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오 헨리 단편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50
오 헨리 지음, 김희용 옮김 / 민음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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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헨리의 7편의 단편이 녹음된 오디오북. 목소리는 정혜인. 운전하면서 듣기에 좋았다. 유명한 크리스마스 선물과 마지막 잎새는 오디오북으로 들어도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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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8-22 22: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네 맞아요 ㅎㅎㅎ 운전하면서 짬짬이 듣기 좋았어요 :-)

새파랑 2021-08-22 23:05   좋아요 5 | URL
이 오디오북은 예전에 초딩님 글보고 생각나서 찾아 듣게 되었어요 😆 운전하는 시간이라도 책을 듣고싶다는 ㅋ

페넬로페 2021-08-22 23: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예전엔 산책하연서 음악 들었는데 요즘은 오디오북이나 팟캐스트의 책에 대한 얘기도 듣는데 좋더라고요.
어쨌든 새파랑님은 독서 욕심쟁이 우후훗!

새파랑 2021-08-22 23:14   좋아요 5 | URL
운전하면서 오디오북이 생각보다 듣기 좋더라구요. 다만 운전 속도가 느려진다는 ㅎㅎ 욕심만 많습니다 😅

독서괭 2021-08-23 00: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홋 이 오디오북 저도 찜!!

새파랑 2021-08-23 07:12   좋아요 4 | URL
앗 ㅋ 정혜인님 목소리가 좋더라구요. 커피한잔 값이면 들을수 있는데, 전 작품의 낭독이 아니어서 그런지 좀 짧아서 아쉬웠어요 ㅋ

알라딘 오디오북 50퍼센트 할인쿠폰 있으니 참고하세요~!!

scott 2021-08-23 01: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헨리 단편을
프라닭!의 그분 정배우가 읽어 준다니

그냥 새파랑님이 읽으셔도 될 것 같은데요

알라딘 음성 지원 리뷰 시스템 도입 해롸!!! ㅎㅎ

새파랑 2021-08-23 07:14   좋아요 3 | URL
프라닭 약간 비싸지만 맛있더라는 ㅋ 고급스러워 보여요 ^^오 헨리 단편집 구매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오디오북으로 들어보고 싶었어요. ㅋ 당분간 오디오북도 들을거 같아요 😆

mini74 2021-08-23 10: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좋아하는데ㅎㅎ 오디오북이 있군요. 정혜인 ~ 저는 남편이 팟캐 과학하고 앉아있네 팬이라 만날 그것만 ㅠㅠ

새파랑 2021-08-23 12:10   좋아요 1 | URL
팟캐를 잘 안들어봤는데 다양한 분야가 있나보군요. 이 책은 미니님 스탈이실거 같아요. 게다가 정혜인까지~!!
 



당신이 좋아하는 단편의 유형은 무엇인가요?  짧은 독서 인생이지만 그래도 단편으로 유명한 작가들의 책을 몇편 읽어보았는데, 개인적으로 좋았던 단편작가를 꼽으라고 하면 ˝체호프˝와 ˝모파상˝ 을 들 수 있겠다.

이들 작품의 특징을 생각해보면 이들의 이야기는 착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인간의 악하고 취약한 본성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게 한다는 점에서 좋았다. 얼마전에 운전하면서 ˝오 헨리˝의 단편집을 오디오북으로 들었는데, 뭔가 이야기가 감동스러운 측면이 있어서 좋았지만 개인적인 취향은 아니었었다. 뭔가 감동을 주기위해 쓰여진 이야기라는 느낌? 하지만 주말에 ˝모파상˝의 단편들을 읽으니 ˝이게 내가 좋아하는 단편 스타일이지˝하는 느낌을 받았다.

열린책들 35주년 세트에 포함되어 있는 ˝모파상˝의 <비곗덩어리>에는 <비곗덩어리>, <두친구>,<목걸이> 등 세 작품이 실려있다. 나는 예전에 이 세 작품을 모두 읽어봤어서 새롭지는 않았는데 다시 읽어도 너무 좋았다.


