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 차별과 다양성 사이의 아이들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1
브래디 미카코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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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디 미카코 언니를 재독하다가 하프 앤 하프에 대해서 모자가 한 대화를 눈여겨보다가 튀어나오면 그걸 꼭 망치로 찍어 튀어나온 걸 다른 것들과판판하게 동일하게 만드는 행위에 대해서도 겹쳐서. 선의와 악의와는 별개의 문제로. 사춘기를 겪었던 시기에도 그랬지만 갱년기를 겪으면서 사춘기의 절정에 다다르는 소녀를 양육하면서 다시 느끼는 바, 다양성과 그걸 또 판판하게 다듬는 생의 작업에 대해서도. 가족, 친구, 연인이라는 관계성 안에서 서로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지 못하고 재단해 자신의 틀에 맞추려고 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삶에 규격이라는 게 진짜 있을까? 그렇다고 생각해?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있는 한편, 규격 따위 엿먹으라고 해, 라고 줄곧 반항하는 이들도 있는 거고. 삶이라는 게 다 제각각 얼굴이 다른 것처럼 제각각 목소리가 다른 것처럼 제각각 다른 삶의 목표가 있는 것처럼 다 다양하고 다른데 그걸 어떤 틀에 맞춰 이게 옳고 이렇게 해야 제대로 사는 거고, 그게 얼마나 암울하고 답답한 일인지는 그 규격에 맞춰 살아온 사람들은 절대 알 수 없는 거고, 이게 또 흥미로운 거로구나 싶다. 이걸 언니 글을 읽다보면 더 알게 되고. 

왜 브래디 미카코 언니에게 반할 수밖에 없는지 그것도. 브라이튼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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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최고의 댓글,

“니 생각만 정답이 아니란다, 겸손해라, 인간.”

여기 이 한 줄에 모든 것들이 담겨져 있는.

마흔 명의 고수들 틈바구니에서 깨갱거리며 동작을 행하는데 대빵이 다가와 손 더 올려 하고 천장 향해 오른손 중지를 쭉 들어올리니 더 올라가는 신기한 몸뚱이. 대빵이 즉각 알아차리고 다른 이들에게 신경쓰지 말고 본인 몸에 집중해, 해서 순간 쫄았던 몸에 긴장감 풀렸다.

다들 얼마나 기가 막히게 행하시던지, 오늘 한층 겸손해져서 깨갱거리고 있다가 저 댓글을 읽고 전습록 구절 조금 더 읽고 완전 바닥과 합체가 되어버린.

인간의 미덕은 겸손이다. 인간의 몸뚱아리를 지니고 살아간다면 바르게 행해야 할 게 겸손이니. 몸이 풀리니 앞으로 두 시간은 기본적으로, 라고 자상하게 웃으며 말하시길래 아뇨 힘들어요 도망칠래요 하니 체력 조절하며 세 시간은 가뿐히 행해야 더 겸손해질듯 피드백 받아 나도 모르게 눈동자 좌우로 굴렸다.

몸뚱아리는 그저 마음을 그대로 담는 그릇이니. 대빵 왈, 자신을 믿지 말고 몸을 믿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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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05-19 2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시사 방송 들으면서 요가하는데 말이지요. 호흡 안 따라하고 ㅋㅋㅋㅋㅋㅋㅋ 대충 동작만 따라하다가 아기자세로 마무리짓는 요가 8년차 회개하고 갑니다. 수이님의 진심이 문장 사이사이 느껴집니다.

