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단골이 된 HENS COFFEE 의 샌드위치 반쪽 + 커피 세트. 

한끼 식사로 종종 애용하고 있다. :) 신선한 모짜렐라 치즈와 토마토, 각종 야채가 들어있고

커피까지 단돈 7천원! (우와~) 



짠. 술을 마시다 마시다, 난 이제 술을 생일 선물로 받는 사람이 됐다. -_-V 뭔가 어른같아요. 



오늘도 말없이 도시를 지킨다. 그대 이름은 도시의 강철 허수아비. 



꽁꽁 싸매 보낸 귀한 마음을 받았다. 멀리 강원도에서 오느라 포장이 무려 다섯겹! 



17시 00분. 300번. 어느 날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뽑아 든 매입 대기표. 아. 뭔가 행운이 찾아올 것 같... (그래요, 저 이런 거 믿는 유치한 사람이에요 ㅠㅠ) 



늦잠 자느라 교회 땡땡이친 날. 어느 귀차니스트의 늦은 아침, 혹은 이른 점심. 



땡땡이친 덕에 오후는 여유로웠다. 홍차 마시면서 책 보면서 딩가딩가. 

여름 내 방치해둔 퍼즐은 배경으로 전락했으나, 저 날부터 다시 맞추기 시작했다 :)  



누군가의 잉여잉여한 흔적. 가만히 읽어보면 재밌다. 옆에 틀렸다 이놈아!! 가 압권이다. 



웬디에게 피터팬 제과점에서 날아온 케잌. 나는 의미심장하다며 좋아했지만 정작 친구들은 그럴 의도는 없었다며. 그냥 우연이었을 뿐이라며. (그래도 맛있었으니까) 



반짝반짝 도시락 설거지 후 도시락통을 말리는 시간. 뭔가 소꿉소꿉하다. 



퇴근길 마주친 꼬마들. 바닥에 앉아 물끄러미 먼 곳을 보다가, 또 서로 장난 치다가 하던 모습이 예뻐서 몰래 찍고 도망쳤다. (미안)



오르한 파묵 책을 샀는데, 생각지도 못한 포스트잇이 들어있었다. 품질이 제법 괜찮다. 안에 캐리커쳐랑 사인도 조그맣게 인쇄되어 있고. 지금껏 받았던 출판사 포스트잇 중 제일 예쁜듯 :)  



 주말 아침, 늦잠쟁이의 아침겸 점심 올리브 야채 스파게티. 그간 마늘을 못썰어서 올리브 스파게티는 못만들었는데, 한살림 마늘가루가 나를 구원했다!



부산 영화제에 다녀온 지인들이 명란 바게트를 먹었다는 트윗을 보고 부러워서 찾아보니 그 제과점의 수도권 유일 분점이 안양에 있었다. (감동) 부모님 집에서 걸어서 10분도 안걸리는 곳에!! 너무 맛있어보이는 빵들이 많아서, 간만에 빵심 돋던 날! (하지만 명란 바게트만 사서 나왔다. 나는 쿨시크하니까) 



날이 너무 좋아 집에 바로 못가고 이촌역에서 내려 한강 앞 벤치에서 잠시 책을 읽었다. 



네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에 나는 음악이 따로 필요치 않았지 :) 

가만히 있어도 풍경이 나를 스치던 시간. 가을이 나를 지나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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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10-14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웬디양님 사진들, 이제부터 더 주목해서 잘 봐야겠어요! (심상치 않아서, 음,,,,)

웽스북스 2012-10-15 00:40   좋아요 0 | URL
아. 이런...! 기뻐요 :) 고맙습니다 ^-^/

레와 2012-10-15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사진에 인화 욕심 생겨요!! (왜 내가..ㅎㅎ;)
정말 좋아용!

건조기후 2012-10-15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꼬마들 사진 완전 예뻐요!
웬디님의 토요연재 엄청 좋아하는 1인 ㅎㅎ

키치 2012-10-15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참 좋네요. <소설과 소설가>를 사면 따라오는 포스트잇, 탐 납니다 ㅎㅎ

비로그인 2012-10-18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사진들은 그윽한 커피 빛깔이에요 틈틈이 들러 마시고 가야겠군요^^
 

8월부터 봤던 영화들에 대한 단평을 다른 곳에 모아뒀는데, 여기에도 옮겨둡니다 :)

사실 마지막 두개는 10월 초에 봤어요. ㅎㅎ

 

 

우리 사회가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잔혹하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영화를 다 보고 있었던 관객과의 대화에서 나눴던 이야기들은 정말 끔찍했다. 그녀는 분명 엄마로서 미숙했고, 겁이 많았고, 어느 부분에서는 실수를 했지만, 그래도 그녀가 받은 시험지가 유독 다른 사람들보다 어려운 시험지였다는 사실을 어떻게 부정할 수 있을까. 자신도 똑같이 그 과정을 무사히 지나왔다며 타인을 단죄하는 일에 길들여진 사람들을 지켜보는 일이 내게는 이 영화를 보는 일보다 더 괴로웠다. 깨어진 달걀 껍질이 박힌 오믈렛을 씹는 심정으로, 온통 빨간 칠이 가득하게 된 집을 묵묵히 닦아내던 심정으로, 그렇게 자신을 향한 사람들의 분노를 감내하며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은 담담했기에 오히려 더 깊이 가슴에 남았다. 격한 연기 한번 없이 그 모든 감정을 다 표현해내는 틸다 스윈튼은 정말 대단했고, 이즈라 밀러의 눈빛은 좀처럼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나는 다크나이트라이즈의 세계에 들어가면 악당이 되는건가. 내가 맨날 하는 말을 베인이 하고 있네. 명확한 선 긋기가 어려운 지점에 대해 선을 그어 놓고, 너무 한쪽 편만 들어서 오히려 전작이 안고 있던 딜레마가 주는 매력까지 다 뒤집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을 뿐이고. 베인이라는 캐릭터가 좀 더 매력적으로 그러져 세계관의 대립이 팽팽했다면 좀 더 매력적인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고. 근데 그러기엔 또 그 대립의 지점이 신선하지는 않고. 반전을 위해 악당 캐릭터도 살리지 못하고, 그저 무식하게 힘만 세 보여서 아쉬웠어요. 아이맥스에서 다크나이트 또 해주면 좋을텐데. 큰 화면으로 조커횽아 보고싶네.

