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상당히 두꺼운데 너무 재미있고 좋다. 역시 기차는 언제나 좋다.


우리의 삶은 죽음이라는 저 바다로 흘러드는 강과 같다. - P5

"전…… 저는 이 번호를 기억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잊어버리려고 했는데, 날아가는 편지를 본 순간, 적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연한 만남이 이후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 - P11

이마에 적힌 숫자는 아직 남아 있었다. 그는 따뜻한 물에 수건 끝을 적셔 이마를 문지르려다 말고 멈칫했다. 몇 시간 후 그날 일어난 일을 다시 떠올려보면서, 거울 앞에 서 있던 바로 그 순간 모든 것이 결정되었음을 깨달았다. 갑자기 수수께끼 같은 여자와 만난 흔적을 지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그 찰나에 들었던 것이다. - P13

그가 라틴어 문장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 문장들이 과거의 모든 침묵을 자기 안에 품고 있기 때문이었고, 뭔가 대답하라고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 언어는 온갖 소란스러움에서 떨어져 있었고, 확고부동하며 아름다웠다.

(라틴어를 배워볼까? ㅎㅎ) - P25

우리는 많은 경험 가운데 기껏해야 하나만 이야기한다. 그것조차도 우연히 이야기할 뿐, 그 경험이 지닌 세심함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침묵하고 있는 경험 가운데,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삶에 형태와 색채와 멜로디를 주는 경험들은 숨 숨어 있어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다가 우리가 영혼의 고고학자가 되어 이 보물로 눈을 돌리면, 이들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알게 된다.

(침묵하는 경험이 오히려 삶을 바꾼다.) - P27

우리가 우리 안에 있는 것들 가운데 아주 작은 부분만을 경험할 수 있다면, 나머지는 어떻게 되는 걸까? - P28

6시 정각에 그는 역안내 데스크에 전화를 걸었다. 제네바에서부터 스물여섯 시간 동안 기차를 타야 했다. 파리를 거쳐 바스크 지방의 이룬에서 야간열차로 갈아타야 하며 리스본에는 아침 11시 무렵에 도착한다고했다. 그는 기차표를 예약했다. 제네바로 가는 기차는 7시 반에 있었다.

(언제나 행동을 먼저 해야 변화가 따른다.) - P43

너무 일찍 찾아온 인생의 비참함, 쫓기는 눈빛, 심각한 질병의 징후들. 그러나 다른 무엇보다도 변한 얼굴이 증명하는, 잡을 수 없이 흘러가는 시간과 살아 있는 모든 것을 황폐하게 만드는 잔인함이 그를 움찔하게 만들었다.

(시간이 주는 비참함) - P45

인생을 결정하는 경험의 드라마는 사실 믿을 수 없을 만큼 조용할 때가 많다. 이런 경험은 폭음이나 불꽃이나 화산 폭발과는 아주 거리가 멀어서 경험을 하는 당시에는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인생에 완전히 새로운 빛과 멜로디를 부여하는 경험은 소리 없이 이루어진다. 이 아름다운 무음에 특별한 우아함이 있다. - P55

"사람들은 가끔 정말 두려워하는 어떤 것 때문에 다른 무엇인가에 두려움을 갖기도 하지요." - P63

어떤 도시를 그곳에 있는 책을 통해 알아가는 것, 이는 그가 언제나 해오던 일이었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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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1-05 00: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일력의 아래, <읽은 척>은 뭐예요? ^^
조금 재미있었어요.
이 책 표지가 두 가지인데, 영화이후 나온 책인가봐요.
잘읽었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새파랑 2022-01-05 06:47   좋아요 2 | URL
제가 글씨를 못써서 ㅎㅎ 읽은 책입니다~! 영화를 안봤지만 왠지 재미있을거 같아요^^

레삭매냐 2022-01-05 11: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문득 기차를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차 타고 여행 떠나고 싶네요.

새파랑 2022-01-05 13:25   좋아요 1 | URL
이 책을 한참 읽고 있는데 더이상 기차이야기가 안나오네요 ㅋ 기차에서 책보면 잘읽히고 좋더라구요 ^^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1
윌리엄 포크너 지음, 김명주 옮김 / 민음사 / 200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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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002

˝죄, 사랑, 공포와 같은 단어는 순전히 소리에 불과하다. 죄를 지어본 적도, 사랑해 본 적도, 두려워해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가지지 못했고, 그 말을 잊어버릴 때까지 가질 수도 없는 행위를 가리키는 단어일 뿐이다.˝



