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문장들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지음 / 마음산책 / 2004년 4월
구판절판


내 마음 한가운데는 텅 비어있다. 지금까지 나는 그 텅 빈 부분을 채우기 위해 살아왔다. 사랑할 만한 것이라면 무엇에든 빠져들었고 아파해야 한다면 기꺼이 아파했으며 이 생에서 다 배우지 못하면 다음 생에서 배우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아무리해도 그 텅 빈 부분은 채워지지 않았다. (중략) 그 가운데가 채워지면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7쪽

소중한 것은 스쳐가는 것들이 아니다. 당장 보이지 않아도 오랫동안 남아 있는 것들이다. 언젠가는 그것들과 다시 만날 수 밖에 없다. -28쪽

유배 16년동안 겨우 몇 권의 책만 낸 정약전. 그가 뭍이 아니라 아우를 그리워했다는 사실을, 그 그리움을 잊으려고 물고기를 하염없이 바라봤따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내가 마지막으로 집을 떠나고서도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뒤였다. 사랑은 물과 같은 것인가. 그 큰 사랑이 내리 내리 아래로만 흘러간다. 그런 줄도 모르기 때문에 아이들은 집을 떠나고 어린 새들은 날개를 퍼덕여 날아가는 것이다. -29쪽

키친 테이블 노블이라는 게 있다면 세상의 모든 키친테이블 노블은 애잔하기 그지없다. 어떤 경우에도 그 소설은 전적으로 자신을 위해 씌어지는 소설이기 때문이다. 스탠드를 밝히고 노트를 꺼내 뭔가를 한없이 긁적여 나간다고 해서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도 어떤 사람들은 직장에서 돌아와 뭔가를 한없이 긁적이는 것이다. 그리고 이상한 일이지만 긁적이는 동안 자기 자신이 치유받는다. 그들의 작품에 열광한 수많은 독자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키친 테이블 노블이 실제로 하는 일은 그 글을 쓰는 사람을 치유하는 일이다-60쪽

우리는 왜 살아가는가? 왜 누군가를 사랑하는가? 그건 우리가 살면서 또 사랑하면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일들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모세를 닮은 재벌 3세가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내 이름을 새긴 기념비를 남산 꼭대기에 세워준다고 해도 나는 그 일들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다. 때로 너무나 행복하므로, 그 일들을 잊을 수 없으므로 우리는 살아가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나는 때로 너무나 행복하므로 문학을 한다. 그 정도면 인간은 충분히 살아가고, 사랑하고, 글을 쓸 수 있다. -67쪽

완전히 소진되고 나서도 조금 더 소진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내가 누구인지 증명해 주는 일.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 견디면서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일, 그런 일을 하고 싶었다. -67쪽

봄꽃은 제 몸을 밝혀 내게 저처럼 환한 빛을 던져주는데, 나는 세상 그 어느 곳에도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된 것이다. 미국의 흑인 작가 랄프 엘리슨이 쓴 투명인간에 보면 주위의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아 자신을 투명인간으로 여기는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내가 바로 그 꼴이었다. -78-79쪽

그 어떤 힘이 제비꽃의 가느다란 줄기를 꼿꼿하게 세우는 것일까? 어떤 힘이 있어 나는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그날 밤 내 머릿속에는 뒷산에 두고 온 모종삽이 떠올랐다. 어둠 속에서 비스듬하게 땅에 꽂혀 있을 그 모종삽. 그 모종삽처럼 살아오는 동안 내가 어딘가에 비스듬하게 꽂아두고 온 것들, 원래 나를 살아가게 만들었던 것들, 그런 것들. -80쪽

우리가 잊고자 애쓰는 일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91쪽

그대는 오래전부터 내게 비밀이었다. 내가 밤을 사랑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밤에는 나도 비밀이 되니까. 우리는 모두 멀리서 흔들리는 불빛이 되니까. 그리하여 밤의 몸과 밤의 살갗과 밤의 온기를 나는 사랑한다. 밤에 그대는 어둠 속으로, 비밀속으로 스며들 것이다. 밤에 그대는 내 속으로 스며들 것이다. 우리는 모두 밤이 될 것이다. 밤 안에서 우리는 사랑할 것이다. -93-94쪽

업무상 만나는 인간이란 참 서로에게 쓸쓸한 존재다. -113쪽

나는 잊혀지는 것도 그렇게 아쉬운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잊혀진 것들은 변하지 않고 고스란히 내 안에 남아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118쪽

그 공허감이란 결국 새로 맞닥뜨려야 하는 세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도피해 들어가는 자폐의 세계였던 것이다. 번데기가 허물을 벗듯이, 새가 알을 깨듯이 우리는 자페의 시간을 거쳐 새로운 세계 속으로 입문한다. 그 시간을 견디지 못하면 결국 그 세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된다. -124쪽

내 마음 속에 간직해둔 거문고도 이따금 줄 끊어지는 소리를 울린다. 그 소리가 울릴 때면 나는 또 얼마나 놀라는지! 나는 참 많이도 흘러 내려왔구나. 항상 삶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지속되는구나. 스무살, 그 무렵에 나는 '이제 그만 바라보자 / 저렇게 멀리서 반짝이는 섬들을' 이라는 내용의 시를 썼지만 이제는 그렇게 멀리서 바라보는 빛이, 마치 새로 산 스웨터처럼 얼마나 따뜻한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 것 같아 가만가만 고개만 끄덕인다. 이따금 마음에서 울리는 그 소리를 들으며 가만가만 -125쪽

그해 겨울, 나는 간절히 봄을 기다렸건만 자신이 봄을 지나고 있다는 사실만은 깨닫지 못했다. 한 조각 꽃이 져도 봄빛이 깎이는 줄도 모르고 시간이 흐르고 흘러 빨리 정릉 그 산꼭대기에서 벗어나기만을 간절히 원했다. (중략)
꽃시절이 모두 지나고 나면 봄빛이 사라졌음을 알게 된다. 천만 조각 흩날리고 낙화도 바닥나면 우리가 살았던 곳이 과연 어디였는지 깨닫게 된다. 청춘은 그렇게 한두 조각 꽃잎을 떨구면서 가버렸다. 이미 져버린 꽃을 살릴 수만 있다면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131쪽