1. 비곗덩어리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많은 사람들이 읽어봤을만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다수를 위한 한 사람의 희생을 정당하게 볼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던져준다. 보블전쟁을 배경으로, 열명의 피난민이 마차를 타고 도망가는 도중 프로이센의 점령지에 발이 묶이게 된다. 이 피난민 무리에는 부르주아 부부 3쌍, 2명의 수녀, 1명의 민주주의 투사, 그리고 비곗덩어라 불리는 화류계 여인 ˝엘리자베트˝ 가 타고 있었다.

프로이센 점령지역의 책임장교는 피난민 무리에 있는 ˝엘리자베트˝의 접대를 요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피난민들의 발을 계속 묶을 것이라고 협박한다. 하지만 애국심이 투철하고 자존심심이 강한 ˝엘리자베트˝는 이를 단호히 거부한다. 하지만 피난민 무리들은 그녀 앞에서는 직접적이지 않지만 은연중에 ˝엘리자베트˝의 접대를 강요하게 되고 심지어 함께 있던 수녀들 마저도 이러한 아이러니를 묵인하게 된다.

결국 피난민들의 강요와 그들의 탈출을 위해 ˝엘리자베트˝는 결국 마지못해 프로이센 장교에게 접대를 하게 되고, 다음날 피난민의 마차는 출발하게 된다. 하지만 3쌍의 부르주아 부부는 ˝엘리자베트˝에게 감사하는 태도는 커녕 경멸하는 태도를 보이고, 식사를 준비하지 못한 ˝엘리자베트˝에게 음식을 권하지도 않는다.

결국 그녀는 부끄러움과 수치심에 의해  서로운 눈물을 흘리게 되고, 그렇게 이야기는 끝났다. 목숨 앞에서 그렇게 비굴하게 굴고 방관하던 그들은, 목숨이 보장 받게되자 그들은 그녀의 희생따위는 무시한다.

과연 경멸받을 행동을 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2. 두 친구

˝사는게 그런 거지˝ 그가 말했다.
˝죽느게 그런 거라고 말해야지˝ 친구가 고쳐 말하며 웃었다.

낚시를 좋아하는 두 친구는 프로이센과의 접경지역인 ‘센강‘으로 낚시를 간다. 두 친구는 낚시를 하러 가면서 ˝프로이센군을 만나면 어떻하지?˝라는 친구의 질문에, ˝생선이나 한 마리 튀겨 주지 뭐˝ 하고 대답한다.

그런데 말이 씨가 된다고 프랑스인 두 친구는 프로이센군에게 체포되게 되고, 두 친구는 프로이센군들로 부터 프랑스 초소의 암구호를 말하라고 협박을 받지만, 두 친구는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두 친구는 처형당하고, 프로이센 장교는 두 친구가 잡은 물고기를 산채로 튀겨라고 지시하면서 이야기는 끝났다.

애국심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삶과 죽음에 관한 아이러니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물고기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3. 목걸이

가난한 집안의 부부인 루아젤 부부, 그들은 장관 관저에서 열리는 연회헤 초대를 받게 된다. 하지만 부인인 ˝마틸드˝는 차려입을 옷이 없다고 남편에게 한탄하고, 남편은 그녀에게 값비싼 옷을 사주게 된다. 그렇게 옷을 샀지만 그녀는 이번에는 장신구가 없음을 한탄하게 되고, 장신구를 살 돈이 없다는 걸 알게 된 그녀는 자신의 부유한 친구인 ˝포레스티˝ 부인을 찾아가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빌리게 된다.

다이아몬드를 착용하고 연회에 참석한 그녀는 연회에서 주목을 받게 되고 커다란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행복도 잠시, 그녀는 자신이 친구에게 빌린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없어진 것을 알고 놀라게 되며, 찾으려고 애를 써보지만 찾지 못한다. 결국 친구에게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숨긴 채 큰 빚을 지고 친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유사한 제품을 사서 친구에게 돌려준다.

부부는 빚을 갚기 위해 집도 옮기고, 하녀도 내보내고,  미친듯이 일한다. 결국 10년동안 일을 하면서 빚을 청산하게 된다. 그러는 동안 그들은 삶과 행복을 잃어버린다.

