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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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미학 오디세이 1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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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 오디세이 1 미학 오디세이 20주년 기념판 3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미학 오디세이> 시리즈는 요즘 미학(美學 : aesthetic) 교수보다 시사평론가로서 더 유명한 진중권 교수의 미학 입문서(入門書)다. <미학 오디세이1> 에서는 에셔(Maurits C. Esher, 1898 ~ 1972)의 작품세계를 전체 이야기의 큰 줄기로 잡고 있으며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대화 형식으로 고대(古代)에서 헤겔(Georg Friedrich Hegel, 1770 ~ 1831)시대까지의 예술을 다루고 있다.


먼저, 내용의 큰 줄기인 에셔의 작품 세계를 살펴보자. 저자는 에셔의 작품 세계를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1) 여러 세계를 넘나듦, 2) 평면의 균등분할, 3) 거울에 비춘 상, 4) 변형, 5) 칼레이도치클루스와 나선형, 6) 3차원 환영의 파괴, 7) 불가능한 형태, 8) 무한성에의 접근, 9) 이율배반, 10) 이상한 고리(뫼비우스의 띠)


다양한 위의 주제를 관통하는 내용은 '수학적 계산'과 '순환'이다. 그리고, <미학 오디세이1>에서도  '비례', '기하학'과 같은 수학 관련된 내용이 '이성'과 '감성'이라는 주제와 맞물려 반복된다. (다행히, 수식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에셔는 교묘한 수학적 계산에 따라 작품 활동을 했는데, 특히 '이상한 고리(뫼비우스의 띠)'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주제였다.' (p15)


[그림1] <도마뱀> 에셔, 석판(1943) [출처 : http://egloos.zum.com/sand/v/743561#none]



[그림2] <뫼비우스의 띠2 : 불개미> 에셔(1963)  [출처 : http://egloos.zum.com/sand/v/743561#none]


<미학 오디세이1>에서는 고대부터 각 시대별로 에셔의 작품 세계의 주제가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었는가를 대화체(對話體)로 쉽게 풀어간다. 대화를 끌어가는 두 철학자가 철학(哲學)에 대한 입장이 대립적이기 때문에 내용전개가 명쾌하다. <미학 오디세이>의 이러한 구성은 저자가 '지은이의 말'에서 밝힌 바와 같이 더글러스 호프스태터(Douglas R. Hofstadter)의 <괴델, 에셔, 바흐 - 영원한 황금 노끈 ( GODEL, ESCHER, BACH , an Eternal Golden Braid)>의 영향을 받고 있다. 두 작품을 비교한다면, <미학 오디세이1>에서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이야기를 끌어가고 주로 미술을 다루는 반면, <괴델, 에셔, 바흐>에서는 거북이와 아킬레스가 이야기를 주도하며, 미술, 논리학, 음악, 인공지능을 주제로 다루고 있어, 주제의 넓이와 깊이 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이 책의 성격이 입문서임을 감안한다면 이는 저자의 적절한 책의 난이도 조절이라 생각이 된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서양(西洋)의 미학이다. 우리가 동양문화권에 살고 있음을 비춰 본다면, 동시대의 문화 비교도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되는데 이러한 문명의 교류에 대해서는 다루고 있지 않다는 한계도 있다.  곰브리치(E.H. Gombrich)의 <서양미술사(The story of art)>가 부분적으로나마 동양, 인도의 미술도 다루고 있다는 것과 비교했을 때 입문서임을 고려해도 다소의 아쉬움이 느껴진다.


<미학 오디세이1>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칸트 이전 시대의 미학의 특성을 한 문장으로 축약한다면 '예술과 정신 세계의 미분화(未分化)'로 생각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는 깊이 있는 미학공부를 위한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여기서 또 하나의 노선이 나온다. 이 노선은 영국의 취미론에서 시작되어 칸트에서 완성된다. 이들에 따르면, 미는 "인식"이 아니라 "쾌감"이며, 예술의 본질은 "진리 내용"이 아니라 "형식"에 있다. 예술은 "이성"의 산물이 아니라 "상상력의 유희"며, 예술가는 고정된 법칙에 따르지 않고 "영감"에 따라 자유로이 창작을 한다. 이런 생각을 "형식미학"이라고 부르기로 하자.'(p247)


이 책의 성격이 입문서임을 감안한다면, 깊이 있는 미학 공부를 위해서는 철학사(哲學史) 공부와 미술사(美述史)에 대한 어느 정도의 배경지식이 있어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에, 고대사회가 '제정일치(祭政一致)' 사회라는 점과 중세 철학을 '신학(神學)의 시녀(侍女)'라고 여겨짐을 감안한다면, 고대 신화와 기독교 '신학(神學)'에 대한 이해도 필수적이라는 점을 알게 된다. 


