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씹어 먹었던 언니들 TLC 좋아해? 90년대 남자들이 꽉 잡고 절대 놔주지 않었던 힙합의 판도에 와그작 하며 금을 내버린 멋진 언냐들이지

음악적으로 뉴 잭 스윙이나 힙합, 알엔비 같은 용어는 잘 모르니까 그런 건 나에게 묻지 말기 바람 ㅋㅋ 티엘씨의 노래는 듣고 있으면 이렇게, 이렇게 어깨와 머리가 자동으로 움직이잖아

티엘씨의 음악의 장점은 칼군무를 하는 요즘 아이돌의 춤이 아닌 그저 몸이 알아서 움직이면 된다는 거지. 티엘씨의 출발은 묭실이야

그녀들은 왜 남자들만 펑퍼짐한 힙합적인 옷을 입고 노래를 부르냐며 우리도 할 수 있어! 그래서 두 사람이 들어가도 될 법한 큰 티셔츠와 펑퍼짐한 바지를 입고 1집을 들고 나오자마자 세계가 술렁술렁거렸지

악동같은 말괄량이 세 명이 나와서 그저 몸이 가는 대로 춤을 추며 노래를 불렀지. 이 언니들 하면 의상을 빼 놓을 수 없잖아. 이전의 힙합보이들과 다르게 티엘씨는 컬러! 컬러로 보여줄게! 였지. 마치 옷에 미술을 해 놓은 것 마냥 알록달록 파스텔 톤 한 가득이었어

티엘씨는 승승장구해서 악동 같은 이미지에서 아티스트가 되잖아. 그녀들이 발매한 앨범 기록은 내내 깨지지 않다가 후에 데스티니스 차일드에 이르러 깨졌지. 티엘씨는 사실 굉장한 가수, 엄청난 노래를 불렀음에도 흑인이라서 차별을 받았어. 그러나 그녀들은 꿋꿋했지

때는 한일월드컵 준비로 열을 올리고 있던 2002년 4월에 레프트아이가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게 되잖아. 충격이 어마어마했지. 거의 10년 가까이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티엘씨가 레프트아이의 죽음으로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어

그해 한국은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루었고 11월 티엘씨는 레프트아이가 없는 채로 4집을 발표했지. 4집은 생각만큼 세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고 하지만 그 앨범에 있던 ‘노 스쿠버’는 아마 다 들어봤을 정도로 좋았잖아

작년에 예능 혜미리예채파에서 리정이 나는 티엘씨를 좋아한다며(35초) 출연자들에게 티엘씨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드는 걸 가르치데

이 누님들 요즘도 무대에서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있지. 티 보즈 이 누님 후덕해졌지만 뭐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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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마이클 좋아해? 조지 마이클은 진짜 조지 마이클처럼 생겼어. 잘 생겼다는 말이지. 너무 멋지게 생긴 거 같아. 웸(이야? 왬이야?) 할 때는 엔드류 리즐리에게 미모를 빼앗겼다고 하지만, 그때에도 소년미를 파고드는 짐승 같은 느낌이? ㅋㅋ

조지 마이클은 웸에서 떨어져 나와 솔로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잖아. 그때에 조지 마이클의 외적 이미지가 탄생한 거 같아.

찢어진 청바지에 가죽재킷에 기타 하나를 둘러매고 춤을 추며 부른 ‘페이스’가 전 세계를 사로잡았잖아. 페이스는 얼굴이 아니라 신뢰, 믿음의 풰이쓰 ㅋ.


조지 마이클의 목소리를 듣는 건 정말 기쁜 일이야. 특히 ‘키싱 어 풀’이나 ‘원 모어 트라이’ 같은 블루스적인 발라드를 부를 때 조지 마이클의 목소리는 천상의 목소리야. 대체 불가능이지.

조지 마이클은 공중 화장실에서 이반이라는 걸 들키고 나서 오히려 자유한 몸이 되었는지도 몰라. 그 뒤로 뭐랄까 노래를 꼭 이야기하듯이 부르는 것처럼 느껴졌거든.

런던 올림픽 폐막식에서도 감미롭고 씩씩하게 노래를 불렀던 조지 마이클은 정말 거짓말처럼 크리스마스에 죽고 말았잖아. 안 그래도 시즌송이 되어 버린 라스트 크리스마스가 이제는 조지 마이클 그 자체가 되어 버린 것 같아.

