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자조론 시대를 초월한 인생 지침서 6
새뮤얼 스마일즈 지음, 북타임 편집부 옮김 / 북타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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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조론> 사무엘 스마일즈, 북타임


2. 책의 흐름/ 주제단락


  가. 하늘은 스스로를 돕는다는 말처럼 우리 자신의 변화는 외부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힘을 통해서 달라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명심하고 살아가야할 황금언이 있고, 이 책은 특히 '근면', '절약', '자기계발'을 강조하고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대해 정리했다.


3. 저자의 생애


 가. 사무엘 스마일즈(1812~1904)

   

   작가, 정치개혁가, 저널리스트, 의사

   

    1812년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났다. 1829년 에든버러 의학부에 입학했고, 1832년 의대를 졸업하고 가는한 이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정치개혁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 '개인 개혁'을 주창하였다.  <자조론(1859)>, <인격론(1871)>, <검약론(1875)>, <의무론(1880)>는 스마일즈의 4대 복음서라 일컬어진다.

 

4. 저자의 주장


 우리 삶을 변화하고 싶다면 외적인 변화보다 내적인 변화가 우선 되어야 하며,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단련시켜야 이러한 변화가 구체화되어 나타나게 된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려갈 때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5. 저자의 의도 및 목적


 봉사활동을 통해 가난한 이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저자는 이들이 현재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단지 물질적인 도움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 변화가 필요함을 역설하기 위해 이러한 내용을 정리하였다. 이 책은 지식이 아니라 실천하기위해 씌여진 책이다.


 6. 주요 내용

 

 가. 자조 정신 : 인생은 자신의 손으로만 열 수 있다


    1) 성장에 대한 의욕과 자조 정신

       가) '외부의 지배'보다 '내부의 지배'


    2) 노력은 끊임없이 계속된다

       가) 최고의 교육은 매일의 생활과 일속에 존재한다

       나) 만약 내가 부자였다면 현재의 나는 없다

       다) 지나친 부는 오히려 독이다


    3) 사람의 우열을 좌우하는 것은 끊임없는 노력

       가) 고난이 사람을 성장시킨다


    4) 인생에 한가한 시간은 없다


 나. 인내 : 새싹은 비바람을 맞아야 강해진다


   1) 상식적이고 참을성있는 사람이 되는 것


   2) 90%의 인생의 진리는 쾌활한 정신과 근면함에 있다.


   3) 역경이 있어야 새싹이 강해진다

      가) 일에 매진하는 열정

      나) 쓰러질 때마다 힘을 내 일어나다


   4) 승부의 열쇠는 '지속력'

     가) 천재를 키워낸 '아침 2시간'

     나) 순서대로 일하지 못하는 사람은 재능의 3/4을 낭비하는 것이다.

     다) '근면'을 자기편으로 만든 사람은 강하다


 다.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 인생의 기회를 꿰뚫어 보는 지혜, 그것을 살리는 지혜


    1) 근면함 속에 길이 있다

      가) 사물의 배후를 꿰뚫어 보는 자세


    2) 현명한 자의 눈은 머리속에 있다

      가) 2,000년의 세월이 지나 피는 꽃이 있다

      나) 천재일우의 기회를 살리는 지혜

   

    3) 독보적인 사람에게 주어지는 기회

      가) 젊은 날의 우연이 일생을 바꾼다


    4) 행운은 가까운 곳에서 기다린다

     가) 어리석은 사람을 큰 인물로 만드는 '한 시간'의 힘


    5) 신념은 힘이다

     가) 생각만 하지 말고 실천하라

     나) 성실하고 겸허하게 살아간다


 라. 직업 : 강한 의욕 앞에 벽은 없다

    1) 무심의 자기 수양

       가) 나는 계속 공부한다

       나) 고통 끝에 얻는 것이야말로 진품

       다) 항상 최선을 다하고, 한 걸음이라도 좋으니 앞으로 나가라


    2) 극기심을 키워라

      가) 성공을 결심하고 노력의 결과에 자신을 가져라

      나) 노력하라! 노력하라! 더 노력하라!

