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좋아해, 이 영화는 사랑스러운 영화다. 주동우도 금성무도 사랑스럽고, 화면의 색감도, 영화를 흐르는 음악도 만화처럼 사랑스러운 영화다. 블링블링, 예쁨예쁨, 사랑스러움이 온 화면 가득 붙어있는 만화 같은 영화다

애플워치를 보며 시간을 칼같이 지키는 냉철하고 호텔을 밥 먹듯 팔아치우고 합병하는 금성무는 굉장한 미식가이다. 그런 금성무가 곧 망할 것 같은 호텔을 인수하려고 투숙을 하면서 그곳의 천재 요리사 주동우와 우당탕탕 이어지는 사랑 사랑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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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동우는 중국의 화려한 미인 여배우들 치고는 그렇게 예쁘지 않은데 예쁘다. 주동우가 나오는 영화 속 주동우는 대체로 예쁘다. 웃으면 눈이 보이지 않고 축 처진 아기 판다 같은 얼굴에 마를 대로 말라서 안스러워 보이지만 예쁘다. 예쁜 여배우가 예쁘지 않게 보이는 게 어려울까, 썩 예쁘지 않은 배우가 예쁘게 보이는 게 쉬울까. 하는 생각을 하다 보면 생각은 바다의 망망대해로 가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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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무는 나이가 들었지만 여전히 금성무다. 벌에 쏘여 얼굴이 엉망이 되어도, 구레나루에 흰머리가 보여도, 복어를 잘못 먹어서 독에 살짝 마비가 와서 맛이 갔어도, 소리를 질러도, 똥을 밟아도 여전히 금성무였다. 웃으면 시원한 웃음이 주는 경쾌함을 지녔고 혼자서 생각에 잠기면 고독한, 여전히 멋있는 금성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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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이 두 사람에게 키도 크고 미인의 요리사가 끼어들면서, 호텔이 호텔로서 자격을 박탈당하면서 주동우와 그의 동료들이 전부 금성무에 의해 해고를 당한다. 그리고 금성무는 런던으로 떠나가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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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죽도록 미워하는데, 정말 미워하는데 죽을 정도로 좋아하는 것만큼 나 자신을 미치게 하는 것은 없다. 이걸 말하고 싶은데 정작 하는 말은 상처만 주는 말만 하게 되고, 그것 때문에 또 나는 나를 갉아먹고.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이 그런 경험을 한 사람보다 행복할까, 아니면 불행할까. 미워죽겠는데 좋아하는 마음은 자꾸 커져가고 머리와 마음이 부딪히면 잠도 오지 않고 밥도 먹기 싫다. 이 가냘프고 사랑스러운 주동우는 어떻게 될까, 그리고 냉철하고 철저한 인간으로 다시 되돌아간 금성무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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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두근거리는 마음을 각자 차고 있던 애플워치가 붉게 반짝거리는 장면은 마음에 들었다. 왜냐하면 원고지 5장 분량으로 말할 수 있으나 참기로 한다. 금성무의 팬이라면, 주동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볼 만한, 또는 아시아판 줄리아 로버츠와 리차드 기어의 귀여운 여인을 보고 싶다면, 그저 생각 없이 사랑스러운 영화가 보고 싶다면 보면 가슴이 따뜻하고 밝을 영화 ‘그래도 좋아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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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지막 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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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90세가 되는 고집불통의 노인 아브라함. 추레스라 이름 붙인 병신이 된 절룩 거리는 오른쪽 다리를 가진 아브라함은 딸들과도 사이가 좋지 않다. 평생 재단사로 살아온 아브라함은 내일 양로원으로 들어가기에 손주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 양로원의 노인들에게 자랑하려고 한다. 하지만 미카엘라가 보이지 않아서 찾으러 가니 미카엘라는 아이폰 6을 사달라며 천 달러를 요구한다. 그래야 사진을 찍겠다 한다. 노인 아브라함과 10살 꼬맹이 미카엘라는 결국 800 달러에 합의를 보고 아브라함은 미카엘라에게 좀 더 요구를 했다면 이 할애비가 천 달러를 줬을 텐데 아깝구나 바보야 메롱,라며 증손녀를 약 올린다. 그때 미카엘라는 아이폰 6은 600달러라서 내가 200달러 이익을 봤다며 사진을 찍으러 들어가 버린다. 아브라함은 양로원에 들어갈 노인이 되어 버려 집도 팔아 딸들에게 다 나눠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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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로원에 들어가기 전날 밤 짐을 정리하다 오래전 수트 한 벌을 발견하고, 아브라함은 오래전 약속을 떠 올리며 약속을 지키려, 어린 시절 도움을 받은 친구에게 그 수트를 전달하려 추레스를 끌고 여행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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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의 여행은 보통 여행보다 어렵기만 하다. 가고자 하는 나라, 폴란드를 금지어라 여기고 입으로 말하지 못해 글로 상대방들에게 보여줘야 하고, 마드리드까지는 친구의 손녀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가지만 그곳에서 몽땅 도둑을 맞고 만다. 특히, 잘라야 하는 다리를 고집을 부려 자르지 않은 오른쪽 다리, 추레스를 끌고 여행을 가야 하니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다. 게다가 고집불통의 아브라함의 성격과 막말하는 말투가 여행의 방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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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브라함은 여행을 하는 도중에 만난 모든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또 도움을 받는다. 영화는 중간중간 아브라함의 어린 시절, 젊었을 때의 모습을 보여준다. 90세가 다 되어 힘든 몸을 이끌고 친구에게 왜 수트를 전해주려 가는지 보여준다. 그 화면이 나오면서부터 영화의 의미가 드러나면서 화면 속으로 동화되어 가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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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까지 가야 하는데 말이 통하지 않아 표를 구하는 곳에서 글로 적어서 의사소통을 하는데 어려움만 가득하다. 아브라함은 독일을 거치지 않고, 비행기를 타지 않고 가려고 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갈 수 없다며 웃고 만다. 그때 아브라함에게 다가온 인류학자라 소개한 여자 잉그리드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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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은 그녀가 독일인이라는 소개에 그만 가라고 하지만 잉그리드는 놀리듯 아브라함의 곁에서 생글생글 웃으며 자꾸 말을 걸며 아브라함의 신경을 건드린다. 