그 목걸이를 잃어버리지 않았더라면 부부의 인생은 어땠을까? 확답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이 작품 역시 인생에 대한 아이러니를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지나친 욕심과 자존심이 인생을 어떻게 나락으로 빠뜨리는 지를 재미있게 그리고 있다. 언제나 지나친 욕심은 금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열린책들 35주년 세트 <비곗덩어리>에는 3편의 단편만 실려 있어서 다소 아쉬웠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파상˝ 단편집은  ‘팽귄 클래식‘에서 출판된 <어떤 정염> 하고, ‘민음사‘에서 출판된 <두 친구> 이며, ‘열린 책들‘에서 출판된 모파상 단편집은 아직 읽어 보지는 않았지만, 의리 차원에서 혹시 안 읽은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면 읽어봐야 겠다.

ps. 생각해보니 막장 중의 막장이라는 장편 <벨아미>를 구매해 놓고도 아직 못읽고 있는데, <벨아미>를 먼저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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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8-22 22:5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1등!!🎈

새파랑 2021-08-22 22:57   좋아요 6 | URL
ㅋ 리뷰를 쓸 시간이 없어서 이제 썼습니다. 모파상 완전 좋아요 😆

scott 2021-08-23 01:05   좋아요 4 | URL
단편의 황제 모파상

장편의 막장은 19세기 아침드라마 스톼일 ㅋㅋㅋ

새파랑 2021-08-23 12:07   좋아요 2 | URL
아침드라마 본지가 언제인지! 역시 단편 잘 쓰는 사람은 장편도 좋나봐요~!! 다재다능 모파상😆

붕붕툐툐 2021-08-22 23:0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오 헨리 의문의 1패!
당근 제 취향도 모파상 쪽입니다!!ㅋㅋㅋㅋㅋㅋ
아, 2등!!^^

새파랑 2021-08-22 23:08   좋아요 6 | URL
오 헨리보다는 모파상~!! 근데 전 모파상 보다는 체호프에 한 표~!!

페넬로페 2021-08-22 23:1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인간군상의 적나라한 모습을 잘 보여주는 작가가 모파상이죠. 어릴때 목걸이 읽고 넘 안타까웠어요. 나이들어 읽는 모파상은 어떨지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주말도 새파랑님은 독서와 함께🥰📚📗

새파랑 2021-08-22 23:11   좋아요 6 | URL
다시 읽어도 좋으실거라 확신합니다 ㅋ 사실 주말에 이 책 저 책 들춰만 보고 끝났어요~ㅋ 더블린 사람들과 오이디푸스왕, 그리고 열린책들 35주년 이방인만 가방에 넣고 다녔어요 🙄

막시무스 2021-08-23 00:1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둘 다 안 읽어본 1인입니다!ㅎ 악한 인간, 취약한 본성이라는 주제의식에 공감이 많이 갑니다! 시리즈 완독 응원할께요!ㅎ

새파랑 2021-08-23 07:01   좋아요 4 | URL
감사합니다. 이제 25퍼센트 읽었네요 ㅋ 열리책들 35주년 세트 워낙 유명한 작품들이 많아서 막시무스님은 대부분 읽으셨을거 같아요~!! 모파상 완전 좋아요 😆

희선 2021-08-23 00: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비곗덩어리> 제목은 알았지만 무슨 이야긴지 몰랐는데 지금 알았네요 사람들이 그렇지요 목숨이 위험할 때는 도와달라고 하지만, 그때가 지나가면 아주 달라지죠 모두가 힘을 합쳐서 위험을 벗어나는 게 좋을 텐데... <목걸이>는 읽지는 않았지만 아는 거예요 다른 사람한테 잘 보이려고 목걸이를 빌리고 연회에 가다니, 그냥 갔으면 좋았을 텐데 싶습니다 친구한테 사실대로 말했다면 그렇게 고생하지 않았을 텐데...


희선

새파랑 2021-08-23 07:04   좋아요 4 | URL
비곗덩어리는 보바리부인의 ˝플로베르˝가 극찬!을 한 작품이라고 하네요 ㅋ 참 다른사람들에게 잘보이고 싶은 욕망이 뮌지 ㅡㅡ 사서 고생하는 불쌍한 이야기 😅

독서괭 2021-08-23 00: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 비곗덩어리 읽고 나서 자세히 읽으려고 실눈 뜨고 읽었어요 ㅋㅋ
전 <벨아미>는 봤습니다(헷).