내가 기억하는 청춘이란 그런 장면이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애매한 계절이고, 창문 너머로는 북악 스카이웨이의 불빛들이 보이고 우리는 저마다 다른 이유로 다른 일들을 생각하며 하지만 함께 김광석의 노래를 합창한다. -138쪽

그렇게 3년 정도 그와 함께 지냈다. 그의 집에서 생활하기도 했고 함께 여러 곳을 여행하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나는 수없이 많은 광경을 봤고 수없이 많은 소리를 들었다. 대개는 처음 보고 듣는 것들이 많았다. 그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고 듣는 법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사실 나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몰랐다. 스승이라고 부를 만한 사람들이 우리 삶에 존재한다는 뜻은 이 세상을 더 밝고 멀리 보라는 까닭이다. -194쪽

세월은 흐르고 흘러 서리 내린 연잎은 그 푸르렀던 빛을 따라 주름져갈 테다. 연잎이 주름지고 또 시든다고 하더라도 한 때 그 푸르렀던 말들이 잊히지는 않을 것이다. 내게도 그처럼 푸르렀던 말이 있었다. 에컨대 "글을 잘 읽었다"라든가. "그거 좋은 생각이구나, 네가 어떤 시를 쓸지 꼭 보고 싶다" 같은 말들. 그런 말들이 있어 삶은 계속되는 듯하다. -196쪽

1993년 여의도의 로봇들을 바라보니 의구심이 무럭무럭 피어올랐다. 그 로봇들은 삼류 스탠드바를 연상시키는 조명 아래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는 모습으로 서서는 앞에 사람이 있건 없건 팔을 내밀면서 "안녕하세요?" 라고 말을 걸고만 있었다. 그것들에게 과연 요리나 청소를 시킬 수 있을 것인지 따져보느라 머리속이 적잖이 복잡했다. (笑)-203쪽

가끔 아무런 후회도 없이, 아쉬움도 없이 세월을 보내던 그 때 그 시절이 떠오른다. 내가 그리워하는 것은 그렇게 흘러가던 세월의 속도다. 그 시절이 결코 아니다. 다시 한 번 그렇게 세월을 보낼 수 있다면 간절히 손꼽아 수학여행을 기다릴 수 있다면. "어텐션 플리이즈, 바우"의 세계를 소망할 수 있다면. 깜짝 놀라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면. -212쪽

지금 생각하면 만나면 만날수록 괴로워지는 어떤 것, 괴로우면 괴로울수록 감미로워지는 어떤 것, 대일밴드의 얇은 천에 피가 배어드는 것을 느낄 수 밖에 없으면서도 스케이트를 지칠 수 밖에 없는 어떤 마음. 그런 마음이 없다면 사랑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217쪽

춘천마라톤에 갔다가 차를 몰고 돌아오는데 갑자기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내가 지금 강변도로를 달려가고 있구나. 20여년 전 서울 아저씨가 말씀했던 그 강변도로구나. 뭐 이런 놈의 삶이 다 있을까? 어린 시절에 나는 빨리 커서 서울 아저씨가 말한 강변 도로에 가고 싶었다. 그런데 정작 이제 강변도로를 달리게 되니까 그 때 술 취한 아저씨와 어머니 사이에 앉아 달려가던 시골길이 그리워지다니. -241쪽

봄빛이 짙어지면 이슬이 무거워지는구나. 그렇구나. 이슬이 무거워 난초 이파리 지그시 고개를 수그리는구나. 누구도 그걸 막을 사람은 없구나. 삶이란 그런 것이구나. 그래서 어른들은 돌아가시고 아이들은 자라는구나. 다시 돌아갈 수 없으니까 온 곳을 하염없이 쳐다보는 것이구나. 울어도 좋고, 서러워해도 좋지만 다시 돌아가겠다고 말해서는 안되는 게 삶이로구나-2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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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따삐야 2008-01-07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밑줄긋기로 다시 보니깐 다시 읽고싶어지네요.
김연수의 청승은 감성으로 승화되는데 왜 나의 감성은 청승으로 치달을까요. ㅋㅋㅋㅋ

웽스북스 2008-01-09 22:06   좋아요 0 | URL
나의 청승은 청승에서 그쳐요 ㅋㅋ
 


이번에는 총 7권의 책을 골라 봤습니다. 일단 알라디너 분들께서 주신 리스트에 제가 고른 몇개 리스트를 더 넣고 선택은 팀장님이 하셨죠. 원래는 제가 드렸던 후보군에서 거의 선정을 했는데, 이번에는 책 고르시다가 삘 받으신 팀장님이 고른 요리 관련 책 한권과, 아~ 그책 좋던데~ 하면서 툭 던지셨던 실장님의 책 한권도 포함됐습니다. 경영경제 서적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업계 특성이 반영된 요청이 들어와 경영경제 서적이 2권 포함됐습니다. 

예상대로, 대부분의 책들에 대해 '어렵겠다' 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역시나 불특정 다수에게 책을 선물한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죠- 모두가 좋아할 만한 책을 찾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대중성 역시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거든요, 이게 참..

정성껏 책을 추천해 주신 알라디너 분들께는 참 고맙고도 죄송합니다. 저에게는 참 많이 도움이 됐는데, 결과적으로는 많이 반영할 수가 없어서 참 민망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아마 올 추석에도, 또 내년 설에도 제가 계속 책을 고른다면 알라디너 분들의 조언을 구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관심이 가는 책도 몇권 따로 빼놨구요 흐흐

그럼 리스트를 공개합니다.



