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여인3

 

 

아침이 되었다. 침대에서 나오기 전 여러 번 생각했다. 빨리 가고 싶은데 빨리 가기 싫다. 에드워드의 얼굴을 보고 싶은데 마주 볼 용기가 없다. 하지만 해는 뜨고 시간은 간다. 지금까지 싫은 순간을 몇 번이나 지나왔는지 모른다. 방에서 나오니 그가 식탁에 앉아 있었다. 에드워드의 뒷모습이 멋지면서 동시에 비애도 설핏 드러났다. 모든 걸 가진 남자의 등에서 슬픔이 보였다. 비비안은 금발의 가발도 벗고 빨강 머리 앤처럼 붉은 머리칼을 풀어헤쳐 화장도 하지 않은 채 에드워드에게 다가갔다. 안녕! 나 실은 빨간 머리에요. 나의 말에 에드워드는 더 좋은데,라고 말했다

 

 

에드워드는 비비안을 식탁으로 이끌었다. 그는 내가 뭘 좋아할지 몰라 메뉴에 있는 걸 전부 주문했다. 오렌지 주스, 신선한 치즈, 갓 구운 빵, 따뜻한 홍차, 스크램블과 베이컨, 딸기에 둘러싸인 팬케이크는 마치 일곱난쟁이와 백설공주 같았다. 만약, 만약 매일 이런 아침을 먹을 수 있다면 나는 지금보다 덜 불행하겠지. 나는 에드워드와 마주 앉아 밥을 먹기 힘들었다. 빵을 가지고 베란다로 나갔다. 어디서든 잘 자요. 에드워드가 나의 지난밤에 관해 안부를 물었다. 나는 남자에게 늘 듣고 싶은 말이 밤에 잘 때 잘 자라는 말과 아침에 눈 뜨면 잘 잤냐는 하찮은 인사였다. 그 말이 가장 나에게 위로가 되는 말이었다. 그런데 그 말을 에드워드가 하고 있다

 

 

에드워드는 내가 잠든 새벽에도 일을 하다 소파에서 잤다고 했다. 도대체 그는 무슨 일을 하는 것일까. 장소만 달랐지 아무 곳에서 아무렇게나 잠이 드는 건 나와 다를 바 없었다. 어쩐지 그의 등에서 풍기는 슬픔의 종류에 대해서 알 것 같았다. 그는 기업 인수합병이라는 일을 한다고 했다. 쪼들리는 회사를 사들여 잘게 부셔서 판다고 했다. 세상에 그런 일도 있다니. 자동차로 치면 자동차 한 대를 싸게 사서 부품을 비싸게 파는 거와 비슷하다고 하니 그는 그것과는 다르다고 했다. 이번 사들이려는 회사가 10억 달러란다. 그러면 쪼개서 팔면 10억 달러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인다는 말이다. 맙소사. 일하러 나가는 그의 넥타이를 매어 주는데 그의 눈과 마주쳤다. 얼른 그를 보내고 나는 우리 집 보다 큰 욕조에서 목욕을 하고 가야겠다

 

 

프린스의 노래는 늘 나를 흥분시킨다. 작은 몸으로 무대를 압도하고 공연에 온 여자들을 휘어잡는다. 프린스의 밴드는 모두 여자들이다. 프린스의 신나는 노래를 목욕을 하며 들을 수 있다니, 게다가 할리우드에서 제일 좋은 호텔의 제일 비싼 펜트하우스 욕조에서

 

 

눈을 감고 일 년 치 거품으로 목욕을 하며 프린스의 노래를 따라 부르다 눈을 뜨니 그가 아직 일하러 가지 않고 그 마력적인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다. 프린스 좋아해요? 나의 물음에 에드워드는 인생보다 더 좋아한다고 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그 사람도 좋아하고 있었다. 도대체 이게 뭐라고 나는 두근거렸다. 다행히 거품이 나의 마음을 숨겨주었다. 점점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이 고급스러운 곳이 좋아지려고 했다

 

 

