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핵보유국이자, ‘심리적‘ G8인 대한민국의 내란 수괴에 대한 처벌이 ‘사실상‘ 직무배제라... 법기술자들의 나라에서 참 어설픈 마무리 조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카틸리나, 당신은 언제까지 우리 인내를 남용할 것인가? 얼마나 오랫동안 당신의 광기가 우리를 조롱할 것인가? 어디까지 당신의 고삐 풀린 만용이 날뛰도록 놓아 둘 것인가? 필라티움 언덕의 야간 경비, 도시의 보초병, 인민의 공포, 모든 선량한 시민의 화합, 빈틈없는 경호 아래 개최된 오늘의 원로원, 이곳에 참석한 위원들의 표정을 보면서 당신은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가? 당신 계획이 백일하에 드러났음을 느끼지 못하는가? 여기 있는 모든 사람에게 알려짐으로써 당신의 음모가 이미 좌절된 걸 보지 못하는가? 어젯밤에, 그저께 밤에 당신이 무엇을 했는지, 어디에 있었는지, 누구를 불러 모았는지, 어떤 계획을 꾸몄는지, 당신은 우리 가운데 누가 모를 것으로 생각하는가? _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설득의 정치>, p62/225

 

  정치인으로 키케로가 명성을 떨치게 된 계기는 BC63년 카틸리나 역모 사건을 진압하면서다. 자신은 로마에서 그외 무리들은 로마 외곽에서 시내로 진입하려던 그의 계획은 집정관 키케로에게 알려지게 되었고 그의 반란 계획은 꺽이고 만다. 이를 계기로 키케로는 '로마의 국부(國父)'라는 칭호를 안겨주었던 '카틸리나 역모 사건'.


 어두운 밤이 당신의 범죄 회합을 감추지 못하고, 사저(社邸)의 담이 음모를 꾸미는 목소리를 숨기지 못하고, 모든 것을 들추어내고 모든 것을 폭로하는 이 마당에, 카틸리나, 당신이 도대체 이제 더 무엇을 희망할 수 있단 말인가? _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설득의 정치>, p63/225


  불과 여섯 시간만에 막을 내린 윤석열 내란 사건은 여러 면에서 카틸리나 역모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키케로의 유명한 <카틸리나 탄핵문>이 오늘처럼 가슴에 와 닿는 날이 있을까 싶다. 카탤리나를 윤석열(또는 김건희)로 대신해도 별 무리없이 이해되는 문장 속에서 시공을 초월한 명문의 진가를 확인하게 된다...


 카틸리나, 국가는 당신을 향해 침묵으로 이렇게 말한다. "지난 몇 년 동안 벌어진 악행 가운데 너로 인하지 않은 것이 없으며, 추문 가운데 너로 인하지 않은 것이 없다. 수많은 시민의 살해가, 동맹시의 착취와 약탈이 멋대로 처벌도 없이 너 하나에 의해 저질러졌다. 너는 법률과 재판 제도를 업신여겼을 뿐만 아니라 침해하고 훼손까지 했다." _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설득의 정치>, p66/2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멀리서 들려오는 가냘픈 목소리에 그녀는 창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메가폰을 쥔 여자의 목소리가 차츰 가까워졌다. 선주 언니는 아니었다.


 시민 여러분, 도청으로 나와주십시오. 지금 계엄군이 시내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거대한 풍선 같은 침묵이 병실의 모서리들을 향해 부풀어오르는 것을 그녀는 느꼈다. 트럭이 병원 앞길을 지나가며 목소리가 크고 선명해졌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함께 나와서 싸워주십시오.


 그 목소리가 멀어진 지 십분이 채 되지 않아 군인들의 소리가 들렸다... 한 강, <소년이 온다>中



  2024년 12월 3일 밤. 윤석열의 비상계엄선포가 기습적으로 이뤄지고 한동안 멍하게 있었다. 

  그리고 국회로 모여달라는 이재명 대표의 방송을 들으며, 전남 도청의 마지막 밤에 울려퍼졌던 외침을 떠올렸다. 계엄군이 도청으로 진입하기 직전 도청으로 와 달라는 간절한 외침.


  이런 느낌이었겠구나. 1980년도 전남도청과 2024년 국회.

  계엄령이면 차를 타고 가야하는데, 계엄상태에서 서울까지 갈 수 있을까.

  택시는 잡을 수 있을까. 가족들은 어떻게 해야하나.

  크고 작은 여러 생각들은 짐이 되어 내 자신을 일어나지 못하게 했고, 결국 뉴스를 보며 새벽 4시에 상황 종료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국회에 모인 여러 시민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으로.


  1980년 당시 죽은 자에 대한 산자의 부채의식이란 이런 것이었을까. 


