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여인1

 

따르르르릉. 전화벨 소리가 아니다. 일하러 갈 시간이라고 알리는 자명종 시계소리다. 루카의 집은 정리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지저분하고 비좁은 곳이지만 나에게는 둘도 없는 안식처다. 비비안은 할리우드에서 길거리 생활을 한다. 친구인 루카의 집에 살며 집세를 내지 못해서 주인과 마주치면 쫓겨날지도 모른다. 집세를 내기 위해 변기 안에 돈을 숨겨놨지만 루카는 약을 사기 위해 그 돈을 가져가 버렸다. 약과 남자에 취해 비틀거리는 루카를 나는 사랑한다

 

할리우드는 수많은 종류의 사람들이 모여든 곳이다. 그 많은 사람들 중 어둠이 하늘을 덮고 네온이 거리의 불을 밝히는 시간에 나온 남자들은 나의 주머니에 돈을 넣어주는 고객들이다. 이 바닥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온 루카는 이곳의 생리를 잘 안다. 구역을 지키지 않으면 루카는 몹시 신경질적으로 변한다. 루카는 나에게 늘 포주를 구하라 하지만 나는 사실 이 생활에 불만은 없지만 희망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남자가 걸려들었다. 4기통 스포츠카를 어울리지 않는 정장을 입고 몰고 있다. 비비안은 에드워드가 수동기어를 운전하지 못해 정차해 있는 곳으로 가서 가격을 흥정했다. 이 남자는 차분하게 할 말을 다 하고 있다. 남자는 딱 봐도 바람둥이에다 잘 배웠고 옷도 멋지게 입고 맵시도 좋다. 친절하기까지 하다. 무엇보다 남자는 잘 생겼다. 길거리 생활에 어울리는 남자가 아니다. 남자는 리전트 비버리힐즈라는 호텔의 길을 물었다. 오케이 남자에게 돈을 긁어낼 구실을 찾았다

 

비비안은 에드워드의 운전 실력을 나무랐고 에드워드는 도저히 수동기어로는 운전을 하지 못해서 자리를 바꾸었다. 좋아, 멋지게 운전을 해주지.라며 비비안은 핸들을 돌렸다. 이 남자 처음 타 보는 스포츠카의 코너링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다. 에드워드는 비비안에게 시간당 얼마냐고 묻는다. 나는 생각도 하지 않고 100달러라고 해버렸다. 에드워드는 그렇게 놀라는 얼굴도 하지 않고 너무 많은 것 아니냐고 했다. 기어를 잡은 비비안의 왼손이 에드워드의 바지 앞섶에 닿았다. 이 남자 놀라지도 않는다. 말투 끝에는 ‘정중’이 늘 붙어있고 태어나서 단 한순간도 씨발,라는 욕을 해 본적도 없는 사람 같다. 하지만 이런 남자를 조심해야 한다. 어두운 곳에서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까. 나는 그동안 그것에 대한 훈련을 착실히 해왔다

 

오 맙소사. 호텔이 아니라 궁전이었다. 살면서 처음 와 보는 세계였다. 하지만 호텔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고리 터분한 얼굴이고 고리 터분한 옷을 입고 고리 터분한 말을 뱉어내고 있었다. 에드워드와 엘리베이터까지 걸어가는데 마치 동네의 털 빠진 개가 된 기분이었다. 모두가 하나같이 나를 아래위로 훑어봤다. 엘리베이터 앞에는 고리 터분한 중년의 남녀 한 쌍이 고리 터분하게 서 있었다. 나는 그만 다리를 휙 올려 중년의 남자에게 나의 허벅지를 보여줬다. 중년의 남자는 고리 터분한 얼굴에서 벗어났다. 동시에 부인의 얼굴은 더 고리 터분하게 변했다. 이곳에도 재미있는 인간들이 살고 있구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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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마지막 이야기

 

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이승철(모두가 아는 가수 말고) 이라는 가수의 ‘아~배(베)가 아파요’라는 가사가 좋아서

 

이상한 물고기 이상한 동물들

이상하게 차려지는 저녁 식사

이상한 새들과 이상한 과일로

이상하게 차려있는 저녁 식사

 

아~ 베가 아파요

아~ 배가 아파요

아~ 베가 아파요

아~ 배가 아파요

 

엄마 물고기에 발이 있었나요

엄마 개구리 머리가 두 갠 가요

엄마 닭이 타조보다 크던 가요

엄마 하얀 딸기가 있었던 가요

 

아~ 베가 아파요

아~ 배가 아파요

아~ 베가 아파요

아~ 배가 아파요

 

이상한 일들이 내게 있던 날

이상하게 모여들던 많은 사람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던 날

이상하게 조용하던 놀이동산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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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스파이의 겔 가돗은 외모적으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준다. 겔 가돗은 배우 전 군대에서 2년 동안 복무했다고 한다. 가끔 인터넷에 이스라엘 여군,라며 짤이 돌기도 했는데 모두가 예뻐! 같은 반응을 보였는데 겔 가돗을 보면 꼭 거짓말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복무하며 운동과 훈련 덕분에 원더우먼의 고강도 운동을 견뎌냈다고 한다. 원더우먼을 준비하면서 엄청난 운동과 더불어 물을 4리터씩 마셨다고 한다

 

