우익의 대립으로 바꿔놓는데 성공했다.”

 

친일파들에게 신탁통치 문제는 하늘에서 떨어진 만나가 아니었을까. 일제 35년간의 수탈을 겪어 온 대다수 국민들이 탁치에 찬성할 리가 없다. 친일파들은 반탁은 애국, 찬탁은 매국을 부르짖었다. 그러나, 과연 그들이 국민을 위해 반탁을 주장한 것일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반탁은 애국을 주장한 친일파들과 우익들이 한반도를 두 동강 낸 단정 세력이었다는 것이다.

사실 미국이 찬탁 세력 아닌가.

 

1945년은 쌀 풍년이었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 쌀값이 무섭게 폭등했다. 미군정은 45105일부터 자유시장정책을 실시하여 투기를 불러 일으켰다. 친일파 대지주들, 친일파 경찰들이 쌀을 매점매석한 것.

 

125일 미군정은 미곡수집령을 발표한다. 식량을 공출하겠다는 것. 배급량은 총독부 시절보다 반이 줄어든 11홉이었다. 당시는 쌀 구하기전쟁이었다. 쌀을 살 수 없는 남편이 아내와 이들을 죽이고 자신도 자살한 사건까지 벌어졌다고. 미군정은 멍청한걸까, 사악한걸까.

 

214, 미군정에 의해, 남조선대한국민대표민주의원이 출범한다. 이른바 민주의원. 의장은 이승만, 부의장은 김구와 김규식이었다. 브루스 커밍스에 따르면 이즈음 임정은 이미 해체되어있었다.

 

민주의원에서 좌익은 배제되었다. 좌익은 바로 다음날 215, 민주주의민족전선을 결성한다. 이른바 민전. 민전은 친일파, 민족 반역자, 파시스트, 민족분열자 등을 배제한 민주주의 민족통일체임을 선언, 조선의 완전 자주독립, 민주주의 공화제 실시, 파시즘 근절, 남녀평등, 토지, 농업 문제의 시민적 해결, 여덟 시간 노동제, 최저 임금제 실시, 등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임정을 떠난 김원봉, 김성숙, 장건상, 성주식 등이 민전에 참여한다. 민전의 공동의장엔 여운형, 허헌, 박헌영, 백남운, 김원봉 등이 추대된다.

 

민주의원과 민전의 갈등은 첨예화되어 3.1절 기념식 행사마저 따로 따로 치뤘다.

 

한편 북한에서는 모스크바 협정을 지지할 것을 요구하며 조만식에게 대통령 자리까지 제시하지만 조만식은 끝끝내 지지를 거부한다.

 

28일 소련은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를 발족시킨다. 위원장에는 김일성이 선출된다.

 

31, 평양역 앞에서 3. 1운동 27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염동진이 이끄는 전문 테러 단체 '백의사'가 김구와 신익희의 지시에 따라, 김일성을 암살하려 하지만 실패한다.

 

김일성 폭탄 테러 미수 사건이 임정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증거를 확보한 김일성은 김구와 더불어 이승만을 격렬히 비난한다.

 

35일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는 토지개혁령을 발표한다. 김일성은 지주들로부터 빼앗은 토지를 전체 농촌 인구 70%인 소작농들에게 무상으로 재분배한다.

 

320일 모스크바 삼상회의 내용을 실현하기 위한 1차 미소공동위원회가 개최된다. 미소공동위원회는 공동성명 5호를 발표한다. 지금까지 반탁투쟁을 해왔어도 삼상회의 결의에 지지를 표명하면, 과거의 반탁행위를 불문에 붙이고 임시정부를 수립하는 데 협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김구는 완강히 거부한다. 이승만은 찬성한다. 여러 가지 문제로 미소공위는 58일 무기휴회로 들어간다.

 

54일 미군정은 군정법령 제 72호를 공포, 이른바 인천 공작을 자행한다. 미군정 방첩대(CIC)<인천신문>을 급습해, 사장 이하 60여명의 언론인들을 연행한다. 좌익에 대한 미군정의 공세였던 것.

 

515, 정판사 위조지폐사건이 터진다. ‘정판사는 일제 시대에 근택인쇄소라는 이름으로 조선은행권을 인쇄하던 곳이었는데, 해방이 되자 조선공산당이 재빨리 접수해 당 본부 간판을 걸고 기관지인 <해방일보>를 발행했다.

 

54일 위조지폐단이 뚝섬에서 검거되었다. 용의자 중에 김창선이라는 인물 때문에 정치적 문제로 비화되었다. 김창선은 조선공산당 당원이었으며, 조선정판사에서 기술자로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군정은 조선공산당 본부를 수색, 공산당 기관지인 <해방일보>를 무기 정간시켰다.

