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 오디세이 2 미학 오디세이 20주년 기념판 3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미학 오디세이2>에서는 <미학 오디세이>에 이어 근대 이후 현대 예술(미술) 중심으로 미학(美學)이 무엇인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작가가 생각하는 현대 예술이 그 이전 시대의 예술과 구분되는  특징은 무엇일까? 작가는 그것을 '의미 정보의 분리'라 해석하고 있다.


1. 현대 예술과 의미 정보의 분리


'현대 예술은 그림 밖의 어떤 사물을 지시하지 않는다. 지시하는 게 있다면 오직 자신뿐이다. 여기서 의미 정보에서 미적 정보로의 전환이 시작된다. 예술 작품의 정보 구조를 우리는 둘로 나눌 수 있다. 가령 루벤스(Peter Paul Rubens, 1577 ~ 1640)의 <파리스의 심판>을 생각해보라. 우린 이 작품 속의 장면이 어떤 장면인지를 이미 알고 있다. 


[그림1] 파리스의 심판 (출처 : http://cfile27.uf.tistory.com/image/1172CC3B4FFCF6B2366F4D)


이게 바로 그 작품의 '의미 정보'다. 이제 이 내용을 머리에서 지워버려라... 그럼 그림 속엔 순수한 형태와 색채만 남는다. 이게 바로 작품의 '미적 정보'다. 의미 정보를 중시한 고전 회화에선 형태나 색채가 주제에 종속되어 있었다. 하지만 재현을 포기한 현대 예술엔 내용이나 주제가 있을 수 없다. 다만 색과 형태라는 형식 요소 자체가 가진 아름다움, 즉 미적 정보만 있을 뿐이다.'(p43)


2. 화폐의 금태환 금지... 화폐와 신용의 결합


현대예술과 의미의 분리라는 지점에서 한 가지 다른 생각이 들게 된다. 다소 엉뚱하지만 1971년 달러의 '금 태환 정지'선언과 현대 예술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1971년 이전에는 '금(金 gold)'와 '달러 dollar'는 서로 묶여 있었기에 달러 발행액도 제한적이었다. 이와는 달리 금과 달러의 연관고리가 끊어지는 조치가 금 태환 정지다. 이 시점 이후 달러와 금은 제갈길을 가게 된다.


가. 달러 위기


'1950년대 말부터 서구의 눈부신 경제성장에 비해 미국경제는 정체하고 국제수지도 만성적이고 대폭적인 적자를 누적시켜 금 준비와 대외 단기달러채무 잔고의 비율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비롯된 달러의 지위 동요는 1960년 가을에 표면화되어 그 후 이런 경향은 만성화되고 심각화되어 금융 위기인 달러 위기(dollar 危機)로 이어졌다.'


[그림2] 금 본위제(출처 : 한미경제협의회)


나. 금본위제의 붕괴


'베트남 전쟁 등으로 인한 미국의 국제수지 적자가 발생하고, 전비조달을 위한 통화량 증발에 의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달러 가치가 급락하자 일부 국가들이 금태환을 요구하였고, 결국 금태환 정지선언인 1971년의 8·15 닉슨 조치는 이런 달러위기의 타개를 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나 이 조치에 따라 브레튼 우즈 체제가 붕괴, 국제 통화제도는 혼란에 빠지고 세계무역은 축소화의 경향을 지지게 되며 한편 후진국에는 악영향을 주었다... 금환본위제는 국제수지 자동조절기능의 약화와 통화팽창 가능성이란 약점때문에 1929년 대공황을 계기로 1931년 붕괴하게 된다. 따라서 이때의 무역정책을 보면 강력한 보호무역조치가 만연하는 경향이 나타났었다. 특히 1930년대의 세계대공황은 국제통화질서를 회복하기 어려운 결정타를 가하였다. 주식시장의 붕괴는 급속히 전 세계로 확대되어 유럽각자의 연쇄적인 파산을 불러일으켰고, 그 후 미국마저 달러화의 평가절하를 단행하여 주요선진국은 일시적인 변동환율을 채택하게 되었다. 여기서 금본위제도는 붕괴되고 말았다.' (이상 출처 : [위키백과])


마치 금태환 정지라는 사건 이후 달러가 금으로부터 독립된 것처럼, 현대 예술은 의미 정보로부터 독립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세상 모든 것은 상호 관계 속에서 유지되기 때문에 달러와 현대 예술 역시 그 자체로 독립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 이들은 각각 새로운 의미와 결합을 하게 된다. 먼저 통화부터 살펴보자.


