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팻 캐바나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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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제껏 하나인 적이 없었던 두 가지를 하나로 합쳐보라그러면 세상은 변한다사람들이 그 순간을 미처 깨닫지 못 할 수도 있지만그것은 중요하지 않다그럼에도 세상은 달라졌기 때문이다. " 

 

줄리안 반스라는 이름만 듣고 소설이겠지 싶어 도서관에 신청했다가 죽은 아내를 향한 에세이라는 걸 뒤늦게나마 주워듣고 책을 펼쳤다. 1, 2장을 읽으며 왜 이러는 걸까?’란 의문만 가득했다. 3장이 되어서야 반스는 사별한 아내의 이야길 꺼낸다줄리언 반스의 아내였던 팻 캐바나는 거의 문단의 모든 이로부터 사랑받아온 유능한 문학 에이전트였다그녀는 뇌졸중 발병 37일 만에 죽었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쓴 이후에도 줄곧 침묵을 유지하던 반스는 아내 사후 5년 만에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를 출판한다.

 

하나의 죽음은 다른 죽음에 빛줄기조차 비추지 못한다’ - E.M 포스터

 

반스는 고독을 두 종류로 나눈다사랑할 사람을 찾지 못해서 느끼는 고독과한때 사랑했던 사랑을 빼앗겨서 느끼는 고독그리고 이 중에 첫 번째가 더 고통스럽다고 말한다.

 

"독일어에 ‘Sehnsucht’라는 말이 있다같은 뜻의 영어는 없는데의미상 무언가를 갈망하는 마음을 뜻한다여기엔 낭만주의적이고 신비한 의미들이 내포되어 있다작가 C.S 루이스는 무엇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의 마음속에 위로받을 길 없이 남아 있는 열망이라고 정의했다명시할 수 없는 것을 명시하는 능력은 다분히 독일적인 것 같다그것은 무언가에 대한 열망이며우리의 경우엔 누군가에 대한 열망이 될 것이다. ‘Sehnsucht’는 첫 번째 종류의 고독을 설명해준다그러나 두 번째 종류의 고독은 그와 정반대의 조건에서 생겨난다바로 특별한 사람의 부재이다그녀의 부재 상태에 비견할 만한 고독은 많지 않다." 

 

그녀의 죽음이 없었다는 듯 침묵하는 지인들에게 분노하고끊임없이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줄리언 반스는 아내의 상실을 극복해내지 못한다어쩌면 그를 구원해준 것은 사람도 문학도 아니고 오페라였을지도 모르겠다그는 금기를 어기고 아내를 뒤돌아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오르페우스를 이제는 이해하게 된다세상을 잃는 게 무슨 상관인가사랑하는 아내의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어떻게 뒤돌아보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30년 쯤 전에 줄리언 반스는 한 소설에서 아내를 잃은 한 육 십대 남자의 심정을 상상해보려 했고글을 완성했다. 30년 후에 그의 아내는 죽었다나는 한 영화에서 상주역할을 맡은 적이 있었다배우가 아니었기에 나는 암으로 투병중인 엄마의 죽음을 상상했었다불과 몇 달만에 엄마는 심장 마비로 돌아가셨다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긍정적인 상상은 이루어지기 힘들어도 부정적인 상상은 이루어지는 경우를 자주 본다단순한 우연이었을까내가 상상하지 않았더라도 엄마는 돌아가셨을까엄마의 죽음 이후 한 1년 동안은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다이제 슬픔을 극복했다고 생각하지만그리고 십년이 넘었지만 불현듯 엄마 생각이 난다드라마나 영화에서 백발의 노인이 엄마를 그리워하며 우는 장면들이 예전엔 와 닿지 않았는데이젠 알 것 같다.

 

꿈속에서 엄마를 만나면 나는 항상 엄마가 죽었단 사실을 잊어버린다. “엄마죽지 않았어?”하고 엄마에게 물어본 적은 있다엄마는 별소릴 다 한다며 내 어깨를 친다그러곤 서로 바라보며 웃는다나는 내가 왜 그렇게 멍청한 생각을 했는지 실없단 생각을 하고는 꿈에서 깨곤 했다무의식속에서는 여전히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시간이 흘러도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엄마가 부른다면 세상을 잃더라도 뒤돌아보리라.

 

그가 왜 하늘지하의 구성을 취했는지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나나다르와 베르나르의 이야기가 굳이 꼭 필요했을까이제껏 하나인 적이 없었던 두 가지(팻과 반스)를 합쳐 세상이 달라졌음을 인정하지만 이제껏 하나인 적이 없었던 세 가지를 합치는 데엔 실패한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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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3 1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13 15: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자라는 생물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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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수잔 손택은 남성/여성, 젊은이/늙은이의 이분법을 거부한다. 남자이기 때문에, 혹은 여자이기 때문에 할 수 있다거나 할 수 없다거나 말하는 건 변명일테지. 마스다 미리의 <여자라는 생물>을 읽으면서 여자라는 생물의 섬세함을 새삼 깨닫는다. 한편 남자라는 동물은 얼마나 단순하고 무식한지!

 

남자 편집자를 만날 때, 다크 초콜릿을 선물로 주는 마스다 미리. 남자 편집자가 나한테 마음이 있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런 건 자기 알바 아니란다. 단지 초콜릿 가게에서 지금부터 남자를 만나러 간다고 넌지시 으스대는 순간을 즐기는 것 뿐이라나.

 

여행 다녀와 선물을 건넬 때, 남자 편집자와 여자 편집자의 반응이 다르다고 한다. 남자 편집자는 선물을 받는 즉시 곧장 여행 이야기로 넘어간다. 여자 편집자의 경우 선물을 받으면 감사의 말 이후 선물 자체에 대한 얘기를 다소간 나누다 여행 이야기로 넘어간다. 포장이 귀엽다느니, 그리운 느낌이 든다는 둥. 남자들의 무심함이란.