 

이 사건을 계기로 좌익 진영은 공개적으로 탄압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니까 조선정판사 사건은 이후 경찰과 중정, 안기부, 국정원의 숱한 조작사건, 특히나 간첩조작사건의 원형이었던 셈이다. 역사를 보면 친일파 세력, 독재협력 세력들은 똑같은 짓거리를 수없이 반복한다. ‘조선정판사 사건을 본받아 이들이 벌인 간첩 조작 사건만 수 백건이다.

 

529일 미군정은 신문 기타 정기간행물 허가에 관한 건을 공포한다. 발행의 허가제로 일제 강점기로 회귀한 것. 미군정은 좌익 계열의 정기간행물 신청은 불허했다. 미국이 민주주의 국가라고?? 퍽이나. 최근 박근혜 정부는 신문법 시행령이라는 해괴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5인 미만의 인터넷 신문은 강제로 퇴출된다는 것.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것일까. 5인이면 언론이고 4인이면 사이비 언론이다? 이승만의 사사오입 패러디인가??

 

언론의 어뷰징(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조회 수를 높이기 위해 같은 기사를 제목이나 내용만 조금 바꿔 반복으로 전송하는 행위)과 선정성 기사, 그리고 협박성 기사를 이용해 광고를 따내는 등 언론 환경 파괴 행위를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저런 짓거리는 주로 <조선일보><동아일보>의 특기 아닌가? 5인 이하 언론이 무슨 힘이 있어 협박을 한다고?? 언론인들은 5인 이상 상시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매출 1억 이상의 매출을 올려야 가능하다고 말한다. , 가난한 언론은 다 죽이겠다는 심보? 정부 입맛에 맞는 기사만 써라? 언론을 길들이겠다는 개수작인데. , 놔 또 헌법 공부해야 하는 거얌??

 

대한민국 헌법 제21


1.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2.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박근혜 정부의 신문법 시행령은 상위법인 헌법을 위반하는 짓거리다. 위헌이다. 집시법으로 집회, 결사의 자유마저 침해하더니, 이제 아예 언론 출판의 자유까지 막으려고 지랄발광이다새누리당과 박근혜에게 민주주의는 과분하다. 북한으로 보내야 하지 않을까. 빨갱이 새뀌들.

 

최근 새누리당은 주로 이승만 정권 때를 학습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무리 봐도 이건 사사오입패러디다. 민주주의 정권에서 정당을 해산시키는 게 가능한가? 불가능하다.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해냈다. 2014년 통진당을 해산시켰다. 그런데 55년 전에 이승만이 먼저 했다. 심지어 진보당 대표인 조봉암은 빨갱이로 몰려 사형당했다. 2011년에 와서야 대법원 전원 합의판결로 조봉암에 대한 무죄가 선고되었다.

 

새누리당의 머릿 속은 이렇다. 더 이상 전두환, 박정희처럼 독재적인 방식으로 통치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국민들을 착취하고 수탈할 것인가? , 이승만이 있었지. 이승만은 국회가 있었음에도 어떻게 지 멋대로 할 수 있었을까? 실로 대단한 독재자구나! 이승만을 국부로 추켜세우고, 우리도 이승만 독재체제를 답습하자!

 

전두환은 12.12 쿠데타를 준비하면서 하나회 장성들과 골방에 모여 <삼국지>를 읽었다고 하는데, 새누리당 지도부들 역시 골방에 모여, 이승만 체제에 대해 스터디를 하는 거겠지. ‘뉴라이트도 만들고. 빨갱이 새퀴들. ‘민족반역자 처단법 특별 제정해 새누리당, 친일파, 독재협력세력, 단정세력 전부 다 극형에 처해야 한다.

 

 

525, 좌우합작이 시도한 첫 회합이 열렸다. 우익 쪽에선 김규식, 원세훈, 좌익 쪽에는 여훈형과 황진남, 미국 측에선 버치와 선교사이자 배제학교 교장인 아펜젤러가 참여했다.

 

63, 이승만은 전라북도 정읍 유세에서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을 주장한다. 좌우를 막론하고 이승만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지만, 강준만은 대중의 이승만 지지는 최고조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왜 이승만의 단정론을 대중들이 받아들였을까? 선뜻 이해하기가 힘들다. 이 당시 여론조사에 따르면 통일을 원하는 국민은 90%가 넘었다. 단독정부라면 통일은 물 건너 가는 건데, 대중들이 이승만을 추종했다?? 이승만의 행태를 보아, 유세장에 우익 청년 단체가 가세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대중이 이승만을 지지했다기 보다는 지지하는 척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었을까?

