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와 제목과는 다르게 비참한 현실을 보여준다. 2권은 어떤 내용일까.


그녀가 자신의 것이라는 확신이 들자. 그는 더이상 그녀를 향한 욕망을 느끼지 못했다. 주느비에브 역시 그를 사랑하는 일에 점차 익숙해져갔다. 하지만 매일매일이 똑같은 지루한 삶 속에서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진지함과 그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깊은 열정을 동반한 채였다.

(저런 유형의 사람은 절대 믿으면 절대 안된다) - P27

"조금 호사를 부렸다고 해서 그걸 남용하면 안 되는 거라고" - P29

평소 그는 직원을 채용하는 일에는 결코 개입하는 일이 없었다. 그런 건 전적으로 매장 책임자의 소관이었다. 하지만 그는 여성에 대한 타고난 섬세한 감각으로, 이 젊은 여성에게 숨겨진 매력과, 그녀 자신조차 깨닫지 못하는 우아함과 다정함이 전해주는 힘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평판이 좋은 곳에서 일을 했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종종, 그 사실이 채용을 결정하게 하기도 했다. 오렐리 부인은 좀 더 부드러운 목소리로 질문을 계속했다. - P97

그가 원망해야 할 것은 내가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맞춰 변화한 상업 방식이라는 것을 얘기해주시오. 그렇게 고리타분한 옛것만을 고집하다가는 결국 침몰하고 말 것이라는 애기도 꼭 전해주길 바라오. - P99

"다른 사람들 앞에서 하품하는 게 내 유일한 즐거움이라네!" - P117

그렇게까지 힘들게 살 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재미있을 것도 없는것이 인생인데

(그래 힘들게 살 필요 없다) - P115

그들처럼 사랑에 익숙한성향의 남자들 사이에선 한 여인을 공유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서로를 더 가깝고 친밀하게 느껴지게 하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여인의 사랑스러운 향기를 풍기며 상냥한 미소로 자신들을 설득할 준비가 된 그녀를 곁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그 무엇보다 확실한 성공으로 가는 열쇠로 여겼다. - P125

자본금을 끊임없이 재투자하고, 물건들을 한군데로 집중시켜 쌓아두는 전략을 구사하며, 싼 가격으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상표에 정가를 표시함으로써 그들에게 믿음을 주는것. 이 모든 것들의 출발점에는 여성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백화점은 앞다투어 경쟁적으로 여성의 마음을 빼앗고자 애썼다. 화려한 쇼윈도로 여성을 현혹시킨 다음, 사시사철 이어지는 바겐세일의 덫으로 그녀를 유혹했다. 그러면서 여성의 육체 속에 새로운 욕망을 주입시켰다. 그 모든 것은 여성이 필연적으로 굴복할 수밖에 없는 거대한 유혹으로 다가왔다. 처음에는 알뜰한 주부로서 구매를 시작했다가 점차 허영심이 발동하면서 마침내 유혹에 홀딱 넘어가고 마는 식이었다.

(에밀 졸라 통찰력이 대단하다) - P133

무레는 그녀를 어린아이처럼 다루고 있었다. 불쌍하고 서툴기 짝이 없는 한 여자아이에게서 어렴풋이 느껴지기 시작하는 여성적인 매력에 이끌리면서도 호감보다는 동정심에 더 가까운 감정으로 그녀를 대했다. - P207

지금까지 살면서 한 번도 운이 좋았던 적이 없었거든요. 난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는 걸 잘 알아요. 고향 집에 있을 때는 늘 두드려 맞고 지냈죠.

하지만 내가 계속 당신을 좋아하도록 허락해줄 수는 있겠죠? 그냥,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당신을 좋아하기만 할게요. 괜찮아요! 모두들 나한테서 도망치기만 했거든요. 나란 놈의 인생은 그렇게 생겨먹은 것 같아요.