 

이해심 있는 화장실이해심 없는 화장실을 논할 때도 남자들의 단순함을 깨닫는다. ‘이해심 없는 화장실이란 화장실 휴지걸이 주변에 소지품 올려놓을 공간이 없는 화장실을 뜻한다. 생리 때의 여성에게 아무래도 불편하기 마련.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나는 얼마나 자기중심적이고 무심한지.

 

여자라는 생물은 관에 들어가기 전까지도 이뻐 보이고 싶다고 했던가.

호텔 화장실에서 기모노를 입은 일흔 살 가량의 노부인에게 마스다 미리는 멋있으세요라고 말을 건넨다. ‘멋있다는 말을 들은 노부인이 기분이 좋아 보여 기분이 좋았다는 마스다 미리. 그녀는 그런 순간의 자신을 좋아한다고. 그녀는 자신도 나이가 들었을 때 나이 어린 사람에게 멋있으세요!”라는 말을 듣고 싶단다.

 

가끔씩 스쳐 지나가는 여자들 중에 유독 옷이 이쁘다거나 헤어스타일이 이뻐 보일 때가 있다.

옷이 정말 잘 어울리시네요.”라고 말하고 싶은 충동이 들 때가 있긴 하지만 실천해 본 적은 없다. ‘아저씨가 주책이야라든지 지금 아저씨 주제에 작업 거는 거임?’이라 생각할 까 두렵기 때문이다. 비록 처음 만나는 사람일지라도 상대방에 대한 칭찬의 말을 건네는 게 자연스러운 사회가 되면 더 살맛 날 텐데.


안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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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엄마 2016-06-12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남자가 잘 어울린다고 하면 저도 오해할 것 같아요.

시이소오 2016-06-12 13:02   좋아요 0 | URL
그렇겠죠? 계속 입을 다물고 살아야지, 다짐해봅니다 ㅋ^^

깊이에의강요 2016-06-12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해는 할 수 있겠지만
기분은 좋아지는게 여자라는 생물입니다^^
실천하셔도 괜찮으실듯 한데^^

시이소오 2016-06-12 17:33   좋아요 1 | URL
ㅋ ㅋ 강요님을 만나게된다면 실천해보죠ㅋ^^

페크pek0501 2016-06-12 2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쿨럭쿨럭... 동의하고 싶지만 동의할 수 없어서 내는 소리예염.
저 역시 길 가다가 어떤 남자 분이 저한테 ˝옷이 정말 잘 어울리시네요˝라고 하면 기분이 좋기보다, 이 사람이 나한테 왜 이러지? 뭘 바라고 이러는 거지? 수상하니 조심해야겠다, 빨리 걸어야지, 그러면서 도망칠 것 같아요. 미안합니다. ㅋ

그런 인사가 하나도 이상할 게 없는 자연스러운 사회라면 살맛 나겠네요.

마스다 미리, 제가 좋아하는 작가예요. 몇 년 전 한꺼번에 세 권을 사서 단숨에 읽었죠.(`아무래도 싫은 사람`을 비롯하여...)
읽고 나니 작가가 귀엽기도 하고 좋아지더군요.


시이소오 2016-06-12 23:28   좋아요 0 | URL
그쵸? 역시나 입을 다물고 살아야한다, 는 결론이 ㅋ

기억의행성 2016-06-13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콜릿을 주는 이유가 재밌네요ㅎㅎ

시이소오 2016-06-13 13:49   좋아요 0 | URL
ㅋ 마스다 미리님, 긔엽지 않은지요^^
 
언제나 당신이 옳다 - 이미 지독한, 앞으로는 더 끔찍해질 세상을 대하는 방법
자크 아탈리 지음, 김수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리뷰 쓰는 책은 대체로 두 번씩 읽는다. 대개 첫 독서 이후, 열흘이나 보름 이후에 리뷰를 쓰곤 하는데, 이 두 번째 독서에서 책에 대한 평가가 270(?) 정도로 바뀌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 좋은 책인 줄 알았는데 실망스럽네하고 느낀 적은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오로지 그 반대의 경우만 있었다. 자크 아탈리의 <언제나 당신이 옳다>도 그러한 예다. 어떤 문장은 두 번이 아니라, 오토 리버스 기능의 카세트테이프 마냥 읽고 읽고 읽고, 묻고, 묻고, 물었다.

 

자크 아탈리에 따르면, 오늘날은 악이 부상하는 시대다. 폭력이 난무하고, 전 세계 실업은 증가하고,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은 일자리를 로봇에게 빼앗기며, 지구의 평균 기온은 3도 이상 오르고, 기후 난민, 정치 난민이 늘어나고, 온갖 전염병의 발생 빈도 역시 높아질 것이다.

 

공무원들의 부패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국가와 국제기구가 힘을 잃어가는 사이, 대기업들의 권한은 점차 강화되어, 인간은 점차 사축으로 전락하고 전쟁광, 마피아, 근본주의 종교, 극우주의자들에 의해 전 세계의 소말리아화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아탈리는 이러한 현실에 좌절해 체념하고 요구하는 자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 되라고 말한다. 내가 최면에 걸린 듯 반복적으로 읽었던 부분은 자크 아탈리가 제시한 자기 자신이 되는 5단계의 길이었다. 아탈리에 따르면 자기 자신이 되는 길을 걷기 위해서는 어떤 사건이 일어나야 한다. 그런데 어떤 사건이건 간에 사건 하나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적어도 정신적인 측면에서 한순간 단절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침묵과 집중, 명상의 단계인 휴지기. 아탈리에 따르면, 이 휴지기 동안에 다음과 같이 다섯 단계로 이루어진 을 거치는 것이 적합하다.

 

자기 자신이 되는 5단계의 길

 

1. 자기 소외에 눈 떠라.

 

첫 번째 단계에선, 우리가 처한 상황과 주변 상황, 다른 사람들 때문에 자신의 삶에 가해진 속박과 한계를 파악하는 것이다. ,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아탈리는 스스로에게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져볼 것을 제안한다.

 

오늘 이 순간까지 인생을 살면서 나는 무엇을 했는가?

