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디 오어 낫‘은 할리우드에서 드물게 여자가 주인공이다. 그런데 주인공이 아니다. 주인공은 여주인공을 죽이려하다 전부 팍 터져 속 시원하게 죽어버린 신랑 측 가족들이 주인공들이다. 영화 중반부부터 시원시원하게 죽어 나간다. 다 터진다. 공포영화라는데 공포영화는 아니고 피 터지는 액션물 같다


명절기간에 가까이 있는 친구를 사고로 잃었다. 사람들이 전화를 해서 어떻게 죽었는지 자꾸 묻는다. 하나 같이 어떻게 죽었는지, 에 대해서만 궁금해 하는 것 같다. 물론 궁금하겠지. 아직 죽지 말아야 할 사람이 죽었으니 죽음에는 과정 아닌 과정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전부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해서 물으니까 슬슬 화가 났다. 죽고 없어졌는데 어떻게 죽었는지 알면 궁금증이 해결되었으니 그만이군, 하는 기분이 들기까지 했다. 아니 뭐 어째 죽었는지가 왜 그렇게 궁금합니까. 장례식장에 가면 알게 될 것을 굳이 전화까지 친절하게 해서 어떻게 죽었는지 묻고 그러십니까. 너가 가장 친하니까


이런 미친 개똥같은 소리가 있나.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라서 전화오면 하나같이 어떻게 죽었는지 낱낱이 이야기를 해야 하나. 후배고 선배고 뭐고 간에 전부 그걸 먼저 묻는다. 당연한 것이 부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니까 이 새끼들은 타인의 마음 같은 건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어떤 새끼들은 이미 듣고 싶은 답이 정해져 있다. 듣고 싶은 답에서 멀어지면 오히려 짜증을 낸다. 나만 잘 살면 되는 세상이지만 타인을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않은 인간은 저 영화 속 저 인간들처럼 시원하게 팍 터져라. 영화 속 저 인간들도 자기들만 생각하다가 저리 되었으니 어제오늘 뉴스에도 그렇고 온통 나만 생각하는 인간들은 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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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2의 한 장면을 디오라마로


조카의 엘사를 갈취하여 촬영한 다음에 그럴싸한 엘사 배경을 선택하여 엘사를 지우고 거기에 엘사 피규어를 집어넣어서 다듬으면 끝. 참 쉽죠


폰으로 안 찍고 카메라로 찍었더니 얼굴에 초점을 맞추니까 발부분의 포커스가 날아간다


겨울왕국2도 재미있었지만 전편만큼 확 와 닿지 않는 걸 보니 디즈니가 뭔가 조금씩 픽사의 분위기에 휩쓸려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디즈니는 픽사와는 달리 선과 악의 구분이 확실하고 샤랄라 하는 기운이 강했는데


대체로 몇 년 동안 흘러나오는 영화들은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에서 빛과 어둠의 중간영역에 머물러 있으면서 그 속에서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백색광이 프리즘을 통과하면 한 번 굴절하고 빠져 나갈 때 또 한 번 굴절을 하는데 그때 7가지 색이 나오는데 색의 파장이 다르기에 프리즘을 통과할 때 빛이 가지고 있는 속성? 때문에 속력이 다르다. 예전의 디즈니는 백색광에 대해서만 샤랄라하며 하얀 색을 마음껏 뽐냈다면 언젠가부터 프리즘을 통과하는 각각의 빛에 대해서 말하려 하는 것 같다. 마치 월E와 이바처럼,,,,뭔,, 개 소리를


디오라마는 원래 이렇게 연출하는 건 아니고 배경과 베이스를 전부 손으로 만질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자작나무도 직접 만들고 낙엽도 엘사의 크기에 맞게 6분의 1로 만들어야 한다. 자 그럼 어디 한 번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

아이들에게 벗어 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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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게리온 파에서 ‘날개를 주세요’는 마지막 장면, 신지가 인류를 포기하고 오직 레이를 구하기 위해 야수화 되어서 사도의 코어에 갇혀서 죽어가는 레이를 꺼낼 때 흘러나오는 노래다


2010년도 쯤 큰 극장에서 신지가 레이의 손을 잡고 ‘날개를 주세요’가 흘러나올 때 소름이 돋았다. 그 소름이라는 것은 당황이었고 동시에 행복이었다. 아마 그때 극장에 앉아서 ‘파’를 본 사람들은 대체로 그러했으리라 본다. 그건 분명 소름이었다


허지웅의 말처럼 에반게리온 파는 당황스럽고 행복했다. 이 노래는 1970년에 나온 노래로 영화 속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아야나미 레이의 성우가 직접 부른 버전이다. 당시에는 음정이 불안해서 호불호가 갈렸다. 스튜디오에서 확실하게 녹음한 버전이 있었지만 데모버전에서 불안한 음정으로 부른 버전을 안노 감독이 채택했다


