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좀 빌려줄래?’의 내용 중에 내 책장의 책들이란 제목의 글과 일러스트가 있다. 여기엔 그동안 만나온 책 중에서 고를 수 있는 여러 질문이 나와 있다, 그 유형을 재미있게 읽다가, 이런 경우에 나는 어떤 책을 떠올릴까?’를 생각했다.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해 많은 책을 읽어왔지만,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거의 최근에 읽은 것이었다. 그러니 이것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저 재미삼아 한 번 적어 본다.

 

작가의 말을 빌어,

한 가지만 부탁할게.

이 책들을 보고 날 판단하지 말아줘. 어쨌든 난 책 읽느라 바쁘고, 진정한 독서가이니까

 

1,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던 책-너무 많은데.....

‘7년의 밤’-책을 펼쳐들고 마음 졸이며, 무서워하면서 쉬지 않고 끝까지 완독했다. 몰입할 수 있는 소설의 스토리도 좋았지만 주인공 현수에 마음을 주면서 읽었다. 난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았고, 책임감있게 아이를 잘 키워내야한다는 강박이 심했다. 아이의 어린시절부터 초등학교까지 내가 보고 느낀것들은 거의 모두 아이와 연관된 것이었다. 폭력적인 아버지로 인해 생긴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며 사는 현수가 안타까웠고, 내 자식에게는 저런 트라우마를 안기지 말아야겠다는 약간의 교훈적이고 신파적인 결심을 하면서 읽은 소설이다.

 

키다리 아저씨’-어릴 때 책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은 책이 많다. ‘키다리 아저씨뿐만 아니라 소공녀’ ‘빨간 머리 앤’ ‘15소년 표류기등 소년소녀명작동화를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읽었다. 교육열이 높으셨던 엄마가 언니, 오빠의 입시에 온통 신경을 쓰는 바람에 난 늘 외톨이였다. 그런 내가 선택한 것이 책이었고, 책을 읽으며 마구 상상했다. 반드시 나의 친엄마가 나타날거야, 또는 나에게 키다리아저씨가 있어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언니, 오빠의 입시가 끝나자 엄마는 막내인 나의 공부와 입시로 눈을 돌리셨다. 좋은 대학에 합격하기를 원하는 친엄마가 나타났다.

 

 

 

 

 

 

 

 

 

 

 

 

 

 

 

 

2,펴볼 엄두가 안 난 책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민음사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10권을 사모으는 중이고, 1권을 몇 번이나 읽기 시작했는데 언제나 덮어버렸다.

 

소크라테스의 변명’ ‘동명왕의 노래’-아이의 초등학교 시절 이지성의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책이 베스트셀러였다. 나 역시 그때 교육열이 높은 엄마여서 그 책을 읽었고, 거기서 소개된 책을 거의 다 사놓았다. 아이는 아마 그 중 한 두 권 정도는 읽었을 것이다. 나머지는 지금도 책장에 가지런히 꽂혀져있다. 언젠가는 내가 읽어야 할 책이다.(아이에 대한 나의 교육열은 아이가 고등학교를 간 시점에 끝났다. 고등학생이 된 아이에게까지 힘을 쏟고 싶지 않아 둘이 합의해 내가 손을 놓고 아이는 자유를 얻었다. 자신이 원하는 학과를 아이는 선택했고, 대학 등록금은 스스로 해결한다고 당당히 선언했다. 지금까지 그 약속은 잘 지켜지고 있다. 아이가 고 3이었을 때 난 오히려 시간이 많아 책을 제일 많이 읽었던 것 같다.)

 

 

 

 

 

 

 

 

 

 

 

 

 

 

 

 

3,친구가 준 책

에우리피데스 비극’-고전 읽기를 시작한 나에게 친구가 선물해 준 책이다.

 

반지의 제왕’-이미 절판된 황금가지의 6권세트이다. 이 책은 아이 친구 엄마에게 빌렸다. 책을 빌린 지 거의 5년이 넘었고 그 사이 그녀는 멀리 이사를 가버렸다.

 

이 두 책 다 아직 읽지 못했다. 역시 언젠가는 읽을 것이다.

 

 

 

 

 

 

 

 

 

 

 

 

 

 

 

4,읽으려고 무진 애썼던 책

일리아스’ ‘오뒷세이아’ ‘사기열전’-,서양의 고전을 대표하는 책들 중의 하나이다. 이 책들을 읽는데 무척이나 힘들었지만, 끝까지 완독했다. 이 고전들은 그 내용을 떠나, 읽고 나면 굉장히 유용하다. 여기에 나오는 인물이나 에피소드를 후세대의 많은 작가들이 무수히 인용했다. 똑같은 내용을 다른 버전으로 읽는 것이 재미있고, 각자 만들어내는 고전의 재해석이 흥미롭다. 읽기는 힘들지만, 읽어내면 다른 책을 읽기에 편하다.

 

 

 

 

 

 

 

 

 

 

 

 

 

 

 

 

5,어째서인지 두 권이 있는 책(본 책에는 세 권)

댈러웨이 부인’ ‘어린 왕자’-정말 어째서인지 그 이유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 이유가 명백하다. ‘댈러웨이 부인은 집에 있는지 몰랐고, ‘어린 왕자는 표지가 예뻐서 딸아이가 다시 구입했다.

 

 

 

 

 

 

 

 

 

 

 

 

 

 

 

 

 

 

 

 

 

 

 

 

 

 

 

 

 

 

6, 내 생명을 구해준 책

쇼코의 미소미카엘라’-결혼생활에 염증을 느낀 시기가 있었다. 내가 결혼이라는 제도에 잘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강했고, 남편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 나 혼자 남편과의 갈등이 심했다. 그때 미카엘라가 나에게 왔다. 그 단편소설을 읽으며 남편이 문제가 아니라, 남편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잘못된 것이라 느꼈다. 남편뿐만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나의 생각과 모습을 그 소설이 고쳐주었다. 이기적이고 아집에 차 있었던 나의 생각을 다른 방향으로 돌려주었고,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러한 생각의 전환으로 내 마음이 편해졌고 풍부해졌다. 그렇게 힘들었던 시기에 이 책은 내 생명을 구해주었다. 남편은 책을 거의 읽지 않지만 나보다 인격적으로 훌륭하고 무척이나 다정한 사람이다. 나는 남편을 보면서 한 번 씩 책이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책을 읽지 않아도 남편은 항상 생각이 깊고, 행동이 신중하며, 나를 웃게 한다. 그런 반면 책읽는 나는 언제나 미숙하고, 감정적이고, 직선적이다. 그래도 그 미숙함이 많이 좋아졌지만 그것이 책 때문인지, 남편의 영향인지는 잘 모르겠다. 책을 읽는 만큼 지행합일하며 사는 것이 내 목표인데 아직까지 잘 지켜지지 않아 고민이다.

