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의 여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5
아베 코보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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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088

˝미안해요…… 하지만, 정말 여기서 나간 사람은 아직 없어요………˝


인생이라는 집은 어쩌면 모래위에 쌓은 성과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쌓아도 쌓아도 옆으로만 퍼지지 높아지기는 쉽지 않고, 운좋게 높게 쌓았더라도 한순간이면 무너져버리니 말이다.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어딘가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삶. 아베코보의 <모래의 여자>는 모래성 같은 인생을 표현한 작품인지도 모른다.



이 책의 주인공인 ˝니키 준페이˝는 학교 선생님이자 희귀 곤충을 수집하는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다. 어느날 그는 휴가를 내고 희귀곤충을 수집하기 위해 어느 해안가의 사막으로 간다. 그곳에서 그는 현지인들의 권유에 의해 깊은 모래 웅덩이 아래에 있는 집에서 하룻밤 묶게 되는데 그 집에는 한 여인이 혼자 살고 있었다. (응?) 게다가 그 집은 너무 깊은 곳에 있어서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야 했다. 어딘가 이상한 집, 이상한 주민들, 가장 이상한건 모래의 여자.



하룻밤만 자고 가려했는데, 맙소사, 사다리가 없는거다. 누가 치운걸까? ˝준페이˝는 뭐 까짓거 걸어 올라가면 되지 하고 올라가려고 하는데 너무 가파른 모래 언덕을 올라갈 수 없었다. 오르려고 노력할 수록 발은 모래에 빠지고, 모래를 퍼낼수록 오히려 점점 쌓이기만 할 뿐이었다. 도대체 왜 나를 이런 사막 깊은곳에 나를 가둔걸까?

[미친 듯 소리를 지른다. 뭐라 말하면 좋을지 몰라,의미도 없는 말을 내뱉는다. 그저 있는 힘을 다해 고함을 지른다. 그렇게 하면 이 악몽이 놀라서 눈을 번쩍 뜨고 뜻하지 않은 실수에 벌벌 떨면서 그를 모래 구멍 속에서 꺼내줄지도 모른다는 듯이. 그러나 튀어나온 목소리는 가냘프고 맥이 없었다. 게다가 도중에 모래에 빨려들고 바람에 흩날려, 어디에 닿을지 허망하기만 하다.] P.53



이후 ˝준페이˝와 ˝ 그녀의 이상야릇한 동거가 시작된다. 하루라도 모래를 퍼내지 않으면 집이 모래로 덮여버리기 때문에 그들은 밤새 모래를 퍼내야 했고, 그 모래를 퍼낸 댓가로 마을사람들은 그녀에게 생필품을 제공해하고 있었다. 주인공은 그녀가 답답하기만 하다. 왜 이곳에 남이서 이런 무의미한 일을 하는지, 왜 이곳을 떠나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만의 생각이 있었다. 오히려 삶에 대한 더 현실적인 태도일지도 모른다. 벗어난다고, 다른곳으로 간다고 해서 더 나을게 있을까?

[이렇게까지 고생을 하면서 왜 이 부락에 눌러붙어 살지 않으면 안 되는 거요?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군……… 모래란,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라고! 이런 식으로 모래를 거역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오. 어이가 없어서!……………이런 짓은 못하겠어, 못해… 나 참,동정의 여지가 없군!] P.44



이곳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까? 빠져나가도 다시 모래늪으로 빠질텐데 그냥 이대로 사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거 같은데...그래도 나가야 한다. 시도해 보는게 안하는 것보다는 후회는 남지 않기에. ˝준페이˝는 모래의 여자 몰래 탈출을 시도한다. 남아있는 그녀가 신경쓰이지만, 그녀 스스로 이곳에 있겠다고 선택했으니 어쩔수 없다. 아래를 보지 말자, 돌아보지 말자.

