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형을 알았어요



나는 학교 다닐 때부터 눈이 좀 낮다,기보다는 좀 특이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내가 잘생겼다고 한 누군가를 사람들이 잘생겼다고 해주는 경우가 드물었달까. 어제 교수님 이야기에 썼던 교수님 중 잠깐 스쳐가며 언급된, 사은회날 내 편지를 받았던 신선생님의 경우, 솔직히 내가 잘생겨서 좋아했다고 말하면 친구들이 다 쓰러졌다. 애들은 내가 선생님의 지성을 좋아한 줄 알지만 솔직히 선생님 부임 첫해에 수업은 그리 훌륭하지는 않았. 근데 난 그 수업이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었다. 저 마이너한 유머코드하며, 한석규 목소리에 감우성을 닮은 얼굴이라니! 난 친구들에게 우리 신선생님은 목소리는 한석규, 얼굴은 감우성이야, 라고 말했는데, 내 주변 친구들은 이렇게 말했다. 정신차려, 웬디야- 선생님은 김용만을 닮았어, 하지만 난 한번도 김용만을 보고 멋지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내가 멋지다고 했던 사람들의 공통점이다. 내눈엔 감우성 남들눈엔 김용만 아 너무해들 진짜

회사에서도 거래처인 K사의 차장님을 가리켜 내가 '아, 그 잘생긴 차장님이요?'라고 했다가 모두가 쓰러진 적이 있었다. 누구???? 잘생긴 차장님???? 아, 솔직히 나는 그 분은 정말 객관적으로 남들 눈에도 잘생겼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반응은 다들 쟤 뭐니,의 수준이었다. 그 차장님은 지금 봐도 너무너무 잘생겼는데- 아 너무해들 진짜-

그리고 또 거래처인 P사의 대표이사님 역시 비슷한 과다. 차이가 있다면 이분은 좀 더 피부가 검다는 것? 암튼 과장님께 저 이사님도 제 이상형에 가깝게 생기셨어요,라고 말했다가 죽도록 놀림 당하고 이사님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우리 과장님이, 선아는 이사님이 이상형이래요- 라고 말하시는 바람에 창피해서 죽을 뻔한 적이 있었다. 아 너무해들 진짜- ㅜ_ㅜ

엄마는 나의 남자보는 눈이 영 못미더우신가보다. 엄마는 나랑 같이 살던 C양과 사람보는 눈도, 취향도 비슷해 둘이 짝짜꿍이 돼 나를 놀리곤 했다. 실제로 엄마가 나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사위삼고 싶어하며 침을 흘리던 K는 지금 C양의 남자친구다. (그러고보니 내 눈엔 K가 정말 김용만을 좀 닮은 것 같은데, -K야 미안~!- 다시 말하지만  내 이상형은 김용만이 아니라 감우성이다- 오다기리죠가 이상형이라 외치던 C였기에, 나는 주변사람들이 의혹을 수없이 제기해도 '아닐거야'로 일관했었다.)

교회에 최집사님이라는 분께서 새로 들어오셨을 때, 난 최집사님이 우리 교회에서 제일제일 멋있다고 얘기를 했었다. 저분 감우성 닮으셨다고- 난 저런 분 있으면 바로 시집간다고. 다들, 그래 좋은 사람인 것 같아, 성실하고, 바르고- 그럼 난 꼭 이렇게 말했다, 아니아니, 나는 최집사님이 잘생겨서 좋다고!!!!!!! 그러면 다들 어이없어하곤 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못생긴 얼굴'이거든? 이라고 하면서 ㅠ_ㅠ 정말 충격적이었다, 못생긴, 정도까지는 결코결코 아닌데 ;;; 특히 엄마와 C양이 놀림이 대단했다. 어떻게 최집사님이 교회에서 제일 멋있을 수 있냐며...