시간이 흐른 후 안노 감독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왕왕 오래된 노래를 영화 속에 쓰는 경우가 있다. 모리타 도지의 ‘우리들의 실패’도 립반윙클의 신부에서 두 주인공이 가라오케에서 부른다. ‘날개를 주세요‘는 임형주가 한국어로 부른 버전도 있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장면과 노래는 기이하게 행복한데 슬프고 닿았는데 닿을 수 없는 묘한 느낌을 강하게 느끼게 한다. 신지는 레이라 부르지 않고 끝끝내 아야나미라고 부르고 결국 인류는 대재앙을 맞이하게 된다. 마치 이 노래를 삽입하기 위해 그동안의 에반게리온을 깡그리 뭉개고 ‘파’를 만들었나 싶을 정도다


중간에 아스카가 탄 에바3호기가 초호기에 뜯기며 죽어갈 때 흘러나오는 노래가 충격을 강하게 안겨 주었기에 ‘날개를 주세요‘는 충격보다는 소름에 가깝다. 행복하지만 슬픈 느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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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게리온은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 방영되면서 에반게리온이라는 이름만 알고 있고 에반게리온을 듣기만 했던 요즘 아이들이 보면서 물밑에서 다시 에반게리온에 대해서 술렁거렸다


에반게리온을 어릴 때 봤을 때 충격이었고 볼수록 충격의 연속이었다. 초호기가 야수화되어 사도를 뜯어 먹는 장면이라든가, 특정 지을 수 없는 사도의 모습이라든가, 화면 가득 메우는 엄청난 피칠갑의 파도라든가. 무엇보다 관계, 관계, 관계에 대해서 뭐지? 뭐지... 뭘까


왜 이런 중대한 전투에 투입되는 에반게리온에 탑승해야 하는 최고의 파일럿이 14살의 미성숙한 중학생들일까. 뭐 이런 것들이 당시에는 굉장한 의문이었고 뒤에 따라오는 네르프는? 제레? 리리스? 온통 궁금증 투성이었고 구 극장판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을 보고 난 후에는 전부 충격적으로 죽어버리니까 에반게리온의 팬들은 충격의 연속이었다


근래에는 에반게리온을 해설해놓은 일반인들의 지식이 엄청나고 에반게리온만 파고드는 유튜버들도 있고 안노 감독의 그 정교함을 잘 파헤친 글과 방송이 많아져서 이제는 모르면 찾아보면서 보면 궁금증은 어느 정도 해결이 된다


아야나미 레이가 표층적이라면 아스카 랑그레이는 심층적이다. 레이는 감성을 소거하고 이성으로만 사람을 대하니까 이성만 표출하는 겐도는 쉽게 상대를 할 수 있지만 감정을 드러내는 신지에게는 어떤 식으로 대해야 하는지 혼란스럽다


아스카는 밝음을 넘어 되바라지고 지기 싫어하고 직언에, 좋아하는 건 바로 표출한다. 이미 그 나이에 대학의 학습을 다 끝내고 독일어와 영어 일본어를 구사하면서 에바2호기에 탑승한다. 아스카는 신지만큼 복잡한 심층세계를 가지고 있다. 아스카의 엄마 역시 에반게리온의 코어에 영혼이 녹아있다


에반게리온이 미숙한 중학생들 탑승해야 하는 이유는 에반게리온 코어가 그 아이만을 원하기(후에 바꿔탑승하기도 하고 두 명이 동시에 탑승하기도 한다) 때문이다. 그래서 0호기에 탑승하는 레이는 늘 싱크로가 100프로가 되지 못한다. 0호기가 레이가 맞지 않아 혼자서 각성하는 장면을 보면 알 수 있다


레이는 사도이며 신지의 엄마의 모습을 본따 만든 클론이라 지금 내가 죽더라도 나와 같은 클론이 나올 거라는 것을 알기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그렇기에 누군가를 좋아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신 극장판 에반게리온을 보면 레이가 자신을 구하러 온 신지에게 웃음을 딱 한 번 보인다. 20년 만의 웃음, 딱 한 번의 웃음이었다. 그것이 또 다른 카타스트로프의 대재앙이 될 것을 그 누구도 몰랐다. 이 시리즈는 종교의 골자를 지니고 있으며 울트라맨의 굉장한 팬인 안노가 울트라맨을 오마주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제 다 알게 되었다. 기동전사 건담의 창시자 토미노 요시유키에게 작화를 배웠던 안노는 이데온에서 처음으로 시행된 서커스를 보듯 전투하는 작화법을 적극 활용했다는 것도 우리는 알게 되었다


여러 해설과 해석이 많지만 내가 에반게리온을 보고 든 느낌은, 인류를 위협하는 사도라는 것이 처음에는 형태가 기묘하다가 나중에는 형태가 없거나 지정할 수 없다가 마지막에는 인간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카오루와 레이처럼. 결국 인간을 위협하는 것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는 또 다른 인간이다. 공포라는 건 어릴 때는 형태가 모호한 것에 대해서 막연하게 느끼지만 어른에 가까울수록 구체적인 사람의 모습에서 공포를 느끼게 된다


