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깅하러 나왔다가 천지대비가 내리고 있다 하하하핳ㅎ하하하핳ㅎ 대역죄인의 몰골이닷



왜 왜 왜!! 내가 조깅할 때만 천지대비가 내리냐고 천둥에 번개에, 어쩔 시구 오늘도 대역죄인의 몰골로 들어가는구나 어디 욕 할 곳 없나? 야이 %^$$~$|놈아



오늘 조깅하는데 천지 대비가 내렸다. 딱 한 시간 반 정도 엄청나게 퍼부었는데 그때 딱 조깅을 했다. 한 시간 반 비 맞고 천둥, 번개를 피해 가면서 조깅하고 물에 불린 신문지 같은 모습으로 들어오니 거짓말처럼 비가 그쳤다 씨….


들어와서 좋아하는 당근을 잔뜩 먹었다. 나는 당근을 좋아한다. 나는 김밥에 당근만 들어가도 잘 먹고, 오뚜기 카레에 당근만 가득 넣어서도 냠냠 맛있게 잘 먹는다.


그래서 무슨 음식 좋아해?라는 질문을 받으면 조금 난처하다. 당근을 좋아해,라고 말하기에는 기묘하기 때문이다.


한때 여기 바닷가 근처에 ‘바르다 김 선생'의 당근이 가득 들어간 김밥이 있어서 일 년을 지치지 않고 먹었더니 사장님과 친해져서 술도 한잔 하게 되었다. 나의 당근 사랑 이야기에 엄청 웃으셨다.


그런데 갑자기 김밥 집이 없어져서 안타까웠다. 폭우 속 조깅의 설움과 빡침을 당근으로 풀어보는 밤.



비가 오지 않아서 조깅하는데 너무 기분 좋은데, 조깅화가 폭우에 다 젖어 뛸 수 없는 운동화를 신고 나왔더니 너무 기분 나쁘네. 나는 네가 너무 좋아서 싫어, 조금 덜 좋아했더라면 더 나았을 텐데. 와 비슷한 이 기분. 땅바닥의 속사정이 운동화를 통해 뇌에 직통으로 전달되는 이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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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카펜터 영화치고 무척 순하고 순한 사랑이야기다. 스플래시만큼은 아니지만 영화 속 데릴 한나는 그 어렵다는 섹시함과 순수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한창때의 데릴 한나라 너무 예쁘다.

투자전문가 닉은 앨리스와 사이가 점점 좋아지는 가운데 하이테크 산업 연구소 건물에 들어갔다가 실험이 잘 못 되는 바람에 투명인간이 된다.

닉을 잡으려는 조직을 피해 가면서 앨리스를 점점 더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다. 빌런으로 샘닐이 나온다. 샘닐은 존 카펜터 영화에 자주 등장했다.

투명인간이 된 닉이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면서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영화가 아니다. 투명인간이란 어린 시절 남자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한다.

내가 투명인간이라면 그 녀석을 혼내줄 텐데,부터 장난감을 가지고 올 거야, 같은 상상. 그러나 막상 투명인간이 되니 사람들에게 자신이 보일 때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다. 눈을 감을 수도 없다. 눈을 감아도 빛이 들어와서 잠이 들 수 없다.

거기에 잘못된 실험으로 동시에 투명하게 된 옷 빼고는 다른 옷을 입으면 사람들에게 들킨다. 샘 닐의 조직은 첨단 무기를 이용해서 닉을 잡으려고 안달한다.

그러다가 앨리스를 인질로 잡지만 앨리스가 만만하지 않다. 닉을 사랑하기에 최선을 다해 빌런들과 대결하면서 무찌른다.

근 20년간 주인공의 여자친구나 애인은 늘 붙잡혀서 주인공을 곤란하게 하는 스테레오 타입으로 나왔는데 이 영화에서의 데릴 한나는 남자들과 동등하게 달리고 던지고 소리 지르고 닉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다.

데릴 한나는 캐네디 주니어와 사귀면서 세기의 관심을 지나치게 받는다. 그러다가 파파라치들을 피해 달리면서 케네디 주니어가 데릴 한나의 손을 잡고 달리는 사진 한 장이 파장을 일으켰다.

닉은 의도치 않게 투명인간이 되어서 비애를 알아간다. 머리가 비상한 샘닐을 상대로 닉은 어떻게 이길까.

자극적이어야 할 것만 같은 투명인간 이야기가 이토록 충만한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아름답게 만들어졌다는 게 놀랍고, 호러의 대가 존 카펜터가 만들었다는 게 더 놀랍다.