인류학자가 뭔지 아세요? 폴란드에서 뭐 하시게요?라며 아브라함의 화를 돋운다. 아브라함은 분노에 찬 눈으로 아주 천천히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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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보러 가는 거야. 네놈들이 철수할 때 내 목숨을 구해줬거든. 

우리가요?

그래, 네놈들이. 

아브라함은 분노에 차 잉그리드에게 꺼지라고 한다.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 잉그리드는 이제부터 기차는 독일 땅에 들어왔다고 한다. 전 이혼했어요. 애들이 다 커서 여행 다니고 있어요. 독일도 이제 많이 변했어요. 우리 독인들은 당시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까지 확실히 인지했어요. 과거 우리가 한 짓은 우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요. 그 당시에는 어떤 나라든지 만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어요.라며 아브라함의 신경을 끝까지 건드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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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꺼지라고 한다. 잉그리드는 생글생글 웃으며 말하는 게 너무 얄밉고 꼴보기가 싫다. 

내 품에서 걔를 떼어갔어. 

누구를요? 이해해요. 더는 귀찮게 안 할게요.라며 잉그리드는 아브라함의 이마에 키스를 해준다. 그리고 열차칸에서 나가려는데.  

애였어.라고 말한 아브라함 곁으로 다시 온 잉그리드. 