[…………아래를 보면 안 된다, 아래를 보면 안 된다! 등산가든 빌딩 청소부든 텔레비전 송신탑의 전기공이든 공중그네를 타는 곡예사든 발전소의 굴뚝 청소부든, 아래에 신경을 쓰면 그때가 바로 파멸의 순간이다.] P.165



과연 ˝준페이˝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납득이 안 갔어……… 어차피 인생이란 거 일일이 납득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모래의 여자>를 읽는 내내 막막한 기분이 들었다. 벗어날 수 없는 모래늪에 있다면 그냥 체념하고 살아가는게 답인걸까? 그건 아니야 라고 말하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어쩌면 ‘모래의 여자‘가 더 현명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나는 탈출을 꿈꾼다. 다시 떨어질지라도.


책 자체는 너무 신선하고 재미있는데 좀 많이 암울하다. 우울할때는 이 책 읽기를 피하는걸 추천한다. 대신 기분 좋을때 읽으면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느낄거란 생각이 든다. 간만에 읽은 신선한 작품이었다.

˝어떤 생활이든 해답이야 없을 게 뻔하지만………뭐 조금이라도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것이 많은 쪽이 왠지 좋을 듯한 기분이 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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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7-08 21: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새파랑님 밝은 날 읽어야 하는 암울한 책 *^^* 타타르인의 사막을 읽고나서 전 모래의 여자 떠오르더라고요.

새파랑 2022-07-08 22:13   좋아요 2 | URL
아 그러고 보니 <타타르인의 사막>이랑 <모래의 여자>랑 비슷한 느낌이네요. 동양과 서양, 여성과 남성의 대비도 좀 느껴지고요. 오 역시 미니님. 혹시 천재? ^^ 깜짝 놀랬습니다~!@

청아 2022-07-08 21: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첫 문장부터 흥미 돋는걸요?^^
상징적인 것들이 많이 담겨있을것 같아요. 암울한대신 얇으니까 우울하지 않은날 읽어야겠습니다ㅎㅎ

새파랑 2022-07-08 22:15   좋아요 2 | URL
저 잠깐 카페 갔다가 그자리에서 계속 읽었어요. 한번에 다 읽기가 너무 아쉬워서 200페이지 뒤쪽은 아껴두고 나왔습니다 ㅋ 미미님 좋아하실만한 책입니다 ^^

프레이야 2022-07-09 09: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아베 코보 실종 삼부작 중 모래의 여자
제일 재미있었어요. 암울하다기보다 유머러스한 느낌이요. 영화랑 겹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희망적으로 볼 수도 있고요. 그래봤자 신의 손바닥 안에서겠지만. ^^ 아베 코보는 인간의 그런 운명을 실컷 농담하는 것처럼 흥미로웠습니다. 망언을 일삼던 그 아베가 아니라 다행.

새파랑 2022-07-09 10:47   좋아요 1 | URL
요것도 시리즈가 있군요~!! 좀 유머스런 부분이 있긴 있던데 전 좀 우울했어요 ㅋ 찾아보니 오래된 영화도 있더라구요 ㅋ 인상적이던데 ㅎㅎ 저도 아베는 깜짝 놀 랐어요 😅

프레이야 2022-07-09 11:33   좋아요 2 | URL
영화 강추에요. 미학적 에로틱 그렇습니다 ^^ 나머지 둘은 타인의 얼굴, 불타버린 지도. 스릴감 있고 묘한 분위기를 풍겨요.