      다) 의지에 불타는 이에게 벽이란 없다


 마. 의지와 활력 : 자신의 사명에 목숨을 걸어라!


    1) 길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


    2) 자신의 방향을 결정짓는 '의지의 힘'

      가) 뿌리 없는 생활과 결별하려는 의지

      나) 불가능이라는 말은 어리석은 자들의 사전에나 있는 말이다

    3) 마음을 적시는 진실한 말

      가) 잘 익은 과실을 많지만, 그것을 수확하는 사람은 적다


    4) 성실하게 살아간다


    5) 왕성환 활력과 불굴의 의지 : 위인과 평범한 사람의 차이점


 바. 시간의 지혜 : 실무 능력이 없는 사람은 성공하지 못한다


    1) 비즈니스 수완도 뛰어난 천재들

      가) 돌아가는 길이 진정한 기쁨을 준다


    2)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생활'의 위협


    3) 비즈니스에 성공하는 여섯가지 원칙

       가) 주의력, 근면함, 정확함, 수완, 시간 엄수, 신속함

       나)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마라

       다) 시간의 낭비는 마음에 잡초를 무성하게 한다

       라) 시간을 잘 지키지 않는 사람은 성공의 기차를 탈 수 없다


    4) 웰링턴을 훌륭한 장군으로 만든 실무 능력


    5) 정직이 최고의 방법이다


 사. 돈의 지혜 : 즐거움을 위해 땀을 흘려라


    1) 돈은 인격이다

      가) 돈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나) 장래의 이익을 위해 현재의 만족을 희생한다

      다) 역경을 이겨내는 4가지 미덕 

        - 근면, 절약, 절제, 성실


    2) 절약이야말로 자조 정신의 최고 표현이다

      가) 분수에 맞는 생활

      나) 거짓말은 빚의 등에 업혀 여행한다

    

    3) 인생의 전환점에서 실수하지 마라

      가) 우유뷰단이 파멸을 부른다

      나) 가끔 자신의 발자취를 확인할 것!


    4) 지혜는 루비보다 빛난다

      가) 황금보다 지혜를 구할 것이다. 지혜는 루비보다 빛난다. 이 세상에 아무리 비싼 것도 지혜와는 비교할 수 없다


 아. 자기 수양 : 최고의 지적 소양은 매일 매일의 생활에서 나온다


    1) 자신의 땀과 눈물로 얻은 지식만큼 강한 것은 없다

      가) 높은 수준의 지적 소양은 일을 통해서만 탄생한다

      나) 훈련이 지력을 단련시킨다


    2) 철을 뜨거워질 때까지 두드려라

     가) 녹이 슬기보다 닳아 없어지는 편이 낫다


    3) 진짜 지식과 가짜 지식

      가) 정신에 탄력을 주는 독서를 할 것

      나) 젊은 시절에 한 일은 노년에 반드시 돌아온다


    4) 재능을 최대한 살리는 힌트

      가) 사람은 패배를 통해 단련된다

      나) '만약'이란 무능한 자가 하는 말이다


    5) 대기만성의 선조에게서 배운다

      가) 학교 성적으로는 알 수 없는 천부적 재능

      나) 마지막에는 끈기 있는 노력이 이긴다


  자. 멋진 만남 : 인생의 스승, 인생의 친구, 인생의 책


    1) 인생의 지표가 되는 무수한 본보기


    2) 좋은 스승과 좋은 친구는 인생 최고의 보물

       가) 인격자와의 교류는 만 권의 책보다 낫다

       나) '거인'에 대한 심취가 자신의 재능을 깨운다


    3) 후세를 밝히는 용기있는 인생

      가) 인생을 밝히는 '한 권의 책'

      나) 쾌활함은 사람의 정신에 탄력을 준다


  차. 사람의 기량 : 인격은 평생 통용되는 유일한 보물이다!