다. 통화와 신용(信用)의 결합


통화는 금으로부터 벗어나면서 발행액의 제한으로부터 벗어났지만, 가치 평가를 위해서 다른 요소 '신용(信用)'와 결합된다. 물론 이전에도 채권등이 있지만, 현대의 채권은 단순한 채권채무관계 증서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통화정책의 수단으로도 활용되었다는 점에서 이들의 관계가 새롭게 맺어졌다고 볼 수 있겠다. (최근 양적완화정책으로 대표되는 국채발행과 중앙은행의 국채매입은 이러한 특징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림3] 통화지표의 구성 내역 ( 출처 : 한국은행 <우리나라의 통화지표 해설>)


2. 고전 예술과 현대 예술 


그렇다면, 현대 예술은 무엇과 결합했을까? 현대 예술은 (가치 평가를 위해) 미적 정보와 결합했다고 저자는 해석한다. * ( )안은 겨울호랑이 해석


'의미를 중요시한 고전주의 예술에선 대상의 형태가 가장 중요했다. 색채는 단지 대상의 형태를 분명히 드러내는 수단일 뿐이었다. 하지만 현대 예술에선 대상성이 사정없이 파괴된다. 형태와 색채는 대상에서 해방되어 자유로운 구성을 이룬다. 결국 고전주의 예술은 의미 정보를 추구한 반면, 현대 예술은 의미 정보를 단순화하는 가운데 미적 정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고 할 수 있다.'(p249)


'베르너 하이젠베르크(Werner K. Heisenberg, 1901 ~ 1976)의 불확정성 원리는, 세계를 확실하고 고정된 관점에서 인식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걸 보여주었다. 현대 예술이 확실하고 고정된 필연성에서 도피하고 다의성을 띠는 경향은, 이런 의미에서 현대 사회의 위기의 반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열린 작품이 부정적 측면만 갖고 있는 건 아니다. 우린 그 속에서 긍정적인 측면을 발견할 수 있다. 그건 바로 새로운 인간 유형이다.'(p291)


<미학 오디세이2>에서는 이처럼 현대 예술의 미적 의미와 다의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 아름다움의 상징은 여신(女神)으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 미술의 아름다움은 조각으로 대표된다. 대리석안에 상(像)의 idea가 숨겨져있다는 미켈란젤로(Michelangelo di Lodovico Buonarroti Simoni 1475 ~ 1564)의 말처럼 그리스 조각상에는 수학적 비례를 갖춘 많은 미의 이상이 표현되어있다.


[그림4] 아리아스(출처 : 나무위키)


반면, 고대에는 어느 정도 미의 정형성이 있었다고 한다면, 현대예술은 다양성을 인정한다. 


[그림5] 아리아스(부제: 피카츄) (출처 : 겨울호랑이 핸드폰)


 위의 사진을 보고  아리아스라고 이름을 붙였을 때 받아들일 수 있는 수용성이 고대 예술과 현대 예술의 차이라 생각된다.(너무 무리했을 수도 있겠다.) 비록, 모두의 공감을 얻기 힘들더라도, 적어도 겨울호랑이가 연의를 아리아스보다 예쁘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현대예술의 열린 개방성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미학 오디세이2>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마그리트(René François Ghislain Magritte, 1898 ~ 1967)의 여러 작품을 통해 잘 설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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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4-18 17: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에 나오는 미술 작품에는 ‘정보’만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예술 작품들은 색과 형태라는 형식에서 드러나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어요. 과거에 눈으로 보는 감상 행위는 무의미해졌어요. 그래서 요즘 예술 작품들은 난해해요. 예술 작품 속 심미적 가치가 좋아서 그걸 사들이는 컬렉터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대부분 컬렉터들은 경제적 가치를 보고 작품을 수집합니다. 재료비, 캔버스 크기, 호수 등 작품 거래 가격을 매기는 데 영향을 주는 특별한 ‘정보’만 있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4-18 17:51   좋아요 1 | URL
^^: 네 저도 cyrus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어느 정도 ‘의미 정보‘가 공유되어야 감상자의 의견과 느낌이 나올 수 있을텐데, 예술가의 주관적인 미가 기준이 되니 이에 대한 이해 없이는 예술을 음미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마 이 지점이 현대 예술을 어렵다고 느끼게 하는 요인 중 하나인 것 같아요...

2017-04-18 17: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18 1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4-18 18: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리아스 조각상 아래 연의 아리아스 나타나서 빵ㅋㅋ 두상에서 조각상처럼 빛이 나ㅋㅋ
비교해 보다보니 닮은 듯도....호오~ 이 장르는 개념미술이군....ㅎ

겨울호랑이 2017-04-18 18:24   좋아요 1 | URL
ㅋ 뭐 장르랄 것도 없고 딸바보 아빠의 주책없는 망언이겠지요^^:

AgalmA 2017-04-18 18:26   좋아요 1 | URL
사랑하지 않으면 깊은 의미도 보이지 않는 법^^

겨울호랑이 2017-04-18 18:35   좋아요 1 | URL
^^: AgalmA님께서 잘 받아주시는군요..사실 제가 봐도 피카츄쪽에 가까워요 ㅋㅋ

서니데이 2017-04-18 18: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예쁜 연의사진이네요.
반짝반짝하는 느낌입니다.
아이들은 볼 때마다 조금씩 크는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겨울호랑이님 즐거운 저녁시간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7-04-18 18:36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부족한 리뷰엔 연의가 언제나 구원투수로..ㅋㅋ 좀 너무한 아빠지요?

