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고 있으니 그냥 떠나고 싶다.




인터뷰를 마치기 전 "어떤 커피가 맛있습니까?" 라는, 지금 생각해도 아주 어리석은 질문을 던졌는데, 한참을 생각하던 선생은 이렇게 대답했다.

"좋은 사람과 마시는 커피가 맛있습니다"

그날 마셨던 박 선생이 내려준 커피는 맛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다. - P15

이제 내겐 얼마나 많은 하루가 남아 있을까. 돌아가서는 더 열심히 놀아야지 그리고 사랑해야지. - P21

"나는 자유롭게 살기 위해 숲속에 왔다. 삶의 정수를 빨아 들이기 위해 사려 깊게 살고 싶다. 삶이 아닌 것을 모두 떨치고 삶이 다했을 때 삶에 대해 후회하지 말라." - P34

"우리가 외롭고 슬프고 쓸쓸할 때, 우리가 달려가야 할 곳은 차가운 바다이거나 끝없이 흘러가는 철길 곁인지도 모른다. 우리를 위로해 주는 것은 수평선 너머에서 불어오는 바람이거나 가슴을 울리고 가는 기차 바퀴의 덜컹거림일 수도 있으니"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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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1-19 0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 🖐 회복이 안되셔서
당분간 새파랑님 여행지는 요기!
북플
📚탑 속으로~~~**

새파랑 2021-11-19 00:23   좋아요 1 | URL
책으로 그냥 대리만족 해야할거 같아요 ^^

희선 2021-11-19 0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장 맛있는 커피는 좋은 사람과 먹는 커피 맞을 듯합니다 커피뿐 아니라 뭐든 좋은 사람과 함께 한다면 좋겠지요


희선

새파랑 2021-11-19 07:38   좋아요 1 | URL
커피맛을 잘 몰라서 그런지 같이 마시는 사람이 확실히 영향이 큰거 같아요. 기억도 많이 남고 ^^

바람돌이 2021-11-19 1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사람이 좋은 맘으로 정성을 들여서 맛있게 내려준 커피가 맛있습니다. ㅎㅎ
저 조건들 중에서 하나라도 빠지면 맛 없어지던데요. ㅎㅎ
가령 좋은 사람이 아니라 내가 내린 커피라던가.... ㅎㅎ 저 책 안 읽어도 여행가고 싶습니다. 코로나 오기 직전 1월에 다행히 여행갔다 왔었는데 진짜 그게 딱 마지막이었네요. ㅠ.ㅠ

새파랑 2021-11-19 11:04   좋아요 2 | URL
저도 올해는 놀러를 못간거 같야요 ㅜㅜ 내년에는 이 책에 있는곳을 찾아다니고 싶어요 ^^ 커피는 역시 좋은 사람과~!

하나의책장 2021-11-19 15: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저도 너-무, 너-무 떠나고 싶어요ㅠ

새파랑 2021-11-19 15:34   좋아요 2 | URL
날이 더 추워지기전에 떠나야 겠어요 ^^ 하나님도 꼭 떠나시길 바랍니다~!!

페크pek0501 2021-11-20 13: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책이 좋습니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읽는 책이 좋습니다. ^^

새파랑 2021-11-20 15:55   좋아요 0 | URL
뭔든지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라면 좋은거 같아요 ^^
 

오늘은 독서가 늦었다. 내일부터 읽어야 겠다.


"아직 기록되지 않은 사실과 행위는 어둠에 덮여 망각의 무덤 속으로 들어가지만, 기록된 사실과 행위는 마치 생명을 얻은 것과 같다." - P9

우리는 죽음에 대한 감각을 갖고 태어나는 것은 아닐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만약 내가 죽음에 대해 상상하지 않았다면, 내가 인생을 사랑하고, 사랑해왔던 만큼 이토록 인생을 사랑했을까? - P10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 모든 사람은 우리에게 고통을 안겨준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까봐 늘 두려워한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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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1-19 0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쉬!
새파랑님은 러쉬아 문학 찐 💓

