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만들어 본 디오라마는 ‘이웃집 토토로’다. 영화 속 한 장면을 디오라마로 만들어 보는 것만큼 재미있는 건 없다. 요즘은 디오라마 시장이 엄청나게 커져서 전문적으로 작업하는 작가들의 디오라마를 보면 아이언맨이 대미지를 입고 허덕이는 모습까지 디오라마를 만들어서 사람들의 흥분을 자아내고 있다. 디오라마는 영화 속에 있는 장면이지만 그 장면을 입체적으로 디오라마를 만들려면 아무래도 상상력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토토로가 나온 시대가 88 서울 올림픽을 했을 때였다. 그래서 요즘 꼬마들은 토토로를 모를 것 같은데 토토를 갖고 싶어 하고 토토로 이야기를 알고 있다. 나의 조카도 이웃집 토토를 봤고 토토로를 좋아한다. 토토로에 나온 저 꼬마 메이가 지금은 학부형이 되어 있어도 이상하지 않지만 여전히 메이는 꼬마 메이로 남아있고 지금의 아이들도 토토로를 보며 즐거워한다. 

만약 메이가 커서 결혼을 하여 아이들을 깨워 학교에 보내고 큰 애는 대학에 가고 남편은 이제 회사 사정 때문에 명예퇴직 후 걱정에 대출 금액에 대해서 생각하고 우체국 볼 일과 눈이 침침하여 안과에 다녀와야 할지도 모른다는 걸 생각하면 부르르 떨린다. 메이가 이런 일상에 허덕이며 살아가지 않고 그대로 꼬마 메이로 남아서 토토로의 부드럽고 고슬고슬한 배 위에서 뒹굴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현재의 아이들이 오래된 토토로를 좋아한다면, 아이들의 엄마, 아빠가 시간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어른이 되어 버렸지만 아직 마음속에 아이의 마음을 꽉 쥐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토토로를 보면서 아이로 돌아가 내 아이와 메이와 함께 토토로 배 위에서 놀았을 것이다.

엄마, 아빠가 되어 버린, 어른이 된 내가 좋아하던 만화를 내 아이가 좋아하고 같이 보며 즐거워 한 기억은 단단한 추억이 되어 작은 돌로 영원히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연쇄가 딱딱한 시스템으로 이루어진 이 사회를 뚫고 살아가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먼저 디오라마를 만들기 전에 토토로 페이퍼 시어터를 만들어 본다. 페이퍼 시어터는 패키지가 판매가 되고 있다. 그래서 그것을 구입해서 그대로 조립을 하면 된다. 조립은 아주 쉽다. 그저 설명서대로 하면 된다. 하지만 정신을 놓으면 안 된다. 자칫 뒤집에서 풀칠을 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차례대로, 앞뒤가 맞게 조립을 한 다음 마지막에 고정시키면 토토로 페이퍼 시어터는 완성이 된다. 




이 페이퍼 시어터만으로도 괜찮지만 디오라마를 만들어 장식을 해 놓으면 더 괜찮게 보인다. 집에 뒹구는 액자나, 다이소에서 천오백 원짜리 액자를 하나 구입을 한다. 이렇게 사진이 들어갈 수 있는 부분에 페이퍼 시어터를 놓을 자리가 된다.


그 주위를 엘사와 뮬란을 만들고 남은 재료를 사용해서 풀을 만들어 준다. 그리고 가장 인기가 좋은 마쿠로 쿠로스케들을 곳곳에 집어넣는다. 베이스 뒷부분에 토토로 그림을 오려서 붙여준다. 그런 다음에 풀을 만들어 쿠로스케 사이사이에 심어준다. 풀은 직접 만들어야 한다. 어려운 건 없다. 그려서 세 장을 붙이면 하나의 풀이된다. 그렇게 하면 완성. 그리고 위에 토토로 시어터를 올려준다.


이렇게 하면 꽤 멋진 토토로 디오라마가 완성이 된다. 


이렇게 해서 장식하면 끝. 

멋진 '이웃집 토토로' 디오라마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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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는 우리가 자주 먹어서 꽤 친숙한 물고기처럼 느껴지지만 갈치의 얼굴은 우리가 먹는 물고기 중에서 가장 포악하게 생겼다. 밑의 턱이 위의 턱보다 더 튀어나왔고 그 사이로 날카로운 이빨이 버어져 나와있다. 먼바다에 사람이 빠지면 찾지 못하는 이유가 갈치 떼가 달려들어 뜯어먹는다는 소리도 있다. 그만큼 갈치의 이빨은 영화 속 괴생명체의 모습처럼 보인다. 갈치는 마치 우리나라에서만 먹는 생선처럼 느껴진다. 갈치를 먹는 장면을 외국 영화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갈치를 많이도 구워 먹었다. 어린 시절의 밥상을 떠올리면 일주일에 한 번은 갈치구이가 올라온 것 같다. 하지만 근래의 밥상에서 갈치구이를 보는 것은 어려워졌다. 어린 시절에 갈치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다. 아니, 안 좋지만 행복한 기억이다. 갈치 뼈가 목에 걸려 큰 고생을 했었다. 어린 시절 갈치구이를 떠올리면 늘 아버지가 있었다. 아버지는 갈치의 맛있는 부분을 발라서 동생과 나의 밥숟가락 위에 올려주었다. 맛있게 갈치를 먹고 놀다 보니 목이 따끔거리고 이내 침을 삼킬 때마다 목이 아팠다. 


가시가 목에 걸린 것이다. 어머니는 가제에 물을 적셔 손가락에 감아서 목에 넣어 살살 돌렸다. 그럼에도 가시는 쉽게 빠져나오지 않았다. 아버지는 난처한 얼굴로 이거 큰일이구만, 하는 표정으로 물김치를 들고 와서 먹기 싫은 물김치를 계속 먹였다. 씹지 말고 삼켜야 한다면서. 국물도 꿀꺽 마시게 했다. 두 사람은 중간에 나를 두고 입을 벌리게 하고 마치 미립자를 연구하는 연구원처럼 보이지도 않는 갈치 가시를 빼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요즘도 가끔 생선을 먹다 껄끄러운 가시가 느껴지면 그때의 행복한 기억을 되살린다. 내일이면 세상에 끝날 것처럼 어머니와 아버지는 내 입안으로 물김치와 가제를 넣어서 발을 동동 굴렀다. 하얗게 변한 가시가 나오고, 시간이 좀 지나니 큰일일 것 같았던 그 일은 너무나 쉽게 잊히고 흘러가 버렸다. 얼마 전에 생선을 먹다 작은 가시가 목에서 내려가지 않는 느낌이라 누워 잠을 자다가 몸을 살짝 돌려 침을 한 번 삼켰다. 약간 따끔거리는 기분이 마음으로 파고들었다. 목보다는 마음이 따끔한 느낌. 피부가 따끔거리면 연고를 바르면 되는데 마음이 따끔거리면 그에 상응하는 고통이 따라온다. 어른이 된 지금은 생선 가시도 어릴 때만큼 목에 걸리지도 않는다. 신기하게도. 

