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에는 좋은 문장들이 너무 많다. 보이지 않는 것을 지키는 외로운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제 드디어 그는 장교가 되었다. 파고들어야 할 책도, 상관의 목소리에 떨어야 할 일도 더는 없었다. 모든 게 지나간 과거였다.  증오스럽게만 여겨졌던 생도 시절의 모든 날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달과 햇수를 채우고 어느새 영원히 사라져버렸다. - P8

"죽은 국경선이죠.  더 이상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국경선이라는 의미에요. 그 앞에 큰 사막이 있지요."

"사막이라구요?"

"그래요, 사막. 돌과 메마른 땅. 사람들은 그곳을 타타르인의 사막이라고 불러요." - P22

그는 문득 홀로 남겨진 기분을 느꼈고, 지금까지 그토록 자연스레 지녀온 군인으로서의 자신감이 얼마나 부질없는지 실감했다.  안정된 주둔지와 편안한 집, 항상 곁에 있었던 밝고 유쾌한 친구들, 사관학교 야간 정원에서 감행했던 소소한 모험들로 이뤄진 평옥한 체험들 속에서 의기양양했던 그의 자신감은 갑자기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다. - P27

온 요새를 통틀어 그를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며, 요새만이 아니라 이 세상 전체에서도 드로고를 생각하는 영혼은 없을 것이다. 모두들 자기만의 관심사가 있고, 저마다 자기 자신만 생각해도 모자르다. - P42

요새의 군사체계가 광기어린 걸작을 만들어 낸 것 같았다.  아무도 지나가지 않을 산길을 지키는 수백명의 군인들이라니.
- P45

가능하면 빨리 떠나세요. 그들의 광기에 물들면 안됩니다. - P68

어제 같기만 한 시간이 모든 사람한테 똑같이 일정한 리듬으로 그렇게 사라져갔다. 행복한 사람들이라고 해서 더 느리게 흐르지도, 불운한 사람들이라고 해서 더 빠르게 흐르지도 않았다.
- P82

"더군다나 규정에 어긋날 수도 있습니다. 규정상 경보가 필요한 경우는 오직 적의 위협이 있을 때입니다. 내용은 정확히 이렇습니다. ‘적의 위협이나, 군대가 출현할 경우, 그리고 의심스러운 자가 성벽 경계에서 100 미터 이내로 접근한 모든 경우." - P111

대령은 기다렸다. 그녀의 아름다운 외양을 직접 손으로 만져볼 때까지, 그는 미신에 따라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터였다.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그저 간단한 인사나 욕망의 자백일지 몰랐다. 왜냐하면 그녀의 환영은 늘 무로 돌아갔으니까. - P140

그렇게 인생의  한 장이 천천히 넘어가면서 이미 끝나버린 다른 장들과 합쳐지고, 맞은편에서 또다른 장이 펼쳐진다. 넘어간 쪽은 고작 얇은 층에 불과하고, 그에 비하면 앞으로 읽어야 할 장들은 무궁무진한 종이 뭉치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중위여, 다음으로 나아가려면, 언제나 삶의 일부인 또다른 장은 써버려야만 하는 법. - P180

그렇게 세상 전체가 조반니 드로고를 전혀 필요로 하지 않은 채 살아가고 있었다.
- P182

요새에서 불빛에 관해 말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어느 누구도 마음속 생각을 입 밖에 내지 않았지만, 전쟁이 망상으로 돌아간 일에 대한 그들의 실망은 너무나 컸다. 떠나는 동료들을 보면서 무의미한 성벽을 지킨답시고 잊힌 소수로 남겨진 치욕이 너무나 생생했다. - P221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바라는 바를 점점 줄이는 법을 배웠지. 일이 잘되면 대령 직급으로 집에 돌아가게 될 걸세."

"그 다음은요?"

