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라디오 2편을 올리기 전에 하루키 통신을 하나 올리려고 한다. 중학교 때부터 어쩌다 하루키를 접하고 난 후 매일 밥을 먹듯 하루키 책을 들여다보게 되어서 어느 순간까지는 하루키를 일부러 멀리하려 했는데 최근에 새로운 책보다는 읽었던 하루키 책을 계속 읽는 것으로 그냥 하루키를 좋아하는 구나,하고 받아들여 버렸다. 그래서 이왕 하루키를 좋아하는 거 하루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때, 하고 싶을 때, 알고 있는 것들을 전부 왈칵 쏟아내 버리고 싶다

 

하루키가 한국에 출판한 출판물을 제외하고는 방송이나 세계각지의 인터뷰 소식은 잘 알 수 없었는데(어쩌면 그래서 한국 하루키스트들이 더 하루키에 목매는 것 같기도 하고) 최근에는 하루키에 모든 것이 가득한 사이트를 발견하여 그 속에서 헤엄치며 하루키 소식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 사이트의 운영자는 진정 하루키스트가 아닌가 싶다. ‘파인팅 하루키’https://finding-haruki.com/라는 이 곳에는 하루키에 관한 모든 것이 전부 들어있다. 그러니까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소설과 에세이를 제외한 부분도 망라했다. 엄청난 하루키의 인터뷰와 무라카미 라디오 방송과 거기서 소개된 하루키 음악, 그리고 하루키의 기고글과 하루키를 언급한 방대한 책이나 소식지도 전부 여기 이 사이트 ‘파인딩 하루키 닷 컴’에 다 들어있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열 번 정도 읽어서 나는 꽤 하루키에 대해서 우쭐해있었는데 나 같은 인간은 하루키를 좋아하는 축에도 끼지 못할 것이다. 이곳에는 일본을 비롯해서 전 세계 각지에서 하루키를 인터뷰 한 글들을 친절하게 전부 한글로 옮겨 놨다. 그 중에서 하나의 기사를 소개하려는데 여러 인터뷰 중에서 저기 밑에 있는 ‘하루키 19년 2월 뉴요커 인터뷰-1Q84 4권 주인공은 덴고의 16살 딸’이라는 기사를 소개하려 한다. 아마도 하루키스트들이라면 눈이 번쩍 뜨일 것이다

 

사이트에는 원문 인터뷰도 링크가 되어있기 때문에 영어가 되면 원문으로 보는 것도 좋다고 본다. 처음에는 기사단장 죽이기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노르웨이 숲과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해변의 카프카 이야기도 죽 이어지고 프란츠 카프카의 이야기도 한다. 그리고 제목처럼 사람들이 기다리던 일큐팔사의 4권에 대해서 언급을 한다

 

일큐팔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인터뷰 기사가 굉장히 기쁠 것이고 또 슬플 것이다. 하루키는 70세가 되었지만 뭐랄까 아직 진지한 장난기가 떠나지 않는, 고기를 저민 음악을 듣는 것 같은 인터뷰가 이어진다. 일큐팔사4권의 주인공은 덴고의 16살 딸이며 일큐팔사 이전의 이야기, 프리퀄도 있다고 한다. 오 와우

 

덴고의 딸은 달이 두 개인 세계에서 아오마메와 교접이 없이 아오마에의, 덴고와 아오마메의 딸을 잉태했다. 그리고 원래 세계로 돌아왔다,고 하기에는 마지막이 애매했다. 마치 찰턴 헤스턴의 예전 혹성탈출에서 지구로 돌아온 줄 알았는데 이상한 지구(자유의 여신상이 망가져있고 쓰러져 있던)로 귀환한 것처럼 덴고와 아오마메도 원래의 세계가 아닌 또 다른 비틀어진 세계에서 그 후의 모험?을 기다리고 있었다. 죽어버린 우시카와의 입에서 호우호우 기어 나온 공기번데기들이 덴고와 아오마메의 딸을 추격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하며 뒷이야기를 기다렸는데 어쩐지 인터뷰 기사를 호기롭게 다 읽고 나면 기운이 죽 빠져버린다

