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서의 노래 겨울비가 어울리는 날의 연속이다. 김종서의 솔로곡 이전에 시나위 4집에서 먼저 부른 겨울비 버전이 어울리는 날이다. 솔로곡보다 덜 다듬어져서 투박하고 좀 더 록스타일이다. 우울한 하늘과 구름의 가사처럼 그런 날을 비집고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있었다

 

시상자로 나온 산드라 블록과 수상자였던 르네 젤위거는 살을 얼마나 뺐는지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 르네 젤위거는 수상자로 거명이 되고 일어나는 것도 시간차가 있었고 무대에 오르려 할 때 남자배우(누군지 모르겠음)가 잡아주려고 했는데 손짓으로 ‘내가 할 수 있어‘라는 느낌의 손짓을 했다

 

주디 갈란드를 연기하느라 살을 왕창 빼고 그걸 유지하느라 이것저것 먹고 싶은 걸 먹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주디 갈란드는 불운의 여배우였다. 기획사에서 소속 배우들을 관리하는 시스템의 1호격인 사람이 주디 갈란드였다. 오즈의 마법사 이후 떠 버린 그녀에게, 소속사는 아직 미성년자인 그녀에게 살이 잘 찐다는 이유로 잠을 재우지 않고 잠을 재우지 않기 위해 담배를 한꺼번에 여러 대 피우게 했으며 소속사 사람들과의 식사 때에도 다른 사람들의 접시위에 고기가 있었던 반면에 풀밖에 없는 자신의 접시를 보며 식사를 해야 했다

 

아마 주디 갈란드의 어머니까지 합세해서 성노예 같은 일에 휘말리기도 했던 걸로 안다. 사회자인 릭키 제바이스가 시상자인 산드라 블록을 소개하면서 버드박스는 장님척 연기를 해야 살아남는다, 그러면서 릭키는 ‘와인스타인‘ 앞에서도 그래야 한다.라고 했다. 와인스타인은 할리우드 거물 프로듀서로 여배우들을 많이도 찝쩍거렸다. 그걸 아주 잘 빗대에서 공개적인 석상에서 말했다. 이런 말은 할리우드 안에서 의미가 크다고 보는데

 

그때, 할리우드 미투 운동이 터졌을 때 장님처럼 가만히 있었던 남자배우들도 많았다. 알면서 이런저런 이해관계 때문에 눈감고 있어야만 했다고 하는 배우들. 전세계인들에게 주목을 받고 사랑받는 남자배우들이다. 누구누구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냥 넘어가는 걸로

 

레이첼 와이즈는 굉장히 날씬한 모습은 아니지만 아주 예뻤다. 레이첼이 나오면 카메라는 007인 다니엘크레이그를 한 번 비춘다. 두 사람은 부부이기에 .

 

테런 에저트의 수상소감 해석을 왜 잘 안 해주는지 모르겠다. 영어를 몰라서 나불나불 길게 말하는 소감을 다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이왕 방송해주는 거. 테런 에저트는 소감에서 자신의 노래를 끝까지 들어준 감독이나 관계자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엘튼 존의 노래를 전부 테런이 직접 불렀다. 보헤미안 렙소디보다 재미있었다고 이전의 리뷰에서 한 번 썼던 적이 있었다. 엘튼 존이 제작을 하면서 모든 부분을 디테일하게 영화에 녹여내서 그런지 엘튼 존이라는 한 인간에 대해서 프레드 머큐리보다 더 다가간 것은 정말 좋았다

 

브레트 피트가 조연상을 탔다. 상을 탄 영화도 좋았지만 1초 나왔던, 데드풀 2에서 하늘에서 떨어져 전기에 감전되어서 죽으면서 1초 나왔는데 조연상 탈 만 했다. 그때 1000달러의 출연료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스타벅스에서 레이놀즈가 직접 커피 한 잔을 서빙하는 조건이 있었는데 레이놀즈가 오케이 했다는 것

 

짧지만 강한 소감을 남긴 1917의 샘 멘데스와 호아킨 피닉스의 소감은 몹시 멋지다고 생각을 한다. 시상식에 모인 사람들은 서로 대립하거나 싸우는 관계가 아니다. 이런 시상식은 홍보용 티브이 쇼에 불과하다. 그러면서 전용기를 타고 다니는 배우들을 비꼬기도 했고 호주의 대형산불 피해를 도와줘야 한다는 말도 했다