이름만 들어보았던, 그리고 왠지 어렵게만 느껴졌던 ˝윌리엄 포크너˝의 작품을 2022년 두번째 책으로 읽었다. 내가 읽은 작품은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인데, 이 작품은 특이하게 총 15명의 화자가 등장하며  59개의 독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애디의 입장에서 독백해보자면)
‘나는 이제 생이 얼마 안남아서 침대에 누워 있다. 그런데 가족들은 슬퍼하지 않고 각자의 일을 하거나 딴 생각을 하고 있다. 장례에 쓸 관을 만드는 톱질 소리는 내 귓가에서 계속 맴돌고, 의사는 오지 않으며, 자식들은 각자의 생각과 행동에 몰두하고 있다. 남편은 그저 나의 죽음을 방관하고 있다, 내가 빨리 죽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정말 슬프지 않다. 그저 빨리 죽었으면, 내가 태어난 곳으로 가서 묻히고 싶을 뿐이다.‘



미국 남부의 외딴 농촌 마을에 살고 있는 남편 ˝앤스˝와 부인 ˝애디˝, 둘 사이에는 네 명의 아들과 한 명의 딸이 있다.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가족들의 모습은 대단히 부자연스럽다. 가족 같지 않은 가족.


살아 생전에 가족이 사는 곳이 아닌 자신이 태어난 곳 ‘제퍼슨‘에 묻어 달라고 유언을 남긴 어머니 ˝애디˝는 이제 임종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가족 어느 하나도 진심으로 슬퍼하지 않는다. 남편인 ˝앤스˝는 아들들에게 일만 시키면서 아내의 죽음을 방관하기만 하고, 첫째 아들 ˝캐시˝는 어머니가 바라보는 앞에서 그녀의 관을 만드는 데에만 몰두한다. 둘째 아들 ˝달˝은 어머니의 죽음을 애써 외면하고 자기만의 공상에 빠져 있으며, 셋째 아들 ˝주얼˝은 가족의 일보다는 오직 말(Horse)에 집착한다. 넷째 딸 ˝듀이 델˝은 어머니 옆에서 간병을 하지만 마음은 딴 곳에 있고, 막내아들 ˝바더만˝은 어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어리기만 하다.


돈을 아끼기 위해 아버지 ˝앤스˝는 그녀의 임종 직전에 의사를 부르고, 두명의 아들은 돈을 벌기 위해 마을로 떠나서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도 못한다. 하지만 무엇때문인지 가족들은 ‘제퍼슨에 묻어 달라‘는 어머니가 남긴 유언을 반드시 지키려고 한다. 얼마전까지 내린 폭우로 인해 다리가 끈꼈지만 가족들은 직접 만든 관에 그녀를 실고 마차를 이용하여 먼길을 돌아가면서까지, 강을 무리하게 도하하면서까지 읍내라고 할 수 있는 ‘제퍼슨‘으로 향한다.


하지만 가는 여정은 대단히 험난했고, 가족들은 어머니가 죽은지 열흘이 지난 후에야 ‘제퍼슨‘에 도착하여 어머니 ˝애디˝를 그곳에 묻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가족들은 각자가 마음속에 숨겨 두었던 진심과 진실을 알게된다. 그리고 가장 소중한 존재였던 아내와 어머니의 부재는 순식간에 잊혀진다. 도대체 어떤 진심과 진실이었기에?




다양한 화자가 등장하고 화자들의 사연들도 다양하여 초반에는 다소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이 많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다양한 사연들이 한곳에 수렴하면서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었고 곳곳에 숨겨져 있는 힌트를 찾는 재미도 있었다.


어떤 죽음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충격을 주기도 하지만 또 어떤 죽음은 쉽게 잊혀지기도 한다. 아무리 남아 있는 사람들의 삶이 중요하더라도 잊혀진다는 건 슬픈 일일 것이다.

[허무주의자들은 죽음이 끝이라고 하고, 근본주의자들은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상 죽음이란, 가족 또는 세들었던 사람이 집이나 마을을 떠나는 것이나 다름없다.]  P.53



하지만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사람이라면 차라리 잊혀지는 걸 원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의 ˝애디˝ 역시 가족들에게 잊혀지는 걸 원했기 때문에 가족 묘지가 아닌, 고향에 묻어 달라고 유언을 남긴건 아니었을까? 살아서도, 그리고 죽어서도 마음의 고통에 시달려야 했던 ˝애디˝에게 안식처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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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1-04 18:45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읽고 앤스때문에 혈압 올랐던 ㅎㅎ 새파랑님 리뷰 읽고나니 어머니의 유언ㅇ 그런 의미일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요. 책도 좋고 리뷰도 좋아요 *^^*

새파랑 2022-01-04 19:05   좋아요 7 | URL
책이 어려워서 리뷰 쓰기도 어렵더라구요 ㅎㅎ 그냥 다른 책을 읽으려고 급하게 마무리 했습니다 😅 미니님의 리뷰보고 읽은 책이에요 ^^

혈압 만땅 앤스 였습니다 ㅋ xx 같은 놈이었어요~!!