(안타깝다. 그리고 남 애기 같지 않다.) - P252

그들은 한 단계를 더 올라가기 위해 바로 위에 있는 동료를 밀어내고, 누구라도 장애애가 된다면 동료를 먹어치우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이러한 욕망의 대립과 서로를 밟고 올라서는 행위는, 거대한 기계가 순조롭게 작동하면서 판매를 촉진시키고, 파리 전체를 놀라게 하는 성공의 불꽃을 지피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었다. - P273

내 말 잘 들어라, 얘야. 난 이 물병과 같아. 여기서 절대 움직이지 않을 거라고, 그들이 성공하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엔 파멸을 자초하게 될 거야! 그러니까 난 끝까지 버틸거야, 아무리 힘들어도! - P356

그랬다, 저 백화점은 그들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 아비에게서는 재산을, 어미에게서는 자식을, 그리고 딸한테서는 10년 전부터 기다렸던 남편감을 앗아 갔던 것이다. - P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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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029

˝분명하고 확실하게 도착하는 유일한 것은 죽음뿐입니다.˝


젊은 시절 목숨을 걸고 혁명군에서 복무했던 대령은 참전용사에 대한 연금을 약속한 정부를 믿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60년이 지났다. 그는 정부의 연금 게시 편지를 기다렸지만 편지는 오지 않는다.

[10월이었다. 그날과 같은 수많은 아침으로부터 살아남은 대령 같은 사람도 피해가기 힘든 아침이었다. 마지막 내전이 끝난 이후 오십육 년 동안 대령은 기다리는 일 이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대령에게 도착하는 몇 안 되는 것들 중 하나가 10월이었다.]  P.7



그러는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다. 대령의 동료들은 모두 연금을 받아보지 못한채 죽었고, 대령 부부는 가난에 찌들어 살아야 했으며, 하나뿐인 아들 ˝아구스틴˝은 투계장에서 반정부 활동에 연루되어 군인에게 살해되었다. 하지만 부부는 자신들의 불행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명예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최대한 참고 견딘다.

[˝내 동료들은 모두 편지를 기다리다가 죽었습니다. 우리에게 호의를 베풀어 달라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공화국을 구하기 위해 분골쇄신했습니다.˝]  P.37



하지만 더이상 팔 물건도 없던 대령 부부는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싸움닭을 팔아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 싸움닭은 아들 ˝아구스틴˝이 남긴 유일한 유산이다. 부인은 싸움닭을 팔고 싶어한다. 당장 먹을것도 없었고, 이놈의 싸움닭 때문에 아들이 죽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선거가 끝날 때마다 당신에게 약속했던 알록달록한 새들을 이십 년이나 기다렸지만 우리에게 남은 것은 죽은 아들뿐이에요.˝ 아내는 멈추지 않고 말했다. ˝죽은 아들뿐이란 말이에요.˝]  P.64



하지만 대령은 싸움닭을 파는걸 망설인다. 싸움닭은 대령과 그 동네에 남은 마지막 희망이었고 자존심이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투계장이 열렸을 때 자신의 싸움닭은 절대 질 수 없다고 확신하고 있는 대령과 그럼 그때까지 무얼 먹고 사냐고 따지는 부인, 과연 두 부부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뭘 먹고 살게 될까? 설마?

(스포때문에 여기까지만 쓴다.)




이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콜럼비아의 근대 역사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나는 당연히 이 지식이 없기 때문에 해설을 읽고 나서야 마르케스가 이 작품에 어떤 메세지를 담으려고 했는지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해설이 거의 논문급이다.)


그런데 이런 역사적 배경이 없더라도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어서 읽는데는 별로 지장은 없다. 다만 분량은 적은데, 해설이 너무 길어서 왠지 손해본 기분이 들었다.



Ps. 지금까지 마르케스의 작품은 네편을 읽었고, 다음에 읽을 작품은 <족장의 가을>이다. 생각보다 국내에 출판된 마르케스의 책이 별로 없는것 같다. 지금까지 최고는 <백년의 고독>, 재미는 <콜레라 시대의 사랑>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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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2-19 23:2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콜레라시대의 사랑과 백년의 고독만 읽었어요
이책 표지가 인상적이어서 항상 관심이 가던 책이었는데...^^ 읽어봐야겠네요
논문급 해설도 그렇고^^

새파랑 2022-02-19 23:40   좋아요 5 | URL
구매보다는 빌려서 보시거나, 서점에서 읽는걸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레이스님이라면 한시간이면 다 읽으실 거에요 ^^

대장정 2022-02-20 00: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백년의 고독만 읽어봤는데, 마르케스🤔 어려워요ㅠㅠ 한페이지 넘도록 끝나지 않는 문장. . . 복잡한 가계도. . .그래서 다른 책도 저는 선뜻 손이 안가더라구요ㅠㅠ

새파랑 2022-02-20 07:35   좋아요 4 | URL
저도 <백년의 고독>은 인물들이 복잡해서 가계도를 계속 보면서 읽었어요 😅 <콜레라시대의 사랑>은 안복잡하고 재미있습니다~!!

