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즈 & 하이에크 : 시장경제를 위한 진실게임 지식인마을 27
박종현 지음 / 김영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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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이자 그리고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1936)으로 일반에게 잘 알려진 케인즈와 최근 많이 인용되고 있는 신(新)자유주의(neo liberalism)를 주장한 하이에크에 대한 입문서다.


<케인즈&하이에크>는 케인즈학파의 사상과 신자유주의에 대해 입문 수준에서 정리한 책이다. 다만, 입문 수준에서 화폐시장, 노동시장, 실물경제의 거시문제에 대해 많은 설명을 하려다보니 처음 경제학을 접하는 사람은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 역시 든다.  개인적으로는 <경제학원론>책을 일독한 후 읽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보통 책의 리뷰를 쓸 때 내용 요약을 먼저 하는 편이지만 이번 리뷰에서는 좋은 동영상 소개로 대신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케인즈&하이에크>의 사상에 대해 재미있게 정리한 동영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은 후 금융 위기 이후 세계 경제상황에 비추어 케인즈와 하이에크 경제철학을 생각해보게 된다.


2007년 금융 위기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현재도 위기 상황에서 그렇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양적 완화(QE), 트위스트 오퍼레이션(Twist Operation), 마이너스 금리 등 이제껏 들어보지도 못했던 여러 금융정책의 실행과 전통적인 재정지출의 확대 등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는 나아지지 못했다. 


케인즈가 말하는 공황에서 벗어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는 재정지출 확대다.

세계 각국은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하고자했다. 그래서, 초기에는 막대한 돈을 지출하였고, 재정지출이 한계에 다다르자 중앙은행에서 돈을 찍어낸 후 바로 이 돈으로 정부채권을 사는  편법까지 구사한다. 이처럼 억지로 이자율을 낮은 상태에 묶어두는 인위적인 제약을 가하지만 아직도 세계경제는 불안하다.


그렇다면, 하이에크가 말한 신자유주의가 답이 될 수 있을까.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두자는 신자유주의의 결과에 대해 우리는 이미 1980년대 미국 레이건과 영국 대처정부, 그리고 우리나라 MB정부와 박근혜정부의 경제성적표를 통해 알고 있다. 신자유주의 채택의 결과가 빈부격차 확대, 고용불안정 등의 상황으로 연계되었기에 이 역시 우리의 답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30년동안 지속되어온 경제적 상황 악화의 주범이 신자유주의이기도 하기 때문에 하이에크 역시 답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답은 없는 것일까? 


우리가 처한 어려움을 해결하기에 케인즈와 하이에크의 처방은 적절하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입문서만 읽고서 판단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보다 더 깊은 경제학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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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6-12-15 20: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생각하는 답은 ‘자발적 가난‘입니다.

겨울호랑이 2016-12-15 20:32   좋아요 1 | URL
마립간님 말씀처럼 경제철학의 변환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적극적 변환이 아니라면 수동적으로 끌려가거나 혁명등으로 기존 질서의 붕괴는 피할 수 없다는 생각도 드네요..

북다이제스터 2016-12-15 20:37   좋아요 1 | URL
마립간님 말씀에 저도 동의합니다.
‘행복한 자발적 가난‘입니다. ^^

겨울호랑이 2016-12-15 20:47   좋아요 1 | URL
마립간님과 북다이제스터님의 말씀에 동의하면서도 한편으로 자발적으로 ‘가난‘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네요.. 가난을 선택하는 대신 내가 포기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또 어느 정도의 가난을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지 등등 생각할 부분이 많네요^^: 좋은 화두 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2016-12-15 2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5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2-16 16: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대학생 때 케인스와 하이에크를 소개한 다큐를 본 적이 있어요. 두 사람의 사상을 힙합으로 소개한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

겨울호랑이 2016-12-16 16:20   좋아요 0 | URL
네 아마도 EBS에서 나왔던 ‘자본주의 관련 다큐였던 것 같네요. 저도 그 다큐가 그들의 사상을 잘 요약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벌써 12월 중순이네요^^:

이제 곧 크리스마스이고, 새해가 다가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네요. 특히 여러 일을 마무리하는 요즘이다보니 더 한 해를 차분히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네요.