 

 

 

 

 

 

 

 

 

 

 

 

 

 

 

7,친구에게 빌려준 책

증언들’-책을 배송받자마자 바로 빌려주었는데 아직 돌려받지 못했다.

친구야, 좀 돌려줄래?

친구는 나에게

내가 빌려준 그래도 우리의 나날을 먼저 돌려줄래?

미안해...

 

 

 

 

 

 

 

 

 

 

 

 

 

 

 

 

8,매일 밤 읽다가 잠드는 책

노인과 바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요즘 눈이 너무 안좋아져 밤늦게 책을 읽기 힘들다. 그래서 가끔식 밤에 잠이 오지 않을 때, 유튜브의 오디오북을 듣는다. ‘노인과 바다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읽다가 잠드는 책이 아니라 듣다가 잠드는 책이다. 책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며 나도 모르게 잠들었다가 깨면, 여전히 책의 한 구절을 읽어주는 소리가 들린다. 그때쯤 그것을 끄고 잠을 청하면 또다시 깊게 잠든다. 이 두 책은 내 머리 속에 그 내용이 조각조각 들어 있다.

 

 

 

 

 

 

 

 

 

 

 

 

 

 

 

 

 

 

9,내가 쓰려고 머리를 쥐어짜고 있는 책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홍승은 작가의 이 책을 좋게 읽었는데 도무지 어떤 글로 리뷰를 써야 할지 모르겠다. 머리를 쥐어짜도 적당한 단어가 튀어나오지 않는다. 이미 알라딘친구인 ‘syo'님의 훌륭한 리뷰도 있고 해서 아마 난 이 책에 대해 글을 쓸 수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언젠가 설겆이하다 실마리를 풀어 줄 단어 하나가 떠오를 수도 있기에 포기하지는 말고 유보해두기로 하자.

앞치마를 집어던지고 유레카를 외칠 수 있기를 기대하며...

 

 

 

 

 

 

 

 

 

 

 

 

 

 

 

 

10,내 인생을 바꾼 모든 책-너무 많지만 딱 한 권만 정하자

죄와 벌’-중학교 시절, 집에 있는 책장을 보다가 그냥 꺼내 읽은 책이다. 그 어떤 사전 정보도 없이, 누군가가 권유한 것도 아닌 내가 운명처럼 선택해서 읽은 책이다. 몰입해서 책을 읽으며 라스콜니코프가 전당포 노파를 살해한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했다. 그가 이 사회의 악을 제거해야한다는 주장에 넘어가버렸고 그때의 생각과 느낌이 오랫동안 나의 뇌리에 박혀있었다. ‘죄와 벌을 읽고 나의 성향은 반골적이 되었고, 세상을 쉽게 살아내지 못했다. 작년에 다시 재독한 죄와 벌은 중학교때 읽었던 내용과는 많이 달랐다. 그때 읽은 건 완역본이 아니었던 것 같다. 내가 기억해내지 못한 내용들이 많았다. 이번엔 라스콜니코프의 광기에 대해 더 주목했고, 사회악을 없애는 방법에 대해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것이 폭력적이어서는 안되며, 그 누구도 그것을 행하도록 허락된 적은 없다는 생각을 해봤다. 너무 나의 생각이 도덕적으로 변한 것인가?

 

 

 

 

 

 

 

 

 

 

 

 

 

 

 

 

시간이 많이 지나 내가 70살쯤 되었을 때, 나의 독서리스트가 어떻게 변할지 궁금하다. 그때쯤되면 난 새 책을 거의 읽지 않을 예정이다. 그동안 좋게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어보며 그 느낌과 생각의 변화를 적을 것이다. 좋지 않게 평가했던 책을 읽는 것도 좋겠다. 생각이 바뀌어 그 책이 좋아질수도 있고, 내 인생 최고의 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해변에 가져갔던 책내가 모자로 착각한 책은 다음 기회에 적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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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1-02-14 17:47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이렇게도 재미있게 리스트를 만들수 있네요!ㅎ 즐거운 저녁시간 되십시요!

페넬로페 2021-02-14 20:39   좋아요 4 | URL
‘책 좀 빌려줄래‘ 이 책이 재미있고 기발해요~
막시무스님!
건강하고 행복한 연휴의 마지막날 보내시기 바랍니다^^

그레이스 2021-02-14 19:44   좋아요 9 | 댓글달기 | URL
있는 줄 모르고 구입해서 두권 있는 책. 완전 제 얘기! ^^
‘그래도 우리의 나날‘ 발췌해놓은 독서기록 보고 좋았던 기억이 나서 이번에 구매했습니다.
내일 도착!
제 주위에 두고 바라만 봐도 좋을 책이 너무 많아서 걱정! 장서가들의 고민을 보면 100퍼센트 공감하게 돼요.^^

오카자키 다케시의 <장서의 괴로움>!!!

페넬로페 2021-02-14 20:42   좋아요 4 | URL
‘그래도 우리의 나날‘ 은 약간 호불호가 나뉘는 책 같아요~~
그레이스님은 장서가이니 당연히 두 권 구입한 책이 더 많을 듯 해요^^

청아 2021-02-14 18:25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오 너무 흥미롭고 즐겁게 잘 읽었어요! 페넬로페님 저도 인생책 한권 고르라면 <죄와벌 >이고요, 유튭으로 요즘 해리포터 듣고있는데 영국발음 어렵고 빨라 눈동자 넘 아파요. 그리고 <잃시찾>은 다 구입하셨으면 10권을 먼저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당!(어색하지 않아요) 헤헷

페넬로페 2021-02-14 20:45   좋아요 4 | URL
네 안그래도 미미님 말씀처럼 잃사찾 10권을 먼저 읽어보려구요~~
미미님의 인생책도 ‘죄와벌‘ 이라 반가워요^^이 책을 사랑하는 독서가들이 꽤 많을것 같아요**

초딩 2021-02-14 18: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펴볼 엄두, 두 권, 준 책 ㅎㅎㅎㅎ
저도 리스트를 막 추가하고 싶네요 :-)
소크라테스 제 인생의 책이요! ㅎㅎㅎ

페넬로페 2021-02-14 20:46   좋아요 3 | URL
초딩님의 리스트 너무 궁금해요~~
기회되시면 빨리 들려주세요**
저는 아직 소크라테스는 시작하지 못했는데 초딩님의 인생책이라 용기내서 도전해보겠습니다**

Falstaff 2021-02-14 18:4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참 잘 읽었습니다. 세월이 다 그런가 봐요.
페이퍼 읽고 한 권 선택했습니다. 고맙습니다.