나는 자유롭게 내 성공의 기준을 선택했는가?

내가 살 곳, 공부할 것, 현재 내 감정을 공유하는 감정적 동반자, 직업, 자녀를 자유롭게 선택했는가?

진정으로 나의 재능을 발굴하고 이를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는가?

어떤 슬픔과 행복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는가?

나는 재력이나 게으름 때문에 제약을 받았는가?

나는 내가 극복해야 했던 비극의 희생자인가, 아니면 그 비극을 초래한 장본인인가?

다른 사람의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느라 내 자신이 구속되지는 않는가?

자신도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삶을 살아야 할 운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혹시 체념하고 살고 있지는 않은가?

그리고 체념하는 것에 만족하고 있지는 않은가?

만약 지금 눈앞의 모든 것이 사실은 안 지키면 그만인 인생 계획과 마찬가지로 그저 마음을 편하게 하려고 스스로 만들어낸 허구일 뿐이라면 어떻겠는가?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순종하거나 우리의 욕망에 굴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때 우리는 그들을 소외시키는 주체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한계를 인식하면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자신감을 가지는 길로 접어들 수 있다.


2. 스스로를 존중하고 존중 받아라

 

자존감을 가지려면 먼저 자기 몸을 제대로 인식한 후 자신의 몸을 유지관리하고 일체의 중독을 거부해야 한다. 운동을 하고, 외모를 가꾸고, 거울이나 다른 사람들의 눈에 비치는 자신의 이미지를 사랑하도록 한다. 더 나아가 자기 몸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건강관리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야 한다.

 

이외에도 자존감을 가지려면 선악을 기준으로 자신의 가치를 명확하게 알고, 다양한 형태의 가치에 위계질서를 세워야 한다. 또한 어떤 사안에 대해 타협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과 부차적인 것, 즉각적 만족과 장기적 투자를 서로 구별해야 한다.

 

자존감을 정착시키는 데 유용한 연습방법이 하나 있다. 자신이 존중받고 싶은 것을 단어로 나타내는 것이다. 예를 들면, 번영, 우아함, 정직, 진정성, 예의, 친절 같은 단어가 그렇다. 자존감이 생기게 하려면 이러한 단어들과 그 안에 담겨 있는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그 단어들 안에 내포되어 있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더불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쉬지 않고 인격을 연마하고 개혁하며, 우수한 존재가 되도록 쉼 없이 노력해야 한다.

 

어떻게 해서든 위로와 동정을 받으려 하지 않고, 나쁜 소식이나 어두운 전망이더라도 현실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불안해하지 않고 불행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불행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잡을 준비를 한다.

 

자존감이 있으면 내면의 힘을 발견할 수 있고, 통찰력과 내면을 성찰하는 능력, 공명정대함과 용기가 생긴다. 살고 싶은 욕망이 강해지고, 극단적인 낙관주의나 비관주의 없이 불확실한 인생을 있는 그대로 직면할 수 있다.

 

자존감이 있으면 주위 사람들에게 평화롭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고 그들로부터 존중 받는다. 사실, 자기가 자기를 존중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다른 사람의 존중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3.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라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라는 말은 고독을 인정하라는 뜻이다. 고독은 불행이 아니라 행복의 원천이다.

 

자기 자신 말고는 그 누구도 자신의 존재 이유를 표현할 수 없다. 자기 자신이 아닌 그 누구도 자신의 열망을 규정하고 자신의 인생 계획을 선택할 자격이 없다. 10분 후, 이틀 후, 또는 10년 후에 자신이 되고 싶은 것을 자기 자신보다 더 잘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4. 자신의 유일성을 성찰하라

 

따라서 자기성찰의 네 번째 단계는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어떤 점에서 다른지 성찰하는 것이다. .....그 대신 창조자가 되어 자신이 지닌 고유한 가치와 열망에 따라 정의한 나만의 의미있는 삶’, 즉 어느 누구도 똑같은 방법으로 디자인해낼 수 없는 삶을 사는 것을 말한다.

 

그런 삶은 판을 엎어버리고, 다른 사람들이 자기에게 기대하는 바를 신경쓰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강요한 기준에 따라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지 않게 한다. 또한 다른 사람도 자신만큼 잘할 수 있는 일은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는 임무는 맡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일만 하도록 노력하고, 자기만이 갖고 있는 유일한 것이 무엇이며 자신이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 발견하도록 이끌어준다.

 

좋은 삶, 나만의 의미 있는 삶은 언제나 자신의 참모습을 추구하고, 수천 번 자신의 참모습을 찾았다 잃었다 하는 삶이다. 인생은 단지 그것이 유일하다는 이유만으로 언제까지나 유일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5. 참된 자신을 발견하라, 스스로 선택하라.

 

그러나 어떤 경우라 해도 일자리를 찾는 것이 주된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서비스를 제공할 고객을 찾고, 아직 없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그리고 사람들이 기꺼이 투자할 만한 서비스가 어떤 것인지 찾아야 한다.

 

지금 당장, 인생의 주인이 되자.

 

만약 당신이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행동하지 않는다면 당신 자신과 가족은 얼마 지나지 않아 오늘날보다 훨씬 더 나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당신이 두려워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쁜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말이다.

 

더 이상 기존 정당과 조합을 신뢰하지 마라. 정당과 조합에 가입한다면 이들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가입하라. 미래의 쟁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선거를 의식하지 않고 소신껏 행동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이 등장하게 하라.


나는 한 인간에 불과하지만 오롯한 인간이다.

나는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지만 무엇인가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기꺼이 하겠다.


- 헬렌 켈러.

 

아탈리는 기업가, 예술가, 활동가 등 여러 분야에서 자기 자신이 된사람들의 일화를 소개한다. 짧은 지면임에도 불구하고 수 백명의 사례를 든다. (허걱, 멍청하게도 이 사람들 이름을 일일이 다 치고 있었다.) 인상 깊었던 사회적 기업 하나만 언급하자. 필리핀 카와드 칼링가 커뮤니티 개발 재단500개 가구가 모여 사는 마을을 건설했다. 이 재단 덕분에 100만 명의 필리핀 국민들이 기아에서 벗어났다. 와우!