 

이런 시절에 먹었던 갈치는 계절과 상관없이 전통시장 생선장수의 집에 가면 언제나 넥타이처럼 깔려 있었던 것 같다. 요즘의 갈치는 그때만큼 보기는 힘들다. 잡히지 않아서 인지 비싸졌다. 사진으로 보이는 저 3등분이 16,000원이 넘는다. 게다가 토실토실하지도 않다. 무엇보다 집에서 갈치를 구워서 먹기란 그렇게 만만한 일이 아니다. 집에서 어머니나 아내가 생선을 구워주면 잔말말고 감사히 먹겠습니다!하고 맛있게 먹으면 된다. 요즘은 구워진 생선을 파는 곳이 대형마트나 전통시장에 있으니 간단하게 사 먹는 게 여러모로 편하고 좋다. 굽고 난 후의 튄 기름과 뒤처리의 일이 많다. 그럼에도 집집마다 갈치구이를 포기 못하는 이유는 맛있기 때문이다. 갈치구이만큼 밥상을 풍성하게 하는 반찬이 있을까. 아마 외국 친구에게 갈치구이를 내놓으면서 위에 레몬을 뿌려주면 어메이징,라고 할 것이다. 


의외로 갈치가 일어서서 헤엄을 친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갈치는 다른 물고기 같은 유영을 하지 않는다. 소설가 한창훈의 에세이에 갈치에 대한 부분이 있다. 한창훈의 소설 '홍합'을 읽어보면 개인적으로 정말 한국적인 소설, 이렇게나 흡입하게 적다니, 하면서 봤다. '정서'라는 것을 대화와 배경으로 이렇게나 상상하게 만들다니! 읽으면서도 신나서 큭큭 했던 기억이 있다. 한창훈 소설가는 글을 너무 잘 쓰는데 어디 대학교에서 교수 같은 것을 하지 않을까 싶지만 바닷가에서 온갖 갯것과 바다에서 나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연구하고 놀고, 그에 관한 글을 쓴다. 한창훈의 바다생물? 에세이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떠나라'를 보면 갈치에 대한 부분도 있다. 


-갈치의 모양은 긴 칼과 같고 큰 놈은 8, 9자이다. 이빨은 단단하고 뻑뻑하다. 맛이 달고 물리면 독이 있다. 이른바 꼴치 종류이나 몸은 약간 납작하다. 낚을 때 이빨 조심은 필수. 여차하면 살을 벤다. 낚고 나면 미끼를 토해 네게 해야 한다. 이 녀석은 좀 독특하고 이동한다. 서서 헤엄을 친다. 꼬리 지느르미가 없는 탓에 등지느러미로 움직이기 때문- 


갈치를 보면 은빛의 색이 아름답다. 어떻든 접시 위에 오르면 맛있는 갈치일 뿐이다. 밥상을 중심으로 둘러앉아 갈치를 집중해서 발라먹는 저녁상이면 더 바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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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0-11-27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식과 함께 떠오르는 추억이 더 아늑한 것 같습니다.

교관 2020-11-28 12:11   좋아요 0 | URL
추억의 절반은 맛이라 했는데 정말 그러한 것 같습니다 ㅎㅎ
 

https://youtu.be/1mbijGRZEeo

역시 존 윌리암스, 슈퍼맨과 스타워즈의 음악으로 우리에겐 각인되어 있지만 캐빈의 음악도 역시 굿

1. 정확하게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매년 보게 되는 영화들이다. 영화도 있지만 드라마도 껴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울려 퍼지는 노래는 어떻든 참 좋다. 그리고 시즌 영화들을 다시 봐도 좋다. 역시 안 보면 섭섭한 영화는 '나 홀로 집에'다. 도대체 요즘은 왜 안 보여주는지 모르겠다. 언젠가부터 크리스마스이브와 크리스마스 당일에 티브이에서 하던 1, 2가 사라졌다. 매 년 욕을 하지만 서도 캐빈을 보지 않고서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보낼까. 하도 봐서 뻔하고 뻔하지만 아는 맛이 무서운 것처럼 뻔해서 재미있다. 이제는 조카와 이불을 덮고 발을 이불 밖으로 빼고 크림빵을 먹어가며 보게 된 영화다. 캐빈! 올해도 겨울이 다가왔고 어김없이 사고를 쳐줘!




https://youtu.be/TrapsoRcC3I

이 장면은 특히 명장면이다 ㅋㅋ

2. 아주 오래된 영화지만 그렘린 역시 재미있다. 시대를 풍미했던 피비 케이츠의 모습이나 인간을 닮은 그렘린의 좌충우돌 뉴욕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재미있다. 그렘린 역시 1, 2로 나왔다. 그렘린 2에서 흉측한 그렘린들이 건물에 떼로 몰려 음악에 맞추어 뉴욕, 뉴욕을 부른다. 아주 재미있고 인상적인 장면이다. 기즈모라는 전설 속의 아주 귀여운 녀석인데 물이 닿으면 자가 복제를 하는데 그것이 괴물이 된다. 귀여우면서도 공포를 주는 몬스터가 나온 영화의 시초가 아닌가 싶다. 티브이에서는 절대 보여주지 않으니 할 수 없이 겨울이 되면 찾아서 봐야 한다. 요즘의 영화에는 휴대전화가 온통 등장한다. 휴대전화 때문에 망하고 휴대전화 때문에 살기도 한다. 휴대전화가 없던 시대의 영화 속은 조마조마함이 더 했을지도 모른다. 




 https://youtu.be/uKwwpmC02IQ

예전에 김광진이 딸과 함께 부르기도 했다

3. 크리스마스 영화에 개인적으로 또 빠질 수 없는 '폴라 익스프레스'도 매년 겨울이 되면 외투를 꺼내 입듯 찾아서 본다. 폴라 익스프레스를 타는 순간 모험의 길로 접어든다. 폴라 익스프레스는 마치 어린 시절에는 동생의 몸과 나의 몸과 친구의 몸과 친구의 누나의 몸에 줄로 연결해서 우리는 이제 떨어지지 말자, 하며 기차처럼 동네의 골목골목을 다녔던 느낌이다. 어쩐지 폴라 익스프레스에 타고 있으면 무서운 곳으로 기차가 들어가도 그저 재미있고 흥미롭다. 호수를 지나 산속을 뚫고 북극성이 보이는 곳으로 쉬지 않고 달려간다. 그렇게 달리다가 한 번 멈추는데 사슴 떼들이 기찻길을 가로막고 있어서다. 폴라 익스프레스에는 몇몇 장면이 기억에 콱 박혀 있는데 그중 하나는 아이들이 기차 뒤칸에서 노래를 부를 때다. 크리스마스에 늘 들리던 종소리가 어느 날 들리지 않게 되었다.


