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 - 존재하지도 사라지지도 않는 나라 돋을새김 푸른책장 시리즈 5
토머스 모어 지음, 권혁 옮김 / 돋을새김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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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원제 : De Optimo Reipublicae statu deque Nova Insula Utopia)>는 1516년 간행된 토마스 모어(Thomas More)의 저술이다. <유토피아>는 당대 영국 사회의 문제점을 제1권에서 제시하고, 제2권에서는 가상의 인물인 라파엘(Raphael)이 이상국가인 유토피아(Utopia)를 소개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영국과 유토피아를 상호 대비하면서 '문제제기-해결방안제시'의 구조 속에서 사회문제에 대한 개혁방안 제시라는 책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유토피아>에서 제기된 영국의 문제와 유토피아를 통해 제시한 해결방안은 크게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1. 사법 문제 : 가혹한 처벌과 범죄자 문제 


영국에서는 절도를 저지른 죄인을 교수형에 처하고 있으나, 지나치게 가혹한 형벌은 범죄율을 낮추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유토피아에서는 그들에게 낮은 형벌과 재활의 기회를 부여하여 범죄율을 낮추는 제도를 갖추고 있었다.

 

가. 영국의 현실

' 우리는 어디에서든 절도범들은 교수형에 처하고 있습니다. 교수대 한곳에서 20명이 처형되는 것을 본 적도 있습니다...도둑들을 다루는데 있어 이런 방법은 공정하지도 않고 또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처벌로서는 너무 가혹하고 억제책으로는 매우 비효율적입니다... 이런 식의 가혹한 처벌 대신 모든 사람들에게 생계를 꾸릴 수단을 제공해서, 끔찍한 궁핍에 빠지는 사람들일 없도록 만드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p46)


나. 유토피아의 경우

'법률적으로 확실하게 규정되어 있는 형벌은 없으며 개별적인 경우에 따라 의회에서 적절한 형벌을 결정합니다...... 중요 범죄에 대한 일반적인 형벌은 노예로 만드는 것입니다...... 살아 있는 노동자가 죽은 사람보다 소중하며, 보다 더 지속적인 억제 효과도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진정으로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면 시장의 재량이나 시민들의 투표를 통해 형기를 감해주거나 취소시켜줄 수 있습니다.'(p177)


2. 병역 문제 : 상비군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서 상비군의 필요성을 제기한 바와 같이 16세기는  영국, 프랑스, 에스파냐 등 강대국들은 상비군을 보유한 시기였다. 그리고, 이를 통해 제국(帝國)으로의 팽창을 도모하는 시기였다. 상비군의 문제는 영국만이 아닌 유럽 전체의 문제였고, 이 문제에 대해 유토피아는 상비군 대신 용병제도를 운영하여 해결하고 있었다.   


가. 영국의 현실

'상비군은 늘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들을 고용한 정부를 전복하고, 영토를 유린하며 도시를 파괴하곤 했습니다. 게다가 상비군은 전혀 필요없는 존재입니다. 철저한 군사 훈련을 받았던 프랑스 군대가 영국이 전시에 징집한 병사들을 쉽게 패배시키지 못했던 것만 보아도 명백히 알 수 있는 일입니다.'(p49)


나. 유토피아의 경우

'그들(유토피아인)의 전쟁은 대부분 용병들이 대신합니다.(p194)...... 두번째 병력 공급원은 참전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유토피아가 부담해주는 나라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그 외의 우방국들이 지원해주는 파견부대이며, 제일 마지막으로 유토피아의 시민들이 참전합니다.'(197)


3. 경제 문제 : 엔클로저(Enclosure) 운동


16세기 당시 영국은 엔클로저 운동이 일어나 많은 유휴노동력이 발생하고,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등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유토피아에서는 공통적으로 농업을 배우고, 공동분배를 통해 부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다.


가. 영국의 현실

'가장 훌륭하고 가장 값비싼 양모를 생산하는 지역에서는 귀족과 지주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수도원장들까지도 자신의 소유지에 울타리를 둘러쳐 목초지를 만들고 아무도 농사를 짓지 못하게 해 실질적으로 이 사회에 해를 끼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수백 명의 농민들이 쫓겨나게 됩니다... 그들이 아무리 간절하게 원한다 해도 아무도 일자리를 주지 않는다면 여기저기를 떠돌며 구걸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양털을 구입해 모직물을 만들어 팔던 가난한 사람들은 더 이상 양털을 살 수도 없게 됩니다. 즉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에서 쫓겨나게 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양들이 아무리 많다 해도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양을 거래하는 시장은 분명한 독점을 아니라 해도, 적어도 극소수 사람들이 과점하는 형태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p54)


나. 유토피아의 경우

'그곳에서는 남자든 여자든 시민이라면 누구나 농사일을 해야 합니다. 농사는 어린이들이 꼭 배워야 하는 필수적인 과목이기도 합니다.... 농사는 모든 사람들의 직업이고, 그 외에 각 개인별로 특별한 기술을 배웁니다.(p116) .... 한 집안의 가장은 자신이나 가족에게 필요한 물품이 있을 경우 해당 물품이 있는 상점으로 가서 요청만 하면 됩니다. 요청한 것이 무엇이든 그는 돈이나 물품 등으로 값을 치르지 않고 가져올 수 있습니다.(p127)'


4. 경제 문제 : 사치 풍조(불평등한 부의 분배)


영국에서는 부자들이 이익을 추구하고 귀금속을 귀하게 여기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유토피아에서는 돈의 가치를 금속 가치 이상 여기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사치 풍조를 방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었다.


