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괴수 용가리는 67년 작으로 괴수 재난 영화다. 67년도 필름인데 그 이후의 영화보다 세련됐고 무엇보다 70년대 흑백영화에 비해 이미 컬러영화다. 그 당시 기술력이 용가리를 촬영할 능력이 되지 않아서 일본의 고지라 팀이 도와줬다

주인공 중에는 아주 젊은 이순재가 나온다. 박사다. 이순재는 무려 신혼 첫 날밤에 국가의 부름을 받는다. 이미 그때부터 재난 영화가 아닌가 싶다. 우리에게는 야동 순재나 꽃할배로 알려졌지만 32살의 이순재를 보라

용가리가 마을이나 교각을 부수는 장면은 정말 레어다. 지금이야 보면 흥 할지도 모르지만 그 당시의 공상 과학류의 세계영화를 봤을 때에도 뒤지지 않는다. 이렇게 잘 만든 용가리를 보면서 왜 세월이 지나면서 다른 나라의 이런 유의 영화에 비해 뒤졌을까 고민하게 된다

내가 고민한다고 뭔가가 풀리는 건 아니지만 아쉬운 건 아쉽다. 그건 아마도 그간 한국에서는 모든 영역에서 과학 분야는 별로야! 그만! 이런 분위기가 영화 속에도 스며 들어서였을까. 아무튼 근다고요

유튜브 절찬리 상영중이니까 보고 싶으면 보면 된다. 보면 알겠지만 지프를 타고 가다가 용가리에서 아가리 빔을 맞고 반으로 갈라져 처박히는 장면도 잘 만들었고, 군대를 동원하는 장면이나 외국인 배우들도 많이 나온다

영화계는 일본과 한국이 이때에도 손을 잡고 서로 왕래가 좋았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서로 물어뜯지 않는다. 이때나 지금이나 정치인들이 모든 것을 망가트리고 있다

고지라는 끊임없이 제작되었고 계속 나오고 있어서 그것이 제일 부럽다. 고지라가 우리나라에서만 고질라로 불리게 되었는데, 고지라가 할리우드로 넘어가면서 영어로 갓질라로 되었는데 번역가 이미도가 고지라, 갓질라, 이 두 단어를 합쳐버렸다. 그래서 우리 나라에서는 고지라가 줄곧 고질라로 번역이 되어서 나오고 있다

이 용가리만큼 재미있는 영화가 북으로 잡혀간 신상옥 감독이 북한에서 만든 ‘불가사리’다. 이 영화에도 고지라 팀이 영화를 도왔다. 불가사리는 쇠를 먹는 한국산 전설의 괴수로 성장판이 열려 거대 괴수가 되어서 국민들과 함께 조정에 대항하여 싸운다. 불가사리가 아직 강아지만할 때 주인공들은 집에서 ‘귀염둥이야’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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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이후 많은 미드와 영드를 봤지만 왕좌의 게임의 갈증을 해갈할 수 없었는데, 미드 ‘세이렌’이 그걸 해갈해주었다. 미드 세이렌은 디즈니 산하 프로덕션에서 만들었는데 기존의 디즈니 분위기에서 벗어났다. 요컨대 현대자동차 산하의 제네시스 같은 경우라고 할 수 있을까

오늘날 지구인은 어쩌면 가장 많이 세이렌과 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스타벅스의 마스코트가 세이렌이니까 컵을 쥘 때마다 세이렌과 마주한다. 나에게는 시애틀 1호점에서 구입한 텀블러가 있어서 세이렌의 초기모습이 프린트되어 있다

세이렌의 특징은 노래를 불러 인간을 꼬드긴다. 그런데 그 노래가 기존의 영화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다. 마치 돌고래가 음파를 쏘아내듯 공명으로 노래를 사람에게 전달해서 뇌의 어떤 부분을 건드린다. 그래서 그 노래를 듣는 사람은 무기력하고 공상에 젖어있고 잠이 들면 머메이드의 공명이 계속 맴돌며 떠나지 않는다. 그러다 시름시름 앓게 된다. 기묘하지만 시즌1을 보는 동안 그 묘한 음악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돈다

