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 아스트라를 보면서 브래드 피트의 눈동자는 지구가 아닌가, 그리고 영화 속 아버지인 토미 리 존스의 눈동자는 우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독하고 한 없이 떠도는 존재가 될 수밖에 없는 우주에서 인간의 낙관적인 세포는 점점 소멸해가는 것 같다. 토미 리 존스의 눈동자는 광대하고 넓고 끝을 알 수 없는 고독한 우주를 닮았다

 

 

그에 비해 브래드 피트의 눈동자는 전 우주의 고독이 주는 욕망보다 내가 잡을 수 있는 행복이 있는 지구를 닮았다. 중력이 끌어당기고 안간힘을 써야만 움직일 수 있는 지구가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저항 없이 유영을 할 수 있는 멋진 우주보다 아름답고 살만하다는 것을 기이하게도 마지막 장면 브래드 피트의 눈동자가 말을 하는 것만 같다

 

 

제목의 뜻을 찾아보니 ‘별까지”라는 말인데 뜻은 “어려움을 뚫고 별까지”다. 여기서의 어려움은 현재 우리 인간생활전반에 깔린 어려움과는 다른 질을 말하고 있다

 

 

영화 속 시대는 지금보다 미래이다. 그것이 멀던 가깝던 지금보다 훨씬 앞선 미래다. 영화 속 태블릿이나 우주해적이나 우주 정거장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거기서 죽 커가고 있거나. 그런 먼 미래에도 지구에서 우주의 한 지점으로 가는 건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간단하게 비행선에 올라 슝하고 갈 수는 없다

 

 

영화가 지루하다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푹 빠져서 본 것 같다. 하긴 지루하기 짝이 없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도 뭐지뭐지하며 보다가 풍덩 빠져서 봤다. 반면에 매스커레이드 호텔처럼 코믹과 박진감이 있는 영화는 지루해서 보다가 끊었다. 그러고 보면 인간은 참 알 수 없다

 

 

브래드 피트는 참 멋있다. ‘멋있다‘라는 건 배우, 진짜 배우 같다는 말이다. 피지컬이나 말투나 얼굴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 그래 보인다. 정말 스크린 속에서만 존재할 법한 사람 같다. 브래드 피트는 영화 ‘옥자’도 기획했다. 브래드 피트도 참 알 수 없는 인간이다

 

 

그런 알 수 없는 인간들이 모여 사는 지구가 광활한 우주보다 훨씬 낫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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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영화인데 손뼉을 칠 수 있는 영화였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고스트버스터와 메트릭스의 모션과 어벤져스의 포스터와 공각기동대의 상상력을 잘 버무렸는데 그 조합이 아주 괜찮았다. 불편하지 않고 불쾌하지 않다. 보통 비급영화에서 이렇게 잡다하게 짬뽕을 하면 조잡하기 마련인데 킬링타임용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제대로의 비급영화다

 

먼저 포스터에서 어벤져스의 기운을 뿜뿜시키며 주인공 역시 로다주의 설핏 닮은 얼굴에 타노스 자리에 모니카 벨루치가 있다. 포스터의 모습이 그렇다. 이 영화에서 모니카 벨루치는 악마로 나온다. 레이저 쏘고, 목에 전선 꼽고, 영혼을 빨아 먹으며 나중에는 찰흙으로 이렇게 저렇게 문질러 만든 얼굴 같은 악마로 변한다

 

공각기동대의 오시이 마모루는 먼 미래에는 고스트처럼 사랑도 넷을 통해서 하고 점점 마우스와 키보드가 사라지고 사람은 하나의 앱이나 모듈이 되어 넷으로 들어가 넷을 통해서 전 세계 어디라도 가며 관계를 이어갈지도 모른다고 했다. 먼 미래에는 인간의 외모, 형태는 (중요하지만)중요하지 않게 된다

 