페넬로페 2021-02-14 20:48   좋아요 4 | URL
제 글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떤책 선택하셨는지 궁금해요
언제나 좋은 리뷰 올려주시니 조만간 읽을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붕붕툐툐 2021-02-14 19: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오~ 너무 좋은 시도예요~ 페넬로페님의 인생과 책이 고스라니 들어있는 페이퍼네영~ 즐겁게 읽었어용~👍😍😊

페넬로페 2021-02-14 20:49   좋아요 3 | URL
이 모든게 붕붕님으로부터~~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이 페이퍼까지 작성했어요^^
감사드려요♡♡

scott 2021-02-14 21: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이페이퍼는 아끼면서 읽어야함
페넬로페님 책장에 꼽아둔 책들에 얽힌 에피소드 넘 감동~*

전 ,책장 앞에 서면 햄릿이 되어버리는데 ㅋㅋㅋ
[ 언제나 미숙하고, 감정적이고, 직선적인]
이거슨 나!!

연휴 마지막날에 멋진 페이퍼 써주신 페넬로페님
진정한 독서人!

페넬로페님 친구야 ! 어서 책좀 돌려주렴 ^.~

페넬로페 2021-02-14 21:35   좋아요 2 | URL
연휴의 마지막 날이라 많이 아쉽네요^^
저도 사실 책장 앞에선 햄릿이예요 ㅎㅎ
친구한테 책 받기는 좀 틀렸고 다시 사야겠어요**

mini74 2021-02-14 23: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쇼코의 미소 너무 좋아요 ㅎㅎ 죄와 벌도. 이렇게 겹치는 책 보면 막 동지를 만난 기분 ㅎㅎ

페넬로페 2021-02-15 00:22   좋아요 4 | URL
책동지 너무 좋죠!
특히 같은책을 읽고 감명받는 느낌이 참 좋은것 같아요^^

다락방 2021-02-15 08: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양질의 페이퍼가 아닙니까. 동시에 이 질문들 가져와서 고스란히 답해보고 싶어졌어요. 언젠가 시간이 된다면 저도 해봐야겠어요. 그렇지만 ‘생명을 구해준 책‘은 답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이런 질문은 처음이에요...

페넬로페 2021-02-15 11:35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의 저 질문들에 대한 답변이 넘 궁금하네요^^
‘생명을 구해준 책‘은 각자의 해석으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아요**

han22598 2021-02-18 1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저도 같은 질문들로 답하고 싶게 만드는 페이퍼네요. 지금 머리 속에 떠오르는건, 빌려준 책들.....3명이 총 20권정도 빌려간 책들이 있는데......왜 안 주는건지 ㅠㅠ 어떻게 달라고 해야할지 고민인데. 빌려준 책들이 대부분 제가 아끼는 책들이라...잉 ㅠ 고민입니다.

페넬로페 2021-02-18 15:43   좋아요 0 | URL
책을 너무 많이 빌려주셨어요,han님!
그정도면 꼭 돌려받으세요~~
han님의 답도 꼭 알고 싶어요^^

라로 2021-02-19 17: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진 페이퍼를 쓰셨네요!! 저도 언젠가 로님처럼 책을 많이 읽게 되면 해보고 싶네요. ^^

라로 2021-02-19 17:05   좋아요 1 | URL
앗! 우리 둘 다 닉네임에 ‘로‘가 들어가요!!!!>.<

페넬로페 2021-02-19 17:37   좋아요 0 | URL
에이 라로님이 저보다 책 더 많이 읽으시잖아요.
‘로‘란 이름 좋네요~~
요즘 애들 이름에 로자가 들어가는게 많더라구요^^

감은빛 2021-02-21 1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이런 질문과 답변 너무 멋져요!
잘 읽었습니다!

고등학교에 간 이후 아이와 합의했다는 내용이 제게는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저는 지금까지 한번도 공부하라고 말한 적이 없거든요.
숙제를 안 했다고 울상을 짓는 아이에게 밤 늦게까지 숙제를 해서
잠을 포기하고 혼나지 않는 걸 선택하거나,
잠을 선택하고 선생님께 혼나는 걸 선택하거나 네가 좋을대로 알아서 하라고 말하곤 했어요.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에서 90점을 받았다고 말해도, 30점을 받았다고 말해도
저는 그저 웃으며 시험이라는 평가잣대는 완벽하지 않아서
잘 받았다고 좋아할 필요도 없고, 못 받았다고 실망할 필요도 없다고 말해요.
그저 시험 공부하느라 애썼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말아요.

그런데 요즘은 글을 쓰고 싶다고 예고 문창과에 입학할 예정인 큰 아이가
써가지고 온 글들을 보고 자꾸만 잔소리를 하려는 나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곤 하네요.
한번은 아이가 쓴 시를 제가 마음대로 고쳐서 보여줬다가 곧바로 엄청난 후회를 했어요.
자꾸 아이에게 글 쓰려면 이 책은 꼭 읽어야 한다는 잔소리를 무한 반복하려고 해요.

페넬로페 2021-02-21 11:16   좋아요 0 | URL
부모로서 감은빛님의 잔소리는 너무 당연한것 같아요. 특히 아이의 진로와 관련된 것이니까 도와줄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해요~~
진로를 정하고 그곳을 향해 갈수있어 자제분이 행복할것 같아요.
요즘에는 자신이 뭘해야좋을지 정하지도 못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많이 안타까워요^^

noomy 2021-02-23 17: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죄와 벌‘은 저에게도 인생의 책 중 하나고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여태 1권을 못 펼치고 있어요 ^^;; 책 많이 읽는 것과 인격은 정말 큰 연관이 없는 거 같아요. 제 주위에도 책은 별로 안 읽고 심지어 티비만 보는데도 많은 정보와 훌륭한 지혜를 가진 분도 있고요, 책 열심히 읽는데도 편협한 분도 많아요. 새길만한 이야긴거 같아요.