투명인간의 1인칭과 3인칭 시점으로 나오기 때문에 3인칭 일 때에는 닉의 모습이 그대로 나오는데 그림자가 다 비친다는 게 그게 좀 그렇다. 92년 치고 투명인간의 그래픽도 멋지게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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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디자인 학원에서 알게 되었다. 둘 다 말이 별로 없어서 서로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가 학원에서 주말에 야유회를 가게 되면서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형은 나보다 두 살 많았다. 형은 재즈를 늘 들으며 그림을 그렸다. 형과 이야기를 하면 정말 재즈를 좋아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재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조용하던 형은 많은 말을 했다. 보통 그런 형의 말을 사람들은 잘 들어주지 않았고, 형도 재즈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형이 이야기해 주는 재즈는 그렇게 밝은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주로 흑인들이 많은 재즈 연주가들은 인종차별을 심하게 받았다.

차별.

차별에 대해서 형은 많이 이야기했다. 마일즈는 자신이 백인 우위 사회에서 얼마나 학대당하고 고통받아 왔는지를 소리 높여 절실하게 말했다.

자신들이 얼마나 착취당하고 차별받아 왔는지를. 그리고 마일즈나 밍거스, 맥스 로치 같은 당대의 뛰어난 재즈 음악가들은 모두 인종 차별과 열심히 싸워 왔다. 싸우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그들은 처해 있었다. 사회구조 자체가 그들을 포함시켜 주지 않는 세계에서, 그들은 자기를 주장하고 그 음악을 심화시켜 나가야만 했던 것이다.

분노와 슬픔과 기쁨 하나하나가 마일즈의 손바닥에서 넘쳐흐르듯이 절실히 전해지는 게 재즈다. 형은 재즈의 어두운 면을 받아들이고 그 이면의 세계를 들었다.

재즈의 아픔, 고통, 통증을 느꼈다. 형도 항상 어두웠다. 그렇지만 나에게 재즈에 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한 번은 형이 집으로 초대를 했다. 컬렉션을 보여주고 제대로 된 마일즈를 들려주겠다고 했다.

형의 집은 바닷가에 있었다. 횟집을 했다. 컬렉션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 있었다. 횟집 가게 안 벽면에 가득 있었다. 벽면 옆에는 손님들이 즐길 노래방 기기가 붙어 있었다. 창문으로 바다가 보이는 그런 횟집이었다.

재즈 컬렉션과 횟집은 어디를 봐도 어울리지 않았다. 그날 나는 형과 횟집 바닥에 누워 재즈를, 마일즈를 들었다. 형은 며칠 학원을 나오지 않더니 부고 소식이 들렸다. 무차별만큼 무서운 게 차별이었다.


Miles Davis Quintet - It Never Entered My Mind https://youtu.be/-Np8PJDGq_A?si=J1u4NMpbNHze7T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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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성애자인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에는 수많은 비행기가 등장한다. 이 때문인지 무엇 때문인지 미야자키 하야오가 한때 군국주의자 거나 혐한이라는 소문이 났었다. 하지만 미야자키 감독은 평화 헌법을 지켜야 한다고 아베를 비판했다.


어렸을 때 난 일본이 싫었다, 전쟁을 통해 가족이 돈을 벌었고 전쟁을 통해 일본이 잘못된 생각으로 가득하게 됐기 때문이다, 역사 감각을 잃지 않아야 한다, 위안부 문제는 이미 일본이 청산을 해야 했다, 하시모토의 말로 그 문제가 또다시 오르내리는데 굉장히 굴욕적이다, 일본은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하루키의 장편 소설에도 여러 군데 나와 있다. 양. 쫓. 모에서 양박사의 머리로 들어간 양은 부산을 통해 일본으로 건너갔으며 일본은 역사적으로 주위를 배척하는 분위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하루키는 말하고 있다.


하야오의 작품에는 비행기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런 비행기 작화 때문인지 군군주의자 아니냐는 오해를 받았다. 미야자키 하야오 밑에서 처음으로 작화를 시작한 안노 히데야키 둘 다 모두 예전에 한국 업체의 품질 문제로 혐한 아니냐는 오해를 받은 일이 있었다.


미야자키 감독은 센과 치히로 이후부터는 한국 업체에 아주 만족하고 있고 나디아 같은 경우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중간에 감독을 했던 히구치 신지의 말로는 설과는 반대로 오히려 한국에서 열심히 도와주신 분들 덕분에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에반게리온 역시 코믹스(만화)를 제외하고 티브이판과 구 극장판은 제작위원회가 수익을 다 가져간다고 한다. 출판사, 방송국, 음반사, 피규어 회사, 게임회사로 수익이 분배된다. 제작비 외에는 지속적으로 제작진에게 수익에 따른 자본이 지급되지 않는다. 에반게리온 신 극장판의 경우 편당 제작비가 1100만 달러 정도인데 에반게리온의 가장 큰 돈줄은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파칭고가 70% 이상으로 가장 높다. 이 파칭코 가게의 80%가 재일 동포 소유다.