새파랑 2021-08-23 07:06   좋아요 3 | URL
실눈까지 😆 벨아미 읽으셨군요~!! 제가 금방 읽어 보겠습니다. 전 모파상 장편은 여자의 일생, 삐에르와 장 두편만 읽어봤는데 단편이 더 취항인거 같더라구요~!!

행복한책읽기 2021-08-23 02: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모파상. 모파상은 진정 단편의 고수입니다. 마지막 장면들에서 거의 매번 아니, 머라, 세상에, 이런 감탄사들을 내뱉게 했죠. 근데 목걸이 외, 기억 나는 이야기들이 없네요 ㅋ

새파랑 2021-08-23 07:06   좋아요 3 | URL
고수를 알아보는 고수 책읽기님~!! 기억 안나시더라도 다시 읽어보시면 확 기억이 나실거에요 😆

blanca 2021-08-23 08: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벨아미> 안 읽으셔서 부러워요. 정말 재미있어요. ^^

새파랑 2021-08-23 09:41   좋아요 3 | URL
와 ㅋ 안읽은게 부러울 정도면 정말 재미있나 보네요. 이번주에 꼭 읽어봐샤 겠어요😄

mini74 2021-08-23 10: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비곗덩어리 읽으면서 엘리자베트에게 마지막에 다들 등 돌릴때 얼마나 화가 나던지여 ㅠㅠ 새파랑님 열심히 읽고 계시는 군요. 저는 자꾸 딴 길로 ㅎㅎㅎ *^^*

새파랑 2021-08-23 12:03   좋아요 3 | URL
저도 화딱지가 나서 🤨 일단 저는 책의 범위가 좁아서 🤭

mini74 2021-08-23 12:05   좋아요 3 | URL
아니에요 ㅠㅠ 저 어릴 적부터 집중력 부족ㅠㅠㅠ ㅎㅎㅎ

새파랑 2021-08-23 12:08   좋아요 3 | URL
알라디너 티비 보면 미니님은 집중력 갑이십니다 😁

청아 2021-08-23 11: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벨아미>읽고 있어서 또 깜짝ㅋㅋㅋ58페이지까지 읽고 영화도 봤어용 저도 다크한 이야기들 좋아합니다. 다크나이트부터...ㅋㅋㅋㅋ
웃긴것도 좋아하고.진지한거랑..음 싫어하는 장르가 없는거네요😆
미니님한테 전염되어 딴길로ㅋㅋㅋ

새파랑 2021-08-23 12:04   좋아요 3 | URL
앗 언제 시작하셨는지 ㅋ 저도 곧 벨아미 따라갑니다~!!

scott 2021-08-23 20:53   좋아요 2 | URL
벨아미 영화도 잼 납니다
스탕달 속 남주 들과 다른 마력이 ㅋㅋㅋ




새파랑 2021-08-23 21:07   좋아요 2 | URL
벨아미 영화는 그렇게 오래된 게 아니군요 ㅋ 잠깐 검색해보는데도 막장의 향기가 🙄

파이버 2021-08-23 19: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비곗덩어리 저는 너무 순수한때 읽어서 화류계도 모르고 접대도 모르고 이야기 의미를 이해 못했었어요ㅎㅎ 두 친구는 못 읽어봤는데 결말이 참 아이러니하네요 어찌 생각하면 말이 씨가 된 것 같아요

새파랑 2021-08-23 20:05   좋아요 3 | URL
비곗덩어리 내용이 약간 그런 측면이 있죠 🙄 두 친구는 짧은 편인데, 재미있어요. 두 친구가 너무 쿨하게 행동하고 대화를 해서 비극성이 배가 되는거 같아요~! 이런 극단의 등장인물과 비극성 때문에 모파상의 이야기가 재미있는거 같아요~!!

scott 2021-08-23 20:52   좋아요 3 | URL
파이버님 전 큰 엄마가 초딩 졸업 선물로 모파상 단편+장편을 ㅎㅎ

다 읽고 충격을 ㅜ.ㅜ

초딩 2021-08-28 1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플 뉴스레터 선정 축하드려요~
좋은 날 되세요~