서니데이 2017-04-19 2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재에서는 연의 얼굴을 조금 더 크게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은데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셨나요.
겨울호랑이님, 따뜻하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7-04-19 21:21   좋아요 1 | URL
^^: 네 서니데이님 아무래도 북플 사진이 많이 적지요? 오늘은 황사가 있어서인지 조금은 목니 칼칼하네요.. 오늘도 고생하셨어요. 서니데이님, 편안히 하루 잘 마무리 하세요^^:
 

 요즘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19단을 외우는 것이 coding 교육과 함께 유행하는 것 같다.

 이러한 유행의 배경은 인도 사람들이 IT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수학을 잘 하기 때문이라는 일반의 인식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교육학자 중 일부에 의해 인도인들이 9 * 9단이 아니라 19 * 19단을 외운다는 사실에 주목한 이들에 의해 주도된 흐름이라 생각된다.


 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외우는 것을 피하다보니, 머리가 많이 녹슨 것 같은 생각이 들어(딱히 녹슬 머리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19 * 19단을 외워볼까하는 마음에 19*19단을 출력해서 쳐다보지만, 상당한 압박감이 든다. 참고로 나는 10 * 10단까지는 외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님에도, 19 * 19단을 외울 생각을 하니 마음이 답답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예전에 9 * 9단을 외웠음에도 이러한 마음이 드는 것은 내가 외우고 있는 영역(9 * 9단)이 19 * 19단의 25%에 불과하기 때문인 것도 한 몫을 하는 것 같다. ([그림]의 붉은 색으로 표시한 영역이 9 * 9단 영역이다.)


[그림] 19 * 19단 (출처 : 디딤돌 수학) 


19 * 19단만을 놓고 생각해보자.

예전 국민학교(초등학교) 2학년 때 구구단을 외우는 것만으로도 꽤 진땀을 흘렸던 것을 생각해보면, 19 * 19단을 외워야 하는 지금 우리 아이들은 내가 어렸을 때보다 대략 4배 정도의 부담을 지고 있는 것 같다. 당시에도 주입식 교육의 폐해를 이야기했었는데, 30년 넘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이러한 문제는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더 큰 부담을 아이들에게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물론 남들이 할 때 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걱정이 드는 것이 부모 마음이라는 것을 나 역시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 전에 우리 아이들이 기존 세대보다 많은 부담을 가지고 있는 것 또한 객관적 사실이다. 이렇게 많은 부담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에게 더 많은 장난감을 사주고, 더 맛있는 음식을 사준다것만으로 우리가 부모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이러한 것만으로는 우리가 아이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합리화시킬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보다는 우리가 우리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공감하는 것부터 시작해야할 것이다. 우리 자신은 퇴근 후 TV 앞에서 프로야구를 보면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을 것을 요구한다면 많은 부담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부모에게 어려움을 상의할 수 있을까. 보다 우리 아이들의 진로를 걱정한다면 이들이 피아노를 연주하기 위해, 영어 단어를 외우기 위해 얼마나 고생하는지 먼저 우리 자신이 함께 하면서 그 어려움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직접 모든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하지 않더라도 약간이라도 아이들과 함께 해본다면 우리는 아이들의 어려움과 문제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해보면, 아이들의 부족함에 대해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아이들이 그러한 부담을 가지고 있다는 공감대 속에서, 왜 공부해야하는지, 왜 외워야 하는지 등에 대해 아이들에게 설명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소위 말하는 '부모의 인문학'이 아닐까. 우리 모두는 아이들과 함께 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도무지 잘 안외워지는 19*19단을 보며 요즘 아이들의 부담과 함께, 부모로서의 역할을 돌아보며 하루를 시작한다. 


 PS. 일반적으로 아이의 외모가 아빠, 엄마 닮았다고 했을 때는 그렇게 기뻐하면서, 공부하는 것은 엄마, 아빠 닮았다고 하면 왜 그렇게 싫어들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연의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연의가 공부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머리가 아빠를 닮았기 때문이고, 공부를 잘 한다면 엄마를 닮았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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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8 1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18 1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4-18 11: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억력 향상을 위해서 19X19단을 외우게 하는 걸까요? 미혼이지만, 저걸 배우면서 힘들어하고 있을 아이들의 심정이 이해됩니다. 자녀에게 공부해야 할 이유를 가르치는 것이 좋지만,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알려주는 부모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겨울호랑이 2017-04-18 11:44   좋아요 2 | URL
^^: cyrus님의 좋은 지적을 해주셨네요. 직장에서도 유능한 상사는 업무 지시에서 방향을 제시해주는 반면, 무능한 상사는 별 말없이 toss해 주지요. 아마 우리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은 우리가 잘 모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먼저 부모의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어느 분야를 좋아하고 소질이 있는지를 안 후에 축구팀 감독처럼 같이 햇볕 아래서 공을 차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cyrus 2017-04-18 11:55   좋아요 2 | URL
부모도 직접 공부를 하다 보면, 공부했던 어린 시절이 떠오르게 될 겁니다. 그러면 공부하는 아이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고, 더 나아가서 ‘공부해야 할 이유’와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까지 알게 됩니다. ^^

겨울호랑이 2017-04-18 12:14   좋아요 1 | URL
^^: 죽을 때까지 배워야하는데 쉽지 않은 건 사실이에요.ㅋ

2017-04-18 1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18 1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립간 2017-04-18 12: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제 아이를 비유할 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파란색, 안해는 빨간색, 아이는 보라색. ; 성격도 그렇고, 공부 성향도 그렇고. 저는 큰 테두리만 만들어주고, 그 안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죠.