오늘도 야근을 하는 밤이 될 것 같습니다.
저녁 먹기전 잠시 크리스마스 트리 사진 올려봅니다. 10일 뒤에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놓고 가신다고 믿고 있는 연의에게 소중한 곳이지요.^^:

이웃분들 모두 바쁜 연말 소중한 분들과 귀한 시간 보내세요. 혹 저처럼 야근하시는 분들은 잠시 여유를 가지신 후 하루를 잘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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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6-12-15 18: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몇년째 크리스마스 트리는 생략하고 있는데 겨울호랑이님댁 트리를 보니 저도 올해는...
따뜻해보여요~~

겨울호랑이 2016-12-15 18:36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아이가 있으니 그냥 넘어가기 힘드네요. 그렇지만 막상 하다보면 제가 더 신난다는..ㅋ 아이 덕분에 저도 따뜻함을 얻습니다

서니데이 2016-12-15 19: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댁의 크리스마스 트리 멋있어요. 오너먼트도 작은 전등도요. 산타할아버지도 오시면 사진찍으실 것 같은데요.^^
야근하시는군요. 날이 춥다고 하는데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6-12-15 19:32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산타인증샷까지 하기엔 연의가 눈치가 빨라서요 ㅋ 서니데이님도 따뜻한 저녁 보내세요^^:

2016-12-15 2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5 2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madhi(眞我) 2016-12-16 10: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책장이랑 같아보이네요. 리바트꺼. 정갈함 차이가 엄청나지만. 울집 책장은 정리를 하지 않아 쌓아둔 책과 먼지투성이라...

겨울호랑이 2016-12-16 10:34   좋아요 1 | URL
네 리바트 책장 맞습니다^^: 가성비가 좋은 제품으로 잘 쓰고 있습니다^^:

자목련 2016-12-16 12: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크리스마스 트리에서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는 것 같아요.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연의의 양말로 곧 걸리겠지요?

겨울호랑이 2016-12-16 12:27   좋아요 2 | URL
^^: 네 그런데 자기는 큰 선물 받는다고 나무 밑에 두고 가시라네요.ㅋㅋ

오거서 2016-12-17 18: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올해 저희집은 트리를 생략하는 분위기에요. 고3 수험생인 막내가 내켜 하지 않는 바람에… 트리가 어둠을 훈훈하게 밝히는 사진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얻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6-12-17 18:35   좋아요 1 | URL
아 그러셨군요. 오거서님과 따님, 가족분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작은 만족을 드릴 수 있어 저도 기쁘네요. 오거서님 평안한 토요일 저녁 되세요^^:

Asagi 2016-12-18 2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에겐 올해 첫트리네요ㅎ 무지 반갑네요^_^

겨울호랑이 2016-12-18 22:30   좋아요 0 | URL
Asagi님께서 반갑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편한 일요일 밤 보내세요

Asagi 2016-12-18 2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늘 좋은글보고 있네요 ㅎㅎ저역시 감사드립니다. 굿밤되세요^^

겨울호랑이 2016-12-18 22:34   좋아요 0 | URL
^^: Asagi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비로그인 2016-12-22 1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불이 들어와서 더 따뜻해보이네요.
저희 집에는 작은 트리만 있는데 그것도 한쪽 다리가 부셔져서 올해는 트리 설치를 안 했어요.

겨울호랑이 2016-12-22 11:1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천하무적님

아이가 있다보니 다소 번거롭더라도 설치를 하게 되네요. 설치하고 나니 시간을 들인만큼 좋은 것 같습니다.^^: 비가 와서 다소 추운 오후지만, 즐겁게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어제 cyrus님으로부터 책선물을 받았습니다.