가. 영국의 현실

'부자들은 다른 사람들에게서 말라빠진 소를 싸게 구입해 자신들의 목장에서 살찌운 다음, 막대한 이익을 붙여 되팔기만 하면 됩니다... 소수의 탐욕스러운 사람들로 인해 영국의 가장 훌륭한 자연 자원 중 하나가 국가적인 재난으로 바뀌어버리는 것입니다. ...어처구니 없는 것은 이토록 비참한 빈곤이 사치 풍조와 연결되어 이러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p55)


나. 유토피아의 경우

'그들은 귀금속을 보물로 여기지 않습니다. (p138)... 나는 그들이 돈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오로지 장차 닥칠지도 모를 위기상황을 대비하여 간직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돈의 재료가 되는 은이나 금을 그것이 지니고 있는 본래의 가치 이상으로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없습니다.'(p139)


<유토피아>에서 토마스 모어는 당대의 위와 같은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가상 사회인 유토피아를 통해 간접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그리스문화를 계승하여 플라톤의 <국가>, <티마이오스>, <크리티아스> 등에 묘사된 이상국가 아틀란티스의 모습도 <유토피아>를 통해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유토피아>는 고대 그리스 문화를 계승한 16세기 영국에 대한 사회비판서라고 할 수 있다.


16세기의 <유토피아>는 현재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16세기 영국이 당면한 위의 사회문제는 오늘날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일반대중들에게 가혹하지만 권력자들에게는 관대한 사법 문제, 불평등한 징집이 이루어지는 병역 문제, 1960년대 농업황폐화를 통해 이루어낸 산업화(경제) 문제, 최근 심화된 빈부격차 문제 등은 토머스 모어가 <유토피아>에서 이미 제기한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유토피아>는 우리 사회의 문제에 대한 하나의 해결방안을 제시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유토피아>는 내용적으로는 공동식사, 공동분배, 같은 모양의 주택 거주 등 오늘날의 시각에서는 비현실적인 면이 언급되는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18세기 영국 산업혁명과 프랑스 대혁명, 19세기 분열된 독일 현실 과제를 한번에 안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 분명한 시사점을 가진 저서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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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2 1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2 17: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7-01-02 17: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꼭 한 번 읽어봐야지~ 다짐하지만 너무 먼~~ [유토피아]군요. ㅎㅎ 리뷰 잘 읽고 갑니다.
겨울호랑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겨울호랑이 2017-01-02 17:50   좋아요 0 | URL
^^: 명성에 비해 내용도 짧고 지금 시각에서는 크게 파격적인 책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단발머리님 새해 복 많이받으시고 2017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cyrus 2017-01-02 20: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토머스 모어가 정말 대단한 사람이에요. 《유토피아》의 저자인 것도 있지만, 아내를 사랑해서 성직자의 꿈을 포기한 로맨티스트인데다가 권력에 저항한 공직자였죠. ^^

겨울호랑이 2017-01-02 20:22   좋아요 2 | URL
그렇군요^^: 토머스 모어가 헨리8세의 재혼을 반대하다 죽임을 당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성직자 꿈을 포기했다는 사실은 cyrus님 덕분에 알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붉은눈 2017-01-06 09: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을 수도 있지만, ‘유토피아‘ 하면 시민들에게 농촌에서 의무적으로 생활하도록 하여 먹거리에 대한 의식을 부여하려고 한 것이나 오전과 오후 각각 3시간씩 일하게 하여 완전고용과 성실한 근로를 추구하려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자국민을 희생해야 한다면 전쟁을 과감히 포기한다는 대목도 있었던 것 같은데... 있을 수 없는 곳이지만 현실에서는 그 연장선으로 이러한 유토피아를 꿈꿀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겨울호랑이 2017-01-06 09:38   좋아요 1 | URL
^^: 붉은눈님 말씀이 맞습니다. <유토피아>에서는 농업을 중시하는 자급형 경제구조와 일정시간 노동이 이루어진다고 언급되어 있습니다. 다음 세기부터 시작되는 산업혁명의 초석이 다져지는 시기였던 만큼 이에 대한 토머스 모어의 인식이 나타난 듯 합니다. 또한, 자국민을 피를 묻히는 죄악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생각으로 전쟁을 피하려고 하였으며, 불가피한 경우 용병제를 주장하기도 하였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보편적 인류애‘라는 개념보다는 ‘기독교적 형제애‘에 가깝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서양인들의 관점에서는 이상향으로 언급됩니다만 모든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힘들다는 생각도 듭니다. 붉은눈님,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트렌드 코리아 2016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6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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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6>은 2015년 11월 예상한 2016년 트렌드 전망서다. 


트렌드 관련 서적들은 일반적으로 보통 년말 다음 해의 트렌드에 대해 주제별로 서술하고 있으며, 시중에는 여러 종류의 트렌드서가 출판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트렌드 코리아>시리즈는 단연 선두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많은 직장인들이 <트렌드 코리아>를 통해 한 해의 시작을 하고 있다. 


