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시맨은 4시간 가까이 되는 러닝타임을 자랑하니 극장상영은 꿈도 꿀 수 없는 영화다. 예전에는, 충무로에 한국에서 처음 생긴 대한극장은 70년대에 3시간 가까운 ‘벤허‘를 상영할 때는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었고 그 시간에 빵과 우유를 극장 측에서 나누어 주었다
그러니까 극장에 가는 것이 소풍을 가는 것과 비슷했다. 일탈인 것이다. 자본주의 상징과도 같은 이 상영관은 20세기 폭스사에서 설계를 해서 당시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었던 벤허를 비롯하여 사운드 오브 뮤직 같은 영화를 거대한 화면으로 상영을 했다. 사람들은 로마의 휴일의 오드리 햅번을 보러, 비비안 리를 보기 위해 대한극장으로 모여 들었다
문화수준이 지방과 서울은 이 상영관 하나만으로도 끝과 끝을 오가는 차이를 불러 들였다. 코스메딘 성당의 진실의 입처럼 보이는 굳건한 문을 열고 극장 안으로 들어가면 극장 밖과 극장 안의 온도차는 뚜렷했다. 하지만 작금의 상영관에서는 2시간 안에 조져야 하는 영화만 상영을 한다
그리하여 자본을 투입할 수 있는 제작회사, HBO, 넷플릭스 같은 곳에서 감독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라고 하면서 영화를 만들게 한 영화 중에 하나가 아이리시맨이다. 제작사가 관여하지 않겠어, 감독인 너 마음대로 만들어봐, 한 것이 최근의 마이클 베이의 6어라운드였다. 정말 지 터트리고 싶은대로 터트렸다. 영화 진주만에서 지 마음에 들지 않게 터트려서 이번에는 마음잡고 내용이고 뭐고간에
아무튼 아이리시맨은 제작사측에서 마틴 스코세이지를 존경하는 마음에서 원하는 대로 만드시오,라고 한 것 같은 느낌이다. 골든 글로브에서도 사회자인 릭키가 잠시 ‘아이리시맨‘ 예고편을 보고 오시죠, 예고편이 고작 85분이네요,라며 긴 상영시간을 말하고 그 말을 듣고 로버트 드니로 옆에 앉아있던 마틴 스코세이지가 웃고
이 영화에서 재미있는 건 자개장 같은 농이 나와서 어? 하게 됐고, 비비탄 장난감의 역사가 이렇게 오래전이었군, 하게 되어서 놀랐다. 프랭크와 지미, 러셀이 젊은 시절에 원하지 않았던 대통령으로 존 케네디가 선임이 되고 자신의 동생이 법무부장관이 되고 시간이 좀 지나 저격이 된 것까지 나온다
케네디는 마를린 먼로와 은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자세하게 말하면 길지만 그런 관계를 가졌는데 이런저런 이유로(쿠바와 관계된) 마를린 먼로를 멀리하려고 자신의 동생인 법무부장관에게 마를린 먼로의 출입을 막아 달라고 한다. 하지만 장관인 동생도 마를린 먼로에게 빠져버리고 만다
미국은 제국주의로 대통령 한 사람이 어째어째하지 못한다. 미국의 대통령이라해도 그 뒤를 장악하고 있는 어떠한 조직?, 거대 무기와 군사력을 좌지우지하는 끈끈한 조직망이 대통령이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데 케네디는 쿠바를 장악하는 미사일 계획에 결국 사인을 하지 않았다. 이런저런 일들로 인해 긴 시간동안 쿠바에 공을 들인 미국조직은 케네디를 제거하기에 이른다고 하는 음모론이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퍼레이드 중에 저격을 당하는 것이 사실 지구에서 가당키나 한 일인가. 어떻든 영화 속에는 그런 역사 속에서 주인공들이 세월을 지나치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아이리시맨은 디에이징 기술력으로 얼굴은 감쪽같다. 어벤져스 시리즈 캡틴마블에서 닉 퓨리의 젊은 시절을 기술력으로 복원한 것처럼 감쪽같다. 하지만 알 파치노의 움직임이 굼뜨고 느릿한 것이 보여서 어쩌면 영화는 더 인간적이다. 만약 그것까지 감쪽같았다면 영화라는 예술이 모든 것을 넘어버리는 무서운 디테일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조금은 겁이날지도 모른다
4시간짜리 영화를 상영관에서 하루 종일 틀면 몇 번 상영할 수 있을까. 3시간이 넘는 영화를 상영하고 바뀌는 시간에 독립영화, 1분에서 5분짜리 영화를 계속 틀어준다면,,,, 상영관은 망하겠죠
6언더그라운드로 정정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