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쓰는것 같다. 작년까지는 부지런히 리뷰를 썼고(잘 쓰지는 못했지만...), 책 읽고나서 리뷰는 바로 썼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몇달 안쓰다 보니 다시 리뷰를 쓰는게 쉽지 않았다. 그리고 읽은 책도 몇권 없었던 이유도 있고, 리뷰 쓸 시간에 책이라도 한권 더 읽자는 생각도 있었고...


그래서 오랜만에 최근(?)에 산 책탑도 소개하고 몇권 읽은 책들을 간단하게 리뷰하는 글을 써본다. 이 책탑보다 더 사긴 했지만 일단 없는 책들은 생략하고...


1. <청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다자이 오사무 (읽은책)

<라쇼몬>과 <인간실격>만 있는건 아니다. 두 사람이 왜 일본문학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 잘 느낄수 있게 해준 작품집이었다. 청춘하면 좀 밝은 느낌이 드는 단어인데, <청춘>에 수록된 작품들은 다 어둡다. 작품들이 모두 젊은시절의 고뇌를 잘 묘사하고 있는데, 수록된 작품들이 모두 좋았다. 특히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들이 좋았다. 예전에 대부분 읽었던 작품들이지만 이렇게 모아놓으니 더 좋았다.


2. <낯선 여인의 키스> 안톤 체호프 (읽은책)

믿고 구매하는 녹색광선 출판사의 최근 출판작. 이 책에 수록된 단편 역시 대부분 이미 읽었던 작품들이었지만, 이렇게 엄선해서 모아놓으니 더 좋았다. 단편의 황제는 역시 체호프라고 생각한다.


3. <폭풍의 계절> 페르난다 멜쵸르 (읽은책)

21세기의 위대한 소설 Top100 인가에 언급되어 있길래 구매를 해서 읽었는데, 아 이건 내 취향이 아니었다. 멕시코 소설인데, 너무 쎄고 음침해서 읽는 내내 힘들었다. 저런 곳에서 사람이 살 수 있다는게 참 신기했다. 인간의 삶이라기 보다는 동물의 삶이라는 느낌? 색다른 경험이었지만 두번은 하고싶지 않다.


4. <쓰게 될 것> 최진영 (읽은책)

최진영 작가님의 사인본이 가지고 싶어서 나오자마자 구매해서 바로 읽었다. 역시 믿고 읽는 최진영 작가님. 한강 작가님 다음으로 노벨문학상 대상이 나온다면 아마 최진영 작가님이 아닐까 싶다.


5. <소금 조각> 실비 제르맹 (읽은책)

실비 제르맹의 <숨겨진 삶>은 인상적으로 읽었는데, 이 책은 아니었다. 문장들이 인상적이긴 한데, 전체적은 내용은 응? 이랬다. 뭔가 일부러 더 어렵게 꼬아서 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6. <여덟 밤> 안드레 에치먼 (읽은책)

안드레 에치먼은 좋아하는 작가이긴 한데 이 책은 아니었다. 사랑의 밀당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긴 하다. 읽으면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생각났었다. 의식의 너무 깊은 흐름... 하지만 극상류층의 이야기인데다가, 제멋대로인 여주인공 클라라, 그리고 클라라와 사랑에 빠지는 주인공 둘다 공감하기 힘들었다. 저런식으로 사람이 사랑을 할 수 있나 싶었다. 가난한 시민(?)인 나에게는 너무나 비현실적인 이야기였다.


7. <엎드리는 개> 프랑수아즈 사강 (읽은책)

읽을때는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지금은 어떤 내용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읽고나서 사강의 자전적인 이야기 또는 노년(?)의 사강이 원하는 사랑이 이런 모습일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8.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김신지

시간이 있었으면 좋을것 같아서 구매한 책.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읽고나면 퇴사할거 같아서 아직 안읽고있다. 표지만 구경하는중. 표지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9. <사해 부근에서> 엔도 슈사쿠(읽은책)

엔도 슈사쿠는 못참지. 너무 종교적인 책일거 같아서 그동안 안읽었다가 슈사쿠 특유의 문장이 그리워서 구매했다. 슈사쿠가 생각한 예수의 모습이 잘 그려져 있다. 기적을 행하는 것 보다는 위로하는 것이 더 신에 가까운 모습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봤다.