나 역시 지난 2013년 이후 <트렌드 코리아>를 읽으며 그 해 전망을 하며 내년 분위기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생각해왔었다. 그러던 2016년 여름 무렵 <트렌트 코리아 2016>를 들춰보면서, 이 책이 연초만큼 내 자신에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제는 습관처럼 연초에 읽는 <트렌드 코리아>가 연초가 아닌 중반 이후 내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트렌드 관련 서적들은 감가상각이 다른 서적에 비해 빠른 편이다. 매년 시리즈의 새책이 출판되기에, 시중에 유통되는 거의 모든 책이 1년 미만 신간임에도 그 수명이 1년을 넘지 못한다. 트렌드 관련서적들은 2월에는 높은 가격에 빠르게 유통되지만 3월 이후에는 재고가 쏟아져 나와  8월 이후에는 1년 미만 신간임에도 중고로도 잘 받아주지 않는 계절성 도서의 성격이 강하다. 중고서점에서의 이러한 매매행태를 살펴보면 트렌드 책이 다른 이들에게도 일년을 맞이하는 일종의 의식서(儀式書) 수준을 크게 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트렌드 코리아 2016>의 의미를 2016년이 다 지난 지금 평가하고, 이 평가를 바탕으로 <트렌드 코리아 2017>를 읽을지를 결정해보려 한다..


<트렌드 코리아>시리즈의 책 전반 구성은 다음과 같다.

먼저 전년도 소비 트렌드를 잘 나타내는 트렌드 상품 결정과 전년도 예측 및 결과 분석, 그리고, 올해 소비트렌드 전망순으로 이루어진다. (<트렌드 코리아 2016>의 경우에는 2015년 트렌드 상품, 트렌드 예측 및 결과, 그리고 2016년 트렌드 예측)


<트랜드 코리아>의 장점은 사회의 현상을 '띠'와 연계한 키워드(key word) 선정과 분석이라고 할 수 있다. 마케팅 전문가들답계 재치있는 언어 선정과 사회 현상과 소비자의 심리를 연결시킨 분석은 일반인들에게 사회현상을 쉽게 이해시킨다는 점에서 장점을 가진다. 그러면서도 이번에 <트렌드 코리아 2016>을 돌아보면서 다음과 같은 부분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1. <트렌드 코리아> 선정 2015년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


2015년 10대 트렌드 상품은 2015년도(2014년 10월 ~ 2015년 9월)를 기준으로 제품, 서비스 등에 대해 전문가 집단('트렌더스 날' 멤버, 유통사, 신문기사 등)들에 의해 51개 제품/서비스 후보군을 선정한다. 이 51개 제품에 대해 10개의 트렌드 제품을 일반인들이 2차적으로 선정하는 방식으로 최종결정된다.

 10대 트렌드 상품을 통해 2015년 트렌드 전망이 실제 제품에 어떤 방식으로 적용되었는가를 살펴본다는 점에서 트렌드 제품의 선정은 주요 검증 절차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조사 방식은 합리적이기도 한 반면 편향성을 가질 수도 있다. 트렌드에 대해 생각해본 일이 없는 일반인들에게 트렌드에 대해 적어보라면 1~2개 언급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에게 일정 후보군을 제시하는 방식은 현실여건을 고려할 때 합리적인 방법으로 생각된다. 


합리적으로 생각되는 이러한 방식 한 편에는 문제점 또한 내포하고 있다. 전문가 집단에 포함된 이들이 대부분 공급자들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이들(유통 및 제조업체, 광고대행사의 마케팅 및 홍보 담당자)이라고 본다면, 결국 이들이 추천하는 51개 제품은 대기업 제품 위주가 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또한, 일반인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생각해보자. 만약, 우리가 51개의 제품이 적힌 목록이 있다라면 끝까지 다 읽고 10개를 고를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까. 대개 일부분만 조금 읽은 후 응답할 가능성이 더 클 것이다. 설문문항 배치에 따라 결과는 의도적으로 조작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설문문항의 구성과 조사방법에 따라 이런 문제가 조금 완화될 수는 있겠지만.) 이러한 면에서, 10대 트렌드 상품은 어느 정도 <트렌드 코리아>의 전망을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예측된 결과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리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2015년 트렌드 분석과 검증이 완료된다.


2. 2015년 예측 결과 분석과 2016년 트렌드 전망


트렌드 전망과 관련하여 <트렌드 코리아 2016>에서 전망한 키워드를 Google 검색엔진을 통해 검색을 해봤다. 'Make a plan Z : 플랜Z  나만의 구명보트 전략'이라는 제목의 트렌드 검색을 해본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그림] 플랜Z검색 결과 : 구글 검색


검색결과에서 '플랜Z'의 검색 시기는 <트렌드 코리아 2016>이 출판된 2015년 11월에서 2016년 3월까지 내용이 집중될 뿐 이후 별로 언급되지 않았다. 검샐결과를 통해 일시적으로 화제 검색어는 될수 있겠지만 적어도 2016년 전체를 관통하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리고, 이러한 검색결과는 다른 키워드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런 결과를 볼 때 <트렌드 코리아>의 트렌드 키워드는 사회 전반의 내용을 설명하는 트렌드가 아닌 <트렌드 코리아>가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2016년을 보내며 트렌드(Trend)라는 말을 다시 생각해본다. 트렌드(trend)의 백과사전상 의미는 다음과 같다. 


추세라는 말이 일반용어로서도 개개의 단편적인 현상이 어떻든, 전체로서의 대세가 어떤 방향을 가리킬 때에 쓰이듯이, 경제분석에서도 계절변동이나 경기순환 등의 단기변동을 초월해서 지속되는 장기적인 경향을 의미하며, 추세변동 또는 경향이라고도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추세 [trend, 趨勢] (두산백과)


Trend는 사회가 변화하는 장기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그렇게 볼 때 매해 달라지는 사회변화를 트렌드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트렌드가 아닌 일시적인 유행을 말한다는 점과 Trend 분석에서 도출된 결과의 방향성과  전략제시가 부족하다는 점이 책의 한계가 아닐까 하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진정한 트렌드를 말하기 위해서는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축적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여러 분야의 변화를 통해 사회변화의 방향성을 제시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3. Trend Maker?