 

상을 수상해서 기분이 좋지만 깔껀까고 할 말을 하는 그들의 문화는 어쩔 수 없이 부럽다. 이번에 김구라도 시상식에서 쿡 찌르는 말을 한 것 같은데. 그리고 한국의 자랑인 봉준호의 수상은 워낙에 많은 곳에서 언급하니 넘어가는 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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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동화 한 편을 실사로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영화 안에도 동화가 등장하는데 그 동화 한 편을 그대로 실사로 만들고 싶어 만든 영화가 이 영화 ‘감쪽같은 그녀’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하여, 이 영화를 동화라고 생각하고 보면 어색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걷히면서 괜찮아 보인다

 

이 영화는 프란다스의 개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드는 영화다. 비극에 비극이, 거기에 또 비극의 비극이 삶을 전부 덮친다. 희망이라고는 1도 보이지 않는 공주는 불행이 몸을 점점 덮치는 아직 아기인 동생 진주를 업고 희망에서 완전히 멀어진 할머니 말순의 집에서 같이 살게 된다. 희망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는 불쌍하고 불행한 공주의 가족은 어김없이 프란다스의 개가 떠오른다

 

동화였는데 불편하고 불안했던 프란다스의 개는 결국 불안했던 네로와 파트라슈를 불행하게 하고 만다. 그래서 프란다스의 개를 읽었던 아이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어쩌면 요술공주 밍키가 마법의 힘을 잃고 아이를 구해주다 트럭에 치여 죽었을 때 밍키의 영정사진 장면을 보고 전국의 아이들이 충격을 받은 것과 흡사하다. 밍키가 죽어서 충격을 받은 사람은 아이들뿐만이 아니었다. 엄마들도 충격을 받아서 방송국의 전화를 불이 나게 한 적도 있었다

 

영화는 그렇게 불행한 공주의 이야기가 죽 이어진다. 그리고 클리셰처럼 씩씩하고 용감하게 그 불행을 뚫고 나간다. 이렇게 영화 마지막까지 이어진다면 클리셰로 점철된 영화였을 뻔했는데 프란다스의 개와 다른 점이 있다. 불행한 공주의 가족을 제외한 이웃 모두가 공주의 가족에게 친절하고 착한 천사들이다

 

그들은 공주의 가족이 진심으로 불행에서 벗어나기를 바라고 있다. 그들 역시 가진 것이 없는 가난한 자들이지만 자신들의 가진 것 안에서 어떻게든 공주를 도와준다

 

공주의 같은 반 친구들도, 공주를 미워하던 여자애도, 진주를 진찰해주던 의사부부도, 식육점 부부도, 담임선생님과 복지사 동광삼촌도 모두가 날개만 없지 천사들이다. 이들이 클리셰를 이상한 방법으로 부셔버렸다

 

말순의 치매는 와타나베 켄의 ‘내일의 기억’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나문희의 그 멍한 눈빛에서 치매에 서서히 잠식되는 자신을 어쩔 수 없어 하는 연기가 깊어서 놀랐다. 영화는 해피엔딩이다. 치욕스럽지만 더러운 삶에 악착같이 매달리면 해피할 수 있는 동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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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장난감(이라고 뭉뚱그려 말하긴 뭣 하지만)이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다. 사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들고 빨고 핥고 던지는 장난감을 누가 만들까 하고 생각해보면 모든 장난감은 어른들이 만든다. 정확하게는 아이들의 마음을 지니고 있는 어른들이 만드는 것이다

 

키덜트라고 부르는 어른들이 아이들을 관찰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만들기 위해 옷을 갖춰 입고 타 회사 사람들과 회의를 하고 시장조사를 하고 공장을 세워 장난감을 만든다. 어찌 생각하면 참 기묘한 일이다

 

어떤 영화가 나오고 인기를 얻으면 그 장면 하나하나를 만들어내는 주인공들은 대부분 피규어가 제작이 되어 세상에 나온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물밑작업(중고거래)이 이루어지며 값어치가 천정부지로 오르거나 하는 일이 발생한다

 