 

 

연극으로 만난 작품. 영화는 원작에 약간의 변주만 주었을 뿐 연극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살렸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아이들이 등장하는 것만 제외하면, 연극과 마찬가지로 한 번도 끊기지 않고 리얼 타임으로 현장을 보여준다. 주 무대인 집 안과 복도를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어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었을텐데 그럴 틈을 허용하지 않는다. 상황이 변화무쌍, 스펙터클 그 자체니까. 우아한 포즈로 서로를 배려하던 모습은 위선이었음이 드러나고, 결국 멘붕을 거쳐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은 매우 재밌지만 마냥 웃으면서 남일인 양 지켜볼 수 만은 없다. 영화가 끝날 때쯤이면 네 인물쯤 누군가를 보며 자신이 가진 위선과 가장 비슷한 모습을 지닌 이가 누구인지, 스스로 찾게될 수 밖에 없을테니. 내 경우는....비밀이다. ㅎㅎ 어쩌겠는가... 인간이라는 존재가 원래 그렇고, 그럼에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예의를 차리고 살아야 한다고 배웠으니... 위선의 옷으로 무장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는가. (라며 또 스스로의 위선을 합리화하는 교활한 영혼을 보라) 이 작품은 상연될 때마다 늘 그 나라 최고의 연극배우들이 배역을 맡곤 했다는데, 영화 역시 최고의 배우들과 함께한다. 네 배우의 연기를 지켜보는 일은 무척 즐겁다. 추천.

 

 

본격 킬링타임용 영화. (내가 타임을 킬링할 때는 아니지만 ㅎ) 만듦새도 제법 짜임새있으나 후반 총격전에 너무 힘을 주어 길게 끈 나머지 오히려 전체적으로는 힘이 빠져버린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찍어놓은 게 아까워도 과감히 쳐낼 줄 아는 게 때로는 미덕. 전반적으로는 그냥 평균 이상의 영화 정도인 느낌입니다. 그나저나 김혜수는 역시 괜히 김혜수가 아니더라. 예뻐요.

 

 

 

 

 

 

빔 벤더스는 1985년 피나바우쉬의 공연을 보고 반드시 그녀의 모습을 영상에 담겠다 다짐했고, 그로부터 수년이 흘러 3D 기술이 나온 것을 보고 이제야 그녀의 모습을 아름답게 담을 수 있겠다 하여 영화 기획에 착수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암 선고를 받았고, 선고 5일만에 사망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 영화에는 피나 바우쉬의 모습이 거의 담겨 있지 않다.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처음엔 무척 아쉬웠다. 그러나 어느 순간에 이르면 이 영화에 담겨 있는 것이 피나 바우쉬 그 자체임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건 3D라는 기술 때문도 아니고, 뛰어난 영상미 때문도 아니다. 생전의 그녀를 사랑했던 사람들의 그녀에 대한 진심, 그리고 피나바우쉬가 춤을 통해 담고 싶었던 그 무엇이 결국 나에게도 닿는 순간이 오기 때문이다. 영화 중간 중간에 그녀의 단원들은 생전의 그녀에 대해 직접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그보다 훨씬 많은 시간동안 온 몸으로 그녀가 안무한 작품들을 통해 그녀를 보여준다. 그 몸짓은 어떤 말보다 아름답다. 말로 할 수 없어 춤을 출 수 밖에 없는 그 순간을 좋아한다. i'd rather dance with you than talk with you 라고 노래하는 킹스오브컨비니언스도 '늦은밤 방한 구석에서 헤드폰을 끼고 춤을 춰'라고 노래하는 브로콜리 너마저도, 그리고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 거야'라고 하는 검정치마도 모두 좋아한다. 마더에서 춤을 추던 김혜자의 모습도 잊혀지지 않는다. 피나바우쉬도 평생 춤에 대한 그런 믿음을 가지고 있었고, 그녀와 많은 시간을 함께한 부퍼탈 탄츠테아터의 단원들도 그녀에 대한 마음을 그렇게 나타낸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춤도 못추고, 에랄라. 평생 한번 물맞으면서 저렇게 춤한번 춰봤으면 좋겠네. 영혼도 팔겠네. 에헤라디여. 다시 태어나고 싶다.

 

 

 기대는 많이 했는데, 의외로 무난한 평작이었다. 어차피 류승룡을 보러 간 거니 상관 없었다. 하지만 류승룡 출연 분량이.... 류승룡 출연 분량을 더 내놓으시오!!!

 

 

 

 

 

 

 

 

사실 많은 부분에서 참 화법이 거칠고 투박한 영화다. 지나치게 직설적이고, 친절하기도 하다. 너무 잔혹해서 보는 내내 괴롭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마지막 장면이 모든 것을 덮는다. 섬세하고, 아름답다.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것 같다. 스웨터를 입고 엄마 옆에 눕던 강도의 모습, 새벽 도로에 선명하게 그려진 붉은 자욱. 놓치지 않고 봐서 다행이다.

