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는 휴가가 없다. 독서에도 휴가가 없다.)

녹색광선 3번째 읽은 작품.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2번째 읽은 작품이다. 원래 주말에 읽으려고 했는데, 역시 계획은 계획일 뿐이었다.

이 책을 산지는 한달은 된거 같은데 왠지 선택을 못받았다. 제목 때문이었을까?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이라는 뜻을 이해못해서 였는지 모른다. 작은 말들이 뭔지 몰랐었다.

이 책은 자크와 사라 부부, 루디와 지나 부부, 독신인 다이아나와 장이라는 한 남자가 여름 피서지에서 보낸 일들이 3인칭 시점에서 그려진다. 중심은 사라.

책의 큰 흐름은 사라와 자크 부부의 갈등, 지뢰폭발사고에 따른 휴가지의 슬픔, 장이라는 남자의 등장에 따른 사라ㅡ자크ㅡ장의 미묘한 삼각관계 3가지 이야기이다.

이러한 이야기 속에서 모든 사랑은 절대적이지 않지만, 그러한 사랑을 지키기 위해 각자는 각자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한다. 연인과의 사랑 뿐만이 아닌 모든 종류의 사랑에 대해.

사라와 자크는 너무 쿨하게 상대방의 권태를 인정하지만(서로 너무 무덤덤하다..) 결국은 서로를 이해하고 타키니아로 같이 여행을 가기로 한다.

루디와 지나 역시 항상 싸우지만(서로 개성이 너무 강하다. 어떻게 같이 살까 싶을 정도로 ㅎㅎ) 서로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서로의 단점을 인정하면서 같이 나아간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루디는 ‘사랑엔 휴가가 없다‘고 말한다. 사랑은 권태를 포함한 모든 것까지 온전히 감당하는 것이라는.

이 책을 읽고 나니 영화를 보고 있다는 느낌과, 특히 무덥지만 한적한 바닷가로 휴가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장인물들이 계속 수영만 한다. 술과 생선만 먹는다. 늦게 일어난다. 피서지의 즐거움과 설램을 느끼게 하는 책. 그 속에서 사랑을 바라보는 다양한 태도와 의미를 알게 해주는 책.

마르그리트의 간결한 문체와 덤덤한 묘사는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잘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즐거운 월요일의 시작이다. (읽는다고 퇴근이 늦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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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3-16 2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황사가 많은 화요일 좋은 하루 보내셨나요. 편안한 밤 되세요.^^

새파랑 2021-03-16 22:16   좋아요 1 | URL
황사가 온지도 모르게 하루가 끝났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프랑스적인 느낌이 듬뿍 배어있는 📚
피서지에 온 기분이었다. 결말도 마음에 든다.
사랑에는 휴가가 없다. 독서도 휴가가 없다.


하지만 가끔은 그냥 저기압인 채로 있고 싶을 때도 있는 법이야.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고서.

(나도 가끔 그럴때가 있다. 같이 있어도 조용히 있고 싶은 ㅎㅎ) - P114

그녀는 그의 욕망의 대상이 된 게 황홀했다. 사실 그녀는 남자들의 욕망의 대상이 되는 것을 언제나 황홀해 했다. 사라는 그렇게 순진하고 단순했다.

(이건 순진하고 단순한게 아닌거 같은데...) - P160

"아! 지나도 좀 너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랬다면 넌 자크보다 더 못견뎠을 걸"

"물론 못 견디긴 했을거야. 하지만 고통도 행복처럼 가끔 종류를 바꿔 줘야 한다고. 안 그러면 우린 늙고 멍청해져"

"나도 그렇게 생각해"

(나는 자크나 루디 처럼 쿨하게 생각하긴 힘들거 같다. 애들은 너무 쿨하다 ㅋ) - P213

"세상의 어떤 사랑도 사랑을 대신할 순 없어, 그건 어쩔 도리가 없는거야"

"정말 어쩔 도리가 없을까? 정말 아무것도?"

