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엽 감는 새의 이미지를 끌어모아 디자인을 한 번 해봤어. 하루키는 2019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보타리 라트 재단에서 수여하는 latters grinzane award의 한 부분의 섹션 수상자로 선정되어서 수락 연설을 했어

선사시대부터 동굴 속에서 인간은 상상의 세계를 꽃피우며 전해 오던 이야기의 힘에 대해서, 하루키는 자신의 이야기를 빗대어서 연설을 했지

그 중 ‘태엽 감는 새 연대기’에 관한 부분이야

“제 또 다른 장편 소설 ‘태엽 감는 새’ 역시 ‘태엽 감는 새와 화요일의 여자들’이라는 단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소설의 첫 단락은 이렇습니다.

[부엌에서 스파게티를 만들고 있는데, 낯선 여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스파게티가 거의 완성되어가고 있는 순간이었고, 라디오세너는 로시니의 도둑까치 서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스파게티를 만들기 위해 완벽한 음악이었고, 나는 휘파람으로 음을 따라 부르고 있었다.]

갑자기 영감을 받아 쓴 이 단락은 일단 이렇게 써 둔 다음 서랍 속에 넣어두었습니다. 요컨대 비디오 카메라로 영상을 촬영하고 아카이브에 보관하기 전에 필요한 장면만을 편집해 보관하는 것처럼 잘 정리해서 보관해주었습니다. 사람들 중에는 깨기 전 꾸었던 꿈을 기억하고 기록해두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 있는데요. 그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특별한 목적 같은 건 없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그 단락은 잘 발효되어 단편 소설 ‘태엽 감는 새와 화요일의 여자들’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저는 잡지에 이 글을 기고했고, 단편 모음집에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몇 년 후, 저는 이 단편을 매우 긴 자연 소설 ‘태엽 감는 새 연대기’로 발전시켰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렇게 짧은 단편은 이야기의 형태를 취한 뒤, 오랜 시간이 지나면 장편 소설로 팽창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2단계 발효를 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일은 저에게는 자주 일어납니다. 갑작스레 떠오른 생각은 짧은 단락으로 나타나고, 더 견고한 형태를 취할 때까지 한 단계식 자라나고 발전해나가는 일종의 화학반응을 일으킵니다. 머리가 아닌 마음의 화학 작용이죠. 저는 전체의 과정을 주시하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만들어내어 그 일련의 과정을 따르게 됩니다. 저에게 있어 이야기는 자발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부자연스러워지게 되고 그렇게 되면 설득력을 잃게 됩니다.

설득력을 잃은 이야기는 결국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위 이야기는 첫 번째 단락과 관련하여, 단편으로 출간했을 때, 한 비평가로부터 꽤나 거센 공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대단했습니다. 그는 그 첫 단락이 매우 비현실적인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일본 남자는 정오에 혼자 주방에서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지 않아요’라고 했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그의 의견입니다. 그런데 저는 종종 혼자서 스파게티를 요리하는 일이 발생하고, 왜 그런지 정말 모르겠지만, 스파게티 면이 거의 다 익어갈 때쯤, 전화가 울립니다. 진심입니다.

여하튼, 전 이런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전체 소설의 프로젝트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진행시킵니다. 이 소설이 어떻게 끝나게 될지 너무 궁금한 상태로 이야기를 써 내려갑니다. 신나는 일입니다. 독자들과 함께 그 답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한 페이지 또 다음 페이지를 함께 읽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적어도 소설이라는 세계는 이런 식으로 작동합니다.”

라고 했어. 하루키는 스푸트니크의 연이이 탄생괸 이야기부터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그중에 태엽 감는 새 부분만 발췌를 했어

물론 연설을 그대로 옮겨오지 않고 중간중간 나의 설레발 의역을 왕창 넣었어 ㅋㅋ 태엽 감는 새 이야기 밑으로의 연설에서는 ‘자유로움’에 관해서 이야기를 했어

이 연설이 좋은 건 하루키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부터 끝까지 했다는 거야. 연설문 원본을 원한다면 말해줘. 그럼 원본을 달아 놓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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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전부 해결되고 정우도 재심으로 무죄를 선고받는다. 노상철은 장인을 찾아간다. 장인은 노상철과 몇 마디 대화를 주고받다가 이젠 멀쩡하게 지내라고 한다. 노상철은 웃으며 멀쩡하게 못 살아요.라고 한다.

노상철은 자신 때문에 아내가 죽었다는 생각 때문에 멀쩡하게 살아갈 수가 없다. 하지만 노상철은 장인에게 말한다.

멀쩡하지 않지만 이대로 살아가려고 한다. 그냥 이대로 지내려고 한다. 보니까 전부 멀쩡하게 사는 사람이 없는 것 같더라고 한다.

이 시리즈는 시작부터 멀쩡한 사람이 없다. 친구를 성폭행한 자식들을 구하기 위해 죄를 덮는 현구탁도. 아직 숨이 붙어 있는 아들을 위해 삽으로 머리를 쳐 죽이는 신추호나 오직 자신의 아들만 지키면 된다는 양흥수도 멀쩡하지 않다.