대장정 2022-02-20 07:36   좋아요 3 | URL
! 그런가요. 도전해보겠습니다. 책방에서 들었다 놨다 했거든요. 감사합니다. 새파랑님!~~☆☆

새파랑 2022-02-20 07:38   좋아요 3 | URL
대장정님 이시라면 금방 재미나게 읽으실거라 확신합니다~!!

페넬로페 2022-02-20 08:0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스토리가 새파랑님 말씀처럼 재미있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그러네요.
아무래도 책을 읽으려면 배경지식이 많아야 이해도 잘될것 같아요^^

새파랑 2022-02-20 08:13   좋아요 6 | URL
전 배경지식없이 냅다 읽는 스타일이라 읽고 맨붕온 적이 많습니다 ㅋ 그렇다고 해설은 잘 안읽어지더라구요 ㅎㅎ 전 세계문학전집 읽으면서 느껴지는 뭔가 낯선 분위가 좋더라구요 ^^

coolcat329 2022-02-20 08: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정말 빌려서 읽는게 좋아요. 저는 샀는데 해설이 반인거 보고 놀랐어요

새파랑 2022-02-20 09:48   좋아요 4 | URL
해설이 반이어서 저도 놀랐어요 ㅋ 갑자기 읽다가 보니 중간에 끝나서요 ㅋ 마지막 부분 너무 좋았습니다 ^^

coolcat329 2022-02-20 13:25   좋아요 4 | URL
마지막 잊을 수 없는 단어! 😉

mini74 2022-02-20 13: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예전 쿨캣님 리뷰 보고 읽어봐야지 했는데 ㅎㅎ 까먹고 있었어요. 그때 쿨캣님 올리신 첫 문장이 참 좋더라고요 ㅎㅎ 도서관에 가서 찾아봐야겠어요 ~

새파랑 2022-02-20 13:37   좋아요 4 | URL
이 책은 좀 최신(?)이어서 미니님 전집에는 없나봐요 ㅎㅎ 쿨캣님은 왠만한 고전책은 다 읽으신거 같더라구요 ^^

coolcat329 2022-02-20 18:33   좋아요 3 | URL
미니님 감사합니당~😆
근데 새파랑님! 저보다 훠~~얼씬 많이 읽으신 분이 이렇게 말씀하시니 ㅋㅋ 읽어야 할 책이 많은데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새파랑 2022-02-20 20:12   좋아요 2 | URL
전 쿨캣님이 더 많이 읽으셨을거라 확신 합니다 ^^

coolcat329 2022-02-20 20:47   좋아요 3 | URL
아니라는 데에 제 책을 다 걸겠습니다! 😆

새파랑 2022-02-20 20:57   좋아요 2 | URL
앗 😅 아쉽군요 쿨캣님의 책을 가질 수도 있었는데 ㅎㅎ

Jeremy 2022-02-21 02: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The only thing that comes for sure is death, colonel”
― Gabriel Garcí­a Márquez, No One Writes to the Colonel and Other Stories

새파랑 2022-02-21 06:19   좋아요 3 | URL
영어로 봐도 명문장입니다 ^^

희선 2022-02-22 04: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제목 보니 장은진 소설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가 생각납니다 그건 정치와는 상관없는 진짜 편지가 오지 않았다 생각한 거지만... 나중에 왔다는 거 알아요 마르케스 소설에서는 대령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편지를 받지 못한 듯하네요 꼭 보답받으려고 한 일은 아닐지라도 그런 사람을 알아주면 좋을 텐데 싶기도 합니다 독립운동한 분들이 생각나기도 하네요


희선

새파랑 2022-02-22 07:02   좋아요 2 | URL
좀 안타까웠어요 ㅜㅜ 그때 고생한 대가가 겨우 이런 인생이라니~ 원래 편지는 기다리면 안오나 봅니다 ^^
 

너무 짧아서 두번을 읽었다.






