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라이어는 사기꾼 할아버지가 한 할머니의 등을 처먹으려고 하다가 더한 사기꾼 할머니에게 된통 당하는 영화다. 사기꾼 할아버지로 1대 매그니토로 나온 이안 맥켈런이, 더 한 사기꾼 할머니로 분노의 질주를 막아 버릴 수 있는 쇼의 엄마로 나온 헬렌 미렌이 연기했다. 뻔한 이야기를 연기력으로 커버한 영화였다. 그래서 나는 재미있게 봤다

영화와 별개의 이야기로 내일이 어버이 날인데 아이폰에 대고 시리를 불러 독도가 어느 나라 땅이냐고 물어본 사람? 한 번 해보면 한국땅이라고 한다. 그런데 일본어로 시리에게 ‘독도와 도쿠노코니노 어쩌고’하면서 물어보라. 그럼 시리가 뭐라고 대답할까

어버이 날은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는 법정기념일이다. 그렇다고 어린이 날처럼 공휴일은 아니다. 어른이라는 말은 ‘어르다’에서 파생한 말이다. ‘어르다’의 뜻이 무엇일까. 어르다의 뜻을 사실 대체로 잘 모른다

찾아보면 ‘어르다’의 첫째 뜻은 ‘어린아이를 달래거나 기쁘게 하여 주다’라는 뜻이다. 그러니 어른이라는 말은 아이들을 잘 보살피는 사람이다. 며칠 전 중국에서 4살 된 딸 리린을 계모가 얼마나 때리고 손톱으로 긁었는지 코뼈가 부러지고 뇌출혈까지 일으켰다. 사진을 보니 4살짜리 애를 사람의 모습이 아닌 것처럼 만들어놨다

요즘은 명절이라고 해서 일 년 중에 딱히 행복한 날도 아니며, 어린이 날은 부모가 진 빠지는 날이 되었고 어버이날에는 돈 나갈 생각에 공경하는 마음보다 친정과 시댁에 어떻게 배분해야 하는가, 또 생각을 해야 하는 날이기도 하다

슬슬 다가오면 기대하기보다 점점 준비해야 하는, 긴장을 타는 날이 무슨 무슨 날이다. 이렇게 지정해 놓은 날에 사고도 더 많이 터진다. 이미 상징처럼 되어버린 날이라 없앨 수는 없지만 경계가 모호해진 지금의 시대는 평일에 평범하게 잘 보내다가 생일이 있으니까 그때 적극적으로 축하해주면 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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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 치는 토르에서 인간병기로 돌아온 햄식이의 무지막지한 머슬 총기 리얼 액션 무비 '익스트랙션'. 햄식이는 이 영화에서 토르 때보다 더 한 살벌한 타격감의 액션을 보여준다


햄식이는 이 영화에서 근래에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근거리 총기 액션을 펼친다. 정말 살벌하게 총을 쏘아대고 처맞는다. 총 없이 몸으로 하는 액션도 거침없다. 카체이싱 액션은 테이크의 끊김 없이 한 번에 이어져서 실제처럼 보인다. 그러니까 다큐처럼 보인다


방글라데시의 빈민가 건물 사이에서의 추격신에서는 배경 음악이 없이 그대로 테이크를 이어가니까 정말 총격신이 있는 전시상황을 보여주는 다큐처럼 보인다. 넷플에서의 액션 영화는 마이클 베이보다 루소 감독들에게 손을 들어주고 싶다


잔인한 장면이 공포영화보다 없는데 잔인하다. 총격씬이나 액션씬의 타격 다음의 장면이 바로 머릿속에 떠오르니까 잔인하게 받아들여진다. 햄식이는 멋진 근육으로 또 유명하다. 햄식이가 영화에 이런 몸으로 나오기 위해 하루에 8시간씩 3번에 걸쳐서 운동을 한다고 한다. 물론 입금 후에 그렇다