폴라 익스프레스는 산타를 믿지 않는 의심쟁이 주인공이 폴라 익스프레스를 타고 모험을 겪은 후 산타를 믿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의심이 많을 때에는 벨 소리가 들리지 않았는데 산타를 믿음으로써 그 소리가 들린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주인공의 동생도, 친구들도 더 이상 벨 소리를 듣지 못하지만 주인공은 죽 듣게 된다는 이야기다. 믿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이 영화에서는 정말 중요한 것은 처음에 꺼려졌던 폴라 익스프레스에 탔다는 것이다. 그 모험을 겪지 않고서는 믿음이 생겨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집 안에서 집 밖으로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 나왔다는 것이, 설령 집 밖에서 아무것도 할 것이 없을지라도 집 밖으로 나와서 폴라 익스프레스에 올라타기 위해 발을 내밀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몇 살 때부터 산타를 믿지 않게 되었을까. 가물거리는 생각의 끈을 잡고 확 당겨보면 아주 어린 시절이었던 것 같다. 머리맡에 아버지가 산타 신발 같은 것을 놓고 가는 것을 봤다. 어른이 되면 대부분 산타를 믿지 않게 된다. 그것은 해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기우는 것처럼 불변의 진리 같은 것 같다. 하지만, 대부분이 그렇다. '대부분'이라는 말은 완전하지는 않다는 말이다. 분명 주위의 어른이라는 사람들은 산타를 믿지 않는다. 거의 대부분이 산타를 믿고 있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이다. 소위 몇몇 어른들은 거짓말처럼 아직도 산타의 존재를 믿고 있다. 그 사람들이 누굴까.


산타를 믿는 어른은 분명, 이 세계에 끼어서 살고 있다. 설령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그런 어른은 반드시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게 때문이다. 그렇다면 산타를 아직 믿고 있는 어른들이 누굴까. 생각해보면 아주 간단하다. 그건 바로 폴라 익스프레스를 만든 로버트 저메키스 같은 감독이 그런 사람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수염 난 어린이들이 완전한 아이로 돌아가게 만드는 마법 같은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아직 산타를 믿는 어른들은 많다. 아이들이 보는 만화를 만드는 어른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만드는 어른들, 아이들이 읽는 동화를 쓰는 어른들이 그렇다. 바로 수염 난 어린이들이다.


그 어른들은 아이보다 더 아이 같은 마음을 몸에 지니고 있기에 아이들이 눈물 콧물 쏙 빼가며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의 엄마 목소리는 로버트 저메키스의 아내인 레슬리 저메키스가 했다. 또 리더십이 강한 흑인 여자아이가 나오는데 노나 게이가 목소리를 했다. 노나 게이는 다들 잘 알겠지만 마빈 게이의 딸이다. 노나 게이는 영화배우인데 온전하게 드러난 영화는 없다. 매트릭스 시리즈에 출연을 한 것이 배우 생활의 전부다.


또 잘 알겠지만 마빈 게이의 죽음은 아직도 무성한 소문이 시달리고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싸움을 말리는 도중 아버지의 총에 맞아 죽음을 맞이했는데 그 총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버지에게 준 것이다. 마빈 게이 하면 무하마드 알리와 연결이 된다. 마빈 게이와 알리는 인종차별에 대적했다. 한 사람은 권투로 또 한 사람은 노래로 흑인 차별을 이야기했다. 마빈 게이는 노래가 너무 좋은데 마약 중독에 시달렸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는 등 에릭 클랩튼처럼 굴곡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마빈 게이의 노래가 얼마나 좋으면 찰리 푸스와 메간 트레이너가 ‘마빈 게이’를 불렀다. 노래 제목이 그냥 마빈 게이다. 마빈 게이처럼 사랑을 하자는 내용이다. 첫 가사에서 중의적인 표현을 썼다. 마치 쳇 베이커는 약하디 약한 사람이다, 같은 말처럼 멋지게 쓴 것 같다.


폴라 익스프레스 마지막 장면에 에어로 스미스의 스티브 타일러가 나와서 캐럴을 록으로 부른다. 역시 모두가 알겠지만 리브 타일러의 아버지가 스티브 타일러다. 리브 타일러는 청소년이 되기 직전까지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고 자라다가 티브이에 슈퍼밴드 에어로 스미스가 노래를 부르는데 스티브 타일러의 얼굴이, 특히 입이 자신과 너무 닮은 것이다. 그래서 우여곡절 끝에 내가 당신의 딸이야, 라며 스티브 타일러를 찾아가 말했고, 스티브 타일러는 받아들였다. 당시 팝스타는 자신의 아이인지 모를 아이가 수두룩 했고, 찾아오고, 아니라고 하고, 아무튼 난리도 아닌 시기였다. 그런데 악동 중의 악동인 스티브 타일러는 리브 타일러를 딸로 받아들였다. 중간에 이런저런 일들이 있지만 생략한다. 리브 타일러는 에어로 스미스 영광의 앨범 ‘겟 어 그립’의 뮤직비디오에 처음부터 죽 나오면서 서서히 배우의 길을 걷게 된다. 당시에 제일 잘 나가던 알라시아 실버스톤과 같이 뮤직비디오에 등장을 했는데 알라시아 실버스톤은 어쩐지 내리막길을 걸었다.


영화 속에 나오는 노라 게이, 스티브 타일러 역시 어른이지만 산타를 믿는 바보 같은 어른일지도 모른다. 전 세계 투어를 돌며 첫눈에 반해서 같이 보낸 여자의 딸이 내가 당신 딸이라며 달려들 때 이것저것 이해관계나 부당한 일을 당한다는 것도 멀리하면서 딸로 받아들이는 것도 그렇고, 노나 게이 역시 주인공 흑연 여자아이로 완전 빙의가 되어서 연기를 하는 것도 그렇고. 어른이 되면 모두가 산타를 믿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나는 비록 어린놈의 자식 주제에 산타를 멀리했지만 분명 아이 같은 마음을 가득 지니고 있는 어른들이 있다. 어른이 되어서도 산타를 믿는 사람들. 그들이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더불어 어른들의 마음도 촉촉하게 해 준다.





