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무수히 작은 빗방울의 입자가 저온의 날, 온 세상을 축축하게 하는 어둠이 깔리면 모리타 도지의 ‘우리들의 실패’를 듣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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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이런 비슷한 날에 사진부에서 실컷 두드려 맞고 선배들이 투다리에 우리를 데리고 갔을 때 모리타 도지의 노래가 나오는 것을 들었다. 2년 전에도 바닷가 근처에서 일본인 마사에 상이 하는 꼬치 집 앞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와 들어가서 맥주를 마신 기억이 있다. 그때도 이곳에 글을 한 번 적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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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다리에서 분위기 안 좋은 가운데 들었던 모리타 도지의 ‘우리들의 실패’는 그동안 들었던 가요와는 달랐다. 모리타 도지의 목소리도, 피아노 연주도, 알 수 없는 일본어도 모든 것이 햇볕이 스며들지 않는 그늘 같았고 이상스레 했지만 물이 모래 속에 흡수되듯 빨려 들어 몇 번이나 다시 들려달라고 해서 들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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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몇 년 동안 자주 듣게 된 건 ‘립반윙클의 신부’에서 마시로와 함께 나나미가 이 노래를 부른 장면 때문이다. 아마 3시간 짜리 감독판을 봐야 그 장면이 나온다. 립반윙클의 신부는 정말 좋은 영화였다. 거기서 나니미는 가면을 쓰고 살아가지 않는다. 나는 싫어하는 음식이지만 이 사람이 좋아해서 억지로 먹지 않는다. 그런 나나미는 타인에게는 불필요하고 답답한 존재일 뿐이지만 원래부터, 날 때부터 그런 나나미를 있는 그대로 마시로는 받아주고 친구로 생각하는 그 이야기는 정말 가슴의 여기를 따뜻하게 해주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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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고, 립반윙클의 신부가 생각하고, 저온의 차가운 계절이면 모리타 도지의 ‘우리들의 실패’를 듣는다. 누군가의 마음을 차분하게 눌러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사진을 뒤집으면 고흐의 그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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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띠 신부, 이 영화는 코미디 영화다. 말띠 신부는 66년 1월 1일에 개봉을 했다고 한다. 맨발의 청춘 이후 대한민국의 대스타가 되어 버린 신성일과 엄앵란을 극중 부부로 만들어 주연을 하는데, 황정순의 젊은 시절도 볼 수 있고 남미리, 최지희, 윤일봉의 아주 젊은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역시 고전영화를 보는 재미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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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당시 봉건주의적인 한국 문화, 문화 중에 전통보다는 악습을 꼬집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금기를 깨고 있다. 건드려서는 안 되는 것을 타파해버리는 것 역시 영화의 훌륭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윤일봉과 신성일은 당시 전업주부로 나온다.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윤일봉의 모습이 이채롭다. 선 굵은 역의 윤일봉이 앞치마를 두르고 어떻게든 예쁜 부인을 덮치려고 하는데 아내는 임신 중이라 안 된다고 한다. 그에 윤일봉은 남편인데 왜 아내도 못 덮치냐며 삐진다. 그건 엄앵란의 남편인 신성일도 그런다. 또 절개를 지켜야 하는 것을 덕목으로 삼고 있던 한국 여인의 표본이었던 사감 선생인 황정순은 그동안 순결을 지키며 살아온 것이 아까워 결혼과 동시에 남편과 섹스를 마음껏 하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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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팔자가 세다는 42년 생의 말띠 동창생들, 엄앵란, 최지희, 남미리, 방성자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엄앵란과 남미리는 신성일과 윤일봉과 결혼을 해서 행복하게 지내지만 거짓 임신으로 남편과의 성관계를 거부하고 있는데, 이유는 다음 해가 60년에 한번씩 돌아온다는 백마 띠 해라 행여 팔자가 드센 딸이라도 낳을까 걱정해서이다. 최지희는 남자들 틈에서 남자들을 잘 다루면서 생활을 한다. 