 

이쯤에서 우익 청년단체를 정리해 보자.

 

우익 청년단체는 46년 봄 대한민주청년동맹(대한민청)으로 통합되었다. 감찰부장은 김두한이었다. 김두한은 <백의사> 조직원이기도 했다. <백의사>는 염동진이 만든 테러조직이다. 영화 <암살>의 이정재가 맡은 염석진은 아마도 염동진을 모델로 했을 것이다. 염동진, 본명 염웅택은 독립운동가였다가 나중에 일제의 밀정 노릇을 했다.

 

김두한의 활약은 대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걸리면 살아도 청년단에 걸리면 죽는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니. 한홍구는 권력과 주먹패가 본격적으로 야합하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이지만, 단초는 이미 일제 강점기에 열려 있었다.”고 말했다.

 

임권택의 영화 <장군의 아들> 때문에 나는 김두한에 대해 오해했다. 김두한은 한갓 양아치였던 것

영화인들, 제발 양아치들 미화하는 영화 좀 그만 만들어라.

 

731 전국학생총연맹(전국학련)이 결성된다. 이승만, 조소앙, 김성수, 정인보 등이 참석하여 축사와 격려사를 남발한다. 전국학련은 이철승이 주도했다.

 

1130일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선우기성서북청년회(서청)가 결성된다. “서청! 하면 울던 아기도 울음을 그친다는 유행어가 나돌았을 정도라고. 혹시나 했더니 좃선일보 주필 선우휘가 선우기성의 일가 아우뻘 되는 관계였다고.

 

109일 미군정에 의한 조선민족청년단(족청)이 결성된다. 족청의 단장은 조선광복군 사령관을 지냈던 이범석이 맡았다.


이승만과 김구를 지지했던 우익 청년단체 조직원 수가 총 322만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당시 남성 노동자의 하루 평균 임금은 61원이었던데 반해, 청년 테러단원은 하루 300~500원을 받고 동원되었다. 우익 정치가들은 밥을 미끼로 제 욕심대로 폭력을 행사한 셈.

 

미군정은 무허가 학교 폐쇄령을 공포, 민족적이고 진보적 성향의 학교, 학원, 강습회를 폐쇄시켰다. 심지어 문맹퇴치운동까지 금지시켰다. 서울 17개 학교 학생들이 궐기하여 투쟁을 전개하였다. 미군정 발표만으로 4만 명 이상이 참가하였다.

 

822일 미군정은 국립서울종합대학안(국대안)을 확정 공포하였다. 국대안이란 경성대학과 서울 및 근교 9개 전문학교를 통합한 종합대학교 설립을 뜻한다. 국대안에 대한 반대로 학생 840명 중 총 4956명이 제적, 교수와 강사는 429명 중 380명이 교단을 떠났다. 국대안보다 더 중요한 사건은 교육출세론확산이었다고 강준만은 말한다. 일본인들이 일본으로 돌아갔고, 고급 일자리는 이제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 학력과 학벌은 친일에 대한 면죄부로 작용하기도 했다. 학력이 출세의 결정적 도구였다. 오욱환은 이렇게 말했다.


독립운동가의 자녀들은 일제 식미지 시대에 갖가지 위협과 경제적 어려움의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며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없었지만, 친일 인사들은 자신들의 지위를 십분 활용하여 자녀들에게 학교 교육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었으며 사회 진출의 발판을 제공하였다. 친일, 부일 인사들은 자녀들에게 높은 학력을 성취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경제적 특권을 후손들에게 대물림하였다. 이러한 재생산 과정의 영향은 해방 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미국은 국립대학이 아예 없던 상황에서 왜 하필 한국에서 종합대학교를 설립하려 했던 것일까?

 

한편 북한은 828일 북조선로당당, 약칭 북로당을 출범시킨다. 위원장엔 김두봉, 부위원장엔 김일성이 선출되었다

 

722일 남한에선 민주의원()과 민전()을 주축으로 한 좌우합작 회담이 진행되었다.

 

816, 인민당 중앙위원회는 여운형이 불참한 가운데 4831로 합당 결의를 통과시켰다.

 

943당의 좌파들은 자기들끼리 모여 남조선로동당, 약칭 남로당을 창당하기로 합의한다.

 

816일 미군정은 전평(조선노동자전국평의회) 서울 본부 습격, 박헌영, 이강국, 이주하 등의 체포령을 내리고 <인민보>, <현대일보>, <중앙신문>을 폐간시킨다.