나를 도와주고 싶으면 방법을 찾아봐. 나는 그쪽 나라에 발 디디기 싫다고 아브라함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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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기차가 역에 도달하고 화면이 전환하면서 아브라함이 독일 땅에 발을 디디지 않고 걸을 수 있도록 잉그리드는 자신의 가방 속에 있는 옷을 바닥에 널어 놓는다. 그 옷들을 밟고 아브라함이 독일 땅에 직접 발을 디디지 않게 한다. 나는 이때 김밥 먹고 있었는데 이때부터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눈물이 줄줄 샌다. 대합실에 앉아서 아브라함은 자신에게 진정으로 마음을 열어준 잉그리드에게 당시의 일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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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교사, 아버지는 재단사. 형 하나에 여동생이 있었지. 동생은 얘길 잘 지어냈어. 어렸을 때부터 이야기로 우리 혼을 빼놓곤 했어. 아름다웠어. 독특했지. 여름이라 강에 놀러 갔어. 친가와 외가 친척들이 다 모여서 파티를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 다 모였을 때, 60명이 넘었어. 행복했지. 하지만 몰랐어. 아버지 죄목이 뭔지 알아? 유대인이란 죄목 말고 아코디언을 가진 죄였어. 외삼촌 죄목이 뭔지 알아? 어머니의 오빠 말이야. 바이올린을 가진 죄였어. 외삼촌 머리에 총알이 박혔고 아버지 머리에 총알이 박혔어. 들은 게 아니야. 직접 봤어. 내 방 창문으로. 이야기 지어내는 게 취미였던 내 여동생 죄목이 뭔지 알아? 한 달 일찍 태어나지 않은 죄. 갓난아기부터 열 살까지 어린아이 1만 명이 화물열차 20대를 채웠어. 비명과 눈물이 열차 안에 가득했지. 열한 살 이상이 돼야 살 수 있었는데. 걘 한 달이 부족했어. 들은 게 아니야. 직접 봤어. 열차에 타기 전 내 눈을 쳐다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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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이 이야기를 끝내고 운동화를 신으려 할 때 잉그리드가 무릎을 꿇고 아브라함의 운동화를 신겨 준다. 아주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그리고 잉그리드는 걱정이 되어 이제 어쩌실 거냐고 묻는다. 그때 아브라함은 한 번 웃고는 운동화를 신고 그렇게 발을 디디기 싫었던 독일 땅에 발을 디딘다. 찡한 장면이었다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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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나치로부터 목숨을 구해준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수트를 들고 어렵고 긴 여정을 떠난 아브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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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에서 쓰러진 아브라함이 병원에서 만난, 자신의 이름을 고시아라고 소개한 간호사에게 자신을 친구를 만나는데 데려다 달라고 한다. 고시아는 아브라함을 친구에게 데리고 가면서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마지막,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 친구가 죽고 없을까 봐 무서운 아브라함. 그리고 친구가 살아있어도 만나기가 무서운 아브라함. 고시아는 아브라함에게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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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그 어린 시절의 그 집에 그대로 살고 있는 친구와 눈이 마주치고. 두 사람이 만나는 장면은 여지없이 보는 사람을 무너지게 만든다. 그 장면을 바라보는 고시아의 표정에서 알 수 있듯 기분 좋은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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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노인을 넣어주고 난 후 고시아가 걸어 나오면서 영화는 끝이 나는데, 그 장면에 어린아이, 노인, 젊은 세대까지 한 화면에 보여주는 것이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 같다. 이 짧은 리뷰를 쓰기 위해 나의 마지막 수트를 세 번 봤는데 세 번 다 무너지고 말았다. 이 힘없는 영감의 긴 여정을 따라가다 여러 번 무너졌다. 아무런 정보 없이 영화를 보면 중반까지 그저 똥고집불통 까칠한 노인의 여행기라고 생각 할 수 있다. 아브라함의 팔에 찍힌 낙인이 죽을 때까지 따라다니는 것보다 기차에 올라타 타 죽어버린 이야기 잘 지어냈던 어린 여동생의 눈빛을 평생 잊지 못했던 아브라함의 이야기 속에 아마도 속수무책으로 빠져들 영화 ‘나의 마지막 수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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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만 주로 올린 것 같아서 이번에는 말랑말랑한 영화 ‘골든 오케스트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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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교사인 치즈루(안)는 바이올린을 더 연주하고픈 마음에 새로 부임한 학교가 있는 마을에서 ‘우메가와 필하모닉’에 입단하려고 전화를 걸어 바로 입단해라는 말을 듣고 기뻐서 다음 날 가보니, 실수투성이에 언제 숨넘어갈지 모를 노인들만 모인 ‘우메가오카 교향악단’에 입단하게 되면서 펼치는 일본 식, 일본 만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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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 하나로 노인들만 가득한 악단에서 어떻게든 일으켜 보려는 치즈루는 의지도 없는 노인들을 상대로 의지라고는 점점 사라지고 빨리 탈출하고 싶지만 노인들은 치즈루를 놓치지 않으려 계략을 꾸미는데 그만 계락이 실패로 돌아가고 치즈루는 점점 노인들의 악단에서 벗어나려 하고 노인들의 악단은 망해가려 하는데. 치즈루의 노인 악단 살리기 고군분투 프로젝트 .