<트렌드 코리아 2016>을 읽다보니,금융공학의 옵션 가격 결정 모형(Option Pricing Model)인  블랙-숄즈 모형(Black-Scholes Model)을 떠올리게 된다. 블랙-숄즈 모형은 피셔 블랙(Fischer Black)과 마이런 숄즈(Myron Scholes)가 1973년에 고안해낸 유럽형 옵션의 가격을 산출하는 방정식이다. 이후 로버트 머튼(Robert C. Merton)이 참여하여, '블랙 숄즈 방정식'이란 이름을 붙인다. 숄즈와 머튼은 이후 1997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게 되는데, 피셔 블랙은 1995년에 사망하여 받지 못했다.(출처 : 나무위키)



[그림] 블랙- 숄즈 모형 : Black-Scholes Model)(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icandoit88&logNo=30140689162&redirect=Dlog&widgetTypeCall=true)



모형을 도출한 당사자들에게 노벨상을 안겨 준 블랙-숄즈 모형이 유명해진 것은 옵션 가격 을 잘 설명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사실 이 문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하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당시(1970년대) 파생상품의 가격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모형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금융거래 담당자들은 유일한 기준(?)인 '블랙-숄즈 모형'에 따라 매매를 할 수 밖에 없었고, '사후적'으로 모든 거래현상이 공식을 뒷받침하게 된 것이다. 경제학현상에 대해 잘 설명한 B-S Model은 이후 노벨상을 수상하게 되고, 노벨상으로 인해 부여된 '권위'는 이 공식을 '불변의 법칙'으로 만들었다. 


전년도 전망과 이를 잘 반영한 상품과 자체 분석을 통해 책의 신뢰성을 높이고, 내년 예측을 하는 구성은 마치 점(占)을 치는 무속인들이 자신을 찾아온 손님의 과거를 맞춰서 신뢰성을 확보한 후에 미래를 예측하는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두 경우 불확실한 미래를 이야기하기 전 청자(독자)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확실한 과거를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다만,  두 경우 차이가 있다면(그리고, 이 차이는 매우 중요하다) 무속인들은 청자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반면, <트렌드 코리아>는 독자이자 소비자의 행동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는 생각을 해본다.


 자연과학과는 달리 사회과학에서는 이러한 사회현상이 내재된 변수로서 사회현상에 작용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되는데,  <트렌드 코리아>도 이처럼 사후적으로 우리나라의 트렌드를 만들어 가고 이를 설명하고 있는 Trend maker는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4. <트렌드 코리아>를 만든 연구기관 :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서 만든 소비자 전망서다. 그래서, 많은 부분이 소비자의 소비 전망과 연계되어 있다. 소비자의 취향을 전망하는 <트렌드 코리아>는 이런 점에서 일반인들에게는 새로운 소비 유행을 안내하는 수준적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기업 마케팅 담당자가 아니고, 최신 소비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굳이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2016년을 마무리하며 연초에 구입했던<트렌드 코리아 2016>를 돌아본다. 미래예측서의 진정한 검증은 시기적으로 출판 시기가 아닌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또한, 주관적인 자체 검증이 아닌 소비자인 독자에 의한 검증이 보다 타당성을 가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2016년 12월 31일 리뷰를 시작했다. 2016년이 가기 전 완성하고 싶었는데, 리뷰를 완성한 것은 해를 넘겨 2017년. <트렌트 코리아 2016>을 돌아본 후 2017년에는 <트렌드 코리아 2017>처럼 일시적인 소비유행 분석이 아닌 미래를 열 수 있는 책으로 일년을 열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덮는다. (그렇지만, 만약 독자가 소비제품을 생산하는 마케팅 전략 수립가 또는 홍보 담당자라면 이 책은 연감으로서, 새해를 여는데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말도 추가하고 싶다.)



PS. 블랙-숄즈 모형의 로버트 머튼은 <천재들의 실패>에서 롱텀 캐피탈 매니지먼트 (Long-Term Capital Management; LTCM)의 몰락의 주역으로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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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2 0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2 0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요정 2017-01-02 1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자세한 리뷰 감사드려요. 덕분에 책한권 읽은 느낌이에요!!^^ 새해복많이받으세요 호랑이님!! 😊

겨울호랑이 2017-01-02 10:1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요정님께서도 원하시는 바 다 성취하는 정유년 한 해 되시기 바랍니다.

갱지 2017-01-02 1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치를 찾고자 하는 사람의 눈은 돌멩이 하나에서도 가치를 발견하나 봅니다. 제 삐딱한 시선도 한 번은 정비를 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언제나처럼 잘보고 갑니다 :-)

겨울호랑이 2017-01-02 10:35   좋아요 1 | URL
^^: 저는 갱지님의 장점이 ‘촌철살인‘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갱지님의 냉정한 관점과 평가가 저는 부럽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17년에도 잘 부탁 드립니다. 갱지님, 항상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요즘 연의가 그림 그리기와 헬로 키티에 빠져 있습니다. 스케치북에 이것저것 그려보더니 자기가 좋아하는 헬로키티를 그립니다. 생각대로 되지 않으니 제게 스케치북과 헬로키티가 그려진 종이를 넘겨주고 그려달라고 하네요..ㅜㅜ

아래 그림은 20년만에 그려보는 그림입니다. 1일 1그림에 동참할 실력은 못되니 계속 그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ㅋ ‘신년맞이 우정출연‘으로 큰 웃음드려 봅니다.