하지만 햄식이는 다른 근육질의 배우들이 입금 전후가 굴곡이 심한데 비해 햄식이는 평소 파파라치에게 찍힌 사진을 봐도 비슷하게 유지를 하는 것 같다. 드웨이 존슨이나 햄식이가 운동을 할 때에는 그들도 죽을힘을 다해서 역기를 들기 때문에 입에서 타액이 물풍기처럼 튀어나온다


이 영화는 햄식이가 마약왕의 아이를 다른 마약왕의 소굴에서 데리고 나오는 이야기다. 햄식이는 토르처럼 멋진 타이틀로 쫄쫄이 슈퍼영웅들이 왕창 나오는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활약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온전히 햄식이의, 햄식이가, 햄식이를 위한 액션이 펼쳐진다


햄식이를 좋아하는 팬들이나 액션에 목마른 영화인들에게는 선물 같은 영화가 될 것 같다. 이 영화는 그냥 ‘액션’이기 때문이다. 묠니르를 들고 천둥을 빵 쳐서 우르르 해치우는 액션이 아니라 일대일 전투로 빌런들을 무너뜨리는 액션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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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예스터데이는 비틀즈의 노래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다. 그게 끝이다. 무려 비틀즈의 노래들을 왕창 갖다 쓰고 영화에 무슨 노래가 나왔지? 하게 되는 영화다

비틀즈의 노래를 광적으로 듣지는 않았고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앨범은 다른 좋은 노래들이 있는 앨범보다 ‘화이트 앨범’으로 그 앨범은 비치보이스의 ‘팻 사운드’를 떠올리게 된다. 팻 사운드의 해설서를 하루키가 번역했을 만큼 그는 팻 사운드 앨범을 사랑했는데 그때 당시 브라이언 윌슨에 대해서 “결국,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브라이언 윌슨의 음악이 내 마음을 두드린 것은 그가 ‘손이 닿지 않는 먼 장소’에 있는 것에 대해서 진지하고 열심히 노래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했다. 그것처럼 비틀즈의 화이트 앨범 역시 그렇다고 생각한다. 화이트 앨범은 백남준의 아트의 세계를 귀로 듣는 기분이다

이런 영화는 우리나라에서는 만들 수가 없다. 기타 하나를 들고 모든 앨범의 모든 곡을 전 국민이 미치도록 좋아하는 가수가 없기 때문이다. 비틀즈가 해체되고 멤버 반 이상이 죽은 후에도 그들의 인기는 오히려 더 높다. 2012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 폴 메카트니가 기타를 울러 매고 무대에 등장해서 ‘헤이 주드’를 불렀다. 그때 비틀즈의 노래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감동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 당시 폴이 부르는 헤이 주드를 실시간으로 1억 명이 시청했다

그리고 우리나라 새벽시간에 모든 여정을 마치고 런던올림픽의 폐막식을 했다. 잠 안 자고 꼬박 밤을 새워 실시간으로 시청을 했는데 마지막에 죽은 존 레논을 깨워 무대에 불러냈다. 퀸의 음악으로 전주를 알리고 ‘이메진’으로 이어지는 부분에서 경기장에 모인 사람들의 숨죽이는 탄성이 감격적이다. 그리고 리버풀 필하모니 교향악단과 어린이 합창단의 어마어마한 지원으로 첫 시작을 노래한다. 1절이 끝나갈 때 존 레논이 나타나며 노래를 이어간다. 존 레논은 하나의 음악적 상징이다. 단순히 영국을 대표하는 가수가 아니라 메시아적인 상징인 것이다. 폐막식의 피날레지만 굉장한 여운이 남는다. 보지 못한 사람들은 한 번 보면서 그 감동을 느껴보기 바람