10월이었다. 그날과 같은 수많은 아침으로부터 살아남은 대령 같은 사람도 피해가기 힘든 아침이었다. 마지막 내전이 끝난 이후 오십육 년 동안 대령은 기다리는 일 이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대령에게 도착하는 몇 안 되는 것들 중 하나가 10월이었다. - P7

"대령님에게는 아무것도 없나요?"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아요." - P33

"내 동료들은 모두 편지를 기다리다가 죽었습니다."

"우리에게 호의를 베풀어 달라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공화국을 구하기 위해 분골쇄신했습니다." - P37

"상관없습니다. 커다란 것을 기다리는 사람은 작은 것은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습니다." - P41

"분명하고 확실하게 도착하는 유일한 것은 죽음뿐입니다. 대령님." - P59

"선거가 끝날 때마다 당신에게 약속했던 알록달록한 새들을 이십 년이나 기다렸지만 우리에게 남은 것은 죽은 아들뿐이에요." 아내는 멈추지 않고 말했다. "죽은 아들뿐이란 말이에요."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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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2-20 0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단편에 가까운가요. 유명한 작가의 책은 어쩐지 덜 읽게 되네요.
새파랑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새파랑 2022-02-20 07:33   좋아요 1 | URL
단편인데 재미있었어요. 전 유명작가 책 위주로 읽습니다 ^^
 

N22028

˝한 달 후, 일 년 후, 우리는 어떤 고통을 느끼게 될까요?˝


사강의 세번째 작품인 <한달 후, 일년 후>에는 사강이 생각하는 사랑에 대한 철학이 그대로 담겨있다. 과연 사랑의 유통기한은 얼마일까? 한달? 일년? 왜 그렇게 마음은 변하는 걸까, 왜 그렇게 시간을 이기지 못하는 걸까.


이 책에는 두 여인을 둘러싼 사랑이야기가 교차되면서 그려진다.




하나는 ˝조제˝를 둘러싼 ˝베르나르˝와 ˝자크˝의 이야기다. 분명히 사강 본인의 분신이라 생각되는 ˝조제˝,  그녀는 돈도 많고 자유분방하다. 이런 ˝조제˝의 과거 연인이었던 ˝베르나르˝는 이제 더 이상 그녀의 사랑을 받을 수 없지만 그녀를 잊지 못한다. 정상적인 삶이 불가능할 정도로 계속 그리워한다. 그의 마음은 일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조제˝의 새로운 연인인 젊은 대학생 ˝자크˝에 대한 질투심은 커져갈 뿐이다.

[조제, 대체 그는 언제 이 이름에서, 이 질투심에서 놓여날 것인가? 그의 삶에서 유일하게 폭력적인 것. 그것은 질투심이었다. 그는 자신을 책망했다.]  P.69



반면 ˝자크˝는 ˝조제˝를 사랑하긴 하지만 ˝베르나르˝ 만큼 그녀에게 집착하지 않는다. 성격도 쿨하다. 이런 태도 때문인지 ˝조제˝와 ˝자크˝의 연인관계는 일년이 지나도 유지된다. 하지만 또 일년 후에는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조제˝에 대한 ˝베르나르˝의 그리움 역시 언제까지 계속되진 않을거다.

[˝언젠가 당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게 될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되겠죠. 그리고 우리는 다시 고독해지겠죠. 그렇게 되겠죠. 그리고 한 해가 또 지나가겠죠.˝]  P.186






또다른 하나는 젊은 여배우 ˝베아트리스˝를 둘러싼 ˝에두아르˝와 ˝알랭˝의 이야기이다. ˝에두아르˝는 젊은 직업인이고, ˝알랭˝은 나이든 편집장이며, ˝에두아르˝는 ˝알랭˝의 조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치명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는 ˝베아트리스˝를 사랑하게 된다. 먼저 젊은 ˝에두아르˝가 그녀의 연인이 된다. 하지만 배우로서 성공에 대한 열망이 컸던 그녀는 연출가인 ˝졸리오˝에게로 마음이 바뀌게 되고, 이렇게 변해가는 ˝베아트리스˝를 바라만 볼 수 밖에 없었던 ˝에두아르˝는 큰 고통을 느낀다. 잊기 위해 노력하지만 잊을 수 없다.