 

913일 서울 용산의 철도노조원 3천 명이 기본급 인상등을 토대로 한 요구안을 미군정에게 제시했다. 이때 명언들이 쏟아져 나왔다고.

 

인도인들은 굶고 있는데, 조선 사람은 강냉이도 먹을 수 있으니 행복하지 않은가


- 운수부장 코넬슨.

 

시장에는 고기도 있고 다른 잡곡도 있지 않은가. 쌀이 없으면 다른 것이라도 사야지 삶이 없다고 굶는다는 것은 믿어지지 않는다.”


- 농산부장 헐츠.

 

쌀이 없으면 고기를 먹어라?’, , 위대한 미국인들. 물론 원조는 마리 앙트와네트다. “빵이 없으면 케잌을 먹으라 하세요.” (루소에 따르면 케이크가 아니라 브리오슈라고) 우리 박근혜 각하도 빠지지 않는다.유신이 정말 나쁘다고 생각했다면 그때 얘기를 했어야지, 부귀영화를 다 누리고.” 이런, ㅁ ㅊ ㄴ을 봤나. 그때 얘기했거든. ‘유신 정말 나쁘다고 말했다가 고문당하고 사법 살인으로 죽은 사람이 얼마나 많았는데, 무슨 부귀영화를 누렸다는 걸까. 아우, 뒷골 땡겨. 이런 ㅁ ㅊ ㄴ이 내 나라 대통령이라니!

 

미군정은 이승만의 정신 상태를 의심해 정신과 의사 미팅을 주선했다는데, 누가 좀 우리 각하에게 유능한 정신과 의사를 소개시켜 줘라. 우리 박근혜 각하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단지 제 정신이 아닐 뿐이다.

 

925일 출판노조 1300여명과 대구우편국 종업원 4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한다.

 

극소수의 대자본가와 대지주, 모리배, 정상배를 제외하고는 120만 시민에게 돈이 떨어진 지 이미 오래다. 더구나 하루 종일 땀 흘리고 일해도 아내와 자식들은 죽도 못 먹고 굶고 있다. ”


- 경성지방 출판노동조합 총파업투쟁위원회. <시민에게 고함>

 

926일 전평은 남조선 총파업투쟁위원회를 조직하고 본격적 투쟁에 돌입했다.

 

927, 서울 중앙우편국 600, 중앙전화국 1천 명이 파업에 들어갔고, 교통, 체신, 식료,전기, 토건, 조선, 금속, 해운 등 전평 산하 각 산별 노조원이 파업에 합류했다.

 

미군정은 공산주의자들이 파업을 일으켰다고 비난했다. 926일부터 대대적인 검거가 시작된다. 930일 미군정은 경찰, 우익 청년 단체를 동원, 전평의 남조선 총파업투쟁위원회를 습격한다.

 

이 전쟁에서 가장 맹활약을 떨친 건 김두한과 대한민청 단원들이었다. 수도청장 장택상으로부터 김두한은 총 300여정 과 수류탄 세 상자를 넘겨받았다. 김두한은 자신이 전평 간부 8명을 죽였다고 떠벌였다. 장택상이 그랬다지. “김두한 동지! 당신이 나라를 구했소.”

 

전평에 맞서 미군정과 우익은 310대한독립촉성노동총연맹을 결성한다. 이른바 대한노총. 이름과 달리 대한노총은 노동자 조직이 아니라, ‘우익 정치집단으로서 일종의 테러리스트 조직이었다.

 

101일 대구 항쟁이 터진다. 9월 말 쌀값은 1500원으로 불과 1년 전만 해도 140원이었던 것이 무려 10배 이상 올랐다. 당시, 전매청 연초공장에서 담배를 말아 불이는 데 쓰는 풀이 나오면 직공들이 그 풀을 다 먹어치울 정도로 심각한 기아 상태였다고 한다. 역시 미군정은 명언을 잊지 않는 센스.

 

조선에는 빵, 고기, 과일 등이 많은데 왜 쌀만 요구하느냐

 


101, 대구 시청 앞에 약 1 천 명의 부녀자와 어린이들이 모여 쌀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경찰 발포로 시위대 가운데 한 명이 사망했다.

 

102, 시위대 숫자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났다. 시위대는 대구 경찰서를 점령해 무기를 탈취 대부분의 파출소를 점령한다.