* 알라디너 추천


깐따삐야님                              로렌초의 시종님  









내 인생 단 하나뿐인 이야기,는 알라디에서 광고를 엄청 해서 관심을 갖긴 했으나, 괜히 유명한 사람들 이름만 빌려다 넣은 건 아닌가 하는 괜한 의혹에 반신반의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제 깐따삐야님이 올린 페이퍼를 보고 혹시나 해서 오늘 추가로 넣어 봤다. 실은 6권이었는데, 내가 소설이 없으니 이거 한권 더 넣자고, 과장님께 우겼고, 다행히 마음에 들어하셔서 막차를 탄 책 (가져갔던 소설들이 다 짤렸었다. 흑흑) 그리고 침대와 책 역시 책 좋아하는 사람들만 좋아하는 게 아닐까, 하면서 걱정했었는데 '이거 그러니까 아무데나 펼쳐도 책한권쯤은 소개받는 책인 거잖아' 라며 의외로 좋아하셨다. 흐흐 맞아요 맞아요- 이코노믹 씽킹은 좋은 책을 많이 소개해 주셨던 로렌초님이 끝에 스치듯 얘기하며 지나갔는데 선정됐다.


*
웬디양 추천




 


필름 속을 걷다,는 로렌초님이 추천하셨던 김혜리 기자의 영화야 미안해,를 넣고 짝꿍처럼 넣어봤던 책인데, 친구따라 오디션 왔다가 탤런트가 되버렸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이 책이 뽑혔다. 그냥 영화평이 아니라 여행과 곁들여진 책이기에 편안하게 읽기 좋을 것 같다는 과장님의 의견에 나도 동의. 습지생태 보고서의 경우는 지난번 모 회사에서 만화책은 없나요? 라고 했다는 얘기가 우리 귀에 들어와 내가 또 신나라 하며 '그럼 이건 어때요?' 라고 추천한 책. 알라딘에 잘 찾아보면 내 리뷰가 있다. 가끔 내게 땡스투를 안겨주는 책으로 지지리 궁상떨고 싶은 날 보면 그만이다.


* 팀장님, 실장님의 선택









과장님께서 내가 조경란의 혀,라는 소설을 추천한 것을 보다가 요리에 갑자기 꽂히셔서는 예전에 재밌게 봤었다며, 이 책을 추천하셨다. 그리고 우리의 대화를 듣던 실장님이, 그 뭔 브레이커라는 책 재밌다던데, 한마디에 깨갱 하고 이 책도 찾아 집어넣었다. 내 영향력은 이정도 수준밖에 안되는 것이다. ㅠㅠ

그래도 책 고르는 일은 정말 즐겁고 즐거운 일. 추천에 참여해 주신 깐따삐야님, 로렌초의시종님, 라주미힌님, 마노아님, 푸하님, 풀문님, 아프락사스님, 무스탕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깐따삐야님과 로렌초의시종님께는 개인적으로 보은할 계획이다. 부디 기쁨 주고 사랑 받는 책 선물이 될 수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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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즐거운 오늘의 업무
    from 지극히 개인적인 2008-01-05 01:38 
    1년에 딱 두번 하는 업무가 있으니, 바로 명절에 거래처에 보내는 책 선물을 고르는 일입니다. 회사가 생긴 이래로 계속, 명절마다 다른 선물 대신 책을 선물하고 있고 작년부터는 책 선정하는 일을 제가 맡아서 하고 있답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는 책들이다 보니 일단 대중적으로 읽기 쉬운 책들을 고려하게 되구요, 여기에 플러스 알파로, 작품성, 작가 인지도, 다양한 분야의 책, 뭐 이런 것들을 복합적으로 고려하게 되고요- 가격은 대략
 
 
순오기 2008-01-05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사에서 거래처에 책을 선물한다는 거 쉬운 일이 아닐텐데, 계속 하는 웬디양님 회사가 멋져 보이네요. 게다가 추천하는 지기님들은 더 멋지고!
아니, 이런 이런~~~ 한시 안에 잠들기 한다더니 올린 시간이 몇시야요? ㅎㅎ

웽스북스 2008-01-05 01:54   좋아요 0 | URL
오늘은 금요일이잖아요 금요일은 예외에요 ㅎㅎㅎ
책선물은 좋아하시는 분들은 좋아하고, 싫어하는 분들은 싫어하고 그래요
그래도 뭐 저희는 꿋꿋이 전통으로 만들고 있어요 ㅋㅋㅋ

바람돌이 2008-01-05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래처에 책을 선물한다고요. 그런 회사도 있군요. ㅎㅎ

웽스북스 2008-01-05 01:55   좋아요 0 | URL
아, 네 명절 때마다 선물하고 있어요-
사실 책보다 책갈피에 사람들이 더 관심이 많긴 해요
책갈피로 행운번호 추첨해서 mp3 뭐 이런거 주거든요 ㅎㅎㅎ

비로그인 2008-01-05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래처에 책선물하는 회사에 다니는 웬디양님께서 즐거우시겠어요.
책선물할 때는 고르면서 들뜨잖아요.
그리고 새로 좋은 책도 알게 되구요.
저도 저 위에 있는 책 눈여겨 보고 갑니다.

웽스북스 2008-01-06 02:07   좋아요 0 | URL
네 책 고르는 일은 항상 신나요
그래도 좀더 신나는 책들이 많이 선정됐더라면 좋았을뻔했어요

깐따삐야 2008-01-05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앙! 웬디양님 덕분에 아침부터 페이퍼에서 내 닉넴 보니까 참말로 흐뭇허요!
선정해주신 웬디양님과 과장님께 감사드려요.^^
(자기가 쓴 책도 아니면서. ㅋㅋㅋㅋ)

웽스북스 2008-01-06 02:07   좋아요 0 | URL
흐흐흐흐 그러게요 ㅋㅋㅋ
원한다면 페이퍼에 깐따삐야님 이름은 매일도 쓸 수 있어요

무스탕 2008-01-05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회사랑 거래처 하고 싶어요 ^^

다락방 2008-01-05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회사랑 거래처 하고 싶어요 ^^ 2

웽스북스 2008-01-06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다락방님 //
그러니까 1년에 책 2권 때문에 야근많고 빡세고 힘든 쓰리디 직종으로 오시겠다는 건가요? ㅎㅎㅎㅎ 그냥 사서 보시는 편이 나을 듯 해요 ㅎㅎ

프레이야 2008-01-06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고르셨군요. 전 추천은 못해드렸지만 오오~ 모두 욕심나는 책들이네요.
거래처에서 책갈피에 더 관심이 있군요.ㅎㅎ
아무튼 그래도 좋은 아이디어네요. ^^
거래처들 좋으시겠당~

웽스북스 2008-01-06 16:11   좋아요 0 | URL
책은 남 주고 책갈피만 갖는 사람도 많아요- 그야말로 제사보다 떡밥에 관심인데, 떡밥이 더 비싼 거니 어쩔 수 없죠- ㅠㅠ 지난번엔 닌텐도, 이번엔 쥐띠해 맞아 미키마우스 mp3, 무선마우스 이런거 주기로 했거든요 ;;;
 


제목을 쓰고 나니 무슨 부동산 페이퍼 같다. 참고로 난 부동산의 부자도 모르며 땅은 한뙈기도 없다. 그저 내 방과 침대 정도에 감사할 따름이다.