에드워드는 나에게 사업상 파트너로 일요일까지 같이 지내자는 제의를 했다. 내가 부른 흥정의 가격 삼천 달러를 흔쾌히 허락했다. 오 마이 갓.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 나는 죽 미끄러져 옥조 속으로 들어가 헤엄을 쳤다. 그는 나가기 전에 나에게 돈을 주며 고리 터분한 옷을 사 입으라고 했다. 비즈니스 파트너로 갖춰 입고 저녁에 가야 할 곳이 있다고 했다. 2천 달러라도 응했을 거예요. 에드워드는 내 말에 4천 달러라도 줄 뻔했지,라며 오늘 밤에 만나자고 했다

 

 

나는 더욱 호기롭게, 보내기 싫을 만큼 잘 하겠다고 했고 그는 6일 동안 3천 달러야, 끝나면 꼭 보낼 거야.라고 밉지만 밉지 않게 말했다. 그가 문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지금은 나는 여기 있잖아요. 나는 흥분됐고 또 흥분했고 자꾸 흥분했다. 나는 침대로 뛰어들었다. 야호 3천 달러야! 루카에게 전화를 해서 미주알고주알 하룻밤 새 신데렐라가 된 사연을 이야기했다. 루카는 당연히 믿지 않는 것 같지만 300달러를 카운터에 맡겨 둘 테니 집세를 내라고 했다. 시간은 꿈처럼 흘렀다. 이 꿈이 현실이고 어제 이전의 현실이 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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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여인2

 

그의 방은 가장 높은 층에 위치한 팬트하우스였다. 방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외부의 냄새와는 차단된, 에드워드의 세련된 냄새가 나를 압도했다. 손님과 늘 가던 싸구려 모텔에서 나는 공허한 냄새가 이곳에는 없었다. 지정할 수 없는 가구와 내가 자는 침대보다 더 푹신한 소파, 공원에서 갖다 놓은 듯한 대형 화초와 화분은 내가 와서는 안 될 곳으로 온 것 같은 기분을 만들었다. 에드워드는 옷도 벗지 않고 책상에 앉아 우편물을 꼼꼼하게 확인했다. 그의 방 베란다는 전망이 좋았다. 베란다로 나오니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할리우드의 사람들 모습이 피규어처럼 보였다. 나는 그에게 베란다로 나와 보라고 했지만 남자는 고소공포증이라 나가지 않는다고 했다

 

남자는 나에게 정중하게 돈을 주는 방법을 말했고 우리는 현금으로 통일했고 현금을 받은 나는 바로 나의 일에 착수했다. 남자가 자신의 몸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우편물 위에 앉아서 남자에게 나는 다양한 콘돔과 다양한 방법을 알려 주었다. 이 콘돔은 너의 고추를 확실하게 지켜준다는 뉘앙스로 말이다. 그러니 나를 다른 창녀처럼 취급하지 말라는 무언의 경종 같은 것 말이다. 나는 돈을 받았으니 시간 내에 빨리 끝내고 가면 된다. 세련된 이곳에서 빨리 나가고 싶고 루카에게 받은 돈을 자랑도 해야겠고, 이래저래 마음이 급했다.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자는 샴페인에 딸기를 룸서비스로 주문했다 .

 

남자는 샴페인을 따라서 나에게 건넸다. 샴페인은 처음 마셔보는 맛이었다. 달콤했고 유혹적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걸 즐길 여유가 나에게는 없다. 늘 시간에 쫓기는 신세이고 시간이 나에게는 곧 돈이다. 이 짧은 밤에 더 많은 돈을 벌려면 시간을 쪼개야 한다. 나는 샴페인은 날름 마셔버렸다. 그는 딸기를 들고 나에게 왔다. 딸기마저 욕이 나올 만큼 신선하고 맛있었다. 하지만 남자는 샴페인도 딸기도 먹지 않았다. 그저 나는 다 알아, 하는 표정으로 나의 얼굴을 빤히 볼 뿐이다. 사실 그가 나의 얼굴을 바라볼 때면 나는 어디를 쳐다봐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푹 꺼진 매력적인 눈매의 그가 바라보면 나의 얼굴에 구멍이 크게 나서 뚫려 버릴 것만 같다. 그는 조용히 나에게 다가와 밤새같이 있자고 했다. 맙소사, 나는 속으로 놀라고 말았지만 입 밖으로 내뱉을 수는 없었다