새파랑 2021-11-19 00:21   좋아요 1 | URL
이책 읽다가 잠시 딴책에 빠져서 아직 별로 못읽었어요 😅

페크pek0501 2021-11-20 1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가 늦은 날도 있어야죠. 저는 오히려 요즘 무리해서 책 읽을까 봐 조심하려고 해요.
며칠 열심히 읽었더니 몸살 나더라고요. 독서 말고도 할일이 많잖아요. 다 합해서 하니까요.
그 정도면 새파랑 님은 잘하고 계신 겁니다. ^^

새파랑 2021-11-20 15:54   좋아요 0 | URL
빨리 퇴근하면 일찍 시작해서 읽고 늦게 퇴근하면 그만큼 늦게 시작? 😅 주말에 놀기 위해서 평일에 열독하려고 합니다~!!
 

˝자네 마음과 내 마음은 대체 어디까지 통하고 있고 어디서부터 떨어져 있을까?˝


살아가면서 가장 알 수 없는건 어떤걸까? 우주의 신비? 인체의 신비?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전망? 나는 단연코 인간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이 한 사람의 마음을 절대로 알 수 없다. 아무리 가까워지 더라도, 그 사람과 오래 같이 지내더라도, 예전보다 더 알 수는 있겠으나 완벽히 아는건 불가능하다. 아니 사이가 가까워지고 오래될수록 더 알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미쳐 알지 못했던 마음이 있음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 그만큼 알기 힘든게 사람의 마음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는 다리는 없다.]  P.375


이러한 마음의 어려움을 별로 신경쓰지 않는 사람들은 인간관계를 힘들어 하지 않고, 아닌걸 알면 쉽게 마음을 접으며, 어디서든지 무난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갈지도 모른다. 이 책의 주인공이자 동생인 ˝지로˝ 처럼 말이다.

[˝형님한테 제가 이런 말을 하면 무척 실례가 될지도 모르지만, 남의 마음 같은 건 아무리 학문을 한다고 해도, 연구를 한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형님은 저보다 뛰어난 학자니까 물론 그걸 알고 있겠지만, 아무리 가까운 부모 자식이라고 해도, 형제라고 해도 마음과 마음은 그냥 통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뿐이고 실제로 상대와 자신의 몸이 떨어져 있는 것처럼 마음도 떨어져 있는 거니까 어쩔 도리가 없는 일 아닐까요?˝]  P.139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런건 아니다. 속칭 예민한 사람들은 상처받을까봐, 버림받을까봐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이를 들키지 않기 위해 겉으로는 강한 척을 한다. 먼저 다가가지 않는다. 그러면서 상대방의 마음을 궁금해한다. 이러한 궁금증이 사랑이라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괴로움이라면 격한 의심에 빠질 것이다. ˝지로˝의 형인 ˝이치로˝ 처럼 말이다.

[˝책을 연구한다거나 심리학적인 설명을 한다거나 하는 그런 번거로운 연구를 말하는 게 아니잖아. 지금 내 눈앞에 있고 가장 가까워야 한 사람, 그 사람의 마음을 연구하지 않고서는 안절부절못할 만큼의 필요성에 맞닥뜨린 적이 있느냐고 묻는 거야.˝]  P.137



아내인 ˝나오˝의 마음을 얻을 수 없었고, 남편인 자신에게만 어쩐지 차갑게 대한다고 느낀 형 ˝이치로˝는 그녀의 마음에 대해 미칠듯한 의혹과 불신을 갖게 되고, 결국 아내와 사이가 좋은 동생 ˝지로˝를 의심하게 된다. 그녀가 사랑하는 건 자신이 아니라 동생이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동생에게 자신의 아내와 함께 하룻밤을 보내면서 정조를 시험해 달라고까지 요구한다.