 

먼저 이 영화의 문제점은 캐릭터가 몽땅 사랑스럽다는 것이다. 이 영화의 느낌과 비슷한 영화가 2017년 각키가 나오는 ‘믹스’였다. 엉망진창 탁구부를 일으켜 세워 대회에 출전하는 전개가 골든 오케스트라와 닮았다. 거절하지 못하고 우유부단한 치즈루는 전형적인 일본인을 말하고 있지만 대체로 사랑스럽게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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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안은 영화가 많을 것 같지만 의외로 그렇게 많은 영화에 출연하지 않았다. 와타나베 안으로 일본의 명배우 와타나베 켄의 딸로 어쩌면 배우 활동을 하는 것에 제약이나 말들이 많을 수 있다. 그건 우리나라도 비슷하니까. 와타나베 켄은 고질라를 비롯해 배트맨 비긴즈, 트랜스포머, 인셉션에 이르기까지 할리우드 영화에도 다수 비중 있는 배역으로 출연했다. 내일의 기억에서 기억을 잃어가는 자신과 그것을 잃지 않으려는 자신을 연기한 것을 보면 입을 다물지 못했을 정도였다. 어쨌든 와타나베를 버리고 안으로 활동 중인 안은 얼마 전에 데스노트 뉴 월드에 출연했던 눈썹이 진한 마사히로와 결혼을 하여 쌍둥이도 낳고 뭐 그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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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클리셰 범벅인 영화다. 하지만 그 클리셰 조각들을 꽤 잘 이어붙였다. 일본 영화는 작은 영화든 큰 영화든, 짧은 영화든 긴 영화든, 지루한 영화든 이야기에 중점을 둔다. 오버스럽고 설정이 엉망이라도 대부분의 영화가 이야기를 끌어가려고 노력을 한다. 스토리의 비중이 크다. 요컨대 작년의 일본 영화 ‘신 고질라’를 보면 된다. 에반게리온의 안노 히데아키가 감독이다. 고질라가 나온다 하여 SF 영화라 착각할 수 있지만 그 속을 잘 들여다보면 일본 정부가 핵무기의 공격을 받았을 때 대응하는 방식과 방법, 책임을 회피하려는 정부의 공직자들을 여실히 까발리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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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든 골든 오케스트라는 내일이면 죽을지 모르는 노인들이 차즘 연주를 하고 합을 맞춰 간다. 어림없을 줄 알았는데, 어른이 되면 더이상 성장하지 않을 줄 알았다는 대사처럼 영화 속 노인들과 츠지루는 성장을 해 간다. 구도가 확실한 치즈루와 노인들이지만 하고 싶은 것은 음악, 이 음악 하나가 그들을 이어주며 끝내는 무대에서 연주를 한다. 흔한 클리셰지만 우리는 예전에 박칼린이 이뤄내는 그 엄청난 하모니에 충격과 감동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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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노 타카시의 노인 연기와 그의 친구들이 펼치는 노인들의 속수무책 엉뚱함에도 웃음이 난다. 후에 그 웃음이 눈물로 만들어내는 일본 영화의 설정이 보이지만 끝에는 보는 이들도 같이 뭉클하게 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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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 거윅이 나오면 그 배역에 그대로 끌리게 된다. 그래타 거윅은 그 배역이 정말 자기 자신인 것처럼 보인다. 영화를 많이 보는 이유는 헐리우드키드의 생애처럼 영화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그만 영화에 잡혀 먹혀 버리는 소년 임병석처럼 현실과 영화의 경계가 허물어 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예술의 세계에 몸을 걸치게 되면 예술이 자기의 세계로 몸을 서서히 끌고 가버린다. 예술의 세계는 꿈을 꾸는 것처럼 비규정적이고 리얼리티가 떨어지고 확정 지어지지 않는 것들이 가득하다. 그 세계에 몰입하다 보면 현실의 경계는 무너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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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화를 많이 보면 볼수록, 예술의 세계로 발을 담굴수록 영화와 현실의 경계는 더 뚜렷해지는 것 같다. 영화 속 비현실적인 존재가 되어 현실을 바라보는 눈이 멀어지기를 바라지만 전혀 내 바람대로 되지 않는다.
가령 숨바꼭질을 할 때 술래가 바로 앞에 집으러 왔지만 나는 그 밑에 숨죽이며 숨어 있는데 자칫 바로 잡힐 것 같은 그 긴장감을 느끼지 못한다. 마치 메이즈러너 스코치 트라이 멀에서 좀비들이 잡으러 왔을 때 그 밑에 숨어 있는 그 느낌의 긴장감. 그 느낌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아마 현실이 영화보다 더 버라이어티하거나 단조롭거나 지옥 같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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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최신 영화에 대해서 짧은 언급을 하자면 톰 하디의 팬심으로 본 사람들이 많겠지만 영화의 장면들은 전부 다른 영화에서 조금씩 떼와서 이어붙인 장면 같았다. 영화는 중간은 없고 시작과 끝 만 있는 아주 베놈 같은 영화였다. 베놈, 착한 사람은 건들면 안 돼. 그럼 나쁜 사람은 머리를 먹어도 되고?