19단의 경우도 외우겠냐고 물으니, 싫다고 하더군요. 동기가 생기면 외우라고 했죠. 저는 외우지 않았지만, 아이에게 충분한 자발적 동기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겨울호랑이 2017-04-18 12: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네 마립간님 말씀처럼 아이들이 자신만의 색깔로 인생을 칠하게 하는 것이 어린 시절의 교육이라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성장해 가면서 자신만의 스케치도 하겠지요.. 저같은 성인도 뒤늦게 19단을 외워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스스로 할 가능성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때까지 부모들은 충분히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부모의 공부는 이 부분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커피소년 2017-04-18 15: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평소 겨울호랑이님의 글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공부를 잘 한다면 아빠를 닮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더군요. 공부는 암기도 암기지만 이해력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어떠한 문제도 풀어나갈 수 없을테니까요.. 머리가 좋다는 것은 잘 외우는 것이 이니라 이해를 잘 하는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어린 시절 구구단도 노래를 외워서 암기했다고 하지만 답이 왜 나왔는지도 모르고 외우기만 했다면.. 어땠을지요.. 어려운 학문에 대한 이해력이 뛰어난 겨울호랑이님을 닮았다면 따님은 똑똑할겁니다..

저도 겨울호랑이님을 따라서 19단을 외워볼까 했는데 머리와 눈이 아픈 것을 보니.. 이번 생은 구구단으로 만족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겨울호랑이 2017-04-18 16:17   좋아요 1 | URL
^^: 김영성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다만, 제가 사실 머리가 좋은 편은 못됩니다.ㅋㅋ 다만, 모르는게 많아 이것 저것 생각을 하는 편이긴 합니다. 연의 엄마가 머리가 좋고, 노력도 많이 하는 편이랍니다.. 김영성님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오후 되세요^^:

AgalmA 2017-04-18 18: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9x19단 은근 도전의식 일으키네요ㅋ 9x9단 단기간에 외우던 고통이 생각나서 천천히 외워볼까 싶기도 하네요ㅎㅎ

우리집엔 그림그리는 사람도 책읽는 사람도 없는데 저혼자 맨땅에서 메뚜기뛰기였다능ㅎ 지원받기도 힘들었던.... 그래서 제가 유전자 타령을 더 신뢰하지 않아요.ㅎ 풍족한 환경의 아이들이 참 부러웠죠. 그 때문인가 나홀로 공부하고 그린다는 여전한 거 같은ㅎㅎ;

겨울호랑이 2017-04-18 19:06   좋아요 2 | URL
^^: AgalmA님처럼 그림도 그리면서 책도 좋아하시는 분은 저도 별로 주변에서 본 적이 없는듯 하네요^^: 그만큼 AgalmA님만의 색이 글에 나타나 좋습니다^^: 19단 외우기는 치매예방에 좋은 두뇌 운동이 되리라 믿으며 오늘도 ㅋㅋ

오거서 2017-04-18 20: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도의 프로그래밍 수업에서 페이퍼 컴퓨터를 사용한다고 들은 바가 있습니다. 프로그래밍을 통해 만들어지는 프로그램은 임의의 입력를 받아들이고 적절한 처리 과정을 거쳐 정해진 결과를 보여야 하는데요, 페이퍼 컴퓨터는 실제 컴퓨터가 아니기에 프로그램에서 필히 처리해야 하는 조건 뿐만 아니라 성공하는 경우와 실패하는 경우를 모두 따져서 결과를 예상해보게 된다는 겁니다. 제 생각에 19x19단이 효과가 있을 것 같지 않고 차라리 페이퍼 컴퓨터의 위력을 믿어야 한다고 봅니다. ^^

겨울호랑이 2017-04-18 21:01   좋아요 2 | URL
^^: 그렇겠네요.. 오거서님 말씀처럼 페이퍼 컴퓨터를 통해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논리적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보다 수학의 본질인 것 같습니다. 생각하는 과정을 중시하는 교육으로 개편되어야할 것 같은데, 우리의 현실은 아직 여기와 멀리 떨어진 듯 합니다..
 

2017년 4월 16일은 가톨릭 전례력으로 부확대축일(부활절)이다. 올해는 공교롭게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날과 부활절이 겹친다.

죽음을 이기고 새생명으로 거듭난 부활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깊은 바다에서 인양된 세월호와 그 참사로 돌아가신 모든 분들 그리고 진실이, 어둠에서 빛으로, 우리에게 아픔에서 희망으로 다시 태어나길 기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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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5 2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15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7-04-16 2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부활을 축하합니다.
따뜻하고 행복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17-04-17 06:47   좋아요 0 | URL
서니데이님 즐거운 월요일 시작하세요^^:
 















1. 불가능성 정리 不可能性定理 imposibility theorem


결론 : 바람직한 성격을 두루 갖춘 사회후생함수가 존재하지 않는다.