----------------
˝형수님한테 무슨 일 있어요?˝ 나는 어쩔 수 없이 형에게 되물었다.
˝나오는 너한테 마음이 있는 게 아닐까?˝
형의 말은 너무나 갑작스러웠다. 또한 평소 형이 지니고 있는 품격 에도 맞지 않았다.
˝어째서요?˝
˝어째서냐고 물으면 곤란하지.˝
---------------  P.133



과연 형인 ˝이치로˝ 의심은 타당한 것이었을까? 동생인 ˝지로˝는 정말로 형수님에 대한 마음이 아주 조금이라도 없었을까? 아내인 ˝나오˝는 왜 자신의 남편에게만 더 거리를 두는 걸까? 그녀는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던걸까? ˝지로˝ 역시 전혀 알수 없는 형수님의 마음을 궁금해 하기는 마찬가지다.

[˝어떤 서간에서 그 사람은 이런 말을 했어. 나는 여자의 용모에 만족하는 사람을 보면 부럽다. 여자의 몸에 만족하는 사람을 봐도 부럽다.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자의 영혼, 이른바 정신을 얻지 못하면 만족할 수 없다. 따라서 아무리 해도 내게는 연애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  P.138



아내에 대한 의심이 극에 달할수록 ˝이치로˝는 신경쇠약에 빠지게 되고, 결국 ˝지로˝와 가족들의 도움으로 ˝이치로˝는 지인인 H씨와 함께 요양차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H씨는 ˝지로˝에게  편지를 보내어 ˝이치로˝와 겪은 일상을 편지로 알려준다. 그리고 현재 형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경고를 한다.

[˝형님이 괴로워하는 것은 그가 뭘 해도 그게 목적이 되지 않을뿐 아니라 수단조차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네. 그냥 불안한 거지. 그러니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거네. 형님은 차분히 누워 있을 수 없으니까 일어난다고 하네. 일어나면 그냥 일어나 가만히 있을 수 없으니까 걷는다고 하네. 걸으면 그냥 걷고 있을 수 없으니까 달린다고 하네. 이미 달리기 시작한 이상 어디까지 가도 멈출 수 없다고 하네. 멈출 수 없는 것뿐이라면 그래도 괜찮겠지만 시시각각 속력을 높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네.˝]  P.363

[구름에 싸인 태양을 보고 왜 따뜻한 빛을 주지 않느냐고 다그치는 것은 그렇게 다그치는 쪽이 억지일 걸세. 나는 이렇게 함께 있는 동안 가능한 한 형님을 위해 그 구름을 걷어내려 하고있네. 자네나 어르신들도 형님에게 따뜻한 빛을 바라기 전에 우선 형님의 머리를 에워싸고 있는 구름을 걷어내주는 게 좋을 걸세. 만약 그걸 걷어낼 수 없다면 가족인 자네나 어르신들에게 슬픈 일이 생길지도 모르네. 형님 자신에게도 슬픈 결과가 되겠지.
나도 슬플 거네.]  P.413



이 책의 주인공이자 화자는 동생인 ˝지로˝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형인 ˝이치로˝를 중심으로 책을 읽어 나갔다. 그가 느꼈을 고독, 의심, 괴로움, 절망이 ˝지로˝의 서술을 통해 고스란히 느껴졌다. 왜 사람들은 상대방의 마음 때문에 고통을 느끼는 걸까? 절대로 알 수 없는 상대방의 마음은 왜 알고싶은걸까? 마음에 대한 궁금증은 언제나 미스테리다.



<친구>, <형>, <돌아오고 나서>, <번뇌>의 4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서로 상반대는 특징의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여 사람의 마음이라는게 얼마나 다양하고 이에 따라 얼마나 다양한 인생을 살아가는지를 보여준다. 결코 특정 지을 수 없는 인간의 마음, 그래서 인간관계가 흥미로운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고나니 자연스럽게 소세키의 다음 작품인 <마음>을 재독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북플을 하기전에 읽은 책이여서 기록된게 없다보니 내가 어떤 감상으로 읽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왠지 새로운 관점으로 <마음>을 읽을 수 있을것 같다. 사람이 사람 때문에 얼마나, 어떻게 극단적으로 고독해질 수 있는지를 소세키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약간 무십기까지 하다.