피규어 세계는 확장되고 확장되어서 지금은 어마어마하다. 손재주가 뛰어난 숨은 고수들은 피규어로 유명한 회사에서 출품하지 않는 캐릭터를 직접 만든 커스텀 제품으로 세상에서 하나 뿐인 캐릭터를 만들어서 사람들을 유혹한다. 요컨대 올드보이의 최민식을 만든 러시아? 작가는 4년에 걸쳐 만든 그 작품을 천만 원에 팔기도 했다

 

피규어회사는 많이 있는데 미세한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섬세하게 표현해서 고가임에도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은 사이드 쇼가 있다. 이 회사는 스테츄(가동이 없는) 피규어를 만드는 회사로 특징은 마블이나 디시코믹스 이외에 많은 영화의 주인공들을 피규어로 만들어내고 있다

 

가장 인기가 좋은 회사인 핫토이 제품들은 구체관절, 가동성이 좋다. 대부분 마블의 캐릭터와 디시코믹스의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아이언맨의 시리즈가 인기가 좋다. 마크1부터 마크85까지 다양하게 만들어내고 있으며 보통 45만원에서 70만원 사이다

 

아이언맨을 위주로 만들어 내는 킹아츠의 제품은 백만 원이 넘어가는 제품이 많은데 영화에서 휙 지나쳐 간 아이언슈트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전부 표현을 해서 마니아들은 좋아하는 것 같다. 특히 헐크 버스터 속에 아이언맨을 집어넣을 수 있어서 열광을 하는 것 같다

 

피규어를 좋아하는 키덜트들의 특징이라면 데미지 버전을 멀쩡한 버전보다 더 좋아한다는 것이다. 아이언맨 마크 3을 착용하고 전투 중에 깨지고 발리고 터진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하는 피규어는 혼을 빼 놓는다. 깨진 슈트 사이로 보이는 전선과 부품들이 실재하는 것처럼 존재해있다

 

아마도 그레이트 마징가나 마징가 제트의 데미지 입은 버전을 좋아하는 이유는, 힘에 겨워하는 마징가의 모습이 마치 어른이 되어 버린 키덜트들의 모습과 닮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마냥 아이로 남아있고 싶은데 어른이 되어 버려서 그럴 수 없는, 깨지고 닳고 매일이 힘든 어른들의 모습을 대신 해주는 것 같아서 좋아할지도 모른다

 

나는 마니아는 아니지만 피규어를 좋아하는 취미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 술을 좋아하면 남는 게 없지만 피규어는 중고거래로 나중에 구입한 돈보다 더 비싸게 판매도 가능하고, 영화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니까 영화의 이야기도 할 수 있고, 영화와 피규어를 좋아하다보니 아예 이쪽 일에 뛰어든 사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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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호러영화를 봤다. 한 시간 반 중에 40분을 체기 있게 답답하게 흘러간다. 오컬트는 좀비물이나 뱀파이어물과는 다르게 장면의 점프스퀘어로 공포를 주지 않는다. 스토리가 보는 사람을 야금야금 갉아 먹어야 거대한 오컬트적 공포에 빠져들 수 있다. 유전이 그랬고, 미드소마는 고요하게 흐르지만 답답함이 없다. 오히려 찬란한 대낮의 여유로움이 주는 긴장이 보는 내내 흐른다. 곡성도 답답함이란 없다

 

이 영화는 막냇동생이 할머니이고 아버지의 학대 속에 아이를 잉태하고 바로 밑의 동생이 그런 아버지를 두둔해서 큰 언니가 감옥에 가서 8년을 살다 나오고, 그 과정을 악마를 통해 서로 알게 되어서 자살을 꾀하고 썸띵썸띵

 

이런 근친상간에 대한 망가짐은 악마가 아니더라도 스릴러 장르로 했으면 더 나을 수 있었다. 요컨대 감옥에서 큰 언니를 담당하던 정신과 의시가 그런 비밀을 서로에게 하나씩 풀어 놓음으로써 악마가 아닌 서로가 인간 악마가 되어 칼부림을 하면 화면으로 더 보기에 빠져드는 스릴러가 되지 않았을까

 

이런 문제를 다 치우고라도 답답하다. 여러 종류의 답답함이 있는데 고구마를 먹고 소화제를 먹었음에도 체기가 더 올라오는 답답이다. 이 영화에서 악마로 빙의한 저 꼬마아이가 없었다면 어쩔뻔봤냐

