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일은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일.

태블릿을 들여다보고,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는 일.

이 모든 중요한 일들을 위해

항상 충전을 해 놓는다.

충전이 충분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어쩌지 하는 마음이 든다.

충전이 된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불안에서 조금 멀어진다.

주위를 보면 어디서든 충전을

할 수 있도록 제대로 무장을 했다.

그런데 이렇게 기기들을 충전하는 일에만

너무 신경을 쓰는 것은 아닐까.

정작 본인의 에너지는 고갈되고

닳고 닳아 없어지는데 알아채지 못하는 건 아닐까.

정말 충전이 필요한 건 내 몸,

내 정신이 아닐까.

밤새도록 충전한 휴대폰 에너지가

꽉 차지 않아서 불안했던

나에게 충전을 하자.

아톰처럼 코드를 꼽지 않아도 된다.

오늘 하루 한두 시간은

폰과 노트북을 멀리 두고,

나의 여기를 시로 충분한 충전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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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나오는 지구 침공 우주 생물체 괴수 영화보다 재미있는 88년 작품 우주 생명체 블롭은 영화 내내 블롭의 완전한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다.

하지만 블롭의 일부분이 젤리처럼 나타나 사람들을 죽이는 모습만으로도 영화는 괴수침공의 끔찍함을 잘 보여준다.

괴 생명체 영화의 명작 같은 슬리더도 이 영화를 모티브로 하지 않았나 싶고, 이 영화와 비슷한 우주 생명체 영화는 대체로 러브크래프트의 이야기를 전제로 만들었지 싶은 영화들이 대부분이다.

블롭에서의 압권이라면 여러 짤로 유명한 공중전화 부스 안에서 블롭에게 둘러싸여 겁에 질려 있다가 창밖으로 죽은 사람들이 블롭 안에서 마구 녹아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공포가 극에 달할 때 팍, 하는 장면이다.

블롭은 젤리처럼 생겼는데 우주에서 떨어져 최초 발견자 할아버지의 몸을 반으로 녹여버리고 점점 증식해 나간다.

여자를 한 번 어떻게 해보려고 수작 부리는 남자친구도 잠깐 밖에 나간 사이에 블롭이 여자 친구의 몸속으로 들어가 외형을 제외하고는 전부 녹여서 먹어 치웠는데 남자가 차 안으로 들어와서 더러운 손이 쓱 갈 때 블롭에서 당하는 장면 같은 것들에서 블랙유머라든가, 지구인을 돌려 깐다던가 하는 건 없다.

이 시절의 지구침공 괴수영화는 진지하다. 그래서 군인이 대동하고 정부가 나선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그러면서 산 채로 잡아야 한다는 명령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블롭에게 당해서 녹아내린다.

특수촬영이 엉성한 듯 보이지만 그래픽보다 더 직물적이라 현실감이 더 든다.

끈적끈적하고 찝찝한데 거기에 잘리고 썰리고 녹아내리기까지 스테레오로 안구를 때려주는 핑크핑크 괴물의 몸부림을 보고 싶다면 블롭이다.

이 영화도 유튜브에 풀려있다. 왜 검색해보지 않고 나는 자꾸 돈을 주고 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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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와 키링과 폰 고리를 만들어 봤다. 시계와 키링은 사용하는데 괜찮은데, 폰 고리는 애매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렇게 만들어 놓기만 하면 주위에서 달려든다. 자꾸 판매를 하라고 한다. 스레드에서도 판매를 하라고 하지만 판매는 하지 않는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지금까지 만들어서 전부 준다. 별거 아닌데 받고 나면 아주 기분 좋아하기 때문에 그 모습을 보는 게 꽤나 흥분된다.