PS 1. 소세키의 장편 열네작품 중 여덟작품을 읽었다. 50퍼센트를 돌파했다. 소세키 작품도 꼭 완독해봐야 겠다.

PS 2. 지금까지 읽은 소세키 작품 중 <행인>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왠지 최근에 읽은 작품으로 계속 바뀌는 것 같긴 하지만...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초기작 보다는 연애 3부작과 에고 3부작이 확실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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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1-18 21:2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꾸준함과 뚝심의 아이콘 새파랑님 *^^*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는 다리는 없다 란 말이 참 쓸쓸하네요 ㅠㅠ

새파랑 2021-11-18 21:30   좋아요 6 | URL
읽을 수 있을때 부지런히 읽고 쓰고 있습니다 ^^ 다음 책으로 뭘 읽을지 고민중입다 😆

청아 2021-11-18 21:3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재독을 부르는 독서였다니 또 솔깃합니다 재찜~♡ 저는 남의 마음 알기는 포기했고 책 읽는 목적중 제 마음알기위함이 있어요ㅋㅋ

새파랑 2021-11-18 21:57   좋아요 6 | URL
기억의 습작을 의도하고 써봤는데 역시 알아차리시는 미미님~!! <마음>이 이책 다음에 출판된건데, 제가 <마음> 읽은지가 오래되서 기억이 가물가물해서요 😅 그래서 다시 꺼냈습니다 ㅋ 이건 다음주에 ^^
하긴 내마음도 잘 모르는데 남의 마음을 알려고 하는것도 좀 이상하긴 하네요 😅

coolcat329 2021-11-18 22:0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떠오르네요.
정말 사람은 그 속이 복잡하고 알 수 없는거 같아요.

이 책 잠자냥님도 최애 소세키책으로 뽑으셨는데 새파랑님도 최고군요.
저도 재찜!

얄라알라 2021-11-18 22:35   좋아요 4 | URL
담번엔 쿨캣님의 리뷰로 또 만나게 되겠네요^^

새파랑 2021-11-18 22:43   좋아요 2 | URL
아 잠자냥님도 최애 책이셨군요 ㅋ 이 책은 정말 구성도 탄탄하고 가독성도 좋고 내용도 좋았어요^^

얄라알라 2021-11-18 22: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주의 신비, 바로 그 다음에 나온 게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어서 아주 기억에 콕!

소세키님 애정하시어 강력 추천해주시는 북플친구분들이 많은데도 저는 언제까지 요렇게 간접읽기만 할 건지^^:;

새파랑 2021-11-18 22:45   좋아요 4 | URL
요즘 북플의 대세는 소세키님인거 같아요~! 책을 읽다보면 전작하고 싶은 느낌이 드는 작가입니다~! 간접읽기도 좋은것 같아요. 저도 대부분은 간접읽기 입니다 😆

그레이스 2021-11-18 22: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리뷰 읽으니 기억이 새록새록 ^^
제가 처음 만난 소세키 책이예요~♡
리뷰 잘 읽었어요
사람의 마음, 자신의 것조차 모르죠!

새파랑 2021-11-18 23:44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님은 이 책이 처음 책이셨군요~!! 전 <그 후>였던거 같아요. 알수없는 마음은 어렵지만 그래서 더 좋은거 같아요^^

페넬로페 2021-11-18 23: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똑같은 책을 읽어도 이렇게 리뷰를 보면 제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다시 보이는것 같아요. 사실 같이 살고 있는 사람의 마음도 잘 모를때가 많아요. 근데 그냥 믿음을 바탕으로 깔고 살고 있거든요.
그런면에서 이치로가 좀 안타까웠고 누구나 다 지로에게 호감을 가질것 같아요~~
새파랑님의 소세키 전작읽기 응원합니다^^

새파랑 2021-11-18 23:47   좋아요 3 | URL
이 책은 페넬로페님 리뷰 당선작~!! 페넬로페님이 잘 쓰셔서 저는 완전 제 마음대로 썼어요 ㅋ 이치로에 빠져서 저런게 신경쇠약이구나 느꼈어요 ^^ 이젠 소세키 책을 사야겠어요 😆

scott 2021-11-19 00: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세키옹 작품 중 행인이 쵝오!