새파랑 2021-08-28 14:04   좋아요 0 | URL
와우 ㅋ 감사합니다. 전 전생에 모파상 친구였나봐요 😆
 
성소녀 창비세계문학 37
쿠라하시 유미꼬 지음, 서은혜 옮김 / 창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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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사랑했던 거야, ‘히라가나‘로 사랑했던 거야?˝

이런 작품을 쓰는 작가는 도대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글을 썼을까? ˝쿠라하시 유미꼬˝의 <성소녀>를 책을 읽고나서 든 생각이다. 이 책의 주요 소재는 ‘근친상간‘이다. 솔직히 이런 소재의 책을 거의 읽어본 적이 없어서 읽기 전에는 걱정반 기대반 이었는데, 읽다보니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몰입해서 읽었다.

여주인공인 ˝미키˝는 어머니와 함께 운전을 하고 가면서 자동차 사고를 일으키고, 이 사고 때문에 그녀의 어머니는 사망하고, 그녀는 과거의 기억 일부를 잃어버리게 된다. 정말로 기억을 안하는건지, 못하는 건지는 의심이 가지만...

그리고 ˝미키˝는 자동차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 쓴 노트가 있었는데, 이 노트를 남주인공인 K에게 보내게 되고, K에게 이 노트의 해독을 부탁한다. 그리고 K는 이 노트를 읽게 되는데, 이 노트에는˝미키˝와 ‘파파‘라고 불리는 한 중년 남성과의 연애 이야기가 쓰여져 있다. 노트에 쓰여진 ‘파파‘라는 사람은 ˝미키˝의 어머니가 젊었을때 만나던 애인이고,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노트에서는 왠지 ˝미키˝의 생물학적 아버지라는 분위기가 풍긴다. 그렇다면 ˝미키˝의 노트는 일기(사실)일까? 소설(허구)일까?

그리고 ˝미키˝는 왜 ˝K˝에게 이 노트의 해독을 부탁한 걸까? 사실 ˝K˝는 동네 친구들과 함께 강도짓을 하거나 윤간을 하는 망나니 같은 인물로, 아나키스트적인 성향이 강한 남자이다. 그런데 그의 또다른 특징중 하나는, ˝K˝는 그의 누나를 사랑하며 누나와 ‘근친상간‘의 관계라는 것이다. K와 누나 모두 고아였을 확률도 있기 때문에 생물학적 남매사이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어쨋든 어렸을때부터 함께 자란 두 남매가 커서는 근친상관의 관계가 되고, 결국 K의 누나는 집을 나가게 된다. 그리고 K의 망나니 같은 삶은 계속 된다.

˝미키˝와 ˝K˝ 두 사람은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었기에 서로에게 끌렸던 걸까? 그렇게 그 둘은 육체적인 관계는 없지만 정신적인 유대감을 통해 상대방에게서 구원을 찾는다. 이후 ˝미키˝는 자동차 사고 이후 쓴 두번째 노트를 ˝K˝에게 보내게 되고, 이 두번째 노트에는 그동안에 있었던 모든 진실들이 쓰여있었고, 이야기는 다소 충격적인 방향으로 전개된다. 소설보다 더 끔찍한 현실이란...

[그건 아마, 인간이 결코 그 이유를 알 수 없으니 나쁜 짓인 거겠죠. 이해하기 어려운 금지가 곧 규정인 것이고, 그렇게 금지되어 있는 것이 악이라고 이름 붙는 거겠죠?]  P.132

나는 보통 책을 읽고 나면 이 책의 교훈이 뭔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일단 소재가 워낙 충격적이어서 ㅎㅎ 그런데 독특한 구성과 개성넘치는 문체, 그리고 흥미로운 소재여서 그런지 책 자체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하긴, 책 읽고 재미있으면 되지 꼭 교훈을 찾을 필요는 없겠지?