[여자에게 시간은 아주 중요해요. 지나가버린 시간도 때로는 아직 의미가 있죠. 하지만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은 전혀 의미가 없답니다.]  P.144



˝알랭˝은 좀 안타깝다. 그는 자신의 조카뻘인 ˝베아트리스˝를 마음속으로 사모한다. 그는 그의 조카가 그녀에게 빠져있다는 핑계를 들어 ˝베아트리스˝와 단 둘이 만난다. 그리고 자신 역시 ˝베아트리스˝를 사모하고 있다는 마음을 말하고 싶었지만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이미 늙은 자신의 나이 때문에 고백하지 못한다. 그녀를 잊기 위해 일에 매달려보지만, 자신의 무력함에 불행함을 느끼고, 이후 알콜중독에 빠지면서 매일 매일을 괴로워 한다. 안정적인 가정과 직장이 있는 그는 도대체 무엇때문에 스스로 괴로운 길을 선택했던 걸까?

[열정이란 삶의 소금이며, 열정의 지배 아래에서 사람은 소금없이 살 수 없다는 것- 열정이 존재하지 않을 때는 너무나 잘할 수 있는 일이지만-을 그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P.113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 하지만 그 사랑의 방향은 대부분 양방향이 아닌 일방향이다. 잠시 양방향이던 시절도 있었으나 결국 한쪽이 돌아선다. 이후 누군가는 계속 그리워하고 누군가는 다른 사랑을 만난다.


사랑은 지속되지 않고, 더 좋아할수록 더 비참해 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사랑이란게 의미없는걸까? 이 책의 마지막에 있는 ˝조제˝와 ˝베르나르˝의 대화가 이에 대한 사강의 답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제, 이건 말이 안 돼요. 우리 모두 무슨 짓을 한 거죠?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이 모든 것에 무슨 의미가 있죠?˝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안 돼요. 그러면 미쳐버리게 돼요.˝]  P.187






Ps 1. 번역이 약간 매끄럽지 않은 느낌이 있고, 절판 도서에다 중고책도 비싸다 보니(삼만원 이더라) 추천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사강의 팬이라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Ps 2. 세어보니 지금까지 사강의 책을 아홉권 읽었고, 이제 내가 읽어야할 사강의 책은 세권 남았다.(절판 제외, 번역본 기준) 사강 전작도 5월에는 끝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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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2-02-19 17:3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담고 있는 소설이네요. 사랑은 한 인간의 삶을 뒤바꿔 놓을만큼 엄청난 위력을 갖지만 때로는 너무 쉽게 변해 우스울 때도 있는거같아요.
절대적인 사랑부터 사랑을 수단으로 삼아 사는 사람도 있듯이요.
전작읽기 멋있습니다~

새파랑 2022-02-19 19:14   좋아요 3 | URL
사강책 보면 그런 사랑의 모습이 너무 극단(?) 적으로 그려져서 문화의 차이를 느끼곤 합니다 ㅋ 그런데 그런게 재미있더라구요 ^^

그레이스 2022-02-19 18: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가 먼저 생각나요^^
사랑을 시작하는 순간 끝을 예감하는 그들의 사랑!

얄라알라 2022-02-19 18:31   좋아요 4 | URL
소설 자주 안 읽는 제게도

조제

라는 이름이 조금 친숙한 것 같다...생각했는데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라는 제목으로 몇 번 들어봤나봐요^^
갑자기 그 책 표지가 궁금해져서 다녀와야겠네요 구글에

새파랑 2022-02-19 19:16   좋아요 4 | URL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가 이 책에서 나온 조제 이름을 따서 지은걸로 알고 있어요 ㅋ 거기나온 주인공이 사강 작품을 좋아한다는~! 왠지 이해가 됩니다 ^^

페넬로페 2022-02-19 18:08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람들이 참 정열적이라고 생각해요~~특히 프랑스 사람들이 사랑을 좋아하는 것도 같고 ㅎㅎ
사랑은 어지간히 어려운 것 같아요.
사실 그 법칙은 아주 간단한데도 워낙 변수가 많아요~~
이제 세 권 남으셨네요
화이팅^^

