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치가 만든 신희극지왕은 희극지왕의 주성치가 여자인 소몽으로 다시 이야기를 하는 영화다. 희극지왕의 이야기를 그대로 가져와 현대판으로 각색을 했다

 

영화 속 흐르는 음악은 희극지왕을 뒤덮었던 음악이 다시 조용하게 신희극지왕 속에서 흐른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는 희극지왕의 한 장면을 패러디하기도 한다. 그 장면은 희극지왕에서 가장 멋지고 유머스럽고 짠했던 장면이다

 

주성치와의 인연으로 장바이즈의 목소리도 나오고(목소리가 특이해서 들으면 알 수 있는데 난 잘 모르겠음) 아아 이름은 모르지만 주성치의 영화에 죄다 나와서 웃음 유발 배우도 잠깐 등장한다

 

신희극지왕은 희극지왕의 그 내용이다. 엑스트라만 하던 소몽이 배역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속에 주성치만의 액션과 코미디가 들어있다. 중간중간 웃기고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다

 

그런데 이 영화 주성치 영화라고 해서 헤 그리며 보다 보면 눈물이 주룩주룩 흐른다. 끝이 보이지 않는 말도 안 되는 절망 속에서 꿈을 찾아서 노력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통로를 찾을 수 없는 소몽. 하지만 절대 웃음을 잃지 않는다. 희극지왕에서 주성치는 영화사에서 점심밥이나 주면 좋다. 소몽도 점심밥 하나 얻어먹을 수 있으면 앞을 보며 나간다. 하지만 절망에서 벗어날 수 없던 소몽이 그 절망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그리고 결말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주성치는 철저하게 채플린을 공부하는 것 같다. 내내 재미있고 웃기다가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던 이전에 영화와는 다르게 웃기는 장면마저도 이 영화에서는 슬프고 아프고 안타깝다. 소몽이 절망 속에서 지낸 과정을 소몽의 아버지가 보면서 오열을 하는데 그만 따라 울게 된다

 

주성치는 단단히 마음먹고 영화를 만든 것 같다. 이전의 주성치 스타일에서 벗어나면서 자신만의 감동을 고수했다. 선리기연에서의 뭉클함과는 다른 감동이 영화 속에는 존재한다. 영화가 짧아서 좀 아쉬웠다

 

영화가 끝나면 감독을 하는 주성치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내년에는 미인어 2도 나오고 쿵후 허슬 2(직접 나오지 않을까)도 나온다고 하니 풍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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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몇 분 동안의 장면은 진짜, 가짜 같은 개념을 무너트리고 가짜 이름 유리에서 가짜 이름 린으로 바꾼 쥬리가 노부요의 얼굴을 어루만질 때 보는 이들은 한없이 눈물을 흘리게 된다

 

두 사람은 같은 아픔을 지니고 있다. 같은 곳에 다리미로 누군가에 의해서 화상을 입었다는 것. 이 아픔은 유대를 형성하고 피로 이어지지 않은 사람들은 그렇게 이상한 가족을 형성하게 되는 이야기

 

가짜 성행위를 하고, 가짜 주문을 외우고, 가짜 아빠와 가짜 할머니와 가짜 이름으로 가짜 집에서 살아가는 그들은 피로 이어진 진짜보다 마음으로 이어진 가짜가 더 따뜻하고 보듬어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키키 키린은 마치 자신이 실제로 죽을 것을 알고 연기를 하는 것 같다. 키키 키린은 그 특유의 목소리가 주는 안온감과 유머가 있어서 아리에티에서도 목소리만 듣고 키키 키린이구나 할 정도였다. 만비키 가족에서 키키 키린의 모습은 더 야위었고 더 힘이 덜 들어가고 더 초연해졌다. 마지막이라고 하는 것 같다. 이 검버섯 좀 봐, 하며 모래를 검버섯 위에 덮는 장면은 이제 더 이상 키키 키린의 연기를 볼 수 없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다들 고마웠어,라고 하는 마음속 대사는 그동안 피로 이어지지 않았던 수많은 관객에게 하는 말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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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쿠 술집에 굉장히 맛있는 두부를 내놓는 집이 있는데, 처음 갔을 때 너무 맛이 좋아서 한꺼번에 네모나 먹고 말았다. 간장이나 양념 같은 것은 일체 치지 않고 그냥 새하얀, 매끈매끈한 걸 꿀꺽하고 먹어치우는 것이다 - 작지만 확실한 행복