이치로=소세키옹! ㅎㅎㅎ

새파랑 2021-11-19 00:22   좋아요 1 | URL
역시 형님이 소세키옹이었군요 ㅋ 왠지 삘이 왔습니다~!!

희선 2021-11-19 0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꾸 좋은 게 바뀌는군요 다음에 《마음》을 보면 어떻게 될지... 이건 먼저 보셨군요 다시 보면 다를지도 모르죠 이치로 마음 어쩐지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네요 다는 아니고 아주 조금... 여자라 했지만 사람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저도 이 책 봐야 할 텐데, 언제 볼지...


희선

새파랑 2021-11-19 07:37   좋아요 0 | URL
희선님은 일본 문학 좋아하시니까 금방 보실거 같아요. 언제나 가장 좋은 건 최근에 재미있게 읽은 책 인거 같아요 ^^
 

소세키는 천재인것 같다. 공감이 되고, 마음에 관한 최고의 책이다.


"그런 말을 하는 건 결국 아버지의 나쁜 점을 이어받은 증거가 될 뿐이야. 난 나오에 대해 너한테 부탁하고 그 보고를 언제까지고 기다렸어. 그런데 너는 언제고 이리저리 말만 돌리고 대답도 하지 않으면서 시치미를 떼고 있잖아." - P247

인간이 만든 부부라는 관계보다는 사실 자연이 만들어낸 연애가 더 신성하니까, 그래서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좁은 사회가 만들어낸 답답한 도덕을 벗어버리고 커다란 자연의 법칙을 찬미하는 목소리만이 우리 귀를 자극하도록 남겨진 게 아닐까? - P261

"어차피 제가 이렇게 바보로 태어나서 그런 거라 어쩔 수 없어요. 아무리 어떻게 해봤자 되는대로 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으니까요. 그렇게 생각하고 체념하면 그만이에요." - P298

"남자는 싫어지기만 하면 도련님처럼 어디든지 날아갈 수 있지만 여자는 그럴 수 없으니까요. 저 같은 사람은 마치 부모가 화분에 심어놓은 나무 같아서 한번 심어지면 누가 와서 움직여주지 않는 한 도저히 움직일 수 없어요. 가만히 있을 뿐이지요. 선 채 말라 죽을 때까지 가만히 있는 것 외에 다른 도리가 없어요." - P299

"형님이 괴로워하는 것은 그가 뭘 해도 그게 목적이 되지 않을뿐 아니라 수단조차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네. 그냥 불안한 거지. 그러니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거네. 형님은 차분히 누워 있을 수 없으니까 일어난다고 하네. 일어나면 그냥 일어나 가만히 있을 수 없으니까 걷는다고 하네. 걸으면 그냥 걷고 있을 수 없으니까 달린다고 하네. 이미 달리기 시작한 이상 어디까지 가도 멈출 수 없다고 하네. 멈출 수 없는 것뿐이라면 그래도 괜찮겠지만 시시각각 속력을 높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네." - P363

"자네 마음과 내 마음은 대체 어디까지 통하고 있고 어디서부터 떨어져 있을까?" - P375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는 다리는 없다. - P375

"자넨 산을 불러들이는 사람이네. 불러들이고 오지 않으면 화를 내는 사람이지. 발을 동동 구르며 분해하는 사람이네. 그리고 산을 나쁘게 비판하는 일만 생각하는 사람이지. 왜 산 쪽으로 걸어갈 생각은 안 하나?"

"혹시 그쪽이 이쪽으로 와야 할 의무가 있다면 어떤가?"

"그쪽에 의무가 있든 말든 이쪽에 필요가 있다면 이쪽이 가면 되는 일 아닌가?"