그리고 1년이 더 지난 지금, 사람들이 최집사님의 진가를 알아보기 시작한다. 이분 정말 너무너무 괜찮은 분이다. 내가 처음에 딱 봤던 그대로다. 가정에 잘하고, 부인 끔찍하게 아끼고, 애들한테 정말정말 좋은 아빠. 내 눈을 그토록 못미더워하는 엄마가 오늘은 딱 최집사님같은 스타일이 정말 최고라며, 그런 신랑감만 데려오면 된다고- 엄마가 니 눈을 못믿었었는데, 니 눈이 최고로 정확하다며- 어떻게 딱보고 그렇게 사람을 잘 알아보냐고, 이제야 좀 안심히 된다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신다, 나는 의기양양하여, 응 엄마 내가 사람을 쫌 봐, 딱보면 쫌 알아,라는 초거만을 떨며 내가 잘 알아보고 데려올테니 걱정마,라고 답했지만 엄마가 잊고 있는 건, 내가 좋아했던 건 인간 됨됨이도 됨됨이지만, 그 이전에 얼굴이었다는 거!

후후 나 너무 외모지상주의인 것 같아,라고 말하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비웃으려나 ㅋㅋ 내 기준 안에서만 외모 지상주의, 남들이 보기엔 얼굴보다는 인성을 중요시 하는 사람-

그나저나 스물여덟살이 마감되는 시점이다보니 요즘들어 부쩍 엄마의 초미의 관심사가 나의 결혼이 되고 있는 듯 하다. 엄마맘대로 사위감 1순위였던 K군을 C에게 보냈기 때문인걸까? 암튼 난 향후 3년간은 계획에 없는데, 3년 이후에도 실은 잘 모르겠는데 말이다 -

그래도 일단 이런 건 엄마한테 처음 인정받아봤다는 기쁨 ^^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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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12-02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를 읽은 결과, 웬디양님은 다른 여성들과 한 남성을 두고 경쟁할 일은 없을거 같은데요. 이건 좋은거에요. 하하.

웽스북스 2007-12-02 12:51   좋아요 0 | URL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상형'이라고 말하지만은 않아서 그렇지 실전에서는 다들 이쁜 마누라 얻어서 잘 사시는 분들이셔요 ㅋㅋ 그러고보니 저 이상형 분들은 또 다 유부남이라는 공통점이 ㅎㅎㅎ 모든 사람들이 다 자기 이상형이랑 결혼하는 건 아닌 것처럼, 저도 꼭 제 이상형인 사람만을 만난 건 아니구요 ㅋㅋ 남자는 결혼후 살집이 잡혀야 저런 풍채(?)가 완성되는 건가? 라는 생각도 했었어요 ㅋㅋ

Mephistopheles 2007-12-02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그래도....감....우성정도면 지성미에 샤프한....눈이 높으신 거잖아욧.

웽스북스 2007-12-02 17:52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하 감우성....은... 그렇죠 -_-ㅋㅋ
문제는 그러니까, 저 분들을, 아무도, 감우성이라고, 생각, 안해준다는 거....아....갑자기 저분들게 죄송해지는데, 저분들 정말 잘생기고 멋진 분들이시거든요? 그러니까, 음...ㅠ_ㅠ 결론이 뭐라는거지? ㅠ_ㅠ

비로그인 2007-12-03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핫. '내 눈에 좋으면 그만' 아니겠습니까.
결국 '사랑은 내가 하지 남이 하나~' 이니까요. ^^

웽스북스 2007-12-03 18:22   좋아요 0 | URL
글죠글죠, 오늘도 꿋꿋하게! 내 스따일을 찾아~
 


2006년에 무슨 영화를 마지막으로 보고, 무슨 책을 마지막으로 읽었더라, 생각하며 들춰보니
별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채로 마지막 영화와 책을 봤던 터라,
뭐 그닥 인정하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하하

2006년의 마지막 책 - 앨리스, 30년만의 휴가
2006년의 마지막 영화 - 올드미스다이어리

올드미스다이어리는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기 전에 뜨는 시간동안 부랴부랴 극장으로 가서 잠깐 보고 왔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했었고, 앨리스, 30년만의 휴가는 그닥 큰 감흥은 없었으나, 2007년에는 나에게 가끔 편지를 써보자,라는 계획을 세우게 했던 책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결국 편지는 낯간지러워서 한통도 못썼지요