 

두부 하면 하루키다. 그는 갓 사온 두부를 먹어야 한다고 했다. 하룻밤 지난 두부를 어떻게 먹느냐는 것이 제대로 된 인간의 사고방식이다. 귀찮으니까 지난 것이라도 먹자는 주의가, 방부제라든가 응고제 같은 것의 주입을 초래한다고 했다

 

두부는 인간이 잠들어 있는 시간에 바다에서 인간의 땅으로 온다. 맛있는 두부에는 간장도 양념도 없어도 된다. 갓 나온 두부는 두부 본연의 맛을 꽉 쥐고 있기 때문이다. 두부 역시 간수로 만들어진다. 간수가 중요하다 간수를 맞추지 못하면 두부의 생명은 사라지고 만다

 

편의점 음식에 취해있다 가끔 제대로 된 두부를 맛본다

 

밥상 위에 두부가 빠진다는 건,

카메라의 의존하는 사진쟁이는 피사체로 사진을 꽉 채우고

어설픈 그림쟁이는 여백을 두려워하고

사색 없는 글쟁이는 수식어가 많은 것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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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트위스트의 이야기는 모두가 알고 있다. 많은 버전이 있지만 영화로 사랑을 받았던 작품은 2005년의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올리버 트위스트였다. 거기서 거지소굴의 왕초 페이긴으로 나온 벤 킹슬리의 연기가 좋았다. 영화를 이렇게 처절하고 멋지게 만들어 놓고 로만 폴란스키는 미성년자를 많이도 성폭행하는 바람에 퇴색시켰다

 

영화로 많이 만들어졌지만 68년에 만들어진 뮤지컬 영화 ‘올리버’를 여러 번 봤다. 올리버로 나온 마크 레스터는 정말 미소년으로 거지굴과는 어울리지 않는 순수하고 반짝이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밑바닥의 인생을 노래한다

 

영화는 절망 속에서 희망이 있고 칠흑의 어둠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찰스 디킨스가 이런 이야기를 쓸 수 있었던 것은 찰스 디킨스가 올리버 같은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디킨스의 아버지가 빚 때문에 감옥에 가는 바람에 구두 공장에서 올리버 같은 착취를 당하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하루 10시간 넘게 일만 했다. 거기서 디킨스는 어린 눈으로 많은 것을 보고 말았다. 이런 경험들이 노동자들을 위하는 소설을 통해 사회를 비판했다. 올리버 트위스트 영화를 보면 고아들만 모인 곳에서 저녁 시간에 먹는 것으로는 허기가 져 뽑기를 통해 올리버가 먹을 것을 더 달라고 했다가 팔려 나가게 된다

 

고아 아이들은 젓가락 같은 몸인데 상류층은 뒤룩뒤룩 돼지런한 생활을 하고 있다. 찰스 디킨스는 올리버 트위스트를 통해서 맬서스의 인구론을 비판했다. 맬서스는 당시의 상류층으로 성직자이자 사상가이자 경제학자였다. 부유한 지주의 집에서 태어나 후에 ‘인구론’을 써 냈는데, 인구론의 골자는 가난한 사람은 죽게 내버려 두라는 것이다

 

빈민층을 구제해봐야 쓸모없는 인구만 늘어날 뿐이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가난한 자들이 살아있는 것은 영국에, 지구에 도움이 전혀 안 된다는 것이 인구론의 골자다. 디킨스는 올리버 트위스트를 통해 뒤룩뒤룩하고 생각하기 싫어하는 상류층의 사람들을 맬서스에 비유했다

 

이후 디킨스는 미국으로 낭독 여행을 떠나는데 거기서 대초원의 미국을 보게 된다. 자유롭게 방목하는 소와 이타적인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거기서 디킨스는 맬서스의 인구론이 확실하게 잘못되었다고 확신하게 된다

 

그리고 영국으로 돌아와서 스크루지가 나오는 ‘크리스마스 캐럴’을 집필한다. 디킨스는 소설에, 눈은 욕심 때문에 늘 벌겋게 충혈되어있고 코는 악마처럼 메부리코에 볼에는 살이 없어서 움푹 꺼졌고 목소리는 갈라진, 냉기를 몰고 다니는 사람이 스크루지라고 했는데 그 스크루지의 모델이 맬서스였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구호 좀 하라고 스크루지에게 찾아온다. 거기서 스크루지는 돈이 없다며, 일 못하고 가난한 자들은 빈민구호단체에 보내라고 한다, 그러자 사람들이 거기에 가느니 죽는 게 낫다고 한다,라고 말한다. 스크루지는 그렇다면 가난한 자들은 죽으면 되겠네, 죽으라고 해, 인구도 많은데 죽는 게 낫지 않냐,라고 말한다