 

 

 

 

 

 

 너무 많이 울고 웃었다. 사랑스러운 만큼 웃었고, 사랑스러워한 만큼 울었던 것 같다. 뭔가 13년동안 쟤들을 같이 키운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_- 마지막 엔딩 곡이 나오는데 어찌나 감정이 이입되던지... (하지만 동물 공포증인 나는 늑대 아이를 키울 수가 없 ;;; 남자가 늑대로 변하면 도망 ;;;) 풍부하고 섬세하게 그려낸 자연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이 애니메이션의 미덕. 아이들의 이름이 눈과 비여서일까. 눈과 비가 내리는 장면은 여느 영화보다도 생생하고 아름다웠다. 결국은 제 길을 가기 위해 부모를 떠나는 것이 늑대의 일만은 아니기에, 내 부모도 이렇게 짠했겠구나 싶어 더 마음이 쓰이기도 했고... 처음에는 극장에 애들이 너무 많아 좀 의아했는데, 누구나 즐겁게 보고, 각자의 입장에서 자기 몫의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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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2-10-08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피나는 아래 썼구나. ㅎ

비연 2012-10-08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둑들>만 봤네요. <피나>와 <늑대아이>가 보고 싶구요. <케빈에 대하여>는 보고는 싶은데.. 넘 무거운 느낌일까봐 피하게 된다는.

웽스북스 2012-10-14 20:31   좋아요 0 | URL
네. 무겁긴 해요. 저는 책으로도 사놨는데 차일피일중.

마늘빵 2012-10-08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나는 전 영화 음악도 샀어요. 음악 들으면서 봄, 여름, 가을, 겨울 춤도 춰요.

웽스북스 2012-10-14 20:31   좋아요 0 | URL
아프님은 동영상을 공개하라. 공개하라.

2012-10-08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늑대아이, 저도 너무 좋게 봤어요. 몇 번씩 울컥 하며.. 모두가 각자 자기 얘기를 완성하는 영화. 누구의 몫도 빠지지 않으며, 그러나 물 흐르듯 욕심없이 아름답게 전개되며.. 전 이 영화에 완전 반했지용~^^

웽스북스 2012-10-14 20:32   좋아요 0 | URL
네 :) 저도 너무 잘 봤어요~ 오미야게미쯔, 타코미쯔!

카스피 2012-10-08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참 좋은 영호가 많네요.예전에는 참 많이 봤는데 요샌 도통 안봐서 무슨 영화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더군요^^;;;

웽스북스 2012-10-14 20:32   좋아요 0 | URL
영호는 철호 친구? (앗 죄송) 세상엔 좋은 영화가 참 많은 것 같아요 ㅎㅎ

굿바이 2012-10-10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그러니까!!!!! 베인의 캐릭터를 살렸으면 참 좋았을텐데 싶었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감독이라고 생각하는데 어째 그랬을까 싶네. 여튼 영화를 보면서 나는 참 법 없이 살 수 없는 무능한 사람임을 또 깨닫고! 법 없이 살 수 있는 사람들 짱 부럽더라 ㅜㅜ

웽스북스 2012-10-14 20:33   좋아요 0 | URL
저도요. 저도 법없이 못살아요. 법의 테두리 안에서!!
베인은 정말 아쉬웠어요. ㅠㅠ
 


오늘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는 '청춘 발라드 특집'을 해줬다. 방송을 처음부터 안봐서 청춘발라드라는 워딩이 정확히 어떤 의미로 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느껴지는 그대로, 시청자들이 청춘을 지나고 있었을 그 시대를 풍미했던 발라드를 부르고 듣는다는 컨셉이었을 것이다. 채널을 돌렸을 땐 윤상이 나오고 있었고, 이어서 김형석(의 노래들), 성시경, 김원준, 델리스파이스, 015B가 차례로 나왔다. 좋아하는 노래들을 오랜만에 듣게 되어 무척 좋았고, 특히 015B의 노래는 진짜 오랜만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가끔 듣고, 여전히 좋아하는 것들이 이렇게 '청춘 발라드'라는 이름으로 '그 때 그 노래'가 되어 '추억'해야히는 대상이 된 것에 대해서는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문득 6년쯤 전이 떠올랐다. 첫직장에 다니기 시작한지 2년쯤 됐을때였나. 회사가 4층에서 자리를 넓혀 같은 건물 11층으로 이사를 했고, 회사의 이전 기념 오픈하우스를 준비하라는 명령이 우리 부서에 떨어졌었다. 나름 광고밥을 먹고 사는 업계였으니 평범하게 할 수는 없었고, 팀원들과 상의 끝에 70~80년대 추억의 학교를 컨셉으로 정했다. (말하고 나니 엄청 진부한데, 그 때만 해도 향수 마케팅이 스믈스믈 피어오르던 시기라 나름 신선했었다 ;; ㅠㅠ) 교복 대여업체에서 옛날 교복을 빌려 사장님을 비롯한 전 직원이 다 교복을 입고 손님들을 맞이했고, 인사동에 있는 추억을 파는 가게에서 책상과 각종 추억의 소품을 빌려와 회의실을 교실, 양호실, 과학실, 뭐 이런 컨셉으로 꾸미고, 추억의 게임이나 뽑기 같은 것도 준비했다. 흔들어먹을 수 있는 양철도시락도 만들어줬고 찍사들이 다니면서 오신 분들 사진도 찍어드렸었다. 컨셉을 정하니 준비는 수월했다. 


고백하건대, 그 때의 내가 기꺼이 그 컨셉에 즐거워할 수 있었던 건 그것이 내 세대의 추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윗세대들의 것이었고, 우리는 일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그들의 추억에 잠시 기댔을 뿐이다. '추억', '향수'라는 것은 실상은 지극히 평범하고 진부하지만, 실제로 구현이 되면 뭔가 유니크해보이는 묘한 지점에 속성으로 가 닿을 수 있게 해 준다. 아마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개인적 경험에 기반한 내밀한 지점을 자극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람들은 향수 앞에서, 추억 앞에서 그렇게 마음을 연다. 이때만 해도 내게 향수는 아직은 완벽히 타자화할 수 있는 것, 윗세대의 것이었기에 나는 그저 바라보며, 가끔 적절한 호응만 하면 될 뿐이었다. 못됐지만 이렇게 적절히 이용도 했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어 갑자기 내 세대들이 벌써 향수라는 것의 주체가 되어버렸다. 세상은 내게 별로 그립지 않은 것들을 그리워하라고 등을 떠민다. 강남과 홍대에는 90년대 노래들이 흘러나오는 바가 생겨나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하고, <건축학개론>을 보고 온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기억의 습작을 들어, 가끔 듣던 전람회 앨범을 듣는 일조차 민망하게 만든다. 급기야 최근에는 <응답하라 1997> 이라는 드라마에 나랑 같은 해에 수능을 본 애들이 나와서 한번도 좋아해본 적이 없는 H.O.T와 젝스키스의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마구 주입한다. 아. 내 세대는 어느 새 향수를 강요당하는 세대가 되었버렸다.


