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56
존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N25071

"어쩌면 가끔씩 쓰러지는 것도 우리에게 좋은 일인지 모르죠. 부서지지만 않는다면요."


지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볼 때마다 안정적인 나라라는 생각을 했었었다. 왠지 아프리카 이지만 아프리카가 아닌듯한 나라, 왠지 다른 아프리카 대륙 보다는 괜찮아 보이는 나라라는 인상이 있었다. 아무래도 백인의 비율이 높다는 것 때문에 그런 선입견이 생긴것 같은데 쿳시의 <추락>을 읽고 내가 정말 무지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내가 인종차별주의 시각이 있었다는걸 반성했다.


<추락>은 크게 세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 이야기는 수도인 케이프타운에서 노년의 대학교수이자 백인인 루리가 자신의 부와 권력을 이용해서 여러 여자들과 난잡한 성생활을 하다가 결국 자신의 여제자와의 부적절한 관계로 인해 대학교에서 쫓겨나는 추락이다. 사실 이런 난잡(?)한 이야기는 소설속에서 많이 봤었기 때문에 별 거부감은 없었다. 나쁜놈이긴 하지만...백인사회의 도덕적 몰락...

["우리가 당신들 손에 아이들을 맏기는 건 당신들을 믿을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가 대학을 믿지 못한다면 누구를 믿겠습니까? 우리는 우리 딸을 독사의 소굴로 보낸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았어요. 루리 교수님. 당신이 고매하고 권력있고 온갓 학위를 다 갖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당신이라면, 하느님 맙소사, 나는 나 자신이 이주 부끄러울 거에요. 민약 내가 상황을 잘못 짚었다면, 이제 당신이 얘기할 차레입니다. 하지만 당신 얼굴을 보니 그렇지 않은 것 같군요."] P.58



두번째 이야기는 대학에서 쫓겨난 루리가 딸 루시가 살고 있는 이스턴케이프의 시골농장을 방문하면서 겪게 되는 추락이다. 수도인 케이프타운과 다르게 흑인의 권력이 우세하던 지역이었던 이스턴케이프는 백인 여성인 루시가 혼자서 살아가기에는 무척 힘든 곳이었다. 루시가 왜 그곳에서 혼자 살아가는건지 도무지 이해가 가진 않았다. 루시는 그곳에서 흑인인 페트루스의 도움을 받고 살아가는데, 어느날 루시의 집에 흑인 강도일당이 나타나 루리는 폭행을, 루시는 강간을 당한다. 하지만 가해자가 밝혀지는데도 루시는 사건을 묻으려고 한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살아가려고 한다...백인사회와 흑인사회의 역전...

[그는 생각한다. 이것은 매일, 매시간, 매분, 이 나라의 모든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살아 있음을 다행으로 생각해라. 이 순간, 속력을 내며 달리는 차 안에 포로로 잡혀 있거나 머리에 총알이 박혀 협곡 밑에 있지 않음을 다행으로 생각해라. 루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라. ] P.139



세번째 이야기는 루리와 루시 사이의 갈등을 통해 드러나는 인권의 추락이다. 과거 백인사회의 우월함을 대표하는 루리, 그리고 지금 백인사회의 추락을 대표하는 루시. 루리는 루시에게 그곳에서 탈출하라고 설득하지만 루시는 떠날수 없다고 어쩔수 없이 굴복해서 살아야 한다고 반박한다. 부모 입장에서는 딸이 저러고 있으니 속이 타겠지만 어쩌면 이건 부모세대가 저지른 인과응보일지 모른다...흑인사회의 복수...

["루시. 너는 정말 날 놀라게 만드는구나. 그건 사실이 아니다. 너도 그걸 알고 있다. 페트루스에 관해서 했던 말을 다시 반복하는데, 만약 네가 이번에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면, 이번에 실패한다면, 넌 제대로 살 수 없을 거야. 네게는 네 자신과 네 미래와 네 자존심에 대한 의무가 있어."] P.188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함이 있었다. 백인 노년 교수 루리의 여성에 대한 태도도 별로였지만 특히 딸인 루시의 흑인사회에 대한 굴욕적인 태도는 거북하기까지 했다. 왜 저렇게 까지 비굴하게 구는건지, 왜 저러면서도 흑인사회에서 도망가지 않는건지 의야해 했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니 이는 작가의 의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극단적으로 그리긴 했지만 말이다. 만약 루시가 백인 여성이 아닌 흑인 여성이었다면, 그리고 흑인 강도들이 아니라 백인 강도들이었더라도 내가 불편함을 느꼈을까?