조지 마이클과 엘튼 존이 함께 부른 ‘돈 렛 더 선 고 다운 온 미’는 언제 들어도 너무너무 좋아. 정말 좋은 거 같애. 1절을 조지 마이클이 부른 다음 신사숙녀 여러분 엘튼 존입니다.라고 소개할 때 개 멋짐 대폭발 ㅋㅋ


아마 조지 마이클의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 살아있는 엘튼 존의 영화도(엘튼 존 본인이 제작자로 엄청나게 투자를 해서 그런지 재미있었어) 나왔는데 조지 마이클의 영화도 나와야지.

한 간에는 엔드류 리즐리가 조지 마이클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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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팬들아 이번에는 재즈마이나 하루키가 말하는 쳇 베이커의 이야기야. 쳇 베이커의 음악은 오늘처럼 비가 축축하게 오는 날 어울리잖아.


하루키의 [포트레이트 인 재즈]는 2500원을 더 하면 이만 원이나 하는 책이잖아. 하루키의 다른 책에 비해서 좀 비싸!라고 생각하지만 와다 마코토의 그림도 볼 수 있고, 뭐 어때, 하게 되는 거 같아.


책 겉표지도 신경을 써서 다른 하루키의 에세이집과는 달리 세련됐잖아. 손으로 만지면 그림도 만져지고 말이야.


하루키는 재즈 마니아인 만큼 우리가 모르는 재즈도 좋아하지만 이 책에는 모두가 알만한, 대중적으로 좋아하는 재즈를 보다 쉽게, 보다 친근하게 말하고 있다고 생각해.


음악에 대해서 장황하게 설명하기보다 인간에 중점을 두고 소개하고 있어서 지루하지가 않아. 하루키는 쳇 베이커를 제임스 딘을 닮았다고 했어.


얼굴도 그렇고 존재의 카리스마적인 면모나 파멸성도 아주 유사하다고 했지. 하지만 제임스 딘과는 달리 쳇 베이커는 그 시대를 살아남았고 그것이 비극이라는 거야.


쳇 베이커의 평전이 있는데 읽어봤어? 평전을 보면 쳇 베이커는 정말 어마어마한 양의 약을 했어. 그 양이 아마도 20만 명이 할 만큼의 양일 거야. 쳇 베이커만큼 약을 많이 한 사람이 머틀리 크루의 괴물 니키야. 이 얘기는 나중에 해줄게.


쳇의 전기를 읽지 않아도 에단 호크(참 비슷하게 생겼어 그치?)의 [본 투 비 블루]를 보면 쳇 베이커에 대해서 잘 알 수 있어.


하루키는 그의 음악에서 청춘의 냄새가 난다고 했어. 이런 문장이 좋아. 절망의 냄새가 나는 사람은 많지만 나이가 들어도 청춘의 냄새가 나는 사람은 정말 얼마 없는 거 같아.


마치 어린이들이 보는 만화, 동요, 동화를 만드는 사람은 어린이가 아니라 어린이의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 어른들이잖아. 아이의 순수하고 미미한 비린내가 나는 사람들이 있어.


쳇에서 청춘의 냄새가 나는 건 쳇 베이커는 나이가 들었어도 어쩐지 그의 음악에 이끌려 많은 여자들이 그를 사랑했잖아. 쳇 베이커의 여자 중에서는 친구의 딸도 있었고 말이야.


약 때문에 이가 몽땅 빠져서 연주한 곡들을 들어보면 그 힘 빠진 쓸쓸함이 그대로 연주에 묻어 나오기도 해. 약 때문에 약하디 약한 인간이 되어버린 쳇 베이커.


약물 때문에 정교함을 잃어가지만 대신 개성과 깊이가 생겼지. 청춘의 냄새가 나는 쳇 베이커의 음악 오늘 한곡 어떠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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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하루키가 간토 대학살에 대해서 말한 이야기야. 하루키가 간토 대학살에 대해서 말한 거 모르는 팬들 꽤있지? 


하루키는 2020년 12일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종의 위기적 상황에 놓였을 때 간토 대지진 조선인 학살처럼 사람들이 이상한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라며 “그런 것을 진정시켜 가는 것이 미디어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사회의 폐쇄성이 짙어지고 자국 중심주의가 확산하는 흐름을 두고 내린 진단이야. 

언급된 사건은 1923년 9월 1일 일본 간토 지방에서 진도 7.9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후 수습 과정에서 일본 정부가 조선인 관련 유언비어를 조장했던 일이야.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약을 탔다’ ‘조선인이 방화를 저질렀다’ 등의 거짓말이 기정사실화됐고 조선인들의 대량 학살로 이어졌잖아. 

이 같은 언급은 지옥처럼 컴컴한 곳의 빛과 같은 하루키 씨의 말이야. 살아있었던 아베는 이렇게 의식 있는 작가의 말을 왜 듣지 않았을까. 하루키는 인터뷰를 하는 언론을 비롯해서 정부를 향해 일본의 각성에 대해서 한 마디 했지. 

