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무상 3은 도협이라는 또 다른 제목으로 불리고 있다. 나에게 있어 최고의 코미디 영화 중 한 편이 이 영화다. 도신 시리즈 중 마지막에 속하는 영화다. 주성치의 도협 2가 이후에 나오기는 한다.

도신, 도협, 도성으로 이어진다. 도신 주윤발의 도신 1, 2가 있고, 도협 유덕화의 지존무상 1, 2가 있고, 도성 주성치의 도성 1, 도협 1(지존무상 3), 2가 있다. 뭔가 복잡한 거 같은데 복잡하다.

도신에서 주윤발이 카드로 휙휙 막 알지? 그렇게 해서 도신 2에서 기억을 잃고 유덕화 집에 얹혀살면서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도신으로 다시 되돌아오고 유덕화가 도신의 제자가 된다. 거기서 유덕화의 애인으로 왕조현이 나오는데 이번 영화에서 왕조현은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해버려서 유덕화는 뻥 진 모습이 잠깐 나온다.

그리고 도성 주성치는 초능력을 가지고 중국에서 홍콩에 있는 삼촌 오맹달에게 와서 우당탕탕 하는 게 도성 1이고, 그 후에 유덕화와 만나서 우당탕탕하는 게 이 영화 지존무상 3(도협)이다. 여기에는 주윤발도 나온다. 그러니까 도신, 도협, 도성이 다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주윤발은 마지막에 1초 정도 나오는데 이전 영상을 짜깁기해서 넣은 것 같다.

이 코믹한 영화를 보면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을 썼다는 걸 잘 알 수 있다, 주성치의 손목시계가 왜 만화 같은 웃는 얼굴의 시계인지, 뚫어 뻥으로 쌍절봉을 만들어 이소룡을 따라 한다던가, 오맹달이 라면을 먹다가 킁 하면 콧구멍에서 라면 한 가닥이 쑥 나온다던가. 아무튼 나에게는 최고의 코믹영화 중 한 편이다. 주성치 영화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이 영화와 몇몇 영화는 그렇다.

내용은 도신에서 주윤발에서 당한 빌런이 감옥에 갔는데 그의 아들이 배 위의 카지노에서 빌런 짓을 하고 도성과 도협이 힘을 합쳐 그걸 막는 내용이다. 그 과정이 온통 코믹으로 채워져 있다. 유덕화는 지존무상 1, 2에서 그렇게나 진지한 면모를 보이더니 여기서는 제대로 망가진다.

재미있는 장면은 주성치와 또 다른 초능력을 사용하는 빌런의 대결이다. 조정현 닮은 홍콩배우와 주성치의 초능력 대결이 재미있다. 아주 유치하다. 그게 보는 맛이다. 초능력을 사용할 시 주의사항이 있다. 사용하기 전에 욕을 하면 안 되고, 초능력으로 딴 돈은 95% 기부를 해야 하고, 초능력을 나눠줬을 때 뭐 이런저런 법을 어기면 초능력이 사라진다.

완전 만화 같은 설정인데 주성치와 오맹달, 거기에 유덕화가 진지하게 망가져서 재미가 있다. 주성치는 오맹달에게 초능력을 나눠줬는데 오맹달이 하지 말하는 짓으로 초능력이 사라진다. 그때 살려내는 방법은 좋아하는 여자, 장민과 벽난로를 불태워야 한다. 장면전환이 되면 주성치는 온 얼굴에 입술 자국으로 떡칠을 해서 카지노에 나타나서 실력을 발휘한다.

나의 문제는 나는 카드를 전혀 할 줄 모른다. 스트레이트 뭐 이런 걸 모른다. 트리플 어쩌고 해 봐야 알 수가 없다. 카드를 배워보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재미가 없는 것이다. 화투도 할 줄 모른다. 화투에 점수가 다 다르다던데 나는 모른다. 그래서 화투 칠 때는 시무룩하다. 화투도 배웠는데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지존무상 3은 재미있다. 이게 유튜브에 공짜로 다 풀려 있는데 돈을 주고 봤다는 게 좀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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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시대

변우민 주연으로 88년에 나온 대학생 청춘물이다. 이맘때 대학 청춘 물로 일 년 전에 나온 이규형 감독의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가 있는데, 박중훈이나 변우민이나 세상 지질하고, 대학은 갔으나 성적이 나오지 않아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고 그저 여자 뒤꽁무니만 쫓아다닌다.