 

(나에게 거금이 생긴다면 무이자 대출 은행기아 종식 플랫폼을 만들겠다. 무슨 은행들이 서민들에게 연체료를 연 30% 때릴 수 있을까. 예금 많이 하면 예금 이자 30프로 줄 건가?  이게 대부업체지, 은행이라고!? ‘무이자 대출 은행이 생기면 대한민국 사악한 은행들이 쫄딱 망하지 않을까. 상상만으로도 기분 째진다.

 

혹시 지금 이 순간 이 글을 보시는 분이 있다면, 지금 당장 신용카드 가위로 다 잘라버리시라. , 신용카드 연체 있는 분이 있다면 갚지 마시고 주빌리 은행과 상담하시길. 애초에 신용 카드를 발급해 준 카드사에도 연체 책임이 있다. 대한민국이 자살율 11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가장 큰 원인이 빚이다. 신용카드와 빚, 이게 바로 화차. 지옥을 향해 달리는 불 수레! 은행과 카드 빚, 무리해서 갚지 마시라. 갚을 필요 없다. )

 

한 가지 사례를 더 언급하자면, 프랑스 유명 코미디언이자 배우였던 미셸 콜루치는 노숙자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는 사랑의 식당을 세웠다. 매년 90만 명이 사랑의 식당을 이용했고, 1억 인 분이 넘는 식사가 제공되었다.

 

내가 이 책의 문장들을 곱씹어 읽었던 건, 아마도 지금이 내겐 일종의 단절, ‘휴지기로 느껴졌기 때문이 아닐까. ‘사건이 있었고 지금이야말로 침묵, 집중, 명상이 필요한 시간이다. 위기는 언제나 위험이자 기회다. 나는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도대체 어떤 행복과 슬픔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일까? 지금까지 인생을 살면서 나는 무엇을 했던 것일까? 내가 나 자신을 존중하기 위해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나만의 의미 있는 삶이란 과연 어떤 삶일까? ‘나만의 유일성이라 말할 수 있는 게 과연 있기나 한 걸까? 만일 있다면 그건 도대체 뭘까? 내가 원하는 걸 나는 과연 이룰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걸까?

 

아직까지 확실한 답을 얻지 못했다.

하여, 끊임없이 묻겠다.

내가 내 자신으로 살기위해.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되기 위해.

 

 

밑줄 친 문장.

 


당신이 바라거나 믿는 바를 말할 때마다 그것을 가장 먼저 듣는 사람은 당신이다.

그것은 당신이 가능하다고 믿는 것에 대해 당신과 다른 사람 모두를 향한 메시지다.

스스로에 한계를 두지 마라.


- 오프라 윈프리

 

 

 

당신의 앞날을 스스로 개척하고 성공적인 인생을 살고자 한다면, 자신감을 가져라. 자기 자신을 존중하라. 당신 앞에 감히 모든 것이 열려 있다고 생각하라. 용기를 내어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이미 수립된 질서라 해도 다시 한 번 흔들어보라. 당신의 삶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험이라고 간주하며 살아라.

 

그렇게 할 수 있는 힘을 얻으려면, 미래를 결정짓는 순간 하나하나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그러면 생각보다 자신이 훨씬 자유롭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당신이 누구건, 나이가 몇이건, 재력, 성별, 출신, 사회적 지위가 어떻건 상관없다. 당신은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어려움과 싸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오늘날에도 이와 같이 행동하기를 제안한다. 다른 사람들의 불확실한 행동은 상관하지 말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지배하는 쪽에 내기를 걸라고 말이다. 그러면 어떤 가정을 하더라도 잃을 것이 없다.

 

P161. 그는 아테네의 현인 솔론의 문장으로 글을 시작한다. “나는 끊임없이 배우면서 늙어간다.”

 

P162. 칸트에게 자기 자신 되기는 스스로 생각하는 용기를 가지는 것이다.

 

P167. 화자가 자신의 계획을 설명하는 <되찾은 시간>의 마지막 부분에는 자기 성찰이 자기 자신이 되는 데어떤 역할을 하는지 길게 기술되어 있다. “시간에 대한 이런 생각이 내게는 마지막 선물과 같았고 자극제가 되었다. 살면서 몇 번인가 퍼뜩 느꼈던 것, (...) 인생을 살 만하게 만들고 싶다면, 바로 지금이 시작해야 할 때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암흑 속에 살았던 인생에 대한 생각을 밝혀낼 것 같은 지금, 인생이 얼마나 살 만한 것처럼 보이는지 모른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 인생은 끊임없이 망가져서 결국 하나의 책으로 실현된다. 이런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얼마나 큰 노력이 그에게 요구될 것인지!”

 

P168. <벼락 맞은 남자>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글을 쓰려면 자신을 소모해야 하기 때문에 나는 내 고독에 불을 놓았다. (....) 글쓰기는 혼란스러운 생각들을 불사르고 한데 섞여 있는 이미지들을 태워서 불꽃이 튀는 숯과 땅에 떨어지는 재로 만드는 작업이다. 하지만 불꽃이 사그라지기 시작하면서 불의 원래 모습은 신비로 남게 된다. 글쓰기란 활활 타는 것이기도 하지만, 불사조같이 타고 남은 재에서 다시 살아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P169. 프로이트의 뒤를 이어 카를 구스타프 융은 자아와 자기를 구별한다. 자아는 의식의 중심을 이루는 것으로, 이성적 존재가 되기를 추구하는 서양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자기는 의식과 무의식을 아우르는 것으로, 한 인간의 개성을 포괄한다. 융에 따르면 삶의 목표는 의식과 무의식의 조화, 즉 자기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융은 <자아와 무의식의 변증법>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자기는 인생의 목표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자기는 개인이라 불리는 운명의 조합을 가장 완벽하게 표현한 것이기 때문이다.”

