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처럼 하루 종일 있다가 한 시간 정도 조깅을 하는 행복한 시간을 가지는데 최근에는 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하고 조깅을 한다. 그런데 마스크를 코밑으로 내리고 입만 가리고 조깅을 하는데 그렇게 달리면 아무런 소용이 없잖아요, 두 겹 끼고 달리세요,라고 하는 말을 듣기도 한다. 먼지 때문에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마스크를 만드는 공장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싫어하는 이 미세먼지가 그리 싫지만은 않을 것이다

 

조깅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렇게 말할 수 있다. 걷는다면 모를까 달릴 때는 숨 쉬는 것에 오류가 나면 그것이 폐를 더 망가트릴 수 있다. 얼굴 안면에 딱 붙는 마스크를 쓰고 가쁜 숨을 쉬며 달리는 게 폐에 더 나쁜지, 먼지가 호흡기로 들어가서 폐에 달라붙어 공격하는 것이 더 나쁜지, 그건 확실하게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건 숨 쉬는 호흡이 잘못되면 확실하게 폐에 문제가 생긴다. 폐뿐만 아니라 심장까지 문제를 일으킨다. 아마도 호흡기 쪽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잘 알지도 모르겠다. 마스크가 이렇게 불티나게 팔리는 것에는 사람들의 두려움을 건드리면, 또 그런 공포 광고를 하게 되면 많이 팔려나간다

 

과학의 발전이 날씨나 기후를 인간 중심으로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괜찮은 ‘마스크’하나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 또한 이상한 일이다. 괜찮은 마스크라는 말은 일회성이 아니라 여러 번 사용할 수 있거나, 필터 같은 것을 편리하게 갈 수 있거나, 또는 호흡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을 때처럼 편안하거나,처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내가 아이였다면 이 답답한 마스크 엄마가 보지 않으면 먼지 따위 내 알 바 아니니 그냥 벗어버리고 다닐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도 아이들은 엄마 몰래 그렇게 하고 있다

 

이전에는 전혀 아닌 것들이 최근에는 당연시되는 것들이 많아졌다. 편의점을 애용하는 나는 편의점에도 곧 신발을 파는 날이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운동화는 전문점에서 파는 것이 당연시되지만 아마 신발도 편의점에서 구입할 날이 오지 않을까. 새벽에 편의점에 슥 들어가 운동화를 구입하여 새 운동화를 신고 나오는 상상을 하고 있으면 어쩐지 신난다. 어떻든 새 신발은 사람을 신나게 한다

 

편의점에서 신발을 파는 날에 마스크 정도는 과학기술의 덕을 입을까. 아니면 그때에도 사람들의 공포를 조장해서 불티나게 일회성 마스크만 팔릴까

 

운동화 회사들 편의점에 코너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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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는 블레이드 러너를 봐야 한다. 왜냐하면 2019년이 블레이너 러너의 배경이기 때문이다. 백 투 더 퓨처의 미래는 2015년으로 지났고 미래소년 코난의 미래 역시 2008년으로 지났다. 데커드가 지구에 몰래 들어온 레플리컨트를 잡는 블레이드 러너는 82년에 나온 2019년이 배경인 영화다

 

블레이드 러너는 당시 망한 작품이었다.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오는 사람들도, 평론가들도 모두 영화를 비난하고 거지 같은 영화라 논했다. 특히 같은 해 개봉했던 이티에 밀려 블레이드 러너는 금세 극장가에서 사라지고 만다.

 

그랬던 블레이드 러너가 어떻게 현재 이렇게 모두가 칭송받는 작품이 되었을까. 80년대 미국은 그야말로 흥이 오를 대로 오른 분위기가 가득했다.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에도 잘 나오지만 70년대 미국의 중산층이 서서히 기반을 잡아가고 있었고 그 흥이 80년대까지 이어진다. 80년대의 미국인들에게 30년 후의 미래가 이렇게 암울한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이라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았다.

 

그 후로 블레이드 러너는 그대로 사라지고 만다. 하지만 비디오가 생겨나고 비디오테이프로 보던 일반인들이 알음알음, 이 영화는 정말 대단하다, 수작이다, 굉장한 영화다, 단지 영화일 뿐인데 엄청난 것들이 담겨있다,며 점점 퍼지기 시작하여 결국에는 일반인들이 넘볼 수 없었던 평론가들이 오류였다는, 평론가들의 말만 철석같이 믿었던 시류를 와그작 깨버리는 계기가 된다. 그것은 정말 통쾌한 일이었다. 지식과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잘못되었다고 지적을 한다는 것, 그것에서 오는 쾌감은 대단한 것이었다.