Falstaff 2022-01-04 19: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 읽은지 오래라 내용은 대강만 기억하고 있는데 지명이 딱, 나오네요.
하쿠나마타타 군의 제퍼슨 시.
하긴 포크너 읽으려면 하쿠나마타타(이거 농담입니다)군 제퍼슨 시를 피할 수 없겠지만, 벌써 이 작품에서도 나왔군요!!!

새파랑 2022-01-04 20:19   좋아요 2 | URL
역시 기억력이 엄청나신 골드문트 님이시군요 ㅋ 다른 작품에도 제퍼슨 시가 나오나보네요~ 제가 다른 포크너 책에서 제퍼슨을 찾아보겠습니다 ^^

Falstaff 2022-01-04 20:31   좋아요 3 | URL
‘하쿠나마타타‘는 농담이고요, 포크너의 많은 작품은 가상의 지명인 요크나파토파 군에 있는 제퍼슨 시에서 벌어집니다. 새파랑 님 리뷰를 보니, <내가 죽어...>는 죽은 엄마가 제퍼슨 출신이구먼요. 아마 거기까지 가려고 하다가 불어난 강물에 관이 떠내려가고 뭐 그렇지요? ㅎㅎㅎ 확인하기 귀찮아서리....
하여튼 이 미국의 대표적 지방주의 작가인 포크너, 하면 요크나파토파, 제퍼슨 시를 빼놓고 기억하면 조금 곤란할 거 같아요.
<압살롬, 압살롬>, <팔월의 빛>, <성역> 그리고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소리와 분노>도 그렇던가 아니던가.... 진짜 멋있는 작가입니다. 꼭 전 작품 도전해보셔요!

새파랑 2022-01-04 20:42   좋아요 4 | URL
맞습니다~! 엄마(애디)가 살아있을 때 유언으로 가족묘지가 아닌 자신이 태어난 제퍼슨에 묻어달라고 했다고 나옵니다. 그러다가 관 떠내려가고 ㅋㅋㅋ
관이 강에 잠겼는데 괜찮을려나 걱정하면서 읽었습니다 ㅎㅎ

포크너의 다른 책으로 <압살롬 ×2>를 구매해놨는데 이것도 한번 읽어보고 전작의 의지를 불태워보겠습니다 ^^

나뭇잎처럼 2022-01-04 21: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윌리엄 포크너 영접하셨군요. 아 어쩜. 전 팔월의 빛 읽고 진심 5분 동안 혼자서 기립박수 쳤어요.

새파랑 2022-01-04 21:41   좋아요 3 | URL
5분동안이나 기립박수라니 무조건 읽어야 겠군요 ^^ 이름에서 좀 압도되어서 그동안 멀리(?) 했는데 꼭 읽어봐야 겠습니다~!!

나뭇잎처럼 2022-01-04 21: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아서요. 소리와 분노도 넘 좋았고. 압살롬만 정말 딱 읽고 싶을 때 보려고 남겨놨어요. 어쩐지 포크너는 정갈한 마음으로 읽어야 할 거 같아서 ㅎㅎ 포크너 단편도 무지 좋아요. 곰 이란 단편 읽다가 정말 무작정 우리집 강아지 입양했죠. 그 정도의 ‘견성’을 가진 생명체라면 친구를 해도 되겠다 싶어서요. (우리집 강쥐의 입양설화) ㅎㅎ 올해도 건독하시길요!

새파랑 2022-01-04 21:43   좋아요 3 | URL
강아지 입양에도 영향을 끼칠 정도라니 더 궁금해지네요 ㅋ
아 단편집도 있군요. 제가 다 찾아서 읽어보겠습니다 ^^ 추천 완전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2-01-04 21: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윌리엄 포크너의 작품이 쉽지 않아 두 작품 읽고나서 엄두를 못내고 있는데 이 소설도 읽고 싶어요. 얼마나 비극적인 삶을 살면 차라리 잊혀지는 것을 원할 수 있는지 상상이 잘 가지는 않지만 그래도 소설 속에서 만나보고 싶어요^^

새파랑 2022-01-04 21:59   좋아요 4 | URL
막 비극적으로 산게 묘사되지는 않는데 어머니(애디)가 경험하고 느낀 인생에 대한 환멸을 토로하는 독백이 딱 1개 등장합니다 (사후에 하는 독백 ㄷㄷㄷ) 책이 읽기에는 재미있습니다~!! 단지 내가 이해한건가? 는 또다른 문제 😅 그래도 두작품을 읽으셨군요. 역시 페넬로페님~!!