 

P170 이 책에서 그는 (짐 론) 다섯 가지 삶의 원칙이 있다고 주장한다. 바로 철학(생각하는 방식), 태도(사물로부터 감정을 느끼는 방식), 활동(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행동하는 방식), 결과(목표와 비교했을 때 현재의 위치), 그리고 삶의 방식이다.

 

P171. 하버드대학교의 마거릿 무어와 폴 해머니스 교수가 2011년에 발표한 저서 <하버드 마음 강좌>도 흥미롭다. 이 책에는 내면의 평화와 질서를 유지시켜주는 다섯 가지 원칙이 소개되어 있다. 즉 부정적인 감정을 다스리고,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고, 집중력을 해치는 환경에 효과적으로 반응하고, 단기 기억을 최대한 활용하고, 한 가지 임무에서 다른 임무로 신속하게 옮아갈 것을 권하고 있다.

 

P180. 그런데 이런 사건이 무엇이건 대체로 사건 하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특히 자기 자신 되기가 모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적어도 정신적인 측면에서 한순간 단절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침묵과 집중, 명상의 단계인 휴지기. 이 휴지기 동안에는 다음과 같이 다섯 단계로 이루어진 을 거치는 것이 적합하다.

 

첫 번째, 인간이 처한 상황과 주변 상황, 다른 사람들 때문에 자신의 삶에 가해진 속박과 한계를 파악한다.

 

두 번째, 스스로를 존중하고 존중받도록 한다. 우리에게는 멋진 삶과 멋진 시간을 보낼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세 번째, 자신의 고독을 인정한다. 다른 사람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심지어 우리가 사랑하거나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기대하지 않는다. 그리고 앞의 단계들을 떠올리며 고독을 행복의 원천으로 여기면서 산다.

 

네 번째, 자신의 삶이 유일한 것이며 누구도 보잘 것 없는 존재로 낙인찍히지 않을 자격이 있고, 각자 특별한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다. 또한 일생동안 여러 재능을 동시에, 혹은 차례로 발휘할 수 있다는 것도 인식한다.

 

다섯 번째, 이렇게 하면 마침내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하고, 스스로 선택하고, 자기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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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6-11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 한 권 다 읽은 뒤에 열흘 안에 서평을 쓰지 않으면, 기억해둔 내용들이 다 잊어버립니다. 다 읽고 나서 바로 다음 날, 아니면 이 삼 일 안으로 써야 정리가 편해져요. 자꾸 글쓰기를 미루면 써야 할 타이밍을 놓쳐버립니다. 그리고 바보 같이 그 책을 또 읽습니다. ^^

시이소오 2016-06-11 15:21   좋아요 0 | URL
저 역시 기억이 안나니까 다시 읽는듯하네요 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6-11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와 참.. 여러 모로 다르십니다.. ㅎㅎ
전 책을 읽고 덮는 순간, 바로 자판을 두들깁니다. 머리가 나빠서..
그러니까 다 즉흥적입니다. 생각을 숙성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합니다.
다만 써둔 글은 쟁겨두었다가 아침에 출근하면 글 한 번 읽어보고 약간 수정하는 스타일.. 리뷰를 쓰기 위해 책을 두 번 읽는다에서 엄지 척 ~ 하고 떠나겠습니다..

시이소오 2016-06-11 15:26   좋아요 0 | URL
제가 보기엔 곰발님은 천재과
번쩍 번쩍 하잖아요
저는 진짜 곰처럼 느릿느릿해요
바로 쓰라고 해도 못쓸듯. 일주일 이상은생각을 굴려봐야 쓸까말까 합니다 ㅋ ㅋ ^^

곰곰생각하는발 2016-06-11 20:02   좋아요 0 | URL
그렇지가 않아요. 전.. 읽고 나서 일주일 후에 쓰면 아예 못 씁니다. 다 기억 속에서 지워져서요.. ㅋㅋㅋㅋㅋ

시이소오 2016-06-12 09:41   좋아요 0 | URL
저 역시 기억속에 지워져 다시 읽을수 밖에 없다는 ㅋ^^

alummii 2016-06-11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읽기를 하시다니 정말 본받고싶어요 ^^저는 한번 더 읽어야지 ...생각만하고 실천에 못옮기네요

시이소오 2016-06-11 18:43   좋아요 0 | URL
저처럼 모자라면 저절로 두 번 읽을수밖에 없어요 ㅋ

alummii 2016-06-11 19:36   좋아요 0 | URL
푸핫 왜그러세요 빵터졌네요 ㅋㅋ

시이소오 2016-06-11 19:42   좋아요 0 | URL
그저 경험담이에요ㅋ^^

기억의집 2016-06-11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히려 자기 자신이 되란 말에 반감이 든 책이었어요. 국가가 해야할 책임을 개인에게 떠 넘기는 듯해서...자기 자신을 정립하는 건 옳은 일이지만 너무나 거대한 부조리와 부패앞에서 개인이 잘해야한다니.. 말도 안 돼, 이런 반감이 들더라구요. 예전에 유시민의 국가에 대한 글을 읽어서 개인의 자기 정립은 국가의 역활을 대신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게다가 저의 주변 사람들은 뭐만 일어나면 국가가 해 주어야하나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그러면 제가 아니 그럼 국가가 뭐하러 존재해야하는데. 국가가 존재하는 건 그 어떤 위기든 구해내야하는 거야라고 말하는데... 제 말은 간단히 무시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묘하게 안 맞는 책이었는데. 한번 더 읽어볼까 싶네요.

시이소오 2016-06-11 18:48   좋아요 0 | URL
저는 기억의 집님 입장에 공감합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국가의 책임을 외면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여진건 아닌것 같아요 ^^

사마천 2016-06-11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한 리뷰시네요. 거의 책을 읽은 듯 착각하게 만들 정도로 도와주는 리뷰입니다. 감사 ^^

시이소오 2016-06-12 09:42   좋아요 0 | URL
사마천님, 제가 감사드려야죠.
^^

2016-06-12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6-06-12 23:54   좋아요 0 | URL
음ᆢ그건 작가가 그렇게 썼으니까요ㆍ pek0501 님도 ` 자기자신이 되는 5단계 길을 걸어보시는건 어떨까요 ? ^^
 

알라딘 이웃님이신 찔레꽃님이 쓰신 책이다. 길에서 주운 한자로 이 정도의 분량의 책을 쓰시다니,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저자의 한자 사랑에 경외심을 느낀다. 저자는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가져도 좋으리라.