지난 9일 박근혜 탄핵 소추의 기쁨을 안고 장을 보러 가던 중 cyrus님의 기프트북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어 그 기쁨으로 이웃들과 나누시려는 줄 알았습니다만, 메세지를 통해 자신만의 이벤트를 가지고 선물을 하셨다고 하네요. ^^:

덕분에 선물 받는 기쁨과 함께 나누는 기쁨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제가 이웃분들과 책선물을 많이 나누지 못했는데, 이런 작은 자신만의 이벤트를 만드는 것도 멋진 일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cyrus님 책 선물에 감사드리며, 주는 기쁨도 일깨워 주셔서 두 번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ps. 요즘은 연말이라 리뷰는 나중에 작성될 것 같습니다. 이해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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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3 0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3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6-12-13 16: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싯적에 삼권 분립 어쩌구 하면서 몽테스키외 들어는 봤습니다.
부럽지만,
저는 저런 책 선물 받아도 좀 난감할 것 같습니다.

cyrus이 센스가 있으시네요.
겨울호랑이 님의 독서 취향까지 고려하신걸 보면요.
즐.독.하시기 바랍니다~^^

겨울호랑이 2016-12-13 16:39   좋아요 1 | URL
^^: cyrus님께서 미리 받고 싶은 책을 알려달라고 요청해 주셨어요. 덕분에 받고 싶은 책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양철나무꾼님 감사합니다.^^:

cyrus 2016-12-13 17: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 수령 날짜가 토요일로 명시되어 있어서 기프티북을 준 날 바로 다음 날에 책이 배송되는 줄 알았습니다. 역시 금요일은 책 주문하면 안 되는 날입니다. ^^;;

이벤트라기보다는 제가 먼저 꺼낸 약속을 지키기 위한 일이었습니다. 앞으로 당선작 적립금을 받으면 친하게 지내는 분들에게 책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겨울호랑이 2016-12-13 17:37   좋아요 1 | URL
cyrus님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편안한 저녁 되세요^^:
 
헤겔 & 마르크스 : 역사를 움직이는 힘 지식인마을 24
손철성 지음 / 김영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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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인 마을 시리즈 중 <헤겔&마르크스 : 역사를 움직이는 힘>은 헤겔과 마르크스 사상에 대한 입문서다. 책의 주요 내용은 헤겔과 마르크스의 사상을 특히 역사의 전개 과정에 대한 그들의 입장을 두 개의 축으로 설정하고 있다. 여기에 두 사상가에게 영향을 미친 칸트의 사상과 최근의 포스트모더니즘까지 아우르고 있기 때문에 근대 이후 역사 철학에 대한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칸트, 헤겔, 마르크스. 이들의 공통점은 독일의 사상가라는 공통점 이외에도 도서출판b의 <현대철학사전>시리즈 5권 중 각각 1,2,3 권을 맡는 사상가라는 점을 가진다. 권당 700페이지에 이르는 각 사전의 내용은 이들의 사상이 몇 줄의 글로 압축적으로 요약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헤겔&마르크스>는 입문서로서 가지는 내용적, 양적 한계를 고려하여 역사 철학의 내용으로 내용적 범위를 한정한다. 그리고, 이들 사상가들의 독자적인 사상보다 그들 사상의 연관관계에 주목하여 서술하고 있어 독자의 내용이해를 쉽게 한다.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칸트는 역사의 발전을 자연의 법칙과 마찬가지로 법칙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생각했으며, 그 법칙에 따라 자연이 인간에게 부여한 목적을 '이성(理性)'이라 규정했다. 칸트에 따르면 인간의 역사는 '이성의 계몽'에 따라 점차 발전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헤겔은 칸트의 사상을 이어받아 역사발전의 원동력은 이성이며, 이를 통해 역사는 진보(進步)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고 주장한다. 헤겔은 역사가 진보하는 과정에서 역사가 진보하는 과정을 이끄는 사람, 영웅을 '절대정신(絶對情神 absoluter Geist)'로 정의한다. 그리고, 역사는 절대정신이 이끄는 '정(正)'과 '반(反)'의 대립을 통해 새로운 '합(合)'에 이르는 '변증법적 전개'를 통해 진보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반해, 마르크스는 역사가 법칙에 따라 존재한다는 것과 변증법적으로 전개된다는 관점에서는 헤겔의 견해에 동의하지만, 헤겔과는 달리 '물질적인 하부구조가 상부구조를 결정한다'는 '유물론(唯物論)'을 주장한다. 마르크스는 시대를 '원시 공산주의 사회-고대 노예 사회-중세 봉건 사회 - 근대 자본주의 사회 - 공산주의 사회'로 파악했다는 면에서는 법칙을 따른다는 측면을 받아들였지만, 시대적 구분 기준을 '사상'이 아닌 '생산구조' 측면에서 파악했다는 점에서 관점의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책에서는 이러한 틀을 가지고, 역사의 법칙성, 역사 연구의 방향, 역사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 거대 담론의 타당성, 역사 탐구의 기본 단위에 대해 물음을 제기한다. 입문서의 성격을 고려할 때'역사학(歷史學)'에 대한 좋은 화두를 제기했다고 생각하고, 관련 서적을 읽을 때 이를 염두에 두고 책을 읽는다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2016년 12월 9일에는 역사적인 일이 발생했다.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었다. 본격적인 탄핵이 되기 위해서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따라야 하지만, 한 편에서는 이 사건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유신체제의 종말이 공식화되었다는 판단이 나오기도 한다. 탄핵소추안 의결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은 잠시 접어두고 헤겔과 마르크스의 역사관을 통해 이 사건을 바라보자.