페넬로페 2021-02-23 19:34   좋아요 0 | URL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에 대한 경험은 각자 다르겠지만 공통적인 부분도 많은것 같아 기쁘네요.
다음에 noomy님의 책장의 책 얘기도 들려주세요^^
 

 

 

 

 

 

 

 

 

 

 

 

 

 

 

사기(史記)-열전(列傳) 126권의 골계열전(滑稽列傳)에 나오는 '동방삭'은 재치있는 말과 글로 한무제의 사랑을 받은 사람이다. 그는 항상 황제의 측근이었고 어전에서 말을 하면 황제가 기뻐하였다. 황제가 내린 돈과 재물을 모두 여자에게 써버리는 그를 두고 사람들은 반미치광이라고 여겼는데, 이에 동방삭은 '나와 같은 사람은, 이른바 조정에서 세상을 피하는 사람이네' 라고 말한다. 건장궁 후각에 이상한 짐승이 나타났을 때, 황제가 동방삭에게 조사하게하니 그는 '신에게 술과 기름진 쌀밥을 내리시어 실컷 먹게 하옵소서. 그러면 신이 곧 말하겠습니다' 라고 했고 왕은 음식을 내렸다.

 

 

조금이라도 잘못된 말과 행동하나에 죽임을 당하거나 유배를 가는 강력한 군주의 시대에 능청스럽게 왕에게 먹을 것을 먼저 달라고 하는 동방삭은 가늘고 길게 사는 사람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물론 그에게는 많은 능력이 있었을 것이다. 그는 한 번씩 왕에게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능력이 있다고 다 왕의 총애를 받는 것은 아니다. 동방삭은 익살스럽고 재치있는 변설에 능해 왕을 웃게 하였다. 오래 살아남는 사람들의 특징은 다양하지만, 사람을 즐겁고 유쾌하게 만드는 유머를 가진 것이 가장 큰 능력이자 기술이 아닐까한다. 동방삭은 그런 재주가 있었기에 길고도 오래 남을 수 있었다.

 

동방삭은 자기만의 처세술과 유머 감각으로 살벌한 궁중 정치를 비켜갔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회피나 외면이 아니었다. 그만의 지혜로운 방식이었다. 훗날 사람들은 동방삭을 장수의 대명사이자 도교의 신으로 받들었다. ‘삼천갑자동방삭이 그렇게 해서 탄생했다.-'사기를 읽다, 쓰다‘, 김영수, p217

 

 

'골계(滑稽)'라는 말의 뜻은 말을 잘하고, 유창하여 막힘이 없는 것이며, 후에는 해학, 유머의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태사공은 말하였다.

 

"천도(天道)는 넓고도 넓다. 어찌 위대하다고 하지 않겠는가! 말도 은미(隱微)함 속에도 이치에 맞아서, 또한 이것으로써 일의 얽힌 것을 풀 수 있다."-p1101

 

84굴원가생열전(屈原賈生列傳)에 나오는 초나라의 애국지사 굴원은 초 회왕의 좌도(左徒)였다. 그는 견문이 넓고 의지가 굳세었으며, 치란(국가의 흥망성쇠)에 밝았고, 문사(교제하며 주고받는 언사)에도 능숙하였다. 그러나 상관대부의 모함과 회왕의 배척으로 굴원은 파면되고 유배를 간다. 안색은 초췌하고, 야윈 모습의 굴원이 강가에 나타나자 그를 알아본 어부가 이렇게 말한다.

 

대저 성인이란 물질에 구애되지 않고 능히 세속의 변화를 따를 수 있는 사람입니다. 온 세상이 혼탁하다면, 왜 그 흐름을 따라 그 물결을 타지 않으십니까? .......어찌하여 미련한 자존심만을 움켜잡고 추방을 자초하셨습니까?”

이에 굴원은

새로 머리를 감은 사람은 반드시 관을 털어서 쓰고, 새로 목욕을 한 사람은 반드시 옷을 털어서 입는다고 하였소. 사람으로서 또한 누가 자신의 깨끗함에 더러운 오물을 묻히려 하겠소? 차라리 흐르는 강물에 몸을 던져 물고기의 뱃속에서 장사를 지낼지라도, 또 어찌 희디흰 결백함으로서 세속의 더러운 먼지를 뒤집어쓰겠소!” 라고 한다.-p359

 

그리고 나서 굴원은 회사(懷沙)라는 부()를 짓고는 바위를 품고 멱라강에 빠져 죽는다.

 

시류에 편승하고, 좋은게 좋은것이라는 생각에 편하고 쉽게 사는 사람은 굴원을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유별나고 피곤하게 세상을 산다고 비난하고 조롱하지만, 바른 길로 가지 않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강직한 신념을 가진 사람은 죽음의 길로 간다. 원통하고 억울한 마음을 이 더러운 세상에서는 풀 수 없다.

 

온 세상이 혼탁하나 나 홀로 깨끗하고, 모든 사람들이 다 취해 있으나 나 홀로 깨어 있어.”-p359

 

사기-열전의 마지막인 제 130권의 태사공자서(太史公自序)에 저자인사마천, 사기를 지은 이유를 여러 가지 설명하고 있다. 그 중의 하나는 이릉의 화에서 연유한다. 어쩔 수 없이 흉노에 항복한 이릉을 사마천은 변호하고 이에 화가 난 한무제는 그를 옥에 가두고 사형을 선고한다. 이때 사마천은 일생일대의 선택을 해야 했다. 왜냐하면 그의 아버지 사마담이 죽기 전에 아들에게 유언을 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당신이 못다한 사기저술을 끝까지 완성하고, ’태사의 직분을 이으라는 것이었다. 사마천은 아버지에게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을 했었다.

 

소자 비록 불민하오나 선조대대로 편열해놓은 구문(舊聞)을 어느것 하나 빠뜨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대답하였다.-p1210

 

만약 부당함에 항거해 자결로서 생을 마감해 버린다면,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다. 사마천은 스스로 남자의 성기를 절단하는 궁형(宮刑)을 자처하며 목숨을 구한다. 대의를 위해 치욕을 감수한 사마천은 그렇게 희대의 걸작을 완성한다. 그때 죽음을 선택했다면 사마천의 사기는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무릇 에서 뜻이 은미하고 언사가 간략한 것은 마음속에 있는 의지를 실현하고자 하였던 것이었다. 옛날 서백은 유리에 억류되어 있었기 때문에 주역을 추연하였고, 공자는 진과 채에서 액난을 겪고 나서 춘추를 지었으며, 굴원은 추방된 뒤에 이소를 지었으며.........300편도 대체로 현성들이 자기의 비분을 촉발하여 지은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모두 마음속에 울분이 맺혀 있으되 그것을 시원하게 풀어버릴 방법이 따로 없어서 이에 지난날을 서술하여 미래에다 희망을 걸어본 것이었다.-p1215~1216

 