["그건 너무 개인적이있어요. 그들은 제게 개인적인 원한이 있는 것처럼 그 일을 했어요. 무엇보다도 그것이 저를 더욱 놀라게 만들었어요. 나머지는.. 에상되는 일이었어요. 하지만 그들이 저를 왜 그렇게 중오했을까요? 저는 그들을 한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 ] P.219



인종차별에 대한 나의 편협한 시각을 다시한번 반성하고 고쳐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리고 화해와 용서는 쉽지 않다는 것을, 화해와 용서 이전에는 반드시 진심어린 사과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5-08-10 2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인상적으로 읽었어요. 오랫동안 지배자였고 엄청난 폭력을 행사했던 자들과 한 사회에서 살아가야 하는데 제대로 된 사과도 없었고 처벌도 없었죠. 사실상 가능하지도 않았던거 같고.... 그런 남아공의 현재를 잘 묘사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새파랑 2025-08-11 14:34   좋아요 1 | URL
남아공의 혼란스러움이 책에 잘 담겨있더라구요. 깊이가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쿳시 작품은 많이 무거운거 같아요 ㅡㅡ
 
노랑무늬영원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N25069

"그때 갑자기 안 거야. 그걸 주우려면 살아야 한다는 걸. 다시 살아나야 한다는 걸."


한강작가님의 작품을 읽을때는 마음을 강하게 먹어야 한다. 절대 가볍게 읽을수 없기에, 읽고나서 한동안 우울감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왜 힘들걸 알면서도 읽느냐고 묻는다면, 한강 작가님의 이야기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 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강 작가님의 작품은 고통스럽지만 언젠가는 마주해야 하는 우리의 내면을 들여다 보게 해준다.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다.


이번에 내가 읽은 작품은 한강 작가님의 세번째 단편집인 <노랑무늬영원> 이다. 특징이라면 우울함은 여전하지만 더 짙어졌고, 기존의 단편집과 비교할때 서사가 복잡하며 좀더 인간 내면을 파고들었다는 점을 꼽고 싶다. 이번 단편집에 수록된 작품 모두 너무 좋았다. 완벽했다. 그중 몇 작품만 감성평을 적어보자면...



1. 회복하는 인간

주인공은 발목이 삐어서 한방 치료를 받다가 화상을 입는다. 그리고 화상에서 회복하는 과정에서 죽은 언니를 떠올린다.


통념속에서 살아갈수 없는 주인공과, 반대로 통념속에서 살아갔던 언니. 생각의 차이로 인해 주인공과 언니는 친해질수 없었고, 언니가 부탁해서 알게된 언니의 비밀 때문에 이후 언니와의 사이는 더 멀어진다. 그 간극은 언니가 투병으로 사망할 때까지 가까워 지지 않았다. 언니의 사망은 그녀에게마음의 큰 상처로 남는다.

[난 정말 모르겠어, 사람들이 어떻게 통념 속에서만 살아갈 수있는지, 그걸 어떻게 견딜 수 있는지. 당신에게 등을 돌린 채 화장을 지우고 있던 그녀의 얼굴이 거울 속에서 얼핏 어두워졌다. 거울을 통해 당신의 눈을 마주 보며 그녀는 대꾸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하지만 그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통념 뒤에 숨을 수 있어서.] P.57


하지만 인간은 상처에서 치유된다. 마음이든, 몸이든 말이다. 발목의 상처가 나아지는것과 동시에 언니에 대한 마음의 상처도 점차 회복한다. 의지만 있다면 어떤 아픔도 언젠가는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회복할 수 있다. 그게 인간의 강점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당신은 모른다. 목이 말라서 눈을 뜬 차가운 새벽, 기억할 수 없는 꿈 때문에 흠뻑 젖은 눈두덩을 세면대 위의 거울 속으로 들여다보리라는 것을 모른다. 얼굴에 찬물을 끼얹는 당신의 손이 거푸 떨리리라는 것을 모른다. 한번도 입 밖으로 뱉어보지 않은 말들이 뜨거운 꼬챙이처럼 목구병을 찌르리라는 것을 모른다. 나도 앞이 보이지 않아. 항상 앞이 보이지 않았어. 버텼을 뿐이야, 잠시라도 애쓰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니까, 그저 애써서 버텼을 뿐이야.] P.62




2. 에우로파

여성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나, 그리고 그런 나를 이해해주는 여자사람 친구 인아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성 정체성이 있음에도 나는 인아에게 왠지 모를 감정을 느낀다. 그리움이려나.