 https://youtu.be/Qs5Nfo1g3gc

역시 재미있고 크리스마스 느낌 물씬 나는

4. 왜 러브 액추얼리는 넣지 않느냐고 하는데 러브 액추얼리는 참 재미있는데 개인적으로 매년 챙겨보지는 않는다. 러브 액추얼리는 그야말로 영국 배우들에, 영국 사운드트랙의, 영국 소품- 요컨대 레인지로버, 재규어들로 가득한 영화다. 영국을 위한 영화인데 영화를 잘 들여다보면 또 그렇지 않은 장면도 있고 그것을 찾아내는 것도 재미있다. 샘으로 나왔던 토마스 생스터가 마의 호르몬 분출기를 잘 겪은 탓에 멋진 청년이 되었다. 나는 휴 그랜트를 참 좋아하는데 예전에는 휴 그랜트만의 오우, 오, 음, 하는 의성어 추임새 같은 것들을 영화를 보고 곧잘 따라 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휴 그랜트를 1이라도 닮았다는 말은 아니다. 휴는 영화 속에서 멋진 영국의 리더로 나온다. 위트 있고 엉뚱하고 신사적이고 골 때리는 수상으로 나온다. 휴 그랜트가 가슴이 뻥 뚫리는 대사를 영화에서 한다. 미국 대통령과 면담 후 기자회견장에서 그 장면이 나온다.


"관계란 단어는 많은 죄를 덮죠. 양국 관계는 악화됐습니다. (미국) 대통령께선 자국에 필요한 것만 취하려 들고 영국이 원하는 건(이때 나탈리를 쳐다보는 특유의 처진 휴 그랜트의 눈빛) 무시했어요. 영국은 작지만 위대한 나라입니다. 셰익스피어, 처칠, 비틀스, 숀 코네리(안타깝습니다), 해리포터도 있고 데이빗 베컴의 오른발 아니 왼발도 있구요. 위협하는 자는 친구가 아닙니다. 힘에는 힘입니다. 이젠 영국도 강해질 겁니다. 미국은 대비해야 될 겁니다"


이 대사를 듣고 있으니 차인표가 떠오른다. 차인표는 소설가이기도 하다. 벌써 장편 소설을 두 편이나 냈다. 나는 그 두 편을 다 읽었는데 글을 참 잘 쓴다. 한 편은 영화가 되기도 했다. 좋은 내용이지만 망했다. 차인표는 피어스 브러스넌 주연 007에서 북한 장교 역할이 들어왔을 때 과감히 출세의 길을 포기해버린 일화가 있었다. 나라를 움직이는 정부의 관료들이 하지 못한 일들을 영화배우들이 국민들의 소리를 대신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 배우들은 문화를 이루고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제 일선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영화는 정말 잘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러브 액츄얼리에는 멍하게 보이는 눈을 가진 영국 청년이 가방에 콘돔을 잔뜩 넣어 미국으로 여자를 만나러 가서 아메리카 여성 세 명을 만난다. 그중에 한 명은 엘리샤 커스버트다. 5분 남짓 나오는데 섹시함을 뽐낸다. 엘리샤보다 10배 섹시한 데니스 리차드도 나온다. 그때 사운드트랙으로 더 콜링의 Wherever You Go가 나온다. 더 콜링은 미국 밴드다. 이 노래는 유명했다. 좀 더 노래가 영화 속에 나와도 될 법 한데 영국 영화라 그런지 미국 노래가 아주 잠깐 나온다. 더 콜링은 서태지의 팬이다. 서태지의 ‘아침의 눈’을 기타를 치면서 한국어로 부른 영상으로도 유명했다.


영화 마지막에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독일 출신의 모델 ‘클라우디아 쉬퍼’도 나온다. 웨스트 라이프의 리메이크 노래 업타운 걸의 뮤비에서도 길쭉길쭉한 클라우디아 쉬퍼가 나온다. 영화는 마지막에 영화의 첫 장면인 히드로 공항을 보여준다. 그곳에서 영국 청년이 데리고 온 미국의 섹시한 여성들이 보인다. 이렇게 대중은 인종과 국경에 상관없이 서로 공유하며 소통을 하는데 정치인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사랑보다 더 큰 고통이 어디 있어요?라고 샘이 아빠인 니암 리슨에게 말한다. 이 대사를 들으면 '연애시대' 마지막 장면에서 은솔이가 한 대사가 생각난다. 세상에는 증오가 가득할 거 같지만 사랑이 곳곳에서 우리를 따뜻하게도 또 칼질하듯이 아프게도 한다. 증오보다는 사랑이 행불행을 동시에 전한다. 뜨거운 날에 따뜻한 영화를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https://youtu.be/oydv5GaqzTQ

이 오프닝 곡은 한국판 주제곡으로 한국어 복원을 하느라 유튜브 주인장이 엄청 고생했다고 한다

5. 매년 겨울에 챙겨보는 영화는, 이건 영화는 아니지만 '말괄량이 삐삐'다. 요즘도 티브에서 방영을 하는데 성우가 다 바뀌어서 전혀 삐삐, 토미, 아니카 같지 않다. 삐삐가 할머니가 되었던데. 말괄량이 삐삐가 탄생한 64년도에는 세계 모두가 일변하는 격동기라 자본주의가 각 나라에 파고들어 뼈를 썩어 가게 만들고 있었다. 어릴 때만 보면 몰랐을 삐삐는 자본주의를 타파하고 권력구조를 파괴하는 구세주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시인들이 역사는 진실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모두가 평등해지고 잘 먹고 잘 사는 나라가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정직하게 말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기만 할 뿐이라 시인들은 목숨을 걸고 펜으로 자본주의와 국가권력에 맞섰다. 마찬가지로 삐삐의 작가도 그런 사유를 했다. 그리고 마침내 로알드 달의 마틸다처럼 삐삐 롱스타킹이라는 신화적 인물을 탄생시켰다. 사랑스러운 삐삐, 정말 정말 좋아하는 삐삐. 말괄량이 삐삐는 현재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보고 나면 빠져들고 만다.


삐삐는 어느 날 빌라빌라클라 라는 큰 집으로 미스터 넬슨(원숭이)과 큰 말(이름이 생각 않남)과 함께 이사를 온다. 큰집을 동경하던 토미와 아니카가 그 집에 누군가 이사를 왔다는 소리를 듣고 가게 된다. 베개를 머리가 아닌 발로 베고 자고 온 집을 자유롭게 뛰어다니고 의자를 치우는 것도 집어서 저쪽으로 던지고. 토미와 아니카는 자신의 집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을 삐삐는 마음대로 자유롭게 하고 있었고 그 모습에 그만 삐삐를 사랑하게 된다.


삐삐 속에는 여러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이들은 전부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인물들이다. 삐삐를 끝까지 고아원에 데리고 가려는 리사 아줌마와 경찰 두 명. 크림이라는 키가 크고 마른 경찰과 크레인이라는 뚱뚱한 경찰 그리고 악당(이라 부르고 딱하고 귀엽기만 한) 두 명이 나오는데 역시 뚱뚱한 돈과 작고 마른 부릉이 나온다.