그림에 소질없다 생각하시는 분들 제 그림 보시고 웃으시면서 힘내세요. 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원보내주신 이웃분들, 2017년에 반드시 하시는 일 대박날 겁니다^^:

미리 인사드립니다. 이웃분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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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기쉐기몽쉐기 2016-12-30 2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나이먹었는데도 키티가 아직 좋아요ㅋㅅㅋ 잘그리셨어요 약간 키튀같긴하지만;)
겨울호랑이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겨울호랑이 2016-12-30 21:00   좋아요 1 | URL
ㅋㅋ 감사합니다 쉐기쉐기몽세귀님 새해 좋은 일 가득하세요. ^^: 새해도 되기전 선행을 베풀어주셔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6-12-30 20: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헬로키티 인형이 상당히 크네요. 겨울호랑이님은 헬로키티 한 번 더 그리서도 되겠는데요.
원래 그림이 없어도 헬로키티는 금방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따님이 좋아했다면, 좋은 것 아닐까요.^^ 즐거운 저녁시간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6-12-30 21:11   좋아요 2 | URL
^^: 서니데이 말씀대로 헬로키티인형이 앉은 연의보다 조금 더 큰 인형입니다. 헬로키티가 브랜드 이미지가 있어 알아보기 쉬운 것 같아요. 과분한 칭찬, 감사합니다^^: 편한 밤 되세요

책한엄마 2016-12-30 21: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림에서 겨울호랑이님만이 가진 인성이 보이는 듯 해요.^^
따님을 생각하며 그린 그림에서 아빠 모습이 무심결에 나와 키튀가 된게 아닐까합니다.^^ㅎ

남은 하루 잘 보내시고 내년 한 해 잘 부탁드립니다.^^
겨울 호랑이님을 만난 뜻깊은 한 해 였습니다.

겨울호랑이 2016-12-30 21:48   좋아요 2 | URL
^^: 이런.. 마침 꿀꿀이님께 새해인사중이었는데.. ㅋㅋ 찌찌뽕입니다.ㅋㅋ 감사합니다. 저 역시 꿀꿀이님께 큰 도움 받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samadhi(眞我) 2016-12-30 21: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림 실력 좋으신데요. 우와~ 키티보다 더 귀여워요.

겨울호랑이 2016-12-30 21:5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samadhi님 지난 한 해 연의를 예뻐라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보슬비 2016-12-30 2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20년만에 처음이시라면서, 귀엽게 잘 그리셨어요. 아이가 정말 좋아했을것 같아요.^^

겨울호랑이님, 남은 한해 잘 마무리하시고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겨울호랑이 2016-12-30 22:2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보슬비님 새해에는 마블코믹스스와 함께 정의로운 2017년 보내시기 바랍니다^^:

아무 2016-12-31 0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거의 비슷한데요 제눈엔 ㅎㅎ.. 키티 그림을 보니 문득 미술 수행평가로 스텐실을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키티 캐릭터도 스텐실로 하면 예쁘게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저는 중학생 시절 한번 하고 학을 뗐지만..(제가 손재주는 젬병이라서ㅠ)
남은 하루 잘 마무리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번을 계기로 1일 1그림도 기대하겠습니다ㅎㅎ

겨울호랑이 2016-12-31 04:1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아무님^^: 말씀하신대로 스텐실로 하면 예쁘게 나올 것 같네요. 단, 저 아닌 다른 분들께서 하시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한 해 아무님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17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줄리엣지 2016-12-31 01: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상한 아빠의 모습~너무나 아름답습니다^^ 귀여운 키티의 모습에 겨울호랑이님의마음이 담겨 더 예뻐보입니다~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건강하세요^^

겨울호랑이 2016-12-31 04:17   좋아요 1 | URL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줄리엣지님^^: 쉬운 그림인데도 저는 쉽게 안 되서 애먹었습니다. ㅋ 줄리엣지님께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AgalmA 2016-12-31 02: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음...제가 20대 후반까지도 키티 반지를 끼고 다녔던...ㅎ; 금방 망가져서 속상했어요ㅜ 요즘은 금반지 키티라면 끼고 다닐 듯ㅋ
아빠한테 해달라는 연의와 그걸 또 거절 못하는 겨울호랑이님 모습이 상상되어서 절로 미소가^^
마지막이라 하지 마시고 연의랑 계속 그려 보세요. 킨더조이보다 더 인기 랩 상승 하실 수 있어요. 겨울호랑이님 신중히! ㅎㅎ

겨울호랑이 2016-12-31 04:21   좋아요 2 | URL
^^: 금반지 헬로키티는 은근 고급스럽고 예쁠 것 같네요^^: 그림을 잘 못 그리지만 할 수 없는 것은 아니어서 겨우겨우 그렸어요 ㅋ 이번에는 다행히 pass되었네요. Agalma님 말씀처럼 다음 임무가 하달될 것 같아 걱정입니다.ㅜㅜ 비슷하게 될 때까지 그리라고 하면 어쩌나 걱정이 되는 2017년입니다 ㅋ