Yeagene 2022-07-09 11: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도 이 책 우울하게 느끼셨군요 ㅎㅎ 저도 그렇게 느껴져서,많은 분들이 상찬하는 작품인데 마냥 좋아만할 수가 없더라구요 ㅎㅎ 작품 자체는 신선하고 의미하는 바도 있었는데요;;;;;

새파랑 2022-07-09 11:32   좋아요 1 | URL
제가 좀 우울한 성향(?)이 있어서 그런거 같아요 ㅋ 이 책 읽고 검색해보니 영화가 있던데 오히려 영화에서 어떻게 그릴지가 더 궁금했습니다 ^^

바람돌이 2022-07-09 17: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설정이 재밌는데요. 말씀하신대로 좀 우울하기도 하겠지만요. 인간이 살아가다보면 저렇게 느닷없이 모래늪같은 곳에 빠질 때도 있잖아요. 그럴 때 인간의 심리랄까 뭐 그런게 좀 멋지게 그려졋을듯한 느낌.. 하여튼 그런 느낌이 드네요. 조만간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

새파랑 2022-07-09 21:54   좋아요 0 | URL
아직 안읽으셨군요. 전 몰랐었는데 나름 인기가 많은 책이더라구요. 정말 특이한 느낌입니다. 일본의 카프카라고 하던데 틀린말은 아닌거 같아요 ^^

페넬로페 2022-07-09 2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의 리뷰를 읽으니 정말 암담하고 막막하네요. 근데 이것이 또 우리네 인생같기도 해요~~
매번 똑같은 것을 되풀이하고 사는 인생들!
우울할 때 말고 정신 좀 말짱할 때 읽겠습니다.
타타르인의 사막도 저를 기다리고 있어요^^

새파랑 2022-07-09 21:56   좋아요 1 | URL
둘다 좋긴 하지만 전 <모래의 여자> 보다는 <타타르인의 사막>이 더 좋더라구요. 뭔가 반복되는 일상이 좀 힘들긴 하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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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북플을 시작한 이후 가장 독서를 못한 달이었다. 책만 많이 샀다 ㅎㅎ 그래도 결산을 하기로 했으니 간단히 해보자면...


6월에는 9권을 읽었다. 그림에 있는 <니체>와 <윌리엄 트레버> 단편집은 아직 읽고 있는 중이다. 6월에는 왜그렇게 바빴고 마음의 여유가 없었는지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고 뭔가 남는 것도 하나 없었는데...역시 남는건 책과 독서기록 뿐이다.


그래도 이번달에는 좋은 작품을 많이 읽었다. 딱 하나만 꼽자면 엔도 슈사쿠의 <사무라이>다. 5월에도 좋았던 책으로 <깊은 강>을 꼽았었는데, 6월에도 역시 엔도 슈사쿠의 작품이 가장 좋았다. 사무라이가 겪은 갈등에 동질감을 느꼈다.


˝그 미지의 운명, 그것을 끝내고 마침내 돌아왔다. 기쁨도 없고, 공허한 기분과 피로감만 남아 있는 건 왜일까. 너무 많은 것을 봤기 때문에 보지 않은 것과 같은 것일까. 너무 많은 것을 맛보았기 때문에 맛보지 않은 것과 같은 것일까.˝



하나만 뽑기는 아쉬우니 한편 더 꼽아보자면 <슌킨 이야기>를 고르겠다.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열쇠>를 읽고나서 뭥미? 이랬었는데, <슌킨 이야기>를 읽고 생각이 바꼈다. 시각적인 글쓰기란 이런거구나 라는 감탄을 했다. 소세키 이후 전작하고 싶은 일본작가를 또 한명 찾았다. 이어서 읽었던 <소년>도 나름 쇼킹하지만 좋았었다.
(다만 <요시노 구즈>는 어려워서 읽다가 중간에 포기했다...)

˝사람은 기억을 잃지않는 한 꿈을 통해 죽은 이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살아 있는 이를 꿈으로만 보았던 사스케는 어떠했을까?˝



6월에도 독보적 미션은 모두 클리어 했지만 좀 어거지로 모았다. 스탬프는 이제 환전해서 36개다.


