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제과점은 최고였다. 이런 작품을 만날수 있었다니 너무 행복하다.
















뉴욕제과점이 언제 문을 열었는지 나는 모르지만, 언제 문을 닫았는지는 안다. 내가 태어나기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고향 거리의,수많은 상점들처럼 뉴욕제과점은 새롭게 바뀐 환경에 적웅하지 못하고 1995년 8월 결국 문을 닫았다. 어차피 인생은 그런 것이니까. 이걸 비관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몇 번이나 다짐했다. 나보다 먼저 세상에 온 것들은 대개 나보다 먼저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 정상적인 세상에서 정상적으로 일어니는 정상적인 일이다. 그러니까 뉴욕제과점이 이 세상에서 영영 사라지는 일도 그와 마찬가지다. - P83

어차피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과하면 질리게 된다. - P90

예감은 좋은 일과 나쁜 일 중나쁜 일 쪽으로 곧잘 쓰러지곤 했다. 추억이 곧잘 좋은 일 쪽으로만 내달리는 것과는 참 다르다. 많이 다르다. - P98

어느 날인가 나는 문득 이제 내가 살아갈 세상에는 괴로운 일만 남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는 늘 누군가 내가 알던 사람이 죽을 것이고 내가 알던 거리가 바뀔 것이고 내가소중하게 여겼던 것들이 떠나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단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문득 그런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그러면서 자꾸만 내 안에 간직한 불빛들을 하나둘 꺼내보는 일이 잦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 P104

그다음에 나는 깨달았다. 이제 내가 살아갈 세상에 괴로운 일만 남은 것은 아니리는 사실을. 나도 누군가에게 내가 없어진 뒤에도 오랫동안 위안이 되는 사람으로 남을 수 있게 되리리는 것을 알게 됐다. 삶에서 시간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그저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고 믿었던 것들이 실은 내 안에 고스란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나는 깨닫게 됐다. - P104

세상을 살아가는 데 그렇게 많은 불빛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저 조금만 있으면 된다. 어차피 인생이란 그런 게 아니겠는가. - P106

사랑은 왜 두려움과 함께 오는지 그때 처음 알게 됐지. 소중하게 다루지 않으면 아름다운 사랑은 망가져버리니까. 그리고 다시는 그 아름다움을 되찾을 수 없으니까. 그게 사랑이라면 소중하게 다루지 않으면 안돼. - P118

뉴욕제과점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거기에 있었으니까 죽은 뒤에도 거기에 있을 것이라고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인생은 그런 게 아니다. - P80

에컨대 인생이란 꼭 이십미터 정도 뒤에서 자신을 쫓아오는 저 발걸음 소리 같은 것이다. 거기서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서 손전등을 밝히며 다가가면 또 이십 미터쯤 뒤, 더 다가가면 또 이십 미터쯤 뒤로 물러설 게 분명했다. 따라오려면 따라오라지. 나는 지옥 그 밑바닥까지도 갈 수 있다구. - P216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뭔가가 나를 살아가게 한다니 놀라운 일이었다. 그다음에 나는 깨달았다. 이제 내가 살아갈 세상에 괴로운 일만 남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나도 누군가에게 내가 없어진 뒤에도 오랫동안 위안이 되는 사람으로 남을 수 있게 되리라는 것을 알게 됐다. 삶에서 시간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사실을, 그저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고 믿었던 것들이 실은 내 안에 고스란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나는 깨닫게 됐다."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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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 작가님은 단편도 좋고 장편도 좋고 이런 세기말적 내용도 좋고.


그늘에 가려졌던 지나의 말이 다시 떠올랐다. 삶은 한번뿐이고 만약이란 없다. 세계는 망해 가고 있으며 우리는 만났다. 그러니 괜찮다. 지금 이 순간을 다행이라고 생각해도, 괜찮을 것이다. - P64

좋은 전 영원하지 않아.
알아.
그냥 난 알아 버린 거아.
좋은 걸?
좋았다가 없어지면 외로워진다는 걸.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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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다. 하루키 작품중 최고다.






누구나 사랑을 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결여된 일부를 찾고 있는 법이니까. 그렇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다소의 차이는 있을망정 언제나 서글픈 기분이 드는 거야. 아주 먼 옛날에 상실한 그리운 방에 발을 들여놓은 것 같은 기분이 되는거지. 당연한 일이야. 그런 기분은 네가 발명한 게 아니야. 그러니까 특허 신청 같은 것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 P144

그렇지만 그것은 역시 너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야. 아무도 너를 대신해서 생각해 줄 수 없어. 요컨대 사랑을 한다는 건 그런 거야, 다무라 카프카 군. 숨이 맞을 만큼 황홀한 기분을 느끼는 것도 네 몫이고, 깊은 어둠 속에서 방황하는 것도 네 몫이지. 너는 자신의 몸과 마음으로 그걸 견뎌야만해. - P253

맞습니다. 그것을 끝어안고 사는 것이 아무리 괴로위도 살아 있는 한 저는 그 기익을 잊어버리고 싶지 않습니다. 그것이 제가 살아왔디는 유일한 의미고 증거니까요. - P337

하지만 나는 아직 잘 모르겠어. 어찌할 바를 모르겠어. 어머니가 나를 사랑했다고 너는 말해. 아주 깊이 사랑하고 있었다고 말이야. 네 말을 믿고 싶어, 하지만 정말로 그랬더라도 나는아직 잘 모르겠어. 어째서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는 것이 그 대상을 깊이 상처 입히는 것과 같아야 하는지. 그러니까 내 말은, 만일 그렇다면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는 것에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어? 도대체 왜 그런 일이 일어나야만 하는 거냐고? - P358

"나를 기억해 주는 것. 다무라 군민 나를 기억해 준다면 다른 모든 사람이 나를 잊어도 상관없어."