내 세대가 이제 저 영악한 '향수'라는 녀석의 타겟이 됐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내게 엄청난 짜증과 당혹감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나는 절대 그런 것들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우습고도 비장한 결심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누군가는 그냥 적당히 추억하고 즐거워하면 되지, 라고 했지만, 적당히 추억하고 즐거워할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나는 벌써부터 추억 속을 사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고, 그것도 누군가가 짜준 틀 안에서 향유할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 사본 적도 없던 다마고찌를, 잘 먹지도 않던 815 콜라와 축배 사이다를 당시에 내가 본 적이 있고 아직까지 알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땐 그랬지'라고 하며 반가워하고 싶지는 않았다. 오히려 '분명 <써니>가 유행했던 게 작년이었는데, 향수란 녀석은 어떻게 이토록 빠르게 1년 안에 10년도 넘는 세월을 거슬러올라왔냐'고 누군가에게 항의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지하책방의 O님과 이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내가 이런 현상에 격한 짜증을 보이자, 그녀는 '향수', '추억'이라는 코드를 빌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컨텐츠는 사실 무척 쉬운 길을 가는 것이고, 본인은 그것을 매우 수준 낮은 컨텐츠라고 생각한다, 고 말했었다. 격하게 동의가 됐다. 향수라는 것, 그것도 한 세대가 공동으로 향유한 어떤 문화적 코드로서의 향수라는 것은 사람들의 내밀한 지점을 건드려 쉽게 흔들면서도, 공동의 경험을 무기로 단숨에 하나로 묶는다. 쉽게 만들어진 감동이고, 강렬하지만, 자꾸 반복하면 타성이 생기므로 더 강렬한 자극의 절대값을 유지하기 위해 메인 타겟 연령대를 자꾸만 아래로 아래로 내린다. 하여 내 세대는 이토록 빠르게 무방비상태로 향수 폭탄을 맞았으며 향후 5~10년 안에 현재 초중생들이 카카오톡으로 단체 채팅을 하고 마음 대신 애니팡으로 하트를 주고 받던 시대를 향수라는 이름으로 그리워하는 모습을 목도하는 재난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물론 그 때가 되면 우리는 아마도 그 유치한 향수라는 녀석으로부터도 소외당한 세대가 되어버릴 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 그 편이 어쩌면 차라리 나은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 향수라는 이름의 이상한 유행이 얼른 내 세대를 좀 지나가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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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12-10-06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러고 월요일 출근했더니, "자~ 이번 컨셉은 향수 마케팅입니다. 기획서 써 오세요~" 이러면 어쩔;;

웽스북스 2012-10-06 15:24   좋아요 0 | URL
으허허허 턴님 요즘 점점 잔인해지고 계심...ㅋ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12-10-06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격적으로 모두다 우르르르 몰려가는 "추억팔이"는 더 이상 향수가 되지 못하겠죠.^^

웽스북스 2012-10-06 15:24   좋아요 0 | URL
그렇지만 거기에 우르르 몰려갔던 게 또 향수가 될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ㅎㅎ

치니 2012-10-06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딱 한 번 본 '응답하라 1997'을 재미없어 했던 이유가 아마 이거였겠네요. ㅎㅎ
(하지만 '건축학개론'은 향수 마케팅 말고도 다른 덕목이 있어서 그런대로 좋았어요)
향수 마케팅에 솔깃한 적은 저 역시 한 번도 없는 듯.
뭐든 마케팅이 되면 재미없잖아요, 요즘 향수 말고 유행하는 힐링도 그렇고.

웽스북스 2012-10-06 15:26   좋아요 0 | URL
저도 타임라인이 떠들썩해서 한번 가서 본적이 있는데 20분 정도 본 걸로 무슨 말을 하겠냐마는 뭔가 저랑은 겉도는 느낌. 나 학교 다닐 때 얘기 같지도 않던데...ㅎㅎㅎ

힐링도 이제 진짜 식상하죠 -_- 힐링은 셀프...ㅎㅎ

치니 2012-10-06 15:32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문제는 비 다양성인 거 같아요. 우리는 너무, 한 세대의 경험을 다 동일하다고 간주하는 듯. 제 시대에 유행했다는 어떤 것들, 저는 처음 들어보는 것도 많고, 사람마다 관심사가 다르니까 추억도 당연히 다른데. 그땐 그랬지 정서 자체보다는 누구나 비슷한 걸 향유하는 게 당연하다 생각하는 그 태도가 문제!

응답하기싫어 2012-10-06 19:56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100%동감!

웽스북스 2012-10-08 01:21   좋아요 0 | URL
치니 / 맞아요. ㅎ 그래서 결국 그 때 주류 문화를 향유했던 분들이 또 좋아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래요. ㅎㅎㅎ

응답하기싫어 / 아, 대화명 ㅋㅋㅋㅋㅋ

2012-10-06 2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0-08 0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당고 2012-10-07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향수를 강요당하는 세대......
정말 그렇네요ㅠ
그 어느 것에도 흥미 없어요.
2012나 응답했으면......ㅠ

2012-10-07 08:26   좋아요 0 | URL
훗. 진짜 2012에나 응답하면 좋겠네요.