<미학 오디세이1>에서는 이처럼 내용적으로 에셔의 작품 세계와 헤겔 이전의 서양미술사를 쉽게 정리해 주며, 보다 깊이 있는 공부를 위한 공부 포인트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초보입문자들이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ps. <미학 오디세이1>에 나오는 플라톤의 대화는 듣는 이들을 잘 배려해서 쉽게 알아듣게 해준다. 이에 반해, 플라톤이 쓴 대화편의 소크라테스는 그다지 친절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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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7-02-01 07: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마 전에 예술의 힘을 읽으면서 이 책이 생각나더군요. 미학 공부를 위해서 철학과 미술사를 배경 지식으로 갖춰야 한다는 말에 절로 공감하게 됩니다. ^^

겨울호랑이 2017-02-01 08:01   좋아요 2 | URL
^^: 네 갖춰야지요... 그래야 하는데. 저도 말로는 쉽게 쓰는데, 갖추기는 쉽지 않네요. 그저 오늘도 갖추려고 노력할 뿐이겠지요? ㅋ 오거서님 감사합니다. 추운 날 건강 조심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AgalmA 2017-02-05 18: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시 읽어도 좋을 책인데, 다시 못 읽고 있는 실정^^;;

겨울호랑이 2017-02-05 21:14   좋아요 1 | URL
^^: Agalma님은 이제 입문 수준에서 보시기 어려울듯 ㅋ 성문종합을 보시던 분이 성문기초를 보기 힘들지요 ㅋ

AgalmA 2017-02-05 21:42   좋아요 1 | URL
기억력이 현저하게 저하되고 있다는 문제가...쿨럭))
너무 띄우지 좀 마세요. 버릇 나빠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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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비극(悲劇)은 많은 부분 소재를 그리스 신화(神話)와 서사시(敍事詩)에서 가져왔다.

몇몇 작품을 예로 들자면, 그리스 비극 중 아이스퀼로소의 대표적 비극 <오레스테이아>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 왕>, <안티고네>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리스 비극은 '그리스 서사시의 변주곡(變奏曲)'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제의 재해석이 극에서 '비극'이라는 변주 형태로 나타났다면, 미술양식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코레상은 아르카이트 시대(archaic period ; BC 1,000 ~ BC 500) 시대 초기의 작품이다. 호메로스가 기원전 8세기의 작가라고 알려져 있고, 이 시기에 그리스 서사시인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가 성립되었다고 본다면, 코레상은 서사시와 동시대의 조각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림] 코레(Kore)상 (출처 : http://m.blog.daum.net/hong-hyojueng/2)


쿠로스(kouros=청년이란 뜻으로서, 복수는 쿠로이) 상은, 코레(kore=소녀·처녀의 뜻. 복수는 코라이)와 더불어 아르카이크기(期)의 입상(立像)의 기본 형태이며, 그 생성과 발전은 동시에 그리스 조각 그것의 창조·발전을 의미한다. 왼쪽 발을 한 발자국 앞으로 내고, 양쪽 팔을 허리에 얹고 선 초기의 형태는 분명히 이집트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리스의 남성 입상(男性立像) 조각은 이 형태를 유일의 기본 테마로 하고, 나체에 대한 진지한 관찰을 하여, 아름답게 완성한 청년의 이상상(理想像)을 창조하기에 이르렀다. (출처 : 위키피디아)


이에 비해, 고대 그리스 비극은 주로 페리클레스 시대(BC 461 ~ 430) 전후에 집필되었으며, 이 시기는 고전기(classic period ; BC 500 ~ BC323)에 속하는 시기다. 이 시기의 작품 중 유명한 작품은 <원반 던지는 사람>이 있다.



[그림] 뮈론, 원반 던지는 사람 ( 출처 : http://intempus.tistory.com/1698)


아르카익 시대에서 고전시대의 차이는 정(靜)과 동(動)의 차이로 여겨진다.


