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믿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한 인간에게 있어서 종교와 신앙이 의미하는 것, 더 나아가 종교가 가진 다양한 기능과 역할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을 뽑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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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마녀 사냥
브라이언 P. 르박 지음, 김동순 옮김 / 소나무 / 2003년 10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04년 06월 29일에 저장
절판
마녀 사냥을 둘러싼 종교, 사회, 역사적인 배경을 평이하게 풀어낸 학술서입니다. 저자는 마녀 사냥이 광기나 우발적인 동기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그 시대 사람들의 가치와 믿음체계, 그것과 호응한 사법제도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합니다. 마녀 사냥이란 역사적 사건에 대해 통찰의 시각을 갖게끔 도와주는 책입니다.
일본인은 왜 종교가 없다고 말하는가- 일본사상총서 3
아마 도시마로 지음, 정형 옮김 / 예문서원 / 2000년 10월
6,500원 → 6,170원(6%할인) / 마일리지 190원(3% 적립)
2004년 02월 22일에 저장
품절
신사, 옴 진리교, 창가학회... 그리고 신흥 종교의 지속적인 발생지로서의 일본에서 일본인이 믿는 그 실체와 기원 뿐만 아니라 근대 일본의 성립 과정에서 어떻게 국가 권력이 종교적인 영역까지 규정하고 왜곡시켰는지를 철저한 학문적 연구를 통해 보여주는 책입니다.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일본인의 종교관을 이해할 수 있는 입문서로서 손색이 없습니다.
청년 루터
에릭 에릭슨 지음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00년 10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2004년 02월 22일에 저장
절판
종교 개혁의 포문을 연 마르틴 루터! 평범한 사제였던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길래 엄청난 종교 개혁의 첫발걸음을 내딛게 되었던 것일까요? 발달 심리학자인 에릭슨은 폭풍치던 날 청년 루터가 겪은 불가사의한 종교적 체험이 가져온 내면의 변화와 그 이후 루터의 삶에 대해 놀라우리만큼 치밀하게 그려냅니다. 심리학, 종교학에 관심있는 이들 뿐만 아니라 역사적 인물의 삶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흥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토템과 금기 - 한국학술진흥재단번역총서 162
SIGMUND FREUD / 경진사 / 1993년 8월
7,500원 → 7,500원(0%할인) / 마일리지 370원(5% 적립)
2004년 02월 22일에 저장
절판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프로이드가 종교의 탄생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분석하고 고찰한 저작입니다. 아버지 살해에 대한 죄의식이 그것을 상쇄시키는 제의 의식을 가능하게 했고, 그것이 반복되면서 일종의 종교적 형식으로 자리잡게 되었다는 그의 분석은 그 논의의 타당성을 떠나 인류문명에 대한 프로이드의 학문적 성찰의 깊이를 가늠하게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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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지구에는 인간을 비롯한 수많은 생명체들이 함께 공존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산다는 것은 그들을 더 많이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함을 의미합니다. 그러한 다양한 노력들이 드러난 책들을 모아보았습니다.