이 영화 네크로트로닉은 악마들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들어가서 사람들의 영혼을 먹는다는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그 중심에 악마인 네크로만사 모니카 벨루치가 있고 그들을 퇴치하려는 데몬헌터가 있고 그 사이에 주인공이 끼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영화의 특징은 답답함이 없다. 그것이 마음에 든다. 아버지가 죽었다고 해서 질질 짜고 시간을 끌지 않는다. 2시간여 안에 필요한 요소들만으로 영화가 이루어졌다. 주인공들은 시종일관 진지하다. 심각하지는 않다. 그래서 보는 동안 답답함이 없다

 

저예산으로 이렇게 영화를 만들어 내려면 감독의 상상력, 그 상상력이 영화 전반에 녹록히 녹아 들어 있기에 가능하다. 감독은 이전 웜우드에서 이미 한 번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어쩌면 소포모어 징크스를 이겨냈다

 

비급영화만이 가지는 그 독특함과 독창성으로 접근할 수 없는 범위에 근접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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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모의 가시나무는 애절하고 하얀 설원에 핏방울이 한 방울 툭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지금도 가시나무 뮤직비디오를 보면 촌스럽지 않다. 오타루의 새하얀 설원에서 펼쳐지는 이영애와 김석훈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누군가는 하덕규의 목소리로 나오는 가시나무는 신의 영역이라 어떤 가수도 근접하지 못할 것이라 했는데 17년 전의 조성모는 멋지게 해냈다. 그러니까 애절하게 해낸 것이다. 손지창이 야쿠자 보스로 구본승, 학다리 황인영이 당시 영화 같은 뮤비를 채웠다

 

가시나무, 이 노래는 목사인 하덕규가 극빈한 생활의 궁핍과 그것으로 오는 불안과 자살충동으로 시달릴 때 계시를 받고 노랫말을 만들고 곡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하느님인 당신이라도 들어올 곳 없는 내 마음을 노래 한 것이라 애절하고 또 애절하고 그래서 애절하다

 

시인과 촌장은 하덕규와 함춘호가 만든 그룹인데 7년인가 뒤에 신촌블루스가 탄생했다. 시인과 촌장이 포크의 영역이라면 신촌블루스는 록의 영역인데 거쳐간 가수들이 많다

 

이은미를 마지막으로 신촌블루스는 더 이상 공식적인 활동을 볼 수 없는데 리더인 엄인호는 아들과 함께 공연을 지금도 하고 있다고 한다

 

이은미가 막내일 때 김현식이 아직 있었는데 이은미의 기억으로 그때 김현식은 거의 사망선고가 된 상태인데 엄인호에게 술을 한 잔만 마시고 노래를 녹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목소리가 나오지 않기에 술을 마시고 녹음을 마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그렇게 죽음을 담보로 노래 하나를 부르기 위해 필사적이었던 김현식도, 그런 모습을 보는 엄인호도 가만히 생각해보면 안타깝다

 

조성모가 부르는 가시나무는 어떻든 겨울에 참 어울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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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와 트램프를 심바보다 더 재미있게 봤다. 심바를 그대로 실사화 해버린 라이온 킹보다 애니메이션 레이디와 트램프를 실사화 한 것이 더 좋은 것 같다. 이 따뜻한 강아지들의 이야기가 디즈니에게는 꽤 재미있고 지극히 늘어지면서 적당한 안정감을 안겨주는 선택이었다

 

라이온 킹이 워낙 인기를 얻은 탓에 인지도 낮은 55년작 레이디와 트램프는 그 만큼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영화를 보면 멀리 있는 정글의 동물실사보다는 가까이 있는 반려견들의 실사화가 더 따뜻하게 다가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레이디와 트램프의 이야기는 대부분 알 것이라 넘어가고 라이온 킹의 실사와 다른 점은 그래픽과 강아지들의 연기 투혼이 합쳐졌다는 것이다. 55년도 레이디와 트램프에서 가장 유명했던 스파게티 키스 장면이나 고양이 두 마리가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레이디가 말리는 장면은 원작과 거의 흡사하다