     1) 인격이야말로 평생 통용되는 유일한 보물이다.

       가) 만인을 매료시키는 인격의 비밀

       나) 높이 날고자 하지 않는 정신은 곧 땅에 떨어진다


     2) 이상에 현실을 일치시키려는 노력

       가) 행동도 사고도 반복이 힘이다


     3) 예의범절에는 돈이 들지 않으며, 예를 다하는 것만으로

        도 무엇이든 얻을 수 있다


     4) 진정한 인격자를 가늠하는 척도

       가) 부정을 물리치는 용기를 가져라

       나) 진정한 용기는 항상 친절함과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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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세금, 다모클레스의 칼처럼, 열역학 제2법칙은 우리 모두와 우리 주변의 모든 것에 적용된다. 마찰로 무질서한 열이 생성되는 것과 비슷하게, 흩어놓는 힘들은 끊임없이, 가차없이 작용하면서 모든 계를 붕괴시킨다. _ 제프리 웨스트, <스케일>, p30

<스케일>은 열역학 제2법칙(엔트로피 법칙)이 자연계 뿐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사회시스템에도 적용될 수 있으며, 그 안의 상관관계가 선형이 아닌 비선형 지수함수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망델브로가 탁월하게 공헌한 부분은 리처드슨이 발견한 것을 확고한 수학적 토대 위에 올려놓고, 수학자들이 만지작거렸던 ‘현실‘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인 기이한 기하학이 사실상 모든 면에서 현실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알아본 것이었다... 주식시장의 행동은 모든 시간 규모에 걸쳐서 지수나 그와 동등한 프랙털 차원을 통해 정량화할 수 있는, 거듭제곱 법칙을 따라서 반복되는 자기 유사적 프랙털 패턴이다. _ 제프리 웨스트, <스케일>, p205

관찰자 입장에서는 임계점을 지나서 발생하는 변화가 이미 오래전부터 예정된 수순이었음을 말하는 본문의 내용은 급변하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잘 설명한다. 동시에 이러한 급격한 변화가 예외없이 평형상태로 가는 전단계임을 생각한다면, 우울한 인류의 미래가 떠오르는 것 또한 피하기 어렵다. 한 가지 위안이 된다면 지수법칙의 적용을 피할 수 없겠지만, 우리가 속하는 계의 시스템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계수와 승수의 변화를 통해 생명의 순간을 이어갈 수 있지않을까...

기업이 도시처럼 초선형이 아니라 저선형으로 규모 증가를 한다는 사실은 기업이 혁신과 착상보다 규모의 경제로 승리하는 대표적인 사례임을 시사한다... 이와는 달리 도시는 혁신이 규모의 경제를 이기는 대표적인 사례다. 도시는 훨씬 더 분산된 양상으로 돌아가며, 권력이 시장과 시의회에서 기업과 시민 단체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조직 구조들에 흩어져 있다. _ 제프리 웨스트, <스케일>, p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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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시기와 그 이후 마오주의는 1949년 이전의 중국과 매우 흡사한 탄자니아, 네팔, 인도,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여러 저개발국이나 식민지국 또는 이제 막 식민지에서 벗어난 나라들에게 특별한 매력으로 다가섰다. 1920년대와 30년대에 소련이 후원한 코민테른 Comintern이 지출한 예산과 비교한다면 그다지 많지 않은 자원만으로도 중화인민공화국은 그들을 매료시켰다. 또한 마오쩌둥의 사상과 발언은 진정한 게릴라 스타일로 선진국의 젊은이들을 사로잡았다. _ 줄리아 로벨, <마오주의>, p30

대약진운동이 가져온 기근과 문화대혁명이 가져온 파괴와 단절. 이상이 마오쩌둥 시기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지만, 세계적으로 마오쩌둥의 사상이 미친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수많은 병력을 잃고 옌안으로 패퇴했던 무리가 대륙을 석권했다는 이야기는 <중국의 붉은 별>을 통해 신화가 되었다. 이 신화는 외부의 도움없이 스스로 해내고자 했던 이들에게 또다른 별이 되었고, 제3세계는 소련제 AK47로 무장하고 중국식 게릴라 전술로 혁명을 추진했음을 보여준다.