 

무라카미 라디오 1편 격인 런 앤 송을 방송하고 난 이후 정규방송으로 편성이 된 건 아니지만 내키는 대로 방송을 하여 올해, 2019년 10월까지 총 9번의 무라카미 라디오 방송을 했다. 여기 ‘파인딩 하루키‘ 사이트에 들어가면 이렇게 모든 방송분의 하루키의 육성을 글로 옮겨놨으며 노래도 바로 들을 수 있다. 정말 대단하다. 박수

 

그리고, 무라카미 라디오 총 9회 방송을 전부 들을 수 있는 곳이 중국판 유튜브 비리비리 사이트다. 이곳에 가면 하루키의 무라카미 라디오의 모든 방송을 들을 수 있다. 요즘 아이패드 같은 기기들이 사파리도 화면 분할이 되니까 따순 해가 비치는 곳에 건방지게 앉아서 하루키의 방송을 들으며 하루키 인터뷰 기사를 읽는 것도 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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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디오와 함께 엄마를 찾아 모험을 하는 마르코의 이야기, 엄마 찾아 삼만리는 요즘도 애니 채널에서 방영되고 있다. 그리고 웃기지만 어린이들이 티브이 앞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엄마 찾아 삼만리의 마르코를 보며 질질 짜고 있다

 

엄마 찾아 삼만리는 일본 티브이 시리즈인데 플란다스의 개 인기로 후속작이다. 일본 제목은 엄마 찾아 삼천리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나라로 넘어오면서 엄마 찾아 삼만리로 바뀌었다. 검색하면 왜 그런지, 또 엄마 찾아 삼만리에 대한 리뷰가 상당하다

 

그림의 작화가 마음에 들어오는 이유 중 하나도 장면 설정이나 레이아웃을 젊은 시절의 미야자키 하야오가 맡았다. 그 외 당시 최고의 작화 화가들이 엄마 찾아 삼만리에 매달렸다 총 52화로 마르코의 엄마 찾아 가는 길은 험하고 고단하고 지치고 힘들지만 울며 웃으며 엄마를 찾으러 간다. 마르코의 엄마는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가정 형편이 너무 어려워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정부 일을 하러 갔는데 엄마가 병에 걸렸다는 소식에 머나먼 길, 삼만리 라는 어마어마한 길을 엄마 찾아 혈혈단신으로 가게 된다. 벌써부터 눈시울이 따가운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당시 아르헨티나의 시대 상황을 찾아보면 마르코의 엄마가 왜 그 먼 곳까지 갔는지 알게 된다. 그 당시 아르헨티나는 밀을 수출하는 신흥 부국이었다. 때문에 이탈리아나 스페인의 이민자들을 오냐오냐하며 받아들였다

 

마르코가 얼마나 긴 거리를 가느냐 하면 1880년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출발하여 마르세유를 거쳐 바르셀로나, 말라가, 다카르를 지나 대서양을 종단한다. 그리고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배를 타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지나 바이아블랑카에서 다시 부에노스아이레스, 로사리오, 코르도바, 투쿠만에서 결국 엄마를 만난다. 엄마를 만날 때 정말 눈물이 철철 난다

 

그리고 마르코는 반대 여정으로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마르코가 물어물어 힘겹게 엄마가 있는 집에 가면 이사를 가 버리고, 또 미칠 듯 엄마가 있는 집에 가면, 어떡해? 또 이사를 가버렸다. 또 찾아가면 일주일만 일찍 오지, 같은 말만 듣는다. 얼어 죽을 놈의 이사

 

이렇게 마르코가 다닌 거리가 25,910킬로미터다. 지구 둘레의 70%를 돌아다녔다. 저 조그마한 몸으로

 