 

합의를 한 나는 나에게서 느긋함을 발견했다. 조급한 마음이 그가 내미는 달콤한 제의에 의해 사라졌다. 적어도 내일 아침까지는 말이다. 나는 에드워드가 실력 있는 변호사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는 변호사가 아니라고 했다. 욕실에서 치실 사건이 있고 그는 나에게 좀 더 호의적으로 대했다. 그건 창녀가 아니라 마치 대등한 여자로 대하는 것 같았다. 그는 옷도 갈아입지 않고 전화기를 붙들고 서류를 보며 중간중간 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 입술이, 미소 지을 때 눈 밑으로 그려진 세심한 주름이 나를 어떤 공간으로 이끄는 기분이었다. 정신 차려! 비비안! 그저 손님, 돈 많은 손님일 뿐이야! 그런데 에드워드가 전화기와 서류를 버리고 소파에 앉아 천만 불짜리 표정으로 나를 쳐다볼 땐 나는 무너질뻔했다

 

일을 해야지, 나는 그에게 다가가 옷을 벗었다. 티브이 소리를 소거하니 내 숨소리가 크게 들렸다. 마음을 숨기기 위해 그의 바지를 내리고 원하는 건 뭐든 해준다고 했다. 단 키스는 제외하고. 에드워드는 친절했다. 잠자리에서 배려가 있었다. 손님 대부분이 인형 취급을 했지만 그는 나를 한껏 안아주고 달래주고 원하는 것을 알고 해주었다. 에드워드의 밭은 숨에서 다정함이 오소소 떨어져 나에게 쌓였다. 무엇보다 아프게 하지 않았다. 나는 그만 눈물이 나올 뻔했다. 그날 밤은 깊은 잠에 떨어졌다. 잠은 길이보다 깊이의 문제다. 내일 아침에는 피부가 다른 날보다 나을 것 같다. 행복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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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여인1

 

따르르르릉. 전화벨 소리가 아니다. 일하러 갈 시간이라고 알리는 자명종 시계소리다. 루카의 집은 정리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지저분하고 비좁은 곳이지만 나에게는 둘도 없는 안식처다. 비비안은 할리우드에서 길거리 생활을 한다. 친구인 루카의 집에 살며 집세를 내지 못해서 주인과 마주치면 쫓겨날지도 모른다. 집세를 내기 위해 변기 안에 돈을 숨겨놨지만 루카는 약을 사기 위해 그 돈을 가져가 버렸다. 약과 남자에 취해 비틀거리는 루카를 나는 사랑한다

 

할리우드는 수많은 종류의 사람들이 모여든 곳이다. 그 많은 사람들 중 어둠이 하늘을 덮고 네온이 거리의 불을 밝히는 시간에 나온 남자들은 나의 주머니에 돈을 넣어주는 고객들이다. 이 바닥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온 루카는 이곳의 생리를 잘 안다. 구역을 지키지 않으면 루카는 몹시 신경질적으로 변한다. 루카는 나에게 늘 포주를 구하라 하지만 나는 사실 이 생활에 불만은 없지만 희망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남자가 걸려들었다. 4기통 스포츠카를 어울리지 않는 정장을 입고 몰고 있다. 비비안은 에드워드가 수동기어를 운전하지 못해 정차해 있는 곳으로 가서 가격을 흥정했다. 이 남자는 차분하게 할 말을 다 하고 있다. 남자는 딱 봐도 바람둥이에다 잘 배웠고 옷도 멋지게 입고 맵시도 좋다. 친절하기까지 하다. 무엇보다 남자는 잘 생겼다. 길거리 생활에 어울리는 남자가 아니다. 남자는 리전트 비버리힐즈라는 호텔의 길을 물었다. 오케이 남자에게 돈을 긁어낼 구실을 찾았다