"그 다음엔 끝이지." - P227

사람들은 홀로 있을 때 무언가를 믿기가 어려워진다. 누군가와 그 애기를 나눌 수도 없게 된다. 바로 그 무렵, 서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와 상관없이 인간이란 항상 멀리있음을 드로고는 깨달았다. 누군가 고통을 겪는다면 그건 온전히 그의 몫일 뿐, 그 고통의 작은 부분이라도 다른 누군가 대신 짊어져줄 수는 없는 것이다. 누군가 괴로워할 때면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그를 사랑한다 해도 그와 똑같이 고통을 느끼지는 않으며, 바로 여기서 삶이 고독해진다는 것을 그는 깨달았다. -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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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7-23 21: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성실한 밑줄긋기. 저도 언젠가 하겠습니당~~

새파랑 2021-07-23 21:42   좋아요 2 | URL
일단 밑줄 그은거 옮기면서 책을 다시 읽으니까 좋더라구요. 안그러면 리뷰를 못쓰겠더라구요 😊
 

읽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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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23 0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타타르인 사막에 머물고 계시니
그렇다면,

⛱️작열하는 태양을 가려줄 파라솔
놓고 가여 ^ㅎ^

새파랑 2021-07-23 06:37   좋아요 1 | URL
어제 다 읽었는데 밑줄은 못긋고 자버렸어요 ㅡㅡ 요즘 너무 게을러진거 같아요 😔

han22598 2021-07-23 04: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샤프가 왼쪽에 놓여 있는거 보니...새파랑님은 왼손잡이신가요? ^^

새파랑 2021-07-23 06:37   좋아요 1 | URL
저건 설정샷이어서 ㅋ 완전 오른손잡이 입니다 😉

레삭매냐 2021-07-23 17: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고대해 마지 않던 그런
책이었는데 갑자기 출간되어
깜딱 놀랐답니다.

아 단편집은 사두고서 읽지
도 않고 있네요 하 하

새파랑 2021-07-23 18:03   좋아요 0 | URL
이책 리뷰써야 되는데 다 까먹었어요 ㅋ밑줄이 가득이어서 옮겨야 되는데 😑 단편집도 있군요~!!
 

˝사물의 이름이란 그게 어울리는 이름이라면 굳이 묻지 않더라도 절로 알게 되는 법이다. 나는 내 피부로 들었다. 멍하니 물상을 응시하고 있노라면, 그 물상의 언어가 내 피부를 간지럽힌다. 예를 들면, 엉겅퀴, 나쁜 이름은 아무런 반응도 없다. 여러 번 들어도,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었던 이름도 있다. 예를 들면, 사람.˝

˝다자이 오사무˝의 <만년>은 내가 읽은 그의 세번째 작품이다. 이전에 <인간실격>, <사양> 이렇게 두 작품을 읽었는데, 완전 좋았었다. 이번에 그의 초기작인 <만년>을 읽고나서 왜 그의 작품은 이렇게 우울한지에 대해 그 기원을 알 수 있었다.

어떤 말로 이 책의 리뷰를 써야 할까? 이 책에는 ‘다자이 오사무‘의 15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어떤 단편은 이야기가 있지만, 어떤 단편은 이야기가 없다. 읽고 있으면 고개를 갸우뚱 하게 하는 작품도 있다.

하지만 <만년>의 모든 단편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어떤 감정 하나가 있다. 그 감정은 바로 ˝쓸쓸함˝ 이다. 책의 내용 대부분은 그의 자전적 이야기 같았으며, 읽어갈 수록 마치 유서를 읽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죽을 생각이었다.˝, 이 책의 첫 문장이다. 이렇게 강렬하게 시작하는 작품인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쓰고 보니까 ‘까뮈‘의 <이방인>의 첫 문장이 떠오른다.)

15개의 단편 중 나는 <추억>, <어릿광대의 꿈>이 좋았다. <추억>이 다자이의 어린 시절의 추억에 대한 이야기라면, <어릿광대의 꿈>은 성인이 된 후 그가 느낀 아픔에 대한 이야기 이다.

[˝나는 미요와 둘이서 딴 포도 한 바구니를 무릎 위에 올린 채, 낙엽이 그득 깔린 시골길을 의미 깊게 바라보았다. 나는 만족했다. 그만한 추억이라도 미요에게 심어 준 것은 나로선 힘껏 애쓴 일이라고 생각했다. 미요는 이제 내 것이 되었어, 하고 안심했다.˝] <추억>의 좋은 문장


[˝늘 절망 곁에서 상처 입기 쉬운 어릿광대의 꽃을 바람도 못 쐰 채 만들고 있는 이 서글픔을 네가 이해해 준다면˝] <어릿광대의 꿈> 좋은 문장


<만년>은 다자이의 초기 단편 모음집이다보니 주제의 일관성은 없고, 작품 전반에 우울한 그의 정서가 깊게 깔려 있다 보니 호불호가 크게 갈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난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정말 좋았고,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보길 추천한다.