마르코의 여정도 딱하지만 시작하는 마르코 주제가가 시 다. 노래를 따라 부르다가 끝 부분에서 혈관 터질 뻔하지만 이 노래는 한 편의 장엄한 시다

 

아득한 바다 저 멀리 산 설고 물길 설어도

나는 찾아가리 외로운 길 삼만리

바람아 구름아 엄마 소식 전해 다오

엄마가 계신 곳 예가 거긴가

엄마 보고 싶어 빨리 돌아오세요

아아아 외로운 길

가도 가도 끝없는 길 삼만리

 

삼만 리는 끝이 없다. 정말 끝없다. 한하운 시인의 전라도 길을 읽어봐도 맨발로 전라도까지 가는 길도 험난하고 끝이 없어 문둥이 발가락이 다 떨어져 나가 끝에는 하나만 남는데, 마르코는 삼만 리를 엄마가 보고 싶어 지치지 않고 간다

 

마르코는 여행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뱃사람, 철도원, 서커스 단원,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 소매치기 등 인간 군상은 죄다 만난다. 그들에게 도움을 받고 그들에게 도움을 준다. 마르코의 이야기는 여행하는 로드무비 식의 형식이 아니라 마르코라는 어린아이의 성장기다. 그래서 이 만화를 유심이 보면 감동이 밀려온다

 

만화 주제곡 주제에 산 설고, 물길 설다는 표현도 참 애틋하다. 게다가 마지막 부분은 울먹이며 부르는 것처럼 들린다. 이 가사는 당시에 너무 슬퍼서 개사가 되어서 다시 불렸다. 요컨대 ‘엄마가 계신 곳 내가 거기 있다’로 바꼈다. 주제가는 두 곡이다. 이 슬픈 버전이 있고 빠른 버전으로 한 곡이 더 있다

 

 

원작은 이탈리아의 아동작가 에드몬드 아미치스의 ‘사랑의 학교’에 실려있던 단편 ‘아페니니 산맥에서 안데스산맥까지’인데 그걸 주욱 늘려서 52부작으로 만들었고 엄마 찾아 삼만리는 극장 에니메이션 편도 있다. 극장판도 좋으니 보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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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라디오

 

이 글은 책 ‘무라카미 라디오‘가 현실이 된 사건?으로 하루키가 1일 디제이가 되어서 해버린 방송을 글로 옮겼다. 하루키가 도쿄FM 라디오에서 육성으로 ‘런 앤 송’ 방송을 했는데 그걸 글로 옮겨본 것이다. 하루키는 음악을 선곡해서 틀고 중간중간 음악에 대해서 짤막하게 언급을 한다. 하루키는 재즈의 광팬으로 알려졌지만 무라카미 라디오에서는 깊이 있는 재즈보다는 스탠다드한, 팝에 가까운 재즈곡을 주로 튼다.

 

하루키는 평소 인터뷰나 연설에서의 무게감 있는 진지함을 빼고 밝은 톤으로(말 많다 하루키 아저씨 ㅋㅋ) 즐겁고 유쾌하게 방송을 한다. 중간중간 허밍으로 음악을 따라 부르기도 하고 웃음소리도 들린다. 하루키가 틀었던 음악을 유튜브에서 찾아서 같이 들어보면 또 다른 맛이 있다.

 

하루키 라디오,라고 하지 않고 무라카미 라디오라고 한 것을 생각해보면 어제의 글에서 하루키가 아버지에 대한 소견을 밝히면서 하루키라는 이름 보다는, 내밀한 무엇이 깃들여 있는 무라카미,라는 성에 자신의 무게를 좀 더 둔 것을 생각하면 제목에 고개를 끄덕하게 된다. 그때 하루키는 긴 이야기를 하면서 조부의 이름은 밝혔지만 부친의 이름은 끝끝내 말하지 않았다. 하루키는 어머니의 이름도 끝내 밝히지 않았다.