얼마 전 시사인을 보는데 내가 일하고 있는 건물이 나왔다. 강남역에서 제일 땅값이 비싼 건물이 뉴욕제과 건물이라나 뭐라나 하면서 그 근처 땅값들이 쭉쭉쭉 나와있는데 맞은편에 있는 내가 일하는 사무실이 있는 건물이 소개됐다. 땅값은 예상대로 더럽게 비싸더군. 7번 출구 도보 1분도 안걸리는 최적의 위치. 덕분에 선거철마다 귀를 막고 살아야 하는 곳. 이라고 말하면 꽤나 럭셔리한 곳에서 일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이 건물, 강남역에서 제일 오래된 건물이라는 소문이 돌 정도로 낡았다. 그래서 사무실 임대료가 근처 건물에 비해 저렴다는 소문이다. 1층 건물에 머릿돌이 있는데 내가 태어나기 전의 연도가 새겨져 있다. 헉, 정말 그 때 지은 건물인거야? -_- 건설회사 건물이어서 그런지 오지게 튼튼한가보다. 보수공사 이런 것도 잘 하는 편이지만 일단 건물 외양이 낡아서 어쩐지 여기가 내가 일하는 건물이라고 말할 때는 좀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그때 그시절엔 최첨단 건물이었을텐데 말이다. 좀 좋은 건물, 새건물로 이사가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출근시간에 일단 뛰더라도 얼마 안뛰어도 되는 그 달콤함- 외근이 많은 광고실 사람들의 그 접근성. 길 설명하기 어려워하는 내가 퀵 아저씨한테 우리 회사 위치를 설명할 수 있다는 그 짜릿함, 등등이 복합적으로 혼재돼있어 섣불리 이사가자는 말도 못한다. 물론 내 말의 영향력은 전혀 없다. (역시나 또 여담이 길어졌군.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게 아닌데-)

남들 놀러 오는 이 중심가에 나는 직장인으로 생활을 하고 있으니 나는 회사 뒷골목이라고 부르는 곳으로 사람들이 '놀러' 꾸역꾸역 몰려오는 게 참 신기하다. 여지없이 사람이 몰리는 연말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때는 사람들 많이 다니는 7번출구를 피해 8번 출구로 피해 다니기도 하고, 애매한 시간을 택해 퇴근하기도 한다. (남들 한참 놀 8시쯤?) 우리 회사가 있는 7번, 8번 출구 쪽은 특히나 젊은 사람들의 노는 문화가 발달한 번화가이다 보니 식사 메뉴를 정하기도 참 애매하다. 2,3번 출구 쪽만 가도 사무실이 많아 밥집이 좀 있는데 이쪽은 그나마 점심 메뉴도 안하는 저녁 시간에는 참 뭐먹을까 뭐먹을까 고민을 하게 되는 일이 많다. 오늘은 오므토토마토에서 오므라이스를 먹었다. 사람이 많아 10분이나 기다렸다. (느끼한 것을 좋아해 사람들의 만류에도 트리플치즈퐁듀오므라이스를 먹었는데 아직까지 속이 느끼하다 욱)

저녁을 먹으며 음식점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비교적 오래된 춘천닭갈비 앞에 깔끔한 건물의 유가네 닭갈비 체인이 들어왔고- 얼마 전 춘천닭갈비가 망했다. (망한건지 없어진건지는 모르나 유가네의 승리였나보다) 강남역 상권의 음식점들은 사실 다 고만고만하다. 특별히 맛있는 집은 많지 않고 그냥 대부분 평작 정도는 된다는 얘기다. (그래서 우리는 강남에 왔는데 뭐가 맛있니? 라고 물어볼 때 가장 난감하다. 그냥 종류를 말하면 갈만한 데를 알려줄게, 라고 말을 돌린다 ㅋㅋ) 암튼 유가네와 춘천닭갈비를 비교한다면 춘천닭갈비 쪽이 더 나았다. 유가네는 한번 갔다가 맛이 없어서 더 이상 가지 않았던 집. 춘천 닭갈비가 훌륭했던 건 아닌데 유가네가 맛이 없었다. 그런데 망한 건 춘천 닭갈비 쪽이었다. 춘천 닭갈비 건물엔 깔끔한 이탈리안 스파게티 가게가 들어왔다.

사실 그런 집이 좀 더 있다. 회사 앞에 커리스토리라는 카레 집은 3분 카레 수준의 카레에 돈가스, 소세지 뭐 이런 것들을 내주는 음식점. 처음 이 가게를 갔을 때 나는 당연히 석달도 못가 망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2년도 지난 지금까지 이 집은 건재하다. 항상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우리는 여전히 놀란다. 혹시 그 때가 처음이어서, 음식 솜씨가 숙련되지 않았던건가, 하는 의혹에 다시 찾아간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음식맛은 여전히 그자리에 있었다. 진짜 맛있는 집은 골목을 조금 더 올라가 구석진 곳에 있는 탄이라는 인도커리전문점이었다. 진짜 인도 아저씨가 만들어주는 커리였는데 점심 메뉴 가격이 난까지 포함해 6000원 수준이어서 우리는 매우 사랑해줬었다. 그런데 아저씨가 인도로 돌아가버렸고, 주인이 바뀌었다. 더이상 예전의 탄이 아니었다.