웽스북스 2012-10-08 01:22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대답없는 2012 ㅠㅠ
아니다. 답이 안나오는 2012인가...

2012-10-07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단 완전 공감함. 근데 그러고 보니 '향수' 컨셉의 영화였던 <써니>와 <건축학 개론> 둘 다 몹시 촌스러웠어요. 그래서 둘 다 보고 좌절했던 영화.. <응답하라>는 아직 안 봤지만 그래도 기대를 품고 있는데, 얘도 좀 그럴까나요...

웽스북스 2012-10-08 01:24   좋아요 0 | URL
저는 <써니>는 봤고 (역시 남의 세대라고 편안하게..ㅋㅋ) <건축학개론>은 못봤는데 <써니>는 정말이지 너무 재미가 없었어요 ㅠㅠㅠ 단체로 본거라 어쩔 수 없이 봐서 크게 기대는 안해서 그나마 다행...

<응답하라>는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작품 자체는... 아다치 미츠루 떠오른다고 하는 분들도 있고요. 하지만 전 도저히 볼 자신이...
 

토요 연재라고 하자마자 밀려버린 사건. -_- 혹시 한 분이라도 기다리셨다면 죄송해요 -_- ;;; 

토요 연재라고 하지 맙시다. 그저 토요일에 시간이 있었을 뿐입니다. 

오늘도 내일이 개천절이라 다소 시간이 있으나, 어제 <골든 타임>을 너무 열심히 봐서 

두시간밖에 못잤더니 좀 넉다운 상태. ㅎㅎ 


<골든 타임> 얘기도 언젠가 서재에 쓰고 싶은데, 으하하하 그럴 기운이 있을라나 -_- 



마지막 여름과 함께 마지막 빙수라고 원효로 커피에서 탕탕탕 찍고 다시 빙수 안먹는다 선언한 지 얼마나 됐다고 그새 번복하고 다시 빙수를 마시며 댔던 핑계는 "여름이 다시 왔으니까" 


와우북 페스티벌이 있던 날, 한바퀴 돌고 동행과 홍대 405kitchen에서 함꼐 먹었던 빙수. 예술입니다. 맛있습니다. 팥도 달지 않습니다. 마지막 빙수가 쪼매 아쉬웠었는데, 다행히 맛있는 빙수로 '덮어씌움' 할 수 있어 기쁘고 즐겁습니다. 얼음도 부드럽고 :) 



와우 북페스티벌에서 사온 책들. 네. 저 철지난 문지시집들 2천원씩 판다기에, 저거 사러 갔어요. 시에 철이 어디 있나요. 나머지 리퍼브 도서들도 싸게 데려왔어요. ㅎㅎ 들고 오느라 힘들었어요. 



월요일 요가수업 마치고 들렀던 카페에서 발견한 기타 모양 쿠션. 어쩐지 배에 올리면 딩가딩가하고 싶어지는 기분 좋은 쿠션. 하지만 대답 없는 쿠션. 



오늘같이 이런 문밖이 좋아. 공기는 차갑고, 나는 따뜻한 레몬티를 마시고. 

(하지만 카페 주인이 이윽고 문을 닫았지.)



2차 양식이 또 잔뜩 도착했다. 네스프레소 2012 리미티드 에디션 크레알토. 마음에 들어 요즘 계속 마시는 중. 올해까지는 캡슐 떨어질 걱정은 없겠다. ㅎㅎ



키보드 속에 먼지가 보이는 게 싫어서 스페이스바를 빼서 닦았는데 스페이스바를 다시 못끼워서 결국 문구점으로 달려가 키보드를 사와 버렸다. 팀장님이 5천원이면 산댔는데, "어데~" 무려 2만원이다. 먼지는 안들어가게 생긴 놈으로 사왔는데 지문 작렬 ;; 게다가 잘 안눌러진다. 덕분에 ;; 손가락 끝 힘을 기르고 있다. 눈물난다. 



회식날 팀원들과 찾은 Urban Tree는 음식도 괜찮았는데, 처음보는 맥주가 잔뜩 있어서 신났다! 많이 마시지도 못하는 주제에. 이것저것 마셔보고 싶었으나 그러지는 못하고 소심하게 서로 한입씩 "나 그거 먹어봐도 돼?" 모드 ㅎㅎ



화이트와인이랑 맥주도 같이 마시고, 섞어마셨다고 생색내기. 



자리를 옮겨 레드와인도 홀짝 홀짝 마시고, 이래뵈도 술을 4종이나 마셨다며 (흑맥주, 맥주, 화이트와인, 레드와인) 결/국/ 다음날은 오전 반차를 냈다. 



아침에 휴가를 내니 얼마나 좋던지. 회사 앞 중국집에서 해장을 하려고 11시 45분까지 슬슬 나와 자리를 맡고 팀 사람들과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다가 1시에 팀 사람들이 먼저 들어간 후에도 나는 1시간 휴가가 남았다며 슬렁 슬렁 2시까지 책을 읽었다. 급하게 종이컵에 커피를 마시지 않고, 머그잔에 천천히 마시던 시간. 



생일이라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불라에서 만나 불라에 있는 크롬바커를 다마셨다. 다이어트중이니 케잌 사오지 마세요, 했는데 (실은 다이어트는 다 물거품 ㅠㅠ) ㅂ언니가 그럼 어떻게 축하를 해야하나 무척 고민을 했단다. 언니 우리에겐 '건배'가 있어요. ㅎㅎ 



참으로 당혹스러운 영수증이다. 이 영수증의 포인트는 '!!'이다. 저는 식당의 사랑은 받고 싶지 않아요 !!