이 영화의 이야기가 뒤죽박죽 할 것 같은데 김희갑의 해설로 영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개연성이 있게 전개되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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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밴드 키보이스가 나온다. 이때부터 한국은 음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지 않았나 싶다. 전쟁을 치른 나라들을 보면 미국이나 독일 같은 강대국이 개입을 함으로 해서 그 나라들의 문화가 전쟁국가에 흘러들어 간다. 미팔군에서 공연을 하던 윤복희, 패티 김, 신중현이 나왔고 이후 세시봉이 생기면서 조영남, 송창식, 윤형주 같은 미소년 스타일의 가수가 나타났다. 이때까지는 대체로 외국의 곡을 번안해서 불렀는데 이장희, 한대수 같은 가수가 등장하면서, 김민기 같은 가수가 나타나면서 한글로 된 시에 곡을 입히는 작업들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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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띠 신부 속 최지희의 모습은 독보적이다. 사람들과 춤을 추는 장면은 뮤지컬 영화를 보는 것 같다. 이 장면은 수많은 리메이크 장면을 탄생시킨 존 트라볼타의 토요일 밤의 열기를 연상케 한다. 말띠 신부가 66년이고 토요일 밤의 열기가 77년이니까 얼마나 앞선 것인가. 60년대에도 이렇게 뮤지컬 형식의 영화가 있었는데 근래의 한국 영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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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근래의 영화 속 등장인물들이 다 같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전국노래자랑’에서였다. 전국노래자랑은 꽤 괜찮은 영화였다. 재미도 있었고 영화가 갖추어야 할 덕목도 가지고 있었다고 나는 생각이 들었다. 김인권과 류현경 역시 연기도 좋았고. 류현경은 참 연기를 잘 하는 거 같은데, 뒤늦게 뜨는 배우가 있는데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영화가 12년도 영화였으니 인도영화처럼 영화 속에 등장인물들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장면이 들어가는 한국 영화는 없다고 봐야 한다. 500일의 썸머에서도 그런 장면은 영화 속에 잘 녹아서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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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희는 밀착된 춤추던 복장으로 허장강의 사무실에 들어가는데 사무실에 일하는 사람들도 놀란다. 하지만 최지희는 여봐란듯이 허장강의 방에 들어가 수표를 받아내는데, 이때에도 네일 손질을 하고 스킨톤의 매니큐어를 했다. 마광수 교수가 젊은 시절 이런 영화를 보면서 손톱에 강한 페티시즘을 강하게 느끼지 않았을까. 당시에는 네일 손질하는 곳이 따로 없었을 텐데 주로 집에서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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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악습의 금기를 깨는 장면과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결국 백마 띠의 드센 딸이 태어날까봐,라고 생각하는 관습에 얽메여 있다. 아홉수라는 관습은 아직까지 내려오고 있고 점집은 없어지지 않고 망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요즘도 재미든, 생사가 걸린 문제든, 젊은 사람들은 타로를 보러, 어머니들은 점을 보러 간다. 미국이라고 다르지 않다. 아마 우리나라보다 미신을 더 믿을 것이다. 더 이상한 점집이 우리나라보다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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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는 속옷만 입은 장면이 자주 나오고 성관계 바로 직전까지 가는 코믹한 장면이 많이 나온다. 총알 탄 사나이의 이전 버전이라고 할까. 꽤 야한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코믹하게 넘어가는, 그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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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살아가는가,에 대해서는 오래전 소크라테스나 아리스토텔레스 때부터 고민해온 고찰이에요. 가끔 우리도 정체성이나 주변성 때문에 고민에 빠지곤 합니다. 요컨대 나는 왜 이럴까, 왜 제대로 안 되는 걸까, 또는 내 친구는 이런데 나는 왜 이런 대우를 못 받는 걸까, 하는 생각을 가끔하게 됩니다. 내 주변으로, 그러니까 내가 일하는 곳의 높은 직책이나 내가 동경하는 내 주변으로 가려는 습성을 나도 모르는 새 흡수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 오래전 철학가들도 땅바닥에 나뭇가지로 도형을 그려가면서 고찰했던 인간은 왜 살아가는가. 무엇때문에 살아가는가.

