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의 ‘강변호텔’은 짐 자무시의 ‘커피와 담배’ 단편들을 바늘로 잘 이어 붙여서 다시 죽 늘려 놓은 영화 같다

 

특히 기주봉과 권해효는 로베르토 베니니처럼 능청맞게 연기를 잘 하는 것 같다

 

박광정이 죽지 않고 살아 있었으면 여기에 껴서 능청맞고 찌질하고 생계위로형 코믹 슬픈 연기를 잘 했을 텐데

 

보통 영화에 ‘괜찮아’ 대사가 영화를 망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강변호텔에서 ‘괜찮아’는 참 괜찮다

 

실패는 하더라도 실수는 하지 마라

실수를 하는 순간 실패로 이어진다

하지만 실수를 하지 않아도 실패할 수 있다

그러니 최선을 다했어도 실패는 늘 따라오니 실패는 하더라도 실수는 하지 마라,라고 영화는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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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이만큼 잘 만든 영화를 본 적이 있나

 

이 정도의 비용으로 이만큼의 충족감을 끌어내는 영화를 이들은 해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어? 뭐지? 하던 부분이 해갈이 된다

 

영화의 모든 것들이 다 들어있는 영화다

 

이 영화는

영화 관계자들이라면 재미있게 볼,

영화 종사자들이라면 흥미 있게 봐야 할,

영화를 깊이있게 좋아하는 사람은 집중해서 볼 영화다

그리고 웃으면서 펑펑 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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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사진을 잡아내면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다시 한 번 입증되었다고 ‘과학과 사람들’의 원종우 대표가 설명을 해 줬지만 여긴 누구? 나는 어디? 같을 뿐이다. 아무튼 책상에 앉아서 머리로 생각하고 손으로 써서 아인슈타인은 그것을 찾아냈다고 한다. 아인슈타인은 지구에서 가장 최고의 천재였다. 아인슈타인은 블랙홀을 이론으로 증명을 했지만 이런 건 없을 것이라고 본인을 그랬다고 한다

 

과학자들의 연구 욕구는 일반인이 근접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연구를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바보처럼 비친다. 영화에도 대부분 그렇게 나온다. 과학자들에게 연구를 하나 던져주면 전부 거기에 매달려 있다. 그 이외의 생활에는 문외한인 모습이다

 

우리가 아인슈타인은 대체로 기억을 한다. 그리고 그가 상대성이론(들으면 이해를 하는데 지나고 나면 전혀 이해를 못 하는)을 발표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그러면 그 시대에 아인슈타인 이외의 대단한 과학자들은 없었을까. 물론 많았다. 우리는 왜 다른 과학자들에 비해 아인슈타인을 기억하고 있고 또 많은 방송이나 광고에서 아인슈타인은 아직도 캐릭터나 그의 일화들이 회자되고 있을까

 

히로시마에 원폭 투하 당시 미국에서는 지구에서 가장 똑똑한 물리학자 5명을 수배하게 된다. 거기에 아인슈타인도 있었다. 5명 중에서는 아인슈타인보다 더 똑똑한 과학자도 있었다. 지원을 마음껏 해줄 테니 이런 연구를 하도록 해라,라고 했을 때 모두가 흥분했었다고 한다. 과학자들의 연구를 방해하는 것은 늘 막힐 것 같은 아슬아슬한 ‘지원’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연구를 할 수 있다는 흥분에 원자폭탄의 개발에 몰두했다고 한다. 그들을 대체로 아돌프 아이히만에 비교하곤 한다. 시키면 모든 걸 다 하는 자들, 그것이 공명정대하다고 여기는 자들, 그 연구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전혀 관심도 없는 자들. 원폭의 피해로 어린아이들이 그대로 재가 된다는 생각 자체가 없는 사람들이다. 그저 연구를 할 수 있으면 좋다고 여기는 자들이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은 거기서 나오겠다고 했다. 아인슈타인이 연구를 제외하고는 상바보처럼 알려졌지만 그는 이 결과물에 어마어마한 일을 저지른다는 것을 알았다.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 연구를 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느꼈다. 나머지 천재 물리학자들이 열심히 연구에 심취해 있을 때 아인슈타인은 거기서 나오게 된다. 우리가 아인슈타인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불투명한 진실보다 확실한 거짓이 때로는 우리가 원하는 바일 지도 모른다. 그 당시 만든 원폭을 히로시마로 옮기는 그 비행정이(이름이 기억 안 남) 있는데 원폭보다 그 원폭을 안전하게 싣고 옮기는 그 비행정을 만드는 데 더 많은 돈과 연구와 시간을 들였다. 물론 과학자들의 도움을 받아서

 

사유하지 않는 인간은 로봇과 같다. 아인슈타인은 바보에 괴짜에 과학에 미쳐있었지만 그 밑바닥에는 ‘인간’이 있었던 것이다. 개인적으로 영화 내지는 소설에서 아인슈타인을 가장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캐릭터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그 박사다. 그 박사가 아인슈타인의 모습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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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있는 그림을 따라 그렸다]

 

 

마당에 이불을 널어놓고 그 속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을 멍, 바라보는 건 기분이 좋았다. 어쩐지 나쁜 기분도 이불에서 떨어지는 물과 함께 뚝뚝 떨어져 버리는 것 같았다. 두꺼운 이불은 흠뻑 젖어 있는데 그 무거운 몸을 지탱하는 아슬아슬한 빨랫줄은 간들간들하지만 용케도 그 무거운 이불을 받쳐 든 다음 이불의 물기를 마당으로 뱉어내게 도와주었다