세이렌은 물 밖으로 나오게 되면 탈피를 한다. 변태를 하고 껍질을 버리고 육지로 올라오게 되는데 처음보다 두 번, 세 번 물 밖으로 나올수록 육지에 적응이 더 잘 된다. 보기에는 40킬로그램 밖에 안 되어 보이는데 실제는 80킬로그램이 나가고 심장박동이 굉장히 빠르다

힘이 엄청나고 민물이나 수돗물에 빠져도 머메이드로 변신을 하지 않는다. 바닷물이어야만 변신을 한다. 그리고 바닷물에 닿아서 세이렌으로 변신할 때 엄청난 고통을 겪는다. 무엇보다 육지화 되어 있을 때는 인간처럼 생각을 하지만 머메이드가 되면 포식자의 본능만 가진다. 그래서 머메이드보다 상위 포식자, 즉 상어 같은 절대 포식자를 제외하고는 모든 바다 속 생명체를 공격한다. 그러니까 날 때부터 그들은 그렇게 생겨먹은 것이다

여기까지 대충 세이렌의 특징을 알고, 어느 날 알래스카의 어선에 고기들이 잡혔는데 그 속에 어떤 공격성이 강한 큰 물고기 지느러미를 발견하게 되고 어부들은 그것을 잡으려 하다가 한 사람이 공격을 당하고 선장은 무선으로 환자가 있으니 구조선을 보내달라고 하는데 난데없이 네이비 씰 같은 해군이 와서 다친 어부와 가둬 놓은 머메이드를 데리고 가버린다

군대는 이미 머메이드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실험을 통해서 무엇을 하려고 하고, 잡혀간 세이렌의 동생이 언니를 찾기 위해 육지로 올라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들이 해안가로 온 이유는 사람들이 그들의 먹이가 되는 물고기를 죄다 어획을 해버렸기 때문이다

세이렌은 기존의 미드에서 보여주는 답답함이 덜하다. 시즌1이 물 흐르듯 흘러간다. 미국 영화의 특징인,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가 마주하고, 우리가 어릴 때 그랬지, 너는 내게 모든 걸 털어 놓기로 했지, 같은 대화를 세이렌을 사이에 두고, 급박하게 흘러가야 하는 가운데 답답하게 보내지 않는다. 받아들이고 주인공들을 믿어주고 같이 해결하려는 모습들이 잘 나타난다. 무엇보다 바다 속 세이렌의 변신모습과 탈피하는 모습이나 공격성 등이 이전의 머메이드 영화보다 표현의 질감이 대단하다

인간 주인공들의 도움으로 인어 주인공 린은 언니를 찾아서 바다로 같이 간다. 여기까지가 시즌1, 3회에서 한 번의 매듭을 짓는다. 그리고 4회에서 한 달 후에 정부에서 모든 어선들을 동원해서 인간이 먹지 못하는 물고기까지 전부 어획하게 하고 돈을 주면서 식량 고갈이 된 세이렌은 다시 육지로 오면서 걷잡을 수 없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다

심각하지는 않지만 뽀뽀응응 장면이 많다. 왜 굳이?라고 할 만큼 주인공들은 열심히 사랑을 나눈다. 그런 모습을 인어 주인공 린이 유심히 보고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에게 하는 행동을 여자 주인공이 보는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한다. 헤어질 때 입맞춤을 하고 사랑해,라고 말을 한다던가