최근에 즐겨찾기 시작한 <창비세계문학> 시리즈 내용도 유니크하고, 표지도 정말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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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8-22 11:2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1등~@ㅅ@🖐

새파랑 2021-08-22 11:50   좋아요 4 | URL
언제나 1등~!

scott 2021-08-22 16:13   좋아요 3 | URL
준이치로 옹의 작품과 분위기가 흡사 하네요.
1930년대 생 작가의 작품이 창비 세문집에 들어 갈 정도면 문학적인 가치가 있나봅니다. ^ㅅ^


새파랑 2021-08-22 16:46   좋아요 1 | URL
책 뒤에 해설을 보면 그 당시에는 오에 겐자부로와 동급(?) 으로 대우 받았다고 하네요 🙄

붕붕툐툐 2021-08-22 11:3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2등! 오~~~ 몰입해서 잼나게 읽었으면 그걸로 최고!! 저도 궁금해지네용!

새파랑 2021-08-22 11:50   좋아요 6 | URL
그러게요. 재미는 있었으나 읽으면서 혼란스러운 🙄

초딩 2021-08-22 11:4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근데 일본이라는 나라는
그냥 전혀 다른 가치관과 문화를 가지고 있다를 전제해야하는 것 같아요. ㅎㅎ
아니면 모든 것을 투명하게 거리낌 없이 쵸출하는 나라이거나요

새파랑 2021-08-22 12:01   좋아요 7 | URL
저도 일본이라는 나라가 아니면 이런 내용은 쓸 수 없을거 같다는 생각이들어요 충격과 공포 😨

초딩 2021-08-22 11:4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근데 창비 표지는 암만 봐도 예뻐요 ㅜㅜ

레삭매냐 2021-08-22 12:0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래 전에 독서모임책으로
이 책을 읽었는데...

이제 와서는 한 개도 기억이
나질 않네요. 심지어 리뷰도 쓰지
않아서. 다시 한 번 읽어야 하나
어쩌나 싶습니다.

새파랑 2021-08-22 12:10   좋아요 6 | URL
음 기억이 안니신다면 안 읽으셔도 될거 같아요. 이 책은 레삭매냐님 취향이 절대 아니실거라 확신합니다 ~!!

페넬로페 2021-08-22 13:23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잘 모르지만 일본은 근친상간이 좀 많은것 같기도 하더라고요~~남는게 없어도 몰입해서 읽었다는게 문장이 좋다는 것일것 같네요. 사람마다 정말 다르다는것이 전 이 표지가 맘에 안들어요 ㅎㅎ

새파랑 2021-08-22 13:44   좋아요 6 | URL
저는 잘 모르지만 왠지 일본작품은 일본작품만의 독특한 감성이 있는거 같아요 ㅋ 창비세계문학 표지는 특유의 질감이 전 좋더라는 😆

청아 2021-08-22 14:1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네요! 음 리뷰를 읽어보니 새파랑님께 추천하고 싶은 일본 추리소설이 있는데 제목이 생각이 안납니다. 충격적인 반전 결말과 트릭이 특징인데 생각나면 알려드릴께요😳 표지에도 경고 표시가 있는데ㅋㅋㅋㅋ

새파랑 2021-08-22 15:48   좋아요 4 | URL
미미님이 추천하시는 책은 다 읽어봐야죠 ㅋ 쿠라하시 유미꼬 이분 유명한 분이신거 같아요 이책이 거의 60년전에 나왔는데 전혀 촌스럽지 않아요. 배경은 전후시대 인데 인물들은 완전 세련되었어요 😅

행복한책읽기 2021-08-22 14:3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강간. 윤간. 이런 건 아무래도 싫어요. ㅡㅡ 첨 접하는 저자의 소설인데. 과연 충격적이네요.

새파랑 2021-08-22 15:53   좋아요 4 | URL
저도 그런 소재 완전 싫어해요ㅜㅜ 그런데 이 책은 그렇게 노골적으로 묘사되지는 않아요. 무라카미 류의 작품을 읽는 기분? 좀 비슷해요 🙄

서니데이 2021-08-22 21: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결말이 예상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가는 책인가봅니다. 좋아하는 내용은 아닌데, ‘다소 충격적인 방향‘이라고 하시니 갑자기 궁금증이...
리뷰 잘 읽었습니다. 새파랑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새파랑 2021-08-22 22:29   좋아요 2 | URL
반전 까지는 아니고 다만 내용이 좀 충격적인 후반부였어요. 뭐 이런 작가가 있지? 하는 놀라움을 느꼈어요 😅