 

영화에서 벗어난 이야기지만 먹기 편하고 맛있어서 김밥을 왕왕 사먹는다. 김밥이 김밥전문점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 오래 되지 않았다. 김밥은 어릴 때 소풍 갈 때에나 집에서 새벽부터 분주하게 준비를 해야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김밥은 손이 많이 간다. 들어가는 속 재료를 미리 기름에 익히고 모양을 잡아 놔야한다. 그래야 김밥을 돌돌 말때 그 속에서 잘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소풍이 아니면 거의 맛 볼 수 없는 음식이기에 김밥을 먹을 수 있는 소풍이 기다려지는 날이었다

 

김밥이 맛있는 이유는 가끔 먹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명절에도 김밥은 먹을 수 없고 크리스마스라고 해서 김밥을 먹을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소풍이나 생일이 되어야만 먹을 수 있었기에 김밥은 맛있는 음식이었다

 

김밥이 근래에 답답한 음식이 되었다. 어디서든, 자주 사먹을 수 있는 김밥은 더 이상 맛있는 음식보다는 답답한 음식에 가까워졌다. 싸먹었는 김밥에서 사먹는 김밥에는 어떤 무엇이 있다. 그 무엇이 무엇이냐고 물어도 잘 설명 할 수는 없지만 소풍가서 솔밭에 앉아 김밥을 먹다 떨어트리면 김밥에 묻은 솔잎을 털어내며 먹었던 김밥은 지금은 없다

 

그럼에도 김밥을 왕왕 사먹는 건 김밥은 변했어도 김밥을 먹는 행위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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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일단 재미있다.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에 흠뻑 빠져서 헤어 나올 수 없고 공포영화 만큼 무서운 장면도 많다. 화면 전체적으로 깔린 독일의 스산하고 겁이 나는 겨울의 배경 또한 장대하다. 정말 스릴러 추리 소설을 읽는 기분이 드는 영화였다. 영화는 독일영화로 독일의 사이코스릴러의 제왕이라 불리는 ‘제바스티안 피체크’의 소설을 영화로 옮겨 놓은 것이다. 영화를 보고나면 소설을 읽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든다

 

분명 소설을 읽으면 욕을 하면서 읽을 것이다. 욕을 한다는 건 예전에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를 읽을 때 그랬는데 등장인물이 너무 많고 이름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작가이름부터 길다. 넬레 노이하우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이 길기도 길고 많기도 많아서 읽으면서 욕이 절로 튀어 나온다. 영화 속 등장인물은 그렇게 많은 건 아니지만

 

등장인물이 많아도 욕을 하지 않고도 읽어지는 ‘눈 먼 자들의 도시’같은 소설도 있지만 영화의 원작인 ‘차단’은 아마도 그럴 것이다. 욕을 하면서 책을 놓지 못하면서 읽을 것 같다. 피체크는 독일의 천재 법의학자 초코스와 함께 이 소설을 적었다. 그리하여 영화 속에 해부장면과 사후 경직 같은 법 전문지식도 같이 나온다. 아마도 장면은 꽤 징그러울 것이다. 막 파헤치니까

 

위아래 턱이 사라진 괴물 같은 여성의 시체의 머리 속 뇌, 저 안에서 볼펜심만한 캡슐이 나오고 그 안에는 딸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를 주인공은 발견한다. 딸을 찾으려면 변태성욕자 사이코패스 살인마가 내는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

 

근래에 본 독일 영화 두 편은 모두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전에 본 ‘심판’의 접근방식이 다큐에 가까운 현실의 영화라면 ‘컷 오프’는 소설에 가까운 현실의 영화에 가깝다. 이 영화도 변태성욕자에게 강간을 당한 딸이 자살을 했는데 판사는 범인에게 3년의 징역을 선고하고 갱생의 기회를 준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도 않고 받아들이지도 못한다. 이런 문제를 소설적으로 잘 다뤘다. 그런 것 같다

 

온통 독일어에 긴 이름에 헬고란트 같은 지명이 난무하지만 재미와 사회문제와 심리와 스릴러를 잘 버무린 아주 흥미로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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