또 한군데. 골목을 사이에 두고 커리스토리 옆에 있는 김찌몽이라는 김치찌개 가게. 웬만하면 김치찌개는 참 맛없게 하기도 어려운 음식인데, 여기 김치찌개는 참 맛이 없었다. 그래서 역시 다시 안간 음식점이다. 여기는 한달만에 망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벌써 1년 이상을 살아 있다. 여기는 혹시나 해서 다시 찾아갈 생각도 안했다. 강남역에서 김치찌개가 맛있는 집은 그 골목 옆골목으로 올라가 코너를 돌면 나오는 바우골이라는 음식점이다.

강남역 상권의 음식점들은 붙박이가 아닌, 뜨내기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기 때문에 맛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하다. 그냥 좋은 위치, 적당한 수준의 맛, 그리고 깔끔함, 정도만 갖추면 대략 장사가 되나보다. 춘천닭갈비와 유가네의 승부에서 볼 수 있듯 - 강남역에 놀러온 손님들의 마음에 흡족한 깔끔함을 제공하면 되는 것이다. 이번에 왔다 맛없어 다음에 다시 안온다 해도 워낙 유동 인구가 많은 동네라 또 다른 손님을 받으면 되는 것이다. 거기서 하루 최소 한끼 최대 두끼를 해결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이런 음식점들이 우리의 생활 먹거리들을 잠식해나가는 것이 참 안타깝지만 말이다. 아! 그렇다고 인테리어가 매우 세련되거나 고급스러울 필요는 없다. 여기가 말만 강남역이지 그다지 고급 동네는 아니어서 그냥 젊은 트렌드에 맞는 깔끔하다는 느낌, 정도만 주면된다. 커리스토리의 인테리어는 4계절이 공존하는 인테리어다. 해바라기와 크리스마스 전구라니 크크 김찌몽 역시 귀여운 간판을 단 그냥 깔끔한 가게다.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 길 유가네 닭갈비를 보니 심지어 손님들이 줄을 서서 먹는다. E대리는, 어휴 저기 2층까지 있는데 꾸역꾸역 다 찾나보네, 라며 혀를 끌끌끌. 나도 덩달아 혀를 끌끌끌. 하지만 우리는 초췌 야근모드의 직장인. 누구를 보며 혀를 끌끌 찬단 말이냐. 알고보면 우리가 더 불쌍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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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8-01-04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종로에 자주 가는 편인데
거기도 뭐 고만고만해서 먹을 데가 없는데
잘못 들어가면 진짜 쪽박이라 맨날 가는데만 가요 ㅠ_ㅠ

웽스북스 2008-01-04 01:11   좋아요 0 | URL
음... 어쩌면 맛있는 음식점들이 많은 동네,란 존재하지 않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Mephistopheles 2008-01-04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쯤에서 닭갈비 사주세요 커리는 건너뛰고요.라고 댓글을 달아야 할까요.?
(강남역 옛날에 참 뻔질나게 다녔던 곳인데 이젠 거의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옛날 기억에 뉴욕제과 뒷편에 오징어요리 맛있게 하는 집이 있었고 웬디양님 사무실 뒷편에 정말정말 초라하게 지하에 위치한 가격대 성능비 월등한 분식집도 기억납니다. 이젠 다 옛 추억이죠..^^)

아 계시는 빌딩이 보나마나 뻔할 뻔자 신X빌딩이겠군요. 강남교보빌딩 대각선쪽으로 신성건설 신사옥을 짓고 있으니 아마 그 건물도 무언가 조치가 취해질지도 모릅니다.^^

웽스북스 2008-01-04 01:14   좋아요 0 | URL
에에 닭갈비 맛없는데 줄까지 서야되잖아요- 제가 칼국수 담당이었죠? 회사 맞은편에 또 고만고만한 명동칼국수가 있습니다 ㅋㅋ 이제 직급이 마이마이 올라가셔서 잘 안움직이시는 거죠? 정말 정말 초라하게 위치하는 훌륭한 분식집 궁금하네요- 옛추억이라면 몇년 전일까요? 강남호프 1,2가 존재하던 시절일까요? ㅋㅋㅋ

친절하게 X자 써주시고 건물이름 다 말해주시는 건 뭐래요- 건축통이 있다는 걸 깜빡했네요 ㅋㅋ 그 빌딩이 신성건설 신사옥이군요- 그냥 건설 담당이 신성빌딩이라 그렇게 쳐놓은 건 줄 알았는데, 신성건설 사람들 자기들은 13층 옥상에 가건물 지어놓고 사무실 살고 나머지는 다 임대주고 있어서, 굉장히 짜다고 생각했는데- 신사옥도 임대 위주로 쓰지 않을까요? ㅋㅋ

Mephistopheles 2008-01-04 02:19   좋아요 0 | URL
칼국수는 무조건 명동교자! 명동교자!

깐따삐야 2008-01-04 02:27   좋아요 0 | URL
명동교자? 교자상에 떡벌어지게 한 상 나오나부다. 맛깔스런 겉저리나 콩나물무침도 곁들여 나와주시구. 정말 맛있겠어요. 상상만으로도 넘흐 행복해!

웽스북스 2008-01-04 09:43   좋아요 0 | URL
흐흐흐 그럼 우리 명동에서 만나는 거에요? ㅋㅋㅋ
명동에 맛나는 게장집은 어디 있더라???

근데 겉저리랑 콩나물 무침은...흠...ㅋㅋㅋ

Mephistopheles 2008-01-04 11:49   좋아요 0 | URL
아쉽게도 명동에 간장게장이 맛있는 집은 없어요..신사동쯤이나 있나..그리고 제대로 먹을려면 서산을 가야 한다던데요??