"아무것도. 가서 자"

(부부간의 권태를 짧은 문장으로 표현한다. 쿨하게 ㅋ) - P237

새로운 욕망과 새로운 세상을 한꺼번에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 P243

"내 생각에 문제는 우리가 모든 걸 너무 늦게 시작한다는 거야. 우리는 저녁을 너무 늦게 먹고, 공도 너무 늦게 쳐. 그러니 아침에 늦게 일어나게 되고 수영도 늦게 가고 그야말로 악순환이지"

"그럴지도. 하지만 살면서 우리가 너무 늦게 하지 않는 게 있기는 해? 제시간에 일어나는 건 또 무슨 의미가 있고?"

(맞는 말이다. 늦게 하지 않는 건 없었다. 단 한번도) - P288

어쩌면 오래된 사랑이 우리를 그렇게 악의적으로 만드는 건지도 몰라. 위대한 사랑의 황금 감옥 말이야. 사랑보다 우리를 더 옥죄는 감옥은 없지. 그렇게 오랜 세월 갇혀 있다 보면 세상에서 가장 선량한 사람까지 악의적인 사람이 돼 버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것 또한 사랑의 과정실 것이다.) - P295

사랑엔 휴가가 없어. 그런 건 존재하지 않아. 사랑은 권태를 포함한 모든 것까지 온전히 감당하는 거야, 그러니까 사랑엔 휴가가 없어.

(와, 멋진 문장이다.) - P306

그게 사랑이야, 삶이 아름다움과 구질구질함과 권태를 끌어안듯, 사랑도 거기서 벗어날 수 없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말인것 같다.) - P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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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광선 3번째, 마르그리트 뒤라스 책 읽기 시작. 책값이 비쌌었네 ㅎ표지가 좋으니 어쩔 수 없다. 프랑스 작가 작품도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사랑뿐만 아니라 욕망 또한 그토록 변치 않고 오래간다면, 그 역시 절망이 될 수도 있으리라. 누가 알겠는가?

(오래간다는건 그래서 힘든건가 보다.) - P39

"내가 예전엔 산에 가는 걸 좋아했다 치자. 그런데 이제 더이상 좋아하지 않는다면? 살면서 똑같은 것만 영원히 좋아해야 하는 법이라도 있어? 단지 예전에 좋아했다는 이유로?"

(바뀌는건 어쩔수 없다. 난 잘 안바뀌는 성향이지만.) - P46

"어떤 의미로는 차라리 이러고 있는 게 저 사람 마음이 편할 거요. 꿈쩍도 하고 싶지 않은 거지. 서명을 하면 그땐 정말 떠나야 할 테고, 그러고 싶지 않으니까"

(떠나기 전의 마지막 의식을 치룬다는 건 슬픈일이다.) - P64

그녀는 이제 자신이 늙어 가기 시작했다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이 시기는 다른 곳, 지크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보내고 싶었으며, 정말이지 누가 됐든 이제 더는 자신의 까다로운 성미로 인해 괴로워하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간절했다. - P81

"난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혼자서 알아맞히려고 이리저리 머리 굴리는 게 싫어, 상대방이 날 도와주지 않으니까..."

"왜 상대방이 슬픈지, 아니면 또 어떤 기분인지 기를 쓰고 알려고 하는 건데?"

"내가 당신 기분이 어떤지 더이상 관심 없게 되면, 그땐 내가 더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거야."

(긍금증이 없어진 관계는 더이상의 애정이 없는 것이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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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책읽기 가장 큰 목적은 즐거움이다. (즐거움에는 행복과 슬픔, 불행의 감정을 모두 포함한다. 내 기준)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소설과 같은 문학쪽을 더 선호한다. 특히  작가가 구성한 세계의 이야기에 공감이 갈 때면 즐거움은 배가 된다.

