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금기를 깨버린, 기존의 콘크리트처럼 굳건한 ‘틀’을 콘크리트로 깨버린 건축가가 있었으니 그가
안도 다다오다. 안도 다다오의 이야기는 워낙 유명하고 방대하고, 또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매년 안도 다다오의 이야기를 적어놔서 썩 새로울 것도
없지만 ‘틀 깨기 4부작(영화, 음악, 사진, 건축)’을 하기로 했으니 해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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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잘 알겠지만 안도 상은 쌍둥이다. 입이 거칠고, 거친 만큼 성질도 더럽고, 하지만 건축으로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은 자연과 같은 묘한 사람이다. 어린 시절 권투를 하다가 건축으로 전향한, 제대로 건. 축. 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보라,
지금은 어떤가. 그것 자체가 틀을 깨버린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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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을 처음 본 것이 고등학교 사진부 암실에서였다. 당시 암실에는 금발의 제니퍼가
여체를 뽐내는 사진을 들여다보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을 때 건축과를 진학한 선배가 들고 온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 전집을 봤는데 그만 빠져들어
버렸다. 아아 세상에, 내 주위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건축물. 안토니오 가우디의 아르누보와는 또 다른, 그러니까 인간이 몸을 말고 들어가서
생활할 수 있는데 점점 몸이 양수 속에 있는 것처럼 편안하게 느껴지는 건축물, 오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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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진과 디자인에 심취해서 디자인 학원에 1년 가까이 다니고 있었는데 방향을 틀어 나와는 무관한
건축과를 가버리고 말았다. 그것이 내 인생의 큰 실수였는데 그저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이 좋아 건축과를 갔다가 성적은 바닥을 기었고 건축 사진만
찍으러 1년을 그렇게 다녔다가 졸업의 영광을 못 누릴 뻔했는데 방대한 양의 건축 사진들과 그나마 투시도를 제법 그렸고 모델링에서 점수를 받아서
겨우 졸업을 했다. 그때 나의 동경은 오모테산도를 누비며 안도 다다오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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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는 건축물이 들어설 것 같지 않은 곳에 당당하게 보란 듯이 건축물을 세웠다. 안도는 일본
주택에 큰 관심을 보였다. 데면데면 붙어있는 오사카의 주택지에 도시게릴라의 집 제1호 도미시마 주택을 설계하는데, 지금 가서 함 보라 전혀
촌스럽지 않다. 그 속에 속 들어가면 정말 나오기 싫을 정도로 집을 살갑고 멋지게 지었다. 지나가면서 일별하는 것만으로도 머리에 딱 새겨질
만하다. 하루키의 글에 자주 등장하는 오모테산도와 오모테산도 힐즈의 거리를 몽땅 안도 다다오가 설계를 했다. 긴 도로가 죽 이어지는 양옆으로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들이 거짓말처럼 늘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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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건축물을 땅속에 묻은 지추 미술관(땅속에 박힌 미술관의 중정인 삼각 코트에는 해가 뜨면 해가
고스란히 그 속에 담긴다. 나의 얄팍한 언어로 표현하기 힘들다. 이해 바람) 등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건축물은 이제 신화가 되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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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는 왜 남들이 꺼려 하는 힘든 건축물을 창조하는 것일까.
안도는 처음부터 타협하기를 싫어 했다. 좀 더 잘 보이기 위해, 이득을 취하기 위해 건축물을 창조하는
행위를 버렸다. 오로지 희망과 도전으로 건축물을 설계하는 것이다. 건축가들이 가져야 할 바람직한 덕목이다(정규 이 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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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안도는 70년대 절벽을 깎아서 주택, 록코 집합 주택을 건축하기로 한다. 모든 것이 끝났을 때
10년이 지나갔다. 록코 집합을 짓기로 하고 스케치를 하고 시공을 하는 동안 법규제라는 ‘틀’에 강하게 부딪힌다. 관료들은 시공허가를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허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안도는 그에 굴하지 않고 건축주의 동의를 얻어내고 스티브 잡스처럼 같이 일하는 젊은 건축가들에게 우리가
목숨을 걸고 건축물을 지어야 그 속에 들어가서 생활을 하는 사람은 목숨의 위험을 받지 않는다,라며 끝까지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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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죽은 땅)에 건축을 짓기로 하고, 법이라는 큰 규제에 부딪히고, 한계 건축을 뛰어넘고, 목숨을
건 공사, 그리하여 10년 만에 록코 집합주택이 완성된다. 83년에 록코 집합주택이 완성될 즈음, 비슷하게 지어 달라는 제의가 들어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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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 마침내 완성된 록코1, 록코2, 록코3 집합주택은 모두가 서로 연결된다. 건축주가 난색을
표하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포기를 하려고 할 때 안도는 말했다. “설비는 결국 망가질 날이 오지만 건축을 구성하는 사고방식은 살아남습니다.
긴 안목으로 보면 이것이 더 질 높고 가치 있는 건축입니다”라며 느긋하게 버텨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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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의 유명한 건축물 말고 이런 곳에 한 번 가보고 싶지 않습니까. 관습과 틀을 깨버린 곳으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