1950년대 초 경제학자 애로우 Arrow, K. J. 는 사회적 선호체계가 가져야 할 바람직한 성격으로 다음 네 가지 공리(aixom)를 제시한다.


1) 완비성 完備性(completeness)과 이행성 移行性(transitivity) : 모든 사회적 상태를 비교, 평가할 수 있어야 하며, a,b,c 라는 세 사회적 상태에 대해 a를 b보다 선호하고 b를 c보다 선호한다면 a를 c보다 선호해야 한다.


2) 파레토 원칙(Pareto principle) : 이 사회의 모든 사람이 a를 b보다 더 선호하면 사회도 a를 b보다 선호해야 한다.


3) 非독재성(non-dictatorship) : 이 사회의 어느 한 구성원의 선호가 전체 사회의 선호를 좌우해서는 안 된다.


4) 제3의 선택가능성으로부터의 독립(independence of irrelevant alternatives) :  a와 b의 두 사회적 상태를 비교한다고 할 때, 이들과 직접 관련이 없는 제3의 선택 가능성 c의 존재는 이들 사이의 선호순위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한다.


애로우는 이 중 공리 1), 2), 4)를 모두 만족시키는 사회적 선호체계는 반드시 공리3)을 위배하게 된다는 것을 증명했는데, 이것이 바로 불가능성정리의 핵심이다.(p571)


PS. 애로우의 이론은 후진국에서 '개발독재론'을 주장할 때 활용되는데, 사회발전을 이루기 위해 독재는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논리적으로 모순된다. 공리 1), 2), 4)를 만족시키는 체제는 반드시 공리3)을 위배하지만, 독재성을 만족시키는 체제(공리3 위배)가 공리 1), 2), 4)를 만족시킨다는 내용이 애로우의 이론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독재가 아니라 사회적 후생에 대해 '최선이 아니면 차선'의 선택을 해야 된다. 















2.  롤스(J.Rawls) 최소극대화원칙 最小極大化原則(Maximin Principle)


결론 : 어떤 사회의 후생수준은 그 사회에서 가장 못사는 사람의 효용수준에 의해 결정된다.


SW= min(UA, UB) 


최소극대화의 규칙에 의하면 여러 대안의 우열을 대안들이 가져올 가능한 최악의 결과에 따라 가리는 것이다. 즉 우리는 어떤 대안의 최악(최소)의 결과가 다른 대안들이 갖는 최악의 결과에 비해 가장 우월한(극대화) 경우에 그 대안을 채택하게 된다는 것이다.(p216)



            [그림] 최소극대화의 규칙( 출처 : <정의론> )


위의 그림에서 이득(G)은 개인의 결정(D)과 상황(C)에 달려 있다. 따라서 G=f(D,C)가 된다. 최소극대화의 규칙은 우리가 세 번째 결정을 내리도록 요구한다. 이 경우에 최악의 상황은 5이며 이는 다른 결정을 내렸을 경우에 일어나는 최악의 것보다 나은 것이 되기 때문이다... "최소의 극대화Maximin" 이라는 말은 최소중의 최대Maximum minimorum를 의미하는 것인데 , 제시된 행동을 취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경우에 주목하고 그에 비추어 결정을 하라는 것이다.(p216)













3. 물리학 속의 대칭성 : 불변성과 자연법칙


'우리는 현재 모든 자연현상의 배후에 있는 자연의 네 가지 기본 힘들 가운데 하나가 중력이라고 믿고 있다.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지적 업적 가운데 하나는 수학자 에미 뇌터가 밝힌 동적인 힘과 추상적인 대칭성 사이의 관계다. 물리법칙들은 정상적인 공간의 모든 부분에서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평행이동 대칭성을 가지고 있다. 또 평행이동 대칭성은 근원적으로 운동량 보존법칙의 결과로 나타난다. 이것은 시간의 평행이동에 대해 대칭적임을 의미한다. 이 경우 또 다른 보존법칙인 에너지보존법칙을 얻을 수 있다.'(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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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7-04-15 17: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와, 명료하네요.

겨울호랑이 2017-04-15 17:5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꿈꾸는섬님. 사전을 옮겨다 적어서 명료해졌습니다.ㅋㅋ

서니데이 2017-04-15 2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시경제학은 경제학 교과서로 많이 보는 책 같은데,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겨울호랑이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17-04-15 21:00   좋아요 1 | URL
네^^: 대학생들이 학부 때 보는 책입니다.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주말 되세요
 
아름다운, 너무나 아름다운 수학 경문수학산책 11
K.C.콜 지음, 박영훈 옮김 / 경문사(경문북스)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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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너무나 아름다운 수학>은 수학이 우리 생각과 달리 우리 자신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을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는 수학 이야기를 통해 풀어낸 책이다. 세상의 거의 모든 지식에 대해 언급되기에 이러한 내용을 깊이 있게 들어가다면 어렵겠지만, 이 책에서는 적절하게 난이도를 조절하여 흥미있게 제시하고 있다. 또한, 독자의 배경지식과 흥미에 따라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는 소재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번 리뷰에서는 글에 언급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되, 의식의 흐름(stream of consciousness)에 따라 자유롭게 풀어가보려한다.