작가의 감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작품. 그리고 두번 이상은 읽어야 이해가 가능할 것 같은 작품. 옆에 두고두고 다시 한번 읽어봐야 겠다.


<만년>의 리뷰는 여기까지 하고, 이번에 새로 구매한 책 목록을 간단히 공유하고자 한다^^

이번달에 이미 15권을 구매해서 더이상 안살려고 했는데, 불가항력적으로 5권을 더 샀다. 그냥 차를 바꿨다고 생각해야 겠다. 그러면 앞으로 책을 더 살수 있으니 말이다. ㅎㅎ

1. 만년 : 이건 뭐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실제로 신작은 아니지만...)이니까 안살 수 없었다. 이 책 때문에 2만원 채운다고 5권을 사게 되었다...

2. 아르세니예프의 인생 : 이반 부닌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라고 하고, 북플에서 강추하셔서 빨리 읽고 싶어서 구매했다.

3. 대성당 : 이 책도 마찬가지로 북플에서 강추하셔서 구매한 작품. 레이먼드 카버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었다.

4. 롤릴타 : 알라딘 등급별 쿠폰을 쓰기 위해서는 중고책을 1권 이상 사야 한다. 그래서 중고온라인 들어가서 검색하다보니 있어서 구매. 워낙 유명한 작품이지만 안읽어 봤는데 이번 기회에 읽어봐야지. 근데 표지가 없다 ㅠㅠ 이래서 중고는 복볼복이다. 읽고 좋으면 새책으로 사야 겠다.

5. 열쇠 : 중고온라인(알라딘 직접 배송)에서 ˝창비세계문학˝으로 검색하니까 이 책이 있어서 구매했다. ˝창비세계문학˝이 표지도 그렇고 책도 좋은거 같아서 모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대한 정보는 전혀 몰랐고 단지 ˝타나자끼 준이치로˝의 이름만 보고 구매했다. ˝창비세계문학˝ 16번인데 당연히 좋은 작품이겠지??


이제 이번달 책 구매는 그만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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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22 12: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등 .🖐

새파랑 2021-07-22 12:41   좋아요 5 | URL
역시 스콧님 대단. 전 이제 스콧님 클래식 들으러 가야겠어요 😉

scott 2021-07-22 15:40   좋아요 4 | URL
새파랑님 역쉬!
만년에서 명문장만 골라서 밑줄쫘악!!

7월과 8월
롤리타-대성당-아르세니예프 로만 진정 버티 실 수 있으십니까!!!ㅎㅎ

준이치로 열쇠는 호불호가 갈리는데

그나마 열쇠는 순한맛 ㅋㅋㅋㅋ

새파랑 2021-07-22 15:49   좋아요 4 | URL
스콧님과 같이 <만년> 에 대해 멋진 리뷰를 쓰기에는 저의 내공의 부족함을 느꼈어요 😐 그래서 밑줄로 리뷰쓰기 ^^ 좋았던 단편들 위주로 이따가 다시 읽어봐야 할거 같아요~!!

그레이스 2021-07-24 00:21   좋아요 1 | URL
열쇠 매운맛이라고 들었는데요^^

새파랑 2021-07-24 06:22   좋아요 0 | URL
다음번 책은 <열솨>를 읽어야겠어요 😊

잠자냥 2021-07-22 12: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열쇠>는 복불복일 수 있습니다. 껄껄.... ㅎㅎ
다니자키 준이치로 작품은 대부분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ㅎㅎㅎㅎ

새파랑 2021-07-22 13:03   좋아요 5 | URL
아 이 책도 복볼복인가요? ㄷㄷ 다니자키 준이치로 작품은 아직 안읽어봤는데, 잠자냥님이 그렇게 이야기 하시니 급궁금하네요 🤔