 

비비안은 에드워드의 운전 실력을 나무랐고 에드워드는 도저히 수동기어로는 운전을 하지 못해서 자리를 바꾸었다. 좋아, 멋지게 운전을 해주지.라며 비비안은 핸들을 돌렸다. 이 남자 처음 타 보는 스포츠카의 코너링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다. 에드워드는 비비안에게 시간당 얼마냐고 묻는다. 나는 생각도 하지 않고 100달러라고 해버렸다. 에드워드는 그렇게 놀라는 얼굴도 하지 않고 너무 많은 것 아니냐고 했다. 기어를 잡은 비비안의 왼손이 에드워드의 바지 앞섶에 닿았다. 이 남자 놀라지도 않는다. 말투 끝에는 ‘정중’이 늘 붙어있고 태어나서 단 한순간도 씨발,라는 욕을 해 본적도 없는 사람 같다. 하지만 이런 남자를 조심해야 한다. 어두운 곳에서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까. 나는 그동안 그것에 대한 훈련을 착실히 해왔다

 

오 맙소사. 호텔이 아니라 궁전이었다. 살면서 처음 와 보는 세계였다. 하지만 호텔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고리 터분한 얼굴이고 고리 터분한 옷을 입고 고리 터분한 말을 뱉어내고 있었다. 에드워드와 엘리베이터까지 걸어가는데 마치 동네의 털 빠진 개가 된 기분이었다. 모두가 하나같이 나를 아래위로 훑어봤다. 엘리베이터 앞에는 고리 터분한 중년의 남녀 한 쌍이 고리 터분하게 서 있었다. 나는 그만 다리를 휙 올려 중년의 남자에게 나의 허벅지를 보여줬다. 중년의 남자는 고리 터분한 얼굴에서 벗어났다. 동시에 부인의 얼굴은 더 고리 터분하게 변했다. 이곳에도 재미있는 인간들이 살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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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마지막 이야기

 

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이승철(모두가 아는 가수 말고) 이라는 가수의 ‘아~배(베)가 아파요’라는 가사가 좋아서

 

이상한 물고기 이상한 동물들

이상하게 차려지는 저녁 식사

이상한 새들과 이상한 과일로

이상하게 차려있는 저녁 식사

 

아~ 베가 아파요

아~ 배가 아파요

아~ 베가 아파요

아~ 배가 아파요

 

엄마 물고기에 발이 있었나요

엄마 개구리 머리가 두 갠 가요

엄마 닭이 타조보다 크던 가요

엄마 하얀 딸기가 있었던 가요

 

아~ 베가 아파요

아~ 배가 아파요

아~ 베가 아파요

아~ 배가 아파요

 

이상한 일들이 내게 있던 날

이상하게 모여들던 많은 사람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던 날

이상하게 조용하던 놀이동산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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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스파이의 겔 가돗은 외모적으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준다. 겔 가돗은 배우 전 군대에서 2년 동안 복무했다고 한다. 가끔 인터넷에 이스라엘 여군,라며 짤이 돌기도 했는데 모두가 예뻐! 같은 반응을 보였는데 겔 가돗을 보면 꼭 거짓말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복무하며 운동과 훈련 덕분에 원더우먼의 고강도 운동을 견뎌냈다고 한다. 원더우먼을 준비하면서 엄청난 운동과 더불어 물을 4리터씩 마셨다고 한다

 

이웃집 스파이의 겔 가돗은 안 그런 척하며 웃음을 유도한다. 아무튼 이 영화에서 겔 가돗은 작정하고 멋지고 예쁘게 나온다. 이웃집 스파이는 유쾌하게 웃기고, 유쾌하게 총질하고, 유쾌하게 화끈하고, 유쾌하게 오그라들고 유쾌하게 흘러가는 영화다. 돈이 많아서 그런지 아담 샌들러와 제니퍼 애니스톤의 ‘머더 미스터리’도 그렇고 유쾌하게 부수고 터지는 것이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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