 

시작을 알리는 음악이 나오면서 육성으로 무라카미 라디오,라고 말하며 시작을 하는데 무라카미 레(이)디오라고 발음을 한다. 그럼 무라카미 씨의 무라카미 라디오로 한 번 들어가 보자.

 

무라카미 라디오1

곰방와 무라카미 하루키데스. 라디오에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제 목소리를 처음 듣는다는 분들도 꽤 많이 계실 것 같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이 방송은 제가 좋아하는 곡들을 틀고 곡과 곡 사이에 제가 약간 이야기도 하는 방송입니다. 청취자들로 받은 질문에도 대답을 하구요, 어, 여러분과 함께 즐거운 한 때를 보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자 그럼 오늘 첫 곡부터 들어보실까요.

 

Madison Time ? Donald Fagen

 

오늘 무라카미 라디오 런 앤 송의 문을 열어준 첫 곡은 도날드 페이건의 메디슨 타임이었습니다. 스티리 단의 도날드 페이건이 뉴욕에서 했던 라이브 음반이었는데요, 키보드 연주자인 제프 영의 밴드가 백업을 맡았습니다. 이 곡은 재즈 피아니스트인 레이 브라이언트가 작곡했는데 1960년 쯤 히트했었죠. 레이 브라이언트는 정통파 재즈 피아니스트로 마일즈 데비이스나 소니 롤링스 등과도 함께 공연한 적이 있습니다. 10대 시절 저는 꽤나 진지한 재즈 팬이어서 저, 레이 브라이언트가 어째서 이런 상업적 음악을 하는 걸까?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만 지금 이렇게 들으니 꽤 좋은 곡이네요. 어깨의 힘을 빼고 그루비하게 말이죠.

 

저는 조깅을 할 때 늘 아이팟으로 음악을 듣는데, 한 대에 천곡에서 이천곡이 들어가 있고 그런 걸 7대 정도 갖고 있습니다. 좀 많긴 하죠. 오늘은 이 수많은 라인업 가운데 몇 곡을 들려드릴까 합니다. 달릴 때 듣기 적당한 음악이 뭘까 한다면 ‘정신 사나운 음악은 금물’이라는 건데요, 리듬이 도중에 바뀌어버리면 꽤나 달리기가 힘들어지니까 같은 리듬으로 가능하다면 심플한 리듬인 편이 좋습니다. 멜로디를 술술 흥얼거릴 수 있고 가능하다면 용기도 좀 나누어 주는 듯한 뭐 그런 음악이 좀 이상적이구요. 어.,, 예를 들면 그래요, 이걸 들어봐 주세요.

 

Yo Ho ? Brian Wilson

 

이 곡은 브라이언 윌슨이 만든 디즈니 관련 곡 모음 앨범에 수록됐습니다. 세 곡이 하나로 되어 있습니다만, 첫 번째가 방금 들으신 이 요호~인데요, 이건 디즈니랜드의 ‘카리브의 해적’ 테마송입니다. 다음의 두 곡은 Heigh-ho, Whistle While You Work 휘파람을 불며 일하자, 입니다. 이 두 곡은 1937년에 공개된 ‘백설공주’에 수록된 곡이죠. 그러니까 디즈니의 오래된 영화 테마와 새 영화 테마를 함께 합친 건데요, 이런 조합이 참 재밌네요. 이 앨범이 나왔을 땐 어,,,왜 브라이언 윌슨이 디즈니의 모음앨범을 내지? 하고 갸우뚱했었습니다만 생각해보면 윌슨 3형제가 태어나 자란 곳은 캘리포니아주의 호손이라는 마을로 애너하임과 가깝습니다. 애너하임이라면 디즈니랜드가 있죠. 어린 시절 브라이언은 디즈니랜드에 가는 것을 엄청 좋아했던 것 같네요.