7월에도 좀 바쁠거 같다. 이번달에는 읽기에 좀 좀 더 집중해야 겠다.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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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7-07 21: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6월에 책을 덜 읽었다고 하셨지만, 한 달 동안 매일 5천보씩 걷고, 좋은 문장 필사하고, 책읽고 하는 것들 다 하시려면 진짜 바쁘셨겠어요. 시간관리 잘 하시는 분들은 늘 부럽습니다.
새파랑님,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새파랑 2022-07-07 22:17   좋아요 2 | URL
걷는건 그냥 돌아다니다보면 금방 채워지더라구요😅 전 시간관리 제로입니다 ㅜㅜ

bookholic 2022-07-07 2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하십니다~~^^

새파랑 2022-07-07 22:18   좋아요 2 | URL
북홀릭님이 더 꾸준하시죠 ~!! 하향곡선에서 반등을 좀 하고 싶습니다^^

Yeagene 2022-07-07 22: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 조금 읽으셨다고 쓰셨지만 그래도 놀라운데요 ㅎㅎ 게다가 하루 만보이상,이만보 가까이 걸으신 날들도 진짜 많네요..새파랑님 진짜 대단하세요 엄지척!!♡

새파랑 2022-07-07 22:21   좋아요 2 | URL
저중에 얇은 책들이 많이 숨어있답니다 ㅎㅎ 이번달에는 걷기보다 책읽기에 집중을 하겠습니다 ^^

독서괭 2022-07-07 22: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더위와 장마에도 열심히 걸으셨군요! 잔 6월 독보적 이벤트 도전했다가 이건 도저히 내가 하기 불가능이란 결론을 얻었습니다 ㅠㅠ 7월 도전했다가 이미 실패 확정;;;
사무라이가 그렇게 좋으셨군요! 7월엔 더 많이 읽으시길 응원합니다~^^

새파랑 2022-07-07 22:57   좋아요 2 | URL
독보적 나름 습관되면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독서괭님은 <사무라이> 좋아하실거 같아요. but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

레삭매냐 2022-07-07 22: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단히 수고하셨습니다 !

걷고 읽기, 왠지 잘 어울리는
연관어가 아닌지 싶습니다.

슌킨 이야기, 땡기네요.

새파랑 2022-07-07 22:59   좋아요 1 | URL
독보적이 독서와 걷기와 기록의 합성어(?)라고 합니다 ㅋ 슌킨이야기 레삭매냐님은 두시간이면 읽으실거 같아요. 전 괜찮았습니다~!!

청아 2022-07-07 22: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늘 ‘읽는게 남는거다‘라고 생각합니다ㅎㅎ 새파랑님 바쁘신 와중에도 꾸준히 걷기하신것도 너무 멋짐요! 시각적인 글쓰기라니 더 기대가됩니다.
더위조심하시고 건강도 잘 챙기시는 다독의 달이 되시길요^^

새파랑 2022-07-07 23:01   좋아요 2 | URL
걸으면서 오디오북 같은거 들으면 좋을거 같은데 전 종이로 된게 아니면 집중이 안되더라구요 😅 더워서 이젠 걷는건 좀 힘들거 같습니다 ㅜㅜ 미미님도 다독하는 7월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alummii 2022-07-08 05: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리스펙!! 새파랑님 하루도 거르지않은 성실함과 손글씨기록 제가 다 뿌듯하네요 ^^👏 👏 👏 7월도 홧팅입니다

새파랑 2022-07-08 06:11   좋아요 2 | URL
걷기는 매일했는데 손글씨는 좀 몰아서 썼어요 😅 7월달도 좀 밀렸는데 오늘 써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거리의화가 2022-07-08 09: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6월도 꾸준하셨던걸로^^ 사무라이가 좋으셨다니 역시 엔도 슈사쿠는!!! 이제 더워서 만걸음 이상 걷는것은 힘든듯합니다 그래도 다른 운동을 하지 않아서 그거라도 해야하는데 말이죠ㅠㅠ 7월에는 기운내서 즐독하는 한달되세요^^*

새파랑 2022-07-08 10:24   좋아요 1 | URL
7월 8일인데 아직까지 두권밖에 못읽었네요 😅 요즘 너무 덥고 습해서 나가기가 싫더라구요 ㅋ 화가님도 즐거운 7월 보내시길 바랍니다~!!