 

리들리 스콧은 블레이드 러너의 장면 장면에 은유를 전부 심어 놨다. 이 영화는 모든 컷이 하나의 ‘상징’이다. 그래서 블레이드 러너를 이야기하려면 몇 시간으로도, 아니 하루 종일 이야기를 해도 모자랄 것 같다. 이 영화를 보면 이후 얼마나 많은 디스토피아를 표방하는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가 이 영화를 따라 했는지 알 수 있다. 아키라, 공각기동대, 토탈리콜, 저지 드레드 등 수많은 영화가 블레이드 러너를 다시 보면 훅훅 지나간다. 위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내용은 2019년에는 핵 전쟁으로 암울한 지구가 된다.

 

인조인간, 요즘 말로 에이아이, 안드로이드 즉 레플리컨트는 인간과 똑같이 만들어졌다. 사고, 감정, 기억, 그리고 쾌락 등 이 모두가 인간과 같게 만들어졌지만 레플리컨트의 수명은 4년이다. 수명이 너무 짧다는 것을 안 레플리컨트들이 지구 밖 오프 월드에서 반란을 일으키고 6명이 지구로 잠입하는데 그중 2명의 레플리컨트는 죽고 4명이 지구로 들어오게 되고 그 4명을 블레이드 러너인 ‘데커드’ 해리슨 포드가 이 복제인간을 잡으러 다닌다는 내용이다.

 

보통 영화를 보고 평론가들이 어려운 말로 구구절절하게 설명을 하면 대부분 웃기고 있네,라고 치부할 순 있는데 이 영화만큼은 철학적 사유를 갖다 붙여도 괜찮을 영화다. 요컨대 데커드가 레플리컨트를 알아내기 위해 질문을 하는데 아주 철학적인 물음을 한다. 연극을 하는데 만찬 장면에서 생굴을 먹고 후에 삶은 개고기를 먹는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같은 질문을 한다. 이런 질문에 대답은 과연 무엇일까.

 

영화는 이런 질문을 영상과 장면으로 계속 보여준다. ‘죽음’보다는 ‘제거’, ‘고친다’보다는 ‘수리’로 표명되는 레플리컨트에게 총구를 들이대는 건 결국 인간인 데커드다. 아주 젊은 시절의 대닐 한나는 복제인간인 프리스로 나온다. 데커드와 사투 끝에 데커드의 총에 맞은 프리스는 몸을 물 밖으로 낚여진 숭어처럼 바들바들 떨며 고통스러워한다. 다시 보는 블레이드 러너에서는 인조인간이 어째서 총을 맞고 이렇게 고통스러워할까. 그리고 고통스러워하는 프리스에게 다시 총을 쏘는 데커드.

 

영화는 이런 상징이 가득하다. 끝도 보이지 않는 마천루 속에 살고 있는 인간과 그 속에 속하지 못한 하층의 인간은 서로에게 공격을 하며 생존을 위해 서로 죽인다. 하지만 로이를 비롯한 레플리컨트는 자신의 친구가 죽자 그에 흥분하며 인간에게 대든다. 이 영화에서 소름 끼치게 아름다운 것은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레플리컨트라는 것이다.

 

데커드는 인간이지만 냉정하고 차갑다. 정말 데커드는 인간일까(좀 더 긴 감독판을 보면 알 수 있다). 로이는 비가 오는 가운데 데커드를 구해주고 “나는 네가 상상도 못할 것들을 봤어, 오리온 전투에도 참가했었고, 탄호이저 기지에서 빛으로 물든 바다도 보았지. 이제 그 모든 순간들이 시간 속에서 사라지겠지, 빗속의 내 눈물처럼,, 이제 죽을 시간이야”라는 말을 남기고 죽음으로 간다.

 

로이의 이 대사 몇 줄을 가지고 긴 소설 한 권을 써내도 좋을 만큼 대사는 깊고 아름답고 처절하며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답다. 영화는 인간에게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인간에게 생존을 위해서만 칼을 겨누지 않는다,라며. 복제된 인조인간이 어떤 면에서 인간을 넘어서는 인간다움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주입된 기억으로 인한 사진들, 꿈에 나타나는 유니콘, 불편함, 혼란을 잔뜩 짊어지고 집으로 온 데커드는 사랑하게 된 레이첼이 죽은 줄 알고 가슴이 뛴다. 하지만 잠들어 있는 레이첼. 당신을 사랑해요, 당신을 믿어요. 그리고 두 사람은 행복하지만 불행한 여행을 떠난다. 이제 두 사람에게 남은 것은 살아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데커드와 레이첼의 투샷은 참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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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리뷰라는 걸 긁적이는데 내가 쓴 리뷰는 꼭 13세의 일기 같은 느낌인데 이 리뷰는 글을 쓴 사람보다 그 글에 대해서 더 잘 알고 있는 기분이 든다. 인간의 습관의 무서움과 양면성의 심리에 대해서 묘사를 하고 있다고 리뷰어는 말하고 있어서 오늘 아침 바다를 보며 주인공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봤다. 리뷰가 좋아서 리뷰를 다시 리뷰하고 싶다