2007년 마지막 달의 첫 날입니다
올 한 해는 좋은 책과 좋은 영화로 마무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지막 책과 영화를 미리 정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선정된 책과 영화는 아래와 같습니다


<2007년의 마지막 책>

며칠 전에, 삼십줄을 넘긴 지 꽤 오래된 매력적인 여성분께 선물 받은 책입니다. 언제 읽을까, 하다가 2007년의 마지막 책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결정했지요.
스물 아홉은 삼십대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한 해이니까요, 라고 얘기하지만 실은 진짜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물 아홉의 마지막에 읽으면 너무 우울할 것 같으니 스물 여덟의 마지막 때에 미리 읽어두자 ㅋㅋ

스물 아홉은 서른을 이해할 수 있는 서른 전 가장 가까운 나이이고, 저는 이 책을 서른을 넘긴 후에 읽고 싶지는 않기에, 스물 아홉을 맞이하는 해를 시작하기 전 이 책을 읽겠다고 결심했지요 ^^


<2007년의 마지막 영화>


좀 유쾌한 기운을 받고 마무리하고 싶은 2007년입니다

배두나를 워낙 좋아해서, 나온 작품들은 많이 보려고 했는데, 이 영화는 어둠의 경로로 다운받아 하드에 담아놓고 자막 다운받는 걸 깜빡한 나머지 여태껏 보지 못하고 있는 영화지요- 하나는 좀 심각하고 분위기 있는 녀석으로 준비했으니, 하나는 신나게 맘껏 질러봐야지요
흐흐 실은 이번 2007년이 좀 이랬답니다


그러고보니 하나는 30대, 하나는 10대에 관한 작품이네요
저는 20대인 현재보다는 미래나 과거를 열망하며 사는걸까? 라는 생각이 잠시 드네요
대답은, 아닙니다

늘 현재에 충실하며 살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래도 마지막 날이니까요, 평소와는 좀 다를 필요도 있지 않겠습니까? ^^



다른 분들도 마지막 책과 영화에 대한 계획을 세워보면 어떨까요?
이 글은 테마로 등록할 예정입니다
먼 댓글로 마지막 계획을 들려주시면, 가장 부러운, 혹은 공감가는, 혹은 가오나는(?) ㅋㅋ
마지막 계획을 들려주신 분께, 마지막 책으로 선정한 작품을 선물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두번째 이벤트, 첫번째 테마등록입니다 흐흐

책과 영화는 디폴트,
플러스 알파로 뭐 마지막을 함께 보낼 사람이라던가, 듣고 싶은 음반이라던가,
이런 것들을 소개해 주셔도 좋을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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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계약과수수료
    from 2007-12-1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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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일본영화DVD_2007년발매
    from 책의 바다에서 2007-12-30 22:41 
    2007년 발매되는 일본영화 DVD 모음...
  3. 지나간 날들의 대한 후회
    from 심심풀이 땅콩 2007-12-31 20:03 
    이 책에서는.. 지나간 날들의 대한 후회를 적어 놓은 내용인 것 같다.. 솔직히 9천원이란 돈을 주고 샀지만.. 9천원에 대한 값어치는 충분히 한 것 같다.. 어찌 보면 모두들 다 아는 내용이지만..   내 나이가 올해 26이다.. 이제 2007년도 마지막이다. 내년이 27살이다..  길거리가다가 보면 고등학생들을 보게 된다.. 아.. 내가 고등학교 다닐땐 뭘 정말 해보고 싶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때
  4. 서티데이즈 오브 나이트
    from 2008-01-29 21:24 
    모 tv영화프로그램에서 내용을 대충 보고는 "이거다" 싶어 냉큼 가서 봤던 영화. 스포일러성 프로그램인지라 그것만 봐도 대충 내용을 알수 있었지만 어디 스크린으로 보는것만큼이랴! 게다가 하드보일드를 좋아하는 편이라 화면이 온통 피칠갑인것을 보고 룰루랄라 기분도 좋게 관람하였더랜다. 영화 "진주만" 에서 일약 스타로 발돋음한 "조쉬 하트넷" 과 "니콜 키드먼" 에 이어 호주 여배우의 계보를 잇는 신예 "멜리사 조지" 가 출연한다. 사실 진주만을
 