새파랑 2022-02-19 19:17   좋아요 6 | URL
요즘 프랑스 작가 책을 많이 읽는데 확실히 다르긴 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ㅋ 다르니까 더 재미있게 읽힙니다~!!

mini74 2022-02-19 18: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헉. 중고책이 삼만원이라니요 ㅠㅠ 세 권 남았군요. 제가 왜 더 신나죠. ㅎㅎ 새파랑님 전작일기 👍

새파랑 2022-02-19 19:18   좋아요 4 | URL
저는 운좋게 정가에 구입했습니다 ㅋ 너무 읽고 싶은 책이었거든요 ^^

청아 2022-02-19 18: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도 그녀의 철학이 담겨있군요! 기대가 됩니다 ^^*
저도 살까하다가 중고 가격대가 다 3만원대여서 냉큼 마음 접었어요ㅋㅋ 열정이란 삶의 소금이라! 와우👏

새파랑 2022-02-19 19:19   좋아요 4 | URL
이게 절판도 되고 마니아들이 많이 찾아서 그런지 비싸더라구요. 다른 절판 책은 그렇게 안비싸던데 ㅎㅎ 미미님에겐 책이 삶의 소금입니다 ^^

- 2022-02-20 21:2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 조제, 제 20대 최애 영화! <한달 후 일년 후> 기억했다가 새번역 새책 나오면 읽어야지! 꿀팁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02-20 21:39   좋아요 4 | URL
저도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 좋아합니다 ^^ 20대 감성에 딱 맞죠 ㅋ 이 책 과연 새로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ㅜㅜ 완전 구하기 어려웠어요 ㅋ

희선 2022-02-22 04: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강 소설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군요 한사람만 오래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면 좋겠지만, 사람 마음은 잘 바뀌는 것 같기도 해요 바뀌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요


희선

새파랑 2022-02-22 07:03   좋아요 2 | URL
사강 소설을 이렇게 많이 읽을줄 몰랐습니다 ㅋ 사강은 자유로운 프랑스 영혼이라 생각이 듭니다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중 세 작품(삼만원 이상)을 구매해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카달로그˝와 ˝리딩 가이드 2022˝를 받았다. 당장 책을 사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순전히 이 사은품을 받기 위해 구매했다.


이 사은품은 기대한것보다 너무 너무 좋았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 대한 애정이 150퍼센트 상승했다. 앞으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읽을 때 잘 참고해서 구매해야 겠다.


카달로그에 읽은 책들 밑줄을 그어봤다. 지금까지 민음사에서 나온 세계문학전집이 총 400권이던데, 나는 그 중에서 121권을 읽었다(다른 출판사 책으로 읽은것도 포함해서 ㅎㅎ). 느낌 같아서는 200권은 넘게 읽었을거 같았는데 생각보다 적게 읽었다. 구매만 해놓고 안읽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들도 빨리 읽고, 새 책들도 구매해서 부지런히 읽어야 겠다. 올해 여기있는 책 리스트 중 200권 완독을 목표로 달려봐야 겠다.


혹시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 구매하신다면 꼭 삼만원 이상 채우시고 사은품 받으세요~!  완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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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02-19 14: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구매욕구 뿜뿜입니다~~
밑줄 그은 제목이 많군요.
역시 새파랑님께서는 독서계의 엄친아이십니다👍👍📕📕📕

새파랑 2022-02-19 14:30   좋아요 4 | URL
일상생활에서도 엄친아였으면 좋겠습니다 ^^ 처음보는 제목도 많더라구요 ㅎㅎ

라파엘 2022-02-19 14:2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단순히 작품 목록이 아니라 질문과 가이드까지 되어있다니, 사은품이 정말 좋네요!! 😃

새파랑 2022-02-19 14:32   좋아요 4 | URL
마일리지 1000원인가? 했는데 완전 좋아요. 2만원 값어치는 할거 같아요 ㅋ 꼭 선택하세요 ^^ (저 민음사 직원 아닙니다 ㅋ)

mini74 2022-02-19 14: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형광팬 줄 그은 거 예쁩니다. 많이 읽으셨는데요 ~ 책에 대한 설명도 담겨있군요. 갖고싶습니다 ㅋㅋ