2016-12-31 0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6-12-31 09:47   좋아요 2 | URL
유레카님 감사합니다^^: 작년에 저를 어둠의 세계에서 ‘빛의 세계‘로 인도해 주셨어요 ㅋ 유레카님께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후애(厚愛) 2016-12-31 13: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귀엽고 예쁩니다.^^
잘 그리세요.^^

겨울호랑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겨울호랑이 2016-12-31 13:15   좋아요 1 | URL
후애님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비로그인 2016-12-31 17: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키티 인형에 버금가는 귀여운 그림입니다.
겨울호랑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겨울호랑이 2016-12-31 18:12   좋아요 1 | URL
알파벳님 감사합니다^^: 새해에는 알파벳님의 속보가 행복한 뉴스로 도배되는 2017년이 되길 희망해봅니다. 알파벳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서니데이 2017-01-01 13: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해도 좋은 일이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겨울호랑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겨울호랑이 2017-01-01 14:55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원하시는 바 다 이루시는 2017년 되세요^^: 새해에도 잘 부탁드려요

sslmo 2017-01-02 18: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헤헷~^^
저 이 그림을 이제사 보았네요.
아갈마님 말씀처럼 마지막이라 하지마시고,
저희에게 쭈욱 이어지는 그림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근데, 그림이 너무 이뿐거 아니랍니까?
저도 저런 그림 그리고 싶은데 색싸인펜이 없어서리~--;
저 싸인펜 지르러 갈겁니다~ㅅ!

겨울호랑이 2017-01-02 19:1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양철나무꾼님 그림이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배웠습니다. ㅋ 편한 밤 되세요
 
도올, 시진핑을 말한다
도올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1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도올, 시진핑을 말하다>는 도올 김용옥 교수가 저술한 중국과 관련한 책이다. 

책의 제목에 언급된 시진핑이 중심이 되어 책이 서술되지만, 시진핑 개인에 대한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진핑으로 대표되는 현대 중국의 변모와 가능성의 제시, 그리고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 이 책의 핵심이라 생각된다.


책은 크게 중국정치체제(中國政治體制)와 정치지도가 시진핑에 대한 인물에 대한 내용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 두 내용은 책 전반에서 21세기 '대국굴기(大國?起)'를 꿈꾸는 중국문명의 출발점으로 '시진핑'체제를 바라본다는 점으로 연결된다. <도올, 시진핑을 말하다>에서 저자는 21세기를 이끌어 갈 문명으로 '중국문명(中國文明)'을 지목한다.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자. 본문에서 먼저 중국 정치체제에 대해 살펴본다. '공산주의국가 중국의 체제가 과연 민주적이며, 합리적인 체제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김용옥 교수는 과거 마오저뚱- 덩 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로 이어져왔던  구(舊)지도체제와 현재 시진핑이라는 인물이 권력의 중심으로 성장한 배경과  당위성에 대해 답한다. 


그렇다면, 중국은 과거 '20세기 미국'이 유럽인들에게 희망에 찬 신세계(新世界)였던 것처럼 '21세기 중국'은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인가? 


이 책 전반부에 흐르는 질문이다. 그리고, 저자는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하면서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한다. 먼저, 저자의 전공인 철학적인 면에서 현대문명이 맞닥뜨린 한계상황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편으로 '중국철학'을 제시한다. 그리고, 중국철학이 스며있는 중국 정치체제(政治體制)를 제시하면서 '중국 공산주의체제=후진체제'라는 우리의 인식을 깨뜨린다. 예를 들면, 마오저뚱 이후 중국 정치 체제는 비록 민주(民主)체제는 아니지만, 엄격한 선발 방식을 통해 오히려 더 민본(民本)적일 수 있다는 내용을 들 수 있다.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공산주의 체제를 통해 선출된 '시진핑'이라는 인물을 통해 중국의 가능성을 말하고 있다. 문화대혁명(文化大革命)이라는 격변기를 통해, 평범한 고위간부집의 도련님에서 지도자로 변모한 시진핑의 인생역경을 왕꾸어웨이(王國維)의 <인간사화>를 통해 그려내고 있다. 후반부의 대부분 내용이 이에 대한 내용과 연계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시진핑의 삶을 개략적으로 알 수 있다. <인간사화>의 내용은 본문해설로 대신한다.


<인간사화>권1, 제26칙


고금의 위대한 사업을 일으킨 자, 거대한 학문을 달성한 자는 반드시 다음과 같은 인생의 3종 경지(境界)를 거치지 않을 수 없었다.(p196)


제1경계의 키워드를 '망진천애(望盡天涯 : 자기가 살아갈 길을 바른 비젼을 가지고 바라본다)', 제2경계의 키워드를 '의대점관(衣帶漸寬) : 환란 속에서 환란을 피하지 않고 감내한다), '제3경계의 키워드를 '맥연회수(驀然回首: 그러한 속에서 자신이 생각하던 바를 갑작스럽게 만날 수 있었다)' (p224)


이처럼 비전을 가지고 어려움을 통해 자신을 단련하고, 새로운 시대를 나가는 시진핑의 모습을 통해 과거 부정부패와 고리를 끊고 일어나는 중국을 <도올, 시진핑을 말하다>에서 서술한다. 저자의 중국인식은 '세계공장=중국'이 아니라, '세계리더국=중국'인 것이다. 여기까지 읽으면 저자의 생각이 막연한 사대주의(事大主義)처럼 비춰지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자의 자세가 중국에 편향된 것만은 아니다.