 1. 시간(Time), 공간(Space) 그리고 대칭성(Symmetry)


우주(宇宙 universe)에서 '宇''는 공간을 의미하고, '宙'는 시간을 의미한다. 시간과 공간은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사실은 이미 '우주'라는 말 속에 담겨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언어(言語, language)'가 의미없는 약속이 아님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실제로 시간과 공간은 서로를 따로 떼어놓고 측정할 수는 없다... 다른 말로 하면 시간과 공간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동반자이다... 지구상의 어느 지점에서 현재의 시각을 측정하고 나서 2초가 지났다면 이미 공간에서 어떤 움직임을 측정한 것이다.'(p56)


속도는 공간의 변화량과 시간의 변화량으로 측정되며, 공간과 시간의 개념은 상대적, 절대적 개념으로 나뉜다. 절대적, 상대적인 시간과 공간의 개념 그리고 절대적인 속성은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을 설명하는 중요한 개념이기도 하다.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도 그러하다. 상대적인 시간과 공간의 저편에는 절대적인 빛의 속성이 존재한다. 빛이 당신을 향해 오고, 당신이 이 빛을 향해 달려간다 해도 당신이 그 빛에 더 빨리 도달할 수는 없다. 또한 당신이 그 빛으로부터 멀어진다해도 빛은 같은 속도로 당신에게 다가갈 것이다... 당신은 결코 빛을 따라잡을 수 없다... 속도는 거리/시간이기 때문에 속도가 변하지 않는다면 이에 따라 시간과 공간 모두가 탄력적으로 작용한다. 당신이 어떤 속도로 움직이는가에 상관없이 측정된 빛의 속도는 항상 초속 300,000Km다.'(p228)


위의 내용에 대해 신학(神學)적인 설명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된다. 아우구스티누스(Sanctus Aurelius Augustinus, 354 ~ 430)은 <고백록>에서 '신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이라는 개념으로 이를 설명하기도 했었다. 한편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에 포함된 중요한 개념 중 또하나의 개념은 '대칭성'이다. 에미 뇌터(Amalie Emmy Noether1882 ~ 1935)는 '뇌터 정리'를 통해 4차원 공간에서도 에너지가 보존된다는 사실을 증명하였으며, 여기에 활용되는 개념이 '대칭성'이다. 


[페이퍼 참고] 뇌터정리


"물리학의 법칙이 가진 모든 연속 대칭성에 대해 대응되는 보존 법칙이 존재해야 한다. 또, 모든 보존법칙에 대해 대응되는 연속 대칭성이 존재해야 한다."


'종종 내부에 있는 대칭성은 거시적 규모로 그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우리 눈에 보이는 눈송이 대칭은 물분자에서 수소결합의 세기와 특성에 따라 패턴화된 것이다. 이것이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던 내면의 분자구조가 화학적 힘으로 거시적 규모로 확대된 것이다. 우주 전체에 들어 있는 탄소원자와 물분자가 모두 똑같다는 아이디어는 또 다른 방법으로의 대칭을 생각하게 한다. 어떤 사물을 따로 구별할 수 없다면 이들은 완전히 대칭(對稱)이다.'(p224)


2. 규모의 문제 


대칭성에 따라 자연(nature)을 설명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규모(크기)에 따라 지배받는 법칙은 서로 다르다. 한국에서는 한국법이, 미국에서는 미국법이 통하듯, 자연의 세계에서도 크기에 따라 서로 다른 자연의 법칙이 적용된다. 전기력과 중력, 핵력, 약력의 힘이 지배하는 세계는 서로 다르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려는 접근방식을 '통일장 이론'이라 부른다.


'사실, 당신이 벌레 크기로 작아진다면, 이 세상의 거의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다. 개미 크기의 사람은 결코 책을 쓸 수 없는데, 개미 크기의 타이프에 있는 자판들이 서로 달라 붙을 것이며 원고의 각 페이지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개미가 불을 만들 수 없는 이유도 가장 작은 불꽃이 개미 몸집보다 크기 때문이다.'(p72)


'원자 크기로 작아진다면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바뀐다. 원자 크기의 물질들은 양자 역학의 확률 법칙에 지배를 받는다.... 분자 크기의 물질로 확대되면 전기력의 지배를 받는다. 좀더 규모가 커지면 중력의 지배를 받는다.... 물질을 좀 더 첨가하면 중력이 압축되어 핵폭발을 일으킨다... 크기가 자그마한 것들의 세계에서는 시간조차도 빨리 간다. 작은 동물은 움직임도 빠르며, 음식도 빨리 먹고 소화한다.'(p73)


3. 양자역학의 세계 : 확률의 세계 


원자 크기의 물질을 지배하는 법칙인 양자역학은 확률의 법칙에 따른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로 대표되는 양자역학의 세계는 선택과 확률의 세계다. 그렇다면, 양자역학의 문제는 우리 삶과 분리된 문제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같다. 우리는 투표제도를 통해 양자역학의 확률적 문제(당선/낙선)가 우리 인간세계에서도 적용됨을 확인할 수 있다.