mini74 2022-07-08 09: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북플의 성실아이콘! 새파랑님 !! 대단하세요. 저도 오디오북은 뭔가 좀 간질간질해서 ㅎㅎㅎ 더위도 꺾을 수 없는 새파랑님 , 우리 7월에도 파이팅해요 *^^*

새파랑 2022-07-08 10:25   좋아요 2 | URL
성실하면 미니님과 똘망이 아닌가요 ㅋ 7월이 고비이긴 하지만 열심히 함께 하시죠 ^^

모나리자 2022-07-08 11: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무 아름다운 독보적 활동입니다!!
하루 1만보 이상의 걷기도 대단하세요~!!
7월에도 쭉 멋진 활동하시길 바랄게요~새파랑님.^^

새파랑 2022-07-08 11:27   좋아요 2 | URL
뛰어다니면서 일하다보니 매일 만보갖되더라구요 ㅋ 모나리자님도 7월 화이팅 입니다 ^^

희선 2022-07-09 03: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월보다 더운 칠월이네요 칠월이 유월보다 덥기는 하군요 장마, 무더위... 새파랑 님 이달에도 책 즐겁게 만나시기 바랍니다 책을 읽고 쓴 걸 보고 다른 걸 떠올릴지도...


희선

새파랑 2022-07-09 08:29   좋아요 1 | URL
언젠가 리뷰쓴것만 모아서 다시 보면 이불킥 할수도 있습니다 ㅋ 너무 덥네요 ㅜㅜ

하오나 2022-07-11 16: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반가워요.
저 북플 4일차된 초보예요. 갤럭시밴드쓰고 폰쓰는데 독보는 구글피트니스연동이라 나오더라구요. 밴드걸음수를 북플에 연동되게 하는 법 혹시 아시는지요? 선배님이시니 아실 것도 같아서 초면에 실례 무릅쓰고 여쭙습니다^^

새파랑 2022-07-11 18:06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 죄송하지만 저는 샤오미밴드 쓰는데 ㅎㅎ 이건 연동이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잘 모르겠습니다 ㅜㅜ 전 그냥 헨폰 가지고 걷습니다 😅 도움을 못드려서 죄송합니다 ㅜㅜ
 

이 책도 좋다.


여자는 그 어둠 속에서, 어둠보다 더 어두웠다. 여자의 부축을 받아 이부자리 쪽으로 걸음을 옮기면서도 어째서인가 그에게는 그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아니 여자뿐만 아니라, 모든 것의 윤곽이 뿌옇기만 했다. 이부자리에 쓰러지고 나서도 아직도 열심히 모래 위를 달리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꿈속에서도 쉬지 않고 달렸다.…………. 그런데도 잠은 얕았다. 삼태기를 운반하는 소리도, 멀리서 개 짖는 소리도, 고스란히 기억에 남아 있다. 여자가 밤참을 먹으러 돌아왔다가 머리맡에 있는 등잔에 불을 붙이는 것도 알고 있었다. 도중에 한 번 물을 마시러 일어났다가 그대로 잠이 깨고 말았다. 그렇다고 여자를 거들러 나갈 만큼의 기력은 없었다. - P195

불현듯, 새벽빛 슬픔이 북받친다………. 서로 상처를 핥아 주는 것도 좋겠지. 그러나 영원히 낫지 않을 상처를 영원히 핥고만 있는다면, 끝내는 혓바닥이 마모되어 버리지 않을까? - P198

납득이 안 갔어……… 어차피 인생이란 거 일일이 납득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 P198

어떤 생활이든 해답이야 없을 게 뻔하지만………뭐 조금이라도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것이 많은 쪽이 왠지 좋을 듯한 기분이 들거든 - P210

<그녀,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어제까지의 일이 먼 옛날 일처럼 느껴졌다. -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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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다 읽었는데..어치 결론이 나려나