[잊을수 없는 여름밤의 한순간 이었다. 인아의 노래가 아름 다웠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내가 청춘의 한복판에 있었기 때문도 아니었다. 그 순간 인아를 사랑하게 된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다만 인아의 노래가 갑자기 끝났을 때, 지난 이십여 년 동안 억눌러왔던 생생한 갈망이 단박에 빗장을 끄르고 내 심장 밖으로 걸어 나온 것을, 그 어둡고 남루한 골목 한가운데서 나를 마주보며 서 있는 것을 알아보았다.] P.76


인아가 해준 여장을 한 나는 인아와 함께 밤거리를 걷는다. 사람들의 노골적인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인아가 나의 손을 잡고 걸어줬기 때문이다. 사랑이 아님은 분명한데 어쩔수 없는 끌림. 어쩌면 여자인 인아에 대한 동경 인지도 모른다.


나와 인아의 관계는 영원하진 않을 것이다. 언젠가는 서로에게 상처를 줄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의 이상한 관계를 포기하고 싶진 않다. 지금 두사람은 서로가 서로를 간절히 원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결코 이성적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것이다.

[나직이 소리 내어 인아가 따라 웃는다. 내가 얼마나 아슬아슬한 경계 위에 존재하고 있는지 깨닫게 하는 웃음이다. 내가 얼마나 간절허게 여자이고 싶은지 알게 해준 사람도 인아고, 남자의 몸으로 여자를 안고 싶어질 수도 있다는 걸 알게 해준 사람도 인아다.] P.93




3. 훈자

누구에게나 떠나고 싶은 이상향이 있을 것이다. 이 단편의 주인공에게는 '훈자'가 그곳이었다. 주인공은 만년설이 에워싸고 있고 살구꽃이 끝없이 피어 있다는 '훈자'라는 곳을 우연히 알게되고, 시간이 날때마다 그곳에 대한 정보를 찾아본다. 그리고 현실의 갑갑함을 느낄 때마다 '훈자'로의 탈출을 꿈꾼다, '훈자'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오랜 시간 계속되어온 습관이었으므로,그여자는 훈자를 생각하는 일을 멈출수 없었다. 그 여자가 생각하고싶은 것은 훈자가 아닌 훈자였다. 훈자가 아닌 훈자를 생각하는 일은 훈자인 훈자를 생각하 는 일보다 힘이 들거나 거의 불가능했다.] P.117


하지만 직장과 가정과 육아라는 현실앞에서 주인공은 '훈자'를 생각하지 않게 된다. 대신 과거의 인상적이었던 순간들이나 잠시 떠올릴 뿐이었다. 돌아가고 싶은 과거, 도망치고 싶은 '훈자'. 주인공이 느끼는 고통을 누가 이해줄까? 타인의 고통은 타인이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다.

[무슨 말이든 해줘봐, 그 여자는 입속으로 중얼거렸다. 이렇게 계속 가야하는 건지, 당신이 대답해봐. 대답을 듣기 위해 눈을 감은 순간, 비틀어진 마른가지들을 통과한 주황색 햇빛이 그여자의 눈꺼풀을 찔렀다. 눈꺼풀이 홧홧 달아오르기 전에 그 여자는 눈을 부릅 떴다.] P.123




4. 파란돌

<바람이 분다 가라>가 연상되는 작품이었다. 아마 <바람이 분다 가라>의 뼈대가 되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화자가 어린시절 사랑했지만, 지금은 존재하지 않은 친구의 외삼촌이였던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의 작품인데, 문장 하나하나에 그리움이 가득하다. 화자는 이제 그를 처음 만났을때 그의 나이인 서른 일곱살이 되었고 첫사랑이었던 그를 떠올린다.