그리고 에반게리온을 지원했던 회사 가이낙스의 총괄이사인 타케다 야스히로도 재일 동포다. 한국이름으로 윤강광이다. 에반게리온의 작화 감독인 스즈키 슌지는, 일한국교단절이라든가 도항금지가 되면 거의 일본 애니메이션은 종료된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얼마나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해외 의존도는 한국이 최고다, 개인적으로 한국인 애니메이터 능숙한 사람을 몇 명이나 알고 있고 자극도 받는다, 일러스트 분야에서 많은 인재들이 나오고 있다,라고 했다.


에반게리온 신 극장판을 보면 외국 업체 중 한국 업체가 9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에반게리온이 한국과 등을 지면 제작이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고 한다.


아키라, 은하철도 999, 캡틴 하록, 캔디, 마크로스, 나디아 등 유명한 애니메이션이 한국 외주 50%가 넘는다. 그러니 일본 애니메이션은 한국과 공생관계에 있다. 일본이든 한국이든 또는 미국이나 제3 국가나 예술가들은 이렇게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고 있다.


잘못된 정보를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사람들을 선동하고 거짓 뉴스를 내보내는 사람들은 작품을 보지 않았거나 그저 만화?라고 해서 깔보는 의식구조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건담의 아버지 토미노 요시유키는 반전주의자다. 전쟁은 되도록 참혹하게 묘사해야 한다, 그래야 전쟁이 나쁘다는 것을 알릴 수 있다, 어린이라고 총알이 피해가진 않는다,라고 했다. 그래서 요시유키의 작품을 보면 어린이고 여자고 임산부도 전쟁에서 가차 없이 죽는다. 그런 스토리를 모르고 이러쿵저러쿵 하는 인간들이 부쩍 많아졌다. 콧물 흘러내리듯 여기저기 막 말로 댓글을 장식하고 있다.


‘바람이 분다’에서 지로의 목소리를 연기한 사람이 안노 히데야키 감독이다. 그래서 뭐라고 해야 할까, 세상에는 건물이나 정치인보다는 예술가들이 많아져야 하고 문화가 크고 높아져야 한다.


바람이 분다 예고편 https://youtu.be/KmIn0XjaWAQ?si=7X2cTKMFZIgBqX4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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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빵집에서 인기가 좋은 소라빵을 운 좋게 건졌다. 소라빵을 먹으면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소라빵은 추억의 맛이다. 그래서 맛있다. 한 입 먹는 순간 오래전 공백 속으로 잠시 들어간다. 그 공백에는 질감이 있다. 느껴지는 질감 속에서 일종의 부유감을 느낀다. 나는 이내 작은 부표가 되어 공백 속을 유동한다. 이리저리 부유하는 느낌이 나쁘지 않다.


소라빵은 우리 동네가 아니라 내가 어린 시절에 살던 동네의 빵집에서 구입했다. 빵집이 한 40년은 됐다. 오래된 빵집이 있는 건물은 건물로서 기능은 잃어버리고 [실패]라는 낙인 하에 비참해 보였다. 그러나 빵집만은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듯 할머니, 할아버지 주인이 열심히 빵을 굽고 있었다.


주위는 온통 발전했지만 빵집 건물과의 부조화가 눈에 띌 정도는 아니다. 빵집으로 들어가면 아주 작은 공간이 나온다. 빵집 정문, 천장과 벽면 사이에 티브이가 이질감 돋게 설치되어 있고 소리는 죽어있다. 기분 좋은 침묵이 빵에 가득 스며있다. 저녁에 조깅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오래전 살던 동네의 빵집에 들러 운이 좋으면 소라빵을 구입할 수 있다. 빵집의 총면적이 2평 정도다. 저녁이면 선반 위는 거의 비어 있고 인기가 떨어진 빵들이 남아서 주인을 애타게 기다릴 뿐이다.


늦은 저녁까지 주인을 기다리는 빵들은 애처로워 보인다. 멋지게 태어났지만 남은 빵들은 주인을 만나지 못하면 세상 빛을 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갈지도 모른다.


빵집에 들어가면 제빵실에서 늘 비슷한 톤과 늘 비슷한 옷차림과 늘 비슷한 표정의 할머니 주인이 나와서 반겨준다. 오늘도 운동 중이신가? 이렇게나 더운 날에도 대단하시네, 같은 인사를 건넨다. 다리는 계절과 나이에 관계없이 열심히 움직여줘야 해,라며 가끔 철학적인 말도 하신다.


주인 할머니는 언제나 비슷한 모습이다. 마치 태어날 때부터 그러한 모습을 부여받은 것처럼. 안경을 썼고 느릿하지만 목소리 그 어디에도 누군가를 향한 원망이나 요만큼의 증오도 묻어있지 않다. 인간은 참 사소한 것에서 큰 무엇인가를 얻거나 느낀다는데 그런가?



Summer Fiction https://youtu.be/dIVuNaw1HFM?si=bqni592sAOoHeT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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