깐따삐야 2008-01-04 11:58   좋아요 0 | URL
넘흐 간장게장에만 집착하신다!
더 맛있는 거 사주셔도 불평하지 않을만큼 너그러운 츠자들인뎅. ㅋㅋ

웽스북스 2008-01-04 12:39   좋아요 0 | URL
ㅋㅋ 신사동 간장게장 골목에서 간장게장 먹고 고 앞에서 버스타면
명동 가는데 15분도 안걸린답니다 ^^

깐따삐야 2008-01-04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 지리를 잘 몰라서 읽으면서 군침 도는 대목만 부릅뜨고 챙겨봤어요. ㅋㅋ
전에 친구 만나러 서울 갔을 때 강남센트럴시티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못 찾아서 무려 30분을 헤맸다죠. 이노무 길치!
매콤한 닭갈비 먹구 싶어요. 우동사리 볶아 먹음 대따 맛나는데. 냠~

Mephistopheles 2008-01-04 02:20   좋아요 0 | URL
간장게장으로 서울 불러내고 일부러 외떨어지게 한 후 멀찌감치서 키득거리면서 불안하게 두리번거리시는 깐따삐야님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해요..=3=3=3

깐따삐야 2008-01-04 02:25   좋아요 0 | URL
그러니깐 사주신다는 말씀이죠? ㅋㅋ

웽스북스 2008-01-04 10:10   좋아요 0 | URL
깐따삐야님 // 강남 센트럴 시티 헷갈려요- 저도 헷갈린답니다 자책하지 마세요 깐따삐야님 ^^ ㅎㅎㅎ 매콤한 닭갈비 우동사리 볶음까지 추가되면 우리 대체 함께 몇끼를 먹어야 하는 걸까요? ㅋㅋㅋㅋㅋㅋ

메피님 // 어머 전 그럴 수 없어요~!

순오기 2008-01-04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남 그동네는 몇 번 안 가봐서 잘 몰라욧~ 그런데서 살라하면 콱 ~숨이 막힐거 같아요.
그냥 나 사는 빛고을이 좋아요. 맛난 음식도 대따 많고요~ ㅎㅎㅎ

웽스북스 2008-01-04 10:11   좋아요 0 | URL
콱 숨 막혀요 정말 ㅠㅠ
빛고을 부러워요 흑흑
사실 광주는 한번도 안가봤어요

Mephistopheles 2008-01-04 11:48   좋아요 0 | URL
광주음식은..정말 맛있죠..저렴하고 푸짐하고..^^

깐따삐야 2008-01-04 11:55   좋아요 0 | URL
몇년 전에 아는 분들이랑 담양 추월산에 갔었는데 근처에서 묵은지김치찌개를 사먹었었죠. 묵은지라고 다 묵은지가 아닌데 그 집은 어찌나 맛있던지 다들 거의 말도 없이 먹어대느라 정신 없었어요. 아주머니가 밥도 그냥 더 주시고 말이죠.
그 이후론 전라도에 다시 간 적이 없는데 묵은지김치찌개는 아직도 생각 난다는. 역시 여행의 백미는 맛난 음식인가 보아요.^^

웽스북스 2008-01-04 12:4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상다리가 휘어진다던데
아흥 그럼 우리 광주가면 순오기님이 맛있는 거 해주시나?
(완전 이젠 순오기님까지 물귀신 작전 ㅋㅋ)

순오기 2008-01-04 18:44   좋아요 0 | URL
크크크~ 광주에 오시면 담양 전통한정식집 가서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줄 수 있어요. 광주살이 시작되고 신랑친구들이 데려가 사 주는데 내가 중전인줄 알았걸랑요~ 정말 푸짐하고 맛이 깊고 인심도 후한 전라도로 오시와요!!

깐따삐야 2008-01-04 18:45   좋아요 0 | URL
빛고을의 큰손이신 우리 순오기님은 이것저것 허벌나게 해주신 다음!
만약 다 못 먹으면 슬쩍 속상해하시면서 서재에 댓글 끊구 머 그러실 것도 같당깨요. ㅋㅋㅋㅋ

깐따삐야 2008-01-04 18:47   좋아요 0 | URL
와! 순오기님 댓글이랑 제 댓글이랑 거의 동시에 올라왔네요.
근데 순오기님이 쓰신 내용을 보니 굳이 댓글 안 바꿔도 되겠다. ㅋㅋㅋㅋ

웽스북스 2008-01-04 23:53   좋아요 0 | URL
아아 해야 하는 것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다 할 수 있으려나 ㅠ

저도 광주 가서 중전마마 되보고 싶어요 흑흑

순오기 2008-01-06 20:41   좋아요 0 | URL
광주이벤트 한번 할테니 다들 오십시오.
음, 신록이 푸르러지는 5월이 좋긴 한데 '5.18기념'으로...?

깐따삐야 2008-01-07 01:22   좋아요 0 | URL
앗싸! 순오기님 덕분에 5월엔 깐상궁이 중전으로 승격하는 기념월이 되겠사와요. 호호.^^

웽스북스 2008-01-07 01:45   좋아요 0 | URL
우와 우와 그럼 진짜 날 잡는 거에요? ㅋㅋ

비로그인 2008-01-04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글에 동감입니다.
친구들과 대학시절 그 동네서 만났는데 늘 뉴욕제과에서 불어터진 스파게티에 마늘빵만 먹고 갈 데 없었던 기억납니다.
브이존이나 월드 팝에는 자주 갔었죠.ㅎㅎㅎ(지금은 없어졌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웽스북스 2008-01-04 10:13   좋아요 0 | URL
전 정작 뉴욕제과에서 뭘 사먹어본 적은 없어요
맨날 번쩍번쩍한 간판만 보죠 ㅎㅎ
브이존이나 월드팝은 잘 모르겠어요
제가 워낙 돌아다니는 걸 안좋아해서 회사 주변밖에 모르거든요 ㅠ

마늘빵 2008-01-04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깐 제가 정리할게요. 메피님이 게장 사시고, 웬디양님이 닭갈비 산다는거잖아요. 그죠?