 

동물을 등장시켜 실사화 하는 것의 큰 특징은 말을 할 때 입 모양은 인간과 비슷한 모습이다. 표정이나 발음 같은 것이 인간처럼 말을 하지만 행동은 동물처럼 한다. 호텔 델루나에서도 호랑이가 도심지를 걸어가는 장면에서 정말 디테일하게 만들었는데 호랑이가 걸을 때 호랑이 무게를 발가락이 견뎌내야 하니까 땅바닥에 닿을 때 그 섬세함을 그래픽으로 잘 표현했다. 물론 호텔델루나에서 그 짧은 그래픽을 만드는데 몇 달이 걸렸다

 

그런 점에서 보면 자본이 풍부한 디즈니에서 2시간 가까이 그래픽으로 동물들을 이렇게나 자연스럽게 만들어 낸다는 건 신기하고 부러울 수밖에 없다

 

마지막에 트램프를 구출하기 위해 레디이가 달려가고 집에서 오냐오냐 사랑받았던 친구들도 레이디를 따라서 트램프를 구출하기 위해 달려가는 장면부터 해서 레이디의 주인 부부가 트램프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장면까지 논스톱으로 기분이 좋다

 

원작인 레이디와 트램프에서는 인간은 하반신만 나왔지만 실사영화에서는 인간도 동물도 전부 다 같이 등장한다. 모두가 주인공인 것이다. 어쨌든 가슴 따뜻한 영화

 

 

 

 

 

 

 

 

 

 

 

저 새끼 강아지들 개귀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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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슨 가족을 보면 한국으로 여행을 가는 장면이 있다. 바트가 게임으로 수입을 올리게 되자 심슨이 바트의 편을 들면서 한국으로 오게 되고 한국의 절에 가고 싶었던 리사 때문에 온 가족이 한국으로 온다. 한국에서의 장면은 1분? 2분 정도 나오는데 그 잠깐 등장하는 장면 속에 한국을 전부 집어 넣어놨다

 

저기 멀리 롯데월드도 보인다. 올해 3월에 방영된 에피소드이기 때문에 롯데월드가 등장한다. 만두, 오락실도 보이는데 재미있는 건 치맥이라는 글자다. 치맥은 한국에서 시작된 먹방 덕분에 세계로 뻗어나간 말이기에 심슨에서 치킨과 맥주 보다는 치맥을 집어넣는 디테일을 보여준 것 같다. 한국을 좋아하는 외국인들은 치맥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나의 영국 친구인 죠도 치맥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세 마리나 먹는다

 

노래방이나 피시방도 보이지만 저기 보면 찬호 박 파크,라고 박찬호 공원? 아마도 박찬호공원을 말 할 정도로 미국에서 바라보는 박찬호의 위상을 알 수 있는 것 같다. CHUCK KIM CHEESE는 미국어와 한국어가 합쳐졌다. 김치즈라니. 아마도 ‘밥‘이라는 간판은 여기 한국보다는 미국에 있는 한국식당이 ‘밥’이런 식의 간판이 많지 않을까

 

역시 BTS가 빠지면 안 된다. ‘BTS ARMY 신병 모집센터‘는 심슨의 유머가 돋보인다. 큭큭 하며 보게 된다. 냉면과 코리안 비비큐도 보인다. 하지만 ‘동계 아시안 게임 자화자찬 센터’라는 말은 좀 이상하긴 하다. 우리나라에서 동계 아시안 게임은 1991년에 열렸고 동계 아시안 게임은 월드컵이나 올림픽처럼 4년 마다 꼭 열리지 않는다

 

리사가 그렇게 가고 싶었던 조계사가 보이는데 문간이나 벽면도 디테일하게 작화되었다. 극에서는 심슨이 조계사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게 된다. 물질에 대한 욕심을 버리게 되는 어마어마한 변화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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