같은 그리스 조각이지만 <코레>상은 정형화 되어 있는 반면, 아래 <원반 던지는 사람>은 자연스럽다. 그리스 서사시가 시인들에 의해 암송되고 정형화되어 전승되었다면, 그리스 비극은 작가의 자유로운 해석으로 변주곡처럼 다가온다. 또한, 그리스 서사시가 국가와 영웅을 그린 전체주의 작품이라면, 그리스 비극은 개인의 내면을 그린 개인적 작품의 성격이 강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시대의 차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먼저 문학작품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 

그리스 비극이 융성한 시기가 고대 그리스 문명의 최전성기인 페리클레스 시대임을 연결시키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본다. 국가 주도의 전체주의 사상(영웅주의)보다 개성(개인의 슬픔, 비극)을 인정하는 사회가 보다 발전된 사회임을 의미하는 것일까?


조각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

페리클레스 시대가 아테네 민주정치가 가장 발전한 시대라고 한다면, 민주사회의 자유로운 분위기속에서 '현실'을 조각 할  수 있었던 것일까? 경직된 코레 상이 이상적인 '이데아 idea'를 조각하는 것이 허용되었다면, 고전 시대에 와서야 원반 던지는 사람과 같은 '현실'이 허용될 수 있었던 것일까? '현실'을 그릴 수 있는 시대에 그려낸 작품이 하필 비극(悲劇)이라는 것은 인생(人生)은 고해(苦海)라는 사실이 예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별로 정리되지 않는 생각이지만, 아이스퀼로스의 비극 전집을 읽으며 들었던 몇 가지 생각을 두서 없이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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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01-25 14: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17-01-25 17:11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오후 되세요^^: 이제 슬슬 연휴 분위기가 느껴지네요 ㅋ

후애(厚愛) 2017-01-25 1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기조심하시고 편안한 저녁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7-01-25 18:42   좋아요 0 | URL
후애님 감사합니다^^: 후애님도 따뜻한 저녁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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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추운 겨울날입니다^^:

어제는 눈이 많이 와서 연의와 함께 눈놀이를 했습니다. 총 3종 경기를 연의와 함께 했습니다. 어린이 봅슬레이, 썰매타고 운동장 돌기, 눈사람 만들기 등 3종목을 거의 3시간 가까이 했네요 ㅋ

저희 집에는 리프트 시설과 시베리안 허스키가 없기 때문에 ‘호랑이 리프트‘와 ‘호랑이가 끄는 썰매‘가 되버렸습니다.ㅜㅜ 덕분에 눈 오는 운동장도 한 10바퀴돌고, 경사로도 한 20번 오고간 것 같습니다.

모처럼 오는 눈에서 아이와 함께 하니 겨울이 마냥 춥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음 주초까지 춥다고 합니다. 이웃분들 모두 건강 조심하시고 남은 일요일 오후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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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7-01-22 17: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구, 오늘 연이는 짱짱 신나는 날이었겠군요. 이렇게 넓은 마당에서 썰매를 타다니..

겨울호랑이 2017-01-22 17:41   좋아요 0 | URL
네^^: 곰곰생각하는발님. 눈 덮힌 시골학교 운동장이라 마음껏 놀았답니다.

서니데이 2017-01-22 19: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눈이 와서 아이들이 눈썰매 꺼내오더라구요. 따님과 즐거운 주말 보내셨겠어요.^^

겨울호랑이 2017-01-22 20:10   좋아요 2 | URL
네 서니데이님. 눈이 오니 다른 계절에는 할 수 없는 겨울놀이를 할 수 있어 좋네요.^^: 연의도 저도 신나서 하루를 보냈어요. 감사합니다. 편한 밤 보내세요

yureka01 2017-01-22 20: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우..신나는 겨울 추위조차 즐거움으로 바꾸는 놀이...ㅎㅎㅎ

겨울호랑이 2017-01-22 20:30   좋아요 2 | URL
^^: 네. 유레카님. 예나 지금이나 밖에서 노는 놀이가 최고인 것 같아요^^:

cyrus 2017-01-22 21: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아이들은 아주 젊어서 추운 날에도 잘 뛰어놀아요. 저도 이십년 전만 해도 저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련)

겨울호랑이 2017-01-22 21:16   좋아요 1 | URL
^^: cyrus님도 아직 젊으시니 연인되는 분하고 영화 Love Story처럼 멋진 연애하셔야지요^^:

:Dora 2017-01-22 23: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귀요미♥

겨울호랑이 2017-01-22 23:44   좋아요 1 | URL
^^: 감사합니다. Theodora님 편한 밤 되세요

samadhi(眞我) 2017-01-22 23: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의에게 제일 좋은 장난감(?), 친구(?)는 아빠네요. 드물게 멋진 아빤데요.