얄라알라 2021-07-22 13:0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차를 바꿨다고 생각해야 겠다˝ 달인의 경지에 이르심^^ 7월 20권 사셨으니 굉장하신데요. 20권만 읽어도 7월 마지막 주에는 결제 없이 지나가실 수 있겠어요^^ 소설 분야에 취약한데 추천해주신 책 하나라도 접근해봐야겠어요^^

새파랑 2021-07-22 13:15   좋아요 6 | URL
아직 연초에 산책도 남아 있어서요 ㅜㅜ 결재없는 7월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

청아 2021-07-22 13:3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헉 4등이네요? 일단 찜!😭
눈물쏟게 만드는 ‘반딧불이의 묘‘도 죽음을 의미하는 문장으로 시작하는데 생각나네요. 롤리타는 워낙 어렵대서 유튭 강의로만 접해봤는데 새파랑님 리뷰 기대됩니당(두..두껍네요ㅎㅎ)🦄

새파랑 2021-07-22 13:48   좋아요 7 | URL
이책 읽으니까 조금 울적해지더라구요ㅜㅜ 새로나온 책이어서 줄거리는 안쓰고 느낌만 썼어요 😊
미미님은 역시 신세대(?) 군요. 전 유튭 찾아볼 생각을 잘 안해서요 😐
제가 곧 읽겠습니다. 두께는 문제 없습니다. 잃시찾보단 잘 읽히겠죠 😉

모나리자 2021-07-22 13: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벌써 15권을 사셨다니 대단하세요.ㅎ 다자이 오사무 작품은 죽음, 자살이 자주 나와요. 또 그렇게 실행에 옮겼고요. <만년>은 아직인데 궁금하네요.^^

새파랑 2021-07-22 13:49   좋아요 6 | URL
하지만 사기만 하고 읽지는 못하는 현실 입니다 ㅡㅡ 책이 전반적으로 우울해서 제 취항이더라구요 😊

페넬로페 2021-07-22 14:01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작가가 ‘쓸쓸함‘이라는 것을 주제로 사용했다면 분명 어떤 이유가 있을것 같네요. 근데 그 이유를 떠나서도 ‘쓸쓸함‘이란 우리 인간에게 보편적 감정인것도 같아요^^
8월엔 저도 일본작가의 작품을 읽을 예정입니다~~
그냥 차를 바뀠다고 생각한다는 생각이 멋져요. 차야 뭐 굴러가면 되는거지 굳이 새 차까지 필요없으니까요 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7-22 14:15   좋아요 5 | URL
집을 한 채 더 샀다고 생각하시면 더더더 사실 수 있습니다(악마의 목소리) 바누아투에 별장을 샀는데 코로나 때문에 당분간(어쩜 몇 년간) 못 가…

페넬로페 2021-07-22 14:29   좋아요 6 | URL
👍👍👍

새파랑 2021-07-22 14:37   좋아요 6 | URL
맞습니다~!! 차는 단지 이동수단일 뿐이죠 😊 (이런식으로 위안을 해봅니다ㅡㅡ)
그런데 집은 좀...😐

scott 2021-07-22 15:22   좋아요 6 | URL
자동차는 소유 하는 것 만큼 세금 덩어리!
하지만 책은 소유 하는 것 만큼
새파랑님의 마음의 양식이 차곡 차곡 쌓이는


그러니 알라딘은

3분기 새파랑님 구매 실적에 맞춰
2022년 서재의 달인 예비 명단에 올려 돨롸!!( •̀∀•́ )✧



새파랑 2021-07-22 15:31   좋아요 6 | URL
역시 차보다는 책이죠!! 여기 너무 쟁쟁한 분들이 많으셔서 저의 구매실적은 그냥 평균인거 같아요 😊

반유행열반인 2021-07-22 14:0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오 저는 나보코프 창백한 불꽃 막 읽기 시작했습니다. 롤리타는 저는 민음사판으로 이십대에 봤는데 기억은 안 나는데 오 짱이다 했던 기억만 납니다. 이년전엔가 읽은 절망도 좋았습니다. (저는 떫떠름한 걸 좋아함 ㅋㅋㅋ)

새파랑 2021-07-22 14:39   좋아요 6 | URL
오 짱이다 라면 완전 좋다는 거네요. 음 그렇다면 빨리 읽어봐야 겠네요 ~! 제목이 좀 그래서 안읽었는데 그게 아니었군요 😊 다른 책도 보관함에 담아야겠어요 ㅋ

반유행열반인 2021-07-22 14:42   좋아요 6 | URL
절대로 선하지 않은 (거짓말까지 섞는) 화자랑 형식 이용하는 게 재미나더라구요.