넝쿨째 굴러온 젤리들. 직구하신 회사 과장님께 하나에 400원 주고 산거다. 에누리는 못하고 덤만 얻었다. ㅎㅎ 야근중인 다른 동료들에게 다 풀었다. 맛있다. 웰치스는 협동조합이라고 한다. 의외의 사실. 다국적 기업처럼 생겨서. ㅎㅎㅎ 



귀한 책을 선물 받아 아껴 읽고 있다. 휴일 전날이라고 또 신나서 투썸 플레이스로 달려갔다. ㅎㅎ 



우리집 앞에 만두가게가 있는데 연기가 얼마나 많이 올라오는지. 우리집에 오는 사람의 절반 이상이 이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만두를 사오곤 한다. 여름엔 연기가 자주 안올라와 뭔가 걱정됐는데 다시 쌀쌀해져 만두집 앞 김이 모락모락 나기 시작했다. 이 날은 나도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김치 만두를 사왔다. 



추석이라고 만추를 다시 해줬다. 다시 만난 탕웨이는 얼마나 아름답던지. 불을 끄고 누워서 만추를 보며 잠들었다 깼다 잠들었다 깼다를 반복했다. 



추석에 안양집에 가면 늘 추석 오후에 잠시 카페로 나간다. 추석 당일날 카페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는 가본 사람만 알지. 명절의 문화가 바뀌고 있다는 게 정말 실감나는 곳이다. 



추석날 밤에는 엄마랑 동생이랑 새벽까지 '보난자'. 엄마가 게임을 하자고 할 땐 시큰둥했는데, 이래저래 농사를 짓다보니 집착이 생겨서 완전 열심히 달렸다.  두판 다 2등을 했지만..... 총점은 1등이라고 우겼 ;; 다 ;; ㅎㅎㅎ 



모님이 보내주신 티라미수와 커피로 연휴를 마무리했다. 으허허허 너무 맛있어서 눈물날 것 같았다. 



카페 블라인드 너머로 해가 지는 풍경이 어쩐지 좋아서. 연휴가 지는 풍경이라고 생각하면 아쉽지만. 



하지만 오늘 살짝 회사에 다녀와서, 내일 또 놉니다 :)  

그런데 내일이 지나면, 이제 크리스마스를 기다려야 하나. 하아. 


쓰고나니 늘 먹고 마시는 얘기밖에 없어서 무안합니다 (__) 하지만 어떤 시간들은 결국 따뜻한 차 한잔, 즐거운 술 한잔, 그리고 맛있는 음식들과 어우러져 기억되기도 하니까. 

(그런데 왜 내게는 유독 그런 시간이 이렇게 많은 겁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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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12-10-02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헛! 재밌는 페이퍼군요. ^^ 타임머신처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읽어봐야겠네요.

웽스북스 2012-10-04 12:33   좋아요 0 | URL
앗, 송구한 이 기분.... 순 먹고 마시는 사진이라 ㅎㅎㅎ

이매지 2012-10-02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는 게 남는 겁니다.
다 먹자고 하는 일인데.

웽스북스 2012-10-04 12:33   좋아요 0 | URL
쟈멘 쟈멘

비로그인 2012-10-03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 전에 생일이셨나 보네요. 미리 축하해드릴 걸!! (영수증의 외침보다는 효력이 있었을 텐데!!) 특별한 걸 늘 바라지만 결국에는 먹고 마시고 그러면서 추억이 쌓이나봐요. 웬디양님 연재물을 보며 또 다시 그런 생각이... 이제 크리스마스를 학수고대하는 시간들이네요, 으하하하하하 ㅠ

웽스북스 2012-10-04 12:34   좋아요 0 | URL
축하 감사드려요!! ㅎㅎ
크리스마스 전 별로 학수고대하지는 않아요. 생일도 뭔가 부끄러운 날이고.
그냥 그냥 평범한 날들이 좋아요. 평범하고 회사 안가는 날. ㅋㅋㅋ

2012-10-03 2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0-04 1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0-04 2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연 2012-10-04 0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처음에 8월달이었나? 처음 연재글을 읽으면서 사진 질감을 보고.. 어라, 혹시 내가 썼던 카메라랑 같은 카메라를 쓰시는 건가?? 하고 정말 반가워했지만..ㅎㅎ 마지막에 덧붙이신 말씀을 보고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는..ㅎㅎ 그런데 뒤집어 이야기하면 휴대폰 카메라와 프로그램이 정말 많이 발달한 것 같네요. 하이엔드나 보급형 데쎄랄 뺨치는 수준인데.. 심도가 얕은 사진을 찍을 생각이 아니라면 휴대폰도 좋은 것 같네요.

사실 이 시리즈를 댓글은 잘 안남기지만 잘 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야밤의 기운을 빌려.. 이렇게 댓글을.. 개인적으로는 저 만두가게 사진이 정말 잘 나온 것 같네요.

웽스북스 2012-10-04 12:37   좋아요 0 | URL
아 정말요? ㅎ 아이폰으로 대충 찍고 인스타그램 필터 한방으로 휙 휙 ㅎㅎ 집에 홀가가 있는데 두세번 정도 찍고 지금은 장식용...;; 무엇보다 필름 사고 인화하고 하는게 귀찮더라고요 ㅠㅠ

잘 보고 계시다니 기뻐요! 저도 가연님 새글 올라오면 반가워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만두가게 사진 저도 좋아해요 :) 매일 지나다니는 장소라 꼭 한번 남겨두고 싶었거든요~ ㅎㅎ

레와 2012-10-04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추'는 정말.............................!!