겨울호랑이 2017-01-23 00:0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samadhi님 지금 함께 하지 않으면 나중에 연의가 커서 안 놀아줄거 같아 미리 투자하고 있습니다 ㅋ 사실 저도 눈을 좋아하기도 해서요.

자목련 2017-01-23 07: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장 완벽하고 행복한 놀이에 빠진 연의, 정말 행복해보여요. 어린 시절 시골 언덕배기에서 비닐를 깔고 눈 위를 달리던 때가 생각나요. 돌 때문에 아파도 계속 계속 탔었죠,ㅎ

겨울호랑이 2017-01-23 08:47   좋아요 0 | URL
^^: 네 자목련님 말씀처럼 아무리 장난감이 발달해도 자연과 함께 하는 놀이를 따라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목련님께서도 아름다운 추억을 가지셨군요. 추운 아침이지만, 한 주 행복하게 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7-01-23 1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23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23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23 1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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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위대한 질문 -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위대한 질문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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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위대한 질문 -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은 <신의 위대한 질문- 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와 함께 서울대 배철현 교수의 2부작 작품 중 하나다. 책의 표지에 크게 JESUS라고 적혀있는 바와 같이 '신약성경'을 배경으로 '인간 예수'가 성경에서 던진 질문의 의미를 찾아가는 책이다. 각 장에서 다른 주제로 질문된 예수의 질문을 통해 인간(人間)이 어디로 가야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진다.


<인간의 위대한 질문>에서는 성경성립에 대해 근원적인 물음을 제기하지는 않는다. 영지주의(靈知主義, Gnosticism)의 영향을 받았다고 전해지는 <유다복음>, <도마복음> 등 성경 외경(外經)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고 있지만, 내용적으로 깊게 들어가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성경의 역사적 배경에 관심있는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것에는 부족함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신, 이 책은 성경의 의미를 영성(靈性)적으로 쫓아가되, 그와 연관된 역사, 미술, 유적등을 함께 살펴보고 있다. 때문에, 다른 책보다 성경 구절에 대한 문화적, 역사적, 예술적 해석을 깊이 있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위대한 질문> 중 '10장 네 안에 있는 신성을 왜 보지 못하느냐?'에서는 네델란드의 화가 로지에 반 데르 바이덴(Rogier Van der Weyden)의 그림을 통해 예수의 십자가 처형을 살펴본다.


1. 성경의 문화적 배경

[그림] 로지에 반데르 바이덴, <십자가 내림>, 1443[출처 :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OXNl&articleno=2185&_bloghome_menu=recenttext]



'바이덴은 예수와 마리아를 새로운 세계의 아담과 이브로 묘사한다. 어머니 마리아의 모습은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의 시신과 매우 유사하다. 마리아의 이러한 모습은 서양 미술사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바이덴은 독일의 종교 사상가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a Kempis)가 1418년 출간한 <그리스도를 본받아(준주성범)>에서 표현한 신비한 감정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p216)


이처럼, 단순한 텍스트(text)의 제시뿐 아니라, 각 구절이 어떻게 후대의 사상과 예술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면서, 그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인간의 위대한 질문>은 위와 같은 미술사적 해석외에도 당대 사용되었던 주화, 빌라도 석비(石碑) 등을 함께 제시하면서 독자의 깊이 있는 고민을 도와주고 있다.


2. 성경의 언어적 배경


<인간의 위대한 질문>에서는 또한 성경 번역본 비교를 통해서 우리가 성경을 읽을 때 접하는 또다른 장벽인 '언어(言語)'의 문제를 보여준다. 이것은 특히 '2장 깊은 곳으로 들어가 본적이 있는가?'에 잘 드러난다. 저자는 이 장(章)에서 성경 한 구절을 한국어, 영어, 라틴어, 그리스어, 아람어, 히브리어순으로 역으로 분석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읽고 있는 성경의 번역 근원을 쫓아가면서 번역을 통해 의미가 어떻게 차이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다소 길지만, 저자의 해설을 옮겨본다.