“니 생각만 정답이 아니란다, 겸손해라, 인간.”
노란색 포스트잇에 적어서 노트북 옆에 붙여두려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5-05-27 10:58   좋아요 0 | URL
아기자세와 시체자세를 제일 좋아하는 요가 3개월차 인사드립니다. 니 생각만 정답이 아니란다, 겸손해라, 인간, 이걸 제게 수시로 알려주시는 분이 그대라는 걸 ㅋㅋㅋ 날 좋네요. 오늘은 요가 안 하고 노는 날입니다. 나마스떼~

책읽는나무 2025-05-20 2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이 님 조금 더 있음 곧 열반에 들어가셔도 될만큼 경지에 오르시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앗. 제 생각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나요?
겸손…겸손.ㅋㅋㅋ

수이 2025-05-27 10:58   좋아요 0 | URL
언니 제가 열반에 들어가면요, 세상 사람들이 다 열반에 들어가고난 다음에 제가 맨꼴찌라는 사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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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l Me Everything (Hardcover)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 Penguin Books Ltd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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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안에서 시공간을 넘어 이야기는 이어진다. 루시와 올리브와 밥이 내 안에서 그득 넘실거리며 파도처럼 왔다갔다. 부서져가는 이들이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보폭을 함께 하는 과정, 어쩌면 이것이 선(goodness)이 아닐까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라 내린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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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요가 - 인도 최고의 지성과 영성, 비베카난다의 말
스와미 비베카난다 지음, 김성환 옮김 / 판미동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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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거 같으면서도 전혀 모르겠지만 또 수긍은 가는 마음의 움직임들. 하나로 곧게 나아가는 게 옳지 않다는 걸 알고 있지만 읽으면서 내내 고개를 갸우뚱. 회의주의자의 피가 짙어서 애매하게. 뻗대고 싶은 마음이 커서 큰일이다. 지난한 과정이 될듯. 다른 것들을 담아내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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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 애정을 지니게 되는 것들, 속성이 어떠한지는 잘 모르지만 바다도 만남도 게으르게 흐르는 시간도 과한 먹거리와 약간의 소화 불량도 좋았다. 기대하지 않았지만 예상보다 더 즐거웠고 더 게으르게 나태해지는 순간들은 긴장감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짐은 가볍게 웃음은 더 다채롭게. 구원과 집착이라는 두 날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이상 조화로움은 없고 그저 퍼더더덕거리는 순간들만 있을지도. 상반되는 찰나들은 존재하고 너무나도 다른 순간들, 그러한 생각들을 문장으로 엮어놓은 두 작가들의 글을 읽으면서도 이때도 고개를 끄덕이고 저 순간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하여 그렇게

더 대담하게 세상으로 들어가기로, 부산이 더 좋아졌고 서울로 돌아가며 얼마나 서울을 사랑하는지도 알았다. 딸아이는 용궁사에서 소원을 적었다. 경계를 넘어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면. 하늘인데 바다처럼 보였다. 그때가 모먼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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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3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13 1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14 0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14 1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5-05-14 1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입니다 🤪

수이 2025-05-14 12:52   좋아요 0 | URL
메롱 ㅋㅋ

바람돌이 2025-05-16 0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여기는 비밀댓글만 허용???? 저도 단발님처럼 비밀댓글입니다. 블라인드는 알아서들 치시고....ㅋㅋ
부산이 좋은 여행이 되어서 다행입니다. 이 글에서 놀라운걸 알게 되었네요. 서울 사람은 서울을 사랑하는구나 ㅎㅎ 저는 부산을 너무 사랑하는데 서울 놀러가도 서울이 좋아지지는 않더라구요. 갈 때마다 내가 어쩔 수 없어서 온다하거든요. ㅎㅎ

수이 2025-05-16 09:35   좋아요 1 | URL
부산에 대한 애정이 나날이 늘어가는 건 부산을 다녀올 때마다! 이번에 어마어마하게 더 애정이 올라갔어요. 모든 것들이 다 올라갔어요. 대구탕 먹으러 또 가려구요.

서울은 사랑입니다. 그 사랑의 특징이 뭐냐 물으신다면 음 뭐라고 해야하지 🧐🤯🫥

그 어디건 다음에는 술!!!!

바람돌이 2025-05-16 09:41   좋아요 1 | URL
맞아 술이죠. 다음에는 꼭 술에 좋아요 백만개입니다. ^^

수이 2025-05-16 09:50   좋아요 1 | URL
무조건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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