서니데이 2021-07-22 20: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같은 출판사의 문학 전집은 디자인이 비슷해서 서가에 꽂으면 보기 좋은 것 같아요.
문학동네 책인데, 롤리타만 디자인이 조금 다르네요. 앞표지만 보면 잘 몰랐을 거예요.
새파랑님, 더운 하루 시원하고 좋은 시간 되세요.

새파랑 2021-07-22 20:53   좋아요 5 | URL
그러고 보니 문학동네만 세권이네요 ㅋ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 즐거운 저녁 되세요😉

mini74 2021-07-22 23:1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만년 , 헉 벌써 다 읽으신거예요. 저는 추억까지 읽었어요. ~~ 이 곳은 차키보다 옆구리에 책 끼고 있는걸 더 멋있다 해주는 곳 ㅎㅎ 저도 그랬어요. 남편이 옆구리에 책을. ㅎㅎ 카드의 비밀이란 요규타인 가이더 책. 나중에 물어봤더니 진짜 카드 잘 치는 법인줄 알고 빌렸다먀 ㅎㅎ

새파랑 2021-07-23 06:34   좋아요 3 | URL
제 주위에는 책읽는 사람이 거의 전멸이라는 ㅜㅜ 왜 책을 사는지 이해를 못하더라구요 ㅋ (골프채 바꾸는 이야기만...그 돈이면 책이 몇권인데~!!)
만년은 두번이상 읽고 싶은 책이었어요 😊

붕붕툐툐 2021-07-23 00:4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맘이 쓸쓸한데 <만년> 단편이라니 몇 편이라도 읽고 싶은 맘이 샘 솟네요~ 그리고 이제 7월도 20일 넘어갔는데, 며칠 있음 8월이라고 책 사실 거 같은데요?ㅎㅎㅎㅎㅎ

scott 2021-07-23 01:14   좋아요 4 | URL
제가 땡튜 날렸으니
새파랑님 7월31일
구매 하신다에 한표 🤚🤚🤚🤚🤚🤚🤚

새파랑 2021-07-23 06:35   좋아요 4 | URL
8월 초에는 당연히 사야합니다. 알라딘에서 쿠폰 주는데 😉 스콧님 때문에 7월 31일에도 구매해야겠어요 🌷🌷

잠자냥 2021-07-23 13:12   좋아요 4 | URL
툐툐 님 맴 쓸쓸하다닌 거 웃프면서 귀여움 ㅋㅋㅋㅋㅋㅋ 괜찮아요~ 다 지나가요!

- 2021-07-23 12: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책을 많이 샀으니 그만사야겠다 ㅋㅋㅋ 북플 3대 거짓말 ㅋㅋㅋ

잠자냥 2021-07-23 13:12   좋아요 5 | URL
북플 4대 거짓말 “공쟝쟝이 짧게 100자로 쓰겠다”

- 2021-07-23 14:45   좋아요 3 | URL
아니야 할 수 있어! 나 할 수 있다!

새파랑 2021-07-23 14:48   좋아요 3 | URL
ㅋ 제가 그 거짓말을 깨보겠습니다~!! (7월 한정...)

레삭매냐 2021-07-23 17: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반 부닌의 책,
구간으로 땡겼습니다.

언제나 읽어 보게 될지요.