탕웨이랑 현빈, 둘 사이를 인정합니다.ㅋㅋ

웽스북스 2012-10-04 12:36   좋아요 0 | URL
훈의 안부가 궁금해요. ㅠㅠ

BRINY 2012-10-04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집 앞에도 커다란 투썸플레이스가 생겼어요~ 오늘 퇴근길에 티라미스 사갖고 들어가야겠어요~

웽스북스 2012-10-04 12:37   좋아요 0 | URL
우와!! 투썸 좋아요~ 티라미수 정말 맛있더라고요. 꼭꼭 사가세요!
저 막 현대카드를 CJ 카드로 바꿀까 고민했어요 ㅋㅋ

2012-10-04 1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0-04 2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2-10-05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석에 '만추'를 해줬어요? 흑흑 몰랐어요.
전 괜히 '고지전' 다시 보다 자다 깨다 보다 그랬어요.
아름다운 탕웨이, 어제 개막한 BIFF 사회도 봤더군요.
저도 훈의 안부가 궁금해요.^^

손가락 힘 길러주는 키보드는 진짜 힘들어요.ㅎㅎ


웽스북스 2012-10-06 06:08   좋아요 0 | URL
네. 탕웨이는 정말 아름답죠. 저도 사진 일부러 찾아서 봤어요.
키보드는 아무래도 새로 사야 할 것 같아요 ㅠㅠㅠㅠ


2012-10-07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야 고백이지만, 토요 연재 늘 재밌게 보고 있었어요..ㅎㅎ

웽스북스 2012-10-14 20:33   좋아요 0 | URL
앗. 캄사합니다! ㅋㅋ
 

이제 토요연재가 되어버린 것 같은 느낌적 느낌? ㅎ 



식량 소식으로 시작한 한주다. 하하. 앞으로 석달은 거뜬할 커피들 도착. 



그리고 또 다른 식량 도착. 회사동료 오키님께서 콩고기를 잔뜩 주셨다. 채식을 할 땐 오히려 콩고기를 먹지 않았는데, 그건 뭐랄까, 콩고기를 먹을 정도로 고기가 먹고 싶어지면 고기를 먹는게 낫지, 라는 생각이랄까. 그런데, 정작 먹은 콩고기는 고기의 느낌이 아니었다. 콩고기라는 음식에 콩고기라는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이 붙었다면 더 널리 사랑받았을텐데 괜히 고기라는 이름은 붙어서 고기랑 다르다고 질타나 받고 뭐 그런 슬픈 음식이 되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고기보다는 어묵에 가까웠고, 담백해서 좋았다. 그리고, 오키님은 정말 러블리하다. 저 깨알같은 쪽지좀 봐요 :) 



살짝 야근을 하고 집에 온 날, 비가 오고 날도 으슬하여 국물을 먹고 싶어 집에 가서 국수를 끓여먹으려고 생각했는데, 결론적으로는 버섯 샐러드를 만들어먹었다. 마음은 국물을 먹으라 하고, 머리는 샐러드를 먹으라 하네. 다이어트...때문에 샐러드를 먹는 쿨싴한 아가씨면 좋겠다만 실상은 새싹을 오늘에는 한번 먹어줘야 버리지 않을 수 있겠어, 라는 뭔가 주부근성스러운...



화요일엔 칼퇴근. 6시땡! 하고 나와서 무려 6시 30분 요가를 가던 길. 하루가 끝냈는데 하늘이 하늘색이야... 라며 감동받아서 찍은 사진. ㅎㅎ 



근태기록과 휴가기록을 함꼐 체크하는데 휴가가 너무 많이 남았다. 무려 10.5일 ㅠ 충동적으로 금요일 휴가를 내고 업무 마무리를 하느라 살짝 야근을 하고 회사를 뛰쳐나온 목요일 밤, 목요일밤에 벌써 주말이 시작이라는 생각에, 너무 기뻐서, 너무 좋아서, 집에 못들어가고 카페에서 맥주대신 탄산수 한잔을 마시며 독서 독서. (네, 저기도 자주 가는 서울역 투썸) 



금요일 아침, 10시 반에 요가에 갔다가 버스를 타고 다른 동네로 가던 길에 버스가 회사로 올라가는 동네를 슥 지나갔다. 너무 기뻐서 '회사로 가는 길, 하지만 나는 내리지 않지'라고 트위터에 올렸고요. 



명동 롯데 지나며. 굳이 찍은 이유는 '나 저 동작 할 수 있다'

물론 저렇게 우아하지는 않다. 누구도 보여줄 수 없다. 하지만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고. ㅎ 



김중혁의 <일층, 지하일층> 속 <일층, 지하일층>에는 건물 관리자들의 바이블 <지하에서 옥상까지> 라는 책이 나오는데, 웃기고 슬프다는 건 바로 이런 걸 일컬어 하는 말. 

 


이 책의 마무리는 김중혁이 직접 쓴 작가의 말. 딱 한마디로 끝낸 이 작가의 말이 이 책과 얼마나 어울리는지, 또 그와 얼마나 어울리는지. 나도 이 속된 도시가 좋습니다. 



회사 근처에도 있는 카페마마스는 정작 한번도 가보지 못했 ㅠㅠ 이날은 청계천점으로, 일부러 붐비는 시간을 피해서 갔다. 나는 휴가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웨이팅. 아. 정말 무섭고 후덜덜한 카페구나. 다시 갈 수 있을까. 리코타치즈샐러드와 청포도쥬스를 들며 빨간 책방을 듣던 오후. (맛있습니다. 맛있고요) 



서울의 어떤 모습.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사진. (찍은지 하루만에 좋아하는 사진이래) 도무지 흠잡을 데가 없는 사진이다. (자뻑) 



지하철역에 들어가자 회사 동네로 가는 지하철 표지판이. 하지만 난 저 지하철을 타지 않았지 (휴가라 계속 이러고 놀았다. ㅋㅋㅋㅋ 어찌나 좋던지) 



느즈막한 오후에 다녀온 스티브 맥커리 사진전. 사진이 많지 않아 아쉬웠지만, 좋은 사진들이 많았다. 강렬한 색감을 가진 사진들이 특별히 더 기억에 남았다. 휴가를 냈는데 특별히 할 일이 없으면 꼭 미술관에 간다. 나는 미술관을 좋아하지만 휴일에 미술관에 가는 건 정말 싫어하기 때문이다. 미술관은 무조건 평일에. 게다가 요즘엔 평일에도 사람이 꽤 많다. 