희선 2021-08-23 00: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국은 서로 좋아했더니 남매였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왔던 것 같기도 해요 그건 드라마였던가 싶기도 합니다


희선

새파랑 2021-08-23 07:08   좋아요 2 | URL
이 책은 알고 그런다는 점에서 좀 놀라워요. 어떤 납득이 가는 계기 없이 약간 충동적인? 그래서 놀라웠어요 🙄

mini74 2021-08-23 10: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주 오래전 읽은 빙점고 그렇고 이런 소재가 많은 것 같아요. 사촌간 결혼이 가능해서일까요. 문장은 뭔가 멋져요 ㅎ해

새파랑 2021-08-23 12:12   좋아요 1 | URL
이 책은 문장과 문체가 너무 좋아요. 완전 세련미가 느껴져요. 미니님의 스타일이실듯 😆 리뷰 한번 남겨주세요 ㅋ
 

열린책들 35주년 세트 5번째 읽기는 모파상의 단편집.
이미 다 한번은 읽어봤지만 그래도 좋다.
















1. 비곗덩어리

사람들 말로는, 그 여자에게는 눈에 보이는 그런 것들 말고도 값을 매길 수 없는 어떤 자질들이 한 아름 있다고 했다.

(눈에 보이는게 전부는 아니다.) - P25

비곗덩어리는 행세만 번듯한 저 파렴치한들에게 자신이 철저히 멸시당하고 있음을 느꼈다. 저들은 자신을 희생물로 이용했고, 그런 다음에는 더럽혀져서 쓸모없어진 물건처럼 멀찍이 내쳐 버렸다. - P81

신성한 애국심이여,
이끌어라, 떠받쳐라, 복수에 나선 우리의 두 팔을,
자유여, 사랑하는 자유여,
함께 싸우지, 그대의 수호자들과 함께! - P82

2. 두 친구

이 작은 놈들을 지금 즉시 튀겨서 가져와. 산 채로 튀겨야 해. 맛이 좋을거야. - P99

3. 목걸이

그 목걸이를 잃어버리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그걸 어찌 알랴? 누가 알 수 있을까? 참으로 얄궂은, 종잡을 수 없는 게 바로 삶인 것을! 그 얼마나 사소한 일이 우리의 삶을 파멸과 구원으로 갈라 놓곤 하는지!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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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8-22 0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파상!
초등 졸업 선물로 받아서
목걸이를 시작으로 비곗덩어리 읽고 충격을 ㅎㅎㅎ
다시 읽어도 재밌는 모파상!!

새파랑님 일요일 리뷰
2시간에 하나씩 올리신다. 한표!🤚

새파랑 2021-08-22 07:36   좋아요 1 | URL
이번 주말 역시 논다고 책을 소홀히 했어요 😅
운전하면서는 오헨리 단편을 듣고, 내려서는 모파상 단편을 읽었는데 저는 모파상에 한표😆

리뷰 밀린거 써야하는데 ㅡㅡ
 

소재가 근친상간 이어서 좀 읽기 불편할지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문체가 통통 튀는 느낌을 받았다.

오타도 하나 발견~!!

대머리수리 -> 대머리독수리

한줄 알았으나 오타가 아니었다는😅

대머리수리가 맞는 표현입니다~!!








미키에게 수많은 언어를 붙여 독자 앞으로 끌어내려는 소설가에게 저주 있으라. 나는 차라리 미키를 투명하게 만들어 독자 앞에서 지워버리기 위해 언어를 사용하고 싶다. 어쨋든 미키는 보이지 않아도 좋다. 그곳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만 믿어주면 되는 거다. - P8

나는 미키를 욕망하고 있었던 걸까? 알몸으로 내 눈 속을 헤엄치고 있는 미키는 나를 슬프게 만들었다. 슬픔은 적당한 낱말이 아니지만 어쨌든 미키는 나의 내장을 간질이기도 하고 잡아당기기도 하는 것 같은 방식으로 나의 대상이 되어 있었다. 그것은 성적 만족을 위한 수단으로 내 주의를 끌었다기보다는 인식의 대상으로서 나를 도발하고 있었다. - P10

그건 아마, 인간이 결코 그 이유를 알 수 없으니 나쁜 짓인 거겠죠. 이해하기 어려운 금지가 곧 규정인 것이고, 그렇게 금지되어 있는 것이 악이라고 이름 붙는 거겠죠? - P132