 
다락방 2007-12-01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십세라는 작품은 몰랐던 작품이예요. 웬디양님의 이 페이퍼때문에 슬쩍 보관함에 넣어갑니다. 삼십세를 넘겼지만, 읽어보고 싶어서요.

웽스북스 2007-12-01 23:32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아직 읽어보지 못해서 뭐라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추천해주신 분의 말에 의하면, 두고두고 읽을만하다고 하시더군요
히히 ^^

마늘빵 2007-12-01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7년 마지막 영화로 저는 <봄날은 간다>를 다시 보렵니다. 오랫만에.
책은... 그냥 그때 되서 읽게 되는 걸로. -_-

웽스북스 2007-12-01 23:33   좋아요 0 | URL
봄날은 간다, 흠.... 20대가 간다,는 뜻인가요? ;p
흐흐흐흣 ^^

하루(春) 2007-12-02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두나가 저 영화에 나왔었다는 얘길 님 페이퍼에서 보네요. ^^;
배두나가 나왔던 영화 중에는 '고양이를 부탁해'가 최고였다고 생각. 그 다음은 '플란다스의 개' ^^ 님은 어떤 걸 제일 좋아하시나요?

웽스북스 2007-12-02 14:50   좋아요 0 | URL
히히 저도 그 두작품 좋아하고, 괴물도 재밌게 봤었어요, 여기서 배두나도 은근히 빛났지요 ^^ 플란다스의 개는 비교적 최근에 봤었고요- 제일 재미없었던 건 굳세어라 금순아? 막이러고 ㅋㅋㅋ
전 드라마 떨리는 가슴을 보면서 배두나를 눈여겨보기 시작했어요- ㅎㅎ 떨리는 가슴도 완소드라마였지요 ^^ 너무너무너무 사랑스러웠어요- 배두나, 배종옥, 고아성, 세여자 전부

stella.K 2007-12-03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두나 저도 좋아해요. 29도 좋구요, 30도 좋아요. 지내놓고 나면 다 아름답니니깐요. 흐흑!

웽스북스 2007-12-03 18:22   좋아요 0 | URL
앗, 저는 스텔라님이 저와 비슷한 연령대인 줄 알았었는데, 아닌가보네요 ^^
부디 아름답게 지낼 수 있길 바라야죠 ^^

stella.K 2007-12-04 10:37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정신연령은 웬디님과 비슷하거나 한수 아래일 거여요. 어려워 하지 마세용!ㅋㅋ

웽스북스 2007-12-04 17:35   좋아요 0 | URL
ㅎㅎ 어렵다뇽
스텔라님 뒤에 붙은 숫자가 정신연령이셨군요- 제가 한 10살쯤 됩니다

순오기 2008-01-01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7년 마지막 책은 서평단 도서였던 '큰누나 일순이'를 31일까지 올리는거라 자다가 새벽에 일어나 읽고, 심야에 올렸어요. 마지막 영화는 '나는 전설이다' ^^

웽스북스 2008-01-01 19:30   좋아요 0 | URL
흐흐 저도 못지켰답니다 ㅠ

하루(春) 2008-01-04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8년의 첫번째 영화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웃집 토토로'였죠. DVD로 며칠에 걸쳐서.. ㅋㅋ 오늘도 계속 이어서 봐야 하지만 그래도 볼 때마다 귀여워 쓰다듬어주고 싶고, 털도 잡아당겨 보고 싶은 아름다운 애니라서.. ^^