 

카페에서 고맙게도 서적 코너에 공간을 마련하여 책을 홍보하게 해 주었다. 화려한 잡지책에 밀리겠지만 그래도 한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인간의 삶이라는 게 생과 사로 이루어져 있지만은 않아서 그 사이에 작은 틈이 있으면 발을 집어넣고 어이 춥구만, 하며 슬며시 끼어들기도 하다 보면 틈이 벌어져 몸이 반 정도 들어가기도 한다

 

하루키의 잡문집에 - 우리는 결국 불안정하고 폭력적인 땅 위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 사회의 시스템은 아무래도 뭔가 잘못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라고 쓰여 있다. 그 속에 살고 있는 우리가 불안하고 걱정이 많은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 사회 시스템이 수용되는 것을 망설이고 거부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을 두고 하루키는 '전환'이라 했다. 사회 자체가 목적을 상실했기에 그렇게 불안정한 땅 위에서 우리가 불안하고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사회를 목적을 갖추고 사회적 발전이 개인의 행복으로 이어지는가 하는 문제에 돌입하면 그것참, 하게 된다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는 지금 하는 것을 즐기고 현재를 고민하는 게 개인의 행복에 조금은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든다. 타인에 비해 걱정이 덜 헸던 것 같다. 사진에 미쳐 있던 20대 때에는 카메라를 들고 겨울 여름 훌 떠나 그곳의 사람들을 담으려고 했다. 그때에도 이게 돈이 돼? 이게 자본이 나와? 같은 말을 늘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훌쩍 지난 지금 돈 걱정을 하던 그들과 지금의 나와 격차가 크냐면 그렇지도 않다

 

겨울에는 깊은 산속을 카메라를 들고 헤매다 굴러떨어져 기절을 하기도 했고 산사에서 며칠 머물면서 빗질만 신나게 한 적도 있다. 새벽의 수산물 시장에서 상상이상의 개체가 쌓인 고등어 산 앞에서 한 마리 한 마리 다듬는 아낙네들을 보며 이 위대한 일을 꼭 멋지게 글로 적겠다 다짐한 적도 있었다. 여름에 강원도의 어떤 바다에서 해파리떼를 담기 위해 무턱대고 들어갔다가 해파리떼에게 물려 내 꼴이 네뷸라가 되어 며칠 누워있기도 했다. 이런 경험은 나에게 있어 큰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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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그러려고 그런 건 아니지만 가끔 카페나 맥주를 마시러 가서는 카세트 플레이어로 음악을 듣고 있으면 자주 보는 주인이나 아르바이트 학생이 신기해하며 이것저것 질문을 한다. 더불어 그 안에 있는 음악도 묻게 되고 그러다 보면 나는 주절주절 음악이 어떻니 하면서 힘이 빠진 괄약근처럼 줄줄 해버리고 만다.

 

두세 개 정도의 카세트테이프를 놓고 번갈아가 가면서 음악을 듣는데 노래가 끝이 나면 플레이어를 탁 열어서 틱 빼서 착 다시 넣고 툭 버튼을 눌러 음악을 듣는 행위가 재미있는 모양이다.

 

휴대전화로 음악을 듣는 것에 비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나 카세트 테이프가 많고 카세트플레이어가 있으니까 듣는 것뿐이다. 음악이라는 게 음식처럼 추억을 소환하는 연쇄반응을 하기에 카세트테이프로 음악을 들으면 이 음악을 열심히 들었던 그때의 랜드스케이프가 눈앞에 펼쳐지기도 한다.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유행이라는 게 정말 돌고 도는 것인가를 실감한다. 오늘 이전에는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것들이 오늘 이후로는 신기해하며 관심을 가진다. 나도 어쩐지 어딘가에서는 또 여봐란 듯이 슬며시 꺼내서 탁 탁 거리며 불편하게 음악을 듣는다.

 

일명 워커맨이 대단히 유행일 때가 있었다. 소니의 워커맨 세계를 위협했던 아이와 워커맨이 있었다. 아이와 워커맨은 몹시 심플하며 리모컨이 달려있고 외향이 정말 예뻐서 누구나 빠져 들만하게 만들었다. 음질도 좋아서 마구 앨범을 구입하고 싶은 욕망이 분출되기도 했다. 이런 세계에 도전장을 내던진 것이 삼성의 마이마이였다. 하지만 그 도전이 쉽게 먹혀들지는 않았다.