이전에 나는 미키에 대한 사랑을, 미국행이 실현되느냐 아니냐로 정하려 했었는데, 이번엔 미국에 가느냐 마느냐를 미키의 나에 대한 사랑으로 정하려 하고 있었던 셈이다. 나는 웃지 않을 수 없었다. - P229

나는 천천히 죽어가고 있었다. 마치 괴저에라도 걸린 것처럼 나는 미키 안에서 녹아 없어졌다. 이것이 우리의 결혼을 의미했다. 질 나쁜 농담처럼 말하자면, 정신병원으로 도망쳐 들어가는 대신 미키는 결혼 속에 자신의 주검을 유기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바로 이것이 나에게 일어난 일이라는 사실을 나는 깨달았다. 요컨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 일도, 밤이 끝나고, 해가 떠오르겠지.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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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0 2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20 2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20 2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20 2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1-08-20 22: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도 오만과편견의 엘리자베스라는 소식 전해 듣고 왔습니다. 반가워요🖐🏼(하이파이브)
성소녀라니, 제목 느낌이 롤리타 못지 않네요 ㅎㅎ 좋다고 하시니 궁금해집니다.

새파랑 2021-08-20 22:41   좋아요 2 | URL
ㅋ 독서괭님이랑 저랑 성향이 비슷하실듯 하네요😄 그럼 저도 잭 리처를 읽어야 할까요? 🙄

제가 주말에 리뷰를 써서 알려드리겠습니다~!! 다소 소재가 그렇긴 하지만 전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었어요 ~!!

독서괭 2021-08-20 22:57   좋아요 3 | URL
ㅋㅋㅋ 제가 어쩌다보니 잭리처시리즈를 열심히 읽고 있지만 원래 즐겨읽는 장르가 아니라서 자신있게 권하진 못하겠네요^^;
리뷰 기대할게요!

scott 2021-08-21 00:40   좋아요 1 | URL
어떤 답을 선택하면
엘리자베스가 나오나요
혹쉬?
[파티 있기전 부터 옷을 꺼내 본다]
표시 o아니면 X

새파랑 2021-08-21 00:47   좋아요 1 | URL
제가 다시들어가서 해보니 또 그대로 나온다는 ㅎㅎ
스콧님 질문은 0를 골랐네요 ㅋ 밑에 답이 귀찮아한다? 는 제 스탈이 아니어서😆

독서괭 2021-08-21 07:21   좋아요 1 | URL
스콧님. 제가 그 질문에 o를 했는데 사실 저는 개츠비 파티니까 가고 싶은거고 귀차니즘도 상당해서. 이번에는 그 질문에 x하고 나머지 똑같이 해봤는데 또 엘리자베스 나왔어요!

새파랑 2021-08-21 08:01   좋아요 0 | URL
한번 엘리자베스는 영원한 엘리자베스군요 😅

서니데이 2021-08-20 23: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대머리수리 맞는것 같은데 순간 대머리독수리가 맞는건가... 했었어요.
창비에서 일본원서 번역하면 경음이 많아서 미키가 미끼 하고 나올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닌가봅니다. 새파랑님 좋은주말보내세요.^^

새파랑 2021-08-20 23:58   좋아요 3 | URL
전 대머리독수리로만 알고 있었어요 🙄 짧은 지식~!! 창비가 그런 특징이 있더라구요. 다른출판사에 비해 번역이 특이한? ㅎㅎ

scott 2021-08-21 00:39   좋아요 2 | URL
오! 저도 서니데이님 말씀에 동감!!

위키에 [대머리수리]라고 정확하게 머리 없는 흰독수리라고 나오네요

창비 표기법이 다른 출판사랑 다른
된소리 받침을 엄청 좋아합니다 ㅎㅎ

새파랑 2021-08-21 00:44   좋아요 2 | URL
간만에 오타 발견해서 좋았었는데 저의 무지였다는 😒

서니데이 2021-08-21 01:20   좋아요 2 | URL
원음에 가깝다고 볼 수 있을 경우도 있지만 창비식 표시는 한글 표기가 익숙하진 않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