[그림] 탄핵소추안을 가결하는 국회의장(출처 : 한겨레 신문)


헤겔에 따르면 이 사건은 '이성'에 따른 역사의 발전의 과정 중 일어난 사건이며, '절대정신'에 의해 이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해석될 것이다. '이성'은 우리 시대를 보다 나은 시대로 이끌어줄 것이며, '절대정신'을 통해 역사진보는 일어난다. '절대정신'을 '촛불'로 나타난 민심이라고 볼 때, '정(正)'은 '국민의 뜻'이며, 이에 대항하는 '반(反)'은 '친박(親朴)세력'으로 해석된다.(물론, 친박에서는 이와 반대의 관점을 가질 것이다.) 그리고, '탄핵소추안 의결'이라는 합은 이제 새로운 '정'이 되어 이에 대항하는 '반'을 만나게 된다. 이러한 끊임없는 변증법적인 상승과정을 통해 우리 역사는 끝임없이 상승하게 될 것이다.


마르크스는 어떻게 볼 것인가.

마르크스 역시 변증법적 전개에는 동의할 것이다. 다만, 그는 '정'이 형성되는 과정을 '절대정신'이라고 해석하지 않고 다르게 해석할 것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간 자본은 대형화되어 왔다. 자본은 이윤량의 극대화를 추구하고, 그 과정에서 자본은 대형화되고 소수에 부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발생된다. 그 과정에서 몰락한 자영업자, 일용직 노동자, 농민, 학생 등 사회계층에서 변혁의 움직임이 일어났으며, 이것이 역사발전의 힘으로 작용했다고 해석할 것이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지금의 이 단계는 자본주의가 그 스스로의 모순을 나타내며 붕괴되는 '공산주의'혁명의 초기 단계라고 해석될 것이다.


헤겔과 마르크스의 이러한 관점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모두 사회가 발전한다는 법칙성을 가진다는 점에서는 동일한 견해를 가진다. 이들의 관점에 따르면 우리 사회는 밝은 빛을 향해 나갈 것이라 기대할 수 있기에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이와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의 미래는 보는 관점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가령, 우리에게 일어난 역사적 사건의 의미를 장기(long term)적으로 생각할 것인가 아니면 단기(short term)적으로 생각할 것인가에 따라 그 의미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AD622년에 일어난 헤지라는 무함마드가 박해를 피해 메카에서 메디나로 도망간 사건이다.