지네 나라에서는 따돌림당하던 놈이 지구에서는 힘깨나 쓰는데 그게 악당이면 머리를 씹어 먹어 죽여도 된다는 설정? 망작이라 할 수 있다. 스텐 리가 출연해줬으니 망작은 아닌가. 베놈 네 이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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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는 예전의 훌쩍 커버린 로빈 윌리엄스의 피터 팬 이야기 후크와 닮았다. 아니 그대로 되돌이표하고 있다. 디즈니는 꿈의 동화를 실사하기로 했고, 미녀와 야수부터 그렇게 하고 있다. 존 파브로(아이언맨 감독이자 아이언맨 친구 역)가 감독을 맡고 라이온 킹이 내년에 나온다고 하니 기대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알라딘에서 무슨 역인지 모르겠지만 윌 스미스가 선택이 되었고, 뮬란에는 유역비가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이 있다. 디즈니 사는 왜 장윤주를 보지 못했는가. 메리 포핀스도 실사 화가 되어 곧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에밀리 블런트가 메리 포핀스며 메릴 스트립과 콜린 퍼스가 나온다. 메리 포핀스 역시 제목이 ‘메리 포핀스 리턴즈’로 보아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와 비슷할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미녀와 야수처럼 그대로 실사화한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조금 비틀어서 실사화하는 것이다. 피터 팬도 크리스토퍼 로빈도 성장을 하면서 공허하며 닳을 대로 닳아버린다. 모두가 그들에게 부양이라는 책임과 회사의 운명을 짊어지게 한다. 어른이, 어른들이, 아빠들이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면 로빈은 이미 어른이 되어버려 100 에이커의 일을 몽땅 잊어버린다. 피터 팬 역시 팅커 벨과의 일들을 전부 잊어버리고 만다. 모두가 로빈에게 기대고 부탁을 한다. 곰돌이 푸 역시 현실에서 닳을 대로 닳아버린 로빈에게 도움을 청하러 온다. 한 남자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회사에서 진급을 하며 어른이 되어 가지만 대체로 남자는 풀어지면 아이가 되어 버린다. 회사일로 지칠대로 지친 아빠들이 지친 그대로 들어가서 보면 그만 무너지고 마는 영화. 그런 어른들이 보면 눈물샘을 자극할 수 있지만 이 영화는 좀 더 유치해도 되고, 좀 더 신났어야 했다. 어른이들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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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는 올가 쿠릴렌코가 주연으로 극을 끌어가는 공포영화다. 히트맨에서 잘 빠진 몸매를 드러내며 할리우드의 입지를 다진 그녀는 007퀀텀 오브 솔러스, 오블리비언, 모멘텀 등 많은 영화에 주조연으로 등장했지만 홀로 극을 끌어가는 공포영화의 주연은 처음인 듯하다. 공포의 주체가 처음부터 등장해서 긴장을 빠지게 하고, 공포의 빌런은 꼭 일본의 꺾기 귀신을 보는 것 같다. 장면에서 주는 무서움은 공포의 주체인 마라보다 마라에게 죽음을 당한 사람들의 마지막 모습 정도다. 공포 영환데, 올가 쿠릴렌코는 옷을 다 입고 나오지만 야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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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수 살인에서 주지훈의 부산 사투리가 어색하다는 말이 있는데 내가 있는 곳의 사투리는 부산 사투리와 다르기 때문에 내는 마 씨그러운 귤 까묵으며 봐도 뭔가 좀 그르트라. 분노, 분노로 인해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서 나타나는 폭력은 폭력 그 이상의 공포를 준다. 주지훈의 그런 연기는 실감난다. 맞제?
분노로 인해 일어나는 폭력은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현상 같은 것.
하지만 영화 놈들이 실제 사건을 영화화했으면 사전에 당사자들에게 양해를 구했어야지 다 만들어 놓은 다음 펼쳐놓는 태도는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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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치를 실사화 해놓은 블리치는, 블리치에서 나가사와 마시미는 예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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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소설의 대가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에 의하면, 우주에서 온 공포와 그 앞에 선, 한없이 나약한 인간은 그대로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간의 가치라는 건 끝없는 우주에서 먼지 같은 존재로 우주의 공포에게 맥없이 박탈당하게 된다. 인간의 잣대로 잴 수 없는 우주의 존재 앞에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고 무기력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 서사를 영화로 잘 나타낸 것이 이 영화 ‘이벤트 호라이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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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호라이즌은 뭐랄까 시대를 잘못 만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97년도 작품이니까 그 당시를 보면 주위의 상업영화들 속에서 이벤트 호라이즌, 같은 우주적 존재에 대항하는 인간이 고어스럽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장면이 많은 상업영화는 성공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영화 속에는 고어 장면이 나오지만 아주 짧게 지나가 버린다. 제작사에서 모든 고어 장면을 빼 버리기를 원했으나 짧게 끊어서 1,2초 정도로 넣는 것으로 타협을 본 것이다. 그래서 지금 본다면 징그러운 장면은 그렇게(요즘 고어물에 비하면) 많이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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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호라이즌은 물리학 용어로 블랙홀의 바깥 경계라는 말이라고 한다. 영화의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2015년에 우주를 마음대로 나가게 되고 2040년인가? 그때부터는 태양계 끝이나 그 밖으로 연구를 하러 우주선이 다닌다. 그중 한대였던 이벤트 호라이즌이 조난을 당하고 몇 년 후에 주인공들의 우주선이 이벤트 호라이즌을 찾아서 그 속에서 벌어지는 공포를 그린 이야기다