 

책을 읽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이걸 왜 읽고 있지?’ 나는 한자가 아니라 독자와 저자에 대해 고민했다. ‘읽는 사람이 있고 쓰는 사람이 있다. ‘읽는 사람의 목적이 있다면 쓰는 사람의 목적이 있다. 저자에 한정해서 말하자면 이 책은 분명 쓰여 질 가치가 있다. 그렇다면 독자 입장에서는 어떨까?

 

만일 저자가 저자 자신을 위해 이 책을 썼다면 독자인 나로선 더 이상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만일 저자가 독자를 위해 쓰고 싶고, 책이 좀 더 많은 독자와 만나길 바란다면 실례를 무릅쓰고 몇 가지 제안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저자는 두 번째 책을 준비하시는 걸로 알고 있다.)

 

한자를 정말로 사랑하시는 분들이 아니라면 나 같은 한자 문외한으로선 이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할 아무런 목적을 찾을 수 없었다. 텍스트는 있으나, 컨텍스트가 없다. 즉 끝까지 읽어야 할 아무런 맥락이 없다. (리뷰를 쓰는 모든 책은 읽고 쓰지만, 이 책만은 읽는 와중에 쓴다. 한자 문외한으로 언제쯤 완독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1. 스토리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 받을 용기>가 베스트셀러가 될 거라고 예상한 이는 몇 명이나 될까? <미움 받을 용기>가 대화 형식이 아니라 단지 강연 형식이었어도 그렇게 많이 팔렸을까?

 

김정선님의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는 얇은 분량이지만 쉽게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그럼에도 책은 끝까지 읽도록 독자를 추동한다. 나는 문법 소설이란 별명을 붙였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 가요?>는 문법과 저자의 이야기가 챕터마다 번갈아 교차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문법의 피로함을 이야기가 해소해준다. 이야기는 문법으로 숨이 막힐 즈음, 숨을 쉬게 해준다. 만일 소설이 삽입되지 않고 오로지 문법만 있었다면??

......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2. 이미지

 

최근엔 표지 디자인에 공을 들인 책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독자로선 반길만한 일이다. 박솔뫼의 <머리부터 천천히> 같은 경우, 그냥 사고 싶다.

 

저자도 포장에 대한 말씀을 하셨는데 이 책은 독자를 유혹하기 위한 아무런 포장을 하지 않았다. 오늘날처럼 이미지가 넘쳐나는 시대에 책에 게재된 모든 사진들을 명함보다 작은 크기의 흑백 사진으로 채워 넣다니! 아무래도 제작비 때문일까?

 

정여울의 <헤세로 가는 길>을 읽고, 어찌나 사고 싶던지.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이라 그런지 사진 한 장 한 장 허투루 찍은 사진이 없다. 이 정도만큼의 공을 들일 순 없을지라도 사진을 크게, 컬러로 실을 순 있지 않을까.

 

3. 염궁, 생각의 화살을 쏘다.

 

내용을 대폭 삭감하더라도 이미지에도 관심을 두신다면? 최근 발간된 숱한 한자 책들을 보더라도 한자 자체를 이미지화 시켜 좀 더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추세다. 책에 들어가는 사진 역시 칼라로 큼지막하게 넣어주면 좋겠다.

 

은 너무 방대해 보인다. 내용들이 너무 파편화되어 있어 책에 몰입하기 어려웠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 보인다.

 

파편화되어 있는 내용들을 어떤 식으로든 엮어야 하지 않을까. (, 여름, 가을, 겨울은 저자의 관점이지 독자의 관점이 아니다. 독자의 관점에서 엮어야 한다.)

스토리를 가미하는 여러 방식을 고민해 보시면 어떨까. 예를 들면 아이와 엄마, 아빠, 한 가족을 주인공으로 삼아 이야기, 혹은 여행 기간 동안 만나는 한자를 소개한다면?

 

여행기와 결합하는 방식은 어떨까? 궁궐이면 궁궐, 절이면 절, 혹은 어느 지역만으로 한정한다면? 혹은 전국 맛 집을 대상으로 삼고, 음식점들마다 대표 메뉴 사진도 큼지막하게 넣는다면? 또는 서울 지하철 역 이름 만으로 한정해도 책 한권은 나올 것 같다.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에 따라 여행하며 거기에 나오는 한자들만 추려도? 한국화나 추사 김정희의 서예 작품만을 다룬다면? 혹은 한자 급수에 나오는 한자를 전부 다룬다면?

책을 읽어야 할 목적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그저 주례사 비평으로 써야 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과연 그게 독자에게, 또한 저자에게 도움이 될까? 첫 책은 저자를 위해 썼다면 두 번째 책부터는 독자를 위해 쓰시는 건 어떨지. 어찌되었건 저자는 이제 자신의 책을 가지게 되었다.

 

....흐릿하게 바랜 그 활자들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게 될 것이라는 환상은 없었다.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그의 작은 일부가 정말로 그 안에 있으며, 앞으로도 있을 것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는 책을 펼쳤다. 그와 동시에 그 책은 그의 것이 아니게 되었다. 그는 손가락을 책장을 펄럭펄럭 넘기며 짜릿함을 느꼈다. 마치 책장이 살아 있는 것 같았다. 짜릿한 느낌은 손가락을 타고 올라와 그의 살과 뼈를 훑었다. 그는 그것을 어렴풋이 의식했다. ......

 

손가락에서 힘이 빠지자 책이 고요히 정지한 그의 몸 위를 천천히, 그러다가 점점 빨리 움직여서 방의 침묵 속으로 떨어졌다.