[내 이름을 부를 때 당신의 목소리는 언제나 낮고 부드러웠지요. 실은, 일부러 못 들은 척 해 두 번 부르게 한 적도 여러 번 이었습니다. 그 목소리에 처음 가슴이 두근거린 게 언제인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처음 당신을 사랑하기 된 것이 언제 인지도 구별할 수 없습니다. 언젠가부터 당신의 얼굴이 내 눈 앞 어딘가에 어렴풋한 그림자처럼 자리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 이미 모든 사물 위로 아련히 어려있고, 놀라 눈을 감으면 어두운 눈꺼플 위로 더욱 선명해졌습니다. 그 느낌이 강한 슬픔과 닮아 있는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P.145


결혼한적은 없고, 무언가에 부딪히지 않아도 피멍이 들곤했던 나약했던 그사람, 아파서 힘들었던 적은 없었지만 차라리 죽는게 낫겠다고 생각했던 그사람, 하지만 나 때문에 살아야겠다고 은연중에 고백했던 그사람. 화자는 그사람과 어린시절 잠시 인연이었을 뿐이었다. 이제는 몇십년이 흘렀다. 하지만 아직도 그때 그 순간들과 그의 말들은 선명하다. 나는 지금의 현실이 고달퍼 죽고싶기도 하지만, 삶에 대한 그사람의 희망이 떠올라 어떻게든 살아보려고한다. 그사람은 그곳에서 잘 살고 있을까?

[거긴 지낼 만한가요. 빗소리는 여전히 들을 만한가요. 영원히 가져오지 못하게 된 감자 생각은 잊었나요. 오래전 꾸었다는 꿈속의 당신, 부풀어 오른 팔로 파란 돌을 건지고 있나요. 물의 감축이 느껴지나요. 햇빛이 느겨지나요. 살아 있다는 게 느껴지나요.
나도 여기서 느끼고 있어요.] P.154


그런 기억이 있다. 어떻게는 잊혀지지 않고, 어느순간 선명하게 떠오르며, 그때 그 순간 만으로도 나를 살아가게 하는 기억. 어떤 시간은 흐르지 않고 그시절에 멈춰 있기도 한다. 좋은 기억이든, 안좋은 기억이든 간에.

[어쩌면 시간이란 흐르는 게 아닌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그 때 함께 찾아옵니다. 그러니까, 그 시간으로 돌아가면 그 시간의 당신과 내가 빗소리를 듣고 있다구요. 당신은 어디로도 간게 아니라구요. 사라지지도, 떠나지도 않았다구요. 언젠가부터 당신과 동갑인 남자를 만날 때마다 세월이 변화시켰을 당신의 얼굴을 막막하게 그려보던 버릇을 버린 것은 그때문입니다.] P.154




5. 노랑무늬영원

노랑무늬영원을 아시나요? 표제작인 이 단편은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은 작품이기도 했다. 회복하는 인간을 가장 잘 보여준 작품이었다. 화가인 나는 출근길에 차를 몰다가 길에서 개를 만나고, 개를 피하려다 차가 전복되는 사고를 당한다. 왼손은 으스러지고 오른손도 못쓰는 상태가 된 나는, 병원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누워서 지내만 하는 신세가 된다. 몸이 아프기 전에는 몰랐으나 아프고 나니 모든게 망가졌다. 다정했던 남편은 병수발에 지쳐나가고, 엄마는 더이상 엄마가 아니었다.

[나는 이제 그 말을 이해한다. 남편이 사랑스럽지 않아진 것이 아니라, 내 사랑이 메말랐다. 내 사랑이 마르자 삶이 사막이 되었다. 내 사랑이 말라서, 나는 가장 가난한 사람이 되었다.] P.290


이년이 지난 후 퇴원했지만 상태는 더 안좋아졌다. 남편의 지친 모습에서는 사랑이 없었고, 나의 전부였던 그림은 이제 더이상 그릴 수 없게 되었다. 더이상 사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은 밑바닥에서, 나는 희망을 본다. 그중 하나는 아주 예전에 잠시 스쳐간 인성이라는 남자에 대한 기억이었다. 사진관에 찍힌 나의 사진을 보고 소진이라는 친구가 연락을 줘서 떠올린 인성. 그는 내가 병원에서 재활하는 동안 낯선 타국에서 죽어갔지만, 그에 대한 연민때문인지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도, 나이도, 직업도 전혀 모르는 남자의 이미지가, 십 년이 지난 지금 되살아나, 그 자리에 고스란히 있다. 만일 내가 그 남자와 수작을 나눴다면 이렇게 밝은 기억으로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내가 그와 나눈 것은 침묵이었다. 비장하지도 우울하지도 않은, 그저 침묵.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깊이 새겨진 몸의 따스함.] P.270