과거 돈과 실력이 부족했지만 정다운 혁명 동지였던 중국이 2001년 WTO 가입 이후 G2로 또다른 신화를 써내려가는 지금 이 시기 마오주의는 이미 일대일로라는 실크로드를 만들기 위한 장건과 반초의 개척로로서 의미가 있지 않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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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딜과 신자유주의 - 새로운 정치 질서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Philos 시리즈 28
게리 거스틀 지음, 홍기빈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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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자유주의 질서는 뉴딜 질서의 폐허에서 출현했다. _ 게리 거스틀, <뉴딜과 신자유주의>, p35


 1930년대 대공황의 미국경제를 살려낸 것으로 알려진 뉴딜(New Deal)정책과 대척점에 있는 1980년대의 신자유주의(Neoliberalism). <뉴딜과 신자유주의>는 이들 사이의 대립을 서술하지 않는다. 분명 경제학적 관점에서 이들 정책은 케인스와 하이에크 사상만큼의 차이를 갖기에 공통분모를 발견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민주주의 제도 아래에서 표를 얻어 집권하려는 정치적인 목표를 가진 이들이 추구하는 정치의 측면에서도 그럴까. 


 이 책은 여기에서 '정치 질서'의 개념을 도입하여 과정을 설명하고자 한다. 이에 따르면 신자유주의는 좁은 차원의 '음모'가 아니라 고전적 자유주의를 계승하여 그 명맥을 유지해 오다가 미국에서 뉴딜 질서의 위기가 본격화된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본격적으로 공세를 취하게 된 한 가지 '지적/도덕적 개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_ 게리 거스틀, <뉴딜과 신자유주의> 옮긴이의 말, p548


 <뉴딜과 신자유주의>는 정치적 관점에서 경제정책을 바라본다. 이 같은 관점에서는 최소비용, 효용 극대화 등의 경제이론의 공리들이 어 이상 유효하지 않다. 정기적으로 돌아오는 선거 시기마다 한 표라도 더 얻어 집권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다. 이를 위해 19세기 노예제도를 찬성하던 정당이 세계시민주의를 표방하며 반(反)인종주의를 내세우거나, 19세기 자유무역을 외치던 정당이 보호주의를 외치며 외국제품에 높은 세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결국 신자유주의는 미국 좌파와 우파의 정치적인 합작품이라는 것을 <뉴딜과 신자유주의>는 잘 보여준다.

 

  신자유주의는 일부 지배 집단의 수탈과 특권이라는 협소하고 '치사스러운' 특수이익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회 성원에게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이익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자유주의 담론은 보수적인 우파 버전뿐만 아니라 진보적인 좌파 버전도 얼마든지 생성시킬 수 있는 힘과 폭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_ 게리 거스틀, <뉴딜과 신자유주의> 옮긴이의 말, p548


  뉴딜 정책이 무너진 자리에서 신자유주의가 피어났다는 저자의 주장은 공사주의 몰락이라는 사건과 배경을 통해 지지된다. 1930년대 대공황을 통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공산주의와 수정자본주의라는 두 갈래의 노력은 공산세계의 붕괴를 계기로 극적인 변화를 맞는다. 공산세계라는 외부의 압력이 없는 상태에서 빚어지는 신빅토리아적 관점과 세계시민주의적 관점. 어쩌면 신자유주의는 실체가 없는 서로 다른 이익집단들의 서로 다른 슬로건은 아닐까를 생각하는 독서였다...