"기억이라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건가요?"

"기억이란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게 될 수도 있지." - P439

이윽고 너는 잠이 든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너는 새로운 세계의 일부가 되어 있다. - P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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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이 나와서 다시 구매한 해변의 카프카.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간다는게 중요하다.


그리고 그 모래 폭풍이 그쳤을 때, 어떻게 자신이 무사히 빠져나와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너는 잘 이해할 수 없을 거야. 아니, 정말로 모래 폭풍이 사라져 버렸는지 아닌지도 확실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이것 한 가지만은 확실해. 그 폭풍을 빠져나온 너는 폭풍 속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의 네가 아니라는 사실이야. 그래, 그것이 바로 모래 폭풍의 의미야. - P17

"눈을 감아서는 안 되네" 하고 조니 위커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것도 규칙일세. 눈을 감아서는 안돼. 눈을 감아봤자 사태는 조금도 좋아지지 않으니까. 눈을 감았다고 해서 무엇인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 아니, 오히려 다음에 눈을 떴을 때 사태는 더 악화돼 있을 거야. 우리는 그런 세계에 살고 있는 걸세. 나카타 씨. 눈을 똑바로 떠야 해. 눈을 감는 것은 약자가 하는 짓이야. 현실에서 눈을 돌리는 것은 비검한 자가 하는 짓이란 말일세. 자네가 눈을 감고 귀를 틀어막고 있는 동안에도 시간은 가고 있단 말이야. 똑딱똑딱." - P305

"세계는 나날이 변화하고 있어, 나카타 씨. 매일 때가 되면 날이 밝지. 하지만 거기 있는 건 어제와 똑같은 세계가 아니야. 여기 있는 건 어제의 나카타 씨가 아니라고. 알겠어?" - P395

오시마 씨는 내 눈을 들여다본다. "자, 내 말 잘 들어, 다무라 카프카 군. 네가 지금 느끼는 것은 수많은 그리스 비극의 동기가 되기도 한 거야. 인간이 운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운명이 인간을 선택한다. 그것이 그리스 비극의 근본을 이루는 세계관이지. 그리고 그 비극성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의한 바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당사자의 결점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오히려 당사자의 장점을 지렛대로 해서 그 비극 속으로 끌려 들어가게 된다는 거야. 내가 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겠어? 다시 말하면 인간은 각자가 지닌 결점에 의해서가 아니라 미질, 즉 타고난 장점이나 아름다운 성질에 의해서 더욱 커다란 비극 속으로 끌려 들어가게 된다는 거야.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왕이 그 뚜렷한 본보기라고 볼 수 있어. 오이디푸스왕의 경우 게으름이나 우둔함 때문이 아니라 그 용감성과 청직합 때문에 그의 비극은 초래됐기든. 거기서 불가피하게 아이러니가 생겨나는거야" - P412

"경우에 따라서는 구원이 없을 수도 있어. 하지만 아이러니가 인간을 깊고 크게 만들거든. 그것이 더욱 높은 차원의 구원윤 향한 입구가 되지. 거기서 보편적인 희망을 발견할 수도 있어.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 비극은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예술의 원형이 되고 있는 거야. 다시 말하지만. 세계의 만물은 은유라고 하는 메타포야. 누구나 실제로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육체적 관계를 갖는 것은 아니야. 그렇지? 그러니까 우리는 메타포라는 장치를 통해 아이러니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스스로를 깊게, 넓게 다져 나간다는 이야기야." - P413

"인간은 신의나 친애의 정. 우정을 위해 생령이 될 수는 없는 것 같아. 그래서 죽는다는 행위가 필요해. 신의나 친애나 우정을 위해 인간은 목숨을 버리고 영혼이 되는 거지. 살아 있는 채 영혼이 될 수 있게 하는 것은 내가 알고 있는 한 역시 악한 마음이야. 부정적인 상념이지. - P468

"그렇지만 네가 말하는 것처럼 긍정적인 사랑윤 위해 생령이 되는 경우도 있을지 몰라. 그렇게 자세히 이 문제에 관해 따져 본 건 아니지만 그런 일이 일어난 수 있을지도 모르지" 하고 오시마 씨가 말한다. "사랑이라는 것은 세계를 무너뜨렸다가 다시 구축하는 것이니까, 그 세계에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있어." - P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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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잘해주는 게 아니라 걱정하고 아끼는 거야.

너무 노력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노력해야 해. 이모가 단호하게 말했다. 사람은 노력해야 해. 소중한 존재에 대해서는 특히 더 그래야 해.

노력은 힘든 거잖아요. 제야가 중얼거렸다

마음을 쓰는 거야. 억지로 하는 게 아니야. 좋은 것을 위해 애를 쓰는 거지.

제야는 일기에 이모의 말을 썼다. 언젠가는 이모의 말을 이해할 수 있길 바랐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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