다른 하나는 친구인 소진의 집에서 본 도마뱀 노랑무늬영원. 앞발이 잘려나갔음에도 다시 새발이 자라서 살아가는 노랑무늬영원을 본 나는 삶의 의지를 다시한번 느낀다. 영원이란 단지 학명일 뿐이지만, 그 단어가 나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거, 이름 있니? 나는 묻는다. 영원이요. 영원? 네.노랑무늬영원.] P.274


다시 작업실에 간 나는 다시 한번 그림에 대한 의지를 다진다. 인간은 회복할수 있기 때문에 나약하지 않다. 의지만 있다면 영원할 수 있다. 인간은 강하다.

[어디까지 왔나, 하고 나는 소리 내어 중얼거린다. 어디까지 더 나아갈 수 있을까. 나는 미간을 모은다. 물감이 빳빳하게 굳은 두손을들어 올려 석양에 비추어본다. 뚜렷한 손가락뼈와 관절들 사이로 늦은여름의 플라타너스 잎들이 소리없이 몸을뒤집고 있다. 저것은 빛인가. 저것은 아름다움인가. 생명인가. 다만 그렇게 나는 서있다. 말없이.] P.295




매번 읽을때마다 바뀌는 거 같은데, 한강작가님 단편집 중 <노랑무늬영원>이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한강작가님 전작읽기 중 <그대의 차가운 손> 한작품만 남았다. 이런 위대한 작품들을 원어로 읽을 수 있다니 너무 행복하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5-08-04 2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항무늬 영원이 최고의 단편이라굽쇼? 눈이 번쩍 귀가 번쩍입니다.^^

새파랑 2025-08-05 10:51   좋아요 0 | URL
한강작가님 작품중 안좋은게 없는거 같아요~! 순서대로 읽는걸 추천합니다~!!!

페넬로페 2025-08-04 2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요.
한강 작가의 작품은 읽기 쉽지 않은데 곱씹어 읽으면 어쩜 이리 글을 잘 쓸까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
계속 읽게 되는 것 같아요^^

새파랑 2025-08-05 10:52   좋아요 0 | URL
한강작가님 존경합니다. 문장 하나하나가 다 좋습니다. 깊이가 남다르다고 해야 할까요? ㅋ 내용은 우울하지만 행복합니다~!!

자목련 2025-08-05 08: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집, 정말 좋죠? 새파랑 님의 리뷰는 더 좋고요.
저도 천천히 다시 읽어보고 싶네요^^

새파랑 2025-08-05 10:53   좋아요 0 | URL
완전 좋습니다 ㅋ 평생 소장각에 재독 삼독 사독 해야할 작품인거 같아요~!!

독서괭 2025-08-05 1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제 한권 남으셨어요? 대단합니다.
‘회복하는 인간‘은 다른 소설집에서 읽었는데요 -에디션이었나?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노랑무늬영원이 새로 갱신된 최고 작품이라니 읽어보고 싶습니다 ㅎㅎ

새파랑 2025-08-06 09:33   좋아요 1 | URL
강추합니다. 한강작가님 단편은 장편만큼 좋은거 같아요~!!
이번달 안에 한권 읽으려고 합니다~!!!
 

최근에 독서를 거의 못했다. 독서에 대한 애정이 식어서 인건지 모르겠다. 대신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좋아하는 두가지를 병행 하는건 참 힘든것 같다. 그래도 책을 조금은 읽었다. 기왕 이렇게 된거 리뷰는 포기하고 그동안 소량으로 읽은 책들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N25064 <내 주머니는 맑고 강풍> 최진영

내가 전작하는 국내작가 3명은 한강, 김연수 최진영 작가님이다. 그래서 이 책은 안 살 수 없었다. 소설은 아니고 제주도에서 살면서 경험한 내용을 담은 일기 형식의 노트다. 팬심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작가님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작품이어서 추천하고 싶은데, 그냥 최진영 작가님의 작품을 찾는 분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단 한사람>, <오로라>의 바탕이 되는 이야기들이 보인다. 한화팬인 최진영작가님 올해 매우 행복하실거 같다. 이렇게 최진영 작가님 전작 완료~!



