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에서 글을 쓰다 무심코 밖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지난 가을 어디쯤에서.



내가 그린 적 없는 그림이 캔버스에 들어찼다. 


창문에 달린 벌레 막는 스크린이 오히려 유화 캔버스의 거친 질감을 살렸다.


P. 5


사각형 틀 안에 세상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림은 창문과 닮았다. 창문 역시 우리를 더 넓은 세상으로 초대한다. 기꺼이 그리고 자연스레 그 초대를 받아들인 우리의 눈길은 창문 밖에 펼쳐지는 풍경으로 향하지만, 마음 한편에 일렁이는 정체 모를 감정들이 창 안의 나를 감싼다.


  • 경계에 서 있지 않고서는 그것이 경계였는지 모른다. 그래서 경계하지 않는다. 실제로 우리 삶을 돌이켜 보면, 많은 순간 경계에 서 있거나 심지어 그 경계를 넘나들며 살고 있으면서도 그 순간에는 잘 알지 못한다. (P. 61 )


책과 대화한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다.

보이지 않는 저자가 책 속에서 말을 건네는 것 같은.


혹은, 마주 앉아 커피를 나누고 있는 것 같은.


그 날이 딱 그랬다.


내 마음을, 내 일상을, 내 상황을, 내 처지를

다 관통하는 것 같은 사람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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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
조앤 디디온 지음, 홍한별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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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이 ‘상실‘을 알고 쓴다면 디디온은 ‘상실‘을 알고 싶어 쓴다. 손택은 ‘상실이 어떻게 표현되는지‘ 쓰고 디디온은 ‘상실‘이 어떻게 느껴지는지‘ 쓴다. 한 사람은 상실을 아파하고, 한 사람은 상실을 관찰한다. 두 개의 ‘상실‘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은 축복. 상실을 체험하게 마련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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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원씨는 어디로 가세요?
유성원 지음 / 난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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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책 제일 많이 읽는다고 할 만한 분이 좋다고 소개해주셔서 아무것도 안 따지고 장바구니에 넣었다. 무조건 좋다고 하셨다. 그분이 무조건 좋다고 하면 그럴 가능성이 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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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의 논리 - 능동적인 환자와 선택권의 한계 카이로스총서 113
아네마리 몰 지음, 김로라 옮김, 임소연 감수 / 갈무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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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은 권력의 한 행태, 란 말을 곱씹고 있는 즈음에 나, 여기 있소, 하는 듯 눈에 들어온 책. 돌봄 받는 이는 돌봄을 행하는 이의 권력에 순종하게 된다. 순종할 수 밖에 없는 상태라 돌봄을 받을 테지. 혼란스러워졌다. 돌봄의 환상이 깨질 시간. 돌봄 수용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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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하게 서글픈 자의식
박참새 지음 / 마음산책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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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일 수 있으나) 시인이 안 되고는 배길 수 없었을 것 같은 이름들이 있다. 정끝별, 이안, 김개미, 김이듬, 이제야, 김사과(소설), 그리고 백석. 모르는 시인 이름에 눈이 먼저 머물었다. 박참새. 그 이름과 더불어 살아왔을 그의 삶이 궁금해졌는데 산문집이래서 주저 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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