새파랑 2022-02-19 14:32   좋아요 4 | URL
미니님은 더 많이 읽으셨을거 같아요. 전집 보유자시잖아요 ^^

mini74 2022-02-19 14:40   좋아요 3 | URL
250권까지 있더라고요. 근데 안 읽은게 더 많은 ㅠㅠㅠ 반성합니다 ㅎㅎ

새파랑 2022-02-19 14:44   좋아요 3 | URL
미니님의 읽은 책 목록이 궁금합니다 ^^

청아 2022-02-19 14: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과 스콧님 주고받으신 댓글보고 저도 구매했어요ㅋ
리딩가이드 오늘 올것같은데 사진보니 카달로그도 괜찮네요?
121권이나 읽으셨다니 역시👍

새파랑 2022-02-19 14:47   좋아요 3 | URL
역시 미미님도 구매하셨군요 ㅋ 미미님이 더 읽으셨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미미님의 읽은 책 목록도 궁금합니다 ^^ 다시 보니 형광펜 줄을 정말 대충 그었네요 😅

그레이스 2022-02-19 15: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2012년 도서목록 300권까지 있는 가이드북이 있어요
그래서 망설이는 중...!

새파랑 2022-02-19 16:03   좋아요 4 | URL
그 가이드북 부럽네요 ^^ 천원밖에 안해서 고르셔도 될거 같아요~!!

coolcat329 2022-02-19 17: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이거 받으셨군요. ㅎ 저는 그저 이렇게 북플님들 사진보며 즐거워하겠습니다. ☺

새파랑 2022-02-19 19:21   좋아요 2 | URL
제가 다른 사은품은 거의 안사는데 이건 꼭 사고 싶더라구요 ^^ 쿨캣님도 저 리스트중에 많이 읽으셨을거 같아요~!!

키라키라 2022-02-19 18: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앗. 카달로그 궁금했었는데 피드감사합니다^^
저도 이참에 사은품 받기에 도전해야 할것 같네요 ㅋ

새파랑 2022-02-19 19:21   좋아요 3 | URL
딱 3~4권만 구매하시면 됩니다 ㅋ 나중에 다른 고전 읽으실 때 도움이 많이 되실거에요 ^^

stella.K 2022-02-19 18: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있으면 좋겠는데 3만원 채울 일이
없을 것 같아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마도 각 출판사마다 경쟁적으로 만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ㅋ

새파랑 2022-02-19 19:23   좋아요 4 | URL
얼마전에 문학동네도 이런 카달로그가 나왔었는데 그것도 잽싸게 샀어요 ㅋ 문학동네 책도 얼마나 읽었는지 세어봐야 겠습니다~!!

- 2022-02-20 21: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우와 ㅋㅋㅋㅋㅋ 저 이거 비슷한거 있어요! 책 표지 스티커!!! (어디엔가 짱 박아둔… 담에 찾아서 보여드릴게요!!) 그리고 그거 붙일려고 민음사 좀 읽다가 ㅋㅋㅋㅋㅋ (할말 하않…)
고백할게 있어요 심하게 새파랑님…
저 죄와벌 하권 아직도 안 펼쳤어요!! 그래서 새파랑님 서재에 들어올때마다 양심에 찔려요 ㅋㅋㅋ 아직 겨울이고 엊그젠 눈도 왓으니까요? 겨울안에는 읽겠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새파랑 2022-02-20 21:44   좋아요 3 | URL
죄와벌 상권 읽으셨으면 하권 궁금하셔서 잠을 못이뤘어야 하는데 😁 입춘 지나서 이제 봄 아닌가요? ㅋ 공쟝쟝님이야 심하게(?) 다양한 활동을 하시니 천천히 읽으셔도 될거 같아요 ^^ 공쟝쟝님의 유튜브 업로드가 필요합니다~!!

scott 2022-02-22 16: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민음은 새파랑님에게 200여권 도서 협찬 해줘라!^ㅎ^

새파랑 2022-02-22 17:33   좋아요 0 | URL
제발제발 그랬으면 좋겠네요 ^^ 집에 몇권있는지 한번 세어보아야 할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