정치가 그때부터 시작되었으니 인간은 참 많은 생각과 고민을 지니고 살아갑니다. 재미있는 건 유명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처가 악처로 더 유명합니다. 그건 따지고 보면 맨날 햇빛이 쏟아지는 곳에 앉아서 고민만 하고 있으니 악처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하네요.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가 뭘까 하고 보면 사람은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 살아간다고 합니다. 어릴 때는 부모에게 칭찬을 들으며 인정을 받고, 학교를 다니며 성적이 잘 나오면 담임에게 인정을 받고, 친구와 의리를 지키며 인정을 받고, 군대에서 사격을 잘 하면 중대장에게 인정을 받고, 사랑하는 이를 격렬하게 사랑하며 인정을 받습니다다. 엄마는 아이에게 인정을 받고 싶고, 의사는 환자에게 인정을 받고 싶고, 직원은 상사에게, 대통령은 국민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 합니다.

인간은 인정을 받기 위해 살아가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인정 받고 싶습니다.

창조적인 일을 하지만 그 속에서 똑같이 반복되는 일을 하는 사람을 나는 많이 봤어요. 공부를 잘해서 늘 우등생이라 좋은 회사에 들어갔지만 하는 일은 회사에서 역시 반복적인 일을 하는 모습도 많이 습니다. 그렇게 반복적인 일을 하면서 상사에게 또는 동료에게 인정을 받으면 하루를 잘 보내겠지만 대체로 그러지 못합니다. 그리하여 매일매일 지옥 같은 하루를 겨우 견디고 있습니다.

닭을 팔면 좀 어떻습니까. 인간이면 누구나 닭을 먹습니다. 닭 요리를 잘 해서, 닭을 잘 튀겨서 손님들이 맛있다며 인정을 해주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못 배우고 무식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것 따위 아무도 따지지 않습니다. 지돈 내고 지가 먹는데도 너무 잘 먹었다며, 맛있게 먹었다며 주말에 가족과 오겠다는 말을 듣는 것만큼 이 거지 같은 현실에서 잘 살아가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이 힘든 세계에서 인정을 받는 것입니다. 매일매일 똑같이 흘러가지만 만나는 손님은 늘 다르고 인정을 받고 있다면 과거에 얽매일 필요가 뭐가 있을까요. 무엇보다 본인이 그 일을 아주 좋아하고 직원들에게 꼰대 소리도 듣지 않고, 닭집에만 들어가면 모두가 밝음 웃음꽃이 피어나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습니까.

직업에는 귀함과 천함이 없습니다. 그 말은 맞는 것 같아요. 며칠 전 기사에 일본의 포르노 배우가 에이즈에 감염이 되어서 다른 배우들이 겁을 먹고 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그 기사에 누가 댓글을 달았는데, 저들은 목숨을 걸고 촬영을 하고 있구나, 존경심을 가지고 열심히 봐야겠다.라고. 세상에는 하루키 같은 일류 소설가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부자들도 오래 살려면 채식을 해야 하고 얼굴이 까맣게 타들어가며 밭농사를 하는 농부들 덕분에 세상에 싱싱한 채소가 나오는 거거든요.

무엇보다 자신이 자신을 인정해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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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끝장나는 날, 이 영화는 병맛인 영화다. 하지만 퀄리티가 높은 병맛인 영화다. 무엇보다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 그리고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조합으로 ‘황당한 새벽의 저주’ ‘뜨거운 녀석들’이후 사람들은 이들의 조합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계속 기다렸다. 그리하여 에드가 라이트는 이 병맛의 조합으로 이 병맛의 영화를 만들어냈다

앞선 영화가 좀비였다면 이번에는 외계인이다. 이들의 구질구질한 대화 속에는 비트는 대사들이 많다.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영국의 코미디의 진수를 볼 수 있다. 요컨대 외계인들이 스타벅스를 만들어 지구를 정복하려 한다거나 하는 대사들이 가득하다

아무런 정보 없이 보면 그저 어릴 때 살던 동네로 가는 내용으로 볼 수 있다가 앗 하며 반전을 맞이하게 된다. 고향으로 돌아온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와 친구들은 늘, 언제나, 주야장천, 주구장창 이 병맛같은 퍼브로 간다. 영국 하면 퍼브니까. 거기 화장실에서 외계인들과 마주치게 되고 외계인들은 죽지도 않고 서서히 인간들을 아나힐레이션으로 만들려고 하는 음모에 휘말리고 마지막에는 외계인들이 이 주인공 녀석들과 대화를 섞기 싫어서 지구를 멸망시키고 마는 내용이다. 뜬금없는 반전과 뜬금없는 대화와 뜬금없이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데 그래서 에드가 라이트의 팬이라면 취향을 저격 당하게 된다

에드가 라이트의 베이비 드라이버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영화였다. 밀고 당기고의 강약과 잘 익은 떡과 같은 질감, 섹시하고 큐티하며 빛과 그늘을 잘 다뤘다. 군더더기 없고 영화 속 노래가 사람을 미치게 했다. 캐릭터는 팔딱이는 물고기처럼 살아있었고, 모든 리듬은 액션이 되었다. 쉴 틈 없는 음악, 정말 최고였다고 말하겠다. 에드가 라이트가 각본, 기획, 감독을 도맡아 하면 다 재미있는 것 같다. 에드가 라이트의 코르네토 3부작 중 ‘지구가 끝장나는 날’을 최고로 뽑는 사람들이 많다. 병맛인 소식이지만 로자먼드 파이크는 명예부산시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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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9IrhsY-pb40

 

 

가끔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같은 타이틀로 티브이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까. 인간의 몸으로 할 수 없을 것 같은 곳을 도전하고 오르고 정복하는 모습들을 말이죠. 얼굴이 일그러질 정도로 힘듦을 참아가며 이겨내는 모습을 그동안 왕왕 봐왔었습니다. 음 뭐랄까 인간의 한계를 넘는 건 분명하긴 한데, 정말 그런 일들이 인간의 한계를 넘는 것일까.