이 영화 청춘 시대나,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가 비슷한 이유는 이규형이 청춘 스케치에서는 감독이고, 이 영화의 각본을 맡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추억이라며 그저 영화를 반기는데 이 영화 보면 변우민이 여자 친구 꼬시려고 24시간 그 생각뿐이고, 여자 친구는 변우민이 봉이다.

거리를 걷다가 나를 정말 좋아한다면 옷을 다 벗어 봐. 라고 해서 변우민은 길거리에서 바지를 내리다가 경찰에 잡혀간다.

그런 영화다. 88년 당시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그건 좋다. 변우민도 젊고 날씬하다. 청춘은 그래서 좋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아무리 적게 움직여도 살이 찌지 않는다. 나도 군대 있을 때 사진 보니까 도대체 허리가 저게 개미가 와서 인사할 정도였다.

아무튼 80년대 말의 분위기, 겉으로는 가장 활발하고 고도성장의 중심에 있어서 밝고 맑은 청춘들과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돌핀 전자시계를 차고 있는데 그런 모습이나 당시 패션, 한창 한국에 붐을 일으켰던 홍콩 영화 속 유덕화 청바지 같은 것들.

포장마차의 잔 술이나, 그나저나 결말이 또 생각이 안 난다. 변우민과 여자 친구는 둘이서 등산을 갔다가 깡패들을 만나 돈을 다 털린다. 여기서도 변우민은 깡패들에게 잡혀 물구나무를 서고, 여자 친구는 지갑째 빼앗겨 다 털린다. 결말은 둘이서 결혼을 한다.

70년대 바보들의 행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내용도 그렇고 전달하고자 하는 뭐 그런 것도 그렇고. 바보들의 행진을 누군가 희망적인 비극적 자화상이라고 했는데 그런 의미가 전달되게 영화적 장치를 잘 만들었다. 하길종 감독으로 대부를 만든 코폴라 감독과 같은 영화 학교 동기다.

안문숙의 20대 모습도 볼 수 있는 청춘시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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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재밌다 하면서 보다 보니 봤던 거였다. 내 머리가 돌대가리인 건 알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어? 응? 하더니 결말에 이르러 생각이 나다니. 아무래도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그렇다고 단정 지어 본다.

이 시리즈는 마지막에 되어서야 왜 제목이 저렇다는 걸 알 수 있다. 마지막까지는 반전에 반전 또 반전에 반전을 위한 반전이 거듭된다. 마지막에 난장판, 전기장판, 옥장판이 된다.

그래서 반전 좋아하면 깊게 깊게 빠져들어 볼 수 있지만, 반전 스릴러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반전을 만들기 위해 억지로 반전의 내용을 또 만들어 집어넣는다는 게 보인다.

주인공은 죽은 딸이 자꾸 보이고, 남편과는 이혼하고 술로 매일 보내는데 하는 일이라곤 전 남편의 인스타그램이나 몰래 들여다보는 것뿐이다.

그러다 앞 집에 딸과 함께 멋진 남자가 이사를 오고, 그들과 친해지면서 사람이 목이 잘려 죽는 모습을 목격하면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범인으로 몰려 구치소에까지 갇히는 주인공. 주인공은 너무 어이없지만 주인공이 범인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증거들이 하나둘씩 드러난다.

어렵게 보석금으로 풀려난 주인공은 직접 사건에 관여해서 범인을 찾으려 한다. 이 이야기를 끝까지 보면 이게 무슨 개 막장도 이런 개 막장이 있을까 싶다.

앞집의 남자는 아내를 죽인 의심을 받기도 했다. 앞집의 남자 주위의 여자들은 전부 죽어 나가는 게 너무 이상한 주인공. 그러나 나중에 실체를 알게 되고 너무나 놀라는데. 이 영화는 사이코패스의 이야긴데 마지막에 사이코패스라는 게 나오니까 보는 동안은 잘 모른다.

실제 사건이나 영화 속이나, 사이코패스는 사람을 꼭 죽여야 하는 걸까. 사람을 죽이는 걸로 쾌감을 얻고, 내 생각대로 주위 사람들이 하지 않으면, 주위 사람들이 설령 가족이라도 죽이고 만다. 시리즈 4까지 나온 이블에서는 사이코패스가 자신의 동생인 아기가 물속에서 헤엄을 치는지 수영장에 던져서 지켜본다.

아무튼 주인공은 범인이 사이코패스라는 것도 모른 채 사건에 접근하다가 마지막에 막장막장 개막장으로 끝난다. 보는 동안에는 흡입력이 칠성장어 입처럼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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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영화가 범죄도시 4보다는 재미있었다. 2024년 도시에서 혼자 살아가는 남자, 여자들의 알 수 없는 취미, 스토킹, 관음, 유튜브, 수익창출 같은 것들을 잘 보여주며 예전보다 많아진 사이코패스에 대해서도 잘 보여준 것 같았다.