그 사건 자체만으로는 패배지만, 이후 무함마드는 메디나에서 세력을 키워 후대 이슬람 세계를 구축하는 토대를 마련한다. 그렇기 때문에, 헤지라는 무슬림에게는 패배의 사건이 아니라 승리를 위한 시작으로 비춰진다.(헤지라가 일어난 AD622년은 이슬람역 원년이다.)


우리는 매일 닥쳐오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 진정한 의미를 알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일시적으로 희망적으로 되기도 또는 절망하게 된다. 이러한 감정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이라 할지라도 우리가 역사라는 관점을 통해 생각한다면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작은 일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기보다 우리의 위치를 알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 것도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비록, 우리는 현대 역사의 물살 속에서 헤엄치기 때문에 역사적 의미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어렵기는 하지만 말이다.


<헤겔&마르크스>와 2016년 12월 9일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통해서 과거의 역사적 사실은 현대 우리시대를 바라보는 하나의 귀감(龜鑑)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이처럼, <헤겔과 마르크스>는  입문서라는 한계를 가짐에도 불구하고, 서양역사철학의 주요 사상을 전반적으로 알기 쉽게 풀어주며 역사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준다는 면에서 좋은 역사 철학 입문서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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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12-10 08: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 님 덕분에 역사가 현실의 삶과 무관하지 않는 반복성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헤겔& 마르크스를 이해하는 데 좋은 입문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겨울호랑이 2016-12-10 08:36   좋아요 2 | URL
오거서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기분좋은 주말 보내세요. 이번 주말은 작은 승리의 기쁨을 누려도 좋은 날인 것 같습니다^^:

사마천 2016-12-10 09: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봤습니다.
혹시 헤겔을 이어 받은 코제브,앨랜 블룸, 레오 스트라우스나 다른 사상가들에 대한 책도 보셨는지요? 저도 잘 모르지만 주변에서 추천해서요 ^^

겨울호랑이 2016-12-10 09:55   좋아요 1 | URL
^^: 감사합니다. 사마천님
사실 헤겔도 제대로 이해했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라 그 이후 철학자까지는 아직 진도가 못나갔습니다. 사마천님 덕분에 헤겔 이후의 철학자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네요. 철학사 큰 줄기를 잡고 이후 사마천님께서 추천하신 분들에 대한 공부도 해야겠습니다. 사마천님, 항상 좋은 책과 저자를 소개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탄핵 소추안 가결과 더불어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2016-12-10 1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0 1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0 1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0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6-12-10 19: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사는 진보한다. 내 신념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말씀이 증명되는 순간을 지켜보는 느낌이였어요..

겨울호랑이 2016-12-10 19:59   좋아요 2 | URL
^^: 네 어제의 탄핵소추안 의결은 분명 의미있었습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산을 올라가는 심정으로 차분히 올라가야겠지요^^:
 

어렸을 때 감동적으로 읽은 몇 권의 동화책 중 하나.

어려운 이들을 위해 자신의 몸을 내어주는 헌신적인 왕자(상)와 그를 도와 가난한 이들을 도와주다가 남쪽 나라로 가지 못하고 결국 그의 곁에서 죽은 제비이야기다. 이 책을 보며 어렸을 때 많은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좋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어렸을 때와는 또다른 관점이기는 하지만.

어른이 되고 학부모가 된 지금 동화책을 보면 안 보이던 부분 또는 새로운 것이 보인다. 이는 이 작품 「행복한 왕자」도 마찬가지다.

작품은 어느 도시에서 부유한 시민들이 재산을 모아 ‘왕자상‘을 세우는 장면이 묘사된이후 왕자의 기부가 시작된다.