통계상으로도 연 수백 건에 달하는 실종 신고서가 접수되나 발견될 확률은 의외로 적다고 한다. 살인이나 사고로 실종됐다면 확실한 증거가 남아 있을 것이고, 납치 같은 경우라도 관계자에게는 일단 그 동기가 명시되는 법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속하지 않는 실종은 단서 잡기가 몹시 힘들다. 가령 그런 경우를 순수한 도망이라고 한다면, 대다수의 실종이 그 순수한 도망에 해당될 것이다. - P9

그러나 그 논리적인 추리도, 시체가 발견되지 않은 탓에 논외가 되고 말았다. 이렇게 하여 아무도 그가 실종된 진정한 이유를 모르는 채 7년이 지나, 민법 제30조에 의해 끝내 사망으로 인정되고 말았다. - P11

남자의 목적은 모래땅에 사는 곤충을 채집하는 것이었다. 물론 모래땅에 사는 곤충은 몸집도 작고 색도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웬만한 마니아가 되면 나비나 잠자리쯤은 거들떠보지도 않게 된다. 그들 마니아들이 노리는 것은, 자기의 표본 상자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일도 아니고 분류학적 관심도 아니고 물론 한방 약재를 찾는 것도 아니다. 곤충 채집에는 훨씬 더 소박하고 직접적인 기쁨이 있다. 새로운 종을 발견하는 것 말이다. 신종 하나만 발견하면, 긴 라틴어 학명과 함께 자기 이름도 곤충도감에 기록되어 거의 반영구적으로 보존된다. 비록 곤충이란 형태를 빌려서이기는 하나 오래도록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을 수 있다면, 노력한 보람도 있는 셈이다. - P15

‘모래 암석 파편의 집합체. 때로 자철광, 주석, 그리고 간혹 사금을 포함하고 있다. 직경 1/16~2mm - P18

물론 모래는 생존에 적합하지 않다. 그렇다면 정착은 과연 생존에 절대적으로 불가결한 것인가. 정착을 부득불 고집하기 때문에 저 끔찍스런 경쟁이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만약 정착을 포기하고 모래의 유동에 몸을 맡긴다면 경쟁도 성립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사막에도 꽃은 피고 벌레와 짐승도 산다. 강한 적응력을 이용하여 경쟁권 밖으로 벗어난 생물들이다. 예컨대 그의 길앞잡이속처럼………. - P20

난, 이래 봬도 모래에 대해서는 웬만큼 알고 있는데 말 이죠, 모래란 말입니다, 이렇게, 일년 삼백육십오일 움직이는 겁니다……… 그러니까, 유동이 바로 모래의 생명이란 말입니다……… 절대로 한곳에 머물지 않는..….… 물 속에서도 공기 속에서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그래서, 살아 있는 생물은 보통 모래 속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것입니다…………… 세균도 마찬가지죠……… 아아, 그러니까, 즉 청결의 대명사 같은 것이란 말입니다. 방부제 역할은 하겠지만, 썩게 하다니, 말도 안됩니다……… 그런데 하물며, 부인, 모래 자체가 썩다니요………… 그리고 무엇보다, 모래란 어엿한 광물이란 말입니다. - P32

이렇게까지 고생을 하면서 왜 이 부락에 눌러붙어 살지 않으면 안 되는 거요?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군……… 모래란,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라고! 이런 식으로 모래를 거역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오. 어이가 없어서!……………이런 짓은 못하겠어, 못해… 나 참,동정의 여지가 없군! - P44

사람들이 흔히 가리는 부분은 그렇게 고스란히 드러내놓고 있는데, 반대로 아무거리낌 없이 드러내놓는 얼굴만 수건으로 가리고 있다. 물론 눈과 호흡기를 모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일 테지만 그 대조가 나체의 의미를 한층 부각시키고 있는 것 같았다. - P48