8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코끼리가 울고 있을 때
오성환 / 까치 / 1996년 4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2004년 07월 20일에 저장
품절
코끼리도 눈물을 흘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요? 이 책은 오랜 관찰과 다양한 사례 연구들을 제시하면서 인간과 동물들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살아가기 위한 이해의 길잡이가 되어줍니다. 두께도 있고 활자도 편히 읽히지는 않지만 읽고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입니다.
야생 거위와 보낸 일 년
콘라트 로렌츠 지음, 유영미 옮김 / 한문화 / 2004년 1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2004년 04월 17일에 저장
절판
인간과 동물이 어울리는 아름다운 사진들과 함께 깊은 성찰을 던져주는 동물행동학자 콘라트 로렌츠의 글이 빛나는 책입니다. 보살핌과 유대, 함께 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동물원의 탄생
니겔 로스펠스 지음, 이한중 옮김 / 지호 / 2003년 8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04년 02월 22일에 저장
품절
흔히 자신이 놀림을 받거나 웃음거리가 되었을 때 "내가 동물원의 원숭이냐?"라는 말을 합니다. 동물원에 있는 그 많은 동물들은 과연 무슨 이유와 목적을 위해 우리에게 보여지는 것일까요? 우리 인간은 우리의 즐거움을 위해 그들의 자유롭게 살 권리를 박탈하고 보호라는 명분으로 가두어도 좋은 것인지 늘 의문이 듭니다. 동물원의 기원과 그 변천의 과정을 통해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볼 수 있게 만드는 책입니다.
조화로운 삶
헬렌 니어링 외 지음, 류시화 옮김 / 보리 / 2000년 4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2004년 02월 22일에 저장
구판절판
그 어떤 인공적인 것을 배제하고 자연과 더불어 그것과 하나가 되고자 했던 니어링 부부의 삶에 관한 책입니다. 단지 자연 속에 머무르는 것에서 지나지 않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자신들의 삶의 수준 또한 더 높이 끌어올리는 과정은 깊은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요즘 유행이 된 "웰빙"이란 말의 진정성을 살다간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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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역사책도 있다는 것을 알게되면 결코 역사가 지루하거나 딱딱한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됩니다. 읽다보면 시간가는 줄도 모르는 재미있고 신나는 역사책들! 한번 구경하지 않을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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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이성형 지음 / 까치 / 2003년 10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21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04년 05월 02일에 저장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세계사 속의 숨겨진 진실을 찾아가는 훌륭한 동반자가 되어주는 책입니다. 저자의 글솜씨는 역사가 이토록 재미있는 것인지 몰랐다고 말하게 만들만큼 매력적입니다. 동서양을 통해 이루어졌던 무역을 통해 과연 무엇이 역사를 이끌어온 것인지 그 실체를 파악할 수 있게 합니다.
치즈와 구더기- 16세기 한 방앗간 주인의 우주관
카를로 진즈부르그 지음, 김정하.유제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11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04년 02월 22일에 저장

16세기 이탈리아의 평범한 방앗간 주인이 종교재판을 받게 됩니다. 그의 종교관은 어떠한 것이었길래 종교 재판에 받고 몇번의 투옥과 석방을 반복해야만 했을까요? 치즈와 구더기는 신의 나라와 무슨 연관이 있는 걸까요? 이 책을 읽다보면 그 모든 의문이 풀립니다. 번역도 빼어나서 읽는 즐거움을 더합니다.
프랑스혁명
G. 르페브르 지음, 민석홍 옮김 / 을유문화사 / 2000년 9월
7,000원 → 6,300원(10%할인) / 마일리지 350원(5% 적립)
2004년 04월 17일에 저장
절판
저는 이 책을 천오백원 짜리 세로판형의 문고판으로 읽었습니다. 그 작은 책이 주었던 지적 충격은 아직도 잊혀지질 않는군요. 흔히 알려진 프랑스 혁명에 대한 근엄한 오해를 깨고 사실적으로 접근한 저술입니다.
미국의 노예제도와 미국의 자유
에드먼드 S. 모건 지음, 황혜성 외 옮김 / 비봉출판사 / 1997년 8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04년 04월 17일에 저장
절판
자유와 평등의 국가라는 미국. 그런 미국에서 어떻게 노예제가 시작되었고 노예제가 폐지된 이후에도 인종차별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역사적인 사료의 분석과 함께 뛰어난 통찰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이런 책을 알게 되었다는 자체만으로도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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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흔히 알려진 세계 명작집에 담긴 이야기들이 아닌 다양한 문학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책들을 골라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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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의 편지 (외)
생 텍쥐페리 지음, 조규철 옮김 / 범우사 / 1996년 12월
7,000원 → 6,300원(10%할인) / 마일리지 3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22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04년 04월 23일에 저장