 

- 존 윌리엄스, <스토너>

 

 <스토너>를 읽고 독자인 나는, 저자들이 부러웠다. 죽음으로 가는 길 위에 동반자가 있다니

자신의 책을 펼치며 느끼는 짜릿함을 나는 느낄 수 없다니.


 

저자는 자신의 책에 대해 자부심과 짜릿함을 누리시고

부디 건필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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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0 12: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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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0 13: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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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0 13: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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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0 13: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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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0 13: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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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6-06-10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를 꼭 사서 읽어야 겠군요. 불끈!

시이소오 2016-06-10 13:27   좋아요 0 | URL
한참전에 사신줄 알았는데요
ㅋ ㆍ 반전있어요 ㅎ 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6-10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읽는 와중에 리뷰를 썼다가 시작과 끝의 평가가 극단으로 갈리는 경우도 있어서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 너무 좋아서 설레발치며 읽는 중간에 리뷰 썼다가... 나중에는 정반대 평가를 내리게 되는 경우도 있더군요..

시이소오 2016-06-10 14:00   좋아요 0 | URL
그래서저도 절대로 다 읽기전에는 리뷰를 안 씁니다만
ㅋ 그렇게 됐네요 ^^;

stella.K 2016-06-10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머리부터 천천히 표지 그림 정말 예쁘군요.
전 콜린 매컬로의 마스터 오브 로마 시리즈가 표지가 별로더군요.
그런데 알고 봤더니 교유서가 책들이 대체로 표지가 썩 그렇더군요.
책을 사는데 표지가 반인데 말입니다.ㅋ

시이소오 2016-06-10 14:22   좋아요 0 | URL
표지 중요한데 말이죠 ^^

깊이에의강요 2016-06-10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젼차로ㅋ
워크룸프레스의 제안들 시리즈를 모으고 있습니다^^
물론 내용도 좋습니다

시이소오 2016-06-10 15:10   좋아요 0 | URL
워크룸 프레스가 뭔가요? 출간 예정책들에 대한 독자의 제안같은 걸까요 ? ^^

깊이에의강요 2016-06-10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워크룸 프레스는
출판사 이름이구요.
제안들은 울 나라에 많이 소개 안된 책들을 번역해 소개 하는걸루 알고 있습니다..
책 표지가 깔끔하고 컬러도 이쁘고 활자도 시원시원해서 모으고 있어요^^

시이소오 2016-06-10 15:32   좋아요 0 | URL
아, 글쿤용ㆍ덕분ㅇㅔ
새로운 걸 알게 되었네요. 저도 워크 프레스 출판사 책을 읽어봐야겠어요
강요님, 고마워요 ^^

깊이에의강요 2016-06-10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배수아. 황정은 작가님
덕분에 ...
황정은 작가님은 제안들 시리즈를 저랑 같은 이유로(이뻐서 ㅋ)
모으고 있다하고 배수아님은 제안들에 참여 하시고 있는걸루 알고 있어요^^

시이소오 2016-06-10 16:08   좋아요 0 | URL
저 역시 좋아하는 작가들이네요. 지금은 배수아 역 불안의서를 읽는중이랍니다 ^^

깊이에의강요 2016-06-10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안들1 이 배수아작가님이 옮긴 프란츠 카프카의 꿈 입니다^^

시이소오 2016-06-10 16:39   좋아요 0 | URL
ㅋ 저도 사고싶네요.
참고 빌려 읽어야겠어요^^

깊이에의강요 2016-06-10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ㅠ
시이소오님을 설득하지 못했어~~ㅋ

시이소오 2016-06-10 17:35   좋아요 0 | URL
설득 됐어요
. 단지 책 살 돈이 없어서 (쿨럭)

돈 생기면 한번에 왕창
살거에요.ㅋ ㅋ




yureka01 2016-06-10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설득 실패 ㅎㅎㅎㅎ^^..

깊이에의강요 2016-06-10 17:58   좋아요 1 | URL
ㅠ ㅋ

시이소오 2016-06-10 18:13   좋아요 0 | URL
ㅋ ㅋ ㅋ ㅋ ^^

2016-06-10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10 2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nomadology 2016-06-11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사 기획자분이 보시면 좋겠네요. (아니면 시이소오님이 관계자시던가요?)

시이소오 2016-06-11 09:49   좋아요 0 | URL
노마돌로지님, 저는 순수한 독자입니당.
^^
 
로마의 일인자 2 - 1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1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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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단행본이었다면 리뷰를 쓰지 않았으리라. 로마의 일인자 1권에 비해 2권은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다. 이건 전적으로 취향 때문인데, 삼국지도 그렇고, 일리아스도 그렇고 전쟁이 터지면, 나는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 어찌나 평화를 사랑하는지.)

 

넷째 해(기원전 107), 가이우스 마리우스의 집정기는, 집정관이 된 마리우스가 총사령관이 되어 아프리카 원정에서 승전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다섯째 해에 마리우스는 달팽이 덕후 바기엔니우스 덕분에 난공불락의 요새를 공격할 길을 찾아 유구르타의 요새를 점령한다.

 

2권이 다시 힘을 내는 건 여섯째 해인 기원전 105년 부터다. 푸블리우스 루틸리우스 루푸스와 나이우스 말리우스 막시무스의 집정기.

 

술라는 보쿠스 왕을 협박해 계략으로 유구르타를 생포한다. 2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는 아무래도 루푸스의 조카인 아우렐리아다. 1권의 율릴라가 베누스 여신이였다면 2권의 아우렐리아는 여신 디아나다. 그리스에 헬레네가 있었다면 로마엔 아우렐리아가 있다? 로마 국대급 미모. 로마의 난다 긴다하는 모든 명가문 젊은이들이 아우렐리아에게 청혼한다. 아우렐리아의 아버지인 코타는 막강한 권력자 가문을 적으로 둘까 우려해 신랑에 대한 결정권을 아우렐리아에게 떠넘긴다. 오늘날이야 당연한 일이겠지만, 당시의 로마 관습을 고려하자면 파격적인 결정이다. 루푸스는 조카인 아우렐리아를 초대한 자리에, 카이사르의 둘째 아들 가이우스 율리우스를 그녀에게 소개한다. 일종의 중매였던 셈. 첫 눈에 사랑에 빠진 아우렐리아와 가이우스는 집안의 반대에 아랑곳하지 않고 결혼식을 치른다. (이 두 사람에게서 태어날 아들이 그 유명한 카이사르라고.)

