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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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여전히 스스로를 서성이는 모습이 사랑스러운 수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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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3-07-20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모두는
천천히 서성거리는 사람들
같은 모습이겠지요..
 
위대한 개츠비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영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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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다 어리고 민감하던 시절 아버지가 충고를 한 마디 했는데 아직도 그 말이 기억난다.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을 때는 이 점을 기억해두는 게 좋을 거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다 너처럼 유리한 입장에 서 있지는 않다는 것을"-11쪽

판단을 유보하면 희망도 영원하다. 아버지가 점잔빼며 말한 바 있고 나 역시 똑같은 태도로 다시 반복하지만, 인간이라면 응당 갖추어야 할 품위는 실은 날 때부터 사람 나름이다. 이것을 간과하면 다른 뭔가를 놓칠 수도 있다. -12쪽

어쨌든 나는 그 시절의 것들을 고스란히 되살려 모든 종류의 전문가 중에서도 가장 희귀한 존재, 이른바 '균형잡힌 인간'이 되고자 했던 것이다. 어쨌든, 하나의 창으로 보면 실제보다 훨씬 더 근사해 보이는 게 인생이다, 라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15쪽

작별인사를 하러 간 순간, 나는 개츠비의 얼굴에 다시 돌아온 당혹스러움을 발견하였다. 현재의 행복에 대한 희미한 의심이 피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돌아보면 거의 오 년의 세월이었다. 그날 오후만 해도, 눈앞의 데이지가 그가 꿈꾸어왔던 데이지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순간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녀의 잘못만은 아닐 것이다. 오래도록 품어왔던 너무나도 어마어마한, 환상의 생생함 때문이다. 그것은 그녀를 넘어서고, 모든 것을 넘어섰다. 그는 자신을 스스로 만들어낸 독창적인 열정 속으로 밀어넣은 후 하루하루 그것을 부풀려갔고, 가는 길에 마주친 온갓 깃털로 장식해왔던 것이다. 아무리 큰 불도, 그 어떤 생생함도, 한 남자가 자신의 고독한 영혼에 쌓아올린 것에 견줄 수 없다. -121쪽

그는 졸음이 망각의 포옹으로 갖가지 생생한 장면들 위에 막을 내릴 때까지 그 환상에 다양한 무늬들을 더해갔다. 한동안 이런 몽상들은 상상력의 배출구가 되어주었다. 이는 현실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비현실적일 수 있는지를, 그리고 이 세계의 기반이라는 것이 요정의 날개 위에서도 든든하게 세워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보증 같은 것이었다. -125쪽

데이지는 어렸고, 그녀의 잘 꾸며진 세계는 난초향과 즐겁고 유쾌한 속물근성의 냄새로 가득했고, 오케스트라는 슬픔과 인생에 대한 암시를 새로운 선율에 얼버무려 담은 유행가들을 연주해댔다. 색소폰이 구슬프게 <빌 스트리드 블루스>를 불어대는 동안 수백 켤레의 금빛과 은빛 구두들이 먼지를 일으키며 엇갈렸다. 어스름 무렵의 티타임이면 방들은 언제나 이런 은근하고 달콤한 열기로 흥청거렸고, 플로어 주변에는 슬픈 트럼펫 소리에 불려 날아가는 장미 꽃잎처럼 새로운 얼굴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188쪽

"우정은 살아 있을 때 보여주도록 합시다. 죽은 뒤에 말고." 그가 말했다. "내 원칙은 이렇소. 죽은 뒤에는 만사를 그냥 내버려두자" -214쪽

우리가 겨울밤의 한복판을 질주할 때, 진짜 눈, 바로 우리의 눈이 우리 바로 옆에서 녹아번져가면서 창문 위에서 반짝거리는 순간, 그리하여 위스콘신 주의 작은 간이역들의 희미한 등불을 지나갈 때면 날카롭고 거친 기운이 갑자기 공기 속으로 뒤섞엳ㄹ었다. 저녁을 먹고 객차의 냉랭한 연결 통로를 따라 걸어 돌아오면서 우리는 그 공기를 깊이 들이마셨다. 다시 그 공기 속으로 스며들어가기 전, 이 기묘한 한 시간 남짓의 시간 동안, 이 지역과 우리가 완전히 하나가 된다는 것을 말없이 깨닫는 것이다.
거기가 바로 나의 중서부다. 밀밭도, 초원도, 사라진 스웨덴 이민자들의 마을도 아닌,젊은 날의 가슴 떨리는 귀향 열차, 서리가 내리는 어둠 속 거리의 가로등, 썰매의 방울 소리, 그리고 불 켜진 창문의 불빛으로 눈 위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성탄 축하 장식의 그림자들이다. 나는 그것의 일부다. 긴 겨울들을 겪으며 조금은 진중해지는 마음, 그리고 몇십 년간 가문의 이름이 주소를 대신하는 곳에서 살아왔다는 것에 대한 약간의 우쭐함. -218쪽