사마천의 시대로부터 많은 세월이 흘렀다. 사는 모습은 그때와 다르지만 인간이 어떤 방식으로 살 것인가의 경우의 수는 비슷하다. 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들여다보면 지금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는 급속히 변화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사마천이 기술한 전국시대와 진, 한의 시대역시 극변의 장소였다. 그런 세상을 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며, 우리가 갈 길의 방향을 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어떻게 살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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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1-02-12 14:47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설음식하다가 칼에 손가락 깊게 베어 피를 많이 흘리고~~
손가락 칭칭 싸매고도 글을 몇시간 썼는데 다 날아가고ㅡ알라딘서재에 다시는 직접 쓰지 않으렵니다ㅠㅠ
힘들었던 그믐날의 페넬로페였습니다^^
그래도 다 액땜했다치고
더 착하게 살기로 마음먹고
2021년의 설을 기쁘게 맞이하고 있습니다😄😍📖📒📚📕🧡💜

cyrus 2021-02-12 19:37   좋아요 4 | URL
음식을 만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스콧님 말씀대로 병원에 한 번 가보세요.

페넬로페 2021-02-12 19:41   좋아요 3 | URL
네, 가봐야할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scott 2021-02-12 15:3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페넬로페님 손가락 ㅠ.ㅠ 깊게 베이셨다면 휴일 끝나는대로 병원에 가보셔야 합니다. 특히 손은! 저는 몇년동안 알라딘 이용을 거의 안했던(100자평만 줄창 씀) 이유가 사이트가 불안정하고 여러번 해킹당해도 그다음에도 나아지지 않아서였어요 특히 일주일전부터 사이트 장애가 심했고 오류로 (그동안 페이퍼 왕창 여러번 날림) 글이 저장이 안됐고 사진도 올라가지 않아서 애를 먹었네요. 유툽을 시작해서 용량이 커야 하는데 대용량 서버는 그대로 두나봐요 보통 긴연휴 기간에 다른 넷몰들은 6-8시간 임시 사용중지 해놓고 사이트 오류 버그 잡아내는데 짠돌이 알라딘은 이런데 신경 안써요. 힘든날에도 더 착하게 살기로 마음먹으신 페넬로페님 신축년 흰소가 행운을 가져다 줄겁니다. ٩(●‘▿‘●)۶

페넬로페 2021-02-12 19:43   좋아요 3 | URL
네, 정말 황당했어요 ㅠㅠ
분명 리뷰와 페이퍼설정을 5분간격 저장 해놓았는데 그 기능이 말을 듣지 않는것 같아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안그래도 연휴기간이라 끝나면 병원에 가볼께요**

붕붕툐툐 2021-02-12 2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에고에고~ 펠레로페님~ 사기 읽으신거 넘 존경스럽다 말씀 드리려고 댓글 쓰러 가다보니, 손을 다치시고, 정성스레 쓴 글마저 날아가고.. 그럼에도 긍정 마인드로 설을 맞이하는 모습에 감동받고 갑니다~ 상처는 잘 회복될 거예요~ 그래도 생활하기 불편하니 얼른 잘 나으시기를..🙏🙏

페넬로페 2021-02-13 00:49   좋아요 0 | URL
생활하기 불편한데 또 금방 적응되네요 ㅎㅎ
염려해주셔서 감사해요, 붕붕님!
 
책 좀 빌려줄래? - 멈출 수 없는 책 읽기의 즐거움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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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좀 빌려줄래?》는 낮에는 치과 의사, 밤에는 일러스트레이터인 '그랜트 스나이더'의 카툰 에세이이다. 책을 좋아해서 많이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내용들이 이 책에는 가득하다.

 

'책 좀 빌려줄래?'를 읽는 동안, 나에게서 계속 이런 말이 나왔다.

 

푸하하, 그래, 맞어, 어쩌면 이렇게 나랑 똑같을까.

이 세상 어디에서나 책에 파묻혀 사는 인간들이 많구나.

책에 대해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구나.

내가 항상 사용하는 단어인 '언젠가는'이라는 말을 이 작가도 하고 있네.

'파리대왕'이 두 번이나 나왔는데 좋다는 거야, 아님 좀 아니라는 거야? (나는 좋게 읽었는데)

이 작가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구나!

레이먼드 카버, 레이먼드 챈들러, 레이 브래드버리도...

셰익스피어에 대한 정리를 잘 했네.

시에 대한 생각들은 좀 심오하니 다시 천천히 읽으며 생각해보자.

라틴어에 대한 것까지? 치과 의사가 책도 많이 읽고, 글도 쓰고 대체 세상이 왜이리 불공평한건지, 휴, 난 도대체 뭐람?

 

이 책에는 책덕후의 일상과 생각뿐아니라 글쓰기에 대한 작가의 고충도 그려져있다.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의 모습들과 글을 쓰고자하는 노력들이 재미있으면서도 따뜻하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들이 느끼는 생각과 어려움을 경쾌하면서도 가볍지만은 않게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 사람이 책 읽을 시간이 어디있어. 집에 갖다 놓은 책 대부분은 결국 펴보지도 않겠지. 혹시 이런 사람이 되면 모를까...부랑자, 할 일 없는 재벌 2세, 골프 안 치는 은퇴자, 신동, 수감자, 소도사, 문학 평론가, 소설가...-p7

 

요즘 세상에 책 말고 다른 재미있는 것도 많은데 나를 비롯해 책에 빠져있는 사람들은 도대체 언제부터, 무슨 이유로 책을 좋아하게 되었을까? 욕망과 자본이 최고인 이 사회에서 책덕후인 우리들은 바보라는 소리를 들을지언정 절대 책을 포기하지 못한다. 책에 파묻혀 사는게 행복하기에....한번씩 내가 아웃사이더같은 느낌이 들 때, 뒤쳐지는듯한 불안감에 잠을 자지 못할 때 이런 책은 친구가 되어 나를 위로해준다. 오래간만에 많이 웃으며 책을 읽었다. 