"의무가 없는 곳에 필요가 있을 리 없지."

"그럼 행복을 위해 가는 거지. 필요 때문에 가고 싶지 않다면 말이네." - P384

"시집을 가기 전의 오사다와 시집을 간 후의 오사다는 전혀 다르다네. 지금의 오사다는 이제 남편 때문에 스포일(spoil)되고 말았다네." - P411

"어떤 사람한테 시집을 가든 여자는 시집을 가면 남자 때문에 부정해지는 거네. 그런 내가 이미 아내를 얼마나 못쓰게 만들었는지 모르네. 내가 못쓰게 만든 아내한테서 행복을 구하는 것은 너무 억지스러운 일 아니겠나? 행복은 시집을 가서 천진함을 잃게 된 여자한테 요구할 수 있는 게 아니네." - P411

구름에 싸인 태양을 보고 왜 따뜻한 빛을 주지 않느냐고 다그치는 것은 그렇게 다그치는 쪽이 억지일 걸세. 나는 이렇게 함께 있는 동안 가능한 한 형님을 위해 그 구름을 걷어내려 하고있네. 자네나 어르신들도 형님에게 따뜻한 빛을 바라기 전에 우선 형님의 머리를 에워싸고 있는 구름을 걷어내주는 게 좋을 걸세. 만약 그걸 걷어낼 수 없다면 가족인 자네나 어르신들에게 슬픈 일이 생길지도 모르네. 형님 자신에게도 슬픈 결과가 되겠지.
나도 슬플 거네. - 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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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 혼란이 온다. 근엄해보이는 사람도 약점이 드러나게 되면 결국 나약한 인간일 뿐이다.




내 앞에 있을 때만이라도 간살부리는 말을 하면 그걸로 된 거지, 뒤에서 뭐라고하건 나한텐 들리지 않으니까 상관없어, 하고 대답했다.
- P50

"그 여자는 어쩌면 죽을지도 모르겠어. 죽으면 이제 만날 기회도 없겠지. 만약 낫는다고 해도 역시 만날 기회는 없을 거야. 묘한 일 아닌가? 사람의 만남과 헤어짐이라고 하면 과장이 되겠지만 말이네. 게다가 내가 보기에는 실제로 만남과 헤어짐의 느낌이 있으니까 말이야. 그 여자는 오늘 밤 내가 도쿄로 돌아가는 것을 알고 웃으면서 안녕히 가시라고 하더군. 나는 오늘 밤 기차에서 어쩐지 그 쓸쓸한 웃음을 꿈에 볼 것 같네." - P85

어머니는 오랫동안 자기 자식의 아집을 눈감아주고 오냐오냐 키워온 결과 지금은 무슨 일이나 그 아집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하는 운명을 감수해야 할 처지였다. - P105

"사람은 보통 세상에 대한 체면이라든가 도리 때문에 아무리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말이 많을 거야."
"그야 많겠지요."
"하지만 정신병에 걸리면 말이야, 이렇게 말하면 모든 정신병을 포함해서 말하는 것 같아 의사들이 비웃을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정신병에 걸리면 마음이 무척 편해지는 게 아니겠어?" - P118

"그야 저애 일이니까 뭐라고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부부가 된 이상은 아무리 남편이 인정머리 없게 군다고 해도 자기는 여자 아니냐? 남편 기분이 좋아지도록 나오가 좀 어떻게 해주지 않으면 안 되는데 말이야. 저것 좀 봐라. 저래서는 꼭 생판 남들끼리 한 방향으로 걸어가는 것과 다를 바 없잖니. 아무리 이치로라도 옆으로 다가오지 말라고 대놓고 부탁하지는 않았을 거고." - P121

"형수님한테 무슨 일 있어요?" 나는 어쩔 수 없이 형에게 되물었다.
"나오는 너한테 마음이 있는 게 아닐까?"
형의 말은 너무나 갑작스러웠다. 또한 평소 형이 지니고 있는 품격 에도 맞지 않았다.
"어째서요?"
"어째서냐고 물으면 곤란하지." - P133