 

겨울의 이불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을 심도 있게 쳐다보는 건 꿈속에서도 그런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꿈속의 나는 이불 속에서 꿈틀거리며 있었다. 그러다가 물방울과 함께 마당으로 미끄러지듯 떨어졌다. 마당은 주택이 있는 반대쪽에는 화단이 있었다. 화단에는 무화과나무와 포도나무와 꽃들이 있다

 

포도나무는 내가 식목일에 심어 놓은 것이다. 화단의 여러 나무들 틈 속에서 많은 양의 영양분을 빨아먹지 못해서 그런지 생각하는 포도나무의 모습이 되지는 않았다. 작고 보잘것없는 포도나무는 화단에서 비루한 모습으로 구석을 지킬뿐이었다

 

나무를 심고 다음 해 여름이 되었을 때 포도나무에 거짓말처럼 포도가 열렸다. 그때 기분을 자세하게 말 할 수는 없다. 의외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고 포도 알맹이가 너무 작고 몇 송이 안 되어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따라왔고 작은 나무는 포도를 열리게 하기 위해 많지 않은 양분을 열매 속으로 악착같이 보내는 것 같아서 슬펐다

 

땀을 흘리며 보고 있다가 포도 알갱이 하나를 땄다. 포도나무는 애달파하지 않았다. 포도 알갱이는 수척하고 탱탱하지 못하며 껍질도 너무나 힘이 없고 퇴색되어 있었다. 그래도 그건 확실히 포. 도. 였다. 애써 입으로 넣어서 씹어 보았다. 포도맛이라고는 할 수 없는 맛이 났다

 

그때가 4학년이었는데 내 생애의 첫 나무였던 포도나무에 대한 애정이 식어버렸다. 나도 알 수가 없다. 왜 그랬는지

 

19세기 연극 공연에는 웃음 관객이 있었다고 합니다. 연극 관계자는 누군가 웃으면 따라 웃는다는 걸 알고 돈을 주고 웃음 관객을 심어놨다고 하는데요. 혼자 있을 때보다 여러 명이 있을 때 웃음이 많아진다고 합니다. 웃음의 전염은 마음의 경계를 허문하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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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고스케가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엄마와 동생과 함께 유원지 같은 곳으로 놀다가 혼자서 작은 러시안 블루의 예쁜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회색과 블루의 빛깔을 지니고 있던 작고 예쁜 러시안 블루 고양이를 키우려고 하는데 고양이가 고스케의 손에 상처를 내고 도망가 버리고 만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고스케가 중학생이 되었을 때 같은 반으로 마오라는 여학생이 전학을 온다. 전학을 오자마자 문을 열고 고스케에게 다가와 반갑게 마오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당황한 고스케와 그의 반 친구들. 반에서 마오는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지만 그게 따돌림인지도 모른다

 

양부모 밑에서 자란다는 소문과 함께 아이들이 극심하게 괴롭힐 때 고스케가 나서서 그것을 막아주며 두 사람은 친하게 된다. 마오와 고스케는 같은 대학에 가기로 한다. 마오는 일반 아이들에 비해 좀 이상한 아이였다. 공부를 전혀 해본 적 없는 사람처럼 보이고 행동이 뜬금없었다. 고스케는 마오에게 공부를 가르쳐 주며 두 사람은 연인 사이가 된다

 

그러던 중 고스케가 이사를 가게 되고 마오는 심하다 싶을 정도로 울면서 가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시간이 10년 정도 지나 고스케는 한 광고 회사에 취업해서 다닌 지 3년 정도가 지났고 다른 회사와 기획회의에서 성인이 된 마오를 다시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같은 일을 하면서 어릴 때 마음이 지금까지 죽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마오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결혼을 하기로 한다. 마오의 아버지는 마오의 비밀을 말해준다. 마오는 중학생 때 자신이 길거리에서 발견한 뒤 데리고 와서 키우고 있지만 그 이전의 일은 전혀 기억을 못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스케는 신경 쓰지 않는다. 두 사람은 같은 집에서 행복하게 지낸다. 하지만 마오는 뜨거운 것을 먹지 못하고 딱히 아픈 곳도 없는데 안색이 좋지 않고 머리칼이 빠지고 이상하기만 하다. 그러다 옆집에 사는 꼬마가 아파트에서 떨어지게 되는데 마오가 꼬마를 안고 떨어지면서 아이를 구하게 된다. 마오는 점점 사라질 준비를 하고 고스케는 어떻게든 막고 싶다

 

영화를 죽 흐르는 비치보이스의 노래가 몹시 좋다. 마오는 브라이언 윌슨을 어떻게 좋아하게 되었을까. 영화 속 대부분의 장면은 뒤의 이야기를 받쳐주는 복선이다. 영화는 우에노 주리를 환상적인 모습의 인간으로 잘 그려냈다. 이 영화는 마오와 고스케의 매력을 잘 살린 판타지 멜로물이다. 누군가는 황당하고 어이없다는 설정이라고 하겠지만 한 사람이 보고 싶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 사람을 만나기 위해 변이를 해 버린 이야기. 종과 종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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