친구들에게 따까리 쓰레기 같다고 말하는 보영이도, 의사 박형식을 꼬셔서 어떻게 한 번 해 먹으려는 박다은도, 딸과 아내를 매일 폭행하면서 자신을 합리화하는 심동민도, 아내에게 받은 자격지심 때문에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는 박형식도 멀쩡한 사람이 아니다.

남편이 총에 맞아 죽을 까봐 휴학한 대학생 하설에게 말리라는 잔인한 말을 하는 김정숙도, 정우를 향한 집착을 사랑이라 여기도 미쳐버린 나겸이도, 잘못을 10년이나 숨기면서 정우에게 면회 한 번 가보지 않은 수오, 건오도, 출세를 위해 친구도 배반하고 자신이 한 성폭행은 치기 어린 한때의 실수라 여기는 양병무, 착한 척 하지만 모든 사건에 깊이 관여해서 여기저기 입신을 위하기만 하는 신민수도 멀쩡한 인간이 없다.

무엇보다 친구들이 인생에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했지만 친구들에게 내내 상처를 주고 있던 정우도, 아내를 위하는 길이라 여겼던 신념이 아내를 죽음으로 몰게 만든 노상철 역시 멀쩡하다고 할 수는 없다.

이 시리즈에서 사장 멀쩡한 사람은 하설이다. 그러나 하설도 주류에서 이탈해서 폭력을 본 본채 하지 않는다. 이런 정의감 때문에 자신의 목숨 위험한 줄 모른다.

현구탁이 최고의 악이고, 심동민이 덜한 악일까. 덜 멀쩡하고 완전 멀쩡하지 않은 인간으로 나눌 수 있을까. 이 시리즈에 나오는 멀쩡하지 않은 인간들이 우리가 현실에서 보는 인간군상의 모습이다. 나 역시 멀쩡하지 않고 주위에 멀쩡한 인간이 있나? 없다.

대부분 멀쩡한 척 지내고 있을 뿐이다. 이 말은 인간의 얼굴에게 해당되는 건 아니다. 이 시리즈에도 넌지시 말하고 있지만 가짜뉴스와 진짜뉴스를 우리가 구분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 시리즈를 보니 예전 영화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이 떠올랐다. 그 영화 속 등장인물 모두가 잔인했다.

그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늘 우리가 옆에서 보던 사람들이다. 가까이 있는 사람이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잔인하다. 멀쩡하지 않다. 하지만 노상철의 대사처럼 멀쩡하지 않지만 이대로 지내야 한다. 이대로 지내면 된다. 변영주 감독이 지대로 한건해부럿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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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 몇 화 더 보다 보니 더 재미있네. 마을의 모든(까지는 아니지만) 사람들이 11년 전의 아이들 죽음에 이렇게 저렇게 얽혀 있어서 그걸 하나씩 풀어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배종옥의 국회의원 당적 이름도 새천년국민당으로 참으로 묘하도다. 이런 걸 보면 변영주 감독의 센스가 돋보인다. 공중파라 피피엘이 보이는 게 거슬린다. 다른 드라마에 비해 많이 나오지도 않은데 이상하게 피피엘은 조금만 나와도 거슬린다.

공중파보다는 자주 보는 오티티에서 제작하는 시리즈는 피피엘이 없어서 그런지 피피엘이 나오면 이상하게도 찡그리게 된다. 초반에 지질한 마을 사람들 위주로 이야기가 돌아갔다면 중반을 넘어서면서 권력자들, 힘 있는 자들이 이야기 중심으로 들어온다.

범행에 연관된 사람들은 오직 자기 자식만 위하는 아주 저질 지질한 모습을 보인다. 우리 애는 착해서 그런 짓을 할 아이가 아닌 걸 잘 알잖아, 같은 말을 계속한다. 나 예전에 구치소에서 근무했는데 그때 재소자 면회할 때 그들의 부모가 제일 많이 했던 소리다.

우리 애는 그럴 애가 아닌데 친구를 잘못 만나서 그런 짓을 저질렀다는 말을 대부분 했다. 어린이 일 때는 이 애가 커서 사람을 죽이거나 사기를 치는 사람이 된다고 생각하는 부모는 1도 없다. 하지만 구치소는 죄짓는 범인들로 늘 만 원인고 미어 터져 나간다.

우리 애는 그럴 애가 아니다, 친구를 잘못 만나서 그런 거다. 내가 들었던 말 중에 가장 웃기고 기가 차고 쓸모없는 말이다. 이 말이 이 시리즈를 관통하고 있다.

후반부로 갈수록 보영이의 죽음에 드러나는 사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마치 죽은 고래 사체의 가스가 몸 속에서 차고 차올라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 서서히 조금씩, 그러다가 펑 하며 터지고 만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하며 더러운지 잘 보여준다. 특히 더러운 아버지들과 달리 아무것도 모르는 민수 엄마, 이 민수 엄마도 보영이 아버지가 총 들고 민수 아버지 쏘려고 할 때, 민수 엄마가 하설이를 부르며 보영이 아버지 총 들고 있는 거 말리라고 한다.