희선 2022-01-05 01: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밑에서 이 책은 두번 읽어야 하는 책이다 쓰셨군요 언젠가 다시 보시겠네요 잊히는 사람 잊히지 않는 사람... 죽은 사람을 그때는 잊었다 여겨도 어느 날 갑자기 떠올리는 일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희선

새파랑 2022-01-05 06:50   좋아요 3 | URL
언젠가는 떠올리겠죠? 그런데 관을 옮기는 여정은 길게 나오는데 매장하는 부분은 안나오고 충격적인 결말만 나옵니다 ㅋ 완전 매력있는 작품이었습니다~!!

coolcat329 2022-01-05 09: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있는데, 새파랑님 읽으신거 보니 올해는 도전해볼까봐요~
위에 골드문트님이 전작읽기를 추천하셨네요 ☺

새파랑 2022-01-05 11:04   좋아요 4 | URL
저 쿨캣님이 도전하면 전작읽기 시작하겠습니다 ^^ 이책 읽기에는 부담없습니다~!!

오늘도 맑음 2022-01-05 13: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리뷰를 읽지 않았다면, 보지 않았을 윌리엄 포크너입니다.ㅎㅎㅎ
사람들이 윌리엄 포크너 작품이 어렵다하여, 기피하는 이유도 있었지만, 그 사실을 잠시 망각할 정도로 새파랑님의 리뷰가 쉽고도 깔끔합니다. 말미에 어렵더라는 소감을 읽고, 아~ 그렇구나라고 생각했어요ㅎㅎㅎㅎ 새해 벌써 두 번째 책이라니, 역시 바라만봐도 기분 좋아지는 분입니당~!!!

새파랑 2022-01-05 15:46   좋아요 3 | URL
오늘도 맑음님은 저를 너무 좋게 봐주시는거 같아요 ^^ 리뷰를 잘쓰고 싶었는데 좀 아쉬움이 남습니다 ㅎㅎ 앞으로도 기분 좋아지실 수 있도록 열독하겠습니다 😄
 

이 책은 무조건 두번 읽어야 하는 작품이다.

"물속에 들어가기 전에 강바닥이 어떤지 먼저 살펴야 할텐데..." 내가 말했다. "그것은 물러서는 거네, 물러서면 행운이 따르지 않아." - P159

우리들 사이에 가로놓인 공간은 마치 시간인 듯 했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 말이다. 시간은 우리들 앞으로 똑바로 달리면서 점점 사라져가는 것이 아니라, 둥그런 고리처럼 우리들과 평행으로 함께 달리는 듯하다. 그러면 시간의 차이는 없어지고, 과거와 현재, 미래는 모두 한데 포개지게 된다. - P167

"엄마는 어디 있지, 달?" 내가 묻는다. "형은 엄마를 잡지 못했어. 엄마가 물고기인 줄 알면서도 떠내려가도록 내버려 둔 거야. 엄마를 데려오지 못하다니" - P174

아버지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 그냥 기억났을 뿐이었다. 우리가 살아 있는 이유는 오랫동안 죽어 있을 준비를 하기 위해서라고 말이다. - P195

말이란 전혀 쓸모없다는 사실도 그때 깨닫게 되었다. 말하려고 하는 내용과 내뱉어진 말이 전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 P198

죄, 사랑, 공포와 같은 단어는 순전히 소리에 불과하다. 죄를 지어본 적도, 사랑해 본 적도, 두려워해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가지지 못했고, 그 말을 잊어버릴 때까지 가질 수도 없는 행위를 가리키는 단어일 뿐이다. - P200

너의 삶이 시간 속으로 풀려 간다면 그건 멋진 일이지. 그저 시간 속으로 환원된다면, 멋진 일이고 말고. - P240

가끔씩 난 확신할 수가 없다. 누가 미치고 누가 정상인지 알게 뭐란 말인가. 어느 누구도 완전히 미치거나, 완전히 정상일 수는 없을 거다. 마음의 균형이 제대로 잡히는 것이 쉽진 않으니까. 중요한 것은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의 행동을 어떻게 생각 하느냐다. - P268

"너희들은 모른다." 아버지가 말한다. "우린 젊음을 함께했고, 함께 늙어왔다. 늙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하는 괜찮다는 말, 슬픔과 시련으로 가득한 험한 세상에서 괜찮다는 말은 진실이란다. 너희들은 이해하지 못하지." - P270

그러나 누가 미치고 누가 정상인지 말할 권리를 가진 사람이 있는지, 난 확신할 수 없다. 정상적이거나 비정상적인 갖가지 일을 저지른 후, 다시금 똑같은 공포와 놀라움으로 자신의 광기 어린 행위를 지켜보는 누군가가 우리 안에 들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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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01-04 1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단 사두긴 했습니다.