웽스북스 2008-01-04 10:13   좋아요 0 | URL
땡땡땡!! 아니에요!!!
다시 페이퍼들 복습하고 오세요 (주의 : 덧글 위주로 볼것)

2008-01-04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미달 2008-01-04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남역 싫어요.
가까운데 살아서 교보갈 때 마다 걸어가는데 갈수록 더 정이 안 가는 동네인듯 -_ㅠ

웽스북스 2008-01-04 12:40   좋아요 0 | URL
미미달님 어디살아요?
교보 근처 공사하고 해서 더 정신없고 정이 안가죠
저도 지금은 참 이동네 싫어 싫어 하면서 다니고 있는데

또 딴동네 가면 아련하게 그리울지도 모르겠어요 참

미미달 2008-01-05 01:04   좋아요 0 | URL
3번 출구로 쭉 내려와서 양재역 부근에 산답니다. :)
집에서 교보문고까지 걸어가면 정확히 40분 걸려요. =ㅅ= ㅋㅋ
 


차마 명문화하지 못한 새해 숨은 목표가 하나 더 있으니, 그건 1시 이전 취침이었다. 물론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1시 이전 취침,을 잘 지켜본 적이 없다. 물론 반대급부로 아침잠이 많아 특히 수면이 부족했던 날은 완전 걸인의 형상으로 출근할 때도 있다. 내가 퇴사 충동을 느꼈던 열에 일곱 정도는 (열번이 되는지는 모르겠다만) 아침 출근 시간이었다.

명문화하지 못했던 이유는 지키지 못할 걸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그렇고. 날마다 잠들지 못하는 이유는 다른데, 오늘은 서재, 아니 정확히는 메피님 때문이다. ㅋㅋ 혼자 서재 조별이벤트에 전략을 막 짜고 있었는데, -_- 결국은 무전략이 최고의 전략이라는 요상한 결론을 얻었다. (괜찮아요 메피님 경제만 살리면 돼요)

이렇게 서재 때문에 하얀 밤을 보내는 날이 점점 늘어나지만, 나는 이 서재를 결코 버릴 수 없음을 알고 있다. 그 이유는 지금 읽고 있는 청춘의 문장들에 나오는 부분으로 대체해본다.

   
 

오만한 반 다인이나 똑똑한 에코와 톨킨을 제외하면 누군가 어느 날 갑자기 소설을 쓰기로 결심하고 한쪽 구석에 앉아 글을 써내려가는 장면을 상상할 때 어떤 애잔함 같은 것을 차마 떨칠 수가 없다. 누군가 그런 소설을 가리켜 키친 테이블 노블이라고 말했다. 식탁에 앉아서 쓰는 소설이라는 뜻인데, 전문적인 소설가가 아니라 일반인의 처지에서 쓴 소설이 크게 인정받았을 때 붙이는 이름인 듯 하다.

키친 테이블 노블이라는 게 있다면 세상의 모든 키친테이블 노블은 애잔하기 그지없다. 어떤 경우에도 그 소설은 전적으로 자신을 위해 씌어지는 소설이기 때문이다. 스탠드를 밝히고 노트를 꺼내 뭔가를 한없이 긁적여 나간다고 해서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도 어떤 사람들은 직장에서 돌아와 뭔가를 한없이 긁적이는 것이다. 그리고 이상한 일이지만 긁적이는 동안 자기 자신이 치유받는다. 그들의 작품에 열광한 수많은 독자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키친 테이블 노블이 실제로 하는 일은 그 글을 쓰는 사람을 치유하는 일이다.

 
   


나는 소설을 쓰지 못하니 '키친테이블노블'을 쓰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방에 있는 침대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기대어 서재에 페이퍼를 쓰고 있으니 룸베드페이퍼,정도는 쓰고 있는 셈이다. (원래는 베드페이퍼라고만 썼는데 제목이 너무 옐로우서재리즘틱해서 -_- 말이 안되는 거 알지만 앞에 룸을 붙였다)

다른 사람도 다 그럴 거라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나는, 여기에 뭔가를 써내려간다는 일을 통해 분명 위로 받고 있다. 잊고 있던 기억을 불러내기도 하고, 차마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들을 표현하기도 하고, 일상에 즐거움과 새로움을 부여하기도 하면서. 그러니 나처럼 소설을 쓸 깜냥이 턱없이 부족한 범인에게, 이 서재는 참으로 고마운 존재인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그저 읽어주고 있을 뿐인 당신도. ^^

1시 이전 취침,이라는 목표는 아무래도 그냥 기억속에서 흩어져버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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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족위로랄까 (부제:올빼미의변)
    from 지극히 개인적인 2008-09-20 01:48 
          소위 생체시계학자라고 불리는 과학자들은 열 명 가운데 여덟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정상적인 생체 주기를 따른다(즉 오전 7시 반쯤 되면 저절로 일어나게 된다는 말이다)는 사실을 입증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여
 
 
Mephistopheles 2008-01-03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주니의의 입성으로 인해 룸베드페이퍼가 아닌 룸맨바닥페이퍼입니다.

웽스북스 2008-01-03 03:15   좋아요 0 | URL
흐흐 혹시 맨바닥이 더 뜨끈뜨끈한건 아니죠?
아 그나저나 난 자야되는데 낮에 커피를 바가지로 들이부은 게 화근이네요

흑흑흑 새해 두번째 출근부터 이게 뭐람

비로그인 2008-01-03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들을 모아서 '침대와 페이퍼'라는 걸로 발간하시는 겁니다.
그런데, 답글 시간대가 더 겁나네요^^;

웽스북스 2008-01-03 13:07   좋아요 0 | URL
저 답글 달고 바로 컴퓨터 꺼버렸어요 (아닌가? 맞나?) 암튼 침대에서 뒹굴뒹굴 책보다가 잠은 4시 다되서 자고 ;; 침대와 페이퍼 좋은데요? ㅎㅎ 정혜윤PD가 소송하는 거 아냐? ㅋㅋ

비로그인 2008-01-03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베드룸 페이퍼라는 말이 더 좋은데요.