미드 세이렌은 시즌3까지 나왔지만 나는 시즌1까지만 봤다. 환상적인 잔혹 판타지를 좋아한다면 좋아할 영화, 미드 세이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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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제목을 참 잘 지었다. 최근에 한국의 방송에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나 ‘작지만 분명한 행복’ 같은 말로 많이 나오고 있다. 또는 ‘소확행’으로 여러 방송에 나오는 연예인들이 입에 담고 있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먹는 방송을 한다. 그러고 보면 먹는 일이 사는 일 중에 가장 행복의 큰 요인이 되기도 한다. 부부관계에서 섹스보다 식사가 중요하게 되는 건, 나이가 들면 섹스는 안 하게 되지만 식사를 그만둘 수 없다. 둘 중에 하나가 죽을 때까지 매일매일 식사를 하는 게 부부관계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하루키 책 대부분이 제목이 좋은 것 같다. 물론 하루키가 제목을 짓는다. 소설의 제목도 명확하지 않으면서 추상적이라 마음에 든다. 듣고 바로 알아차리는 소설의 제목은 그러지 않는 제목에 비해 시시하다는 느낌이다. 에세이와 인문학 책과는 다른 소설이니까 좀 더 비틀어서 제목을 지어도 괜찮잖아,라고 하루키는 말하는 것 같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라는 에세이가 97년도에 한국에 출판이 되었는데 대부분의 내용은 86년도 전후의 이야기들이다. 그 속에는 86년도 보다 더 전의 이야기, 요컨대 하루키의 대학생 시절이라든가, ‘피터 캣’이라는 재즈 바를 경영 한 초기 이야기와 일상에서 하루키의 눈으로 주워 담은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이 에세이는 삽화가 가득한데 하루키를 선 하나로 하루키처럼 표현한 안자이 미즈마루 씨의 솜씨다. 에세이를 읽는 재미를 더 해준다.


그중 ‘나는 쇠고기와 바다를 무척 좋아한다’라는 챕터가 있다. -바다라는 것은 역시 가까이 살면서 아침저녁으로 그 냄새를 맡으며 생활하지 않으면 진짜 좋은 점을 알 수 없는 게 아닐까? 쇼난이나 요코하마의 바다는 약간 지나치게 세련되어서, 그러한 ‘생활 감각으로서의 바다’가 타향에서 온 방문객에게는 완전히 전해지지 않는 구석이 있다.- 라는 글이 있고 나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 이유는 집 앞이 바다라서 출근을 하면서 바다를 보며 해변을 지나서 간다. 집 앞의 바다는 해운대처럼 굉장히 세련되지 않았지만 해수욕장으로 등록이 되어 있어서 버려진 해변 같지 않고 관리가 잘 되어서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경관을 이룬다. 아마 전국의 해변에서 카페까지의 거리가 가장 가까울 것이다. 바다는 매일 보면 바다의 변화나 흐름이 매일 다르기 때문에 흥미롭다.


가끔 티브이에서 겨울의 밤바다가 보고 싶다고 바다로 훌쩍 떠나는 장면이 있는데 얼어 죽는다. 밤에 바다를 보는 것만큼 멍청한 짓도 없다.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뿐더러 지금과 같은 날의 바다는, 밤바다는 기온이 영하라서 몹시 춥다. 그럼에도 흥, 하며 애인을 졸라 전국의 밤바다로 떠나는 사람은 늘 있기 마련이다. 그래 봐야 차 안으로 5분 안에 들어올 것이다.


‘오오모리 가즈키 감독과 나’라는 챕터에는 이런 글이 있다. -오오모리는 효고 현에 있는 아시야 시립 세이도 중학교의 나의 3년 후배이며, 내가 쓴 소설[바람의 노래를 들어라]가 영화화되었을 때 감독을 맡은 사람이기도 하다- 라는 문장이 있는데 그동안 하루키의 팬들은 ‘토키 타키타니’와 ‘상실의 시대’가 영화가 되었고 최근에 ‘하나레이 베이’가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최근에 안 사실이지만 2007년 로버트 로게발 감독의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가 만들어졌고, 2008년 폼 플린트 감독의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 여자아이를 만나는 것에 대해’가 만들어졌고, 2010년에는 카를로스 쿠아론 감독의 ‘빵가게 재습격’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럼에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의 영화에 대한 정보는 어디에도 얻을 수 없다.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하루키스트들이 모여서 이런 이야기를 하면 정말 재미있을 것만 같다.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챕터는 ‘올해 밸런타인데이에도 초콜릿을 못 받았다’라는 챕터다. 꽤 재미있는 문장이 있다.  -그리고 나는 근처의 가게에서 두껍게 지진 두부와 맨 두부를 샀다. 그 두부 가겟집 딸은 조금 털이 많기는 하지만 꽤 친절하고 귀엽게 생겼다.- 라는 문장이 있는데, 딸을 유심히 하루키는 관찰했다. 그것이 소설가의 일이겠지만(웃음).