10. <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욘 포세의 <샤이닝>이 너무 좋았어서 두번 읽었었는데, <아침 그리고 저녁>도 좋다고 하니 읽어보려고 구매 했다. 아침 다음에는 점심 이지만 바로 건너뛰고 저녁이라니... 그러보니 노벨문학상 작가네


11. <나를 보내지마> 가즈오 이시구로

최근에 리커버판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읽었던 작품중 좋았던 작품이 리커버로 나오면 다시 구매해서 소장하고 재독하려고 한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중 <나를 보내지마>를 제일 좋아한다. 그러보니 노벨문학상 작가네 2


12. <일인칭 단수> 무라카미 하루키(읽은책)

이건 리커버라기 보다는 동네서점 에디션인데, 모으고 싶어서 구매했다. 다시 읽었는데도 여전히 좋았다.


13.14. <해변의 카프카> 무라카미 하루키

이건 리커버판. 개인적으로 24년 노벨문학상으로 하루키를 응원했지만... 한강 작가님이 타셨으니 괜찮다, 괜찮다. 하루키의 작품중 <해변의 카프카>를 가장 좋아한다.


15. <이처럼 작지만 확실한 행복> 무라카미 하루키

또 하루키다. 하루키 소설은 다 읽었지만 에세이는 안읽은게 있는데, 이 책도 그중 하나였다. 이전 버젼의 이 책 표지가 영 별로여서 안읽었는데 (고양이랑 함께 찍은 패션테러리스트 하루키...) 이번에 개정판이 나와서 구매했다.


16. <이아생트의 정원> 앙리 보스코

좋다는 리뷰를 보고 구매했다. 작가도 내용도 아무것도 모른다.


17. <마그누스> 실비 제르맹

실비 제르맹 작품중에 이 작품이 가장 좋다고 해서 구매했는데, <소금 기둥>이 별로였어서 손이 안갈거 같다. <호박색 밤>도 있는데...


18. <사랑과 결함> 예소연

‘사랑‘과 ‘결함‘이라는 단어에 끌려 구매했다. 오늘 읽으려고 준비중이다. 이 책부터는 리뷰를 써야겠다.


19.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 진은영
20. <오직, 그림> 박영택

마음산책 북클럽에 가입중인데, 마음산책에서 보내준 책. 소설만 읽을수는 없으니 가끔 이런 산문도 읽어줘야 한다. 출판사에서 선별해서 보내준 책이니 좋겠지?




쓰다보니 글이 많이 길어졌는데 내용은 별로없다. 얼마 안남은 24년 동안 부지런히 읽고 리뷰를 남겨야 겠다. 이제 책읽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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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4-10-20 12: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음 달 문학 읽기 모임 선정 도서를 실비 제르맹의 첫 번째 소설 <밤의 책>으로 골라봤는데, 다른 독자 리뷰를 보니 책이 어렵게 읽었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실비 제르맹이 쓴 다른 소설도 볼려고 하는데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닌 것 같아요. ^^;;

새파랑 2024-10-20 13:42   좋아요 1 | URL
cyrus님이라면 쉽게 읽으실거 같아요~!! 근데 저만 어렵게 읽은건 아닌가 보네요 ㅋ 요새는 어려운책 읽으면 머리가 아픕니다....

blanca 2024-10-20 14: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바로 <청춘> 담아요. 저도 하루키를 응원했지만 한강 작가가 타서 더 좋았어요. 하루키도 이제 단편집이나 나이드는 것에 대한 에세이집 신간 한 권 정도 더 내줬으면 좋겠어요. 저도 리뷰 안 쓰기 시작하니까 다 안 쓰게 되어버리더라고요. 이렇게 요약해서 알려주시니 큰 도움 됩니다.

새파랑 2024-10-20 16:09   좋아요 0 | URL
blanca님도 하루키를 응원하셨군요~!! 솔직히 하루키가 탈거 같지는 않았지만 투표는 했었습니다 ㅋㅋ
하루키의 신작이 더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매일 신작 나왔나 검색중입니다~!!

도움이 되셨다니 영광입니다~!!!