  아직 잔불과 여진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이지만, 여러가지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지난 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국제적 비전을 구현하는 핵심은 국내 경제 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었다. 국제정치의 안전성은 국내의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해야 달성될 수 있거나 최소한 촉진될 수 있었다. 소비자 수요를 진작하기 위해서는 공공사업과 공공보건에 대한 정부지출을 세금 재분배 정책과 결합하는 동시에 위대한 예술이 번성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했다. _ 재커리 D. 카터, <존 메이너드 케인스 : 돈, 민주주의, 그리고 케인스의 삶>, p771


 <평화의 경제적 결과>와 <고용, 화폐, 이자의 일반이론>. 케인스를 대표하는 두 권의 책이다. 독일에게 막대한 배상금을 부과하며 또 다른 세계대전을 가져온 베르사유 체제의 문제를 지적한 <평화의 경제적 결과>와 1930년대 대공황을 이겨내기 위한 미국 루즈벨트 정부의 뉴딜정책의 사상적 토대가 되었던 <고용, 화폐, 이자의 일반이론>은 각각 정치와 경제라는 서로 다른 분야를 대상으로 하기에 이들을 연결시키기 쉽지 않다. 이 점에서 <존 메이너드 케인스 : 돈, 민주주의, 그리고 케인스의 삶>은 독자들에게 케인스 사상의 연결점을 알려준다는 의의를 갖는다.


 조앤 로빈슨은 <일반 이론>의 핵심은 경제적 생산 활동이 사회적 규범 및 정치적 현실과 무관한 일련의 독립적인 과정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 데 있다고 믿었다. 사무얼슨, 힉스, 한센이 "케인스주의"라고 제시한 수학적 관계들은 전부 경제적 의사결정에서 인간이라는 주체를 제외하고 있었다. _ 재커리 D. 카터, <존 메이너드 케인스 : 돈, 민주주의, 그리고 케인스의 삶>, p609


 저자는 본문을 통해 케인스의 경제사상은 세계대전 전후 영속적인 세계평화를 지향하는 정치적 토대 위에서 가치를 갖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전쟁직후 또는 대공황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소비를 통한 유효수요의 확대는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상황으로 회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고, 경제위기를 조기에 수습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며, 그 결과 파시즘과 공산혁명과 같은 폭력적 사태를 예방하게 된다. 이처럼 케인스의 정치, 경제 사상은 하나의 연결고리를 갖지만, 케인스의 사상에 대한 일반의 이해는 단면에 그친다. 저자에 따르면 케인스주의의 몰락은 결코 이점과 무관하지 않다.


 1960년대까지 미국의 최고 경제학자들은 모두 케인스주의자였지만 케인스 경제학을 국제적인 사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케인스와 케인스주의는 개별 국가가 불황에서 벗어나거나 실업과 인플레이션을 조정하기 위해 참고할 수 있는 일련의 전략으로 활용도가 엄격히 제한되었다. 전쟁과 평화의 철학자인 케인스는 재정 치료사 케인스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_ 재커리 D. 카터, <존 메이너드 케인스 : 돈, 민주주의, 그리고 케인스의 삶>, p648


  1960년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과의 역의 상관관계를 입증한 필립스 곡선의 발견 이후 경제학의 주된 흐름은 수리/계량경제로 옮겨가고, 오늘날 주류는 신고전학파가 되었다. 한때는 주류 경제학이었지만 지금은 공황의 시기에 이르러야 소환되는 케인스 경제학. 이것은 그의 정치철학과 경제철학을 분리시켜 바라보기 때문이 아닐까.  무엇을 위한 유효수요의 창출이며, 이를 통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안다면 보다 유연하게 그의 경제사상을 해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는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에서도 또한 유효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지정학 - 원서 3판 전면개정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클라우스 도즈 지음, 최파일 옮김 / 교유서가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정학은 세 가지 특징을 포함한다. 첫째, 지정학은 공간과 영토에 대한 영향력과 권력의 문제를 다룬다. 둘째, 지정학은 세계정세를 이해하는 데 지리적 틀을 이용한다. 셋째, 지정학은 미래지향적이다. 지정학은 각국의 이해관계가 근본적으로 불변하기 때문에 일어날 법한 국가 행위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각국은 자원을 확보하고, 접경지대를 비롯하여 영토를 수호하고, 인구를 관리해야 한다. _ 클라우스 도즈, <지정학>, p11/110

클라우스 도즈의 <지정학>은 지정학(geopolitics)의 의미와 현대적 적용에 대해 알려주는 입문서다. 근대적 주권국가의 영토, 자원, 입지와 권력의 관계를 다룬 것이 고전적 의미에서의 지정학이라면, 현대에 들어서는 보다 국가를 구성하는 다양한 인(人)적, 물리적 요소들간의 상호작용이 지정학의 범위에 포함된다. 이러한 지정학의 범위 확장은 과거 국가 간 패권전쟁이라는 범위를 벗어나, 인종, 성, 계층의 공간정치학으로 보다 세분화되었고, 용어 안에 복잡화된 현대사회의 문제를 포괄하게 되었음을 개괄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