새파랑 2022-01-04 19:18   좋아요 1 | URL
레삭매냐님 스타일일거 같아요~!! 저는 읽긴 읽었는데 좀 어러웠습니다 😅

수이 2022-01-04 2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궁금하지만 가벼운 내용은 아닐 거 같아요;;; 조금 더 뒤로 미뤄야겠어요~

새파랑 2022-01-04 21:39   좋아요 0 | URL
vita님이라면 완전 재미있게 읽으실거 같아요~!! 전 아직 좀 부족해서 계속 앞부분으로 다시 가서 읽고 그랬어요 😅
 

오늘도 좀 늦게 독서를 시작한다.




땅은 죽은채 누워 있다. 온기가 나를 감싸며 내 옷을 뚫고 속살에 닿는다. 내가 말했다. 당신은 걱정이 무엇인지도 몰라. 나도 모른다. 난 내가 걱정하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걱정할 수 있는지 없는지도 모른다. 울 줄도 모른다. 내가 울려고 애쓰고 있는지조차 모른다. 아무것도 모르는 뜨거운 흙 속에 아무렇게나 떨어진 젖은 씨앗이 된 것 같다. - P77

하느님이 여자를 만든 이유란, 남자들은 옳은 것을 봐도 그것이 옳은 것인지 모르니까 여자들이 가르쳐줘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옳은 말이지. - P85

정말 게으르고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야말로 일단 출발하면 계속 움직여야 하는 모양이다. 움직이지 않고 머무르는 일도 물론 마찬가지다. 마치 그가 싫어하는 것이 움직임 자체라기보다는 멈췄다가 다시 출발하는 일인 것처럼. - P130

사람들이 그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하는 것은, 그가 하는 행동이나 말, 혹은 바라보는 눈길 때문이 아니다. 그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기 때문이다. 그의 눈을 통해 자신을, 자신의 행동을 들여다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 P143

뭔가 새롭고 어렵고 신선한 것이라면, 그냥 안전한 것보다는 훨씬 좋은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다. 안전한 일이란 오랫동안 사람들이 그 일을 해오면서 낡아빠진 것이 되어 더 이상 할 말이 없게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새로운 일은 전에도 없었고 다시는 되풀이될 수 없는 것이다.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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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1-03 2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달력 아래 손글씨로 같은 문장을 쓰셨군요.
매일 한장씩 넘기는 일력에 한 문장씩 나오는 것도 깔끔하고 보기 좋네요.
새파랑님, 새해 첫 월요일 잘 보내셨나요. 좋은 밤 되세요.^^

새파랑 2022-01-03 21:32   좋아요 0 | URL
2022년에는 일력에 좋은 문장 따라쓰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365일 빼먹지 않고 ㅋ
 

 

저번에 21년에 읽은 책들 목록과 독보적 미션만 정리하고, 21년에 좋았었던 책을 정리하지 못했었다.


다른 플친님은 장르별로 좋았던 책을 정리하기도 했지만, 나는 읽은 책의 대부분이 소설이다 보니 그렇게 하지는 못하겠고, 월별로 좋았던 책 2~4권씩 선정해 보았다.


참고로 21년에 내가 읽은 책은 231권이었고, 관련 페이퍼는 다음과 같다.

https://blog.aladin.co.kr/782803100/13217204


좋았던 책의 선정 기준은 너무 어렵고, 무거운 책보다는 다른 플친님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들, 그리고 나에게 의미 있는 작품 위주로 선정하였다.





1월-1 :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무라카미 하루키)














"완벽한 문장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 완벽한 절망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하루키는 내가 대학교 때부터 좋아하던 작가고, 그의 소설은 다 소장하고 있다. 21년 초에 하루키의 작품을 재독해 보고 싶어서 읽었던 책인데, 다시 읽어도 역시나 좋았다. 하루키 하면 <상실의 시대>나 <해변의 카프카>, <1Q84>를 많이 떠올리지만, 이 데뷔작 역시 정말 좋다. 혹시 안읽어본 분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실망할 수 없다. 


1월-2 : 다다를 수 없는 나라 (크리스토프 바타이유)














"생각이 새어나가고 머릿속이 텅 비어 있었다. 그들은 망각을 택했었고 그 속에서 무한히 존재하는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도 모르는 외딴 곳에서 버려진 외로움을 느낄 수 있는 책. 책을 읽는 내내 희미한 꿈속을 걷는 기분이 들었었다.   



2월-1 : 악령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왜? 에 답하지 않았다고요, 왜? 의 답을 기다리신다고요? 이 왜 라는 조그만 말 한마디는 천지 창조의 바로 첫날부터 전 우주에서 넘쳐 흘렀던 겁니다. 그래서 모든 자연이 매 순간 자신의 창조주에게 왜? 라고 외치는 겁니다."


나에게 도선성님 작품의 전작을 결심하게 한 책. <악령>을 읽고 나서 도선생님의 작품을 하나하나씩 읽어나갔다. 그만큼 나에게 의미가 있으면서도 내용적으로, 재미적으로도 뛰어난 작품이다.