그들, 톰과 데이지는 경솔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모든 사물과 살아 있는 것을 산산히 부숴버리고, 그런 다음에는 돈으로, 혹은 더 무지막지한 경솔함으로, 혹은 그들을 한데 묶어주고 있는 그 무언가로 보상했다. 그런 후에는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들이 어질러놓은 것들을 말끔히 치우게 했다. -222쪽

나는 토요일 밤마다 뉴욕으로 나가서 잤다. 저 빛나고 화려한 그의 파티들이 너무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 탓에 내 귀에는 아직도, 희미하기는 하지만 끊이지 않는 음악 소리와 웃음소리, 그의 차도를 오가는 차들의 소리가 그의 정원 속에서 아직도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나는 그 곳에서 진짜 자동차 소리를 들었다. 차의 헤드라이트가 그의 현관 앞에서 멈추는 게 보였다. 하지만 나가서 찾아볼 생각은 없었다. 아마도 지구의 반대편에 살고 있다가 파티가 끝난 줄도 모르고 찾아든 마지막 손님이었으리라. -223쪽

그곳에 앉아 그 옛날 미지의 세계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다가 문득 개츠비가 데이지네 집의 잔교 끝에서 빛나는 초록색 불빛을 처음 찾아냈을 때의 놀라움에 생각이 이르렀다. 바로 이 파란 잔디밭까지 오기까지 그는 참으로 먼 길을 돌아왔다. 이제 그의 꿈은 손만 뻗으면 닿을 곳에 있었다. 그는 몰랐다. 자신의 꿈이 어느새 자기의 등뒤에, 저 뉴욕 너머의 혜량할 수조차 없는 불확실성 너머, 밤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미국의 어두운 들판 위에 남겨져 있었다는 것을.
개츠비는 오직 저 초록색 불빛만을 믿었다. 해가 갈수록 멀어지기만 하는 가슴설레는 미래를. 그것은 이제 우리 앞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무슨 문제인가. 내일 우리는 더 빨리 달리고 더 멀리 팔을 뻗을 것이다... 그러면 마침내 어느 찬란한 아침...
그러므로 우리는 물결을 거스르는 배처럼, 쉴새없이 과거 속으로 밀려나면서도 끝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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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영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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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때는 제목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제야 제목이 마음에 든다. 위대한 개츠비. 웨스트에그의 트리말키오보다 낫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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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 정유정 장편소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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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느긋한 목소리로 팔자 좋은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시오"
네 눈엔 내가 안녕해 보이냐. 동해는 가위로 남자의 눈을 찍어버리려다 그만두었따. 남자는 그의 어깨를 스쳐갔다. 탈출하려는 바보일까, 세상이 어찌 되든 평상시 하던 짓을 하는 짓을 하는 머저리일까. 동해의 눈엔 후자로 보였다. 평상시 하던 짓을 하는 걸로 평상이 지켜지고 있다고 믿는 부류. -309쪽

"쉬차를 늑대 밥으로 던져 주면서 내가 간절하게 바란 게 뭔 줄 알아"
재형은 배시시 웃었다. 속삭여오는 듯한 미소였다. 진의를 파악할 수 없는 표정이었다. 그녀의 덜미를 잡은 미소이기도 했다.
"늑대들을 끌고 달아나주기를 바랐어. 되도록 멀리. 기왕이면 아주 먼 곳으로 도망치면서 한 마리씩 차례차례, 모조리 잡아먹히기를 바랐어. 배가 덜 찬 늑대들이 나를 기억해내고 되돌아오지 않도록. 내가 도망칠 수 있도록. -342쪽

그들이 떠난 후 더 충격적인 깨달음이 왔다. 자신은 아버지를 진정으로 찾으려 한 적이 없었다. 단 한 번도 그녀는 아버지와 현진이 죽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눈앞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데도 가능성조차 인정하지 않았다. 알고 있지만 받아들일 수 없는 유의 일이었다.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과 직면하는 게 겁이 났다. 몸에 이상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건강진단을 받지 않으려는 심리와도 비슷한 것이었다.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은 모르는 게 나았다. 모르는 동안은 절망과 맞닥뜨리지 않아도 될 테니까. -355쪽

저들은 가슴에 성배를 품은 자들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배신을 잘하는 '희망'이라는 성배. -434쪽

"누구한텐 당연한 일이 누구한텐 목표가 되기도 해요.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깨달은 건데, 난 후자로 태어났더라고요" -4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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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2 - 시오리코 씨와 미스터리한 일상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2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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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패턴이라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책이 계속 바뀌니까 또 재밌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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