 

아우렐리아에게 청혼을 거절당한 젊은 변호사 마르쿠스 리비우스 드루수스퀸투스 세르빌리우스 카이피오에게 사업을 제안하듯, 카이피오의 딸 세르빌리아 카이피오니스와 자신의 결혼, 자신의 친구이자 카이피오의 아들인 퀸투스 세르빌리우스 2세와 자신의 동생 리비아 드루사와의 결혼을 제안한다. 문제는 리비아 드루사가 가장 혐오하는 인간이 카이피오 2세였다는 것. 리비아는 오빠인 드루수스의 명령을 거부한다. 두루수스는 Yes란 말이 나올 때까지 여동생을 방에 가둔다. 로마의 보바리 부인이 될 뻔했던 리비아는 가까스로 문학과 현실의 차이를 구분하고 오빠의 명령에 복종한다.

 

아프리카는 평정되었으나 이제 게르만족이 로마를 향해 진군한다. 말리우스가 총사령관이 되지만 드루수스의 장인인 카이피오는 지휘권을 자신에게 넘기라며 말리우스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다. 아우렐리아의 아버지인 코타가 두 사람을 설득하러 파견되었으나 여전히 카이피오는 지휘권을 넘기라며 고집을 부린다. 카이피오가 자신의 자존감을 내세우는 사이, 로마군 10만 명이 게르만족에게 전쟁이 아니라 학살당한다. (게르만족은 전쟁을 위해 태어난 종족일까?)

 

전쟁에서 간신히 살아난 드루수스는 부상당한 마르시족 퀸투스 포파이디우스 실로를 구한다. 드루수스는 자신의 장인인 카이피오의 자만심 때문에 대참사가 벌어진 것이라 실로에게 털어놓는다.

 

마르시족 병사 6천 명과 마르시족 하인 2천 명이 어제 이곳에서 죽었네. 그런데 이 지경이 된 게 

어느 고귀하신 로마인 머저리가 어느 비천한 로마인 머저리한테 앙심을 품은 탓이라고?”

 

코타를 통해 원로원과 로마 시민들은 로마 군이 게르만족에게 대패했다는 비보를 전해 듣는다. 루푸스는 이제 게르만족을 막을 사람은 아프리카를 평정한 가이우스 마리우스와 그의 군대 밖에 없다고 주장하지만 기득권인 원로원 의원들은 그의 주장에 반대한다.

 

루푸스를 대신해 법무관 마니우스 아퀼리우스가 원로원 의원들 앞에 나선다. 아퀼리우스는 부재중 선거를 통해 가이우스 마리우스를 집정관으로 선출할 것을 원로원도, 평민회도 트리부스회도 아닌 1계급과 2계급으로 이루어진 백인조회 투표로 결정할 것을 주장한다.

 

백인조회의 투표 결과, 예언자 마르타의 예언대로 마리우스 가이우스가 두 번째로 집정관에 선출된다.

본인은 후보인지도 몰랐거늘!


마리우스와 술라가 로마로 귀환한다. 마리우스와 율리아가 기쁨으로 가득 찬 해후를 했다면 술라와 율릴라의 해후는 전혀 딴 판이었다. 율릴라는 언니인 율리아 보다 남편을 더 사랑했지만 술라는 율릴라가 자신을 더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율릴라가 지겨워진다.

 

아헤노바르부스의 죽음으로 대신관단에 공석이 생긴다. 그의 아들인 아헤노바르부스 2가 대신관이 될 차례였다. 문제는 아버지도 개차반이었지만 아들은 더 끔찍한 인간이었다. 원로원은 스카우루스의 주동하에 드루수스에게 대신관 자리를 맡긴다.

 

스카우루스에게 앙심을 품은 아헤노바르브스 2세는 토미티우스 신관선출법을 발의해, 통과시킨다. 법안에 따라 기존 대신관들이나 조점관들 합의로 신임 대신관이나 조점관을 임명할 수 없게 되었다.

 

갈수록 자신들의 특권을 상실해 간다고 생각하는 누마디쿠스 같은 귀족들은 현실에 분개한다.

 

역사를 보면 나라의 패망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언제나 기득권의 사리사욕 때문이었다. 역사의 거울에 비추어 봤을 때, 아직도 한국이라는 나라가 존속한다는 건 미스테리다. ‘현대의 원로원인 한국의 기업가, 정치인, 법률가, 종교인들의 부정부패와 비리가 땅을 뚫고 하늘을 찌를 태세다. 이명박 때 뿌려진 악의 씨앗들이 박근혜를 맞아 뿌리를 내리고 활짝 피어 만개 중이다.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착취당하고 학살당해야 저항이 시작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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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16-06-09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이건 제가 가장 취약한 장르. 등장인물들 사돈에 팔촌까지 다 나오는 소설이군요. 왕좌의 게임 시즌1을 반쯤 보다가 포기한 1인으로서 (얼굴, 이름, 집안, 기억못해서) 이런 대서사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으신 것을 보고 저 막 지금 감탄하고 있어요. (*.*)

시이소오 2016-06-09 20:07   좋아요 0 | URL
저도 등장인물 떼로 나오면 멘붕이에요ㆍ그래서 정리해논거죠 ㅋ ㅋ

yureka01 2016-06-09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마는 스스로가 망해갔던.. 뭐든 적은 내부에서 곪아가는게 보통이었나 봐요..ㄷㄷㄷㄷ

시이소오 2016-06-09 20:12   좋아요 1 | URL
새누리당이나 박그네를보면
로마원로원도학을 뗄듯합니다 ㅎ 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