미친 듯 소리를 지른다. 뭐라 말하면 좋을지 몰라,의미도 없는 말을 내뱉는다. 그저 있는 힘을 다해 고함을 지른다. 그렇게 하면 이 악몽이 놀라서 눈을 번쩍 뜨고 뜻하지 않은 실수에 벌벌 떨면서 그를 모래 구멍 속에서 꺼내줄지도 모른다는 듯이. 그러나 튀어나온 목소리는 가냘프고 맥이 없었다. 게다가 도중에 모래에 빨려들고 바람에 흩날려, 어디에 닿을지 허망하기만 하다. - P53

뭐, 좋아……… 인간은 각자 타인에게는 통용되지 않는 신조라는 것을 갖고 있으니까……… 모래를 쓸어내리든 뭘 하든, 멋대로 해보시라고. 하지만 나는 절대로 참을 수 없어. 이제 신물이 난다고! 아무튼 나는 여기를 떠나겠어………… 허술히 보면 안 되지……… 마음만 먹으면, 여기서 도망치는 것쯤 문제없으니까 말이야……… 마침 담배도 떨어졌고……… - P68

미안해요…… 하지만, 정말 여기서 나간 사람은 아직 없어요……… - P116

그러나 겁을 먹어서는 안 된다. 바다에 표류하는 사람이 기아와 갈증으로 쓰러지는 것은 생리적인 결핍보다 오히려 결핍에 대한 공포 탓이라고 한다. 졌다고 생각하면 그때부터 패배가 시작되는 것이다. 코끝에서 땀이 떨어졌다. 또 몇 분의 1cc 수분을 빼앗겼다고 신경을 쓰는 것 자체가 적의 술수에 빠져들었다는 뜻이다. 물컵에서 물이 증발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를 생각해 보라. 불필요한 소동을 피워 시간이라는 말을 충동질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 P120

아래를 보아서는 안 된다………. 보라, 바로 저기가 지상이다………. 사방 어디든, 세계의 끝까지 자유롭게 걸어갈 수 있는 길이 뻗어 있는 지상이다………. 지상으로 올라가면, 모든 것은 추억이라는 수첩 사이에서 말린 꽃이 될 것이다………. 독초든 육식 식물이든, 엷고 반투명한 한 장의 꽃잎이 되어, 거실에서 녹차를 마시면서 전등빛에 비춰보며 늘어놓는 경험담의 양념이 된다. - P164

…………아래를 보면 안 된다, 아래를 보면 안 된다! 등산가든 빌딩 청소부든 텔레비전 송신탑의 전기공이든 공중그네를 타는 곡예사든 발전소의 굴뚝 청소부든, 아래에 신경을 쓰면 그때가 바로 파멸의 순간이다. - P165

살려줘!
늘 정해져 있는 말! …………아무렴 어떠랴………. 다 죽어가는 판에 개성 따위가 무슨 소용이 있나. 판으로 찍어낸 싸구려 과자 신세라도 좋으니, 아무튼 살고 싶다! ………이제$곧 가슴까지 묻히고, 턱까지 묻히고, 코밑까지 빠지면…………. 그만! 이제 그만! 제발 살려줘! ……………무슨 일이든 약속하겠어! …………제발 부탁이니까 살려줘! 살려달라고.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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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2-07-07 17: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위의 책을 검색해 보다가 민음사에서 시리즈로 사기열전이 나왔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저는 두꺼운 책으로 샀는데 이렇게 낱권으로 나오다니 후후~~~. 민음사에서 나올 줄 알았으면 민음사 걸로 샀을 텐데 하는 생각이...
<모래의 여자>, 기대되는 책이네요. 어떤 내용일까요?

새파랑 2022-07-07 18:15   좋아요 0 | URL
요책 영화로도 있더라구요 ㅋ 모래의 늪에 빠진 기분입니다. 그냥 읽고나면 체념하는 기분이 듭니다 ㅎㅎ

제가 오늘이나 내일 리뷰를 써보겠습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