청아 2024-10-20 16: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쎄고 음침한 것도 나름 좋아하는 저이지만 <폭풍의 계절>은 몇 페이지 훑어보고 흠칫 과부하?가 와서 놀랄 정도였어요ㅋ 그래도 언젠가 꼭 읽어야지 하는 작품. 역시나 남들이 좋다해도 결론은 직접 읽어봐야 알 수 있는 듯 합니다. ^^

새파랑 2024-10-20 17:08   좋아요 1 | URL
라틴문학 특유의 오묘함이 느껴집니다~! 너무 하층민의 신랄한 이야기여서 그런지 오히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살인, 마약, 동성애, 마녀? ㅋ 읽는 재미는 있습니다~!!

거리의화가 2024-10-20 17: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 님의 색깔이 가득한 문학 책탑이 참 좋습니다. 한국 작가 책도 몇 권 포함되어 있는 것이 눈에 띄네요. 저는 한강 작가님은 거리가 좀 있었고 최진영 작가님이 나이대가 비슷해서인지 작품 세계가 궁금했는데 발 한 번 담궈보고 싶어집니다.
다시 서재에 돌아오셔서 참 좋네요. 날이 제법 서늘해졌습니다. 건강 잘 챙기셔요!^^

새파랑 2024-10-20 17:11   좋아요 1 | URL
몇달전에 지인이랑 이야기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한국작가는 한강작가랑 최진영작가야~ 이랬었는데 어느날 한강작가님이 딱 노벨상을 수상하시더라구요 ~!!

화가님도 건강 잘 챙기세요~!!

페넬로페 2024-10-20 21: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역시 새파랑님 이십니다.
책탑의 양이 어마무시하고~~
그걸 다 읽어 내시니 더 대단하고요.
읽은 책 몇 권이 있어 반갑고
읽고 싶은 책이 많아 좋습니다.

새파랑 2024-10-21 09:21   좋아요 1 | URL
책둘곳이 없지만 그냥 생각없이 구매중입니다 ㅋ 역시 페넬로페님은 읽으신게 많군요~!!!
이놈의 책욕심을 줄여야 하는데...

햇살과함께 2024-10-21 09: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탑 천장 뚫겠습니다~!!
변함없는 하루키 사랑이네요.
다시 리뷰 써주세요.

새파랑 2024-10-21 09:22   좋아요 1 | URL
하루키 도스토예프스키 소세키 키 돌림 마니아 입니다~!!!

잠자냥 2024-10-21 1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술파랑!
˝얻둡다˝는 너무 어두운 걸 표현하는 신조어인가요? ㅋㅋㅋㅋ
류노스케 작품이 대체로 얻둡긴하죠.
서재 복귀 환영하고요.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계절이 되길 기원합니다~!!

새파랑 2024-10-21 10:25   좋아요 1 | URL
(몰래 수정함...) 잠자냥님 처럼 잘하고 싶습니다~!! 읽기도 쓰기도 음주도~!!!

자목련 2024-10-21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는 책이 많이 보여 반가운 책탑입니다. 읽고 싶은 책도 보이고요!
복귀하셨으니 천천히 리뷰도 올려주세요^^

독서괭 2024-10-21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인 만큼 더 어마어마한 책탑으로 돌아오셨군요 새파랑님!! ㅋㅋ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를 가장 유심히 바라보았습니다…
 

종교의 의미는 기적을 행하는게 아니라 위로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슬퍼하고 고통 받는 이를 위해 울어주는 것, 죽어가는 사람의 손을 잡아주고 위로하는 것, 자신의 비참함을 받아들이는그런 것들이 다윗 성전이나 과월절의 제사보다 더 소중하오. 성전에서 제사를 바치는 사람들은 그것을 모르고 있소. - P99

그 사람들의 인생에 내가 닿은 흔적, 내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을 스치면서 남긴 흔적, 그것은 소멸되지 않습니다.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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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다 읽어도 또 읽고 싶은 책이다.

나는 툇마루에 앉아 담배를 피우면서, 매우 흡족해했다. 신은 존재한다. 분명 존재한다. 돌아갈 곳이 고향밖에 없는 건 아니다. 보라, 무저항주의의 성과를. 나는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슬픔은 돈을 내서라도 사라는 말이 있다. 푸른 하늘은 감옥의 창문을 통해 볼 때 가장 아름답다고 하던가. 감사한 일이다. 이 장미가 살아 있는 한 나는 마음의 왕이라고 순간 생각했다. - P296

도대체 저는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 걸까요. 또렷한 형태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불안할 뿐입니다. 그러나 저는 기다리고 있습니다. - P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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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는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은 정말 좋았다. 류노스케 보다는 다자이가 더 내 취향~!