웽스북스 2008-01-04 23:49   좋아요 0 | URL
아 저는 아직 영화를 못보고 있어요 ㅠㅠ
 



엄마가 3개월동안 전도학교에서 훈련을 받으셨고
오늘 수료예배가 있던 날

약속 다 깨고, 일 다 제쳐두고 달려간 이유는
우리 엄마가 좀 뒤끝이 기셔서 -_-
아무리 그래도 2시부터 4시라니,
정말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하게 만드는 스케줄이다 ;


잠결에 먼저 나가는 엄마를 봤는데
까맣게 입고 나갔길래
백합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방만한 경영을 일삼는다는 소문이 파다한 꽃집 아주머니가
배달 딱지 붙여놓고 2시간째 나가계신 바람에
난 결국 지하철역에 있는 꽃집까지 가서 꽃을 샀는데
하필 백합이 없는 거다

흰 소국을 흰 포장지로 포장해놓은 것을 샀다
가을이 지난지 얼마 되지 않은 계절이라
다들 국화다

나름 포장에도 신경을 써서 가져갔건만
이 꽃은 3개월간 엄마를 담당했던 장로님 손으로 넘어가고 ㅠㅠ
결국 엄마는 장미 한송이 들고!

아침에 문자 보내시기를
선아야, 디카 꾹 가져와라

꾹 가져와라는 또 뭔지 -_- 사진 찍는 거 귀찮아하는데
또 분부하시니 따라야지 어쩌겠습니까, 하면서 가져갔건만
나랑 사진 한장 찍을 시간도 없이 계속 바빠서
나는 결국 밖에 나와서야 겨우 찍었다 ㅠ_ㅠ

아, 나는 굳이 왜 갔던 것일까



엄마를 궁금하해던 분들이 있어서 요건 뽀나쓰
이중 누구신지는 오늘의 의상착의 부분을 적어놓은 것을 힌트로 삼으시면 되겠습니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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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12-01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접기에 맛들리셨군요 =333

웽스북스 2007-12-01 23:37   좋아요 0 | URL
크크크완전좋아요 ^^ 앞으로 남용하게 될듯
 


우산

       - 신동문

우산은 비가 내리는 때에만 받는 것이 아니라
젖어 있는 마음은 언제나 우산을 받는다
그러나 찢어진 지(紙)우산 같은 마음은 아무래도 젖어만 있다
더구나 웃음이나 울음의 표정으로
인간이 누전되어 몸 속으로 베어 올 때는
손 댈 곳, 발 디딜 곳이 없어 지리지리 마음이 저려온다
눈으로 내다보는 앙상한 우산살 사이의 하늘은
비가 오나 안 오나 언제나 회색진 배경인데
그런 기상이 벗겨지지 않는 것은
떨어진 마음을 마음이 우산 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손도 누구의 손도 어쩔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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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12-01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일랜드라는 것, 바로 알아보았어요. 제목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져요...

웽스북스 2007-12-01 20:39   좋아요 0 | URL
이 시를 읽는 순간 저 장면이 떠올랐었어요- 저는 아일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 사람이 누구건 좋은 사람일 거라고 믿고 있어요 이상한 식별법인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아직도 시도때도 없이 재복이가 그리워요 흑

하루(春) 2007-12-02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만에 하악질하고 싶은... 손우산... 저의 완소 드라마라죠. ^^

웽스북스 2007-12-02 14:49   좋아요 0 | URL
크크 네멋이나 아일랜드나.... 전 인정옥 작가라면 기절해요 ㅋㅋ
 








사실 토이는 한번도 대놓고 좋아한 적이 없다
주변에 좋아하는 애들이 워낙 많아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내 주변에 토이를, 그러니까 유희열을 '남편급'으로 좋아하던 애들이 많았는데
그래서 나는 토이를 좋아해,라고 말하기가 더 싫었던지도

마치 노랑색을 좋아하던 우리 과장님이
주변에 애들이 노랑색을 너무 좋아해서 다른 색을 좋아한다고 말했던 것처럶

그치만, 난 토이의 노래들을 좋아했다
1학년 때 기숙사에서, 컴퓨터가 없던 시절, 방에 오디오를 가져온 언니가 있어서
토이의 음악을 같이, 자주 들었다