'우리 정치인들이 가슴에 새겨야할 것은 우리 민족은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4대 강국에 대하여 항상 등거리외교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밸런싱 속에서만 우리 민족은 생존이 가능하다.(p10)'


이렇게 봤을 때, 저자는 <대굴굴기>2편에 등장한 17세기 네덜란드를 우리의 미래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종교적 탄압을 피해 온 위그노, 유태인 등을 포용해 17세기 강소국으로 지위를 유지했던 17세기의 네덜란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도올, 시진핑을 말하다>를 통해서 저자가 꿈꾸는 우리의 미래를 짐작해본다. 저자가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바는 우리가 17세기 네덜란드처럼 강대국에 둘러쌓인 속에서 문화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주변 강대국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아닐까. 미국과 일본에 편향된 현재 우리의 여건을 생각한다면, <도올, 시진핑을 말하다>는 독자별로 호불호(好不好)가 갈릴 수 있지만 중국 현대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는 면에서 일독할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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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2-29 1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중국의 행보가 마치 자기들도 미국, 러시아처럼 강대국 대접 받으려는 듯한 모양새라서 좋게 보려고 해도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아요. ^^;;

겨울호랑이 2016-12-29 12:12   좋아요 2 | URL
^^: 중국이 경제적, 군사적으로 강대국인 것은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cyrus님 말씀처럼 안하무인격인 면도 있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

yureka01 2016-12-29 1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래 국가란 강대국이 되어져 갈수록, 약소국에게 가하는 압력은 높아가는 것이 역사이죠.....이걸 좋은 말로 영향력일 테고,,나쁘게 표현하자면, 인하무인이고... 아마 우리나라가 중국이나 일본처럼 강대국이 된다면 다를 바 없을듯할 겁니다...

겨울호랑이 2016-12-29 12:27   좋아요 2 | URL
^^: 유레카님 말씀처럼 아마 인간의 본성은 마찬가지라 생각됩니다. 다만 얼마만큼 도덕적일 수 있는가는. 그 사회의 윤리성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더 많은 성찰이 필요할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6-12-30 18: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중국주석은 5년 연임제라고 들었어요. 아마도 2013년부터 시작했으니까 앞으로 한동안은 시진핑주석의 체제가 이어지겠지요.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변화가 이전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우리나라도 그 빠른 속도에 맞춰 변화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게 해요. 중국은 옆나라지만, 워낙 넓고 인구가 많은 나라라서 우리가 알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겨울호랑이님 좋은 저녁시간되세요.^^

겨울호랑이 2016-12-30 19:27   좋아요 2 | URL
네 서니데이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줄국은 시진핑에 의한 개혁추진, 일본 아베정부의 우경화, 미국의 트럼프 리스크 등 2017년은 많은 위험이 있네요.. 우리나라의 빠른 현상황 마무리와 대응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캐모마일 2016-12-31 19: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jtbc 채널에서 방영한 ‘차이나는 도올‘을 한 회도 빼놓지 않고 시청한 기억이 나네요. 중국 공산당 정치체제에서부터 장학량, 시진핑 등 중국 리더들을 다뤘어요. 단순히 공산당 일당독재 체제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겨울호랑이 2016-12-31 19:51   좋아요 1 | URL
「차이나는 도올」을 재밌게 보셨다면 「도올의 중국일기 」4, 5권과 함께 이 책을 보시면 즐겁게 복습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캐모마일님 감사합니다.

캐모마일 2016-12-31 19:54   좋아요 1 | URL
정보 감사드립니다.^^ 도올의 중국일기 4,5권 도올 시진핑을 말하다 메모했습니다.^^

캐모마일 2016-12-31 1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만 김용옥 교수님 특유의 수사법 때문에 종종 찬양조로 느껴지기도 했지만요... 그 후에 책에 관심이 있었는데 덕분에 서평을 읽게 되어 어떤 책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저도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겨울호랑이 2016-12-31 19:56   좋아요 1 | URL
캐모마일님께 도움이 되서 저도 기쁘네요. 행복한 2016년 마지막 날 밤 되세요^^:
 

유치원에서 선생님(아내)가 아이들에게 고민이 있느냐고 물었단다.


유치원 원아들 모두 손을 안 들었고, 선생님들도 애들이 무슨 고민이 있겠느냐고 그냥 넘어가는 분위기.

 

그때 연의가 손을 들고 한 마디 했단다.


"아빠가 회사가는 것이 고민이에요."..

 

마침 계시던 교장선생님께서 연의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아빠가 자기와 놀아야하는데 회사를 가면 많이 놀 수 없어서 고민이란다.


그런 연의에게 선생님이자 엄마가


"아빠가 회사에 가야 '킨더 조이' 같은 간식도 사주지.." 그랬더니, 우리 딸 바로


"아빠,  열심히 출근해야 되요." 라고 했단다...

 

고맙다 딸아. 너 결혼하는 그 날까지 아주 열심히 일해주마.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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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12-28 14: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유치원이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인가 봅니다. 교장선생님이 계신다고 하셔서요.^^
겨울호랑이님은 평소에 따님과 자주 놀아주시나봅니다. 킨더조이는 편의점에 가면 꼬마들이 많이 사가던데, 장난감 있어서 그런가요??