그런 상징을 영화에서는 78세의 어부로 나타냈다는 게 뭔가 좀 짜증 난다? 허무하다? 열 챈다? 영화의 태도가 그렇다. 비틀즈를 이용해 한 번 거하게 돈을 벌어볼까, 하는 무례를 저질렀다. 게다가 밋밋하게 흘러가다가 비틀즈를 기억하는 두 명의 중년이 나타났을 때 못된 마음의 나는 이제 저 두 사람이 극을 왕창 뒤집는 역을 하겠지! 했는데 조카 크레파스 십팔 색 진달래 같은 전개라니. 협박이라도 하길 바란 나는 정말 나쁜 놈일까. 비틀즈의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전부 그런 좋은 마음씨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걸까. 그리고 주인공이 부모님 앞에서 렛 잇 비를 앞부분만 세 번 부르고 그냥 끝난다. 무려 렛 잇 비인데. 비틀즈 노래를 들고 와서 어째서 노래 한곡을 못 부르는 거지. 렛 잇 비를 그저 앞부분만 부르고 .

이건 마치 치핵, 치열, 치루가 한꺼번에 온 경우다. 3대 항문 질환이 그랜드슬램으로 온 경우랄 수 있다. 항문 피부 꼬리가 나았나 싶더니 곧바로 항문 가려움증, 그게 나으니까 직장 항문 통증이 왔다는 거다. 어떡하면 좋냐

암튼 이 영화는 그런 대단한, 단순히 대단하다고만 할 수 없는 비틀즈의 노래를 치트키처럼 왕창 갖다 쓰고 어어? 하다가 어,,,, 이렇게 끝나버린 영화였다

이 영화에서 볼 건 릴리 제임스밖에 없다. 릴리 제임스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예쁘게 나온다. 예쁘다기보다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랑스럽게 나온다. 그래서 멍하게 있기만 하는 주인공의 연기와 비교가 된다. 릴리 제임스는 좋은 영화에 많이 출연했지만 어쩌면 가장 인기가 없었던 좀비 영화에 나오면서 개인적인 인기는 제일 많이 얻은 것 같다. 그래서 이 영화는 릴리 제임스 밖에 볼 게 없다는 말이다

캐비어를 떡볶이에 넣어 휘휘 저어봐야 캐비어 맛이 날 리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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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찬이는 이번 어린이 날이 무척 기대된다. 아빠와 오중이 삼촌이랑 수족관에 가기로 했다. 하지만 작년처럼 어린이 날에 산부인과에서 전화가 와서 못 가는 일이 일어나지 않겠지. 의찬이는 전날 잠도 오지 않는다. 잠든 아빠에게 계속 내일 약속 지켜줄 거지?라고 묻는다. 아빠는 내일은 수족관에 꼭 가자며 의찬이를 끌어안고 재운다. 그래도 잠이 오지 않는 의찬이

다음 날. 다 같이 수족관으로 가려는데 산부인과에서 전화가 왔다. C.S 환자인데 급하다고 한다. 고개를 숙인 의찬이. 아빠는 세 시간, 아니 두 시간만 수술하고 오겠다고 한다. 그동안 오중이 삼촌이랑 있어라고 한다. 의찬이는 아빠의 직업을 알기에 두 시간 있다고 꼭 오라고 한다. 아빠가 나가고 오중이 삼촌이 의찬이와 같이 놀아주려는데 방송국에서 전화가 온다

또다시 고개를 숙이는 의찬이. 오중이 삼촌은 아빠가 2시간 있으면 오니까 같이 수족관에 먼저 가 있으라고 한다. 오중이 삼촌은 일 마치면 바로 수족관으로 갈 테니까 거기서 만나서 재미있게 놀자고 한다. 의찬이는 응, 알았다고 하고 오중이 삼촌은 방송국으로 일하러 간다

점심시간이 지나 배가 고픈 의찬이는 밥통을 열어 보지만 밥은 하나도 없다. 냉장고를 열어 먹다 남은 식빵을 먹으며 정배에게 전화를 한다. 정배는 대공원에 놀러 가고 없다고 했다. 의찬이는 할 수 없이 장난감 총을 들고 집을 나선다. 빌라 계단에 앉아서 보니 모든 어린이들이 엄마와 아빠와 행복하게 다니고 있다. 왜 나만 어린이 날에 이렇게 우울하고 불행한 걸까