서울의 달. 눈썹달. 송승헌 눈썹 달



토요일 아침에 눈이 떠져 9시 30분 요가를 갔다가 씻고 커피한잔 하러 단골 카페에 갔으나 멘/붕

일찍 가본 적이 없어서 오픈 시간을 처음 알았던 것 -_- 



이 동네는 카페가 더 없는데..... 라며 기억력을 총동원해보니, 얼마전 지나며 얼핏 봤던 카페가 기억나 그 쪽으로 발을 옮겼다. 빙고. 새롭게 문을 연  hens coffee 라는 카페. 깔끔하고 모던한 인테리어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결국 토요일은 여기서 보내기로. 



자몽주스를 시켰더니 보덤의 더블월 글라스에 담겨나왔다. 다 마시고, 좀 더 체류시간을 늘리려 싱글세트(샌드위치반쪽+아메리카노)를 시켰다. 커피도 깔끔하고 모짜렐라 토마토 샌드위치도 정말 맛있었다. 뭔가 건강건강한 것 같은 느낌 ㅋㅋ 똑부러지는 언니들이 정말 빠릿빠릿하고 깔끔하게 운영하는 카페인가보다. 아. 이제 원효로커피의 시대는 저무는가. 그런건가. (사진에 등장한 언니가 매니저 언니. 어쩜 동생일지도) 이 카페에서는 유독 근처 단지에 사는 젊은 부부들이 나와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가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원효로커피가 문을 닫지 않았다면 아마 이 카페를 계속 몰랐을테니, 음, 오히랴 잘된 일이 되었다. 


참, 네, 저것이 두 도시 이야기의 두께입니다. 네. 뭐. 그렇습니다. 



오래 앉아있는 내가 거슬릴 법도 한데, 오히려 꽃을 띄운 차를 한 잔 주었다. 잔의 선도 곱고, 색도 곱고, 꽃도 곱고, 찻물도 곱고, 은은한 향도 고와서 마시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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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 2012-09-23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속된 도시가 싫지만
그래도 여기에서 살아갈 거예요

때론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게 있는데
이게 그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웽스북스 2012-10-02 21:22   좋아요 0 | URL
네. 숙명.
선익이가 살아갈 이 도시는 또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봤어요.
물론 여기 안살 수도 있겠지만.

다락방 2012-09-23 0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섯샐러드에 마음을 빼앗겨버리네요. 아, 예쁘고 먹음직스러워요. 저도 이 속된 도시가 좋습니다, 무척. 게다가 이 속된 도시엔 웬디님같은 사람도 있고!!!!!!!!!!!!!!!!!!!!!

웽스북스 2012-10-02 21:23   좋아요 0 | URL
자주 해먹으려고 했는데, 저거 무지 쉬운데,
이후로 한번도 안해먹었어요 ㅠㅠ

흐흐 속된 도시에서 열씸히 즐겁게 살아보아요.

비로그인 2012-09-23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사진 정말 좋아요 ~~ 느낌적인 느낌이 막막~~ ㅎㅎ

웽스북스 2012-10-02 21:23   좋아요 0 | URL
아아 고마움적인 고마움이 느껴지는데요 ㅋㅋㅋ
고맙습니다 (__ )

비로그인 2012-09-23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의 주간 연재를 기다리는 열혈 독자가 여기 또 한 명 있답니다.
저도 속된 도시에서 아름답게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불끈! :)

웽스북스 2012-10-02 21:24   좋아요 0 | URL
주간연재, 아 추석이라 망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이 속된 도시에서 삽시다, 아름답게, 는 자신없지만
폐 덜 끼치면서 살아야죠. ㅎㅎ

2012-09-23 18: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0-02 2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antitheme 2012-09-23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마스의 청포도쥬스가 생각나네요. 지금은 지방출장으로 당분간은 먼곳의 얘기라서 그런지 더 ...

웽스북스 2012-10-02 21:26   좋아요 0 | URL
네. 청포도쥬스, 청포도를 사다 갈면 만들 수 있을까요?
먼곳에 혼자 계시면 더 잘 챙겨드셔야 할텐데, 아, 사실은 제가 이런 말을 할 처지가 ㅠㅠㅠㅠ

개인주의 2012-09-24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간 웬디의 삶
...
전보다 격조해져서 아쉽지만
주간지로라도 ..꼬박 만나뵙기를. 히히

웽스북스 2012-10-02 21:27   좋아요 0 | URL
아이고, 토요일에 올렸어야했는데, 죄송합니다!
부정기간행물인걸로 ㅋㅋㅋ

Alicia 2012-09-24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러블리.좋다.감동.곱다.. 이런 단어들로 이루어진 페이퍼를 읽으니 저도 기분 좋네요~
그 어디에서도 아름다운 것들을 찾아낼 줄 아는 웬디님이 저는 참 좋습니다. :)

웽스북스 2012-10-02 21:27   좋아요 0 | URL
저 단어들을 찾아낸 알리샤님의 눈이 보배에요. 투덜투덜 단어들도 많은데.

마노아 2012-09-28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요 연재 재밌어요. 매주 기다려요. ㅎㅎㅎ이번 주는 내일 올라오나요? ^^
웬디님 페이퍼 보고서 나도 조용한 카페에 가서 차 마시고 책 읽고 와야지~ 했어요.
이번 연휴에 헀으면 좋겠어요.
웬디양님, 연휴 즐겁게 보내요~ 이번 주 생일 주간이었죠? 뒤늦게 축하 인사 남겨요.
선물같은 보름달 보면서 소원도 빌고요~ 날 추우니까 옷 따땃하게 입고 다녀요.^^

웽스북스 2012-10-02 21:28   좋아요 0 | URL
이번엔 연휴라 안기다리셨죠? ㅜㅜ 그렇죠? ㅠㅠ
연휴에 카페에 가서 차는 드셨어요? 축하 고맙습니다.
보름달은 봤는데 소원은 못빌었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