˝티끌같은 나˝도 읽고 나서 정말 뿌듯했다. 빅토레아 토카레바의 작품은 처음 읽어봤다. 북플에서 워낙 평이 좋고, 이웃님이 추천해줘서 읽었는데 참 좋았다. 우선 대단히 재미있고 잘 읽힌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 중간중간에 재미있는 문장도 많고, (밑줄긋기 문장이 너무 많았다...) 특히 캐릭터의 특성이 잘 살아 있는데, 주인공들이 모두 독창적이고 너무 개성이 강해서 인상적이다. 이정도까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북플에 이 작품의 좋은 리뷰가 워낙 많지만 내가 읽은 기록을 남겨두기 위해 써본다면...

이 책은 3개의 중장편과 2개의 단편 등 총 5개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4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에는 어떤 해설도 없다. 표지도 정말 멋지다. 양장이었으면 좋았을거란 생각도 했다.(좀 더 비싸더라도)

5개의 작품에는 개성이 강한 주인공들의 인생 이야기가 그려진다. 현실적으로 당시 소련에서 여성이 그렇게 살기는 쉽지 않았을 텐데, 이 책에서는 정말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간다. 그 결과가 어떻든 간에 내가 주체가 되어 인생을 설계해 간다. 결국 내가 책임지는 거니까...

3개의 중편인 ‘티끌같은 나‘, ‘이유‘, ‘첫번째 시도‘는 개별 이야기지만, 개인적으로는 사랑과 인생 이라는 동일한 아이템을 가지고 작품별로 다양한 인물상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티끌같은 나‘의 안젤라는 사랑과 인생의 균형을 가지고 자신의 꿈을 위해 주관을 가지고 인생을 개척해 나간다. 킬리만자로의 눈을 보기 위해...(헤밍웨이? ㅋ)

「안젤라는 잠시 생각한 뒤 안나가 자살을 선택한 것은 무료함 때문이라고 단정 지었다. 그녀는 킬리만자로의 눈 같은 목적도 없이 브론스키만 의지했던 것이다. 브론스키는 그런 그녀를 부담스러워 하고 그녀도 그런 자신이 싫었지만 다른 출구를 찾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바다는 흔들리지 않는다. 바다는 달에 의해서만 동요될 뿐이니까...」


‘이유‘의 마리나는 사랑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힘들게 살지만 누구에게도 주눅들지 않고, 너무나도 뚜렷해서 주위에서 적응하기 힘든 자기만의 주관을 유지하면서, 그리고 과거를 외면하지 않으면서 살아간다.

「루스탐은 이상하게도 반응이 없었다. 마리나는 그가 울고 있을 거라 짐작했다. 그녀에게 그런 부탁을 하는 자신이 창피해서 울고 있으리라. 그리고 자신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은 게 고마워서 울고 있으리라.  그녀는 과거를 외면하지 않았다.」

「삶은 그들을 찌그러뜨리는가 하면 포옹도 하고 버스에서 만난 집사들처럼 소중한것을 훔쳐 달아났다. 하지만 그들은 살아 있고 아픈데도 없으며 몸 안에는 마트료시카처럼 옛모습이 숨겨져 있다.」


‘첫번째 시도‘의 마라는 인생(성공)을 위해 사랑을 이용하여 성공하지만 주변을 불행에 빠뜨리며 결국 본인도 불행한 끝을 맞이한다. 하지만 슬프지 않고 담담하다. 쿨하게.

「마리는 죽고 나서 무덤을 남겨 두고 싶지 않았다. 아무도 무덤을 찾지 않을 거라 생각하여 유언을 남겼다.  ˝당신들이 나를 보러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  중요한 사실은 어디까지나 ‘내 결정이지 당신들의 결정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나는 계속해서 내 삶을 살아가지만, 늘 뒤를 돌아봐서 마치 목을 뒤로 꺾은 채 앞을 향해 걷는 기분이 든다.」


세 작품 모두 주인공이 뭔가 행복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슬프지는 않는 결말을 그린다. 타인이 아닌 본인의 선택에 의한 결말이었기 때문일꺼라 생각해 본다.