아빠는 수술을 마치고 집으로 오려는데 표 간호사가 헐레벌떡 와서 또다시 급한 수술이 있다며 데리고 간다. 오중이 삼촌은 각본을 하나 쓰고 의찬이에게 가려는데 방송국 선배가 하나 다시 쓰자고 한다. 오중이 삼촌은 아니, 이제 가봐야 할 것 같다고 하니 선배는 자신은 딸도 있는데 이렇게 나와서 일하고 있다, 너는 자식도 없는데 왜 그러냐고 한다. 오중이 삼촌은 할 수 없이 또 일을 한다. 시간이 흘러 밤이 되었다

집으로 들어온 아빠는 의찬아, 의찬아! 부른다. 그때 바로 뒤 따라 들어온 오중이 삼촌. 아빠는 의찬이와 같이 안 있느냐고 묻고 오중이는 나 지금까지 일하고 왔다고 한다. 그때 냉장고 앞에 버려진 쓰레기 봉지처럼 잠든 의찬이

아빠는 의찬이를 안고 깨운다. 의찬이는 지금 몇 시냐고 묻고 밤이라는 걸 알고 시무룩하다. 아빠는 의찬이가 좋아하는 장난감 사 왔다고 하며 의찬이를 달랜다. 하지만 서러움에 복받친 의찬이는 그만 눈물을 보이고 만다. 그리고 엄마에게 가고 싶다고 말한다. 나 아빠랑 있기 싫어! 엄마에게 갈 거야. 의찬이는 엉엉 울면서 엄마가 보고 싶다고 말하고 아빠는 끝내 화를 내며 의찬이를 때린다. 그래 엄마에게 가! 아빠도 너 같은 거 필요 없어!라고 하고 의찬이는 아빠가 밉다며 방으로 들어간다

순풍산부인과 이번 편에서 의찬이는 정말 연기를 잘한다. 정극처럼 연기를 해서 의찬이의 눈물에 빠져들었다. 우리는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버는데 정작 내가 지켜야 할 사람들을 위해 시간을 쓰지 못한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친절하면 되는데 처음 보는 사람이나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에는 친절하면서 소중한 사람들에게는 불친절하다. 인간의 삶을 한 단어로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참 모순으로 살고 있고 그걸 알면서도 잘 바꾸지 않는 것 같다

이후 의찬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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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3을 보면 애단 헌트는 에클랜과 함께 요원들 모두가 반대했던 바티칸으로 들어가기 위해 작전을 수행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에이치엘 택배 회사의 트럭이 고장 난 것처럼 길을 막고 그 틈을 타 담벼락을 타고 바티칸으로 침투한다

영화에서 길을 막아선 트럭을 향해 뒤에 멈춰 선 차들이 경적을 울리고 소리를 지른다. 그런데 되려 에클랜이 차가 고장이 난 것이지! 내가 고장이 난 것이냐! 차가 이런 것이 내 탓이냐! 라며 소리를 친다. 이 부분을 보면 하루키의 에세이 ‘먼 북소리’가 떠오른다

먼 북소리는 하루키의 다른 에세이에 비해 진중해 보인다. 단추 한 두 개를 풀어놓고 볕 좋은 덱체어에 앉아서 키득키득 거리며 읽는 다른 에세이와는 조금은 다르다. 그건 아마도 하루키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와 ‘노르웨이 숲’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하루키 식, 하루키 만의 소설인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집필하기 위해 춥고 외로운 크레타 섬, 더 안으로 기어 들어가 오들오들 떨며 집필하면서 겪은 느낌을 쓴 에세이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로마 사람들의, 일종의 천부적인 느긋함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부분은 재미있다. 요컨대 호텔에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아도 세월아 네월아 한다든가, 우체국에서 우편 한 번 받아보려면 이러쿵저러쿵하는 일이나 로마의 빽빽한 주차공간에 차를 밀어 넣으며 앞뒤로 차를 쿵쿵 박아도 자동차의 범퍼는 이러려고 있는 거지, 하며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하는 일화들. 그리고 한 여성이 낑낑 거리며 복잡한 주차공간에 차를 밀어 넣으면 주위에서 재미있는 영화를 보는 것처럼 사람들이 하는 일을 멈추고 무언의 파이팅을 외치며 마침내 주차를 하면 모두가 오 해냈군, 같은 박수를 친다