 

책의 힘을 믿는 사람들에게- 책의 뒷표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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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2-08 22: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부랑자도 아니고 할 일 없는 재벌 2세도 아니고(할일은 많고 3-4세 부자 친구들만 ㅋㅋㅋ/근데 이런애들 책 진짜 많이 읽는데?/)) , 골프 안치고, 신동도 아니고 , 수감자도 아니고, 소도사는 몰라서 패스 ㅋㅋ, 문학 평론가, 소설가도 아닌데 왜?? 책더미에 깔릴정도도 모자라서 킨들에 몇만권을 ㅋㅋ이정도면 집 자동차랑 바꿔야 하죠? 페넬로페님 ( *˘╰╯˘*)

페넬로페 2021-02-08 23:48   좋아요 3 | URL
에이 그런 사람 아니어도 scott님 자체가 책덕후이자 만능재주꾼이예요^^

청아 2021-02-08 23: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빨리 읽고싶어요! 저 도서관 신청했는데 2순위에서 1순위로 올라옴! 덕분에 더 두근두근😳

페넬로페 2021-02-08 23:49   좋아요 3 | URL
네, 읽으면 재미있어요~~

라로 2021-02-09 08: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들 이름을 레이먼드 라고 지으면 글 잘 쓰는 작가가 될 확률이 좀 높은 걸까용?? ㅎㅎㅎ
아참! 저 작가 인스타그램 보셨어요? 저는 인스타 보고 책 안 사는;;;;(치과 의산데 제가 안 사줘도 돈 잘 벌겠죠, 뭐~~~~😅)

페넬로페 2021-02-09 08:59   좋아요 2 | URL
책에서는 세 줄기 빛 ㅡThe Three Ray 라고 표현했더라구요~~
제가 인스타그램을 안해서 이 작가에 대해 잘 모르지만 확실히 돈을 많이 벌것 같죠 ㅎㅎ

붕붕툐툐 2021-02-10 12: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거슨 같은 책, 다른 리뷰네요~ 페넬로페님은 진정 명품 리뷰어~👍

페넬로페 2021-02-10 13:23   좋아요 1 | URL
붕붕님 덕분에 기분좋고 경쾌하게 이 책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고양이라디오 2021-02-10 13: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리뷰 읽으니 이 책 더 읽고 싶어졌어요!!!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1-02-10 13:25   좋아요 1 | URL
이 책도 버스데이 걸처럼 길지 않으면서도 의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인것 같아요^^

서니데이 2021-02-11 0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이 많이 있어도 읽을 것들은 늘 좋아요.
페넬로페님 설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새해복많이받으세요.^^

페넬로페 2021-02-11 08:39   좋아요 1 | URL
네 언제나 책을 읽는것은 좋죠~~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친정 엄마가 오셨다. 엄마가 오시면 대체적으로 내가 하는 일이 비슷하다. 맛있는 음식을 해드리고, 한 두 군데 서울 구경을 시켜드리거나 외곽에 있는 절에 모시고 간다. 그리고 엄마랑 나란히 앉아 tv 를 본다.  평소에 우리집은 tv 를 거의 보지 않는데 엄마가 오시면 어쩔 수 없이 tv 를 틀게 된다. 지난 일요일에, 엄마는 '더 먹고 가' 라는 프로그램을 보셨다. 난 그 프로를 처음 시청했는데 방랑식객 임지호 셰프와 강호동씨가 진행하는 요리프로그램이었다.

 

오래 전, tv 에서 임지호 셰프를 우연히 봤을 때 그분이 너무 경이로웠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그때그때 만나는 재료들을 가지고 정갈하면서도 보기에 좋은 음식을 어쩜 그렇게 뚝딱 만들어 내는지 신기했다. 그 행위는 예술의 경지였다. 그것은 단지 음식만을 만드는 것이 아닌, 자연과의 조화로움이었다. 손으로 쓱싹 만들어내는 음식들에 생생함이 있었다. 깨를 손으로 으깨어 넣는 투박함이 소금을 아주 높은 곳에서 뿌려대는 허세보다 훨씬 더 정겹고 인간적이었다.

 

엄마 덕분에 '더 먹고 가' 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고, 거기에 임지호 셰프가 나와서 더 반가웠다. 그저께 요리의 재료는 '대구' 한 마리였다. 임지호 셰프는 대구 한마리를 철저히 분해해서, 각 부위로 다양한 요리를 빠르게 쓱싹 만들어냈다. 요리에 대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연구했으면 저런 경지에 이르는지 존경스러웠다.

 

'대구' 라는 생선에 대해서는 나에게도 추억이 많다. 내가 어릴 때, 어시장에 대구가 많이 나오는 철이 되면 엄마는 그것을 통째로 사와 집에서 손질하셨다. 그 어느 부위도 버리지 않고 다양한 음식의 재료로 변화시켰다. 탕을 끓이고 아가미로 젖갈을 담그고, 대구살을 얇게 저며 햇볕에 말리셨다.

 

엄마와 tv 를 보며 어릴 적 얘기를 꺼내자 엄마는 대뜸 이런 말을 하셨다. 옛날에 큰언니 임신하고 있을 때 아버지가 선창에서 대구를 많이 사와 그것 손질하느라 너무 힘들었다고 하셨다. 배는 부른데 너무 힘들었다고. 그리고 손질한 대구를 큰아버지 오시라고 해서 몇 마리 드렸다고 했다. 엄마, 아버지가 정말 그랬다고?  울 아버지 너무 나빴네, 어떡해? 아버지.

 

내일은 '대구' 에서 만큼은 좀 나쁘셨던 아버지 기일이고, 엄마는 지금 치매를 앓고 계신다. 같이 tv 를 보며 막장 드라마의 전말을 나에게 얘기해주시던 엄마는, 요즘 드라마를 보면서도 하나도 이해를 못하시며 나에게 계속 뭔말이냐고 물으신다. 과거의 기억속에만 존재하고, 현재는 금방 잊어버리는 엄마를 보면 속상하고 마음이 아프다.

 

임지호 셰프가 해 준 음식을 강호동씨는 너무나도 맛있게, 아주 많이 먹는다. 엄마는 강호동같은 자식을 원하셨다. 당신이 해 준 음식을 뚝딱 먹어 주기를(해치워주기를) 원했지만, 입이 짧았고 병약했던 아버지와 우리들은 조금밖에 먹어주지 못했다. 그래서 많이 미안하다. 하지만 그 어떤 식재료나 음식을 봐도 엄마가 생각날만큼, 엄마는 훌륭한 요리사였다. 그러니 엄마에게 할 말은 이것밖에 없다. 우리가 이렇게 건강한 건 다 엄마 덕분이에요. 고맙습니다. 모든 것이 다 엄마 덕분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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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21-02-02 13: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더 먹고 가‘, ‘더덕‘ 편 봤어요. 엄마랑 같이 봤으면 더덕을 사다가 해먹었을것 같아요. 더덕도 더덕이지만 tv 같이 볼 사람이 더 애틋해지는, ... 페넬로페님 글 잘 읽고 갑니다.