지금까지 많이 만들어 본 하루키 굿즈도 그랬다. 만들어 놓으면 하루키 팬들이 전부 판매하라고 했지만 다 보내주었다. 보내주었다,라는 말은 인스타그램으로는 대체로 10년 가까이 된 하루키 팬들과 팔로워가 되어 있어서 타지방이나 해외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우체국에서 택배로 보내 주었다. 택배로 보내는데 달랑 키링 하나만 보낼 수 없어서 엽서나 크리스마스 카드나 수첩 같은 것들, 내가 만들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서 같이 보냈다. 그리고 절대 나의 주소는 적어 보내지 않는다. 왜냐하면 받은 사람들은 자꾸 나에게 뭔가를 보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열어 주지 않는다. 그러면 대부분 포기하는데 몇몇은 디엠으로 스타벅스 쿠폰 같은 것을 보낸다. 덕분에 스타벅스에는 잘 가지 않지만 가서 잘 마시고 온다. 스타벅스 하니까 한 2년 정도 매일 오전에 갔던 적이 있었다. 일하는 건물 바로 맞은편에 스타벅스가 있어서 이른 오전에 들어가서 커피를 홀짝이며 잠깐 책을 읽거나 글을 끄적이거나 했다. 그러다 보면 매일 보는 직원과 인사를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매일 뭘 적냐, 같은 말들이 오고 가고, 그러다 보면 그때 소설책이 나오는 바람에 한 권 건네주면서, 그러면 직원은 나에게 빵이나 케이크 같은 것도 주면서, 손님과 점원의 오고 가는 우정? 이 싹트기도 할 때 스타벅스가 사라지면서 내 문화권 내에 스타벅스는 가기가 멀어서 이젠 가지 않게 되었다. 그때 한찬 스타벅스에 갔을 때 기록을 여기 브런치 저 앞에 아마 있을 것이다.

대통령이 바뀐 것도 그렇지만 여사도 김건희에서 김혜경 여사로 바뀐 게, 이게 너무 좋다. 당시 김건희의 언행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김건희는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김건희가 지금도 여사 자리에 있었다면 얼마나 기가 막힌 일들이 펼쳐지고 있을까. 언론은 거기에 칭찬일색이고. 김건희 하면 김건희 전속 사진사가 떠오른다.


스레드에 보일만도 한데 보이지 않는 소식이 있어 간단하게 말하자면, 김건희 한강 마포대교 사진사의 실체를 가장 먼저 알린 이정주 기자에 따르면, 그 사진사가 윤석열이 해외순방을 갈 때 따라갔다고 한다. 1호기에 기자들이 가는데 김건희에게 졸라서 비행기에 올랐다. 이전부터 갑질에, 출근도 제대로 하지 않는 걸로 안에서는 유명했지만 김건희 때문에 건들지 못했다고 한다. 그 사진사가 바에서 밤에 일을 한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공무원은 2중 직업을 가지면 안 되지만 그 사진사는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다녔다. 바에서 일을 하게 된 건, 사진사가 술을 굉장히 좋아해서다. 술을 아주 잘 마신다고 한다. 술을 마시고 싶어 바에서 저녁에 일을 했다. 그리하여 윤석열의 해외순방 1호기에 탑승을 하게 되었다.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과 술을 마시게 되었는데 그만 고삐가 풀려 만취를 한 것이다. 슬에 취해 소리를 지르며 엉망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김건희가 워낙 예뻐했기에 그 짓을 한 후에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고.


25살 나이에 완전히 모든 게 자신의 세상이었다. 대통령실에 근무하면서 교육은 전혀 되지 않고 블로그에 일일이 올려놓을 정도로 멍청하지만 않았다면 잘 빠져나갔을 텐데 이제 제대로 시시비비를 따져야 한다. 이 이야기는 기사화되지 않고 경향신문 유튜브 방송의 이정주 기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그 머리 나쁜 사진사가 블로그를 삭제하기 전에 퇴사하면 풀 썰이 9억 개라고. 아 정말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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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의 색은 붉은색이나 뻘건색이 아니라 빨간색이다. 새 빨간색이다. 이렇게 자연적으로 새 빨간색이 나는 것도 드물다. 빨강으로 옷을 입은 딸기는 여러 과일 중 제일 예쁘고 가장 맛있다.

그런데 딸기는 과일일까 채소일까. 딸기는 장미과에 속하는 과일이라 과채소라고 불린다. 정확하게는 식물계다. 외형은 과일이지만 열매채소다. 별거 아니지만 신기하다. 신기한 일은 자주, 가까이에 있다.

딸기에서 약간 벗어난 얘기지만 1년생 잡초, 1년 동안만 자라는 잡초가 있는데 그게 ‘벼’다. 고로 쌀은 잡초에서 나온다. 신기한 일들이 주위에서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니까.

딸기는 하우스 재배가 가능해서 이제 아무 때나 먹어도 맛있다. 딸기는 빵이나 케이크에도 어울린다. 열매채소이기 때문이다. 뭐 그렇다고 사과가 빵이나 케이크에 어울리지 않은 건 아니다. 같은 채소지만 토마토는 케이크와 어울리지 않는다.