 

스크루지는 영혼 2 인가에게 이런 말을 듣는다. 너의 부는 죽어간 사람들의 피와 살이 만들어낸 것이다, 같은 말을 듣게 된다. 디킨스는 맬서스의 인구론을 반박하면서 맬서스가 반성하기를 소설을 통해 바랐다. 그래서 맬서스가 스크루지처럼 하층민을 도와줬나 한다면 나도 잘 모르겠다

 

스크루지 이야기는 그해 12월 17일인가 출간을 하게 되고 불과 25일까지(인가 말년인가) 6,000부가 팔려나가면서 크리스마스 캐럴은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올리버 같은 영화를 보면 오래된 영화라고 해서 지금 영화보다 재미가 떨어진다는 게 아니라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 마크 레스터는 이후 마이클 잭슨의 딸 패리스가 자신의 딸이라고 했으며 마이클에게 자신의 정자를 줬다는 인터뷰를 여러 곳에서 하기도 했다. 잭슨 패리스의 근래 모습은 섀넌 도허티와 패리스 힐튼의 얼굴이 섞여 있는, 미국에서도 비벌리힐스에서나 볼 법한 외모를 지니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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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거의 카메라 수준까지 뛰어올라 놀랍다. 망원렌즈를 달고 촬영해야 할 필요가 있는 사진이 아닌 다음에는 폰 카메라로 사진을 담아도 어느 정도 사진에 대한 고민이 해갈될 것 같다. 이제 캔디드 사진은 카메라가 아닌 폰으로 담는 것이 순간의 찰나 면에서 훨씬 나아져 버린 것 같다

 

예전에 아이폰4s가 나왔을 때 이동식 프린트기를 들고 독거노인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하얀 벽을 배경으로 폰으로 얼굴을 담아서 보정을 해서 프린트기로 증명사진을 뽑아줬는데 그때에 비하면 근접거리에서 찍는 사진은 폰이나 카메라나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 같다

 

자연광이 6000도 정도 되니 셔터 속도가 잘 나온다. 281분의 1초 정도로 나오고 조리개 값이 1.8로 피사체를 거침없이 담아낸다. 게다가 해상도가 어찌나 큰지 16인치로 출력을 해도 괜찮을 법하다. 하지만 보통 사진을 크게 뽑는 경우는 없다

 

근래에 노키아에서 카메라가 6개 달린 폰이 나왔는데 사진을 찍으면 6개의 카메라가 피사체를 담아서 가장 좋은 빛과 좋은 부분을 합쳐서 하나의 사진으로 만들어서 저장을 해서 보여주는데(딜레이가 좀 있다) 얼마나 사진 퀄리티가 좋아질까

 

점점 폰 사진이 예쁘게 나오는 것에서 아주 잘 나오는 사진으로 바뀌어간다. 이 사진은 엘지 폰인데 원본도 나쁘지 않다. 원본 RGB가 예전 올림푸스 초기 디카의 색감을 보는 듯 피부 스킨톤이 아주 화사하다

 

김혜수와 지드래곤과 같이 작업을 한 세계적인 악동 사진가 테리 리처드슨의 주 무기가 슈퍼에서 구입한 일회용 필름 카메라인데 이제 폰 카메라 만으로도 보그 지나 지큐의 한편을 장식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색감을 잘 잡아서 사진으로 출력을 하면 마치 잡지책의 한 페이지처럼 보인다. 인화지를 유광보다는 무광으로 출력을 하면 더 그렇게 보인다. 일반적인 스냅사진 같은 느낌보다는 잡지책 속의 페이퍼 같은, 드라마틱 한 사진을 건질 수 있는 것 같다.

 

야심 차게 액자에 넣었는데 아래위의 붉은 띠가 가려진다. 이 부분을 생각 못 하고 출력을 해버렸다.

 

얼굴이 발갛게 타서 웃긴 조카야. 앗 하면 금방금방 자라는구나. 쓰러지고 쓰러져도 주저앉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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