 

다음 편으로 무라카미 라디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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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없는 영화 이야기

 

아레사 프랭클린의 다큐 영화가 이제 곧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게 누구야?라고 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미국 최고의 소울 디바로 칭송받았던 가수였다. 흑인여자가수들이 부르는 유명한 노래는 아레사 플랭클린이 부른 노래라고 생각해도 된다

 

개인적으로는 마이클 잭슨 다음으로 많이 들은 것 같다. 아레사 플랭클린은 가창력, 터질 듯한 고음으로 유명하지만 고요한 노래가 더 듣기 좋은 가수다. 영화 개봉 전에 유튜브로 예고 동영상이 먼저 나왔는데 영화 제목처럼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르는 장면이 나오고 열광하는 젊은 믹 재거의 모습도 보인다

 

믹 재거는 이 영화를 두고 신의 얼굴을 보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했다

 

가장 최근까지 진행한 무라카미 인터뷰 ‘RUN 앤 송’에서, 무라카미는 아레사 플랭클린의 마이웨이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 인터뷰를 하는 동안 배경음악으로 세 곡이 흘렀는데 그 중 하나가 아레사 플랭클린이 부른 ‘마이 웨이’였다. 아레사 플랭클린이 부른 마이 웨이는 정말 좋다. 아마도 미국인들이라면 이 노래를 듣고 기쁨에 충만한 표정이 되었을 것이다. 마치 미쉘 존스를 여자 친구로 만든 피터 파커처럼

 

현존하는 디바들- 머라이어 캐리, 셀린 디온들도 아네사 플랭클린과 함께하면 하늘을 뚫어버릴 듯한 고음에 압도당하고 혀를 내두를정도라고 했다. 아레사 플랭클린의 목소리로 재해석된 마이웨이에는 압도하는 고음보다는 평화와 고요의 소울감이 굉장하다

 

아레사 플랭클린을 미국에서는 소울의 여왕이라 불리는 가왕으로 꼽힌다. 14살에 첫 음반발매를 시작으로 18차례에 걸친 그래미상 수상, 미국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오른 최초의 여성가수, 빌보드 알엔비차트 1위곡 최다 보유자. 이 이력만 봐도 그녀의 가창력이 얼마나 훌륭한지 알 수 있다.

 

하루키는 아레사 플랭클린의 마이웨이를 들으며 달린다고 했다. 하루키의 달릴 때 듣는 음악의 중요한 요소는 절대 어렵지 않고 리듬이 심플하며 용기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도 알고 있었을까. 하루키는 18년도까지 진행한 무라카미 라디오에서 아레사 플랭클린의 마이웨이에 대해서 음악을 선곡하고 이야기를 하고 난 후 10일 후 아레사 플랭클린은 76세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했다

 

인터뷰 ‘원 앤 송’ 방송을 위해 하루키는 사람들에게 받은 질문 중에 서른 개 정도를 추려왔는데 그 중에 가장 많은 질문이 하루키 씨는 본인의 장례식장에 어떤 음악을 틀고 싶으냐는 질문이었다. 70세의 하루키는 역시 하루키 답게 비지스의 세터데잇 나잇 비버라고 했다. 와우. 토요일 밤의 열기에 나왔던 아주 신나는 음악이다. 하지만 뒤이어 이렇게 덧 붙였다

 

살아있을 때 음악을 아주 많이 들었기에 죽은 뒤에는 음악 없이 조용한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라고 했다. 일본의 해석에 따라서는 음악 없이 조용히 가겠다,라고 하는 곳도 있고, 조용한 음악을 틀겠다,라고 해석을 하는 곳도 있다

 

아레사 플랭클린의 영화가 나와도 실시간으로 극장에서는 못 볼 것이다. 여기 어촌의 상영관에서는 절대 상영을 안 할 것이다. 멀티플렉스로 전부 바뀌기 전에는 그래도 마이클 잭슨의 다큐 영화 ‘디스 이즈 잇’ 같은 영화도 극장에서 상영을 해서 늦은 밤 일행과 함께 룰루랄라 하며 보러다녔지만 이제 자본이 굴러들어오지 않는 영화는 대형 극장에 상영을 할 수 없다. 좋은 점과 나쁜 점이 골고루 공존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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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직 모르잖아요,를 끝내고 “노래가 참 좋죠? 제 노랩니다“라고 웃음을 짓게 만드는 이문세가 운을 뗀다. 이문세는 이영훈에게 바치는 헌정 음악회 ‘광화문 연가‘에서 이영훈에 대해서 말을 한다. 어딘가에서 보고 있을 영훈 씨를 생각하며,라고 말이다