털이 많기는 하지만, 이라는 짧은 문장만으로 딸의 생김새를 파악할 수 있다. 두부집 딸이라고 하는 것을 보니 부모님이 두부집을 하고 딸이 잠깐 도와주는 모양이다. 딸이 주인이 아니라 부모가 두부집의 주인이며 딸이 잠깐 일을 도와주는데, 하루키가 보통 두부를 사러 가는 시간(그동안 에세이를 읽어보면)은 이른 오전에 글을 쓰고, 오전에 달리기를 하고, 점심을 먹고 어슬렁거리며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저녁 먹을 시간이 다 되었을 때 집으로 가면서 두부를 산다. 그 시간에는 보통 중학생이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시간이다.


그러니까 두부집 딸은 학생이다. 딸이 털이 많다는 것은, 겨울이라고 했을 때 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얼굴만 드러난다고 치면 하루키가 말하는 털이 많고 귀엽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코밑에 난 털을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여중생은 초등생에서 탈피한, 여고생이라는 본격적인 여성의 길에 들어서기 직전의 모습으로 뭔가 허술하고 묘한 구석을 지니고 있다.


사진을 찍다 보면 그것을 대번에 알 수 있는데, 여학생들의 코밑에 난 털은 보통 고등학교 1학년 정도의 여고생까지는 그 흔적이 보이는데 2학년 정도부터는 얼굴에 신경을 몹시 쓰기 때문에 관리를 하여 잘 볼 수 없고 코밑의 털 때문에 귀엽게 보이는 얼굴은 중학생 정도가 될 것 같다. 아직 여중생들은 코밑에 난 털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친구들이나 선배 언니들에게 지적을 당하면서 점점 거뭇거뭇한 코밑의 털을 관리하게 된다.


여중생의 인상 사진을 촬영하다 보면 연필로 조금만 칠하면 거뭇거뭇해질 것만 같다. 하루키가 말한 조금 털이 많긴 하지만 친절하고 귀엽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두부집 딸내미는 여중생인 것 같다. 그때 그 여중생 두부집 딸은 지금쯤 어떻게 변했을까.


하루키의 에세이에 등장했다는 것만으로 기분 좋아할까.

아니면 털이 많다고 써놔서 흥, 해버렸을까.


어떻든 이런저런 재미있는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하루키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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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경계선’은 정말 재미있다. 여기서 말하는 ‘재미’는 영화적 익사이팅의 재미가 아니라, 다음 장면이 궁금해서 화면에 고정해야 하는 재미를 말한다. 경계선의 주인공 티나를 따라 그다음 장면이 보는 사람의 생각 그 밖의 무엇을 하게 될까, 궁금하면서 금기를 건드리는 두근거림이 가슴을 두드린다

티나는 어쩌면 인간 세계에 들어온 강아지와 같다. 개는 동물이면서 더 이상 동물의 집단에 귀속하지 못한다. 그러면서 인간화되었지만 인간도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것 같으면서 제일 불쌍한 동물이 강아지이다. 티나는 그런 강아지 같은 경계선에서 생활하고 있다

인간보다 탁월한 후각으로 일자리도 얻고 그것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인간 같지도 않은 인간을 구별해낸다. 멀쩡하게 생긴 인간의 겉모습으로는 괴물인지 뭔지 분간을 할 수 없다. 그런 인간을 티나는 후각으로 잡아낸다