N25065 <댈러웨이 부인> 버지니아 울프

예전에 열린책들 버젼으로 읽고, 이번에 문학동네 버젼으로 다시 읽었다. 역시나 좋았다. 리뷰를 쓰고 싶었는데 아쉽다. 버지니아 울프 top 2 작품은 <등대로>와 <댈러웨이 부인>이라고 보는데, 그중 <댈러웨이 부인>이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의식의 흐름 기법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 다음번에는 <파도>를 읽어봐야 겠다.



N25066 <7번 국도> 김연수

김연수 작가님의 초창기 작품이어서 그런지 청춘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스무살> 보다는 별로였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사실 팬심을 빼고 보자면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아니다. 로드무비를 보는 기분이었는데, 여름에 7번국도 한번 가야할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또 김연수 작가님(소설) 전작 완료~!  빨리 신작 내주십시요~!



N25067 <검은 사슴> 한강

정말 대단한 작품이었다. 한강작가님의 첫 장편소설인데, 분량이 상당해서 읽는데 너무 오래 걸렸다. 리뷰를 꼭 쓰고 싶었는데 아쉽다. 초기작임에도 불구하고 완성도도 높고 대단히 재미있었다. 결말부분(기차사고)이 약간 아쉽긴 했지만. 한강작가님 특유의 무거움과 우울함은 초기작에도 여전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상처와 어둠, 그리고 위로를 잘 그린 작품. 다음번에는 <노랑 무늬 영원>을 읽어야 겠다.



N25068  <궤도> 서맨사 하비

SF를 자주 읽지는 않지만 우주를 다루는 작품을 좋아한다. <궤도>는 우주정거장에서 바라본 단 하루, 열여섯번의 일출과 일몰 동안 여섯명의 우주비행사의 눈을 통해 바라본 아름다운 지구를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린 작품인데, 책을 읽는동안 마치 내가 우주정거장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지구가 아름다운건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곳에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부터 읽는 작품들은 꼭 리뷰를 써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무 살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N25063

"그때 나는 처음으로 깨달았다. 우리가 언제나 새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새소리를 들으려면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걸."


작가의 초기작을 읽는다는 건 정말 흥미롭다. 지금과는 다른 초기작품만의 참신함, 풋풋함, 생동감, 미숙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문학과 음악은 또 다르다. 음악의 경우는 초기작이 명반인 경우가 종종 있지만, 문학은 초기작이 명작인 경우는 별로 못본것 같다. 아마 문학은 참신성 보다는 깊이를 더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갑자기 쓸데없는 이야기를 적은것 같다...


최근에 어려운 책(아우스터리츠...)을 읽어서 오늘은 좀 잘읽히고 재미있는 책을 읽고 싶었기에 선택한 책이 바로 김연수 작가님의 초기 단편집인 <스무살>이다. 나의 선택은 훌륭했다. 대만족 이었다.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는건가 싶었다. 김연수 작가님의 다른 명작들에 비해 완성도라든지 깊이가 떨어지는건 분명 있었지만 정말 참신했다. 그리고 책 제목처럼 작품마다에서 젊음이 느껴졌다. 나는 스무살 때 뭘 하고 있었을까?

[열심히 무슨 일을 하든, 아무 일도 하지 않든 스무 살은 곧 지나간다. 스무 살의 하늘과 스무 살의 바람과 스무 살의 눈빛은 우리를 세월 속으로 밀어넣고 저희끼리만 저만치 등뒤에 남는 것이다. 남몰래 흘리는 눈물보다도 더 빨리 우리 기억 속에서 마르는 스무살이 지나가고 나면, 스물한 살이 오는 것이 아니라 스무 살 이후가 온다.] P.9



<스무살>에는 총 9편의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표제작인 <스무살>은 자전적 느낌이 강하게 드는 작품인데, 읽다보면 이게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햇갈리기도 했다. 김연수 작가님의 스무살 에피소드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스무살에 그저 별뜻없이 들어간 대학 영문과, 그리고 그 시대에 일상이었던 데모, 사랑, 아르바이트까지 스무살의 추억이 가득한 작품이었다. 나의 젊은 시절을 함께 했던 그들은 지금 뭘 하고 살고 있을까?