'이 구절에 대한 한글 성서 번역은 보통 "너는 깊은 데로 나가거라. 너희는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이다. 이는 성서 원문의 뜻을 전혀 살리지 못한 번역이다. 이 구절에 대한 영어 번역본만 보아도 한글 번역과는 사뭇 다르다. 영역본은 "깊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해변으로부터 멀리 떨어져라."이고 라틴어 번역본은 "네 자신을 인도해 깊은 곳으로 진입해라!"이지만, 그리스어 원문은 "깊은 곳으로 다시 돌아오라."이다. '돌아오라'로 번역된 그리스어 동사 '에파나고(epanago)'는 원래 '(해변으로부터 떨어져) 먼 곳으로 진출하다.'라는 뜻도 함께 지닌다. 그러므로, 그리스 원문은 "(해변으로부터 떨어져) 애써 나와 깊은 곳으로 진입해라!"라고 번역할 수도 있다. ... 에파나고를 원래 예수의 구어인 아람어로 재구성하면 '어바르(ebar)'가 될 것이다. '어바르'는 히브리어에서도 발견되는 단어다. 히브리어로는 '아바르(abar)'다. 이 단어의 의미는 '제한 구역을 넘어서다 / (법, 관습)을 어기다.'라는 심층적 의미를 내포한다. 예수는 시몬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따분한 일상에서 애써 탈출하라고 명령하는 것이다.'(p63)


<인간의 위대한 질문 :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를 읽으며 다음의 구절이 연상되었다.


"우리가 지금은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어렴풋이 보이지만,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마주볼 것입니다.(1 코린 13:12)


At present we see indistinctly, as in a mirror, but then face to face. (1cor 13:12)"


[그림] 청동 거울 (출처 : http://m.blog.daum.net/kwon1564/4) : 성경 집필 시기 사용되던 거울의 일종


바오로의 유명한 '사랑의 송가' 중 일부의 구절이다. 우리 말로 옮겨진 성경 구절은 같은 내용이지만, 영문(英文)과는 길이도 다르고, 느낌도 다르다. 그 차이는 언어적 배경 차이에서 오는 것이리라 여겨진다. 또한, 현대 사용되는 '거울'과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거울'의 차이를 알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 차이를 잘 알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역사적 배경 차이에서 오는 것이라 생각된다.

<인간의 위대한 질문>에서는 우리가 성찰을 위해서는 이러한 차이를 이해한 후에야 비로소 그 깊은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인간의 위대한 질문>은 성경에 있는 모든 질문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는다. 그 대신 몇 개의 질문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하여 깊이있는 성찰을 도와준다. 그리고, 우리가 성경과 고전을 접했을 때 인식하지 못했던 문제(언어와 문화적 이해의 중요성)을 환기시켜 준다는 점에서 신약성경을 깊이있게 읽고자하는 독자들에게는 의미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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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01-22 15: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린도전서 13장의 거울 부분을 처음 들었을 때는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그 때의 거울이라는 것을 설명을 나중에 듣고 알았던 것 같아요. 2000년 전의 일이니 그 사이 많은 부분이 전해지면서 원래의 의미에서 달라진 점도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잘 읽었습니다.
겨울호랑이님 좋은오후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17-01-22 15:38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오후로 갈수록 추워지네요 ㅋ 건강 조심하시고 일요일 잘 보내세요^^

단발머리 2017-01-22 18: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리뷰 잘 읽었습니다. 일전에 읽다가 포기했는데 겨울호랑이님 리뷰 읽으니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추운 밤이지만 편안한 시간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7-01-22 19:24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리뷰를 읽어 주시고 좋은 말씀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후에도 계속 영하권이더니, 밤이 되니 정말 더 춥네요. 따듯한 일요일 밤 되시고, 하루 마무리 잘 하세요. 감사합니다.^^

:Dora 2017-01-22 2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신의 위대한 질문...도??

겨울호랑이 2017-01-22 23:43   좋아요 1 | URL
신의 위대한 질문은 읽고 있는 중입니다 ㅋ

雨香 2017-01-23 1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수는 시몬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따분한 일상에서 애써 탈출하라고 명령하는 것이다.‘(p63)˝

성경을 바라보던 기존 시각과는 사뭇 달라 보입니다.
보수기독교가 이를 어떻게 바라볼지 궁금합니다만, 별 반응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이 책을 읽은 교계 높으신 분들이 없으시거나, 이런 내용이었나 하고 보인들도 놀라지 않았을지....

어쨌건 시간 내서 한번 읽어봐야 겠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1-23 15:25   좋아요 0 | URL
^^: 네, <인간의 위대한 질문>은 기존 해석과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해석이 보다 보편적이고, 구체적이라는 느낌이 들던데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우향님께서 즐겁게 읽으신다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월요일 오후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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