새파랑 2021-07-23 18:06   좋아요 2 | URL
이반 부닌 이 책 평가가 좋아서 완전 기대됩니다 ^^

희선 2021-07-24 00: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자이 오사무 책은 예전에 《인간 실격》 한권 봤네요 다른 책에서 이 《만년》 초판본을 가지려고 하는 이야기를 봤군요 칠월이 가기 전에 책을 사셨네요 새파랑 님이 사신 책 즐겁게 만나세요


희선

새파랑 2021-07-24 06:18   좋아요 3 | URL
아직 7월이 좀 남아서 걱정입니다^^ <인간실격> 완전 좋아요 👍

오늘도 맑음 2021-12-20 12: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저는 사실 좀 별로였네요~ 디자인 오사무<인간실격>을 너무 사랑해서 기대가 컸나봐요^^ 단편 중에 <어복기>가 저는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꿈을 향해 나아가고자하는 제 마음이 소녀와 닮은 것 같아서 인가 봅니다~^^ 새라팡님 오늘도 반짜반짝 빛나소서~!!!

새파랑 2021-12-20 13:19   좋아요 2 | URL
책 자체가 막 재미있고 그렇지는 않더라구요 ㅋ 저는 다자이 오사무의 애정과 우울함 때문에 별 다섯개 ^^ 감사합니다. 맑음님도 즐거운 한주 시작하서요~!!
 

만년 읽기 끝. 읽는 내내 다자이 오사무가 느끼는 감정을 같이 느꼈다.


그러는 사이 사람들 가운데 수영에 자신 있는 남자 셋이 경쟁하듯 큰 강에 뛰어들어, 제각기 자신의 수영볍을 뽐내며 두부 가게 막내를 찾기 시작했다. 세 사람 다 자신의 수영 자세에 지나치게 신경을 쓴 탓에 아이를 찾는 일에 소홀해졌고, 결국 찾아낸 것은 바로 시체였다.

(아이러니...) - P283

남에게 거짓말을 하고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오로지 자신의 범죄를 이 세상에서 지우고 또 자신의 마음에서 지우려 애쓰며 성장함에 따라 마침내 거짓말 덩어리가 되었다.

(거짓말 덩어리가 되었다.) - P283

사물의 이름이란 그게 어울리는 이름이라면 굳이 묻지 않더라도 절로 알게 되는 법이다. 나는 내 피부로 들었다. 멍하니 물상을 응시하고 있노라면, 그 물상의 언어가 내 피부를 간지럽힌다. 예를 들면, 엉겅퀴, 나쁜 이름은 아무런 반응도 없다. 여러 번 들어도,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었던 이름도 있다. 예를 들면 , 사람.

(사람이라니...이래서 나는 다자이 오사무의 이런 문장이 좋다.) - 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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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7-22 1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자이 오사무보다 다자이 오사무의 따님인 쓰시마 유코가 쓴 <불의 산>이 백 배는 더 좋습니다만.
문체가 모르는 아줌마하고 갑자기 죽어버린 아빠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새파랑 2021-07-22 11:26   좋아요 1 | URL
아하 그런 책이 있었군요. 백배까지 좋다고 하니 찾아봐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새파랑 2021-07-22 11:28   좋아요 1 | URL
근데 절판이군요 ㅜㅜ 피는 못속이나 봅니다. 딸인데 더 좋다고 하니~!!
 

246페이지 까지 읽고 밑줄 긋기 사작. 어제 약간 우울한 일이 있었는데, <만년>을 읽으니까 급 우울해졌다. 전반적으로 쓸쓸함이 느껴지는 단편집 인 것 같다. 남은 시간 완독을 도전해 보자

오타도 2개 발견~!










<잎>
"소설을 시시하다고는 생각지 않아. 내겐 그저 좀 미적지근할 뿐이야. 단 한줄의 진실을 말하려고 100페이지의 분위기를 꾸미거든."

"정말이지 말은 짧을수록 좋아. 그것만으로도 믿음을 줄 수 있다면."

(단 한줄, 짧은 문장도 어떤 것은 울림을 준다.) - P9

"너는 얼굴이 못생겼으니 애교라도 잘 부려야지. 너는 몸이 허약하니 마음이라도 착해야지. 너는 거짓말을 잘하니 행실이라도 올발라야지."

(나인가?? ㅋㅋ) - P16

안락한 생활을 할 때는 절망의 시를 짓고, 납작 꺽인 생활을 할 때는 삶의 기쁨을 써 나간다. - P23

만족스런 일을 끝내고
한 잔의 차를 마신다.
차 거품에
아름다운 내 얼굴이
수도 없이
비치네

어떻게든, 되겠지.