2월-2 : 사랑의 역사 (니콜 클라우스)

 














"새로운 것을 하나씩 알게 될 때마다 그 애가 없다는 사실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으며, 현실적일수록 더 믿기 힘들었다."


이 책의 내용은 책 제목처럼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만남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떻게든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고, 진심은 전해진다는 희망을 믿게 만드는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보면 한적한 공원 벤치에 앉아서 이 책을 읽었던 그 장소와 날씨가 자주 떠오른다.



3월-1 : 띠끌 같은 나 (빅토리아 토카레바)















"그들은 더 이상 미래를 함께 할 수 없지만 둘의 과거가 세포 하나하나에 새겨져 있었다. 진정한 사랑은 뇌리 속에 영원히 남는 법이니까. 지병처럼 말이다."


세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 이 책 자체도 너무 좋았지만, 나에게 특별히 의미가 있는 것은 이 책의 리뷰를 통해 처음으로 '이달의 당선작'에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열심히 쓴 것도 아닌데 당선이 되어서 괜히 미안하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해서, 이후부터는 좀 더 열심히 리뷰를 쓰게 되었다. 뭐 열심히 쓴다고 해서 잘 써지는 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의마가 많이 남는 책이었다.



3월-2 : 감정의 혼란 (슈테판 츠바이크)














"정신이 항상 그러하듯 열정은 계속해서 흐르지만 영원히 충족되지 못하고 완전히 흘러가지도 못하고 맙니다."


녹색광선과 츠바이크에 대한 애정을 갖게 만들어준 책. 개인적으로 감정과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대단히 좋아하는데, 이 책은 나에게 백점 만점의 책이었다. 누군가에게 재미있는 소설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나는 이 책을 추천하겠다. 읽기에 부담도 없으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는 작품이다.



4월-1 : 클라라와 태양 & 나를 보내지 마 (가즈오 이시구로)














"그거 참 좋겠다. 지나간 것을 그리워 하지 않는 거.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는 거. 자꾸 지난 일을 돌아보게 되지 않는 거."


2021년에 알게 되어서 좋았던 작가 중 한명이 "가즈오 이시구로" 이다. 예전에 "이시구로"의 <남아 있는 나날>을 읽고 약간 실망했어서 그의 책을 더이상 안읽었는데, 스콧님의 소개로 그의 작품을 다시 찾아보게 되었고, 그 이후 읽은 작품이 <나를 보내지 마>와 <클라라와 태양>이였다 두 작품 모두 완전 좋았다. 이야기나 배경이 선명하지 않고 여백이 많지만 그만큼 상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시구로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위의 두 작품이 개인적으로는 압도적으로 좋았다.



4월-2 : 가난한 사람들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추억은 기쁜 것이든 슬픈 것이든 항상 괴로운 것이다. 그 괴로움은 또 달짝지근한 것이다. 마치 타는 듯한 하루가 지나고 밤이 되면 이슬이 폭염에 바싹 마른 꽃에 신선함을 주어 소생시키듯이, 추억은 괴롭고 아프고 지치고 슬픈 내 가슴에 새로운 힘을 주어 소생시키는 것이다."


도선생님의 역사적인 데뷔작으로, 이렇게 완벽한 데뷔작이 있을까? 서간체의 재미와 함께 도선생님이 바라보는 가난한 사람에 대한 연민을 진심으로 느낄 수 있다. 도선생님의 작품을 처음 접하기에는 가장 부담이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만큼 좋다.



5월-1 : 등대로 (버지니아 울프)















"말들이 우물 속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비록 물은 맑지만 너무 심한 굴절을 일으켜서, 말들이 떨어지는 와중에도 일그러지는 것이 보이는 듯 했으니, 아이의 마음 바닥에 어떤 무늬를 만들어 낼 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단 한 권의 버지니아 울프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나는 <등대로>를 추천할 것이다.



5월-2 : 경멸 (알베리토 모라미아)















"<난 당신을 경멸해> 라는 세 마디 말은, 예전에 그녀가 사랑을 고백했을 때 했던 <나는 당신을 미칠 듯이 사랑해요> 라는 말과는 하늘과 땅 차이지만..그녀가 내게 던진 세 마디 말은 세 개의 바늘처럼 시간이 갈수록 가슴 깊이 파고들어 고통을 더하고 있었다."


찌질남의 이야기일 지라도 나는 이 책이 좋았고, 이 책의 "리카르도"의 행동이 어리석기는 하지만 동정심이 들었다. 인생을 살면서 비극을 맞이하는 이유를 미리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데 이유를 알았더라도 비극을 막을 수 없는 일이 대부분일 것이다.



6월-1 :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마음이라는 게 그렇게 쉽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막으면 막아지고 닫으면 닫히는 것이 마음이라면, 그러면 인간은 얼마나 가벼워질까?"