요즘은 소쿠리에 가득 담아서 어디든 팔고 있다. 누군가 소쿠리는 일본말인데 왜 쓰냐고 하는데? 소쿠리는 한국말이다.

딸기 하면 삐삐밴드다. 삐삐밴드의 이윤정이 [딸기가 좋아]하며 초현실 포스트모더니즘 해체주의적으로 노래를 불렀다.

요즘 이윤정을 찾아보니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공연을 하면서 저 세상 텐션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어서, 나이 먹고 인간이 됐으면 어쩌나 했는데 아직 그대로 미쳐 날뛰고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삐삐밴드의 이윤정이 나이 먹었다고 철든다면 이 세상은 멸망이다. 신기한 것들은 항상 가까이서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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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는 나의 것의 영광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어서였을까. 엄청난 걸작이 떠오르기는 하지만 복수는 나의 것에 미치지는 못하는, 그렇지만 눈 돌릴 수 없을 정도로 두 시간을 잡아먹은 이야기다.

광기와 살인이 결합을 했던 복수는 나의 것에 비해 이 영화의 오가타 켄은 현실과 도피 그리고 허무를 나타낸다.

바람피웠다고 집을 나가라는 아내를, 아들이 잠들어 있는 앞에서 도끼로 잔인하게 죽이고 방을 닦는 모습이나, 엄마가 보고 싶다는 아들을 데리고 산으로 가서 죽여 버리고 방에 소독약을 뿌리는 사카네의 뒷모습은 잔인함과 동시에 불행도 함께 보인다.

이야기는 아내와 아들을 살해한 사카네를 잡아서 형무소에 넣지만 탈옥 후 끊임없이 자신을 숨기며 도망 다니며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 그 속에서 자신이 저지른 죄와의 만남, 그것으로 인한 두려움과, 두려움을 잊기 위해 점점 악마가 되는 자신을 발견하고,

그런 사카네는 쫓는 집요한 형사 마카베와 마츠이. 그리고 사카네와 엮이는 불행한 여성들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인간의 본성이란 알 수가 없다. 심리적으로 방해받게 되면 인간의 본성이란 어떻게, 어떤 식으로 변하게 될지 모른다.

그러나 인간이란 살해에 대한 원죄로 인해 일상이 망가진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85년 작품이지만 시대적 배경은 50년대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과학 수사 같은 것이 없기 때문에 사람의 생명이란 지금과 다르게 여겨졌다.

하지만 죄에 대한 인간의 의식은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복수는 나의 것만큼은 아니지만 오가타 켄의 심리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빠져드는 영화다.

줄거리는 간단하게 잔인한 탈옥수를 추적하는 이야기지만 인간과 인간의 관계, 그 관계를 이어주는 심리의 깊이와 변화가 돋보인다. 영화에는 크게 두 명의 여자 주인공이 나오는데, 바람을 피우다가 사카네 아내에게 걸린 아주 젊은 시절의 아사노 아츠코가 나온다.

50년대의 얼굴이라 할 수 없을(어쩐지 운동과 식단으로 잘 가꾸어진) 정도의 미모로 나오는데, 101번째 프러포즈에서 히로인으로 유명하다. 그러다가 고독한 미식가에서 엄청 북적거리는 식당의 아주 시끄러운 여주인으로 나와서 고로에게 술은 왜 마시지 않냐? 같은 질문을 퍼붓는데, 하하하 재미있었다.

그리고 후반의 사카네에게 몸과 마음을 빼앗긴 젊은 과부로 나오는 이시하라 마리코가 나온다. 이시라아 마리코는 수수하면서도 도시적인 미모로 인기가 많았고 2000년대 초반까지 활동을 죽 했다.

그러다가 안전지대 출신의 타마키 코지와 결혼한다고 해서 떠들썩했는데 이 두 사람은 80년대에 불륜으로 발각이 되었다가 30년 정도가 흘러 다시 만나 뭐 결혼이니 하는 소리가 있었다.

이시하라 마리코의 정신세계가 좀 남 달랐는데 2006년에 폭로집을 출간하는데 거기에 자신과 잠자리를 가졌던 14명의 연예인을 실명으로 공개하고 막 그랬다.

그런데 더 기이한 건 17년인가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훔치다가 걸려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유는 배고파서. 그녀의 얼굴은 그간 알고 있던 그 예쁜 얼굴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 참 사람의 인생은 이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알 수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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