이 영화를 한 줄로 줄이면 그냥 나를 쳐다보기만 해도 내가 기분이 나쁘면 그건 죄가 되는 거야, 다. 조금 아쉬운 건 영화가 한 번쯤 본 것 같은 내용이라는 것과 이 영화에서도 경찰들은 너무나 무능하게 보인다.

특히 이엘이 분한 형사는 뭐야? 하는 일이? 같은 생각이 든다. 중반까지는 너무나 재미있는데 뒤로 갈수록 조금씩 힘이 후 달리는 게 보인다. 그렇지만 반전 같은 것들이 후려치고 나오고, 변요한과 신혜선의 연기가 몰입하게 만든다.

그래서 배우들의 연기가 장점이자 단점이다. 이 영화는 외국 영화의 비슷한 내용을 들고 와서 만들었는지 각본은 신선하지 않고, 연출도 아쉬운데 배우들이 연기로 이 모든 것들을 상쇄시키는 스릴러를 만들었다.

지금은 현실적인 사회문제가 일어나는 사건을 극화로 하면 흥미는 있으나 실제 일어나는 사건보다 재미는 떨어진다. 돌풍도 재미있긴 하지만 지금 여당 전당대회를 이길 수가 없다. 이 전당대회는 실시간으로 스릴러, 호러, 가정파탄, 조직붕괴의 영화를 보는 것 같다. 보는 내내 도파민이 죽죽 흘러나온다. 이걸 어떻게 돌풍 따위가 이길 수 있나.

마찬가지로 그녀가 죽었다도 재미있지만 지금 쯔양 사건을 둘러싼 이 사태를 이길 수가 없다. 온통 정신병자에, 다음 날이 되면 어제의 사건이 마치 일 년 전의 사건처럼 느껴지고 사로 까발리고 물고 뜯고 맛보는데 정신이 없다. 따라갈 수도 없다.

영화는 영화허용이라는 게 있어서 말이 안 되지만 에이 뭐 그럴 수 있어. 하지만 지금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은 이게 도대체 그럴 수 있는 일인가? 하는 일투성이다.

스릴러 좋아하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 ‘그녀가 죽었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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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애

시월애를 다시 보니 이 영화는 판타지 로맨스 물이지만 감독이 조금만 이야기를 비틀면 스릴러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요즘에 흔하디 흔한 타임슬립, 타임리프, 타임교차 같은 영화의 시초 같다. 2년의 시간 차가 나도 과거의 남자와 2년 후의 여자가 편지를 통해서 서로의 서사를 주고받는다.

판타지 사랑 이야기라 대사가 책을 읽는 것 같은 말들이 많다.

사랑이 고통스러운 건 사랑이 끝나서 고통스러운 게 아니라 사랑이 이어지니까 고통스러운 거라고 은주는 말하고, 상현은 사랑을 잃어서 고통스러운 건 아무것도 잃어 본 적이 없는 사람보다 낫다고 말한다.

은주와 상현은 그렇게 편지를 통해 2년의 시간을 좁혀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고 만나자는 약속을 한다.

내가 보고 싶은 사람들은 너무 멀리 있어요.

은주는 일주일을 기다리고, 성현은 2년을 기다린다. 그렇게 만나기로 하지만 결국 두 사람은 만나지 못한다. 은주는 자신을 만나러 오다가 사고로 죽은 상현에게 약속 장소로 오지 말라고 편지를 넣지만.

영화를 지금 보면 아련하다. 아련하다는 말이 어울리는 영화다. 덕분에 촌스럽고, 억지스럽고, 부자연스럽다. 전지현의 연기가 지금과는 다르다. 그래서 아련하다.

전지현과 이정재가 시월애 스릴러 호러 버전으로 다시 만났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 시간이라는 게 반복되니까 이정재가 죽어야 하는 타이밍에 다른 사람을 밀어 넣고, 그래서 뒤틀어지는 시간을 메우기 위해 서로가 끊임없이 다른 사람을 죽이며 끝으로 가면서 두 사람은 서로 죽여야 한다는 걸 알게 되면서 2년 차이가 나는 시간의 간극을 좁혀 나가는 거지.

시월애의 마지막 장면은 시월애 첫 장면으로 시작을 한다. 그러나 남자가 바뀐다. 20여 년 전 서울의 모습을 잔뜩 볼 수 있다. 특히 은주가 알바하는 만화방은 이제 볼 수 없어서 추억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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