이웃집 스파이의 겔 가돗은 안 그런 척하며 웃음을 유도한다. 아무튼 이 영화에서 겔 가돗은 작정하고 멋지고 예쁘게 나온다. 이웃집 스파이는 유쾌하게 웃기고, 유쾌하게 총질하고, 유쾌하게 화끈하고, 유쾌하게 오그라들고 유쾌하게 흘러가는 영화다. 돈이 많아서 그런지 아담 샌들러와 제니퍼 애니스톤의 ‘머더 미스터리’도 그렇고 유쾌하게 부수고 터지는 것이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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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라이빗 워는 전쟁 특파원이었던 마리 콜빈의 이야기다. 마리 콜빈의 역으로 로자먼드 파이크가 열연했다. 마리 콜빈은 포탄에 의해 죽었지만 그녀는 위성 통신비를 가장 많이 쓴, 전쟁의 참혹함을 알린 엄청난 기자였다

 

이 영화는 배경 음악을 소거해서 민간인들이 전쟁의 공포에 매몰되는 모습을 생생하게 우리에게 전달하며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솟아나는 인간애라든가 처절한 전쟁의 결과물을 보여주거나 마리 콜빈을 영웅적으로 묘사하지도 않는다. 오로지 전시의 혼란과 죽음을 담담하게 마리 콜빈의 시선으로 영화를 그려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영화는 굉장하다고 생각한다. 전쟁의 비극이 보통 사람들이 하루를 견디며 보내는 비극의 몇 십 배, 몇 천 배, 오조오억 배는 더 된다는 걸 담담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 대해서 리뷰해놓은 글들 역시 대체로 좋다. 그 리뷰들을 읽느라 하루를 다 보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를 통해 로자먼드 파이크는 최고의 작품을 맞이했다. 어쩐지 그동안 수면의 경계에서 대체로 위로 올라오지 못했던 로자먼드 파이크는 이 영화를 통해 제2의 줄리안 무어가 되지 않을까 싶다. 로자먼드 파이크는 007 어나더데이네서 드레스를 벗고 멋진 몸매에서 이제 겨우 벗어난 것 같다. 그러기 위해 로자먼드 파이크는 험난한 할리우드에서 몸을 아끼지 않았다 .

 

잭 리처에서 냉철한 변호사로 톰 크루저와 합을 맞췄고, 꾸뻐시의 행복 여행에서 한없이 사랑스러운 클라라로 헥터를 도와주며, 소름 돋는 연기를 보여줬던 나를 찾아줘를 거쳐 여기까지 왔다. 미모, 지성, 관능을 갖춘 로자먼드의 퍼즐이 마지막으로 맞춰졌다. 이제 로자먼드 파이크의 거침없는 행보에 더 기대를 해보자. 게다가 로자먼드 파이크는 부산 명예시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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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마지막 이야기 .

 

기생충의 마지막 이야기는 연교다. 기생충의 모든 캐릭터 중에 가장 엉뚱하고 이상하고 기묘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가 연교라고 생각한다. 연교는'이즈 잇 토큐 위드 유?' 같은 생활영어를 말끝마다 구사한다. 다송이를 제시카 샘에게 소개할 때에도 화살을 엉덩이에 꼽고 엎드려 있는 다송이를 보며 혼잣말로 '아우 아우 똥, 똥꼬에' 같은 우아와 거리가 먼 말을 자신도 모르게 내뱉는다

 

제시카 샘에게 다송이를 맡겨둔 연교는 그 하나에 정신을 팔려 문광이 부를 때 '에? 으' 같은 의성어를 내뱉는 모습이 정말 자연스럽다

 

제시카에게 남편을 소개할 때도 엉뚱하게 '디스 이즈 동익'같은 초등생 영어를 하며, 기정이가 벗어놓은 팬티를 비닐장갑을 끼고 만졌다가 동익의 합리적 추론에 '오 마이 필로폰, 코카인 뭐 이런 거'라며 장갑 낀 손으로 입을 막는 귀여움까지 보여준다. 자기네들이 치를 뜨는 행동을 자신도 모르게 해버린다

 

제시카를 배웅하며 운전기사의 이야기를 듣고 '그 새끼가'라고 할 때 '새' 자에 발음을 강하게 할 정도의 우아 뒤 욕도 잘 하는 캐릭터다. 그러면서 '아유 우리 제시카 아직 어려서 뭘 몰라 순수행'라며 바보 같은 귀여움을 구사하기도 한다

 

연교는 연교 만의 언어가 있다. '연결연결, 일종의 뭐랄까 믿음의 벨트' 나 예를 들어 '학익진' 같은 말을 해서 상대방에게, 밑의 계급들에게 설명을 잘 하려 하는 캐릭터다. 연교는 아이들을 끔찍이 생각하지만 다송이를 한 번 안아주지는 않는다. 그것이 연교라는 캐릭터를 가장 잘 나타낸다

 

영화감독들이 만들어낸 지배계급, 상류층 중 가장 착하고 착하게 만든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기생충들에게 바보처럼 보기 좋게 잘 속아넘어간다

 

연교의 말투와 억양, 행동, 재스처를 보면 주위에서 보기 힘든 캐릭터이지만 주위에서 또 볼 수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참 기묘하고 엉뚱하고 괴기 하기까지 한 캐릭터다. 하지만 이런 바보 같은 연교라도 기생충들의 노력으로 계급이 바뀌지 않는다

 

기생충을 한마디로 말하면 짜파구리 같은 영화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서로 다른 무엇인가가 섞이면 아주 묘한 맛을 내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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