페넬로페 2021-02-02 15:11   좋아요 3 | URL
저도 이 프로 처음보고 좋아서 처음부터 하나씩 보려고 해요~~맛있는 것과 사람들을 보면 왜이리 애틋해지는지요**

청아 2021-02-02 14: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책도 있었네요! 저도 이분 요리하는것 보고 몇번 놀랐어요. 나물도 참 정갈하고 먹음직스럽게 내놓으시더라구요. 엄마들은 정말 다 훌륭한 요리사인듯해요 따뜻한 글 잘읽었어용~♡

페넬로페 2021-02-02 15:15   좋아요 3 | URL
요리책 읽으며 하나하나 요리 하고 싶지만 제 솜씨 아니깐 별 기대는 안해요 ㅎㅎ
음식만 보면 엄마가 생각나 큰일났어요^^엄마도 그러신대요, 제 생각 하신다고 ㅠㅠ

scott 2021-02-02 14: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함께 식사하고 함께 걷고 함께 티비 보면서 엄마에 이야기를 들어주는것,,,
어머니는 페네로페님 만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
부모님, 특히 엄마의 마음은 손수 만드는 음식 배불리 먹는 자식에 모습을 보는것,
자식에게 줄것이라곤 💕밖에 없네요.


페넬로페 2021-02-02 15:17   좋아요 4 | URL
네, 엄마에게 해줄일이 그것뿐인데도 제 일을 며칠씩 못할정도로 시간이 많이 걸려요^^엄마 만나 행복한데도 걱정이 앞서요**

cyrus 2021-02-02 16: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글 제목에 ‘대구’가 있어서, 제가 사는 지역인 줄 알았어요.. ㅎㅎㅎ

작년에 코로나가 유행할 때 거의 집에서만 지냈어요. 집에서 생활하는 동안 어머니가 해주신 음식을 잘 챙겨먹어서 그런지 잔병치레가 없어요. 집에만 있으니 자연스럽게 술도 못 마시게 되니 통풍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어요. 역시 어머니의 말씀 잘 들어야 해요. ^^

페넬로페 2021-02-02 16:58   좋아요 2 | URL
저 진짜 이 글 쓰면서 cyrus님 생각했어요^^대구를 그 대구로 생각하실 수도 있겠구나 하구요 ㅎㅎ
지금도 계속 어머니 말씀 잘 듣고 계시죠? 통풍은 엄청 통증이 심하다던데 건강 유의하세요**

감은빛 2021-02-02 18: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문제는 더이상 우리나라에서 대구가 잡히지 않는다는 것과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대구의 대다수가 일본에서 수입된다는 것, 그리고 일본산 수산물 대다수는 방사능 오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죠.

명태(황태, 노가리, 먹태 포함)와 대구는 거의 대다수가 일본에서 수입됩니다. 우리나라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방사능 전수 조사를 하지 않고 샘플조사만 하고 있구요. 의학적으로는 말도 안되는 그놈의 기준치라는 걸 적용시켜 기준치 이하라서 안전하다는 거짓 주장을을 일삼고 있어요.

페넬로페님의 잔잔한 글에 이렇게 돌을 던져 파문을 일으켜 죄송합니다!

페넬로페 2021-02-02 19:39   좋아요 2 | URL
제가 남쪽 바다 출신이라 그 현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죠~~많은 생선이 일본에서 건너오고 그것이 방사능에 노출되어 있는 것도요**
어릴 때 그 넘치던 생선을 지금 많이 볼 수없다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워요^^

붕붕툐툐 2021-02-02 19: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엄마에게 음식을 해드리는 페넬로페님 넘 따뜻해요~(역시 음식 못한다는 건 다 뻥이었어!!)😻
다 엄마 덕분이다222222

페넬로페 2021-02-02 19:38   좋아요 2 | URL
ㅎㅎ~~엄마는 요리할 때 정성을 다하셨는데 전 그 정도까지는 안되는것 같아요^^
맞죠! 다 엄마 덕분**

그레이스 2021-02-02 19: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프로그램 보고 임지호 셰프 식당 검색했는데 페넬로페님의 글은...♡
TV프로그램을 보고도 각자의 상황에 따라 생각과 감상이 다르네요^^
저는 대구에 관한 역사를 다룬 그림책 <대구이야기> 추천이요.ㅎㅎ

페넬로페 2021-02-02 19:44   좋아요 3 | URL
저도 검색했어요~~ㅎㅎ
‘대구 이야기‘ 책 읽어 볼께요^^

mini74 2021-02-02 23: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ㅠㅠ 저 왜 울고 있죠 ㅠㅠ저희 아버지도 입이 짧으셨어요. 같은 반찬 두 번 안 먹는다고 엄마가 제게 아빠흉 보셨는데 ㅠ

페넬로페 2021-02-02 23:39   좋아요 3 | URL
mini님의 아버지도 그러셨군요~~우리들의 엄마는 그렇게 흉보시면서 또 열심히 다른 음식 만들어 내놓더라구요^^ㅜㅜ

서니데이 2021-02-04 21: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버님의 기일은 잘 보내셨나요. 대구엔 그런 사연이 있었네요. 어머님에 대한 페넬로페님의 사랑이 담긴 마음이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추억은 시간이 지나는 동안 계속 떠올리기에 사라지지 않고 오래 머무는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페넬로페 2021-02-04 21:51   좋아요 2 | URL
네, 잘 보냈습니다~~서니데이님 말씀대로 추억은 언제나 사라지지 않는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레삭매냐 2021-02-08 1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본 편에서 현지에서 나는 식재료
로 해서 뚝딱 요리를 만들어 내시는 것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세상은 넓고, 기인은 많다 -

페넬로페 2021-02-08 13:52   좋아요 0 | URL
정말 그렇죠!
어쩜 그리 요리를 만들어내시는지 감탄합니다**
레삭님은 저에게 많은 책의 정보를 주시니 역시 기인이세요^^
 
복자에게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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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들여다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 사람의 살아온 모습을 상상하고, 그가 나타낸 말과 행동의 배경과 사연들이 궁금하다. 잔잔하고 단아한 김금희 작가의 문장은 사람을 깊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그것이 김금희 문장의 큰 힘이다.

 

배경의 묘사가 좋은 소설 복자에게는 사람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린 시절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우리는 수없이 반복되는 일상보다 어느 순간에 맞닥뜨리는 특별한 이유로 관계 맺기를 더 많이 한다. 그리고 그 관계는 깨질 확률이 더 크다. 돌아갈 수 없고, 돌이키기가 힘들지만 나는 나이기에, 나의 관계를 결정한다.