'양자 역학에 따르면, 어떤 대상을 측정하고자 할 때의 선택 자체가 측정에 영향을 주면서 심지어 측정을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 이 패러독스같은 명제의 가장 유명한 예로, 에르빈 슈뢰딩거는 자신이 느끼기에 양자 이론의 황당함을 가장 잘 설명해 줄 것이라는 실험을 꾸며냈다. 양자 이론의 논리를 따라가다다 보면 살아 있으면서 동시에 죽어 있는 한 마리의 고양이가 닫힌 상자 속에 갇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당신이 상자를 여는 순간 그 안에 있던 고양이는 완전히 죽었거나 또는 완전히 살아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고양이를 관찰하기 위해 상자를 여는 행위는 생명을 앗아가는 행위이거나 생명을 구하는 행위가 된다.'(p57)


'스튜어트가 제안했듯이 이를 관찰하는 한 가지 간단한 방법으로 동전 돌려보기를 생각하는 것이다. 동전을 돌려볼 때는 앞면도 아니고 뒷면도 아니며 이 두 가지가 결합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앞면인지 뒷면인지를 측정하고자 하려면 돌리는 행위를 멈추어야만 한다.'(p58)


4. 투표 제도는 민주적인가? 


자연과학에서 사회과학으로 넘어오면서 우리는 일반적인 상식에 물음을 던져야 한다. 다수결 제도는 과연 최선의 선택인가? 우리가 대의민주주의제도를 실현하기 위해 필수적인 제도로 알고 있는 다수결 투표는 어떠한 문제가 있을까?


'다수결은 패러독스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제도이기 때문에 최악의 선택"이라고 노스웨스턴 대학의 수학자인 도널드 사리 Donald Saari는 말한다.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대부분의 사람이 B보다는 A를 선호하는 경우에도 B가 선택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다수결이다.".. 200년 동안 수학자들은 투표 제도의 결함을 연구했다. 그들은 어떤 제도가 가장 좋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했지만, 무엇이 최악의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모든 것을 차지하는(winner takes all) 우리가 신성시 여겼던 그 전통이 바로 최악의 제도라는 것이다.'(p129)


다수결 투표에서 유권자의 선호는 이진법으로 표시된다. 1(YES)/0(NO).이렇듯 '1인 1표'를 행사하는 시스템은 개인의 선호의 정도(깊이, 충성도) 등을 나타내지 못한다. 이에 대해 우리는 새로운 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대통령 선거를 생각해보자. 다수결 투표에서는 집단(국민)의 호불호(好不好)는 득표율(%)로 표시되지만, 개인의 선호는 나타나지 않는다. '점(点)'이 모여 '선(線)'이 만들어지듯 개인의 선택이 모여 집단의 선호를 표시할 뿐이다. 그렇다면, 개인의 선호를 표시하는 방법은 없을까?  


'예를 들어, "승인투표(approval voting)"는 각 투표자가 후보마다 하나의 표를 던지는 제도이다. "투표자 한 사람이 한 표"에서 "한 후보에 한 투표"로 바꾸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하면, 한 명의 투표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후보자에게 모두 "승인하는" 표를 던질 수 있다.... 파울루스가 훨씬 좋아하는 제도는 누적투표법(accumulative voting)이다. 이 제도에서 투표자는 자신이 강렬한 지지를 보내는 후보자(또는 쟁점)에게 여러 표를 누적해서 던질 수 있다. 이 제도 에서는 투표자가 가장 중요한 논점에 초점을 두는 것이 가능하다.'(p131)


승인투표나 누적투표법이 가지는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 제도는 사회적으로 가장 바람직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의사 결정 방식이 합리적인 결과를 가져오려면 특정 조건들을 만족시켜야 하지만 이 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함을 증명한 내용이 애로(Kenneth Joseph Arrow, 1921 ~ )의 불가능성 정리다.(애로는 이 내용으로 197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다.)


[페이퍼 참고]  애로(Arrow)의 불가능성 정리不可能性定理(imposibility theorem)


5. 공정성에 대한 문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선거를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리뷰를 작성하는 시점에서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눈 앞에 둔 우리 사회의 과제는 무엇일까. 많은 과제가 있겠지만, 반드시 언급되는 문제중 하나가 '공정성(公正性)' 문제일 것이다. 특히, 최근 우리 사회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부(富)의 불평등한 배분' 문제는 우리 사회 긴급한 현안 중 하나다. 그렇다면, 부의 배분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공정하다고 할 것인가?