웽스북스 2008-01-03 13:08   좋아요 0 | URL
그생각도 살짝 했는데, 그럼 제 방이 너무 베드룸으로 규정되는 것 같아서요 ㅋㅋㅋㅋ 말은 그게 젤 자연스럽긴 하죠 ㅋㅋ

비로그인 2008-01-03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헤헤~ 추천도장을 안할 수가 없잖아~ ( >_>)
공감 공감 - 2표, 키친 테이블 노블. 글을 쓰는 사람을 치유하는 일.
☆찜 했으니까, 이 페이퍼 삭제하면 안돼요. 나중에 또 볼거얌~ㅋㅋ

웽스북스 2008-01-03 23:05   좋아요 0 | URL
우와, 추천을 두번도 할 수 있나요? ㅋㅋ
페이퍼 삭제 안할 거에요 엘신님
흐흐 나도 별찜을 당해보는구나, 디게 기뻐요 ^^

흠, 근데 엘신님은 소설을 쓸 깜냥이 되는 분이잖아요 생각해보니
뭐야뭐야 나랑은 레베루가 다르잖아

비로그인 2008-01-04 09:38   좋아요 0 | URL
아니요, 추천은 한번. 공감은 제가 개인적으로 주는 표에요.ㅋㅋ
(잘 모아둬요~ 혹시 나중에 이벤트 할지 몰라~ ㅡ_ㅡ 히죽)
그런데 '깜냥'은 무슨 뜻이에요? (지구말 다 몰라~ =_=)

웽스북스 2008-01-04 10:14   좋아요 0 | URL
그니까, 할 능력이 안된다, 뭐 이런거? ㅋㅋ
추천보다 공감이 더 좋아요 헤헤
이거 잘 모아놔야 되는거구나 앗싸~~ (나 기억력 나쁜데 ㅋㅋ)

깐따삐야 2008-01-03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춘의 문장들에 저런 말이 나왔었다는 걸 몰랐네요.
어떤 책의 어떤 문장이 와닿는 것도 타이밍이 중요한가 봐요.^^
머 어쨌거나 웬디양님은 나와 함께 가야 되욧! 흐흐흐흐.


웽스북스 2008-01-03 23:06   좋아요 0 | URL
맞아요- 가끔 멋모를 때 읽어버릴 책들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하는 이유가 여기 있죠 어쨌거나 깐따삐야님, 배신하면 죽음 (근데 뭘? ㅋㅋ)

순오기 2008-01-04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룸 베드와 베드 룸의 차이가 엄청날까요? ^^
다 그게 그거 같은데~~~헤헤
그래서 어제 심야에 웬디양님이 없었구낭~~이거 작심삼일일거얌!

웽스북스 2008-01-04 12:46   좋아요 0 | URL
아 어제두, 1시반 넘어서 잤어요 ㅠㅠ
나 자는 동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덧글이 오갈 줄이야
역시 다들 올빼미들이에요 흐흐

& 이런 사소한데 집착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에요 ㅋㅋ

해적오리 2008-01-04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과 같은 조에 편성해주신 메피님이 감사하군요. ^^

웽스북스 2008-01-04 23:52   좋아요 0 | URL
아이쿠 해적없다님 말씀많이라도 감사드려요 ^^
이렇게 해적없다님과 가까워진 느낌이어서 저도 좋아요

메피님 짱!
 



새해 첫근무날
야근같은 건 당연히 하지 않는다
이건 2008년을 맞이하는 나의 자세와도 같은 것
올 한해는 덜 야근하고 더 웰빙해야지 ㅋㅋ

일이 남아도 살짝 버려두고 오는 센스

옆자리 파릇파릇 신입 y씨는 영어학원 수강안내를 보고 있다
과장님은 저녁 먹고 연말 보내느라 2주간 못한 운동을 시작한다며 으쌰으쌰 나갔다
엘레베이터에서 만난 모 차장님도 오늘부터 운동을 시작한다고 하신다
아침에 운동을 하고 오신 모 차장님2는, 새해 첫날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다고 했다

모두들 운동하고 공부하러 나가는 의지충만의 새해 첫날의 풍경

나는 여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명동으로 날아가 좋아하는 언니를 불러내 같이 밥을 먹었다

이게 내 방식



우리는 여전히 밥도 많이 먹고 (다이어트는? 과자를 줄인다고요)
시끄럽고, 하하하 거리고, 지하철에서 앉는 것에 집착하고,
명동에서 우리집까지 오는 45분 거리가 짧다고 투덜투덜대며 헤어졌다

이렇게 내모습 그대로 스물아홉이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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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02 2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02 2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깐따삐야 2008-01-02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무실 사람들은 곧 웬디양님이 매우 현명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거에요.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만 함 기다려봐요. ㅋㅋ

웽스북스 2008-01-03 00:26   좋아요 0 | URL
하지만 반전
이글 쓰고나서 영어공부 했다는거? ㅋㅋㅋ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08-01-03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만 스물셋인갑요..액면으로따지면 학상~ 인걸요..^^

웽스북스 2008-01-03 00:3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맞다 맞다 나 그렇지?
착한 할머니 할아버지들 눈에만 ㅋㅋ

근데 조편성은 안하시고 왜 여기서 노시는 거에요 ㅋㅋ

turnleft 2008-01-03 0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제 방식은 감기 오지게 걸려서 진상 떠는겁니다.
나이가 들었나, 왜 이리 감기에 자주 걸리는지.. ㅠ_ㅠ

감기 조심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웽스북스 2008-01-03 23:07   좋아요 0 | URL
아이구 턴레프트님, 감기 걸리신거에요? ㅠㅠ
감기조심하세요 (판피린에프)

아프면 얼른 주무셔야죠 4시 47분이라뇨
(혹 기상시간인건가요?)


비로그인 2008-01-03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이죠. 상대적인 시간을 리모콘으로 맘대로 조절했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이 천천히 가고 싶을 때는 '느리게', 그 반대는 '빠르게' ㅋㅋ
아, 영화 [클릭]이 떠오르네.^^

웽스북스 2008-01-03 23:08   좋아요 0 | URL
아, 나는 강풀의 타이밍이 떠오르는데요? ㅎㅎ
영화 클릭은 못봤어요- 괜찮나요?

비로그인 2008-01-04 09:27   좋아요 0 | URL
제 카테고리에서 [영화] 부분을 클릭한 후 리뷰를 읽어보세요.^^
참고가 되실 겁니다. 영화, 괜찮았어요.^^

웽스북스 2008-01-04 10:15   좋아요 0 | URL
ㅎㅎㅎ 감사합니다 ㅋㅋ
어둠의 경로도 함께 알려주시면...쿨럭...ㅋㅋ

비로그인 2008-01-04 14:08   좋아요 0 | URL
어둠의 경로..? ㅡ_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