선과 악은 대립하고 있는 것 같지만 선과 악의 모체는 같다. 하루키의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읽어봐도 결국 기호사와 계산사는 대립하는 것 같지만 위로 올라가면 꼭짓점은 같은 근원을 띠고 있다. 인간을 위협하는 것은 인간이며 인간을 사랑하는 것 또한 인간이다


영화의 배경은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어떤 시대적 배경이지만 중간 중간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가고 전철을 타고 다니며 도시락을 까먹고 체육을 하는 모습이 나온다. 에반게리온 속 그런 평범한 일상이 실은 우리가 얼마나 바라고 원하는 삶인지 알게 된다. 일단 죽고 나면 평범한 삶도 그 무엇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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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게리온의 아야나미 레이는 감정이 없는 클론이다. 고독이 뭔지도 모르고 웃지도 않는다. 레이는 이카리 신지의 아버지, 아카리 겐도가 신지의 엄마를 잃고 아내를 그대로 본떠서 만든 클론이 아야나미 레이다. 에반게리온 초호기의 코어에 엄마가 있어서 신지는 초호기에 타면서 코어로 연결된 에반게리온 초호기에서 언뜻 레이가 데자뷰처럼 스친다


이 레이 버전은 알터사의 2006년도 버전으로 오래 되었다. 무광이라 무표정의 레이와 잘 어울린다. 에반게리온 마지막 영화를 앞두고 망언이 있었다. 소녀상에 대해서 폭언을 하고 한국인들이 보던지 말던지 상관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볼 거잖아,라고 해서 많은 한국의 에반게리온 팬들이 실망을 했고 ‘NO아베‘처럼 보지 않겠다고 사람들이 말했다


그 기사를 전하는 매체가 마치 감독인 안노 히데아키가 말 한 것처럼 기사를 교묘하게 써서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는데 그 망언을 한 사람은 캐릭터 디자이너이며 총괄 디자이너에게 굉장히 혼났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에 대한 기사 하나를 캡처했다. 읽어보면 에반게리온 감독인 안노가 한 말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어제 배우 감학철이 신격호 회장의 장례식장에서 먹방을 진행했다고 한 매체의 기사가 있었다. 그 기사는 그 매체의 인턴 기자가 썼는데 벌써부터 못 된 것만 배워서 클릭을 많이 하게 하는 방법으로 기사를 썼다. 그 영상을 보면 전혀 먹방처럼 방송을 하지 않았다. 인터넷이니까 영상을 기사에 올려도 될 텐데, 딱 북엇국 보여주는 장면만 캡처해서 기사를 작성했다. 먹방을 장례식장에서 찍었다면서


그리고 그 기사를 퍼 나르는 또 다른 매체의 기사는 아예 그 방송을 보지도 않고 좀 더 살을 붙여서 기사를 퍼 나른다. 정말 엉망진창이다. 이 엉망진창에 빠져서 비난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문제다. 사람들은 내용은 읽지 않거나 방송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제목을 보고 그럴 것이라고 생각해서 댓글을 단다. 그걸 잘 이용했다. 인턴 기자 주제에


에반게리온의 망언도 초반에는 그런 식으로 기사를 내보내고 퍼 나르고 그랬다. 에반게리온은 원래 다른 메카닉 초합금 시리즈처럼 밝고 경쾌하게 스토리가 나와야 했는데 당시 안노 감독이 우울증을 심하게 앓고 있어서 이래저래 여차저차해서 에반게리온의 세계관이 틴생했다. 에반게리온의 디자인을 가장 인간답지만 괴물처럼 만들어 달라고 했다


당시 일본의 청춘들이 점점 힘을 내지 못하고 망가져가고 있었기에 신지 캐릭터를 탄생시키고 인간과 인간의 고독과 관계에 대한 스토리를 꽈리처럼 틀어놨다


에반게리온에 관한 재미있는 추억이 있다. 실시간으로 보지 못하고 몇 해 뒤에 케이블에서 방송을 했는데 이거저거 다 잘리고 끊어져서 방송을 했다. 대학교에서 에반게리온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몇 있었는데 제대로 된 에반게리온의 세계를 보자는 의견에 동의를 하고


한 놈이 일본으로 건너가 비디오테이프로 26회 분량을 들고 왔다. 그리고 번역하는 사람을 찾아가서 일일이 번역을 따서 영상학과 애들을 찾아가서 이것저것 사먹인 다음에 자막을 달아서 제대로 된 에반게리온을 처음부터 볼 수 있었다. 돈과 시간이 엄청 들었다. 에반게리온에 대해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지나고 나서 보니 터무니없는 해석만 잔뜩 늘어놓은 것 같다


그래도 에반게리온의 세계관에 빠져 있었던 추억은 꽤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재미있었다. 재미있었으면 됐다. 근래의 레이의 피규어는 극장판 때문인지 붉은 눈동자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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