'공정성에 대한 솔로몬의 생각은 현재의 학문적 이론에서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공정한 분배란 어떤 것을 단순히 똑같이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니라 분배 물건에 대하여 당사자들이 생각하고 있는 그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에 그 본질이 담겨 있음을 말해 준다.'(p141)


'"조정된 승자(adjusted Winner)"라는 이 새로운 제도는 경기에 참가한 각자가 100점을 갖고 이 점수를 자신의 선호에 따라서 분배하도록 하는 것이다.(p140)... 분쟁의 소지를 없애는 핵심은 서로 다른 당사자가 다른 방식으로 물건에 가치를 매긴다는 사실에 있다.'(p141)


'그러나 그 과정을 공정하게 하기 위해서는 전체 오염의 양을 처음부터 공정하게 분배해야만 한다. "이 경우에 동일한 것이 공정한 것은 아니'라고 레드야드는 말한다. "화학공장과 음식점에 똑같은 허용권을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p142)


'자산에 따른 개인의 주관적 가치'에 따라 부가 분배된다면 가장 좋겠지만, 이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를 비롯한 여러 선결과제가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세부적인 사항 이외에 '부의 분배'에 대한 대원칙(大原則)이 있다면 무엇일까?  부의 공정한 배분에 대해서는 여러 이론이 있지만 '정의(Justice)'에 대한 대표적 이론가 롤스(John Rawls, 1921 ~ 2002)에 따르면, 사회기준을 가장 약자(弱者)를 기준으로 했을 때 '정의로운 사회'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과연 2017년 세월호 참사 3주년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은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할 수 있을까? 이런 과제를 던져보면서 <아름다운, 너무나 아름다운 수학>의 리뷰를 마친다.


[페이퍼 참고 ] 롤스(J.Rawls) 최소극대화원칙 最小極大化原則(Maximin Principle)


결론 : 어떤 사회의 후생수준은 그 사회에서 가장 못사는 사람의 효용수준에 의해 결정된다.


<아름다운, 너무나 아름다운 수학>에 언급된 내용을 기초로 하여 쓴 글이다. 쓰고난니 페이퍼인지 리뷰인지 잘 모를 정도로 여러분야의 내용이 쏟아져 나오지만, 이 리뷰에서 순서만 바꿨을 뿐 이런 내용이 거의 언급된다. 수학이 추상적인 분야가 아니라 이미 우리 삶과 깊은 연관이 있음을 <아름다운, 너무나 아름다운 수학>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동시에, 과학의 여러 분야에 대한 개론에 해당하는 지식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재밌는 책이라 생각된다.


PS. [페이퍼 참고]에 해당하는 내용은 같은 제목의 페이퍼로 부연 설명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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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7-04-15 1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흥미로운데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4-15 17:54   좋아요 0 | URL
^^: 페이퍼와 리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지럽지 않을까 살짝 걱정했는데, 좋게 생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꿈꾸는섬님 즐거운 토요일 저녁 되세요.^^:

cyrus 2017-04-15 2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케네스 애로는 올해 2월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투표의 역설을 생각한다면, 현재 후보자들의 지지율을 그대로 믿어선 안 됩니다.

겨울호랑이 2017-04-15 20:17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cyrus님 말씀처럼 현재 여론조작을 위한 조사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말아야겠지요...

북다이제스터 2017-04-15 2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학 혹은 산수의 등가부호 양편이 이미 대칭입니다. 수학이 단순하게 기호의 약속이 아니라 현실을 반영한다고 믿게 만듭니다. ^^

겨울호랑이 2017-04-15 22:16   좋아요 1 | URL
^^: 그렇네요. 북다이제터님 말씀을 듣고 보니 수식 부터가 대칭이군요... 또한, 대칭성은 수식외에 사람사이 mirroring에서도 발견되는 것 같습니다.. 수식도 일종의 미러링이라 한다면 북다이제스터님 말씀처럼 현실의 반영이라는 하나의 예시가 되지 않을까 잠시 생각해 봅니다.^^:

북다이제스터 2017-04-15 22:31   좋아요 1 | URL
네, 그렇기에 속도가 일정하여 상수가 되는 광속에서 시간과 공간이 반비례로 등호 사이에서 대칭, 즉 똑같아지는 거 같습니다. ^^ 반비례지만, 결국 시간과 공간 성질이 같다고 해석됩니다. ;;

겨울호랑이 2017-04-15 22:38   좋아요 1 | URL
^^: 북다이제스터님께서 특수상대성이론의 절대 빛의 속도와 상대 시간, 공간의 의미를 명료하게 설명해 주신 것 같습니다.

북다이제스터 2017-04-15 23:24   좋아요 1 | URL
위험한 제 착각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석해 주는 책이 없어 그냥 제 짐작일 수 있습니다. 아무튼 대칭이 제 요즘 관심사입니다.
겨울호랑이님 글 보면 요즘 제 관심사와 많이 겹쳐 반갑습니다. 저도 요즘 책 <선거는 민주적인가> 사놓았고 공정성도 끝없는 관심사입니다. 개인적으로 공정성은 ‘티 포 탯‘ 전략뿐이란 걸 <협력의 진화> 읽고 생각을 바꾸고 있습니다. ^^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

겨울호랑이 2017-04-15 23:29   좋아요 1 | URL
^^: 저도 물리학 초보인지라 장님 코끼리 다리잡듯 배우고 있는중입니다..북다이제스터님의 가설(?)을 염두에 두고 가면 더 깊이있는 공부를 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책을 구매하기 전 북다이제스터님께서 남겨주신 리뷰의 덕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 믿고 선택할 수 있어 저 역시 깊이 감사드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