"모두 사라져 버렸어요. 사라져서 덧없어졌죠. 어차피 모든 게 그렇지만."

소설이란 참 시시해요. 아무리 좋은 작품을 써도 이미 어딘가에서 백 년 전에 더 훌륭한 작품이 나와 있잖아요. 더 새로운, 더욱 미래의 작품이 백 년 전에 이미 만들어진 거죠. 기껏해야 흉내만 낼 뿐이고. - P58

사실 나도 잘 모르겠어. 모든 게 원인인 것 같아서. - P96

나는 최소한 인정으로 가득 찬 이 나흘간을 천천히, 천천히 그리워하겠다. 단, 나흘간의 추억이 오년, 십년의 생활보다 소중할 수 있다. 나홀간의 추억이 아아, 일평생보다 소중할 수도 있다. - P143

사람에게 너무 의지했어. 사람의 힘을 과신했지. 그것도, 그 밖의 수치스러운 수많은 실패들도, 다 알고 있어. 어떻게든 평범한 사람처럼 살고 싶어서 지금까지 얼마나 노력해 왔는지, 당신도 조금은 알잖아. 지푸라기 하나에 매달려 살아왔지. 약간의 무게에도 그 지푸라기가 끊어질 것 같아서 나는 필사적이었는데 말이야. 당신도 알지? 내가 나약한 게 아니라, 괴로움이 너무 무거운 거야. 이건 투정이야. 원망이지 - P183

정원 구석에 장미꽃이 네송이 피어 있다. 노란 장미 하나 흰 장미 둘, 분홍색 하나. 꽃을 바라보며 인간도 정말 좋은 점이 있구나, 생각했다. 꽃의 아름다움을 발견한 것도 인간이고, 꽃을 사랑하는 것도 인간이니 말이다. - P229

우리는 결코 찰나주의자는 아니지만, 너무 먼 산을 가리키며 저기까지 가면 경치가 좋을 거라고들 말한다. 그건 분명 맞는 말이고, 조금의 거짓도 섞이지 않았다는 걸 알지만, 지금 이렇게 심한 복통을 않고 있는데, 그에 대해서는, 모른 척하며 그냥 조금만 더 참아라, 저 산꼭대기까지 가면 다 해결된다, 하고 그저 그렇게만 가르친다. 분명히 누군가가 틀렸다. 나쁜 건 바로 당신이다. - P262

내일도 또 똑같은 하루가 오겠지. 행복은 평생, 오지 않는다. 그건 알고 있다. 하지만 분명 온다, 내일은 온다고 믿고 잠자리에 드는 게 좋겠지. 일부러 푹 요란한 소리를 내며 이부자리에 누웠다. 아아, 기분이 좋다. 이불이 차서 등이 적당히 서늘해서 나도 모르게 넋을 잃었다. 행복은 하룻밤 늦게 찾아온다. 멍하니 그런 말을 떠올렸다. 행복을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끝내 참지 못하고 집을 뛰쳐나갔고, 그 이튿날, 멋진 행복의 전령이 버리고 떠난 집으로 찾아왔지만 이미 늦었다. 행복은 하룻밤 늦게 찾아온다. 행복은... -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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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도 완벽하고 묘사도 완벽하고 결말도 최고였다.

아주 작은, 평범한 희망이라도 좋았다. 사람은 그것이 없으면 내일을 향해 살아갈 수 없다. 내일 해야 할 바느질거리, 내일 떠나기로 한 여행 티켓 한 장, 내일 마시려고 병에 남겨둔 술 한 모금 이런 것들을 사람들은 내일에 양보한다. 그림으로써 새벽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 - P37

단지 희망을 기 위해서 이토록 쏟아붓는 열정은 어쩌면 인간 존재의 가시적인 형식, 그것이 유선형이든 아치형이든 어떤 형식의 충실한 모형일지도 모른다. 열정이라는 것은 하나의 형식이며,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생명을 그토록 온전히 구현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 P119

괜찮나요? 배가 침몰 직전이에요. 아직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을 건가요? 당신은 정신의 배를 너무 흑사시켰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의지할 곳을 스스로 상실한 체 이 지경에 이른 거예요. 이젠 육체의 힘으로만 바다를 헤엄쳐 나가야 합니다. 그때 당신 앞에 놓인 것은 죽음 뿐일 거예요. 그래도 괜찮나요?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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