겨울호랑이 2016-12-28 14:41   좋아요 4 | URL
네^^: 맞아요. 병설유치원에 다니고 있지요. 되도록이면 같이 놀려고 해요.
지금은 연의가 같이 놀아달라고 하지만, 몇 년 뒤에는 그런 말 안할테고, 10년정도 지나면 제가 놀아달라고 해야할거 같아서 미리 저축 중입니다.ㅋㅋ
킨더 조이는 서니데이님 말씀대로 아무래도 장난감 때문에 그렇지요.. 서니데이님 과자를 좋아하신다고 하더니, 역시 핵심을 관통하시네요. 감사합니다.^^

yureka01 2016-12-28 15: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함께 할 수 있을 때 많이 놀아 줘야 됩니다.. 나중엔 같이 놀아 달라해도 바쁘다고 안놀아줍니다..^^..

겨울호랑이 2016-12-28 15:36   좋아요 4 | URL
^^: 네 여러 육아 선배님들의 생생한 육성 증언을 바탕으로 몸과 마음을 다해 같이 하려고 합니다..ㅋ

samadhi(眞我) 2016-12-28 15: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연의가 그네타고 환하게 웃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역시 아이들은...

겨울호랑이 2016-12-28 15:46   좋아요 3 | URL
^^: 네 자기와 놀아줄 때는 천사 같구요, 조금이라도 싫은 소리하면 입이 툭 튀어나오면서 도널드 덕이 되버립니다..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12-28 15: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한참 웃습니다. 멋지다, 연의 님 !

겨울호랑이 2016-12-28 15:58   좋아요 1 | URL
^^: 센스 넘치는 곰곰생각하는 발님께 큰 웃음을 주는 것을 보면, 연의의 유머 감각은 썰렁한 아빠를 닮지 않은 것 같아 다행입니다.ㅋ

감은빛 2016-12-28 16: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멋진 반전이네요.
열심히 출근하셔야겠어요. ^^

겨울호랑이 2016-12-28 16:57   좋아요 2 | URL
^^: 네 감은빛님 킨더조이에게도 밀렸으니 녈심히 일해야겠지요..ㅋ 행복한 오후 되세요

비로그인 2016-12-28 17: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순수하고 엉뚱해서 더 귀엽습니다.
괜스레 웃게되는 글이네요.

겨울호랑이 2016-12-28 17:29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저도 처음 이야기 들었을 때 은근 감동했는데, 전말을 알게 되니 ‘그럼 그렇지.‘ 하게 되더군요^^: 알파벳님, 행복한 저녁 되세요

컨디션 2016-12-28 17: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내 분의 센스 넘치는 킨더조이 카드였네요.ㅎㅎ 반전도 반전이고 그 한마디에 연의의 고민이 바로 해결되었으니 여러모로 굿입니다.^0^

겨울호랑이 2016-12-28 17:31   좋아요 2 | URL
^^: 결국 최후의 승자는 ‘킨더 조이‘라는 슬픈 비극입니다 ㅋㅋ 감사합니다. 컨디션님 행복한 저녁 되세요

오거서 2016-12-28 19: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 님이 킨더조이한테 의문의 1패 당한거네요? ㅋ
연의 덕에 회사를 가지 않아도 될 뻔하였는데 말이죠…

겨울호랑이 2016-12-28 19:22   좋아요 3 | URL
ㅋㅋ 일방적인 패배지요.. 어제 이후 킨더 조이는 제게 금단의 음식입니다! ㅋㅋ 오거서님 감사합니다

오거서 2016-12-28 19:27   좋아요 2 | URL
아빠가 킨더조이를 먹지 않는다면 아빠 것도 아이 몫이 될 테니 연의는 더더욱 좋아라 하겠군요. ㅋ

겨울호랑이 2016-12-28 19:49   좋아요 2 | URL
ㅋ 아 그렇네요.. 눈물을 삼키며 제가 다 먹어야겠습니다. ㅋㅋ

cyrus 2016-12-28 1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희가 호랑이님보다 킨더 조이를 더 좋아하는군요. 딸바보 호랑이님.. ㅎㅎㅎ

겨울호랑이 2016-12-28 19:23   좋아요 1 | URL
^^: 그래도 킨더 조이가 장래 사위될 일은 없으니 이해해야지요 ㅋㅋ 감사합니다.

cyrus 2016-12-28 19:55   좋아요 1 | URL
미래는 알 수 없습니다. 킨더 조이를 만드는 초콜릿 회사에 일하는 사위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ㅎㅎㅎ

겨울호랑이 2016-12-28 19:59   좋아요 1 | URL
ㅋㅋ 그럴수도 있겠네요.. 킨더 조이 불매 운동을 해야겠습니다 ㅋㅋ

책읽는나무 2016-12-28 21: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따님 귀엽습니다^^
비록 킨더조이에게 1패를 하였지만 아빠가 회사를 나가는게 고민이라고 이야기하는 따님의 심성이 이쁘네요!
더욱 이쁘게 키워 사춘기때도
˝아빠 나랑 놀아요!!˝
하는 다정한 부녀사이가 되었음 합니다^^

겨울호랑이 2016-12-28 21:2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책읽는나무님 계속 노력하라는 격려의 말씀으로 알고 더 노력하는 아빠가 되겠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책읽는나무님^^:

AgalmA 2016-12-29 07: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킨더조이에 뽀로로에 온갖 것에 다 밀리는 아빠... 연의야, 커서 다 알아줘야 된다! ㅎㅎ

겨울호랑이 2016-12-29 07:28   좋아요 4 | URL
ㅋㅋ Agalma님 말씀처럼 아빠는 슈퍼을인것 같네요 ㅋㅋ 크면 도둑놈같은 자기 남자 데리고 오겠지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