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 - 대형 서점 부럽지 않은 경주의 동네 책방 ‘어서어서’ 이야기
양상규 지음 / 블랙피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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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이런 서점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사고 읽었다. ‘비밀‘은 기대하지 않았지만 ‘비결‘은 궁금했다. 새로운 비결을 원한 건 과욕이었다. 닿아서 만져지는 게 없다. 그러나 서점은 흥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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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를 기르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들
박형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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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날 선 상상력이라니. 날 서도 예리하지 않다. 날렵하다. 박형서의 문장이기에 헛웃음이 나오지 않는 것 같다. 아무나 따라하지 말자. 덜 벼려진 날에 다쳐 피보는 사람은, 죄없는 독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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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의 전설
데이비드 밴 지음, 조영학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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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서 서사와 묘사와 장면이 담당할 몫이 바로 이런 것이다,하고 보여주는 소설. ‘유니트‘ 번역을 설파하는 조영학 번역가가 최대한 영어의 이미지 흐름과 보조를 맞춘 번역도 좋다. 특히, 소설류에서 원서와 번역서의 간극이 넓어 딴소리하는 작품들이 많다. 적어도, 이 책은 대단히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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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거나 오해하거나 - 소심한 글쟁이의 세상탐구생활
김소민 지음 / 서울셀렉션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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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간 밀도가 몹시 단단하다. 글쓰기를 잘하고 싶다면 대놓고 가르치는 작법서를 보는 것도 좋지만 잘 쓴 글을 보는 것도 좋다. 단어와 단어가, 문장과 문장이 돕는 것같은 글이 있다. 따로 놓고 보면 덤덤한데, 그것들이 얼크러져 뿜어내는 게 있다. 이 책은, 짙게 남는 유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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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배웅 - 국내 첫 여성 장례지도사가 전해주는 삶의 마지막 풍경, 개정증보판
심은이 지음 / 푸른향기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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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더 충분히 듣고 싶은 죽음 이야기들이었다.

퉁명스러운 듯 뭉툭하게 끊어지는 감정들이 짧은 이야기들 속에서 야속해질 때가 있었다.

그러다 느꼈다.

일면식도 없이 살다가 주검으로 마주한 타인의 죽음을 놓고

길게 말한다는 자체가 폐라고...


어째서 이야기들이 짧게 끊어지는지 알 것 같았다.


글을 잘 쓴다고도 할 수 없는 글이었다.


무엇보다, 감정의 고조없이 담담하게...

많이 밋밋해 보일 정도로.


슬픔을 굳이 다른 것으로 표현하려 애쓰는 사람들에 비하면 

이내 '아마추어' 문장가로 여겨질 정도로

슬프면 슬프다, 안타까우면 안타까웠다, 정도가 고작인.


자꾸 읽다 보니 슬프면 몸을 뒤틀며 울었다, 보다

그냥 슬프다고 하는 게 더 슬퍼졌다.


저자가 대하고 있는 것은 '죽음'이니까.


거듭 말하지만, 타인의 죽음 앞에서 제 아무리 화려한 미사여구를 동원해봐야

교활할 뿐이다. 


말없는 죽음. 입닫은 인생. 


하지만 그렇다고 순전히 허무만 하랴.


그들이 짧고 긴 생애동안 밟은 땅의 면적만큼이라도 

그들이 보고, 그들을 본 사람들은 있었다. 

사람이 없었다면, 새가 있고, 꽃이 있고, 바람이 있었을 것이다.


장례지도사로서 '아름다운 배웅'을 담당한 저자에게 머리숙여 대신,

감사를 전하고픈 심정이다. 나도 언젠가는 말없는 죽음을 맞을 것이므로.


이 책을 읽고 참을 수 없는 게 있어,

내 독서노트에 끼적거린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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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지체인이 자살을 선택했다

저자가 말한다. 타인에게 폐가 된다는 이유로 

목숨을 스스로 저버릴 수 있는 사람이 정신지체일까.


나는 생각한다.

혹시, 그가 정상이고, 우린 정신과잉이 아닐까, 하고.

남에게 고의로 폐를 주고도 말짱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우리는 어쩌면

정신과잉이 아닐까 하고.


남에게 폐가 될까 스스로 목숨을 버린 지적장애인의 죽음 앞에서 

나는 할 말이 없다.

할 말이 없다.

저자는 '아름다운 배웅'이라도 해 드리는데,

나는 배웅조차 못하겠다.


남에게 폐가 될까 스스로 목숨을 버리게 한 

그 '남'에게 나는 속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 생각을 하기 바쁘다.

죄송하지만...배웅은 그 다음에나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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