티나는 사람이지만 인간이 아니다. 인간 속에서 인간의 음식을 먹으며 그 음식이 맛이 없었는데 보레라는 자신과 비슷한 존재를 만나고 맛있는 음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간 숨겨왔던 자신의 본능, 욕구, 욕심, 욕망에 대해서 접근한다

더 이상 인간의 추악함을 보기에 티나는 너무 순수했고, 너무 무서웠고, 너무 자연주의였다. 그리고 티나는 각성을 한다. 영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회의 모든 경계를 말한다. 정상과 비정상, 여성과 남성, 안과 밖, 숲과 나무의, 또는 그 너머의 경계

영화는 확실하게 재미있다. 보자마자 린드크비스트의 원작 소설이 읽고 싶어 진다. 나는 다행히도 '렛 미 인'의 원작 소설 '렛 더 라이트 원 인'도 중고로 소중히 가지고 있고 영화에도 빠져들었다. 가장 잔혹하고 아름다운 뱀파이어의 사랑이야기

경계선은 금기를 드러내기에 사람에 따라서 역겹기도 할 것이다. 걸작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괴작이라고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분명. 영화는 그러한 사람들에게 까지 의미를 던지듯 그 경계에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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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브이와 황금날개는 태권브이 4편인가 그렇다. 태권브이는 안 그런척하지만 7편인가? 8편까지 나왔었다. 태권브이가 4편에 와서 수리를 하면서 동력원의 방식을 바꾸는 것으로 안다

태권브이는 한국인이면, 한국남자면, 현재 한국 성인 남자라면 누구나 좋아했었다. 80년대까지 꾸준하게 거대 로봇물은 꾸준하게 나왔는데 칼로 두부를 싹둑 자르듯 어느 날부터 인기가 없어져 버렸다

태권브이는 동체의 크기가 30미터정도 된다. 그건 과학적으로 제비호의 높이와 제비호를 탄 영희와 훈이의 키를 감안하여 제비호가 태권브이 머리에 박힌 다음 제비호는 머리통에 두고 사수와 부사수만 어떤 통로를 경유해서 태권브이 배로 내려가서 조종을 하게 되는데 그 훈이의 키를 통해서 제비호의 높이를 추정하고 제비호를 통해 태권브이의 키를 추정해 볼 수 있다

그래서 태권브이는 엄청 크다. 참고로 마징가는 12미터 정도다. 게다가 태권브이의 동력원은 전기여서 다리 하나를 움직이는 데만 엄청난 전기가 들어간다. 김박사는 그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나 보다. 몸체는 합금이다. 티타늄합금이라 관절이 접히는 부분에 물이 들어가면 불리하다. 비 오는 날에도 조심해야 하는데 3편인가 에서는 수중특공대작전을 펼친다고 바다 밑으로 기어 들어가 버리고 만다

대신 거기서 만난 인어, 누구더라? 암튼 영희를 두고 살짝 바람을 피운 훈이의 모습도 볼 수 있다. 훈이는 1편에서도 안드로이드 메리와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되기도 하는데 이번 편에서 꿈에서 바람피우는 장면을 계속 떠올리다가 눈을 뜨고 쪽팔리는지,,,,, 태권브이를 과학적으로 좀 보자면

원통형으로 발판에서 나오는 제트 추진력으로 비행을 한다. 요잉을 제외한 롤링이나 피칭을 일으킬 수 있는 매커니즘이 전혀 없다. 마징가처럼 수평날개라든가 방향타, 승강타 같은 것들이 없다. 그래서 수직수평 비행만 가능하다. 그건 원통형주위에 생기는 터뷸런스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하지만 마징가는 가능하다. 제트스쿠류를 부착하고 비행을 하기 때문에 요리조리비행이 가능하다. 비교를 하는 김에 계속 하면, 마징가는 머리에서 바로 육안으로 렌드스케이프를 보며 전투를 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뛰어난다. 반면에 태권브이는 배 밑으로 들어가서 스크린을 보며 전투를 하기 때문에 화각이 좋지 않다. 대신 괴랄한 괴수에게 들킬 염려가 좀 덜한 장점이 있다. 마징가는 조종사가 드러나기에 그곳에 집중 포화 될 염려가 있다. 그래서 마징가는 몸에 무기가 엄청 많다. 레이저빔, 블래스트 파이어, 로켓펀치, 칼(ㅋㅋ이름이 있을 텐데) 등이 있어서 원거리전투가 가능하다