[세상에서 단 한 번 가까위졌다가 멀어지는 별들처럼 스무 살, 제일 가까워졌을 때로부터 다들 지금은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다. 이따금 먼 곳에 있는 그들의 안부가 궁금하기도 하다. 이 말 역시 우스운 말이지만, 부디 잘 살기를 바란다. 모두들.] P.44



<죽지 않는 인간>도 비슷한 느낌의 자전적인 작품이다. 뭔가 특별한 이야기는 없다. 다만 나를 스쳐지나간 소중한 사람들이 등장할 뿐이었다. 동료 작가이자 요절한 J, 레고드가게에서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이별할 수 밖에 없었던 서연, 만나본적은 없지만 나의 음성사서함에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던 승미, 그리고 돌아가신 아버지까지. 작가님은 그들이 현실에서 사라졌다 하더라도, 다시 만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내가 글을 통해 그들을 추억한다면, 소설속에서 되살린다면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불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간 나는 이 세계가 너무나 두려웠어요. 언제나 혼자라는 느낌뿐이었는데, 일단 나 자신을 구할 능력이 없다는 건 분명했지요. 당신 역시 나를 위해 무던히 노력했지만, 나는 선천적으로 나 외엔, 그 무엇으로부터도 단절되어 있는 아이였으니까. 고립. 뭐, 그런 단어의 영역에 속하는 사람이죠.] P.225



특이한 소재의 작품들도 상당히 좋았다. 죽을정도로 완벽한 롤러코스터에 대한 이야기인 <마지막 롤러코스터>, 선풍기 수집가와 희귀본 수집가라는 특이한 사람들의 이야기인 <공야장 도서관 음모사건>, 한편의 느와르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작품인 <사랑이여, 영원하라!>, 인화한 사진에 자신의 모습이 찍힌 걸 본 승민, 그리고 그런 승민의 도플갱어인 '나',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두사람의 공허한 청춘을 흥미롭게 연결시킨 <뒈져버린 도플갱어>까지, 완벽함 보다는 독창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었다.

[예컨대 선생 역시 불후의 소설을 쓰게 된다면. 그후에는 소설가로서 존재의의가 사라집니다. 불후의 소설을 이미 썼으니까요. 저라면 만약 불후의 소설을 쓰게 된다고 해도 그 소설을 발표하진 않을 겁니다. 자신의 존재의의를 스스로 없애버리는 우를 저지르고 싶진 않으니까요.] P.116



이제 김연수 작가님의 <7번국도>만 읽으면 소설은 다 읽게 된다. 시원섭섭하다. <7번국도>는 7월에 읽어야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lanca 2025-06-30 1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 <스무 살> 좋아해요. 뭔가 딱 몽글몽글한 그 젊을 때만 쓸 수 있는 감성이 살아 있지 않나요? 자전적 이야기라 해서 더더욱요. 드디어 대망의 김연수 작가 전작을 마치게 되시는군요. 축하드립니다. <7번국도>도 진짜 좋았어요.김연수 작가가 새파랑님 서재에 오셔서 보시면 흡족해하실 것 같아요. ^^ 박상영 작가 에세이집에 등장한 김연수 작가 실제 모습도 딱 기대한 그 모습 그대로더라고요.

새파랑 2025-06-30 20:35   좋아요 0 | URL
작품에서 젊음이 막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얼마전에 동네책방에서 ‘디 에센셜 김연수‘를 구매햏는데 사장님께서 저랑 김연수작가님이랑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하시더라구요 ㅋ영광이었습니다~ 7번국도도 기대가 됩니다~!!!
 
부오니시모, 나폴리 위픽
정대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N25057

"자기 삶을 사랑하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우리는 왜 남들의 인정을 받아야지만 겨우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는 것처럼 구는 것인지."


맛있는 피자를 먹어본 적은 없지만, 피자를 맛있게 먹어본 적은 있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멋진 관광지, 맛집, 맛있는 커피라도 그다지 특별할 건 없다. 특별함을 만드는 건 타이밍, 그리고 누구와 함께 였냐는 거다.