 

하루키의 에세이 중에도 워커맨에 대한 글이 있다. ‘오디오 가게에서 산 두 번째 신형 워커맨은 첫 번째에 비해 훨씬 작고, 무게도 절반에 가깝고, 오토리버스 장치가 달려 있는데다 충전도 할 수 있다. 값도 천 번째 것보다 싸다. 한 기계가 사 년 사이에 이렇게나 진보하다니(하루키는 첫 번째 워커맨이 4년 만에 아작이 난 것에 대해서 앞서 투덜거려놨다), 감개무량이라는 좀 과장스럽지만 정말 감탄스럽다. 적어도 인간이 진보하는 속도에 비하면, 그 빠른 속도에 그저 눈이 휘둥그레질 뿐이다’라고 했다.

 

최근의 과학기술이나 IT 기술을 보면 4년이 뭔가, 1년 만에 항상 새로운 기술이 쏟아지고 그것에 대한 발표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발전하는 과학으로 아직까지 날씨를 잡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돌고 도는 유행처럼 아주 예전으로 다시 돌아간 것 같다. 70년대 초 대한민국의 하늘은 지금처럼 먼지가 가득하여 일하고 집으로 들어온 아버지들의 코밑이 새카맣게 되어서 얼굴을 잘 씻어야 한다고 했던데.

 

유행이 지난 워커맨이 신기한 것처럼 요즘 하늘도 신기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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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넘기지 마세요. 무서운 장면을 캡처했음.

 

한국에는 공포영화라고 부를 만한 영화가 없을까,라고 하는 공포영화 마니아에게는 흡족할 한국의 공포영화다. 물론 마나아라면 이 영화는 봤을 것이다. 14년에 나온 영화로 아직 한국에서는 이만큼 무섭고 고어적이고 경악스럽고 상상을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자극을 주는 공포물은 나오지 않는 듯하다.

 

이 영화에서 주연은 이름이 알려진 고은아지만 또 다른 주연인 연송하가 열연을 했다. 연송하가 이 영화의 이야기를 죽 이끌어 가는 것 같다. 그러니까 연송하가 영화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영화가 어떤 식인지, 영화는 어떻게 결말이 나는지 전부 보여준다.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다. (내용은 알아서 찾아보기 바랍니다) 욕설이 난무하고 비제이로 접속자 수와 ‘좋아요’를 받기 위해 금기를 넘는다. 그 수위가 상상의 경계를 넘어가는데 거기에 작은 화면으로 보는, 관음의 병에 걸린 시청자들의 본능을 자극하고 본색을 드러나게 한다.

 

이런 현상은 요즘 방송 취지를 망각하고 청취율 질주를 하는 골목식당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음식 루저로 보이게 만들어 비슷한 서민이 루저로 보이는 화면 속 식당. 주인을 씹는다. 한 개인을 욕하는데 대중이 모니터로 결집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폰을 들고 골목식당에서 루저에서 벗어난 곳을 찾아가 다시 개인 방송을 한다. 개인방송이라도 광고가 끼어 들고 자본이 들어오고,,, 여기서 사람들은 흑과 백으로 갈린다. 중간은 없다. 모두가 우르르 씹고 욕을 하는 것에서 오는 카타르시스는 대단하다.

 

그러니까 가난하게 자란 아이가 성공을 하여 가난한 자들을 돕는 게 아니라 가난한 자들을 업신여기고 갑을 관계를 확실히 맺는 것과 흡사하다.

 

영화의 미장센은 눈에 드러나는 타격은 없다. 소리와 어두운 화면 구성 속에서 카메라의 움직임에 따라 보는 이들이 상상을 하게 만든다. 그 상상은 몇 분 후 그대로 현실이 된다. 배가 갈리고 그 속에서 장기가 밖으로 나오고 고은아는 아파하다가 몸이 반으로 잘린다. 물론 타격이 그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보는 이들의 상상으로 그 장면이 연출되게 만들었다.

 

연송하는 살인마에게 잡혀 살기 위해 살인마에게 몸을 팔기로 한다. 하지만 욕망은 결국 죽음으로 가고 만다. 이 영화를 보면 거대한 도심지에 있는 수많은 모텔은 고립이며 고독, 폐쇄, 개인의 욕망이 집합된 하나의 또 다른 세계다. 마치 하루키의 어둠의 저편에 나오는 ‘알파빌’ 같은 곳이다.

 

치안이 잘 되어 있는 서울의 거대 도심 속 모텔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어떤 사건이 벌어지는지 일단 터지고 나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개개인의 욕망을 푸는 곳, 지하에는 인간이 만들어 놓은, 그래서 인간도 알지 못하는 지하실과 하수구들, 꽈리처럼 꼬인 전선들이 인간을 공격한다.

 

폭력이 마치 정당화되어 벌어지는지는 도심 속 고독의 공간에서 그 모든 것을 라이브로 생방송을 하는 모습은 14년이나 지금이나 5년후나 크게 변하지 않을 것 깉다. 욕망과 본능을 제도가 막을 수는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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