어렸을 때는 그냥 넘어갔었던 부분이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정경유착 비리‘로 어수선한 지금은 ‘왕자상‘이 비리로 축적된 재물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관점에서 왕자의 몸에 있는 사파이어눈, 황금옷 등도 본래 주인인 가난한 이들에게 돌아가야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은 아닐런지.
‘아름다운 기부‘가 아니라 ‘가야할 길‘ 또는 ‘정의‘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이것은 우리가 풀어야할 과제상황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다음 시대에는 부정하게 쌓인 재물을 행복한 왕자처럼 대기업 스스로가 내놓길 바라본다. 또한, 다음 정부가 ‘제비‘처럼 가난한 이들에게 그것을 전달할 제도를 마련하길 기대해 본다.

만일, 대기업들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프로메테우스의 간‘을 쪼아먹던 독수리처럼 그들을 응징하는 ‘정의‘를 꿈꿔본다. 제비가 될 수도 또는 독수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어떤 모습이라도 정의로운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ps. 글을 써놓고 보니 너무 낙관적인 기대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지난 6주간 우리가 밝힌 촛불이 2만에서 230만으로 100배 이상 커진 신화를 생각한다면, 그렇게 황당한 기대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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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7 0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7 0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별이랑 2016-12-07 10: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수없이 왔다갔다하다 죽어간 제비 때문에 울었던 기억이 가득하네요.

겨울호랑이 2016-12-07 12:13   좋아요 1 | URL
네.. 정말 슬펐던 동화였어요.. 대부분 동화는 해피엔딩인데 ‘피리부는 아저씨‘와 함께 몇 안 되는 슬픈 결말을 가진 동화인 것 같네요^^:

cyrus 2016-12-07 13: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경련 해체에 환영하지만, 이게 없어져도 기업들 간의 모임은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전경련이 해체되면 새로운 싱크 탱크를 만들 거라고 하던데, 기업들을 위한 머니 탱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겨울호랑이 2016-12-07 13:32   좋아요 2 | URL
2013년부터인가요, 전에는 민간에게 경제정보를 제공하던 삼성경제연구소(SERI)가 경영중심 조직으로 재편한다면서 삼성 내부 경영연구소로 바뀌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마 이때부터 그런 움직임이 있지 않았나 추측해 봅니다.

cyrus 2016-12-07 13:34   좋아요 1 | URL
세리가 친기업 연구소 소리 들어도 저는 이때가 좋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매년 세리 추천도서 나올 때 확인하고 그랬어요. ^^;;

겨울호랑이 2016-12-07 13:36   좋아요 0 | URL
저도 믿고 유용하게 정보를 활용했었던 것 같아요. ^^: 한편으로는 삼성의 사회적 활동이 줄어드는 것이 국민 눈치를 보지 않고 권력친화적으로 가는 반증 같기도 하네요...

커피소년 2016-12-07 2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희생과 헌신을 하는 모습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해주는 것 같습니다..^^

이런 좋은 동화책이 사람들에게 많이 읽혀야 합니다..

겨울호랑이 2016-12-07 22:35   좋아요 1 | URL
^^: 네 참 마음이 따뜻해지면서도 많이 슬펐던 그래서 더 인상깊었던 책이었습니다.. 무조건 좋은 결말보다 그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는 면에서도 많은 사람들과 나누면 좋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드네요^^:

갱지 2016-12-08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나이 먹고 아이에게 읽어주면서도 눈물이 멎질 않네요. 오스카와일드의 글들은 정말 특이해요:-)

겨울호랑이 2016-12-08 10:01   좋아요 1 | URL
갱지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저도 이 작품이 제가 접한 첫 번째 비극 작품이어서인지 참 인상 깊이 남더군요. 아마도 그래서 더 마음에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2016-12-09 17: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9 17: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2-09 18:29   좋아요 1 | URL
방금 기프티북 전달했습니다. 계정 확인해주세요. ^^

2016-12-09 18: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9 1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9 18: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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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9 18: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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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9 18: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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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9 18: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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