 

이문세는 이영훈을 소개하면서 지금은 말을 할 수 없는 둥글둥글한 이 사람이 이영훈이라고 한다. 난 아직 모르잖아요, 이 노래는 까딱했으면 음반에 못 들어갈 뻔 한 노래였다. 원래 음반작업이 모두 끝났다고 한다. 이 노래가 빠지고

 

이영훈의 스타일은 한 곡, 한 곡 굉장히 오래, 꼼꼼하게 작업을 하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난 아직 모르잖아요. 이 노래는 이영훈 답지 않게 30분 만에 작곡을 해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너무 상업적이지 않냐, 빼버릴까? 아니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 넣자, 하다가 넣었는데 이 노래로 이문세를 알리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문세는 이 노래로 가요톱10 연속 5주 1위를 차지했다

 

그러면서 이문세는 이영훈에 대해서 짤막하게 이야기를 한다. 박수를 많이 쳐달라고 한다. 그러면 저 멀리에서 이영훈이 보고 기뻐할 것이라고 한다

 

이문세가 난 아직 모르잖아요,로 첫 시작을 알리고 2번 타자로 서영은이 나와서 ‘가을이 오면’을 부른다. 그리고 성시경이 3번으로 등장하여 ‘소녀’를 성시경 답게 부른다. 내 곁에만~ 하는 부분에서 캡처했다. 머물러요~ 할 땐 어김없이 여성들의 감탄사가. 곁에 머물겠어요,의 시경의 모습

 

아빠 생신 축하 드려요. 하늘나라에서 맞는 첫 번째 생일인데... 하나님이 잘 챙겨주시고 있나요? 여기서는 49번 째 생일이지만 하늘나라에선 첫 번째 생일이네... 너무 너무 보고 싶고, 사랑해. 우리 아빠가 우주에서 최고! - 아빠아들

 

우주에서 아버지가 제일 좋다는 스무 살 다 큰 아들의 수줍은 고백을 듣지 못한 채 그가 먼 길을 떠난 것은 2008년 2월 14일 새벽.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 추억 어느 한 부분을 익숙한 멜로디로 채워준 사람 작곡가 이영훈. 어린 시절 나이차이 많이 나는 형과 누나는 놀아주지 않았고 어머니가 할부로 들여놓아 주신 피아노를 친구삼아 아주 우연히 이영훈의 음악 인생은 그렇게 시작됐다. 대학에서는 그림을 전공하고 아르바이트 삼아 연극과 공연 쪽 음악작업을 하던 중 그는 같은 또래의 무명 가수를 만나게 된다. 그날 이후 20년 넘는 세월을 함께 지내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콤비가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무명가수 이문세에게 자기의 노래를 꺼내주었던 그때 이영훈의 나이는 스물다섯 살

 

이문세가 불러 유명해진 소녀라는 노래는 이영훈이 고등학교 시절에 이미 초고를 잡아 놓았던 작품이었을 정도로 그는 일찍 부터 작곡가로서의 준비가 되어있었던 덕분에 그가 정성들여 만들어 입히는 노래마다 이문세의 목소리와 잘 어우러졌고 그 노래를 듣는 천 명의 사람에게 만 가지의 추억을 선물했다

 

시인을 꿈꾸던 작곡가 이영훈.

사랑을 이야기하라.

세월의 덧없음을 이야기하라.

내가 살아가는 지금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후 공연은 이적, 정훈희, 한영애가 주옥같은 곡들로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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