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스토리 좋아하지? 나도 엄청 좋아해. 토이 4에서 소외된 자, 소외된 것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내가 도와줄게,라고 말할 때 왜 그렇게 감동적이냐고. 하찮은 것들이 나에게 감동을 이만큼이나 주었는데 ㅋㅋ 우리는 보통 가정에서 특별하게 자라지만 조직 속에 스며들어 버리면 그저 하찮은 존재로 전락하기도 하잖아. 나는 소외된 자가 아니라고 해도 누군가에게 나는 소외된 자이기도 하고 말이야.
미국의 거대 영화 산업 중에 40% 이상 차지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산업은 토이 스토리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거 알지? 애니메이션 판도를 바꾼 토이스토리를 누가 탄생시켰는지도 다 알지? 바로 스티브 잡스야.
스티브 잡스가 86년에 토이 스토리를 제작하기 전, 83년에 11월 태평로 삼성본관 호암 집무실을 찾았어. 거기서 호암 이병철을 만나게 되잖아. 당시 호암은 73세인가? 그랬고 이미 몸에 암세포가 퍼져 있었지. 잡스는 애플사에서 쫓겨나기 직전 직접 만든 매킨토시 1호 리사를 들고 호암을 찾아간 거야.
잡스는 호암에게 리사를 미래의 세계를 이끌어갈 이곳, 삼성에서 구입해야 한다고 했지. 당시 호암은 몸도 그렇지만 삼성의 모든 명운을 한 곳으로 모으는 시기였어. 삼성전자 공정을 뒤로하고 반도체에 사활을 걸어야 했고, 후계자로 맹희와 건희 중 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었어. 이 부분은 김진명의 소설을 읽어보면 잘 알 수 있어. 삼성가에 대한 이야기도 잘 써놨거든.
그래서 호암은 잡스를 돌려보내지. 잡스는 돌아가서 85년에 애플사에서 퇴출을 당하잖아. 그리고 다음 해 86년에 애니메이션 회사 ‘픽사’를 차리게 돼.
그때 잡스가 한 사람을 데리고 오는데 그 사람은 70년대 스타워즈를 제작하고 있던 조지 루카스 필름의 그래픽 부서에서 그래픽을 만들고 있던 존 라세티였어. 두 사람으로 픽사의 모습을 갖추게 돼.
픽사라는 이름은 픽셀과 아트의 합성어야 다 알지? 매킨토시 스펠링 역시, 미국에서는 잼이나 만들어 먹는 맛없는 사과 Mcintosh가 아닌 애플사의 Macintosh로 잡스가 만들었잖아.
존 라세티가 잡스와 손을 잡게 된 건 당시 그래픽으로 중무장해야 할 스타워즈 때문에 파견근무 형식으로 디즈니사에 왔다 갔다 하면서 3D 애니메이션에 눈을 뜬 거야.
잡스는 86년 픽사 설립 후 95년 토이스토리가 나오기까지 건 10년 동안 토이 스토리 한 편에 매달리게 돼. 10년 동안 애니메이터들이 지치지 않고 토이 스토리, 즉 우디와 버즈에 매달릴 수 있었던 건 잡스에게 동화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
우리의 이 허황된 노력으로 사람들에게, 아이들에게 깜짝 놀랄 일이 일어날 것이다, 비록 생명이 없는 장난감이 주인공이지만 이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사람은 당신들 뿐이다. 기계라도 인간의 감성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바이다. 잡스는 그렇게 말했지.
잡스의 이 신념하에 애니메이터들이 10년 동안 3D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 하나에 밤낮 가리지 않고 매달려. 잡스는 그러한 사원들을 위해 10년 동안 생산이 없음에도 투자를 해. 월급을 꼬박꼬박 주는 거야. 노력 끝에 95년도에 토이 스토리가 세상 밖으로 나왔어.
그전에 짤막한 애니메이션 룩소 주니어를 선보이는데 평단의 반응이 괜찮았지. 룩소 주니어 알지? 픽사의 마스코트가 된 꼬마전등 말이야.
토이 스토리가 세상 밖으로 나왔을 때 평론가들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지브리와 비교해 가며 곧 망할 것이라 예측했지. 하지만 사람들은 우디와 버즈에 열광했어. 3D 애니메이션에 감동을 느끼고 말았지. 우디와 버즈를 보기 위해 미국의 엄빠들이 아이의 손을 잡고 극장으로 몰려드는 기현상이 일어났어.
이후 픽사는 어마어마한 가격에 디즈니사로 넘어갔지지만 디즈니가 아닌 픽사의 타이틀, 위에서 말한 룩소 주니어의 타이틀로 영화가 계속 나오게 되었고, 토이 스토리 2, 3이 나오게 되었지. 그 사이에 잡스는 세상을 떠나고 말아.
사람들은 잡스를 아이폰의 아버지로만 알고 있지만 미국의 영화계는 좀 달랐지. 애니메이션의 판도를 바꾼 사람으로 말이지.
토이 스토리 3에서 탈출하는 그들을 보면서 사람들은 눈물을 흘렸지. 3에서 우디가 대학생이 된 앤디와 헤어지면서 이런 대사를 해. So long partner~. 이 대사는 픽사가 눈을 감은 잡스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지.
시간이 지나 4편이 나왔을 때 뭐야?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재미있었어. 하늘에서 잡스가 흐뭇하게 웃고 있지 않을까. 뉴발신고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