 

제주의 한 의료원에서 일어난 산재사건과 그 소송을 모티프로 하고 있는 이 소설의 주된 배경은 제주이다. 제주의 방언과 모습이 잘 나타나있다. 그러나 모티프로 사용한 소송의 과정은 자세히 서술되지 않았다. 난 그것이 더 좋았다. 힘없는 피해자들이 거대한 공룡과 싸우는 어렵고 끝없는 과정은 말 안해도 누구나 알 수 있다. 작가는 그 과정 중에 도움을 주고 싶지만 오히려 빠져주어야만 그것에 도움이 되는 자의 상실과 억울함을 말하고 싶은 것 같았다.

 

어린 시절의 질투와 어리석음은 많은 후회를 낳고 소중한 사람을 잃는다. 돌고 돌아 먼발치에서 바라본 과거는 아무것도 아니며, 많은 것이 이해될 수 있지만 그땐 어쩔 수 없는 내가, 순수하지만 덜 익은 아이가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정작 어른이 된 우리들은 얼마나 또 어른다운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영초롱이 돌아본 자신과 복자에게는, 이미 상처받은 유년의 아이들이 서로 기댈 곳을 찾는 동시에, 더 이상 자신의 것을 잃기 싫어하는 관계의 맺음과 끊어짐이 있었다. 어른이 되어 다시만난 그들이 그 아무것도 아닌것을 넘기려고 하지만 또다른 난관에 부딪혀 두사람은 튕겨진다. 그런 두사람의 얼룩짐은 회복될 수 없는 듯 하지만, 복자에게 부치지 않는 편지를 쓰는 영초롱에게서 조금은 다가가려는 여지가 보인다. 나의 주체성으로 선택한 어떤 단호한 결정이라도 일말의 여지를 남겨두는 것은 먹먹하고 감동적이다.

 

두 번 이나 연달아 읽었는데도 이 소설에 대한 글쓰기가 어려운 건 복자에게가 쉽게 읽히면서도 그만큼 깊이가 있다는 뜻이 될 수 있겠다. 평범한 듯한 소재로, 사람과 사건들을 잘 묶어놓았다. 영초롱과 복자의 이야기도 좋았지만, 순수하면서도 심지가 있는 청년 고오세가 난 좋았다. 주인공 영초롱의 직업이 판사라서, 판사의 일에 대한 것도 많이 서술되어있다. 잠시 그곳에 다녀와 그 세계도 들여다봤다. 영초롱의 상사인 이영춘 부장판사가 그녀에게 읽으라고 했던 볼테르의 관용론의 어느 한 부분도 이 소설을 형성하는데의 일부분이었을 것이다.

 

'작가의 말' 에서 작가는 이 소설의 한 문장을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실패를 미워했어, 라는 말을 선택하고 싶다고 한다. 사표를 낸 영초롱과 더이상 상영을 목적으로 하는 영화를 하지 않는 영초롱의 동생 영웅은 이러한 것을 실패가 아니라 '인생을 더 깊이 용인한다는 자세 아닐까?' 라고 한다. 이 구절이 내가 선택한 이 소설의 한 문장이다. 앞으로 실패라는 감정을 느낄 때 이 문장을 생각한다면 힘이 날 것 같다. 

어쩌면 그 말을 들었던 그 순간에 나는 슬픔에 대해 온전히 알게 되지 않았을까. 마음이 차가워지면서, 묵직한 추가 달린 듯 몸이 어딘가로 기우는 느낌이었다. 어느 쪽으로? 여태껏 가늠하지 못한, 그럴 필요가 없었던 세상 편으로. - P15

내가 아빠를 미워했어. 아빠가 실패해서 아빠를 미워했어. 그런데 그러면 나는 아빠가 아니라 실패를 미워한 셈이라는 생각이 들어.
나는 아빠를 안 미워했어.그걸 알아줬으면 좋겠어. - P61

그리고 농담은 우리에게 일종의 양말 같은 것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우리의 보잘것없고 시시한 날들을 감추고 보온하는 포슬포슬한 것, 농담을 잘하는 사람들을 곁에 두면 하루가 활기차다고도 했다. - P81

생선을 토막 내고 오징어를 손질하는 주인을 보고 있으면 마치 그 파리떼가 그의 유일한 아우라 같았다고 고모는 적었다. 오직 그것만이 토막 난 생선처럼 종결되지도 않고 차양 아래 오징어처럼 다 물러지지도 않은 채 생이 계속된다고 증언하는 듯했다. 그 비린것에 달라붙는 파리떼처럼 칼과 도마와 고무장갑에 내려앉았다가도 공기 중으로 와락 떠오르며 우리도 산다고. 우리가 이렇게 구차하고 끈질기게 기꺼이 산다고. - P143

내게 놀라웠던 건 볼테르의 마지막 물음이었다. "이렇듯 가장 거룩한 신앙심도 지나치면 범죄를 낳는다, 해서 어떤 이들은 자비나 관용, 그리고 신앙의 자유란 사실상 기만이라고 냉소하지만, 그러나 진정으로 반문하건대 자비나 관용, 신앙의 자유 자체가 과연 그같은 재앙을 초래한 적이 있었던가?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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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1-28 19: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페넬로페님이 밑줄 쫘악 하신 문장들 무심하게 툭툭 던지는 말 속에 작가에 날카로운 시선이 담겨 있네요.
이분에 작품은 ‘편혜영이 수상한 김유정 작품집에서 처음 읽었었는데 그때 느낌이 수상작보다 잘썼다고 생각했는데,,,

종교라는게 늘 그랬듯이 버텨내는 자들에게 기꺼이 삶에 복을 약속하지만 사람에 앞날이라는게 약속한데로 흘러가는게 아니라는것을...
복자에게 읽고나면 스쳐지난간 몇몇 사람들 모습이 떠오를것 같네요

페넬로페 2021-01-28 20:23   좋아요 3 | URL
네, 이 책엔 깊이 들여다봐야 할 좋은 문장들이 많아요~~
scott 님의 말씀대로 지나간 사람들이 떠오르고 그들에게 미안하기도 했어요^^

붕붕툐툐 2021-01-29 13: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마트 도서관에 「복자에게」가 5권 있기에 요즘 유행하는 책인가 난 전혀 정보가 없는데... 하던 차에 페넬로페님의 리뷰를 읽게 되니 너무 좋으네요~ 완전 나이스 타이밍
!!^^😄

페넬로페 2021-01-29 13:57   좋아요 2 | URL
쉽게 읽히면서도 깊이가 있는 책이예요~~
제주에 대한 묘사도 많아 가고 싶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