.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긴장감을 죽 끌고 간다. 공포의 주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고 공포를 주는 그 주체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기에 영화를 보는 사람도 주인공들처럼 긴장을 바짝 하며 시간이 흘러가는 것에 속수무책으로 빠지고 만다. 공포의 주체를 관객은 알고 주인공들은 몰라서 어어? 그쪽으로 가면 안 돼! 하면서 긴장을 하는 경우가 있고, 관객과 주인공들 모두 공포의 주체를 몰라서 긴장을 하며 숨죽여야 하는 영화가 있는데 이벤트 호라이즌의 공포는 후자에 속한다. 몇몇 장면들은 샤이닝을 떠올리게 한다. 어쩌면 주인공들이 서서히 미쳐가는 모습 역시 샤이닝이 생각난다

.

 

제목처럼 물리학의 양자역학에 관한 부분은 아주 미흡하다. 우주의 공포, 지구에서 볼 수 없는 암흑, 온 마음과 뇌를 바꾸고 마음대로 조종하는 전지전능한 악의 존재 암흑을 영화는 표현하려고 했다. 러브크래프트식의 코믹스 호러인 것이다

.

 

지금 보면 개연성이나 표현방식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방식에서 벗어났지만 영화 속에는 기억에 남을 만한 대사도 있다

.

 

아무것도 모르는군, 지옥은 그저 단어일 뿐이야. 

실제는 훨씬, 훨씬 끔찍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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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도 애매하고 내용도 애매하여 보고 나면 뒷이야기가 많은 이런 영화가 흥미롭다. 순전히 편견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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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18-10-15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급 영화로 종종 소개되는 걸 봤는데, A건 B건 참 재밌었다는 ^^

교관 2018-10-16 12:03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재미있었고 요즘 봐도 재미있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