그들은 삐삐를 괴롭히거나 삐삐의 금화를 훔치려고 하지만 늘 삐삐에게 당하는데 삐삐는 그들에게 자비를 베푼다. 조금 억지 같지만 이런 모습은 만해 한용운이 님의 침묵에서 사유한 것처럼 우리나라를 침략한 일본이지만 사랑으로 대하면 그들도 우리에게 그렇게 인간 이하의 짓을 하지 못한다는 깊은 통찰이 있다.


삐삐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어른들의 세계, 자본주의에 저항을 한다. 토미와 아니카처럼 방학을 하고 싶어서 학교에 간 삐삐는 미스터 넬슨을 데리고 가서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소개해 주는데 선생님만 넬슨을 싫어하고 아이들은 좋아한다. 삐삐가 학교에 가자마자 하는 말이 위대한 플라톤에 대해서 배우러 왔다고 한다.


삐삐가 사유한 플라톤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만 더 길어지니까 그만 하고, 선생님의 질문이 이어진다. 

선생님: 오 더하기 칠은 얼마니? 

삐삐: 모르세요? 

선생님: 나야 알지 12잖니. 

삐삐: 다 아시면서 왜 물어요?

선생님: 토미는 사과가 7개 있고 동생은 9개가 있는데 합치면 몇 개가 되니?

삐삐: 아유 그걸 다 먹으면 배탈이 날걸요. 그걸 왜 다 먹어요?

삐삐는 그리고 선생님에게 다른 질문에도 왜 그걸 알고 싶어 하느냐고 묻는다. 조금 억지 같지만 권력에 대해 그 누구도 하지 못하던 말이지만 삐삐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시원하게 한다. 결국 삐삐는 갇힌 공간과 짜인 틀에 싫증을 내고 선생님에게 인사를 하고 나온다. 그러면서 위대한 플라톤의 배움을 받으러 다시 올 수 있으면 오겠다고 한다. 플라톤에 대해서 알아야겠지. 플라톤은 길어지니 역시 넘어간다.


모든 장면이 재미있지만 삐삐가 처음 토미와 아니카의 집에 초대되어 갔을 때 코를 파고 있으니 아니카의 엄마가 예쁜 숙녀는 코를 후비는 게 아니에요,라고 하니 삐삐가 “흐흐흐 그럼 예쁜 숙녀는 코를 후비고 싶을 때 어떻게 하나요?”라고 한다.


삐삐의 가장 큰 힘은 친화력이다. 적이고 아군이고 동물이고 식물이고 할 것 없이 모두에게 먼저 다가간다. 화엄경의 세계라 할 수 있는데 모두가 평등하고 그들도 삐삐에게 마음을 연다. 삐삐는 이상하고 틀에서 벗어나 자제가 안 되지만 결국 모두 삐삐에게 매료된다.


삐삐는 세상의 모든 것이 놀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대로 해버리고 만다. 실천.

많은 철학가들이 인간은 놀기 위해 태어난 것이라 하지만 하루를 견뎌내기만 할 뿐 사람들에게 여유는 사치가 되었다. 삐삐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놀고 싶을 만큼 놀라고.


삐삐는 어른이 되어 버린 우리가 바라고 상상하는 모든 것을 한다. 달리는 기차에 뛰어내리기, 절벽을 타고 내려오다가 토미와 아니카가 떨어지니까 절벽에 그대로 붙은 채 아이들을 천천히 한 손으로 잡은 줄을 내려 준다든가, 바퀴 없는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나무판자로 만든 비행기를 타고 비행을 하면서 화산을 통과하고, 침대로 만든 애드벌룬을 타고 여행을 하고, 접착제를 손발에 발라서 벽을 기어오르고, 통나무에 들어가서 강을 건너고, 해적들과 맞서 싸워 붙잡힌 아빠를 구해낸다. 이런 장면은 정말 미치도록 좋다.


마을에 겨울이 오고 빌라빌라클라에서 첫 크리스마스를 맞이한다. 삐삐는 빌라빌라클라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해 쿠키를 백만 개 굽는다. 그것도 아주 예쁘게. 늘 씩씩하고 용감하고 친화력 무장한 삐삐지만 사실 외롭다. 슈퍼파워를 지녔지만 삐삐는 어리다. 삐삐도 우리와 다를 바 없는 똑같은 사람이다. 외로움을 받아들여서 생활하고 있지만 크리스마스이브에 혼자인 삐삐는 너무 외롭다.


하늘나라에 있는 엄마에게도 거짓말을 한다. 나 친구들에게 선물 50개나 받았다고. 한 없이 우울하고 외로운 삐삐.


그때 토미와 아니카가 동네 친구들 모두를 데리고 빌라빌라클라에 온다. 이 모습이 참 가슴이 따뜻해지는 장면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삐삐를 위해 선물을 준다. 선물은 아이들이 모두 돈을 모아서 삐삐가 좋아하는 트럼펫을 선물로 사준다. 삐삐가 아이들에게 이거 너무 고마워서 어쩌지, 하니까 토미가 말한다.

너만 좋다면 우리도 좋아.




 https://youtu.be/cwdq1tNXbsM

6. 연애시대 마지막 장면, 유치원 생인 은솔이는 시무룩한 얼굴로 엄마에게 묻는다. 엄마? 사랑이 뭘까? 


연애시대는 매년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열 번은 본 것 같다. 커피프린스 1호 점도 그만큼은 보지 않았는데 연애시대는 겨울이 되면 한 번씩 찾아보게 된다. 연애시대는 소설을 먼저 읽었기 때문에 드라마는 원작을 따라오지 못할 거리는 편견이 있었는데 그걸 깨버렸다. 심지어 후에 일본판 연애시대를 봤는데 이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동진과 은호의 발끝도 따라오지 못했다. 연애시대가 원작보다 재미있고 좋았던 이유 중 큰 부분은 ‘연애시대 음악’이다. 그리고 이미 70%의 시나리오가 먼저 나와 있었다. 다른 드라마처럼 초를 다투며 시나리오를 쓰고 수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영화음악이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연애시대를 관통하고, 배경이 되고, 연애시대 곳곳에 흐르는 음악이 연애시대의 강점이었다.


연애시대의 모든 음악이 사랑스럽게 들리는 이유는 영화음악을 노영심이 맡았기 때문이다. 연애시대는 한지승 감독의 작품으로 당시 한지승과 노영심은 부부였다. 사랑하는 사이였고 그 분위기가 의도하든 의도지 않든 연애시대에 녹아내렸다.