예전에 글을 쓰기 위해 갑상선을 제거한 30대 초중반 남녀 네 명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어요. 그들은 어떠한 이유로 갑상선의 수술을 받았고 그 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있던 갑상선이 없어지면 하루에 8시간씩 잠을 충분히 자고 일어나서 활동을 해도 저녁 5시 정도가 되면 몹시 피곤합니다. 그 피곤이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될 정도라고 해요. 몸에 쌀가마니 몇 개를 둘러 맨 것처럼 몸이 움직여지지 않아요. 그리고 눈이 몹시 탁해집니다. 슬픈 일인 것이죠.

무엇보다 주변성과 정체성에 고민을 하기 시작합니다. 나의 주변에 스며들고 싶지만 설명할 수 없는 피곤이 덮치면 그게 갑상선이 붙어 있을 때처럼 되지 않아요. 그러다 보면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 하게 되고 ‘나는 왜 젊은 나이에 이럴까’ 같은 자기 비하를 하게 되며 결국 자기 멸시로 이어지게도 됩니다. 이렇게 무너진 정신은 모래성 같아서 다시 쌓아 올리기 참 힘들어요. 대체로 불가능에 가깝죠. 비록 나는 갑상선을 제거하지 않았지만 그들이 나에게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해준 덕분에 나는 그들의 힘듦에 아주 조금은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근래에 이문세를 보면서 이 사람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초능력을 지닌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초능력 알죠? 슈퍼맨이나 내는 그런 초능력. 이문세는 갑상선을 두 번이나 수술했어요. 그 말은 노래를 부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노래 한 곡을 부르고 나면 체력이 바닥이 나요. 내가 조깅을 세 시간 한 것처럼, 보통의 사람들이 24시간 걸어 다닌 것처럼 저 밑바닥에 깔려있는 에너지가 완전히 소거되고 맙니다. 그럼에도 이문세는 공연을 해서 한 시간 이상 노래 몇 곡을 예전처럼 불러요.

이 사람은 노래를 얼마나 하고 싶었으면, 그리고 그 노래를 자신을 좋아해 주는 팬들에게 얼마나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면 도저히 인간으로 할 수 없는 일을, 인간의 한계를 그대로 뛰어넘어 버린 것입니다. 이문세의 팬이라면 아마도 그 자리에서 오열을 하지 않았을까 해요. 이문세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게, 어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노래를 하게 만들어 버렸어요. 그건 정말 있을 수 없는 일로 초능력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옆 나라의 나카시마 미카는 난치병이라는 이관개방증으로 노래를 더 이상 부를 수 없게 되어 좌절을 맞았습니다. 나카시마 미카는 일본에서도 독보적인 가수로 그녀가 무대에 입었던 옷은 다음 날 바로 뉴욕 컬렉션에 진열이 될 정도의 인기를 지니고 있고 무대에서는 오로지 라이브로만 노래를 부르는 가수인데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된 것은 그녀의 인생에 좌절을 맞았다는 말이거든요. 시간이 흘러 배구선수와 결혼을 하고 사랑으로 난치병을 극복하고 몇 해 전부터는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목소리는 더 이상 맑고 부드러운 나카시마 미카의 목소리가 아니었어요. 굵고 갈라지고 목소리만으로는 나카시마 미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소리였지만 그녀의 팬들은 그녀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른다는 그 자체에 기쁘고 환호를 했어요. 그녀는 요즘도 매일 연습을 하며 무대에서 라이브로 노래를 부릅니다. 그녀 역시 인간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어 버린 것입니다.

근래의 이문세를 보고 있으면 경외가 들어요. 산을 타고 식단 조절을 하고 맑은 공기를 찾아 다니고 무엇보다 절벽 밑으로 떨어졌던 정신을 끌어 올린것은 정말 인간의 한계를 넘어 버린 것입니다. 그는 초능력을 지닌, 나와는 다른 어떤 능력의 인간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문세가 노래를 부르면 세상이 행복해집니다. 그건 이문세가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입니다. 매일매일 행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매일 행복한 일은 일어난다. 곰돌이 푸가 한 말이지만 그건 제대로 맞는 말인 거 같아요. 오늘도 행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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