생 텍쥐베리 "어린 왕자"는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지요. 그러나 그의 다른 작품들도 그에 못지 않게 훌륭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의 자전적 체험담이라고 할 수 있는 "인간의 대지"가 그러하지요. 사막에 불시착한 조종사가 며칠을 헤멘끝에 마침내 베두윈 족을 만나게 되는 장면은 아직도 감동을 불러일으킵니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
가산 카나파니 지음, 윤희환 옮김 / 열림원 / 2002년 5월
6,500원 → 5,850원(10%할인) / 마일리지 320원(5% 적립)
2004년 04월 21일에 저장
품절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학작품을 소개하는 "이삭줍기"라는 기획의도에 맞는 좋은 작품입니다. 팔레스타인 출신 작가가 바라본 비극과 고통이 현존하는 민족의 현실을 문학의 창을 통해 보여줍니다.
삼십세
잉게보르크 바하만 지음, 차경아 옮김 / 문예출판사 / 1995년 5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2004년 04월 21일에 저장
구판절판
서른을 앞둔 사람들, 또 서른을 넘긴 사람들 모두에게 마음의 울림을 주는 작품입니다. 바하만이 말하고 싶었던 삼십세에 관한 진실은 어쩌면 나이에 관계없이 인간이 안고 있는 삶 자체에 대한 두려움인지도 모릅니다.
세 여인
로베르트 무질 지음, 강명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5월
4,000원 → 3,600원(10%할인) / 마일리지 200원(5% 적립)
2004년 02월 20일에 저장
구판절판
로베르트 무질의 독특한 문학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집입니다. 그리지아, 통가, 포르투칼 여인으로 구성된 세편의 단편들이 마치 하나의 이야기처럼 엮여져 있습니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면서 삶의 신비한 단면들을 드러내게 하는 작가적 역량이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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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괴물〉, 반미의식의 산물 

 〈괴물〉은 괴수 영화인가? 분명, 나름대로 정교한 컴퓨터 그래픽(돈이 많이 들어가면 안되는 것이 없다)으로 구현된 괴물의 형상은 이제까지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구경거리이기는 하다. 대다수 한국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며 우리도 이제 헐리우드에 못지않은 괴수 영화를 갖게 되었다는 자부심을 보이는 것도 이해가 간다.

  그렇다면 왜 봉준호는 2006년 7월의 한강에 괴물을 등장시켰을까? 그것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 살펴보지 않고서 이 영화에 대한 논의를 발전시키는 일은 어려워 보인다. 영화 초반의 장면들이 암시하듯 괴물과 미군 부대가 한강에 무단 방류한 포름알데히드는 무언가 관련이 있다. 여기서 ‘암시’라는 표현을 쓴 것은 그것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멀쩡한 한강의 물고기가 어느 날 갑자기 괴물로 변해버린 것이 단지 독극물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어디 있는가? 그럼에도 우리가 이 영화에서 괴물 탄생의 배후로 미국을 자연스럽게 인지하는 것은 감독이 의도적으로 삽입한 독극물 방류 장면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영화는 반미에 대한 노골적인 정서를 드러낸 매우 정치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반미의식이 극렬했던 1980년대가 아닌 2000년대에 미국에 대한 적대와 분노가 새삼스레 괴물의 형상으로 나타나야하는가에 대해 물을 수밖에 없다. 그 이유를 독극물 방류 사건으로 한정짓는 것은 손쉽기는 해도 설득력은 떨어진다. 그 보다는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일상화된 반미 의식의 표출이라고 보아야하지 않을까? 괴물이 반미 의식이 격렬한 아랍 세계가 아닌, 혈맹이라는 이름으로 미국을 부르던 한국에 나타났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영화 〈괴물〉에 나타난 반미의식은 매우 분명하고 노골적인 것이라 우리의 흥미를 그다지 끌지 못한다. 한때 운동권에 몸담았던, 그러나 이제는 무기력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둘째 아들 박남일의 존재도 그러하다. 오히려 이 영화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가족에 대한 묘사이다. 한강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강두네 가족을 들여다보는 일은 이 영화를 이해하는 가장 빠르고 안전한 길을 제시해준다고도 할 수 있다.


2. 위기상황에서의 가족주의

  강두네 가족은 그야말로 전형적인 서민 가정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고단한 일상 속에서도 가족에 대한 애정만큼은 각별한 그들을 결집시키는 매개체는 바로 혈연, 핏줄이다. 그것은 너무나도 강력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마저도 무화시킨다. 박희봉에게 현서를 찾는 일은 아들 강두의 앞날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어있다. 왜냐하면 약간 모자라서 어떻게 살지 늘 걱정스러운 아들에게 그나마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는 것은 손녀인 현서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핏줄이 안정된 삶을 영위하는 일은 박희봉의 존재가 세대를 이어 기억됨을 의미한다. 