한지승은 광고를 기가 막히게 연출하는 감독이었다. 광고를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처럼 세련되게 연출했다. 탑기어 코리아가 시즌 6의 영상을 한지승 감독이 맡았는데 이전의 영상보다 훨씬 세련된 영상이었다. 마치 분노의 질주를 보는 듯한 앵글로 시청자들을 미치게 만들었다. 바로 한지승이 연출을 맡았기 때문이었다. 정말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뮤직비디오에서 튀어나올 것 같은 슈퍼카들의 연출이었다.


피아니스트인 노영심의 노랫말을 보면 소소하면서 따뜻함이 오소소 내려앉은 무릎 담요 같다. 연애시대 모든 곡이 노영심의 곡으로 가사가 없는 곡들도 들어보면 잔잔한 호수의 물결 같다. 마음의 여린 부분을 건드리는,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데 그만 코끝이 시큰해지는, 그런 음악을 노영심은 만들었다.


그랬던 노영심과 한지승이 사랑을 하게 되고 결혼을 하여 으샤 하며 연애시대를 만들었다. 연애시대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도 ‘사랑이 뭘까?’로 시작해서 스텝들과 고 김주혁도 모두가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에 대해서 말을 하며 끝이 난다.


어른이 되면 어릴 때 꾸던 꿈이 사라지게 된다. 꿈이 사라지는 순간 우리는 하루를 살아가는 게 아니라 견디게 되고 어른이 되어 연애를 하면서 내일을 기대하고 꿈꾸게 된다.


이 모든 것을 잘 버무린 기분 좋은 ‘연애시대’였다. 이후 한지승과 노영심은 이혼을 했다. 각자 열심히 영화 만들고 음악 만들고, 그것 또한 각자가 원하는 사랑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겨울로 시작하여 봄으로 끝맺음을 하는 드라마 연애시대였다.




 https://youtu.be/HVsvRA3dc3s

7. 3D 애니메이션 에비니저 스크루지의 이야기 크리스마스 캐럴은 저메키스의 2004년 폴라 익스프레스 이후 베어울프를 거쳐 만들어진 영화다. 영화를 보면 정말 실사처럼 만들었다. 십 년 전임에도 불구하고 요즘 생떼를 쓰며 만들어진 상업영화보다 훨씬 잘 만들었고 또 좋다. 영화를 보다 보면 만화를 왜 실사처럼 만들까, 라는 의문도 든다.


입 모양이나 머리카락이나 손짓이나 옷자락의 휘날림 같은 것들이 인위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기술력의 발전을 확인하기 위함이 아니라면 만화를 이렇게까지 실사와 거의 흡사하게 만들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에비니저의 조카인 프레드가 나올 땐 그 눈빛이나 얼굴의 비틀림이나 특유의 목소리가 가지고 있는 부드러움이 누가 봐도 콜린 퍼스의 젊은 시절이잖아! 하게 된다.


이 영화가 나오기 전 스크루지의 이야기는 어릴 때 책으로 읽고 많은 버전의 영화를 스쳐봤지만 그저 흘러가는 시간 대하듯 했는데 이 영화가 나온 후부터는 역시 적극적으로 보게 되었다. 어떤 해에는 여름에 볼 때도 있다. 여름에 겨울 영화를 보는 건 차가운 열대어처럼 묘한 기분을 준다. 규칙이나 법칙으로 정해진 것도 아닌데 마땅히 그러한 것에서 좀 어긋나는 기분이 묘함을 증가시킨다. 요컨대 그램린을 여름에 선풍기를 틀어 놓고 본다든지.


스크루지는 늘 혼자다. 옆에 사랑하는 벨, 가족이 있었지만 모두 떠나갔다. 인간은 혼자서 무엇을 해야 할 때가 사실은 많은 것 같다. 책도 혼자 읽어야 하고 잠도 혼자 들어야 하고 글도 혼자 써야 한다. 밥도 혼자 먹는다. 같이 밥을 먹는다는 건 행위에 속하는 것이고 누군가 대신 밥을 먹어 줄 수는 없다. 대신 아플 수도, 아파줄 수도 없다. 어쩌면 결국 밥도 혼자 먹는 것에 속할 수 있다. 그러니 크리스마스이브에 옆에 누군가 같이 있다면 꼭 안아주자.


이 영화는 우리가 다 아는 스크루지의 이야기를 초현실이지만 극사실주의적으로 잘 만들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매년 보게 된다. 촌놈이 상경할 때마다 한강에 한 번 나가는 것과 비슷하다. 많은 스크루지의 영화가 있지만 짐 캐리의 스크루지가 가장 스크루지 같다. 이 스크루지가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찰스 디킨스의 탄생비화의 영화도 있다. 그 영화도 정말 재미있다. 디킨스가 어린 시절을 어떻게 보냈는지, 올리버 트위스트가 어떻게 탄생되었는지도 알 수 있고 무엇보다 스크루지 영감과 그 속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들이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볼 수 있는 영화 '찰스 디킨스의 비밀의 서재'도 겨울에 볼만한 영화다.




 https://youtu.be/Mm3ypbAbLJ8

8. 마지막으로 겨울이면 꼭 보게 되는 영화는 ‘오즈의 마법사’이다.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안 봤다면 그건 정말 지구인이 아니라고 까지 할 수밖에 없을 정도의 영화다. 오즈의 마법사는 제작사가 지금 보는 영화의 모습으로 만들기 위해 마음에 들기까지 감독을 7번 교체한 것으로 안다. 아직 무성영화가 판을 치고 있었고 흑백영화의 시대에 컬러, 바로 ‘색’으로 영화를 말하고 싶었던 제작사는 그렇게 지금 보는 영화가 되기까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감독을 갈아치웠던 걸로 안다.


영화에 대한 뒷 이야기는 정말 많은 영화가 오즈의 마법사가 아닌가 싶다. 예전 방구석 1열에서도 나왔지만 처음 양철 인간의 분장을 했던 배우는 얼굴에 바른 페인트 같은 것이 폐로 들어가 폐질환을 일으켜서 다른 배우로 교체되었고 하수아비를 하던 배우는 허수아비처럼 보여야 해서 얼굴에 바른 지푸라기 분장을 떼어낼 때는 얼굴이 찢어지기도 했다. 배우에 대한 배려가 1도 없었던 시대였다. 도로시를 따라다니던 귀여운 강아지 토토는 배우들보다 출연료가 더 많았다고 한다. 영화를 잘 보면 토토가 도로시가 마녀에게 붙잡혀 갔을 때 사자와 허수아비와 양철 인간을 찾아가서 도움을 청하고, 마법사 오즈의 속임수도 알아내는 등 중요한 연기를 해낸다. 이 토토를 보고 세기적인 그룹 '토토'의 이름이 토토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 영화는 이게 바로 컬러라는 거야!라는 걸 알릴 정도로 총 천연색의 컬러가 초반에 펼쳐진다. 현실은 세피아 톤으로 암울하고 힘들지만 오즈의 나라, 상상 속의 그곳은 아름답고 화려한 색으로 무장되어 있다. 그 당시에는 배우를 생각하지 않았다. 녹색 마녀인 엘파바의 분장도 독성이 강한 것으로 매일 했다고 한다. 무려 22주 동안 편집에 모든 인원이 매달렸다고 한다. 그때는 카메라를 들고 다닐 수 없는 고정식이라 모든 촬영을 실내에서 이루어졌다. 그래픽이 없었기에 특수효과를 만들어냈고 미니어처 기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30년대에 그렇게 해서 완벽에 가까운 영화를 만드려고 하나 얼마나 많은 시간과 인원이 충당되었을까.