(오늘 나의 심정과 딱맞아서 공감이 되었다. 어떻게든, 되겠지.) - P24

<추억>
나는 미요와 둘이서 딴 포도 한 바구니를 무릎 위에 올린 채, 낙엽이 그득 깔린 시골길을 의미 깊게 바라보았다. 나는 만족했다. 그만한 추억이라도 미요에게 심어 준 것은 나로선 힘껏 애쓴 일이라고 생각했다. 미요는 이제 내 것이 되었어, 하고 안심했다.

(사소한 추억 하나라도) - P70

<출발>
누구든 그럴테지만 배웅하는 사람에게 출발 전 삼 분 만큼 버거운 건 없다. 할 말은 죄다 해 버렸고, 그저 허무하게 얼굴을 마주 보고 있을 뿐이다. 하물며 지금 이 경우, 나는 그 해야 할 말조차 무엇 하나 떠올리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어차피 떠나보내야 할 사람에게 할말이란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 P88

<어릿광대의 꽃>
전날 밤 다모토가우라에서 동반 자살이있었다. 함께 몸을 던졌는데 남자는 귀항 어선에 구조되어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여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요조는 소노가 죽은 것을 알고 있었다. 어선으로 흔들흔들 실려 갈 때 이미 알았다.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인 느낌이 드는 단편) - P119

무릇, 한 인간의 자살에는 본인이 의식하지 못한 뭔가 객관적인 큰 원인이 감춰져 있는 법이라더군 - P127

청년들은 언제나 진정으로 논의하지 않는다. 서로 상대의 신경을 건드리지 말아야지 하고 최대한 조심하면서, 자신의 신경도 소중히 감싼다. 허튼 경멸을 당하고 싶지 않다. 게다가 한번 상처 입으면, 상대를 죽일까 내가 죽을까, 기어이 이런 생각까지 골똘히 한다. 그래서 다투는 걸 싫어한다. 그들은 적당히 얼버무리는 말을 많이 알고 있다. 아니라는 한마디 말조차, 열 가지쯤은 너끈히 가려 써 보이리라. 논의를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타협의 눈동자를 주고받는다. 그리고 마지막에 웃으며 악수하고는, 속으로 서로에게 함께 이렇게 중얼거린다. 멍청한 녀석!

(실제로도 그런 것 같다. 멍청한 녀석~!) - P128

늘 절망 곁에서 상처 입기 쉬운 어릿광대의 꽃을 바람도 못 쐰 채 만들고 있는 이 서글픔을 네가 이해해 준다면!

(네가 이해해 준다면...) - P149

<원숭이 얼굴을 한 젊은이>
"제가 당신께 편지를 쓰는 것, 더 이상 무얼 덧붙일 필요가 있을까요?" - P184

<역행>
나는 프랑스어를 모른다. 어떤 문제가 나오건, 플로베르는 철부지다, 라고 쓸 작정이었다. - P201

화가 났다(-> 났나) 보다 생각했다.

(오타인거 같다~)

- P222

내 몸에 스며들어 나 자신(-> 자신이) 이상할 만치 풀 적어 버린 탓이기도 하고,

(두번째 오타 발견~!) - P245

<그는 옛날의 그가 아니다>
"소설이란 시시한 겁니다. 아무리 좋은 걸 써 본들, 백 년도 전에 더 훌륭한 작품이 어딘가에 떡하니 완성되어 있거든요. 좀 더 새로운, 좀 더 내일의 작품이 백년 전에 이미 완성되고 말았어요. 기껏해야 흉내 낼 뿐이에요."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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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21 17: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만년이 새파랑님 손에 (๑✧◡✧๑)

새파랑 2021-07-21 17:48   좋아요 1 | URL
헤헤~ 이따 완전 읽어야 겠어요. 완전 기분 좋아요😉

scott 2021-07-22 0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오타 두개 발견!

새파랑님 서재방에
스노우맨 놓고 가여 ㅎㅎ

⛄굿!나잇!

새파랑 2021-07-22 08:45   좋아요 1 | URL
어제 다 못읽고 자서 오늘 아침에 완독했어요~!! 스콧님 때문에 춥네요 😉