"책을 연구한다거나 심리학적인 설명을 한다거나 하는 그런 번거로운 연구를 말하는 게 아니잖아. 지금 내 눈앞에 있고 가장 가까워야 한 사람, 그 사람의 마음을 연구하지 않고서는 안절부절못할 만큼의 필요성에 맞닥뜨린 적이 있느냐고 묻는 거야."
- P133

"어떤 서간에서 그 사람은 이런 말을 했어. 나는 여자의 용모에 만족하는 사람을 보면 부럽다. 여자의 몸에 만족하는 사람을 봐도 부럽다.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자의 영혼, 이른바 정신을 얻지 못하면 만족할 수 없다. 따라서 아무리 해도 내게는 연애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 - P138

"형님한테 제가 이런 말을 하면 무척 실례가 될지도 모르지만, 남의 마음 같은 건 아무리 학문을 한다고 해도, 연구를 한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형님은 저보다 뛰어난 학자니까 물론 그걸 알고 있겠지만, 아무리 가까운 부모 자식이라고 해도, 형제라고 해도 마음과 마음은 그냥 통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뿐이고 실제로 상대와 자신의 몸이 떨어져 있는 것처럼 마음도 떨어져 있는 거니까 어쩔 도리가 없는 일 아닐까요?" - P139

나는 잠시 형의 동정을 살폈다. 그리고 이런 상태라면 관여하기 쉽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는 불끈 화를 내고 있다. 몹시 초조해하고 있다. 일부러 초조함을 억누르려고 하고 있다. 전혀 여유가 없을 만큼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고무풍선처럼 가볍게 긴장하고 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자신의 힘으로 파열하든가 아니면 자신의 힘으로 어딘가로 날아갈 것임에 틀림없다. 나는 이렇게 관찰했다.
- P191

나는 그제야 형에게 형수가 힘에 겨운 이유도 바로 여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 또한 형수가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의 방식이 가장 교묘한 걸 거라고도 생각했다. 나는 지금껏 오로지 형의 정면만을 보고 너무 조심하거나 어렵게 여기고 때에 따라서는 무서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제 하루 밤낮을 형수와 보낸 경험은 뜻밖에도 대단히 불쾌한 이 형을 뒤에서 만만하게 보는 결과가 되어 눈앞에 나타났다. 나는 형수로부터 형을 이렇게 보라고 배운 적은 한 번도 없다. 하지만 형 앞에서 이만큼 배짱을 부려본 적도 없다. 부채를 바라보고 있는 형의 얼굴 언저리를 나도 비교적 시치미를 떼고 바라 보았다.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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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1-18 0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소세키옹!^^

행인 속 인물들 중에 소세키옹과 가장 가까운 인물
맟춰 보세용 ●ᴥ●

새파랑 2021-11-18 07:26   좋아요 1 | URL
형님 일까요? 왠지 학자 스타일? ㅎㅎ

모나리자 2021-11-18 16: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행인>은 꽤 오래전에 읽었네요.
소세키의 작품은 어떤 걸 읽어도 탁월한 심리묘사를 통해서 복잡한 사람의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는 것 같아요. 즐거운 시간 되세요. 새파랑님.^^

새파랑 2021-11-18 16:49   좋아요 1 | URL
어떤걸 읽어도 탁월하다는데 완전 동감입니다~!! 너무 흥미진진해서 새벽에 일어나서 마져 다 읽었어요 ㅋ

서니데이 2021-11-18 2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체가 아닌 일부의 문장 안에서도
인물 사이 미세한 갈등과 균열 같은 것들이 느껴집니다.
요즘 알라딘에서는 소세키 책을 읽는 분들이 여러분이네요.
잘읽었습니다. 새파랑님, 좋은 밤 되세요.^^

새파랑 2021-11-18 21:17   좋아요 1 | URL
저는 다른 분들이 읽는걸 따라읽어서 더 그런거 같아요 ^^

almaty9901 2021-11-19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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