태권브이는 일단 괴수와 맞붙어야 한다. 엄청난 전기동력. 거기에 마의 6번 키를 누르면 태권브이와 훈이가 하나가 되어 훈이가 하는 태권 동작을 그대로 태권브이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근거리 전투에 능한 로봇이 태권브이다. 하지만 엄청난 전기동력. 게다가 비라도 올라치면

이게 재미있는 건 태권브이는 시간이 지나서 지금 보면 일단 허무하다. 황금날개 1, 2, 3은 바벨 2세의 포세이돈이나 로뎀을 그대로 본떠서 만들었고, 훈이 보다 멋지고, 태권브이 시리즈 중 가장 멋진 황금날개는 캐산을,,,,여기까지만 하고, 태권브이는 시간이 훌쩍 지나서 보기에는 아쉽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아이들이 보기에는 어떨까 한다면 글쎄다. 왜냐하면 정의, 용기, 못써, 안 돼, 나쁜 사람, 이런 말들이 너무 많다

바른 사람은 정의롭고 나쁘면 안 된다고, 나오는 모든 캐릭터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친구끼리는 우애 있게 지내야 하고 등등. 그런데 묘하게도 전설거인 이데온은 시간이 지나서 봐도 재미있다. 감독인 토미노 유시유키는 만화지만 물리학으로 사실적 근거로 인해서 이데온을 만들었으며 전쟁이 일어나면 아이나 여자나 모두가 처참하게 죽기 때문에 그런 장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그래서 어쩌면 어린이들이 보기에는 어렵고 이해하지 못 할 수 있으나 그런 어린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어서 다시 봤을 때 아, 그렇지, 그래! 맞아! 하며 보게 된다. 슈퍼로봇 만화가 인기를 계속 이어가려면 이런 이야기들이 물밑에서 사람들에게 회자가 되어야 한다. 태권브이는 그 후에 광자력 우라늄 원석으로 동력원이 바껴야 하지 않아? 그리고 동체가 좀 작아져야지, 괴수들은 이제 괴랄한 모습에서 좀 벗어나도 좋을 텐데, 같은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져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

태권브이 시작은 늘 공기 좋은 태백산 같은 곳에서 태권도를 하는 훈이와 자신이 최고라 여기는 똥꼬발랄한 깡통로봇이 등장하면서 시작한다. 오프닝은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비행기가 사고를 당하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태권브이의 시그니처 시작은 그런 장면이다

태권브이는 원통형에서 후에 스퀘이형으로 변형이 된다. 거기에 변신도 하고 분리도 한다. 슈퍼태권브이에서는 우주로 가는데 이야기도 우주로 가고 난리난다. 실사화 이야기가 나온 지가 베트맨과 슈퍼맨 이전인거 같은데 아직 지지부진 한 것이. 그렇다면 피규어라도 잘 만들어주었음 하는데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비싸면서 얼굴 도색이나 얼굴 모형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반다이에서 꾸준하게 나오는 마징가는 얼굴이 잘 생겼는데 태권브이는 얼굴이 ‘한입만’했을 때 문세윤 얼굴 같다. 태권브이 여러 시리즈가 있지만 황금날개 시리즈는 더 재미있을 수 있었는데. 황금날개는 정말 멋지다. 능력도 탁월하다. 어떤 기계의 도움 없이 초능력으로 비행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 초능력이 사람들이 알고 나면 없어진다니, 허무하다. 엉엉

황금날개는 주제가도 좋다. 무적의 주먹으로 때려 부수리. 망설임이 없다. 거침없고 시원시원하다. 청동거인도 계속보면 태권브이보다 더 멋지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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