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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공감
김종진 지음 / 효형출판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오래전 일이다. 노출콘크리트 건축에 미니멀한 실내디자인의 건물과 인테리어로 도배한 건축잡지를 보며 입에 흰거품을 물고 경탄에 자지러지던 선배를 보며 나는 감동할 아무런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멋지지 않느냐 물어오는 질문에 시큰둥한 내 대답은 뭔가 현실감이 결여된 그림같은 느낌이고 설령 그안에 살거나 방문하드라도 뭔가 손이라도 댈라치면 감시당하는 느낌이고 흐트러뜨리면 안될 것 같은 삭막함이 싫다고 답해버렸다. 아름답고 멋지긴 하지만 솔직히 뭔가 인위적이고 갑갑한 느낌이였다.
이 책의 호흡은 상당히 느리고 지식에 의지하지 않고 감성과 마음과 기억에 호소하고 있다. 상당히 시적이라는 느낌도 받았다. 공간이라는 것이 극적이고 드라마틱한 것들도 있지만 이 책이 공감하는 공간들은 자꾸 내면의 깊은 곳을 향해 눈길을 돌리게 한다. 현실의 딱딱한 부동산 이야기로 느낌을 반감하고 싶지 않지만 우리의 주변 공간들은 어찌 이리도 맛도 없이 건조하기만 한지 ... 먼저 잘 보고 멋지고 깊게 경험하신 분의 안목을 조금이나마 나눠가진 것으로 위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