 

대구 항쟁은 직접적으로는 식량 문제와 더불어 친일 경찰에 대한 불만이 큰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친일파 중에서도 친일 경찰이 가장 심한 증오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해방 직후 거의 다 자취를 감추었던 친일 경찰들이 미군정의 부름을 받아 전보다 더 큰 권력을 누리면서 횡포를 일삼는 것에 대한 민중의 분노는 극에 이르렀던 것이다.”

 

오후 6, 미군정은 대구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한다. 대구 봉기는 진압되었으나, 11월 상순까지 전국 90개 군 이상에서 항쟁이 연속적으로 일어났다. 대구에서는 진압 후에도 김두한의 대한민청을 비롯한 우익 청년단원들이 사설 유치장을 만들어 수많은 사람들을 잡아 가두면서 폭력을 행사했다.

 

12월까지 전국적으로 확대된 10월 항쟁에는 약 300만명이 참여, 경찰 200명 이상이 피살 되었고, 죽은 민간인 수만 천 여명이 넘었다. 체포된 사람은 3만 명으로 추산되었다

 

김삼웅은 대구 항쟁의 원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처벌되기는커녕 당당하게 재등장하는 친일파, 토지개혁의 지연, 미소공위 결렬로 통일정부 수립 기대에 대한 좌절, 미군정의 공장 접수, 만연하는 실업난과 물가고, 귀환동포에 대한 무대책 등이 민중들에게 극심한 좌절감과 분노를 안겨주었고, 이런 상황에서 직접적인 도화선이 된 것은 일제의 공출이나 다름없는 미군정의 하곡, 추곡에 대한 강제매입과 극심한 식량난이었다. ”

 

10월 항쟁은 결과적으로 공산당에게 타격을 입혔으며 궁극적인 피해자는 농민이었다. 브루스 커밍스에 따르면, “봉기의 결과가 가져온 한국 빈농들의 가장 큰 손실은 그들의 이익을 지켜 주었던 지방 조직들의 붕괴였다.”

 

미군정에 의해 결성된 좌우합작위원회는 107좌우합작 7원칙을 발표한다. 대지주층의 이해를 대변하는 한민당의 토지정책은 유상매수, 유상분배였고, 무상분배를 내세운 좌우합작 제 3항에 대해 한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김병로, 김약수와 같은 원로급 당원들 270명이 탈당한다.

 

1023조미공동위원회가 구성되었다. 27회에 걸친 회의동안 주된 논의는 경찰 문제였다. 친일 경찰 조병옥은 이렇게 말했다.

 

경무부장인 내가 친일 경찰관들을 많이 등용하였기 때문에 민심이 이탈, 폭동이 일어났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친일은 두 가지로 구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직업적인 친일이고 다른 하나는 가족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연명책으로 관리가 된 경우입니다.”

 

그러나, 독립운동가 출신 수사국장 최능진의 생각은 달랐다. 최능진은 국립 경찰을 북한에서 공산주의자들에 의하여 축출된 부패한 경찰관들을 포함해서, 일본의 훈련을 받은 경찰과 반역자들의 피난처라고 불렀다.

 

조병옥은 최능진에게 사표를 요구했고, 최능진은 사직했다.

 

미군정은 10월 하순 45명의 민선 대의원을 뽑는 선거를 실시한다. 좌파 세력은 참여를 거부했고 한민당원 12, 이승만 독립촉성국민회원 17, 김구의 한국독립당원 4, 무소속 13, 기타 4명이 당선된다. 무소속은 거의 한민당 계열이었다.

 

공정한 선거일 리가 없었다. 김규식이 비민주적 선거 절차에 대해 미군정에게 공식적인 서한을 보냈고, 이에 우익인 한민당은 김규식을 강력하게 비난한다.

 

미군정의 입법의원에 반대한 여운형은 1112일 사회노동당(사로당)을 결성한다. 그러나, 북로당이 남로당에 대한 절대 지지를 표명하자, 사로당 간부들이 탈당하고 창당 3개월 만에 사로당은 해체된다.

 

115일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를 거두자 이승만은 도미 의지를 불태운다.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들은 다 공화당원이라고. 이승만은 미국 여행의 여비로 1억원 헌상 운동을 벌인다. (이 당시 1억이면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얼말까?) 이 기부금을 내지 않은 가정에는 쌀 배급을 정지하였다니. 국민들은 쌀이 없어 풀을 먹고 있었건만. 자기 여행 가는데 왜 국민들이 돈을 내야 하는 걸까?? 이런 흡혈귀 같은 버러지를 국부라고!

 

47, 이승만은 자신의 정적들을 하나하나 암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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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6-07-08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한권 읽은 느낌입니다..

시이소오 2016-07-08 08:29   좋아요 0 | URL
이 해도 사건이 많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