최근 <급류>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정대건 작가님의 위픽 시리즈인 <부오니시모, 나폴리>를 읽고나서 위와 같은 생각을 했다. 나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었는지를 떠올려 봤다. 분명히 있을 것이다. 특별한 순간들, 그건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는 거다.


'나이 성별 무관 같이 피자 먹고 재밌게 노실 분.' 나폴리 여행 중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동행' 글을 보고 네명의 남여가 모인다. 그 무리중 한명은 주인공인 '선화'이고, 한명은 '한'이라는 남자였다. 왜 그들은 나폴리로 왔던 것일까?


한번도 경로를 이탈한적이 없는 삶을 살아왔던 '선화'였지만, 2년간 사귄 남자친구와 결혼을 준비하면서 사소한 문제로 다투다가 결국 파혼하게 되고, 한국의 삶이 싫어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던 중 영화 <콜미 바이 유어 네님>의 배경인 나폴리로 무작정 오게 되었다.

[실은 내가 그를 그다지 사랑하지 않는데도 결혼을 진행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저 남들처럼 해야해서. 대학 입학, 취업, 그다음은 결혼이라는
과업대로 살아온 내게.] P.26

[정해진 경로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안 될 것 같은 게 꼭 내 몸에 갇힌 기분이었어요.] P.28


'한'은 좀 특이했다. 그는 여행자가 아니었고, 나폴리에서 피자를 배우고 있는 요리사였다. 20대 후반에 크게 교통사고를 당한 후 남은 은생을 행복하게 살기위해 무작적 나폴리로 왔고 이곳에서 요리를 배우기로 한 것이었다. '한'에게는 다른 고민도 있었다. 바로 자신의 성 정체성이었다. 연애에 있어서 수동적이고 소극적이었던 '한', 다가가기 보다는 다가오는 걸 원하는 좋아하는 '한'에게 사랑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던 것이다.

[한은 상대방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자신이 먼저 욕망하는 시늉을 해야 할 때마다, 초등학교 학예회 때 억지로 무대에 올라 자신에게 맞지 않는 역할을 연기하던 순간처럼 느껴지고 고통스러웠다.] P.50

[만지는 것보다 만져지는 걸 좋아해요. 세상이 정한 성 역할이 아니라 둘만의 사랑이 하고 싶어요.] P.55


낯선 타국에서 두 사람은 친하게 지낸다. 원래는 잠깐 머물다 떠날 예정이었던 '선화'는 나폴리에 더 머물게 되고, 두 사람은 나폴리를 여향하면서 피자도 함께 먹으면서 서로의 과거를 이야기 하면서 더욱 친밀해 지고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가족조차 하지못했던 이해.

[자기 삶을 사랑하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우리는 왜 남들의 인정을 받아야지만 겨우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는 것처럼 구는 것인지.] P.73


두 사람의 감정은 미묘하게 흐른다. 일반적으로 정해진 사랑(결혼)의 범주가 싫어 한국을 떠난 '선화'는 '한'에게 호감을 느끼고, '한'의 성 정체성을 아는 그녀는 먼저 다가갈지 말지 고민한다. 분명 내가 먼저 다가가면 우리의 관계는 더이상 타인이 아니게 될테지만, 과연 이게 맞는 걸까? 그와의 만남을 좋은 추억으로 남겨야 할지, 새로운 사랑의 시작으로 해야 할지 사이에서 두 사람은 어떤 선택을 할까?

[한순간의 선택이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를 생각하면 지금도 종종 놀라곤 한다.] P.83


짧은 단편이었지만 상당히 재미있었고, 많은 걸 떠올릴 수 있는 작품이었다. 위픽시리즈가 작품별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데, 이 작품은 극호였다. 정대건 작가님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넬로페 2025-06-28 2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사연 없이도 그냥 훌쩍 떠날 수 있는 용기만 있다면 나폴리로 떠나고 싶네요. 저는 맛있는 피자를 맛있게 먹어요 ㅎㅎ

새파랑 2025-06-29 11:44   좋아요 1 | URL
맛있는 피자는 어디가어 먹을수 있나요? ㅋ 저는 나폴리까지는 아니고 어디 조용한데 와서 책을 읽고 있습니다 ㅋ즐거운 일요일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