2021년에 읽은 국내 소설 작품 중에 가장 좋았었다. 신작은 아니었지만, 이 작품을 읽고 최은영 작가님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되었다. 이후에 나온 <밝은 밤>도 역시 좋았지만, <내게 무해한 사람>이 개인적으로는 더 애착이 간다.



6월-2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마르셀 프루스트)
















"우리는 어떤 인간에 대해 좋아하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사랑을 예고하는 그 슬픔, 그 돌이킬 수 없음의 감정, 그 고뇌가 폭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불가능이라는 위험이 따라야 한다."


야심차게 시작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완독은 아직 진행중이며, 21년에 8권 까지 읽었다. 마음만 먹었다면 다 읽었겠지만, 왠지 아껴두고 싶은 마음도 일부 있어서 안읽은 측면도 있다.(완전 핑계다 ㅋㅋㅋ) 2021년 나에게 독서의 재미를 안겨준 또 하나의 작품이었다.



7월-1 : 지루한 이야기 & 벚꽃 동산 (안톤 체호프)















"그 순간 불현듯 그날 저녁 역에서 안나를 배웅할 때 모든 게 끝났다고, 그리고 다시는 그녀를 볼 수 없을 거라고 스스로에게 중얼거렸던 일이 기억난다. 하지만 끝이라는 데 이르기까지는 아직도 먼 길을 가야 하는지.."


올해 안톤 체호프의 책을 많이 읽어서 너무 즐거웠다. 예전에 읽었을 때는 잘 몰랐었는데 체호프 만큼 임팩트 있는 단편을 쓰는 게 정말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단편이면 단편, 희곡이면 희곡, 뭐 하나 못쓰는 게 없는 체호프. 유일한 약점은 장편일까??



7월-2 : 타타르인의 사막 (디노 부차티)

 














"온 요새를 통틀어 그를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며, 요새만이 아니라 이 세상 전체에서도 나를 생각하는 영혼은 없을 것이다."


이토록 고립된 곳이 있을까? 한 문장 한 문장, 그려진 배경마다 외로움이 가득한 책이었다.



8월-1 : 하지 무라트 (레프 톨스토이)















"잘 쟁기질 된 밭 한복판에서 짓뭉개진 엉강퀴를 보았을 때 나는 이 죽음이 떠올랐다."


도선생님을 사모하기전에 내가 가장 좋아했던 러시아 작가는 단연 톨스토이였고, <안나 카레니나>와 <전쟁과 평화>를 정말 좋아했다. 하지만 대작들을 읽고 난 후 톨스토이의 작품을 찾아 읽은 게 별로 없었는데, 올해 읽은 <하지 무라트>는 정말 대단하고 충격적이었다. 내가 평소에 이상적으로 생각하던 삶이 <하지 무라트> 속에 담겨져 있었다.



8월-2 : 젊은 예술가의 초상 & 더블린 사람들 (제임스 조이스)

















"나는 진짜 모험이 펼쳐지기를 원했던 것이다. 그러나 진짜 모험은 집에나 틀어 박혀 있는 사람에게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험은 집 밖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다."


2021년에 또다른  큰 수확이라고 하면 제임스 조이스의 작품을 읽었다는 것이다. 올해에는 <율리시스>에 도전하겠다. 이미 책은 구입해 놓았다......



9월-1 :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로맹 가리)















"어쨌든 한 가지 설명은 있을 거요. 언제나 한 가지 이유는 있는 법이니까."

"영혼이 존재하지 않기를 바라야 할 터. 그것이야말로 영혼이 과학에 당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로맹 가리를 처음 접하게 된 작품. 그것 만으로도 이 책은 나에게 엄청나게 의미 있는 책이었다. 이후 나는 프랑스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9월-2 : 암흑의 핵심 (조셉 콘레드)

 















"그가 처해있는 있던 암흑은 도저히 침투할 수 없는 암흑이었어."


읽는 내내 암흑의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글 만으로 이렇게 많은 상상과 감정의 혼란을 경험하게 하다니. 이래서 명작이라는게 있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게 한 작품이었다. 절대 쉬운 책은 아니지만, 읽으면서도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10월-1 : 에브리맨 & 울분 &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필립 로스)















"그냥 오는 대로 받아들여, 버티고 서서 오는 대로 받아들여라. 다른 방법이 없어."


2021년에 필립 로스의 책을 많이 읽었는데, 공교롭게도 10월달에만 세 작품을 읽었다. 만약 필립 로스를 안읽어본 분에게 단 한권의 필립 로스의 책을 추천해준다면 나는 <에브리맨>을 추천하겠다.