그래서 전국에서 모집한 난쟁이들로 먼치킨 마을을 채웠는데 너무 힘들고 돈을 제대로 받지 못한 난쟁이 한 명이 목을 매달아 죽은 모습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장면도 있다. 그 장면은 후에는 편집이 되어 목 매달린 모습이 삭제되었는데 도로시 일행이 오즈를 만나러 가는 숲 속 저 끝에 그림자 형상으로 목을 매달고 있다. 그런데 자세하게 봐도 잘 보이지 않는다.


MGM에서 만든 영화로 영화 시작 전에 항상 사자가 크앙 하는 인트로가 있는데 ‘오즈의 마법사’ 이후 성공에 힘입어 영화 속 사자가 영화사의 인트로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영화는 디즈니사에 이기려고 작정하고 만들었으며 먹혀들었다. 덕분에 도로시의 두 번째 후보였던 주디 갈란드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지만 살이 안 찌게 하기 위해 하루에 담배 80개를 피우고, 갖은 약물과 성상납까지 하면서 망가졌다. 그 일을 부추긴 사람이 엄마였다. 영화 ‘주디’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주디 갈란드의 처절한 삶을.


주디 갈란드는 노래를 정말 잘 불렀지만 늘 혼자라는 생각에 우울했고 결국 40세가 조금 넘은 나이에 욕조에서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오즈의 마법사를 언제 처음 봤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집중해서 본 건 중학교 1학년 때였다. 겨울이었다. EBS에서 해줬는데 보고 말았다. 입을 벌리고 집중해서. 원숭이들이 도로시 일행을 잡아서 날아갈 때는 정말 무서웠다. 어쩐지 오즈의 마법사가 더 스펙터클 해지고 스케일이 거대해지고 엄청난 캐릭터의 확장이 된 버전이 ‘호빗: 뜻밖의 여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볼 때마다 든다.



지금까지 겨울에 볼 만한 뻔한 영화들을 소개했는데 누가 읽을까 싶다. (웃음) 쓰고 보니 너무 기네. 그냥 한 편씩 올릴 것 그랬나 싶기도 하다. 오늘부터는 찬 바람이 불고 완연한 겨울의 기분이 드는 날로 접어들었다. 그래서 편성해본 개인적으로 겨울만 되면 다시 보는 영화들을 소개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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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바닷가에 나와서 한 자리에 앉아 바다를 멍하게 바라본지도 십 년은 넘은 것 같다. 매일 이러지는 않는다. 너무 춥거나 더운 날이거나 비가 오거나 여기 뷰가 지겨울 때면 또 한 일 년은 다른 장소로 이동을 해서 아침의 바다를 바라본다. 어쨌거나 매일 바다에 나와서 오전에는 바다를 바라본다. 


바다는 늘 그대로인 것 같지만 해안의 풍경은 그동안 몸살을 앓고 지금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가장 날이 좋은 봄, 가을의 오전에 앉아 있으면 언제나 유치원생들이 삐약삐약 거리며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웃었는데 올해는 전혀 볼 수 없다. 코로나 시대에 맞서 싸워서 잘 해내고 있는 나라는 몇 나라 되지 않는다. 그중에 우리나라도 들어간다. 하지만 사회가 정해놓은 모든 것을 ‘선’이 아니라 ‘악’으로 보는 사람들은 어떤 신념에 의해 이탈하기 위한 마음을 가졌다. 여기 바다에 나오면 모두가 비슷한 마음이 될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바닷가에서 조깅을 하고 차오르는 숨을 느끼면 평소에 늘 숨을 쉬고 있었다는 것을 좀 더 깊이 있게 느끼게 된다. 어떤 이에게 바다는 회상으로, 어떤 이에게는 추억으로 또 어떤 이에게는 생채기로 다가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어떤 것으로의 귀결이든 바다에 오면 모두가 비슷한 자세로 비슷한 태도를 취하게 된다. 바다는 그러한 사람들을 보며 냉철한 차가움을 전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바닷가 밖에서는 전부 제각각의 모습으로 바다라는 하나의 매개체에 이끌려 이곳으로 온다. 제각각 바다로 와서 모두가 바다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낸다. 오해와 모순으로 얼룩진 삶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바다에 와서 그런 병약한 생각 따위는 하지 않고 태양을 쬐며 시원하고 짠내가 섞인 바람을 맞으며 바다의 정취에 취하기도 한다. 폭넓은 사회에서 복잡한 인간관계에 들어가게 되면 오해와 변명을 지속적으로 해야 하지만 바다에서는 해명 따위는 할 필요가 없다. 


단편적인 사랑에 슬퍼할 이유도 없고 증후군이나 나르시시즘이나 좌익이니 우익을 따지고 들지 않아도 된다. 바다는 그러한 힘을 지니고 있다. 그런 바다를 우리는 숨을 조용히 쉬며 쳐다본다. 어딘가를 바라보는 것을 지치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건 인생에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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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경이 '신문기자'로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 주연상을 거머쥐었을 때 전혀 예상을 하고 있지 못하다가 상을 받아서인지 수상소감이 일본에서 화제가 되었다. 일본의 대중은 한국인 심은경이 여우 주연상을 받는 것에 부담감이 없었다. 심은경의 수상소감에 대해서 다루는 방송의 진행자들도 근 몇 년 동안 가장 감동적인 수상소감이었다고 말했다.


심은경은 후에 카호와 함께 열연한 '블루 아워'로 또 한 번 일본의 대중을 놀라게 했다. 심은경이 일본에서 일본어로 영화에 임하는 것에 이제는 한국인도 일본인도, 그러니까 한일의 대중은 그것에 대해 옳지 못한 일이라거나 잘못된 일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심은경을 한 사람의 배우로, 영화 속 캐릭터로 받아들이고 있다.