  신자유주의 질서에서의 모순 하나는, 신자유주의를 엘리트의 지배를 확장하는 전략으로 보는 이들 사이에 존재했던 모순이다. 또 다른 모순은 좋은 삶을 이루는 법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다른 두 가지 도덕적 관점이 신자유주의 질서 내부에 불편하게 공존했다는 사실이다. 첫 번째는 내가 신빅토리아적이라고 부르는 관점으로서,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가족을 탄탄하게 유지하며, 노동, 성, 소비 등에 기율을 갖는 것을 찬양하는 태도다(p30)... 또 다른 도덕적 관점은 내가 세계시민주의라고 부르는 것으로서, 이러한 관점은 개인들이 전통, 유산, 이미 결정된 사회적역할 등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아 혹은 정체성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기회야말로 시장 자유의 핵심이라고 본다. _ 게리 거스틀, <뉴딜과 신자유주의>,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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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하비에르 사발라 그림, 이현우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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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겐 두 가지 삶이 있었다. 그 삶은 그의 지인이나 친구들의 삶과 쏙 닮은, 조건부 진실과 조건부 기만으로 가득차 있었다. 반면에 다른 하나는 비밀스럽게 흘러갔다. 몇몇 낯선 우연들이 겹치다보니, 말 그대로 우연이겠지만, 그에게 중요하고 흥미로우며 꼭 필요한 모든 것, 그가 자신을 속이지 않고 진실할 수 있는 모든 것, 그의 삶의 알맹이를 이루는 모든 것은 다른 이들 모르게 이루어졌고, 진실을 가리기 위해 덮어쓰고 있는 그의 거짓과 껍데기, 가령 은행 업무나 클럽에서의 논쟁, '저급한 인종'이라는 말, 아내와 함께 기념일 파티에 가는 일만이 명백하게 겉으로 드러났다. _ 안톤 체호프,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p51

겉과 속이 다른 삶. 그리고 그런 삶을 살아가는 자.
겉으로 드러난 삶은 거짓이고, 속으로 흘러가는 삶은 진실이다. 거짓은 영원이며, 항구적이고 진실은 비밀이며, 은폐된다.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속 구로프의 삶은 이렇게 이중적이다. 의미를 찾을 수 없는 반복 속을 살아가는 구로프는 영원 대신 자신에게는 진실이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저급한 사랑을 선택한다. 그 사랑의 끝이 그리 밝아 보이지는 않지만.

이 얼마나 무의미한 밤들이고, 무료하고 시시한 날들인가! 얼빠진 카드놀이, 폭식, 만취, 그리고 끝도 없이 반복되는 늘 똑같은 얘기들이 인생에서 가장 좋은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아가고 결국 우리에겐 날개도 없고 꼬리도 잘린 삶, 헛소리 같은 삶만 덩그러니 남게 된다. _ 안톤 체호프,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p39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에서 구로프와 안나는 영원한 생명 대신 순간의 욕망을 선택한다. 그들의 선택의 주위로부터 지지받지 못할 것이다. 과거에도 미래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선택에 대해 많은 이들이 공감하게 되는 것은 인간이 이성보다는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청개구리'와 같은 심성을 가지고 있어 일상으로부터의 일탈을 꿈꾸기 때문일까.

조금만 지나면 해결책을 찾아 새롭고 아름다운 인생을 시작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두 사람 다 분명히 알고 있었다. 끝은 아직 멀고도 멀었다는 것을, 그리고 가장 복잡하고 힘겨운 일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_ 안톤 체호프,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p57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의 마지막은 '오래오래 행복했답니다'와 같은 행복한 결말과는 거리가 멀다. 선택의 마지막이 불행의 시작임을 알리는 글에서, 구로프와 안나는 감정의 일상에서는 어떤 일탈을 꿈을 꾸게될 지 생각하게 된다. 권태로운 일상이라는 항구성에서 일탈의 씨앗이 있다면, 뜨거운 사랑이라는 일상에서는 어떤 일탈이 잉태될 수 있을까...

이런 항구성에, 우리들 각자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 완전한 무관심 속에, 아마도 영원한 구원의 약속, 지상에서의 삶의 끊임없는 움직임과 완성을 향한 무한한 진보의 약속이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_ 안톤 체호프,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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