그 시절 자화상과 함께 가장 많이 듣던 음악
(허나 자화상의 음반은 이제 찾을래야 찾을 수 없다 흑- 완전 명반인데)


토이 6집이 나왔다
기다려,라고 말한적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들어보고 싶었다
토이스러운 음악들이 가득하길 기대하면서

그런데, 사실 난 좀 실망
머물러주기를 바랐던 이 도움안되는 어설픈 팬은
살짝 혼잡한듯한 여러 음악 색들에 다소 적응을 못해버림 @%#@%@^$

친구와 이구동성으로 외쳤던 말은 '토이스럽지 않아'

유희열 입장에서는 본인의 음악적 지평이 넓어지게 돼 좋았을지도 모르나
토이향기 물씬 풍기는 음악에 젖어들고 싶었던 나로서는
몰입이 쉽지 않았다


조원선, 김연우, 윤하, 성시경, 루시드폴, 윤상, 김형중 등 다양한 뮤지션들이 함께했는데,
'토이'라는 이름으로 이 다양한 뮤지션들이 하나로 녹아드는 느낌이 아니라
각각의 이름으로 한곡씩 들고 온 컴필레이션 음반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들의 팬이 나이가 들었다는 걸 인지한 듯한
나같은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감성에 착 감겨드는 것 같은 음악도 있었지만
마음을 울릴 정도는 되지 못했다


뭐, 나중에 듣고 또 들으면 '재발견' 하게 되는 곡들이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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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초의시종 2007-12-01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째 태그ㅡㅜ;;; 감성에 감겨들지만, 마음을 울릴 정도는 아니라는 말씀이 인상적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감성에 감겨드는 걸 그냥 마음에 울리는 거라고 같게 생각해버리는데, 역시 왠디양님의 감수성은 예민하시군요!!ㅎㅎ

웽스북스 2007-12-01 10:43   좋아요 0 | URL
감수성이 예민했다면 감성에 감겨드는 음악을 듣고도 아아아~ 마음에 울려~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ㅋ 제 감수성은 역시나 예민보다는 까칠쪽에 가까운 것 같아요- 아직 그정도는 아니거든? 막 이러면서 ㅋㅋ

Hani 2007-12-01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다렸던 토이 6집은 구입하려고 하는데... 이 글을 먼저 보게 되었네요. 오래 기다렸던것 만큼 기대 많이 하고 있는데, 얼른 들어봐야겠어요. 윤종신 콘서트에서 토이를 처음 보고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주욱 좋아하게 되었고, 유희열의 는 학창시절 늘 함께했던 것 같아요.

웽스북스 2007-12-01 17:42   좋아요 0 | URL
아 아니에요- 제가 괜히 편견을 갖게 한건 아닌가 모르겠어요- 글쓰고 미안해서 다시한번 들었는데 첫번째 두번째 들었을 때보다는 낫더라고요 ㅎㅎ 원래 또 들을수록 더 좋아지는 것들도 있으니까요 ^^

좋다는 사람도 여기저기 많아요- 토이의 음악보다 제 취향이 더 빨리 변해버린건가 싶기도 하고요 ㅋㅋ

다락방 2007-12-01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토이의 1집타이틀 『내 마음속에』가 가장 좋았어요. 그 뒤에 나온 곡들은 도무지 그 곡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이제는 나이가 너무 들어버린건지 6집이 나왔다는 말에도 심드렁해지는데요. 물론, 토이를 별로 좋아한적은 없지만 말입니다.

웽스북스 2007-12-01 23:37   좋아요 0 | URL
내 마음속에,는 중학교 때 라디오 한참 들을 때 많이 들었던 곡이에요 ^^
그 노래도 좋아하고, 그 이후에 대중적으로 인기를 많이 얻었던 곡들도 좋아해요- 바램이나 소박했던 행복했던, 이런 것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