심은경은 일본에서 일본 영화에 출연해서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 주연상을 타기까지 굉장한 노력을 했다. 우리는 심은경의 이력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하지만 심은경이라는 배우에 대해서 전혀 정보가 없는 일본인들에게 각인이 될 정도로 연기를 했다. 심은경은 한국에서의 무난한 성공을 뒤로하고 어째서 일본으로 가서 처음부터 다시 도전을 했을까. 무엇이 그토록 그녀를 성장하게 만들었을까. 어떻든 심은경은 성장하여 일본에서 영화배우로 인정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아이돌 그룹 중에 '로켓 펀치'가 있다. 블랙핑크를 블핑이들이라고 부르듯 로켓펀치도 로펀이들로 불린다. 로켓 펀치는 울림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회사는 주로 아이돌 위주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고 있다. 로켓펀치는 나온 지 얼마 안 되는 아이돌인데 인기가 좋다. 인기가 좋은 이유 중 가장 먼저 노래가 좋다. 짧은 기간에도 인기가 좋다는 말은 준비가 철저했다는 말이다.


로켓펀치에는 유일한 일본인 멤버 타카하시 쥬리가 있다. 타카하시 쥬리는 일본의 걸그룹 AKB48 출신이다. 그곳에서 무려 2011년부터 7년이나 활동을 했다. 게다가 그 안에서도 순위가 상위급이었다. 잘 나가던 일본의 아이돌 걸그룹 타카하시 쥬리는 쌓아 놓은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혹독한 케이팝 시장에 뛰어들었다. 언어나 노래 같은 문제로 불가능할 것 같았던 케이팝의 문을 열고 들어와서 당당하게 로켓펀치의 멤버로 한국에서도 사랑을 받고 있다.


타카하시 쥬리는 AKB48 출신으로 상위권 아이돌은 졸업 후 모든 것을 거머쥘 수 있는 길이 있는데 어째서 다 던져버리고 바늘구멍 같은 케이팝 시장으로 오게 되었을까. 무엇이 그녀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했을까.


타카하시 쥬리는 사실 노래를 잘 부른다. 그런데 일본에서 활동할 당시에는 그것 살려주지 못했다. 일본 아이돌은 친근감을 내세워 아저씨들과의 악수회 같은 직접 대면 서비스가 많다. 그 덕분에 회사는 자본을 많이 벌어들인다. 어떤 악수회에서 아저씨 팬이 올라와서 타카하시 쥬리 옆의 멤버에게 칼을 휘두른 사건이 있었다. 그만큼 일본 아이돌의 서비스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리고 연령대가 아주 어리다. 19살을 벗어나면 걸그룹을 졸업해야 하며 연예인이나 배우나 가고 싶은 길로 방향을 정해야 한다.


한창 노래를 불러야 할 나이 스무 살에 노래를 부를 수 없게 된 타카하시 쥬리는 케이 팝 시장에 도전을 한다. 한국의 아이돌은 십 대들의 동경이 된다. 아이돌의 몸짓 손짓 눈빛 하나까지 따라 하고 싶어 하고 팬이라는 개념이 일본과는 다르다. 일단 일본 아이돌은 현장마다 메이크업을 해주는 아티스트가 다르다. 그러니 각각의 얼굴을 살리는 화장을 하기 어려워서 대체로 비슷하게 보인다. 반면에 한국은 아티스트가 붙어서 어디든 따라다니며 아이돌의 얼굴이 잘 나오게 하기 위해 애쓴다. 별거 아닌 거 같지만 그 세계에서는 몹시 중요한 요소다.


타카하시 쥬리는 2018년 Mnet 프로듀스 48에 도전하여 케이팝 아이돌의 세계에 다시 진입을 시도한다. 노래와 춤, 정신력 모든 것을 바꾸어서 다시 도전을 해야 했다. 실력이 있었지만 기존의 자신을 버리고 전부 재장전을 해야 했다. 혹독하고 혹독한 연습을 하여 무대에 올랐지만 최종 탈락하고 만다. 눈물을 보이며 일본으로 돌아갔지만 이듬해 3월 AKB48에서 나와서 울림엔터테인먼트가 내민 손을 잡고 계약을 한다. 같은 해 로켓펀치로 데뷔한다.


하지만 만만치 않았다. 멤버 중에는 가장 나이가 많았고 한국말이 전혀 되지 않아 울며 보낸 밤이 많았다. 일본인은 혼자이며 한국어 발음은 정말 어려웠다. 눈뜨자마자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어로 노래를 불러야 했다. 노력 끝에 어눌하지만 한국어가 조금씩 늘고 노래 연습을 하면서 자신감을 조금 얻었을 때 복면가왕에서 제의가 들어왔다.


복면가왕에 나가면 망신을 당한다는 생각 이전에 어떤 말을 듣던지 도전을 해보자,라고 생각한 타카하시 쥬리는 한국어로 노래를 불러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못해낼 거라는 사람들의 생각을 떨쳐버리고 제대로 로켓펀치의 멤버로 한국 케이팝 가수가 된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대중은 누구랄 것 없이 타카하시 쥬리에게 응원을 보내고 있다.


심은경과 타카하시 쥬리는 분명 걷는 것도, 먹는 것도, 보고 말하는 것도 다르지만 대중문화를 통해 사람들을 이어주고 있다. 하루키의 ‘고양이를 버리다’ 소식이 기사에 떴을 때 일본 작가의 소식은 올리지 말라고 한 댓글을 보았다. 하루키는 그간의 소설 속에서 국가가 사과를 하는 것에 대해, 그리고 일본 침략이나 난징학살에 관한 부분을 계속 언급하고 있다. 국가가 잘못을 했을 때 상대 국가가 됐다고 할 때까지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우파 신문사에서 인터뷰까지 했다. 숲만 보고 나무는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안타깝다. 숲은 멀리서 보면 늘 아름답지만 나무들은 썩기도 하고 가지가 꺾이기도 하고 뿌리가 망가진 것도 있다.


노래와 영화는 일반인이 가장 밀접하게 접하는 문화의 최일선에 있다. 뮤지컬과 오페라는 노래와 영화, 모두를 다 가지고 사람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선사한다. 뮤지컬과 오페라의 다른 점이 있다면, 보통 뮤지컬 배우라고 부르고 오페라 가수라 부른다. 그 정도의 차이가 있다. 무엇이 앞에 있고 무엇이 뒤에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이 밀접하고 농후한 문화를 심은경과 타카하시 쥬리가 하고 있다. 아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심은경과 타카하시 쥬리는 어쩌면 한국과 일본의 미래 문화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문화, 예술은 그런 것이다. 이번에 조용하게 개막한 부국제에서도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일본의 731부대에 대해서 다룬 영화를 만들었다)의 영상 메시지를 보면 알겠지만 예술이라는 문화의 경계, 선은 정치를 넘어서고 국가를 넘어서고 이념을 넘어선다. 더불어 심은경과 타카하시 쥬리에게도 응원을 보낸다.



https://youtu.be/lJDkLtZWelU

심은경의 수상 소감



https://youtu.be/cViRH19eV14

복면가왕의 타카하시 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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