하루키의 소설에는 한국인이 꽤 나와. 스푸트니크의 연인에서도 뮤의 아버지가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일큐팔사에서는 우시카와를 저세상으로 보내는 무시무시한 다마루도 한국인이지. 

하루키는 이렇게 사실을 당당하게 말을 하는데 어째서 우리 정부 인사는 왜 그 모양일까. 나 청문회 보면서 사실 너무 슬펐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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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9-21 1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베가 하루키의 소설을 읽을 리가없겠죠? 그렇게 말해주니 다행이긴합니다만 강력한 느낌은 좀 안 들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암튼 그래도 훌륭하긴 하네요.

교관 2024-09-21 14:25   좋아요 2 | URL
이런 댓글을 보면 좀 답답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ㅋㅋ. 정작 강력하게 말해야 하는 건 우리나라 정부입니다. 그런데 청문회를 보면 알겠지만 독도도 한국땅이라고 말도 못 하는 등신 머저리 같은 정부가 되었어요. 일본작가가 간토 대지진 조선인 학살에 대해서 언급한 내용을 강력하게 하지 않았다,라고 받아들이기보다는 일본 정부를 상대로 대단하다고 받아들여야 하는 게 맞겠죠. 하루키는 일본정부나 자신의 입지나 또는 부당한 것에 대해서 언제나 비슷한 톤을 유지하는 인터뷰를 해 왔어요. 그게 강력하게 한 번 쏟아내는 발언보다 지금까지 더 힘이 있었어요.

2024-09-21 2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4-09-22 18: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안하다는 사과 정도는 하실 줄 알았는데...ㅠ
 

기형도 시인 좋아하지? 이 검은 버섯을 먹다 보니 기형도 시인의 ‘입 속의 검은 잎’이 생각나더라 ㅋ 기형도의 시집의 제목은 기형도가 지은 게 아니야.


기형도 시인을 좋아하는 스니들은 다 알겠지만 기형도는 자신의 적은 시를 아기처럼 안고 출판사로 가던 도중 제목도 짓지 못한 상태로, 그대로 죽음을 맞이했잖아.


기형도 시인의 시집 제목을 지은 사람은 당시 문지에서 활동하는 평론가 김현 선생이 지었어. 김현 평론가의 평론을 듣던 80년대 대학생들은 딱딱할 줄로만 알았던 평론이 문학이 된다는 것을 느꼈지.


요즘은 신형철의 평론이 그렇지? 신형철의 평론을 읽고 있으면 아아 하며 빠져들잖아. 이건 평론이 아니야 문학 그 자체야 하면서 말이지 ㅋㅋ


기형도가 파고다극장인가? 종로의 심야 극장에서 뇌졸중으로 사망했을 당시 김현 평론가가 기형도의 가방을 보니 시집을 내기 위한 시들이 있었어. 그때 그 시들을 보고 김현 선생이 [입 속의 검은 잎]이라는 제목을 붙여서 출간을 했지.


잎은 혀를 말하며 그 혀는 이미 검게 되었고 그 입은 죽은 자의 입속을 말하는 거야. 기형도의 시를 읽고 있으면 창밖으로 보이는 비를 보며 적은 시가 아니라 창밖으로 나가서 비를 맞으며 시를 적은 것 같은 느낌이지?


거기에 두터운 모호함과 이성의 손길로도 잡히지 않는 무의식의 신호와 예측 불가의 미지를 향한 구애, 두려움의 대상인 낯선 것들에 대한 애정이 드러나. 우리는 어둠 속 미아로 헤매는 존재이며 죽음과 상실을 미치도록 탐닉했던 시인이라는 생각이 들어.


유난히 기형도의 젊은 죽음은 비극적이야. 기형도의 시는 몽상과 심연에서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 김현 평론가가 이런 기형도의 내면을 들어가 본 것처럼 알고 제목을 ‘입 속의 검은 잎’으로 지은 것은


김현 평론가 역시 기형도와 같은 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상태였기 때문이라고 해. 기형도의 시가 세상에 나온 그다음 해 김현 평론가도 기형도를 따라갔지. 김현 선생은 기형도를 무척 좋아했데.


기형도의 시 ‘정거장에서의 충고’를 읽으면 인간은 사실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존재 같은 기분이 들어. 그러나 시를 읽으면 읽을수록 느끼게 되는 게 있어.


어디에 와 있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갈 곳이 없음에도 버스에는 계속 사람들이 올라타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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