  혈연은 오랫동안 한민족(韓民族)으로 이상화된 공동체를 유지시켜온 가장 강력한 가치였다. 그러니 그것이 〈괴물〉의 강두네 가족에게 있어 유달리 부각되거나 특별하다고 할 것도 없다.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위험과 재난 상황에서 혈연에 바탕을 둔 가족주의가 작동하는 기제에 대해서다. 왜 사회체제, 국가는 생명의 위협에 처한 개인, 가족을 보호하지 못하는가? 그렇다면 누가 어떻게 그 위협에 맞서 싸워야 하는가? 

  봉준호는 〈괴물〉의 강두네 가족에게 닥친 재앙에 대한 해결을 전적으로 그 가족 자신의 몫으로 돌려놓는다. 이 가족이 괴물에게 대항하기 위해 가진 것이라곤 낡은 소총과 화염병, 양궁 활이 전부이다. 사회와 국가는 이 가족의 안위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 미국의 지휘를 받는 비상본부와 미디어는 오로지 바이러스의 실체 규명에만 집착한다. 사회, 국가가 그 구성원을 보호해야할 의무를 저버릴 때 개인이 희망을 둘 수 있는 유일한 곳은 가족이라는 익숙하고 오래된 가치이다. 그러므로 강두네 가족은 괴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무장한다.       

  괴물이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고, 강두네 가족이 괴물과 사투를 벌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되었으니 이젠 도대체 이 괴물의 정체가 무엇이냐에 대한 질문이 남는다. 이 점에 대해서는 감독이 이미 영화 초반부에 포름알데히드라는 열쇳말을 주었으므로 추측이 어렵지 않다. 괴물은 전부터 우리와 함께 존재했던 그 무엇이었다. 단지 예기치 못한 상황에 의해 돌연변이된 개체가 된 것이다.  


3. 〈괴물〉, 한국 사회의 무의식적 지층을 탐구하다

  영화 속의 괴물을 보면서 관객이 복합적 감정에 사로잡히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잔혹하게 사람들을 잡아먹고 해치는 괴물, 현서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괴물의 모습은 분노와 증오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지만, 인골을 고통스럽게 내뱉는 모습이라던가, 화염에 휩싸여 최후를 맞이하는 장면에 이르면 도대체 이 괴물이 왜 이렇게 밖에 될 수 없는지 일말의 동정심이 일기도 한다. 그러한 이중적 감정을 촉발하게 만드는 근원에는 이 사태의 근본적인 책임을 괴물이 아닌 독극물을 방류한 미군, 미국으로 보는 시각이 자리하고 있다.

  〈괴물〉에서 괴물의 존재론적 해명은 매우 모호하다. 그것은 괴물이 최후를 맞는 순간까지 해소되지 않고 남는다. 괴물은 분명 우리 자신은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미국의 대리자라고 볼 수도 없다. 그것은 어떤 면에서 그 둘 사이의 비극적 공존이 낳은, 말 그대로 알 수 없는 괴이한 생명체, ‘괴물’인 것이다.

  봉준호는 전작인 〈살인의 추억〉으로 한국 사회의 80년대를 관통하는 무의식을 담아내었다. 그의 〈괴물〉은 2000년대의 한국 사회의 무의식적 지층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을까? 반미와 가족주의의 문제를 괴물로 형상화시켜서 그려낸 그의 역량은 확실히 뛰어나다. 그러나 새로운 것, 혁신적인 것을 담아내기에 〈괴물〉은 여전히 미흡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가 가지고 나아갈 것이 가족주의, 그것도 혈연에 바탕을 둔 가치일까? 봉준호는 혈연이 아닌 이들 사이의 연대의 가능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결말 부분에서 강두는 죽은 딸 현서와 함께 붙잡혀 있었던 세주를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한 것은 세주가 현서의 기억을 갖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어쨌든 가족은 지속된다. 그러나 그것은 일시적인, 잠정적인 것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눈 오는 한강변을 바라보던 강두는 무언가 이상한 기척을 느끼곤 소총을 집어 든다.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한 사내가 언젠가 다시 나타날지도 모르는 ‘괴물’과 대면해서 자신의 가족을 지켜낼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을 과연 그 누가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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