로마 사람들의 천부적인 느긋함은 로마에 여행을 온 다른 나라 사람들을 당황케 하기도 하고 꽤 흥미로운 모습으로 비치기도 한다. 도로 한 복판에서 자동차가 퍼져도 그건 운전자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아주 당당하다. 곧 수리하는 정비차가 올 것이다. 그러니 나의 잘못이 아니니 돌아가던지 기다려라. 이럴 뿐이다. 여기서 말하는 ‘곧’은 몇 분일지 몇 시간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런 모습은 로마의 80년대 초중반의 이야기다. 현재는 아마도 로마의 사람들도 다를 것이다. 그래도 각 나라의 국민이 가지고 있는 국민성이나 살고 있는 지역의 도민성은 유전자처럼 사람들의 세포에 들러붙어 끈질기게 이어져 내려온다

미션 임파서블 3에서도 로마인들이 가진 그런 느긋함 덕분에 에단과 에클린은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여기서 트럭이 아니라면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의식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도로를 운전하고 다니면 포터가 가장 많이 눈에 띈다. 반대편 차로에서 오는 차들 사이사이에 빠지지 않고 돌진해오는 포터는 끊이지 않고 꼭 있다. 트럭의 용량 때문에 크고 작고, 차종은 다양하지만 아주 큰 트럭을 제외하고 통틀어 포터라고 부른다면 단연 도로에 포터가 가장 많다

포터를 보는 재미가 이상하지만 솔솔 하다. 포터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 형태가 있지만 실은 다양하다. 먼저 택배로 인해 택배 회사의 고유한 모습을 지닌 포터가 있다. 로젠, 씨제이. 우체국 택배 트럭들은 자기들만의 식별이 확고하다. 어떤 날은 도로에 각각 다른 포터가 각각 다른 컬러로 각각 다른 운전수(당연하지만)가 운전을 하며 일렬로 맹렬히 지나가는 장면을 보기도 한다

한 해에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가 포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택배회사의 포터뿐 아니라 식재료를 싣거나 편의점에 식품을 넣는 차 역시 포터다. 공기구를 싣고 다니며 도로의 관급공사 현장을 오고 가는 차도 포터이며 소를 싣고 다니는 차 역시 포터다. 도로에 끊이지 않고 크고 작은 포터가 다니는데 휴일에는 그 숫자가 줄어든다

그러니 포터가 많이 보이면 한국 사회의 경제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포터가 가장 많이 팔린다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회구조가 빈익빈 부익부의 차이가 분명해지면서 그럴수록 포터는 더 많이 도로에 보이게 된다. 자가용보다 인기가 덜 할 것 같은 포터는 가장 인기가 많은 차이며 포터가 인기가 많을수록 어쩐지 박수를 칠 수만은 없다

요즘의 포터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예전의 포터는 후진을 하면 ‘엘리제를 위하여’가 나왔다. 베토벤의 바가텔 A단조인 이 곡은 일명 ‘엘리제를 위하여’로 알려졌고 포터가 후진을 하면 가장 유명한 부분인 라라라라 라라 라라라 하는 음이 나온다. 포터 열 대가 한 번에 뒤로 후진을 죽 하면 ‘엘리제를 위하여’가 단체로 나올 것이다. 멋있을 것 같다. 포터들이 달라 보일 것 같다. 엘리제를 위하여를 집중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들으면 아주 좋은 곡이다. 그러고 보면 포터는 이렇게 우아한 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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