그 장면에서도 이 드라마의 쓰레기 인간들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악마 같은 모습이지. 현실에도 이런 쓰레기 같은 인간이 수두룩하지. 강간한 자기 아들 잘못 덮으려고 아직 숨이 붙어 있는 보영이 죽은 아비나 그 아들놈이나. 이제 3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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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영주 감독 이거 이거 쇼 닥터 같은 방구석에서 말빨만 좋은 쇼 감독인 줄 알았는데 이 드라마 너무 재미있잖아.

나 이거 원작 읽었을 때에는 등장인물이 너무 많이 나와서 와 욕하면서 읽었거든. 게다가 독일 소설이라 이름들도 전부 독일어니까 더 해깔렸었다.

근데 소설이 재미있어서 다 읽고 작가의 다른 소설 읽으면서 역시 욕을 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내용은 한 개도 기억 안 남.

이 시리즈가 경성 크리처보다 흡입력이 좋다. 경성 크리처가 현대로 와서 좋긴 한데 진지하기보다 심각하게 진행된다. 그리고 대사들이 썩 잘 들리지 않는다. 한국말인데 한국인이 집중해도 잘 안 들린다니.

어쨌든 스노우 화이트의 변요한이 십 대를 연기했는데 그게 되네. 변요한이 변요한해서 변영주 감독에게 사랑 듬뿍 받고 있다고 한다. 이 시리즈에서는 형사 노상철 역시 흡입력이 좋다.

목소리 톤도 좋고, 서울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좌천된 설정도, 그래서 변요한과 대립을 하면서도 서서히 십 년 전의 시간에 깊게 파고드는 집요함이 좋다.

고준은 이 시리즈 이후에는 조연보다 주연으로 나올 가망성이 농후하게 보인다. 근데 우영우의 정명석 변호사, 정명섭인가? 암튼 이후 완전 떠버려서 이전의 조연에서 벗어나 주연이 될 것 같은데 만만찮다.

더 글로리에서 깡패 3인방 역시 이후 완전 주연만 할 것 같은데 연진이 빼고는 빵 뜬 것에 비해 역시 힘겹다. 인기라는 게 그런 것 같다.

온 마을이 고정우를 벌레 취급해서 1, 2화에서 변요한이 주는 답답함을 노상철이 완급조절을 한다. 소설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데 3화까지 보는데 범인이 보인다.

공중파 시리즈라 욕이 없어서 아쉽고 공중파 시리즈여서 욕 없이도 재미있게 만들어서 신기하네. 변영주 감독 이 시리즈로 너무 떠버리면 좌파 감독이라고 눈총 받고 있어서 정부에서 미워할지도 모르겠다.

4화에서도 국회의원은 국개의원처럼 보인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법, 법안 통과 같은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고, 전혀 국민, 서민이 공감 못하는 이야기만 하는 국회의원을 변영주 감독이 잘 찍었고 배종옥이 기가 막히게 연기한다.

나 아직 5화는 못 봤다. 공중파 시리즈가 너무 재미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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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렇게 보니 한강 작가에 대해서 써 놓은 글이 있어서 그런가 싶은 생각도 들고 ㅋㅋ 아무튼 인간들


또 다른 블로그에 ‘소년이 온다’에 대해서 써 놓은 글도 사람들이 많이 조회를 했더라고


소년이 온다, 읽을 때가 기억나네, 그때 정말 내용이 무거워서 들고 읽지 못했던 기억이 나. 테이블에 올려놓고 읽었는데


특히 모나미 볼펜, 그 볼펜이 그렇게 무섭게 느껴졌던 적이 없었지

글쎄 책은 그렇게 굵지 않고 두텁지 않은데

이야기에 알 수 없는 무게가 침잠되어 있어서

손으로 들고는 읽을 수 없었어


소년이 온다가 너무 무거워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책장을 하나하나 넘겨가며 봐야 했지


책은 읽는 거라지만 마치 테이크가 지나가듯

그저 눈으로 봐야 했어, 글은 입이 되어 조용히, 아주 조용히 말했어


'내가 보여줄게, 한 번 봐, 고민은 너의 것이야'


홧홧했고 아프고 억울했고 무엇보다 절박했지, 때로는 글자가 일어나서 내 목을 꾸욱 눌러 숨을 쉴 수 없었지


내려놓은 책 대신 손에 들고 있는 볼펜이 그렇게 무섭게 보였던 적이 없었어


그들이 악몽 속에서 피 흐르는 내 눈을 볼 때까지, 내 목소리를 들을 때까지


'왜 나를 쐈지, 

왜 나를 죽였지'


시취를 맡을 새도 없이 상무관에서

시체를 수습하던 고등학생들

피비린내는 눈을 감는 그날까지 코끝에 남아 있었지


이 뿌리에 고여있던 비릿한 피가 곧 터지기를 바라지만

터져 버리면 지금까지 느꼈던 암담한 슬픔까지 터져 버리지나 않을까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책은 얇는데 말이야

코끝이 자주 찡해지니까

자주 쉬어야 했어


조용하고 고분고분하게 말하는 작가 때문에

더 가슴이 답답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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