10월-2 : 산시로 & 행인 (나쓰메 소세키)














"자네 마음과 내 마음은 대체 어디까지 통하고 있고 어디서부터 떨어져 있을까?"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은 다리는 없다."


2021년에는 소세키의 작품도 많이 읽었다. 올해 읽은 여섯 작품을 포함해서 지금까지 총 아홉 작품을 읽었는데, 이게 최근에 읽어서 인지는 몇달전에 읽은 <산시로>와 <행인>이 가장 좋았다. 소세키의 모든 작품을 "현암사" 시리즈로 구매하고 싶은데 참고 있다. 인간의 나약한 마음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작가로는 소세키가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11월-1 : 곰스크로 가는 기차 (프리츠 오르트만)




   











"곰스크는 내 유일한 목표이자 운명이었다. 그곳에 가서야 비로소 내 삶은 새로 시작될 터였다."


2021년 11월에는 너무나 좋은 작품을 많이 읽었는데, 그 중 하나인 <곰스크로 가는 기차>는 내 인생책으로 하고 싶을 만큼 너무 좋았던 작품이었다. 이미 유명해서 대부분이 읽으셨겠지만, 혹시 안읽어보신 플친님이 있다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결코 실패한 인생은 없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11월-2 :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 (헤르만 헤세)

















"그래, 그 누구라도 이 불꽃처럼 타오르는 생을 오랫동안 지켜낼 수 없을 것이다."


<곰스크로 가는 기차>와 더불어 나의 인생책으로 하고 싶은 작품이었다. 삶의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는 클링조어의 모습을 통해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읽은 헤르만 헤세 작품 중에 이 작품이 가장 최고였다.



12월-1 : 사랑의 종말 (그레이엄 그린)
















"불행의 감정은 행복의 감정보다 훨씬 전달하기 쉽다. 우리는 고통 속에서 우리 자신의 존재를 알아차리는 것 같다. 행복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을 잃어버린다."


사랑과 증오가 어떻게 다른지, 사랑은 어디까지 받아줘야 하는지, 사랑이란 감정이 무뎌질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답을 주는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브라이턴 록> 보다는 훨씬 좋았었다.



12월-2 : 마음의 심연 & 패배의 신호 (프랑수아즈 사강)

 














"당신과 함께 행복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어요. 당신은 그 살아 있는 대답이니까."

"사랑은 때때로 죽음에 이를 정도로 사람을 상처 입힌 다음에야 끝난답니다."


12월에만 프랑수아즈 사강 책을 세 작품이나 읽었다. 지금까지 일곱 작품을 읽었는데, 아직 안읽은 작품이 남아 있다는게 너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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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 두작품씩 선정하다보니 안타깝게도 "에밀 졸라"의 작품들이 빠지게 되었다. 대신 올해에는 "에밀 졸라"의 작품을 집중해서 읽어야겠다. 처음으로 PC에서 페이퍼를 써봤는데, 북플에서 쓰는 것 보다 더 어렵고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오늘이 2022년의 첫 날이라는 생각으로 오늘부터 열심히 일고 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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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2-11 06:20   좋아요 3 | URL
결산페이퍼를 1월에 쓰고 당선되어서 좀 부끄럽네요 ㅎㅎ 22년도 잘 결산해보고 싶네요~!!

독서괭 2022-02-10 23: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축하드려요~ 잠자냥님 페이퍼와 함께 여러분의 지갑을 털었을 페이퍼 ㅎㅎ

새파랑 2022-02-11 06:21   좋아요 3 | URL
잠자냥님 급에 저는 아직 한참 못미쳐서요 😅 부끄럽지만 감사합니다 ^^

scott 2022-02-11 00: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2월의 구매의 첫 스타트
오늘!^^
2관왕의 왕좌에 올려 놓은 알라딘 ^ㅅ^

새파랑 2022-02-11 06:22   좋아요 3 | URL
스콧님 감사합니다 ㅋ 이번에는 적립금을 모아봐야겠어요 ^^

희선 2022-02-12 00: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 님 한번 더 축하합니다 2022년에도 책 즐겁게 만나시고 글도 즐겁게 쓰시기 바랍니다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희선

새파랑 2022-02-12 08:17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희선님도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여긴 미세먼지가 안좋네요 ㅜㅜ

bookholic 2022-02-12 05: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이번에도 2관왕~~^^
따블로 축하축하 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고요~~

새파랑 2022-02-12 08:18   좋아요 3 | URL
역시 까지는 아닌데 😅 감사합니다~! 2월은 별로 못쓰고 못읽어서 큰일입니다 ㅋ

thkang1001 2022-02-12 06: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2관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주말과 휴일 보내세요!

새파랑 2022-02-12 08:19   좋아요 2 | URL
thkang님 감사합니다~!! 님도 즐겁고 유익한 주말 보내세요 ^^

thkang1001 2022-02-12 09: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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