다른 단편인 ‘남이 우리랑 무슨 상관이죠‘와 ‘어느 한가한 저녁‘ 역시 좋았다. 남을 의식하면서 있어보이려고 하는 삶의 무의미함과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존감을 회복하는 과정이 짧은 단편이지만 인상깊게 그려진다.

책 안에 해설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작가 소개라도 좀 해주지 ㅎㅎ 직접 찾아봐야 겠다. 좋은 책을 읽고나면 정말 기분이 좋다. 그래서 서점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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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3-14 23: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책 좋죠. 그녀들의 선택이 마음에 드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들의 선택하에 삶을 살아가는 것이 그 시절 러시아에서 쉽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 그래서 뭔가 응원하게 만드는 힘 같은게 느껴졌었어요. ^^ 완독 축하드려요. ^^

mini74 2021-03-15 09: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본인의 선택이라 슬프지 않은 결말 ~ 공감합니다 *^^*

2021-03-20 1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21-04-09 15: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의 빠른 독서 이력에~
이달의 당선작으로!!
축하 합니다. ^ㅎ^

새파랑 2021-04-09 16: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당첨이 되었나요? ㅋ 이거 추천받아 읽은 책인데 ㅎㅎ 감사합니다^^

청아 2021-04-09 18:25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 저도 축하드려요!!🍾 담당자는 아니지만 충분히 예상된 당연한 결과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함께 많이 읽고 써요.ㅋㅋㅋ 이 속도, 이 느낌이면 머지않아 몇 개씩도 당첨 되실것 같아요!
 

남이 우리랑 무슨 상관이죠?
어느 한가한 저녁 두편의 단편까지 읽었다.
이 두편도 좋다. 능동적인 주인공들의 행동과 중간 중간의 좋은 문장들.

어느날 아침 해가 중천에 미처 다다르지 못하고 바다는 깊은 숨을 쉬지 않으며 악성 바이러스는 본연의 임무를 상실한 채 물고기들과 놀고 있을 때, 바로 그 순간 바닷가에 페미나가 등장했다. 여자가 아니라 페미나 였다. 평범한 소련 여자 중에 그렇게 아름다운 등을 가진 이가 없기 때문이었다. 작곡가는 초조했다. 보통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개들이 이런식으로 흥분하곤 했다.

(아름다운 등은 어떤 걸까? 이분에서 하루키, 그리고 하루키 소설의 키키(?)의 귀가 생각났다. ㅎㅎ ) - P400

해가 지기 시작했고, 대지와 바다, 슬픔, 새, 사람 그리고 그날 하루와 작별인사를 했다. 하늘 곳곳이 분홍색과 산딸기색으로 어지러이 물들었다. 어찌나 아름답고 충만한지 누군가와 이별을 앞둔 것 같았다.

(풍경이 눈앞에 그려진다.) - P411

그녀는 화해도 설명도 듣지 않기로 했다. 그의 이름을 마음속 영정사진 액자에 넣어 국화를 올려놓고 더 이상 쳐다보지도 않았다.

(이런 표현 정말 좋다.) - P420

그 순간 리타는 문득 깨달았다. 그녀가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때처럼 그를 향한 사랑이 깊숙이 스며들었다. 다른 것과 몰래 바꿔치기하고 싶지도 않고, 심지어 사랑하는 척하고 싶지도 않았다.

(갑자기 바꾸는 마음의 배경에는 과거의 기억이 있는거겠지.) - P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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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3-14 16: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괄호안에 느낌 적는거 좋네요!
저도 뭐라 덧붙이고 싶을때 있었는데 어쩌지.. 하다 그냥 패스ㅋㅋ

새파랑 2021-03-14 17:40   좋아요 1 | URL
그냥 밑줄긋는것 보다는 이게 재미있더라구요~자기만족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